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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X40k 유니버스] Guns and Flowers 1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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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6, 2013 02:58에 작성됨.

뭐 1주일이나 걸렸다는 것은 부정할 따름이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주도 여행 2박 3일 +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이후 플롯의 전면적인 수정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던 참이라.........

비슷한 소재 및 주인공들의 특성이라서 유사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따라쟁이인 것인지는 아직도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완성된 것들이 레빈스 항성계에서 2년간 벌어진 전쟁, 후반 두 루트로 구분되는 전투와 중간으로 달아오르는 플롯 라인, 루트에 따른 결말들이여서 아직 수정할 내용들이 많거든요.

어째 내가 쓰는 것이 아이마스 크로스인지, 아니면 아이마스에서 '등장인물'들만 따온 워해머 팬픽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오고야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래서 여러분은 플롯 기본 구상을 할때 옆에 지옥의 묵시록과 스펙 옵스 : 더 라인을 두면 안됩니다



Guns and Flowers 19편



최근에 지어진 듯한 모습에, 철저히 제국민들의 영혼을 고취시켜 인류를 수호하는 강대한 제국을 대변하는 고딕 양식의 웅장한 건물과는 거리가 먼 적당한 규모의 건물은 저녁에 들떠 있었다. 도심마냥 하늘을 향해 뻗히는 눈부신 스포트라이트는 없을 지언정, 예술과 상공업이라는 두 상징이 혼합된 아르데코 양식의 민영 극장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석양은 호박색으로 건물의 외벽을 파스텔톤으로 물들여 안팎으로 조명으로 비출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창문 하나 없이 막힌 외벽 너머의 커다란 복도는 순수히 기능미만을 추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건물의 모든 곳이 이렇게 단순한 형태를 띈 것은 아니였고, 오히려 몇 문들 너머에는 이 극장에서도 가장 화려한 무대가 위치하여 침묵을 지키며 기꺼이 돈을 낸 신민들이 감상하고 있었다.


분위기가 종막을 향해 달려갈수록 점차 많은 사람들이 문과 문 사이로 오가며 급히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활동하기 편한 차림으로 짐들을 나르며, 간섭하기 위해서 서류들과 함께 뛰어다니는 사람들은 곧 다가올 배우들에게 뭐라 말하려고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여럿 사내들과 여인들이 무릇 있었으며, 그들의 모습은 제각기 달라 다양한 모습을 자아냈다.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도 평온하고 안정적인 행성에 살아 적당한 체격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단 한 명은 그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을 한데 묶은 듯한 덩치를 지닌 채로 걸어가고 있었다. 만약 불이 꺼져, 그의 실루엣만이 보인다면 직원들 중 한 명으로 착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짧게 깎아 단정한 갈색 머리칼을 지닌 20대의 사나이는 탄탄한 정장차림으로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는 옷차림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가끔씩 스쳐지나가며, 바르고스 프라임의 신민들의 그의 얼굴에서 전쟁의 상흔을 읽을 때마다 겁에 질려 바깥쪽으로 몸을 돌리며 영광이라고 착각할 모습에도 피하려 든다. 섹터 바깥에서 찾아온 외지인이 드문 것은 아니지만, 갖추어진 몸의 자태나 행동가짐과 말투는 의심할 나름이 없는 전역한 군인으로써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그러나 그 느낌은 바르코나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사내만이 사람들의 얼굴과 행동가짐, 거친 숨을 통해서 느낄 뿐 대부분은 그저 지나가는 사람 중 한 명으로 인식할 뿐이였다. 단 한 명이 바깥으로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아예 그녀를 기다리기에 앞서 마중나오기 위해 복도의 끝을 향해 걸어갔다.


어차피 그녀와 자신의 차례가 끝났을 터, 볼 것도 없이 앞으로 향하였지만 이미 심드러진 표정과 함께 몇 명을 다시 돌려보내며 설득하던 직원 중 한 명이 양해를 구하는 듯한 지겨운 표정과 함께 입을 열었다. "저기, 우선 관계자 분이셔도 곧 마무리가 진행될 테니 기다려 주시기........"
"그렇습니까? 어차피 우리는 곧 합류하여 바로 떠날 참이였는데 말입니다. 양해를 구한다면........"


"어, 프로듀서 씨가 아닌가요? 감사합니다만 괜찮습니다. 곧 이곳에서 떠날 참이였으니." 주름과 닮은 흉터를 표정으로 접으며 그를 설득하려 들었지만, 바로 옆에서 한 소녀가 걸어나오며 바깥으로 향하자 의미없다는 듯이 그 직원은 자리에서 비켜주었다.


사람이 자연스럽게 지닐 것인가 의아함을 가지게 만드는 짙은 은발이 그녀의 허리높이에서 뒤로 휘날리며 앞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대충 가늠하고 있었지만, 지금 시점에서 그녀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앞으로 들어가려고 했는지 급히 몸을 오른쪽으로 비틀어 비켜준 다음, 그 또한 세이죠우의 뒤를 지키듯이 따라 걷기 시작하였다.




"잠깐이라도 열심히 하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그들이 보았을지는 확실하지 않군요."


"뭐, 내가 봤으니 최소한 한 명은 챙겼겠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루지도 못한다는 속담 비스무리한 것을 옛날에 들었으니 그것이 적용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며칠 전에 깎은 것처럼 짧아, 이마 앞과 관자놀이 양 옆으로 쓸어내린 듯한 갈색 머리카락이 머리를 덮은 사내는 이 행성에서는 한번도 찾아보지 못할 내부 구조를 지닌 단조로운 형상의 서류가방과 함께 정장을 차려입어 그녀의 뒤를 따라 답해주고 있었다.


만약 그가 칼카스 스스로의 전우라고 여기는 카터처럼 싸이킥 능력을 지녔더라면 평상시처럼 온화하며 침착한 그녀의 목소리뿐만이 아닌 표정을 읽을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뒷모습으로는 오직 다이애나 세이죠우가 쓴 단순한 독수리 날개 형상의 스카프 위를 덮은 그녀의 광택짙은 은빛 장발을 볼 따름이였다.


항상 조심스럽고 정성스레 쓰다듬는 것처럼 물결치는 듯한 백색 파도가 뒤를 휘감는 것에 누구라도 눈길을 주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아마 그것은 지금도 옆으로 스쳐지나가면서 잠시나마 흘겨보는 사람들은 물론이요, 심지어 몇 시간동안 관심없이 무대를 지켜보다가 그녀가 나오는 장면에 신경쓴 바르코나르 또한 당연할 것이다.


"아. 맞군." 무덤덤하게, 무언가를 떠올렸다는 듯이 눈에 띄지 않게 왼손으로 손가락을 튕기며 세이죠우의 주의를 끌었다. 시계 방향으로 그를 보려 고개를 돌리는 시늉을 한 것을 대답으로 받아들인 칼카스는 입을 열었다. "내가 놓친 것도 있겠지만, 혹시 오늘 컨디션 이상한 것은 없으리라 믿는다. 불만스러운 항목은 없었는가?" 뒤를 돌아보며, 어떤 문제도 없듯이 다른 눈이 어두운 그를 안심시키는 세이죠우의 자신넘치는 은은한 미소를 기대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잠시 시계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려다, 프로듀서의 얼굴을 보려다 고정한 다음 짧게 답하였다. "네." 어조는 항상 차분하였지만, 정성을 들여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답해주는 그녀의 성격상 의아함이 바르코나르에게 들어졌다. 대꾸할 변명도 없이 세이죠우의 뒤를 지키며 복도를 걷기 수십초가 지났을까, 마침내 다시 건축양식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로비로 향하는 복도로 들어서서 그녀의 오른쪽으로 접근하였다.


산업적인 느낌의 흰 형광등에서 벗어나, 눈에 안정감을 주며 주변에 화사하게 귀티를 살리는 주황색으로 가득찬 복도에서 옆을 돌아보았지만 그 빛에 잠시 눈이 부셔서 눈을 깜박였다. 사람의 낌새를 눈치챘는지 옆에서 살짝 거리를 두어 횡대로 선 바르코나르라는 프로듀서를 보아 자신의 얼굴을 드러냈다.


조명에 눈이 부시고 난 뒤에 드러난 그녀의 표정에는 약간 불평스러운 기분이 섞여 침착한 얼굴에 약간 경직이 주어져 있었다. 물론 사이먼은 자신이 마주친 이 행성의 다른 여인들이나 소녀들과 다르게 표정의 굴곡이 적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날카롭지만 적의가 없게 치켜올라간 눈꼬리와 짙은 속눈썹은 표정 변화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입가만큼은 모든 것을 드러내기 때문이였다.




출구와 바로 연결된 로비를 향하는 길을 계속 걸을 때에, 옆에서 질문을 하였으나 침묵을 유지하고 있던 프로듀서에게 말하여 그의 굳게 닫힌 입을 열기 기다렸다. "혹시 무엇을 질문하고 싶었던 것입니까."


"뭐....... 약간 실망한 듯 싶은데 괜찮나 싶어서 말했던 것이지. 분명 말하기로는 이렇게 자리를 얻은 것도 요즘에서야 있었던 일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예. 그래도........ 제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자면, 약간 기대에 부풀었지만 별로 시간이 없어서 아쉬었을 따름입니다. 그곳에서 부름을 받아 대기하였을 때에도 단 몇 초의 대사를 읽었을 뿐인데." 부자연스럽게 치켜올라간 눈꼬리는 다시 원래대로 살짝 기울어졌지만, 눈높이는 수평의 위를 치켜다보며 숨을 깊게 들이쉬어 흔들렸다.


적막한 수준에서는 약간 벗어났지만 정적인 공기에서도 강조된 어깨 양 옆 사이에 목을 두른 스카프는 그 덕분에 약간 위에 떠 흐트러졌다. 사이먼이 계속 옆을 살짝 돌아보며 주시하던 가운데에, 자신보다 굳은 얼굴을 풀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 말을 덧붙였다.


"제게 그런 걱정은 덜으셔도 됩니다, 프로듀서 씨." 세이죠우의 말에 바르코나르의 눈동자가 그녀를 향하자, 반응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실망하여 언짢아진 것은 아니라, 다만 제가 기대 이상으로 부풀어올라 약간 무리하여 노력한 것이 잘못일까요. 어젯밤에 그 책을 읽었는데, 단 한 마디의 격언이 귀에 맴돌아서 말이죠. 셈, 셈퍼르, Sempe......."


"Semper Fidelis. Always Faithful. 아, 뜻은 '항상 충실하게'라는 격언이지. 하이 고딕 발음이 약간 어렵나? 잠깐잠깐 배운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별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세이죠우가 자신감 없게 고개를 끄덕이며 변명이라고 하기에는 구차하지 않아 솔직하게 대답하였다.


"그것이....... 요즘에 그쪽으로 관련된 책들을 자주 찾아보며 읽어보고 있습니다. 제가 하이 고딕에 대한 눈은 어두워서....... 아마 프로듀서 씨께서는 제국에 충성하셔서 그런 격언들을 자주 읽고 계시고 실천하고 계시겠지요. 진정 존경스럽습니다."


세이죠우의 말에는 제국의 신민으로써 바칠 훈훈한 경의가 담겨져 있었다. 예의바르게 성의를 표하느라 눈을 감아 프로듀서가 어떤 얼굴을 지었는지는 보지 못하였지만, 아마 자신에게 감탄하였을 거라고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굳은살 하나 없이 희고 부드러운 그녀의 왼손을 스스로 잡으며 확인하였다. 방금 전에 세이죠우가 왜 그렇게 스스로에게 심술을 부렸는지,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꼈는지 미묘한 듯하게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나서 말하였다. "언젠가는 진정으로 빛을 발할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때까지 프로듀서 씨께서도 노력을 해주신다면 저도 응하겠습니다........."


상투적이며, 또한 사람과 사람 간에 좋게 대하는 방법이라고 스스로의 신념으로 믿어온 세이죠우였지만 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프로듀서 씨?" 제국 사람이라면 무릇 자랑스러운 상징으로 여겨오며, 자신 또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며 입은 널리 애용되는 날개를 펼친 독수리 형상의 스카프를 만지며 옆에 있을 그를 보았다. 하지만, 생각하던 것과 달리 그는 세이죠우 스스로가 방금 전에 취한 행동보다 훨씬 굳은 모습을 보였다.




"프로듀서 씨? 괜찮으십니까? 잠시 피로하신 것처럼 보였기에 그렇습니다만........"


붉은 홍채를 지녀 마치 세상을 루비 속에 가두고 볼 것처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살 듯한 세이죠우의 눈동자 너머로 비추어지는 칼카스의 얼굴은 완전히 경직되어 무언가에 잡혀있었다. 옆으로 걸어가며, 이미 하루의 일정을 끝내고 보수도 확실히 챙겨 이제는 걱정할 필요도 없이 사무적인 거리가 먼 세이죠우조차 이제 안심할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한 것일까 짐작하며 걱정되는 눈빛으로 바라보아도 도저히 짚어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옆에서 곁을 떠나지 않으며 주차한 곳을 향해 걸어가지만, 걷는 모습부터 시작하여 정지한 듯한 동공, 숨쉬기 위해 약간 꿈틀거리는 얼굴을 제외한다면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아, 잠깐. 그런가? 아마 피곤해서 그렇겠지........ 너는 괜찮고?"


"예. 저는 괜찮습니다. 저야 물론 노력을 하였기도 하였지만, 뒤에서 항상 봐주시는 정성도 무시할수는 없는 노릇이지 아니합니까." "당연하지. 하하....... 그럼 사무소로 돌아갈까?"


아마 자신의 긴장감을 감추었다는 듯이 어색하게 웃으며 사이먼은 안심하며 주차된 곳으로 거의 도착하였다. "오늘 하루도 매우 수고했고, 말하기에는 약간 늦었지만 분명 보던 사람도 위화감이 없을 거라고 느꼈다. 계속 이대로만 한다면 언젠가 누가 눈봐둘지도 모르겠군." 계속 말하면서 차로 가까이 다가갈 쯤에, 뒤에서 세이죠우가 그를 경각시켰다.


"저기, 혹시 이곳 주변에서 석식을 취하실 생각은 없으신지?"


"어제 사무소에서 기다릴 쯤에 오토나시 씨가 말하기를 그쪽에도 괜찮은 식당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 싶은데. 어차피 나는 집에서 저녁밥을 해결하면 되니 별 문제는 없다."


무심하다고 표현할수도 있듯이, 그는 차문을 열며 옆에서 그를 이끄는 것에서 뒤따라오던 세이죠우를 뒷좌석으로 통하는 문에서 마주한 채로 가볍게 말하고 있었다. 본래 남자라면 다 그런 것인지, 아니면 군인이라서 용모에 걸맞게 무뚝뚝한 것인지는 몰라도 세이죠우는 오른손으로 배를 덮으며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그것이........ 아마 오늘 제가 일찍 나선 탓에 제 거처에서 식사를 하지 못해 허기가 진 듯 싶습니다. 물론 집에서 식사를 하는 수도 있으나, 그렇기에는 피곤한거 같군요."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였다. 묵묵히, 그녀의 말을 받아들여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하였다. "그렇다면야 나도 들어주는 수밖에 없겠어. 주변에서 음식점 아는 곳이 있는가?" "예." 열었던 차문을 다시 닫아, 확신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세이죠우를 따라 다시 바깥을 돌아다니기 시작하였다.


이것을 기회로 느꼈다. 평상시에는 아직까지 초면인 관계이기에 어색하여 제대로 접근하지도 못하며, 사무적인 일로는 섣불리 다가갈수도 없는 문제였다. 그러나, 그녀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다면, 어쩌면 저 고귀하고 신비한 느낌의 '목표'가 무언가를 말할 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이쪽입니다. 전에 보았을 때는 그저 좋아보이는 식당으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들어갈 줄은 미처 예상하지는 못했군요." 서서히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기 시작하고, 인공적인 주황색 불빛이 켜질 쯤에 가로등의 아래들을 두 명의 기묘한 조합은 걸어 대로에 난 식당들 중 하나에 들어섰다.


이런 교외가 그렇듯이, 세이죠유가 눈봐두어 찾아온 곳은 적당한 돈만 있으면 어떻게든 맛있는 식사를 즐길수 있는 작은 규모의 잘 꾸며진 식당이였다. 혹시 이것이 단순한 시간 낭비가 아닐까 문 안으로 들어서면서 바르코나르는 의심하였지만, 어차피 그녀에게 거부만을 하여 호감을 사지 못할 바에야 6개월의 여유를 만끽하리라 스스로 위안을 가질 뿐이였다.




몇십분이 지나 이제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도 황혼의 석양빛을 넘어 얕은 밤의 달빛이 비추기 시작할 쯔음이였다. 문 밖으로 향하는 복도를 뒤에 둔 좌석에 앉아있던 바르코나르와 건너편에 앉은 세이죠우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게 서로에게 놓여진 음식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곳이 분명 시간을 잡아 방문할 수준까지는 다다르지 않아도, 그녀가 보여주는 정도가 잡힌 예의바른 태도에 따른다면 최소한 수십분은 족히 소모되어 이제 돌아가면 다시 밤을 샐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30분 가량이 지났을 따름인데 벌써 옆에는 그의 것을 포함하여 빈 두 그릇이 쌓여있었다.


"........ 이런 곳에서 먹는 것도 그나마 누릴 만한 삶의 질이라고 여긴다만, 정말이지 괜찮군. 이상하게 다른 사람들과 달리 너는 이런 말에도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군." 급히 포크를 가져오고, 숟가락을 이용해 자신이 옛날에 먹어온 제국 양식의 국수를 먹듯이 뜨겁게 데피어진 튀긴 국수를 덩어리째 한 움쿰씩 크게 베어먹고 나서 말을 걸었다.


왠지 아까운 듯한 그녀의 눈빛이 국수를 향하여 주어졌지만, 어쩔수 없다는 듯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답하였다. "어쩌면 프로듀서 씨의 존재가 약간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래도 저와 주변의 분들은 좋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애초에 제국의 군인이라는 존재를 어디서 달갑지 않게 받아들일까요."


"아마 제국의 적밖에 없지 않을까 싶었지." "자조적인 비판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찌 본다면 믿음직스러운 모습이라고 아키즈키 씨께서는 말씀하셨는데." 헛웃음을 터트리며, 넌더리를 치고 자조적으로 말하던 바르코나르에게 말도 안된다는 듯이 그녀가 대하는 것에 정작 맛있는 음식의 풍미가 맴돌았지만 매우 심정이 복잡해지고 있었다.


그녀 또한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겉으로 찬 상징으로 본능적으로 피하게 만드는 풍채가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신민들은 자신을 포함한 군인들을 우상시하며, 긍지로 여기며 대한다. 바로 앞에서 지금도 국수를 튀겨 국물과 같이 대접되어 나온 음식을 먹는 이색적인 은백색 머리카락의 소녀는 물론이요 마주친 남녀는 나이에 상관없이 그를 환영하였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음식을 먹으려고 했지만 목을 조이는 듯한 느낌이 와닿기 시작하였다. 떠오르려 하지만 그녀의 머리카락과 같이 새햐얗게 지워져 떠올리지도 못하고 기계적으로 국수를 계속 이어먹을 따름이였다.


"안색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데,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 겁니까?" 바로 전까지만 하여도 토속 음식에 대한 평을 짤막하게 남기고, 대식가로 여겨지던 세이죠우와 비슷한 식사량에 공감을 표하던 때와 달리 말없이 계속 먹기만 하는 모습에 걱정하며 손을 컵에 가져다 놓았다. 무슨 일인지 가늠할수는 없지만, 물컵 하나만을 가져다놓아 자신이 이 튀김국수를 먹을 때처럼 목이 막혀 기침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였다.


단정하게 깎아, 수수하지만 그만큼 가장 자연스러운 손톱들이 난 오른손으로 건네준 유리잔을 검지손가락에 흉터가 난 큰 손이 받았다. 아마 전쟁터의 상흔으로 추정되어 경외로써 붉은 눈이 시선이 가는 동안, 받아 옆에 두며 무언가를 삼키는 소리에 이어 말이 나왔다.


"아아, 고맙군. 내가 아직까지 미숙하여 네게 제대로 된 기회를 주지 못하는데, 그렇게 신경을 써 주다니....... 미안하다."




미안하다고? 라는 말은 왜 나온 것인지 아직도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대체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아직까지도 계속 되뇌이며 새기고 있어, 그 뒤에 바로 말을 급하게 이어 숨을 몰아냈다. "아니, 그래도 나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으니 믿어라. 분명 이 행성에 세이죠우 너를 포함해서 좋은 사람들도 많고, 그들을 신뢰하며 일하니 앞으로도......."


"당황하실 필요는 없답니다, 프로듀서 씨. 방금 전에 저도 약간 미숙하게 말한 것도 있는데, 결국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완벽하게 될 수는 없는 노릇이며, 언제나 실수를 할 수도 있는 노릇이죠." 둘이 비슷한 양으로 비어진 그릇을 사이에 두며, 거친 겉모습에 비해 남에게 친절하며 그를 향해 빙긋 웃어주었다.


"다른 분들도 그렇고, 저도 프로듀서 씨께서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으니 스스로 실수할까봐에 대한 의심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말로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라니까요."


그 말에 어떠한 대답조차 하지 못하였다. 처음에는 자신이 찾아오기 전까지 사무소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여 다이애나 세이죠우라는 바로 앞의 '목표'가 노력하여 정성을 다했는지 이야기하였을 따름이였다. 자신이 물어본 의도 자체는 순수하다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주변에서 같은 시간대에 식사할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자신과 그녀가 내는 붕 뜬 듯한 느낌을 제외하고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 여겼다.


아마 '목표'가 자신에 대한 의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그렇게 확신하기는 어려웠다. 세 그릇째 먹고, 저 앞에서 두 손을 모아 식탁의 건너편에 앉아있는 자는 그 모습으로 인해 오히려 사람이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믿었다. 물론,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단순히 여기는 것을 보아 그만의 착각일 가능성도 있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였지만, 최소한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그녀가 진솔하게 말해준 것이 사실로써 들렸다. 좋은 사람이라고. 이런 말을 누구에게 듣고 싶어서 갈망한 것이 벌써 수 년 전의 이야기라고 여겨오며 경멸감을 보냈지만, 전쟁터가 아닌 이곳에서는 자신의 평판을 확인할수 있을 말 중 하나였다.


좋은 사람이라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국수가 담긴 그릇을 앞에 둔 세이죠우가 입가를 닦으며 몸의 긴장을 풀 무렵, 속으로 그는 계속 그녀가 한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의심은 깊어져만 갈 때도 있었지만, 그것이야말로 자신이 옳은 길을 위한 신념의 움직임이라고 믿으며 계속 앞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하지만, 다이애나 세이죠우라는 제국의 신민이자 소녀, 그리고 '목표'는 레빈스 항성계에서 벌어진 참사들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모르고 있었다. 차라리 그것이 나을 것이다.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믿으며, 그것을 위해 치룬 대가는 이제 상세히 기억도 나지 않았지만 단 한 가지만은 확실하였기 때문이였다.


자신의 절대선(絶對線)을 넘어섰으며, 나아가 제국의 절대선(絶對善)을 이룩하기 위해 수많은 희생과 고난들이 자신의 길 뒤에 놓여졌을 뿐이라고.




곧 식사에 대한 가격을 정산하게 되며, '목표'를 사무소에 태운 다음 다시 자신의 거처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하며 앞에서 펄프로 짜여진 냅킨을 꺼내 입을 닦았다. 아마 그렇게 식사를 취하기에 전우로써 여성치고는 키가 큰 카터와 비슷한 신장에 여성적인 풍만한 매력을 뽐낼 것이라고 추측하며 남긴 식사의 양을 바라보았다.


....... 자연스럽게 그것에 대해서 헛웃음이 바르코나르라는 가명을 쓴 칼카스의 입에서 새어나오며, 얼핏 옆에서 보고 들은 세이죠우라는 이름의 소녀는 만족했다는 표정으로 쌓인 접시들로 인한 부끄러움이 생긴 탓에 고개를 돌려 애써 외면하려 들었다.


예산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넉넉히 주어지는 공작 자금 내에서는 자연스레 민간 활동에 필요한 양도 풍족하게 지급되어 어떤 비위를 맞추어도 적정선을 넘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문제는 그 다음, 이제는 깊은 밤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시간일 것이다.


"어머, 좀 많이 늦지 않았습니까. 이러다가 내일 늦잠을 자면 앞으로 식사량 조절을 해야만 할까 걱정입니다."


"내일 확인을 해 보니 그런 문제는 없을거 같군. 다만 긴급히 일정이 잡혔을 경우에는 잠옷째로 집 밖으로 나서는 참사가 생길 것이지만." 삶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활력소를 불어넣는....... 것은 커녕 몇 초 뒤에 생각하니 재미없다고만 여겼다.


아마 예의삼아 웃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심지어 세이죠우조차 공감대를 전혀 얻어내지 못하였는지 어색하게 고개를 느리게 돌리는 것을 보아 그것은 확실하였다. "........ 미안하다." "이번 것은 뭐라 말씀드리기는 약간 애매하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밤은 시작되었다. 내일 다시 업무가 있어 제대로 체력을 조절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어질 자료 조사는 물론이요 민간에 녹아드는 업무조차 해내지 못하고 임무에 차질이 주어질 지도 모른다. 이것이 이단심문관으로써 의무인가 싶어 의문이 들 때도 가끔씩 있었을 정도였으니.


태양빛조차 통과시키지 못하는 눈앞이 캄캄한 안개 속을 헤쳐나가기 시작한다. 자신에게는 오히려 익숙하며, 남들의 눈을 피해 진정한 정체로써 임무를 수행할 밤의 공기속에 머무르는 도로를 따라 다시 도심으로 진입한다. 가장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만 그들의 눈먼 사각에서 전쟁을 준비하는 곳.


여전히 깨어있어야만 눈앞의 형태가 적인지, 아니면 아군인지 가늠할 것이다.



다음부터는 워해머 팬픽에 목마르신 분들이 기다리는 'Heroes and Seed of the Imperium'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현재 한 편씩 번갈아 쓰는 것이 그나마 낫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분위기를 타는 것이 힘들어서........

확실하게 전개될 내용은 세 가지입니다.

1 : 레빈스 항성계 전역에서 치뤄진 과거 작전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바르고스 프라임에서 이루어지는 회상과 연속될 예정으로, 처음 실전에 투입된 칼카스와 그곳에서 만난 카터와의 이야기입니다. 2년간의 스토리를 다루는 것이라서 매우 길어지고 있어서 분량 조절로 걱정됩니다. 더군더나 스토리 자체도 위에서 설명한 두 매체에서 영향을 받아 워해머라는 소재의 사용으로 광기, 광신과 공포가 점철되었으니.......

2 : 기본적으로 루트 설계를 완료한 결과, 세세한 스토리의 구분으로써 중구난방이 되는 것보다 기본 두 루트에서 선택으로써 많은 변화들을 불러오는 것을 메인으로 합니다. 그러나, 결과와 그로써 전하는 주제들은 변하지 않습니다.

3 : 컨셉 일러스트 및 아트는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기본적인 장비들과 무장, 군인들의 모습은 재현할수 있겠지만 이런 실력으로 짧은 만화라도 그릴수가 없는 노릇이라 참 안타깝습니다. 누군가 도움을 주신다면 저야 커다란 감사를 바칠 따름이지만, 우선 제 나름대로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로 전해지는 성원은 작가양반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어줍니다. 감사합니다!

여담으로,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에 대한 언급으로 왠지 타카네가 티어로 아이마스 세계관을 바르고스 프라임에 불러오거나........ 하는 망상을 게임 플레이 도중 해버렸습니다.
뭐 히메찡이나 개정 전의 엘리자베스나 어차피 거유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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