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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ephone Line [완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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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9, 2013 10:29에 작성됨.

"프로듀서씨! 결혼 축하해요! 치하야! 여기 와 봐! 프로듀서씨가 결혼한대!"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앗!  프, 프로듀서씨, 결혼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옆에 계신 분도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아후...... 데코쨩 비슷하게 생긴 언니는 무슨 일 하는 사람인거야?"
"어이 미키! 그게 무슨 태도야! 좀 더 예의있게 말하라구!"
"아아, 저는 언제쯤에야 결혼할 수 있는건가요....흑흑..."

프로듀서가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릴 겸 자신의 아내를 소개하기 위해 그녀와 함께 765프로를 갑작스럽게 방문했고, 프로듀서의 결혼 발표에 놀란 아이돌들은 각자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프로듀서와 그의 약혼녀를 바라보았다.

"야호! 나는 소학교의 음악선생이야. 드럼 치는 걸 좋아해서 예전에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밴드를 잠깐 하기도 했었어."
"우으으...... 저렇게 완벽한 여자가 프로듀서씨의 아내가 된다니, 부러워요오오오...... 저같은 아이는......아이는......"
"헤헤, 그렇게 말하면 내가 부끄럽잖...... 그런데 콘크리트 바닥에서도 땅을 팔 수 있는거야?"
"정신차려! 유키호! 그렇다고 구멍을 팔 필요까진 없잖아!"

프로듀서의 약혼녀는 마코토와 함께 무언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구멍을 파려는 유키호를 적극적으로 제지한다.

"너 같은 사람한테 저렇게 이쁜 사람은 사치라구!"
"어이 이오리!"
"웃우~ 언니, 언제 한번 프로듀서씨와 같이 저희 집에 찾아오세요! 제가 특제 숙주나물 요리를 해드릴께요!"
"고마워! 언젠간 한 번 들를께. 그나저나 당신, 여기서 엄청 인기있네! 밖에선 전혀 안그럴 것 같았는데....."
"어이, 날 무시하지 말라구. 그래도 난 여기서 이 아이들을 관리하는 프로듀서란 말이야! 프로듀서라면 이 정도의 인기는 기본......"
"풋!"
"비웃지 말라구!"

이렇게 서로간의 어색함이 점점 사라지면서 자연스러운 대화가 진행되는 도중, 우당탕 소리와 함께 막 일정을 끝낸 두 쌍둥이가 문을 열고 뛰어들어온다.

"릿쨩릿쨩! 다녀왔어!"
"응?"
"응??"
"우와! 릿쨩이 둘이나 있어!!"
"저기, 이오링같이 생긴 릿쨩은 누구야??"
"누가 나같이 생겼다는 건데!!"

이오리와 아미가 투닥거리는 동안, P의 약혼녀는 차분하게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응, 나는 P하고 약혼한 사람이야. 두 달 뒤에 이 사람하고 결혼하게 되지."
"우훗! 오빠는 드디어 동정에서 해방되는 건가YO!!"
"아미! 그런 말 함부로 하는거 아니야!"
"마빡이가 둘이니까 누가 누군지 헷갈리는거야! 그렇지 마......."
"마빡이라고 부르지 마......"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약혼자에게 질문을 하던 미키가 마미를 쳐다보더니 이내 말끝을 흐렸다. 미키의 공격에 전력으로 화를 내던 이오리도 미키와 마미를 번갈아 본 뒤에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다.

"마미, 왜그래? 무슨 일 있는거야?"

미키의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마미는 쓰러지듯 바닥에 주저앉았고,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격렬하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흑.....흐흑, 싫어 싫어 싫어..... 이런건 싫어!"
"마, 마미?"
"너, 괜찮은거니?"

P의 약혼녀가 마미에게 다가가 손을 뻗기 시작하자, 마미는 거칠게 뿌리치며 소리질렀다!

"그 더러운 손 치워!"
"마미! 너 그러는거 예의가 아냐!"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오빠가 다른사람에게 가는거 싫어!"
"마미? 왜그래? 괜찮은거야?"

아미가 마미 곁에 앉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어본다. 아미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마미는 웅크린 채로 온 몸을 부르르 떨며 흐느꼈다.

"흐흐흑......오빠가 다른 사람에게 간다는데 왜 다들 안말리는거야......"
"......."

765프로 사무실에 흐르는 정적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 마미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강하게 문을 열어젖히며 밖으로 나갔다. 얼마나 강하게 문을 열었는지 문에 붙어잇는 유리창에 금이 갈 정도였다.

"마미!"
"기다려 P군. 지금 상황에선 어떤 위로도 저 아이에겐 통하지 않을 거야."
"아......"

약혼녀는 마미를 잡으려는 P의 어깨를 강하게 붙잡았다. 리츠코는 지금 벌어진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약혼녀를 향해 직각에 가깝게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다.

"죄..... 죄송합니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어쩔 수가....."
"괜찮아요 리츠코씨. 갑자기 일어난 일이었잖아요. 그 아이도 그 아이대로 충격이 컸을 거에요."

765프로에는 한동안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

그 일이 있은 뒤로 마미는 765프로에 오지 않고 하루종일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리츠코와 프로듀서, 심지어 쌍둥이 동생이었던 아미도 마미를 방에서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계속되는 설득에도 불구하고 마미는 자신의 방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려 하지 않았고, 결국 하나 둘 마미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미? 나야. 프로듀서."
"......"
"나, 내일 약혼녀하고 정식으로 결혼하게 될거야. 딱 한번이라도 좋으니 결혼식장에 나와서 축하해주면 안되겠니? 부탁해."
"......"
".....마미?"
"가! 가버려! 꺼지란 말야! 그 더러운 여자랑 결혼해버려! 흐흐흑......"

자신의 아내를 더러운 여자에 비유하는 마미의 태도에 프로듀서는 순간 자제력을 잃어버릴 뻔 했지만, 마미의 상황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기에 계속 침묵을 지켰다.

무거운 분위기가 문 하나 사이로 감돌고 있던 그 때, 갑자기 방문이 열렸다. 열린 방 문 안에는 눈물과 콧물 범벅으로 망가진 얼굴을 가진 가냘픈 몸매의 여자아이가 무릎을 꿇은 채로 앉아있었다.

그 날 이후로 며칠동안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채 울고, 또 울다가 이렇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프로듀서의 가슴 한 켠이 아파왔다.

"오빠, 다시 한 번만 생각해봐. 그 여자랑 결혼 안 하면 안돼?"
"큭......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마미."
"나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던 오빠가 너무 좋았어. 그래서 오빠에게 고백했는데, 오빠가 '아직 너는 어리니 좀 더 기다렸다 고백하는 게 어때?' 라고 말했지? 그래서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나를 가꾸면서 기다리기로 했었어. 그런데 이게 뭐야...... 기다리기로 했던 오빠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잖아."
"......"
"오빠, 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만 기다려주면 안돼? 그 때 그 아가씨하고 다시......"
"안돼. 그렇게 하기엔 이미 너무 늦......"
"흐......끄흑.....흐에엥.....나가! 나가!"

마미는 자신의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프로듀서를 향해 던지고 있었다. 더 이상 할 말도 상황을 수습할 방법도 없었던 프로듀서는 마미가 던져대는 잡동사니들을 그대로 맞고 있었다.

그렇게 폭주하던 마미는 프로듀서를 매서운 눈으로 잠시 노려보더니 다시 방 문을 닫아버렸다.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어느 누구에게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

결국 프로듀서와 약혼녀의 결혼식은 마미를 제외한 모든 765프로 사람들과 신랑신부의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프로듀서와 그의 아내가 알콩달콩한 신혼을 보내던 어느 날, 갑자기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뚝!"
"이런이런......"
"여보, 무슨 전화야?"
"모르겠어. 아마도 잘못 걸린 전화인가봐."

이후로도 계속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전화가 왔고, 프로듀서와 그의 아내는 계속 전화를 받았지만 받기 무섭게 끊어버리고 말았다.

기이한 전화에 질려버린 프로듀서는 이후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오는 전화를 차단하는 강수를 선택했고, 이후 더 이상 전화가 오지 않았다.

==========



가는 초생달이 뜬 구름 한 점 없는 어느 날 밤,

아무도 없는 인도교 난간에 여자아이가 난간에 몸을 기댄 채 누군가에게 슬픈표정으로 전화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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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르르르르륵......뚜르르르르르륵......’
‘뚜르르르르르륵......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삐익!’
‘여,여보세요? 오빠, 마미야. 오래간만이네, 잘 지내고 있지?’
‘그 날 이후로 매일같이 전화했는데 전화를 안 받네.오늘만이라도 받아줬으면 했는데.’
‘나, 예전에 오빠에게 고백했던 그 곳에 서 있어. 오늘같이 조용한 밤에 이곳에 오면 오빠랑 함께했던 시절이 떠올라. 예전엔 설레이고 행복했었는데,언제부턴가 그 시간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조여오고 눈물이 나......’

=========

덜컹!

아무도 없는 집에 집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 한 사람이 들어온다.그는 전화기로 다가가 부재중 전화가 있는지를 확인해본다.자동응답기의 기계음이 조용히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5건의전화,1건의 음성메시지가 있습니다.첫번째 메시지 입니다.’
‘......!!’

첫번째 음성메시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남자는 놀란 표정으로 다시 밖으로 뛰어나간다.

나가는 도중 그의 아내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의 이상한 행동에 의구심이 생긴 아내는 그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무슨 일이야 당신?"
"크......큰일났어! 한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야! 금방 갔다올께!"
"갑자기 목숨이 달린 일이라니 무슨 일인데?"
"예전에 우리 765프로에서 폭주했던 애 있지? 걔가 오랜만에 전화가 왔는데 아무래도 이상해. 느낌이 안 좋아!"
"설...... 설마?!"
"아무리 그래도 최악의 일이 벌어지는 건 막아야 하겠지?"
"알았어. 행운을 빌어."
"그리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리츠코씨에게 연락해서 큰일났다고 전해줘."
"응!"

프로듀서는 복도 끝에 있는 계단을 향해 허겁지겁 뛰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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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다른 사람하고 결혼하겠다고 말한 그 날부터 지금까지 모든 게 다 꿈인거 같아. 깨어나보려고 얼굴도 꼬집고 여러가지로 노력해 봤는데,하나도 안먹히더라구 헤헤.....’
‘오빠가 내 전화 한 번이라도 받아주면, 꿈에서 깨어날 거 같은데. 그러니까 전화 좀 받아줘 오빠.응? 제발......이런 날들은 정말로 싫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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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리리링~'
"여보세요?"
"오, 오빠! 큰일났어! 마미가 없어졌어!"
"아미? 나도 그 소식을 이제 막 들어서 지금 마미를 찾으러 가려고. 혹시 마미가 갈 만한 곳이 대충 짐작가는데 있어?"
"음...... 아, 맞아. 한 달전부터 '그 곳에 가면 마음이 편해져......' 라면서 매일 밤마다 나가더라구"
"마음이 편해지는 곳에 첫 고백을 한 장소라....... 아! 그곳이다!"
"오빠, 아까 전에 편지 한 장을 봤어. 아마도 마미가, 마미가...... 크흑!"
"걱정마 아미! 반드시 마미를 네 품으로 돌려보내줄테니!"
"오빠만 믿을께......"

프로듀서는 마미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기라도 한 듯, 그 장소를 향해 빠른 속도로 뛰어가기 시작한다.

뛰는 거리가 길어나면 길어날수록 표정은 점점 망가져갔지만, 그래도 뛰는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마미를 살려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전력으로 달려가던 프로듀서는 헉헉거리면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마미! 이 바보! 조금만 더 견디면 될텐데, 왜 그걸 못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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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내는 것도 지쳤어.다들 나를 도와주기 위해서 노력했지만,어느 누구도 도움이 되지 못했어. 심지어 아미마저도.’
‘오빠,이 지옥같은 나날을 끝내려면 이 방법 밖엔 없을 거 같아.이렇게 하면 예전의 자상한 오빠를 다시 볼 수 있겠지?’
‘이렇게 해서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반드시 오빠를 놓치지 않을거야. 그러니 그때는 그 사람말고 나를 선택해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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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마친 마미는 옷깃으로 눈물을 닦은 뒤 난간 위에 올라섰다.

난간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마미는 미소를 지으며 난간 아래의 강물을 바라다본다.

“기다려 오빠......내가 지금 그 때로 다시 돌아갈 테니까.”

난간에서 발을 떼려는 순간, 어떤 그림자가 마미를 잡아당기기 시작했고 곧이어 자신이 뛰어내리려는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넘어졌다.

“이거 놔! 놓으란 말야! 나는 꼭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구!”

마미는 자신을 잡아당긴 그림자를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림자는 마미를 더 강하게 껴안았다.

“마미! 진정해! 이런 식으로는 어느 누구도 행복해질수 없다구!”
“이미 오빠는 그 사람과 결혼해버렸잖아! 다신 돌아오지 않을 거잖아! 전화도 안받을 거잖아! 흐에에엥......”

마미는 자신을 껴안은 남자의 품에 안겨 펑펑 울기 시작했다.

“미안해 마미, 내가 잘못했어. 그 전화가 마미가 걸었던 전화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 만약에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전화를 제대로 받았을 텐데.”
“흑흑......그러면 다시 돌아오는거야 오빠?”
“......”
“’응.’ 이라고 말해줘 제발......제발......흐흐흑”

P는 계속 마미를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고,마미는 P의 품에서 울기만 할 뿐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밤은 깊어만 갔다.

- END -

- Comments -

지난번에 마미전에 출품한 단편의 내용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는 평가가 많아서, 여유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가필해서 제대로 된 글로 다시 만들어봤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이 만족하실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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