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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마미전] 현장르포, 마미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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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1, 2013 22:48에 작성됨.

 “심→심→HE!”
 “프로듀서, 마미는 오늘도 스케쥴이 없나요?”
 소파에 누워 칭얼거리는 마미가 보기 좋지 않았던지, 리츠코가 프로듀서에게 마미의 스케쥴을 물어왔다. 프로듀서는 잠깐 서류 다발을 뒤져보더니, 리츠코를 한 번 쳐다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이상하네요, 마미도 최근 꽤나 바쁘게 돌아다닌 편이었는데. 이번주 내내 스케쥴이 전혀 없으니...”
 “오빠가 마미한테 일부러 스케쥴을 안→주는 게 분명하DAGU!”
 “마미, 그럴 리가 없잖아?! 너무 어리광부리면 안 돼!”
 “리츠코는 오늘도 무섭다구→!” “이참에 마미는 푹 쉰다고 생각하는 게 어때? 저번 주는 꽤 빡빡한 편이었잖아?”
 프로듀서의 말에 마미는 한숨을 푹 쉬었다. 지루해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평소대로라면 아미와 함께 사무소 내에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장난을 쳐가며 웃고 떠들었을 텐데, 류구코마치가 데뷔하고 나서부터 아미와 마미가 따로 행동하는 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인기 아이돌이라고 해도 아즈사를 제외하곤 모두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밤까지 붙들어두고 있을 수 없는 것이 마미에게는 다행일지도 모른다. 밤늦게라도 집에서 볼 수 있게 되니까 말이다.
 사무소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미가 아미와 자주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마미의 기가 죽지 않을까 조금은 걱정했지만, 적어도 사무소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다행히도 마미는 그런 기색은 없는 평소의 밝은 모습 그대로였다. 최근에는 마미를 아미와 차별점을 두며 활용하는 프로듀스 방안이 나옴으로써 그녀의 일거리도 부쩍 늘어나 바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전에는 예능 프로에서 아미의 카게무샤 역으로 나와 예능감을 뽐내기도 했었고. 그렇게 어떻게 보면 류구코마치보다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마미가, 간만에 스케쥴이 없는 휴일을 맞이했으니 프로듀서의 입장에서는 그녀를 쉬게 해주고 싶으리라.
 “하지만 쉬는 것도 집에만 있으면 재미없다GU→! 사무소에도 아무도 없잖아→!”
 “오늘 중간중간 쉬러 오는 아이들이 있을 거야. 기다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마미는 프로듀서의 말에 한참을 생각하다가, 무언가 팅 하고 오는 것이 있었는지, 특유의 소악마 같은 미소를 지었다.
 “응후후→! 그럼,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마미가 좋을 대로 해도 되는 거겠GI→!”
 “상관은 없지만, 너무 심한 장난을 치면 안 된다? 다들 바쁘니까.”
 “그 정도는 오빠가 말해주지 않아도 안다GU→!”
 마미가 뭔가 결심한 듯 사무소 밖으로 나가자, 리츠코가 서류 뭉치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로 위치를 옮겼다.
 “프로듀서, 너무 무른 거 아닌가요?”
 “가끔은 괜찮겠지. 마미도 한창 힘든 시기가 지나갔으니까.”
 “그건 그렇지만... 뭐, 마미가 뭘 할지 조금 기대되긴 하네요.”
 “하핫, 마미와 아미가 없으면, 사무소 분위기가 반은 죽어버린다구. 오늘은 마미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자.”
 그 말을 들은 리츠코는 서류뭉치에서 몇 개의 대본을 꺼내들어 서류가방에 집어넣고, 책상을 정리한 후 밖을 향해 나섰다.
 “상관은 없지만요. 전 오늘 류구코마치랑 종일 붙어있어야 하니까요. 뒷정리는 프로듀서에게 부탁할게요?”
 “자, 잠깐. 그런 말은 못 들었다구??”
 “전 분명히 말했으니까요. 그럼, 고생하세요.”
 “리.. 리츠코...!”
 사무소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닫히고, 리츠코는 사무소에서 사라진 후였다. 프로듀서는 자기 머리를 쥐어박으며, 자신의 안일함을 탓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이제부터는 피해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일 것이었다.
 “2분 전의 나... 죽어버려...”
 이미 그런 말을 해 봐야 늦었다는 걸 알아도, 프로듀서는 말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마미가 하고 나타난 차림은 평소에 심하게 하던 장난을 생각하면 의외로 평범했다.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네이비 컬러의 여성용 정장 세트와, 검은색 스타킹에 약간 높은 힐을 신은 채 사무실로 들어왔다. 조금 어리숙해 보이긴 하지만 제법 오피스 레이디의 분위기를 낸 복장이었다. 다만 조금 이상한 것이 있다면, 눈에 씌워진 왕방울만한 선글라스와, 손에 들린 녹음기였다.
 “마미, 이게 뭐야?”
 “오빠! 무례하다GU→! 지금부터는 마미 리포터라고 불러→!”
 “그, 그래... 마미 리포터. 지금부터 뭘 할 거죠?”
 프로듀서의 호칭이 바뀌자, 마미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활짝 폈다. 손에 들고 있던 녹음기를 프로듀서를 향해 휘둘러대고 있었다.
 “지금부터 「현장르포→! 765 프로덕션→은 지금!」을 진행할, 후타미 마미 리포터입니DA→!”
 “현, 현장르포?”
 “그래! 765프로의 적나라한 모습. 전→부 녹음해서 방송사에 투고해버릴 거라GU→!”
 “투, 투고라니?! 그런 짓을 했다간 큰일 난다고!”
 프로듀서의 다급한 모습이 재미있는지 마미는 실실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자 그→러엄, 첫 르포 대상은 다음 스케쥴이 끝나면 돌아오는 765프로의 타이틀→아이돌! 하루룽... 이 아니라, 아마미 하루카 씨로 해 볼KA! 응후후→!”
 “다녀왔습니다-! 으, 으와아아아?!?”
 우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마미의 르포 첫 타자가 들어왔다. 물론 호쾌한 앞구르기가 포함된 채로.
 “역시 타이틀 아이돌이→YA! 멋진 리액션이었어!”
 “글쎄, 일부러 하는 게 아니래도 그러... 누, 누구세요?”
 “현장르포의 후타미 마미 리포터입니DA→! 하루룽... 아니, 아마미 씨! 잠깐 인터뷰 좀 할까YO!”
 
 불이 꺼진 사장실 안, 램프 하나만 켜진 방에서 마미와 하루카가 독대를 하고 앉아 있었다. 마미는 방이 어두운데도 선글라스를 벗지 않은 채였고. 하루카는 마미의 장난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뭔지 모를 중압감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마미가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마미가 어째서인지 책상을 쾅 하고 내리치자, 하루카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아마미 하루카지?”
 “그, 그런데요?!”
 “지금부터 내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하는 게 좋을 거야. 알았지?”
 “네, 네...”
 밖에서 조심스레 둘을 지켜보던 프로듀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건 르포 취재라기 보단 경찰의 심문에 가까운 수준이었으니. 아마 마미는 르포라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이름은?”
 “에, 알고 있잖아?”
 “이름!!”
 “아, 아마미 하루카입니다!! 17살입니다!!”
 어두컴컴한 방 안의 분위기에 압도당했는지, 하루카는 의외로 고분고분하게 마미가 묻는 말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이름과 나이, 스리사이즈를 묻는 질문 등, 거의 대부분 신변잡기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스리사이즈를 물을 때는 하루카도 조금 움찔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조심스레 대답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잡다한 질문이 한참 이어지고 나서, 마미가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구식 타자기를 두들기며 나직하게 말했다.
 “음, 신상정보는 이제 됐다GU→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조사할 거니까!”
 “하, 하지만 마미, 나도 다음 스케쥴이란 게...”
 “으에엑?! 벌써 그런 시→GAN?”
 분위기를 잡고 하루카를 압박하는 데 너무 시간을 오래 끈 탓이었는지 몰라도, 어느새 시간은 한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었다. 마미는 고심하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무언가 결심한 듯 하루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렇다면 하루룽!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에 답해라!”
 
 “휴우, 겨우 한 명 끝냈을 뿐인→DE 이렇게 지칠 줄은 몰랐다구→!”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르포가 아니라 취조 아냐?”
 어찌보면 당연한 프로듀서의 지적에 마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눈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왕방울만한 선글라스가 미끄러 떨어지자, 새빨개진 얼굴이 살짝 드러났다. 잠깐 사이, 마미는 당황한 모습을 애써 감추려 선글라스를 다시 고쳐 썼다. 
 “그,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구! 일단 지금은 다음 타자를 기다려야지, 오빠!”
 “스케쥴대로라면, 다음은 치하야와 타카네가 돌아올 시간이구나. 둘이서 같은 라디오에 갔다 왔으니.”
 성공적으로 화제를 바꾼 마미의 앞에,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온 두 사람이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어라, 마미. 그 복장은 뭐야?”
 “기이한... 마미. 인의 없는 전쟁의 촬영이라도 있는지요?”
 “키사라기 치하야! 시죠 타카네! 잠깐 서까지 동행해 주실까!”
 마미의 대사에 당황한 두 사람을 억지로 질질 끌고 사장실로 들어가는 마미의 표정에서는, 의기양양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저, 저기 마미? 우리도 바로 다음 스케쥴이란 게...”
 “후훗, 재미있어 보이지 않나요. 치하야? 가끔은 이렇게 마미의 장난에 어울려주는 것도 충분히 좋은 경험이 될 것이에요.”
 “역시 공주찡이YA→! 가 아니라!! 두 사람 이름은?!”
 “에에, 키, 키사라기 치하야입니다...”
 “시죠 타카네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조금 거부감을 드러낸 치하야였지만, 타카네의 설득 덕인지 마미가 막무가내로 들이댄 덕인지 바로 분위기에 적응해버린다.
 “두 사람, 스리 사이즈는 어떻게 되지?”
 “...큿!”
 “...그것은, 톱 시크릿이옵니다.”
 두 사람 모두, 모종의 이유가 있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미는 금새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했다.
 “에이! 두 사람 모두, 그렇게 대답을 피해→버리면 장난이 안 된다GU!"
 "허나, 톱 시크릿은 톱 시크릿이기에...“
 “...큿...!”
 두 사람의 상태는 굉장히 상반되어 있었지만, 마미가 아무리 장난이 심해도 이 이상 이 화제를 끌고 갔다간 여러 가지 방향으로 큰일이 날 것은 대충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용히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 지금 765 프로덕션에서 누가 제일 잘 나간다고 생각해?”
 “...류구코마치일까?”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혹시 부럽다고 생각 안 해?”
 마미는 별 생각 없이 한 질문이었겠지만, 이 질문은 두 사람을 꽤나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한참 동안을 ‘음...’ 하는 소리가 방안을 맴돌고 나서야, 치하야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부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겠지.”
 “예, 저도 그렇네요.”
 “하지만, 류구코마치는 류구코마치고. 나는 나라고 생각해. 지금은, 나로써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치하야의 말대로입니다.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저희 나름의 길을 열어가는 것이겠지요.”
 마미는 잠깐 멍하니 있다가, 뭔가 뿌듯한 듯한 미소를 만면에 띄웠다.
 “이거이거, 두 사람 다 멋진→ 말을 하는DE?"
 “그, 그런가...?”
 부끄러워하는 치하야를 보며 마미가 또다시 손가락을 앞으로 뻗었다.
 “자 그럼! 오늘의 마지막→ 질문이YA!”

 “오빠! 다음 차례는 누구야?”
 “음... 미키랑 히비키, 야요이가 올 차례인데. 오늘 동물농장 컨셉으로 촬영이 하나 있었거든.”
 “음... 그거 미키미키는 미스→캐스팅 아니YA?"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말이지.“
 업계의 사정이라는 것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마미와 프로듀서가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할 무렵, 문 밖에서부터 히비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미키-! 그만 좀 자라구. 사무소까지 왔는데도 안 일어나는 건 중증이라구!”
 “허니가 깨워줄 때까지 자고 있는 거야, 아후...”
 “그거, 잠자는 공주 같네요! 에헤헤...”
 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 사무소 문이 열리고, 세 사람이 나란히 사무실로 들어왔다. 물론 미키는 들어오자마자 프로듀서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허니! 보고 싶었던 거야!”
 “미, 미키. 좀 떨어지라구. 아프다니까!”
 “어차피 다음 스케쥴도 없고, 오늘은 허니랑 쭉 붙어있는 거야. 아핫!”
 “너, 광고 촬영 남아있다구...”
 “그럴 리가 없는 거야!”
 프로듀서에게 거미처럼 달라붙어, 죽어도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자세를 잡고 있던 미키가 스케쥴이 남아있다는 말에 실망해서 축 늘어지자,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프로듀서가 슬쩍 미키에게서 떨어진다. 그리고 옆에서 마미도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거기의 세 사람! 잠깐 나 좀 보자구!”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의욕없이 축 늘어진 미키를 질질 끌고 마미가 사장실로 들어갔고, 히비키와 야요이가 당황해하며 그 뒤를 조심스레 따라 들어갔다. 문이 큰 소리와 함께 닫히고, 조명이라곤 램프 하나뿐인 방에서 또다시 마미의 취조가 시작되었다. 종이도 꽂혀 있지 않은 타자기를 소리만 요란하게 두드리며, 마미가 선글라스 속에서 눈을 빛내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세 사람, 이름은 뭐지?”
 “마미, 내 이름도 야요이 이름도 다 알잖아?”
 “히비킹... 이 아니라. 가나하 히비키! 조용히 해!”
 “우갸아?! 뭐, 뭐야 이거. 우리 수사받는 거야?”
 히비키가 당황해하는 사이, 야요이가 옆에서 더욱 당황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상황은 마미의 장난이지만, 뭔가 자신이 죄를 지은 것 마냥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제, 제가 뭔가 잘못한 건가요?!”
 “야, 야요잇치!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라GU→!"
 당황해서 울먹거리는 야요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미가 잠깐 연기를 그만두고 야요이를 달래기 시작했다. 한참을 지금 무슨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나서야 야요이는 진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을 버리는 사이에, 미키가 어느새 마미가 앉아 있던 안락의자에 앉아 잠드는 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으에에?! 미키미키! 거기 내 자리→잖아! 비켜달라GU!"
 "의욕이 없는 거야... 미키는 오늘은 이만 자는 거야...“
 “스케쥴 있다GU→! 일어NA→!"
 그렇게 히비키와 함께 야요이를 달래고 미키를 깨워가며 시간을 보낸 결과, 결국 마미가 물어볼 수 있었던 것은 이름뿐이었고, 그마저도 제대로 된 대답은 듣지 못한 셈이 되어버렸다. 어느새 시간은 모두가 다음 스케쥴로 이동할 때가 가까워졌다. 마미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선글라스를 벗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미키미키 때문에 시간이 다 지나가 버렸다GU→!”
 “뭔진 몰라도 미안한 거야...”
 “이렇게 된 이상 질문을 하나로 압축하겠어!”

 “오늘의 마지막은, 마코토랑 유키호야.”
 “근데 류구코마치는 오늘 하루 종일 일→하는 거YA?"
 "그렇게 되었네. 라디오 사전녹음에, 화보촬영에, 단편드라마도 촬영하고. 한창 바쁠 때지. 그래서 리츠코가 동행한 거고.“
 “헤에→”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석양이 뉘엿뉘엿 저물어가자 마미는 급격히 피곤해졌는지 말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아미랑 자주 못 만나서 심심하지 않아?”
 “응. 그건 그렇GI→..."
 "마미가 원하면 류구코마치나 아미랑 같이 일하는 일들도 많이 찾아줄 수 있는데.“
 “으응, 안 그래도 돼. 오빠.”
 “...마미.”
 “구멍 파고 들어갈 거에요!!!”
 프로듀서가 뭔가 더 말하려는 찰나. 벌컥 문이 열리고 유키호가 울며 뛰쳐들어왔다. 손에는 또 어디서 가져왔는지 삽이 들려 있는 채였다. 뒤이어 마코토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뛰어올라왔다. 유키호를 쫓느라 기진맥진한 표정이었지만, 그녀가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 유키호! 차라리 아까 그 놀이터에서 구멍을 팠어야지! 사무소까지 왔는데 구멍을 파면 리츠코한테 혼난다구!”
 “마, 마코토쨩...”
 “유, 유키뿅! 마코찡도! 잠깐 볼일이 있→다GU!"
 "보, 볼일?“
 마미가 순간적으로 유키호에게 말을 걸에 화제를 돌리는 데에 성공했다. 그게 자신의 장난을 위해서인지 사무소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프로듀서는 그녀에게만 보이도록 몰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다행히 더 이상 사무소에 피해는 없이, 유키호와 마코토는 얌전히 사장실로 들어갔다.
 “자 그럼, 지금부터 몇 가지 질문이 있는데...”
 “아, 질문이라면 길어지겠네. 마미쨩. 차 한 잔 타 줄까?”
 “엇, 유키뿅, 부탁할GE→!"
 유키호가 차를 타기 위해 사장실 밖으로 나가 탕비실로 향하고 나서, 마미와 마코토는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마코찡, 오늘은 무슨→일이 있었던 거YA?"
 "그게 말이지, 오늘 촬영이 조금 커플 분위기가 나는 촬영이었는데, 내가 어프로치했더니 유키호가 부끄러웠는지 자꾸 촬영이 지연되게 되어서...“ 
 마코찡이 잘못했네, 라고 마미는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런 것을 입밖에 꺼내면 이야기가 길어질 게 뻔했으니 조용히 있기로 했다. 마코토는 마미의 표정변화를 읽지 못하고 하던 얘기를 이어갔다.
 ”막판에 촬영감독님께 가볍게 한 소리 들었거든. 그래서 유키호가 집에 오는 길에 땅을 파고 들어가겠다고...“
 마코토가 말을 이어가는 사이, 유키호가 차를 가지고 들어왔다. 말을 많이 한 마코토와 마미가 목을 축이는 데 또 시간이 길어지고, 방금 전까지 하던 얘기를 이어가다가 실수로 유키호의 역린을 건드려 사장실에 대형 싱크 홀을 뚫으려는 걸 말리느라 또다시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 이번 취조는 이름조차 물어보지 못한 최악의 결말이 되고 말았다.
 “에잇→! 결국 이번 취조도 성과가 없었DA→!"
 “취조? 그런 거였구나... 나, 이제 지쳤으니 집에 가고 싶은데...”
 마코토의 퀭한 눈빛을 차마 모르는 채 할 수 없었던 마미는, 결국 또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을 정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간단한 질문 하나MAN→!"

 “마미. 여기 부탁한 캔 커피.”
 “앗, 고마워 오빠→!”
 지친 마미를 위해 뭔가 하나 사다 주겠다고 제안한 프로듀서였지만, 캔 커피를 부탁할 줄은 몰랐다. 그녀라면 아마 주스라든가 우유 같은 걸 사다달라고 할 걸 예상했으리라. 마미는 자연스럽게 캔 커피를 열어서 한 모금을 넘겼다.
 “쓰다GU→! 도대체 이걸 어떻게 먹는 거YA?!"
 "에엑, 마미. 맛도 모르고 부탁한 거였어?!“
 “다들 먹으니까→ 궁금했다GU!"
 "이런... 자, 내 사이다랑 바꿔 줄게.“
 프로듀서는 마미와 함께 한 모금 넘긴 사이다를 그녀에게 넘겨주고 자신이 캔 커피를 가져다 한 모금을 마셨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마미는 왠지 모르게 얼굴이 새빨개져서 머뭇머뭇하다가, 조심스레 사이다를 입에 가져갔다.
 “응후후→! 이걸로 간접키스NE?"
 "마, 마미. 너 진짜!“
 “농담이라GU→!"
 마미의 농담에 즐거운 분위기가 되고 있었다. 창밖은 어느새 석양이 거의 저물었다. 낮과 밤의 경계선에서 넘어갈 듯 말 듯한 하늘의 색이, 이런 살풍경한 사무소에도 약간의 분위기라는 것을 가져다주었다. 프로듀서는 가볍게 입을 떼었다.
 “마지막 질문 말인데. 왜 물어본 거야?”
 “그냥, 궁금했는DE→?"
 "흐음...“
 프로듀서가 그런 대답을 바라지 않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마미는 못 당하겠다는 듯이 웃었다.
 “모두가 나랑 같은 생각인지 알고 싶었어! 됐지?”
 “그래, 솔직해서 좋군요. 마미 군.”
 “누가 마미 군이YA→!”
 프로듀서도 즐거운 분위기에 농담을 하나 던져 본다. 잠깐 동안 웃고 떠드는 분위기에서, 이윽고 다시 조용해졌다. 마미가 무겁게 입을 연다.
 “솔직히, 아까 오빠가 말했던 거. 조금 혹했어.”
 “...류구코마치와 스케쥴을 잡아준다고 했던 거?”
 “응. 솔직히, 아미 혼자 저 높은 곳으로 올라가 버렸잖아? 마미로써는 조금 부러웠다고 할지, 소외된 기분이라고 할지... 그런데.”
 마미는 눈을 빛냈다. 말하고 있는 내용은 꽤나 우울하지만, 그것이 별 거 아닌 것이라고 말하듯 빛나는 눈이었다.

 “하루룽! 꿈은 뭔가요?!”
 마미의 갑작스런 질문에, 하루카는 잠깐 당황하다가 해맑은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치하야 언니! 공주찡도. 지금의 꿈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치하야와 타카네는 잠깐 서로를 바라본 뒤, 약속이나 한 듯 같은 대답을 했다.

 “으으... 세 사람, 지금 꿈이 뭐야?”
 비몽사몽한 미키를 슬쩍 깨운 히비키와, 긴장이 어느 정도 풀어진 야요이는 입을 맞추어 대답했다. 미키도 비몽사몽한 와중에도 확실하게, 또렷하게 대답했다.

 “유키뿅, 마코찡. 앞으로의 꿈은?”
 지쳐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던 마코토도, 방금 전까지 자기비하를 심하게 해 가며 우울한 분위기에 휩쓸려 가던 유키호도. 이 대답을 할 때만큼은 별처럼 눈을 빛냈다.

 “모두가 그렇게 같은 대답을 하니까. 안심했어. 아미는 아미고, 나는 나거든. 나 혼자 힘으로 올라가서, 아미랑 같은 곳에 설 거야. 모두가 그런 꿈을 꾸듯이, 나도.”
 둘은 사무소 책상에 걸터앉아 창밖의 낮과 밤의 경계선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프로듀서가 남은 캔 커피를 모두 비워내고, 나지막히 마미에게 물었다.
 “그래, 오늘 즐거웠어?”
 마미는 프로듀서를 보며 웃었다.
 “그럼, 즐거웠지!”
 “자, 그럼 후타미 마미 양.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이 있는데요.”
 프로듀서가 방금 전까지 마미가 흉내를 내던 형사 같은 취조식 말투를 따라했다. 마미는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래의 꿈은 무엇인가요?” 
 프로듀서의 질문에 마미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른 아이돌들이 그랬듯이, 눈에 별을 가득 담은 채 자신 있게 대답했다.
 “물론, 톱 아이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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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글 쓰는데 이렇게 고생한 적이 없네요;;
마감 전 이틀만에 부랴부랴 쓴 거라 퀄리티가 너덜너덜하지만 용서를 orz
여하튼, 마미 귀여워요 마미. Mami is Le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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