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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X40k 유니버스] Guns and Flowers 1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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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2, 2013 07:04에 작성됨.

약간 의아하게 느낄수도 있으시겠지만, 기존에 진행하는 Heroes and Seed of the Imperium과는 달리 한 편마다 독립된 체계에서 한 에피소드 단위로 묶어서 쓰고 있습니다. 덕분에 하루에 한 편씩 쓰면서 속도를 높이고 있고요. 아마 3일천하로 끝날거 같지만........


참고로 워해머 측 등장인물들 중에서 바르고스 프라임에 개입하는 주연 대부분이 아이마스 원작에서 기본적인 모티브를 따오려고 노력했습니다.

정확히는 외형 및 기본적인 캐릭터 컨셉을 따오고, 그것을 워해머 세계관에 걸맞게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말이죠. 따라서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세부 설정은 약간 오리지널리티가 가미되어 있으니 참조해 주세요.



Guns and Flowers 12편



분명 이 국영 극장이 도심에 준공된 지 겨우 수십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메카니쿠스의 서비터 중 일부에 오류가 발생하였던 것인지 그 안에 위치한 긴 통로 형태의 대기실의 조명은 아주 가끔씩 깜박였다.


밀폐된 공간 특유의 꽉 찬 빛은 순간 사라져 어둠으로 그 공허를 채우게 된다. 잠시 눈을 감고 뜨면 그것은 쉽사리 무시되는 것이지만, 비슷한 나이대 또는 그보다 웃도는 소녀들과 여인들이 있는 가운데에 자연스레 긴장하게 된 흑발의 소녀는 긴장이 등뼈에서 머리까지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몸을 약하게 떨며 으쓱였다.


두려움은 순수한 허상이 아닌 경험에서 우러나와 당사자를 압박하며 고통을 준다. 약간은 어깨가 갸날픈 그녀는 어둠이 결코 거짓된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의 핵심을 궤뚫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수 년 전 이야기였으며, 그 당시를 기억하기에는 현재 키사라기 치하야라는 그녀 스스로가 부정하려 들었다.


직후, 옆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시선으로 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녀의 옆에서 잠시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치하야는 오른손의 주먹을 쥐어 목소리를 가다듬어 준비한다. 당시 구원된 이후로, 이 행성에서 삶의 터전을 잡게 된 그녀는 긴장할 때마다 항상 현실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겼다.


최소한 그것이 자신을 달랠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누구에게 치하야 스스로가 겪은 끔찍한 참사를 설명하려 들지만, '위대한 희생'이니, '전쟁의 상흔'이라는 아련하고 추상적인 말로 그들은 대체하려 들었다. 소리없는 증언은 몇 년 끝에 말을 잃어 현실에 낙담하게 만들었다.


결국 눈앞에 닥친 일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생각하고 있으며, 나아가 앞으로 기다리고 있던 것을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곧 있을 오디션. 항상 그렇듯이 이런 국영 극장에서 행하는 것들로 상황극들이나, 뮤지컬같이 타 행성에서 넘어온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곧 준비해야만 할 거 같군. 긴장되면 몸을 풀고 먼저 일어나고." 바로 옆에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초면인 남자가 부르는 것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알겠습니........다" 항상 상투적으로 대답하듯이 표정을 관리하며 그를 향하여 고개를 돌려보았지만, 마지막에 말이 얼어붙고 말았다.




"....... 뭐가 잘못되었나? 목이라도 막혔으면 물이라도 가져다줄수는 있을 텐데." 순간, 얼어붙었다가 이내 제정신을 차리니 모든 것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앞에서 다가온 중압감의 정체는 그저 평범한 프로듀서였을 뿐이다. 정확히는 얼굴에 범상찮은 흉터들과 매서운 인상도 그녀가 느낄 만한 수준이지만 특징으로 납득될 수준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서는 이유모를 과거와 엮인 원초적인 두려움만이 떠오를 뿐.


그러나, 어떠한 이유도 없는 이상 잠시나마 무시할수 있었다. 치하야는 그를 보며 잠시 눈을 감고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잠시 다른 생각을 했던 것이니 이해해 주십시오." 정중하게 그녀가 말하자 바르코나르는 뭐라 말할 겨를도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아 그녀를 향하여 약간 목소리를 풀며 대답하였다. "다행히도 대본을 외울 것도 없이 지시한 대로 연기를 하는 것이니 긴장할 필요는 없다. 리츠코 씨도 그렇게 말했긴 했는데, 다른 아이들은 나를 보면 일단 피하고 보는데 넌 그렇지 않은거 같군."


"예, 그게........ 아닙니다." 일부러 능청부리는 것처럼 변명하는 듯한 느낌에 대해서 치하야는 어떠한 호감도 느끼지 못하고 그에게서 살짝 떨어져서 앉았다. 스스로 왼쪽으로 피하고 나니, 기다리고 있던 다른 사무소 소속의 소녀의 부딪쳐 주의를 주고 말았다. 작게나마 미안하다고 소곤댄 다음, 대체 왜 그런 것인지 스스로 생각하며 원위치로 돌아왔다.


옆에서는 리츠코가 벌써 준비가 완료된 것인지 이곳까지 직접 들어와서 간섭하던 작가에게 말하며 돌려보내려 들었다. "확실하다고요. 그 내용 자체가 상당히 세련되지 않고, 더군더나 '아이돌'의 개념 자체를 다시 이해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차라리 그런 역할이라면 아예 본격적인 리멤브란서를 찾아봐야지........"


"일단 명령은 명령대로 결정된 것이니 자네는 그저 '아이돌'들을 잘 관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만. 지시 자체가 상부에서 내려져오기에 내가 어찌할 권한까지도 없고, 개인적인 식견으로도 별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다만. 한 명의 신민으로써 제국에 어떠한 방법으로든 무조건적인 충성을 바쳐야만 하는 것은 의무가 아닌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맞습니다. 그렇다면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녀들과 같은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었지만, 이미 행성 바깥에서 찾아온 자들을 상대로는 리츠코가 대가없는 동의를 표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가 물러서고 나서, 리츠코는 새로 입사한 프로듀서가 그를 맞이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아키즈키 리츠코 그녀 스스로를 포함한 많은 행성의 신민들이 생각하며, 동경의 수준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귀족적이고, 권위적이며 또한 이국적인 풍모의 중년이 그를 향하여 보이는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였다.


제국의 무력을 숭상하는 외지인들처럼 제국 근위대, 임페리얼 가드에 관한 언급을 하자 찾아온 작가의 얼굴은 환한 미소를 띄며 그에 대한 신뢰로써 답하였다. 아마 이 행성에 바깥에서 찾아오는 자들은 통하는 바가 많을 것이라고 리츠코는 제 딴에 판단하였다.


회색의 짧은 머리칼을 지닌 작가는 이후 다른 아이돌에게 주의를 주며 설교를 시도한다. 촌스럽다고 폄하될수도 있지만, 고풍스럽고 웅장한 회색 계통의 쌍두독수리 상징과 긴 외투자락을 지닌 정장을 입은 사내가 지닌 압도적인 대화의 힘은 누구라도 복종하는 수밖에 없을 위력을 지녔다.


그가 말하는 바, 그가 목표하는 바는 하나같이 제국을 위한 정통적인 방법들이였다. 바르고스 프라임에서 제국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지 않는 곳에서는 세속적인 예술들이 꽃을 피운다. 그러나, 강력한 민간 정부 및 자본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제국의 권위는 마땅히 지켜져야만 한다고 모든 이들에게 읆으며, 그녀 또한 소극적인 찬성으로 동의한다.


"어땠나? 괜찮게 대처하였다고 판단하는데........" 약간 불편한 얼굴로 뒷모습을 보인 작가를 흘겨볼 무렵에 다시 자리에 앉은 바르코나르가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그와 같이 눈가에 잡힌 주름 형태의 흉터, 날카로운 눈빛으로 유사한 인상을 띄지만 그 굳은 표정 아래에는 그녀에게 확신을 받고 싶다는 기분이 담겨져 있었다.


오른쪽에서 복도에 위치한 사내가 아닌, 그 방향에 놓여진 의자들 중 하나에 힘을 주어 앉아있던 청년을 향하여 리츠코는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상대하였다. "항상 그렇긴 하지만, 괜찮은 처사였어요." 시선을 애써 돌리듯이 같이 챙겨온 서류들과 함께, 그가 첨부한 각본의 일부들을 더 꼼꼼히 살펴보며 말을 이었다.


"특히 이렇게 국영 극장의 오디션에서는 개입이 더욱 많아지죠. 대부분은 살고 있는 바르고스 프라임에 익숙하지 못한 탓에 지적과 설교만 하는 편인데 어째 덜하네요. 바르코나르 씨는 이런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었으니 익숙해졌겠죠. 참 운도 좋겠어요."


"운이........ 좋다면 좋은 거겠지." 그녀의 말에 짧게 동의를 표하자, 그 남자를 기피하며 생긴 불안감이 해소되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며 리츠코는 다시 안심하며 자료들을 살펴보며 남은 시간들을 보내게 되었다. 벌써 바깥에서는 오디션이 시작되고, 한 남자의 연설과 함께 그에 응답하는 소녀의 목소리가 저 너머의 벽에서 들려왔다.




이윽고 시간은 지나 점심시간도 훌쩍 넘긴 채로 오디션은 차분하게 진행되며 절반 이상의 응시생들 중 후보가 몇몇 뽑힌 채로 이어졌다.

"다음! 항상 제국의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아도 후회가 되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라!" "알, 알겠습니다......." 방금 전의 그 사내의 옆에서 찻잔에 담긴 김이 자그마하게 퍼지는 사이에, 타 섹터에서 찾아온 외지인과 같이 연기들 하나하나를 보며 우렁찬 목소리로 지시하였다. 고대의 전사를 형상화한 모습의 갑옷과 불의 날개 모양의 장식을 단 덩치 큰 연기자의 앞에서 한숨을 쉬고 떨던 유키호는 간신히 견뎌냈다는 듯이 풀린 다리로 무대 밖으로 나섰다.


어느새 무대의 오른쪽에서 세 명 단위로 기다리던 자들 중에서 765 프로덕션의 마지막 멤버인 치하야가 준비되어 있었다. 무표정하며 차분한 스탠스를 유지하지만, 그 속에는 불안감이 비슷하게 내포되어 있었다. 무대에서 헬멧 소품을 벗어 물을 마시고 있는 연기자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다른 아이들처럼 빛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소녀들이 그와 같이 고전적인 모습을 취할 때에는 신기하다는 듯한 반응 이후로 넘기거나, 아니면 그들의 눈을 빛내며 진심으로 그 존재를 믿어 열심히 임한다. 전자에 속하였던 소녀들 중 한 명이였던 리츠코는 그 모습을 보며 옆에서 응시하고 있을 사이먼을 향하여 의견을 표하였다.


"........ 아마 이런 웅장한 장면의 배역에는 좀 더 맞는 아이를 밀어줬어야만 했네요. 불찰로써 말이죠." "아하." 최소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에서는 열의를 띄어보이는 그의 모습과는 달리, 정작 옆으로 눈을 흘겨서 보니 어떤 표정 변화도 없이 진지한 태도로 그 장면들을 계속 보고 있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공부의 일종일까, 아니면 그가 6년동안 몸을 담았다고 설명한 군인으로써 남은 영향일까.


그러나 사이먼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교육받은 사상을 토대로 정리하였을 때에 이 행성에서도 스페이스 마린이라는 존재가 전설시되는 것은 쉽사리 이해되지 않았다. 애초에 교류가 잦은 바르고스 프라임에서 이렇게 독특한 문화를 가진것 자체가 신기하게 여길 노릇이지만 말이다.


리츠코는 치하야를 향하여 한 번 손으로 신호를 내린 다음, 옆에서 이제는 아예 펜을 잡고 날카로운 책갈피와 연결된 금속 부분을 입으로 잡고 멍하니 보는 듯한 그를 깨웠다. "주목, 주목. 치하야를 끝으로 곧 결과가 나올 테니 기다리세요." "아아? 그래." 처음에는 언짢다고 가볍게 넘겼지만, 진지하게 무엇을 생각하나 싶어 그만 내버려두었다.




"자, 시작!"

마침내 치하야는 그녀의 눈을 뚜렷하게 뜬 다음 바로 앞에서 대사를 주고 받게 될 연기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흑색의 윤택있는 갑옷 형상의 소품 의류를 입고, 그에 걸맞는 배역이라는 것을 아예 드러내듯이 오른손으로 뭉툭한 검 형태의 소품을 잡고 목소리를 울렸다. 그 성량을 보니, 굳이 마이크는 필요없을 수준이였다.


"황제 폐하의 영광으로써 나, 스페이스 마린이 찾아왔노라. 너, 구원받을 어린 양이여. 제국의 적들은 형제들의 힘 아래에 물러섰노니 찬양하라!"


스포트라이트가 그에게 집중되었다가, 다음 대사로 넘어갈 치하야를 향하여 돌아갔다. 그러나 그 뒤로 보여준 모습은, 잔뜩 경직된 채로 그저 서 있다가 대사를 읆어 답하는 치하야밖에 없었다. "아아, 당신이 지금껏 말씀하신 그 구원자군요. 알겠습니다."


분명 말을 마쳤다고 생각하며 아득한 기억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불안감을 이겨내던 차, 위풍당당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던 그 남자는 잠시 윗쪽에 앉아있는 관계자들을 보며 눈빛으로 지시를 준 다음 대사를 이었다. "그렇다면 묻는다. 어찌, 이 행성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지상에 별로 존재하지 않건데 살아남은 것인가?"


"아, 사악하고 무도한 외계종을 상대로도 결코 굴하지 않았기에 그분께서 가호를 내려주신 탓이 아니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전번에 아마 자신이 실수를 했다고 여겨져 스스로를 가다듬으려 들었지만, 아마 첫 번째에 대사를 무덤덤하게 읆은 것이 제대로 인상에 박힌 모양이였다.


이내 고대의 전사를 따라한 그 연기자가 잠시 뒤에 물러선 사이에, 스포트라이트가 완전히 집중되지 않고 다시 전체적인 조명으로 무대를 살짝 비추었다. "......... 뒤에는 그나마 좀 나았지만, 감정을 제대로 실지 않았다. 황제 폐하께서는 열정으로 섬기는 신민에게 축복을 내리신다. 다음!"


그의 일갈에 치하야는 고개를 떨구며 앞으로 터석 걸어갈 뿐이였다. "흐으음........" 오늘따라 그녀의 컨디션이 나쁘다는 것에 의문을 품은 리츠코는, 향후 이것에 대해서 말할 생각을 하며 사이먼에게 말하였다.


"오늘도 허탕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최소한 국영 극장 쪽에서 일거리를 잡아내면 훨씬 안정적인데........ 따라오세요." 그녀는 왠지 모르게 계속 무대 쪽을 응시하던 그에게 귓띔을 하며 밖으로 나설 채비를 하였다. 왠지 모르지만, 다른 때에는 그 또한 평가를 내리며 어떻게든 배우기 위해서 열성적으로 나섰지만 이 순간만큼은 말이 없었다. 왜일까?




이후 바깥에서, 전체적인 결과들에 대해서 제국의 상부에서 파견나온 연륜있는 리멤브란서들이 그들에게 결과를 알려주었다. 그들이 요구한 대로의 기준에 걸맞는 멤버들을 추려냈다고 리츠코는 판단하고, 그에 사이먼은 동의할 따름이였지만 결과는....... 동행한 멤버들 중 암피테 하루카를 제외하고 나서는 전원 예비 후보로도 뽑히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최소한 하루카 양이 후보로 등록되었다는 것에 만족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전체적으로 제 불찰이......... 계속 민간 쪽에서 알아보다 보니 그 사람들에 상대하는 것이 다시 익숙해지지 않고 말이죠. 아마 그런 일들은 프로듀서께서 좀 더 배우시면 잘하실거 같네요."


대기실과는 조금 떨어진 방 하나를 잡고 나서 사무적인 이야기이기에 하루카를 따라 두 명이 파견나온 리멤브란서에게 연기 및 공연에 관해 제공한 교습으로 배우고 있는 동안 그 둘이 안에 있었다. 향후 있을 일정에 대한 교정과 함께, 견습공을 이끄는 숙련공마냥 리츠코는 일일히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녀에게 대답하기 위해서 바르코나르는 잠시 스스로 정신을 차린 다음, 앞에 놓여진 서류들 중에서 현지 방언으로 써진 메모를 떼어 옆에 가지런히 붙인 다음 읆었다. "미안........ 아무래도 7년간 임페리얼 가드에 격리되어 있었다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좀 피했던거 같군. 만약 내가 그저 멀찍이 있었으면 긴장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존재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지금까지 보여주신 행동은 전역 군인뿐만이 아니라 무슨 연극에서 나올 법한 상류층 자제와도 같은 모습이던데요. 치하야를 포함해서 사람들이 피하는 것이 무례나 그런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이유만이 아니라, 외적인 요소로 판단해서 그런 것이겠죠. 솔직히 처음 보았을 때는 사장님께서 단순히 '전우'에게 일자리를 내주는거 같아서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였네요. 일단 집중!"


그 스스로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적당히 생각하는 표정이였지만, 그의 용모와 더불어서 말을 마친 즉시 오히려 소름끼치다는 생각과 함께 사람의 겉과 속은 다르다고 판단하며 말을 이었다. 만약 그녀의 생각을 잃을수 있었다면 사이먼은 당황하였을 것이지만, 어둠의 핵심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의 눈가 주변을 그늘로 뒤덮는 듯한 모습을 스스로 풀기 위해서 자리를 고칠 무렵, 리츠코는 말을 이었다.




"우선적으로 말씀드릴께요. 일단 오늘, 그러니까 화요일 이후로 약 9주 뒤가 될 5월 초부터는 대규모 선단이 행성 외곽에서 찾아오는 덕택에 4월부터 대규모로 정비가 시작되고, 그동안은 일거리가 별로 없을 거예요." 그것에 고개를 끄덕이며 평범한 말투로 그녀에게 질문하였다. "함대라, 하? 당연스레 타 섹터에서 찾아온 사람도 많을 터. 그때까지 준비하는게 나을 텐데......."


6개월 내에 함대를 통해서 공작 지원금 및 물자들에 대한 보급은 적들의 주목을 피하기 위하여 대규모 선단의 호위를 받는 통상적인 화물선 및 무역선을 통하여 공수된다. 이미 위장하여 천천히 목표에 접근하는 것도 인내심을 요구하는 일이건만, 아예 민간인으로써 일정 자체가 공수 보급 기간과 묶이게 된다면 곤란해질 것이 뻔하였다.


아마 지금쯤 도심에서 민간에 잠입하여, 일상으로 위장하였다가 첫 번째 심문 대상을 붙잡을 카터에게 그 계획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녀는 최소한 익숙할지는 몰라도, 자신은 아직도....... 견디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평범하게 표들을 하나씩 가리키며, 옆에 그가 옮겨서 붙여둔 행성 방언으로 적힌 메모들을 읽어가며 설명하고 있었다. "우선, 기본적으로 일정은 계속 정상적으로 진행되니 걱정하지는 마세요. 그 이후로 4월 9일부터는 약간 소강되니 그때부터 합동 휴가를 고려해 보도록 하죠. 그리고......."


리츠코가 말하는 거에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계획들을 생각해내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우선적으로 일주일 뒤에는 기본적으로 자료들을 전달받아가며 조사에 착수하고, 그녀에게 접근하여 목표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을 획득함과 함께 점차 가시적으로 관측되는 적들에 대한 방첩 또한 필수이다. 그에게 주어진 임무들 중 하나로써 단순히 다이애나 세이죠우라는 소녀를 관찰하는 것만이 아닌, 하나의 행성을 수호해야만 하는 막중한 책임 또한 주어졌기 때문이다.


.......... 이단심문청의 상징 아래에. 겉으로 드러난 모습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을 '날카롭고 약간 험악한 인상을 지녔지만 정상적인 생각과 진지함'을 지닌 사람으로 관철시키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잠시나마 그의 용모에 경계했던 바르고스 프라임의 신민들은 자신을 받아들일 것이고, 곧 그들 중 한 명으로 인정할 것이다.




그는 그것을 싫어하며 거부하였다. 아니, 지금껏 그가 겪어온 경험을 토대로 하여 더 이상 자신에게 안식을 원하지 않았다. 차라리 자신이 파괴되는 과정을 쾌락을 즐기는 정신병자나, 아니면 남을 가학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며 그것을 광신으로 승화시키는 자였다면 오히려 자신에게 맡겨진 의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처리하며 전설로써 이름이 남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칼카스는 스스로 인류를 수호하기 위해서 제국에 몸을 투신하였지, 그것이 얼마나 처절한 결과로 돌아왔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지금껏 7년간 이 섹터에 맡겨진 장대한 임무 아래에 얼마나 많은 도시들과 신민들이 희생되었는가. 그가 전쟁터를 떠도는 망령이 아닌, 세상에 대파국을 불러오는 악령과도 같다고 스스로를 여겨왔다.


항상 자신을 다잡고, 언젠가 이 모든 것에 대한 대가로써 반드시 임무를 성사시키리라 맹세한다. 이미 7년간의 기나긴 신속대응팀 소속으로 뛰어온 작전들은 거의 기억나지도 않았지만, 그것들이 하나씩 단서가 되어 추적케 해 주고, 마침내 마지막 목표물에 근접하였다는 사실만을 깨달았다. 그녀가 목표이든 수단이든, 실패는 없으리라 다짐한다.

언젠가 자신이 행해온 수단들이 결과로써 정당화되기만을 필사적으로 갈구하며.......


"프로듀서? 프로듀서. 아, 일단 더 자세히 이해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 복사본을 나누어드릴 겁니다. 그리고, 내일 모레 일정도 있으니 까먹지 마시고요." 그녀가 내밀은 일정표들 중에서, 2일 이후에 있는 일정들을 보기 시작하였다. 장기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그 날 지정받은 위치에서 다가올지도 모를 교전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문제가 없는 것들이였다. 단 한 가지를 제외한다면.


나서려던 리츠코와 같이 의자에서 번쩍 일어서며 헬피스톨이 장전되어 있는 서류가방을 챙기며 합류하던 사이먼은 약간은 경직되게 얼굴을 한 번 비비며 물어보았다. "우선 담당하는 리멤브란서, 아니, '아이돌'이 없다 보니 계속 바뀌게 되지만......... 차라리 한 얘만 전문적으로 맡기는 것이 더 효율이 좋지 않은가 싶은데."


"세이죠우라는 아이가 마음에 드는 것인지, 아니면 빨리 전면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것인지는 나중에 두고 보면 알겠지만 일단은 계속 참으세요. 오늘 보니까 괜찮은데, 그래도 배워야 할 점이 많던데요. 6년간 복무한 것을 감안하다면 뭐 헐뜯을 것은 아니지만........."


약간 성급했나 싶으며 그는 화제를 재빨리 돌렸다. "제가 비록 이 행성에서 터전을 잡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성급하게 나서는 거는 아닙니다. 앞으로 시간은 남았으니."


자신조차 속이며 안심시킨 다음, 그는 빛의 세계에서 나가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평화를 가져다주며 그를 안심시키려 들지만 동시에 그는 자신이 익숙해져 온 전쟁터에서 진정한 안식을 느낄 것이라고 스스로 다독였다. 이단심문청의 인장 아래에 그는 이 행성에서 치루어지는 첫번째 작전을 시작하기 위해서 국영 극장을 나선다.


그것은 영광과는 거리가 멀며, 오히려 제국을 수호하는 군인이라고 칭하기에는 불명예스럽다고 힐난되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그것으로 만약 그가 원하고자 하는 승리를 쟁취한다면, 무슨 대가라도 치룰 각오를 하며 앞으로 한 발자국을 뗀다. 언젠가, 다가올 승리에 대한 확신도 존재하지 않지만 결과과 수단을 정당케 만들 것이라고 믿고 행동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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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존중(?) 왠지 아이마스 팬픽치고 과도하게 진중한거 같지만 차원에서 캐릭터들의 기본적인 컨셉 및 플롯이 담고 있는 요소들은 거의 유지될 겁니다. 다만 그것을 풀이하는 방식에서 워해머 세계관에 잘 조합되도록 해석하며, 현대 매체에서 많이 차용한 탓에 무게가 너무 무거운 것이겠죠.

생각해보니, 아이마스를 중소설(개인적으로 라노벨과 비교하는 표현이지만, 너무 어색해요)로 풀어본다면 이렇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렇게 따지기에는 제가 자만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요.


나는 차가운 일창남자, 하지만 댓글돌이들에겐 따뜻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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