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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X40k 유니버스] Guns and Flowers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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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6, 2013 10:14에 작성됨.

부족한 수면을 원인으로 하여, 그나마 쓰던 약간의 잡담조차 못할거 같네요. 다음편 나갑니다.


Guns and Flowers 10편 : Time Leaps Crack (終)




밤이 깊어짐에 따라, 문명의 산물과 이기로써 가득찬 행성에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어둠이 깔린 산맥이 한가운데로 세 명은 잘 보이지도 않는 길을 따라 깊숙히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저 멀리 펼쳐진 하늘에서만 아늑하게 비추어지는 별빛들, 그리고 그조차 볼품없게 보일 수준으로 광채와 함께 강하하는 하늘의 성채들은 우주공항이 위치한 패여진 분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곳에서 이미 멀리 떨어진 그들의 자취는 쉽사리 찾아볼수 없었다.


혹 자는 최후의 날 방공호(Doomsday Shelter)라고 칭하고, '크로우'라는 콜사인을 부여받은 가문의 후계자가 '토끼굴'로 일컬는 곳은 매우 첨예하게 숨겨지고 견고하게 보호되어 있었다. 오직 미나세 가문의 혈통으로써 이어진 가신들만이 이들을 위하여 건설된 방공호를 명령으로써 개방할수 있을 것이다.


점차 이들이 걸어가는 소리들로 밟히는 돌들이 서로 작게 부딪치며 진동하는 소리를 내었다. 이미 우주공항이 위치한 척박한 지역에서 벗어나 숲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바닥에 난 작은 유도등은 육안으로는 감지할수 없는 적외선을 내뿜으며, 그것의 유도를 따라 세 명은 걸어갈 뿐이였다.


"토끼굴이라고 칭하기에는 너무나도 잘 숨겨져 있지 않나, 로그 트레이더. 보고받을 당시만 하여도 우주공항에 위치한 지하 방공호로 향할줄 알았건만, 중간에 이단심문청의 하수인들을 이렇게 기만해도 되는 것인가?"


칼 카스가 그를 향하여 세차게 묻자, 옆에 있던 이단심문관 앨리스 카터는 어떠한 말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지만 약하게나마 고개를 끄덕이며 은연중에 동의를 표하였다. 제국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집행기관에 소속된 두 명을 상대로 다른 이들이라면 겁을 질겁 먹으며 당황하며 변명하려 들겠지만, 오히려 후계자는 담담하게 대답하였을 뿐이다.


"그렇겠지. 그러나, 이단심문청의 손이 이미 움직인 상황이라는 것 자체가 곧 파국이 몰아닥친다는 징조가 아닌가? 내가 실수하거나 착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누구든지 항상 위협이 될 수도 있기에 세심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오히려 이것은 제국을 위한, 나름대로의 배려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는 같이 동행하는 두 외지인에게 자신의 의사를 알려준 다음, 입술 사이의 틈으로 조소가 흘리며 점차 속도를 내어서 앞질러가기 시작하였다. 미나세 가문의 후계자가 길을 따라 이동하는 가운데에, 지금껏 계속 표정을 은연중에 구기고 있다가 이제는 완전히 똥씹은 듯한 느낌으로 변한 카터가 이를 갈고 있던 가운데에 칼카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정녕 저 자를 믿어도 되는 것인가, 앨리스? 이단심문청의 의지를 거스르다니, 로그 트레이더 가문과 합동작전을 치루는 것에 대해서 위험하다고 말한 자네답지 않은 추천이군."


"불운하게도, 그나마 저 작자가 가장 적극적으로 오르도 제노스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자야. 무력이라도 동원한다면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테라 쪽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오리의 배를 함부로 가르기 싫다는 것이겠지.

시작하기도 전에 작금의 상황에 이상야릇한 느낌을 받은 두 이단심문관은 청년이 길을 이끌음에 따라 낮선 환경을 헤쳐나가 길을 따라갔다.




깊 은 숲속에서 세 인간들이 점차 앞에서 찾게 될 입구를 찾기 위하여 길을 따르는 동안, 인위적인 느낌으로써 심어진 나무들이 속삭이는 것에 앨리스는 불안하게 주변을 쳐다보았다. 방어기제의 목적을 지닌 것일까, 잎사귀가 속삭이는 듯한 느낌 자체는 이 숲에 들어온 자들이라면 다 겪을 것이였지만 이마맡을 감싸며 두통까지 느끼는 것은 카터가 유일하였다.


그들의 모습은 숲에 드리운 어둠에 가려져 누구도 쉽사리 온전한 모습을 보지 못하였다. 잎사귀가 그들의 머릿속을 송곳처럼 궤뚫고 빛을 가릴 지언정 미나세 가문의 후계자가 안에 위치한 이상 사람을 해칠 수준까지는 다다르지 않을 정도였다.


소속과 배경은 공통된 점이 매우 적은 세 명이였지만, 오르도 제노스의 명령 아래에서 이단심문관 칼카스에 의해서 뭉친 공통분모로써 어느새 자연의 미로를 헤쳐 그 끝에 겨우 도착할수가 있었다. 저 너머에서 수풀에 의해서 보호받는 미약한 빛이 조금씩 도착하기 시작하자, 어느새 구토할거만 같은 처량한 눈빛을 지닌 카터가 잠시 숨을 고르며 말하였다.


"누구 사람 죽일 작정인가? 제국 내에서도 위험 부류에 속하는 식물들을 자생시키는 것으로도 충분치 않아 아예 그것으로 미로를 만들어 놓다니. 차라리 타이탄 한 대를 주기시켜 놓아 대놓고 드러내고 침입하는 놈들을 박살내는 편이 더 낳겠군, 낳겠어. 망할!"


순간적이긴 하였지만, 그녀의 오른쪽 허벅지 윗쪽에 묶어둔 홀스터에 잠시 손을 대려다 만 가운데에 느긋히 걸어가며 타 행성에서도 귀중품으로 취급될 고급 장갑를 낀 손으로 한 번 비벼대던 '크로우'가 발걸음의 속도를 빠르게 하며 대꾸하였다. "이상하군. 나름대로 우리 쪽에서도 손을 보아서 마땅히 적의를 품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정도로 머리를 망가트리려 들지 않을 텐데....... 경거망동하지 말고 계속 따라오쇼."


서서히 잦아지기 시작하는 흑색 군복과 무광택 플랙 아머의 장갑판이 돋보이는 로그 트레이더 가문 소속의 사병(私兵)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미약한 빛만으로는 그들의 모습을 온전히 포착하기는 힘들었지만, 제국 내에서 흔히 통용되는 개인 제식화기 이상을 무장하지 않은 것을 보아 용인될 수준이였다.




어찌 본다면 짧은 야지 여행이라고 칭할 20여분간의 걷기 끝에, 마침내 그 셋은 점차 그들 주변을 채우는 빛을 쬐이면서 주변에 중무장한 병력들을 보았다. 세 명에 비해서도 장비만을 따지자면 질적으로도 전혀 밀리지 않을 듯한 모습을 그들은 보여주었지만, 기량과 경험은 그들을 아늑히 초월하였다.


"잠시만 기다리도록." 미나세 가문의 후계자가 먼저 나섰다. 뱃사람들 중에서도 귀족들이 입을 짙은 푸른색의 조끼 형태의 예복은 제국 해군(임페리얼 네이비)의 것을 본땄으며, 그 밑에 입은 소매가 손목에 들어맞는 코트 형태의 회색 양장을 입고 있었다. 자연스레, 그것과 함께 잘 정돈되지 않은 뒤로 묶은 갈색 머리칼을 보고 나서 사병들은 그를 보자마자 호위하기 시작하였다.


반대로, 제국에서 공식적으로 통칭하는 '용병'이라는 이름의 군인들은 그 둘과 거리를 두며 결코 시선을 떼어두지 않았다. 그들이 정한 사선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선이였고, 자칫하면 그 안으로 쉽사리 발을 들여놓을수도 있었지만 두 이단심문관은 쉽사리 알아채어 뜸을 들이며 기다리고 있었다.


제국 내에서 고위 장교들이나 정예병들이 착용할 카라페이스 아머를 입고, 헬건으로 무장하며 또한 전원이 야간투시경과 함께 총기에 레일 시스템을 적용시킨 듯한 모습은 언뜻 임페리얼 가드 내에서 시범적으로 병기들을 지급받아 운용하는 베테랑 가드맨들과 같이 보였다.


그 러나, 이단심문청이라는 이름 자체로써 지급받은 장비들을 갖추고, 제국 내에서 엘리트라는 자부심으로써 고도의 훈련과 교육을 받는 스콜라 프로제니움의 자제들 중에서도 최고라고 자타공인 인정받는 제국의 요원들과 어찌 비교할수가 있을까.


그 자체가 어떤 사교장에서도 문제가 없을 디자인이지만 소구경 총탄과 에너지 병기, 냉병기를 막아내는 견고함을 지닌 검붉은 제복, 제국이 건국된 까마득한 과거로부터 왜곡 없이 전해져오는 이단심문관의 금빛 인장과 상대하는 적들의 정보를 보관하는 두꺼운 책으로 상징되는 요대. 그들의 이름과 명성은 오히려 불명예와 공포를 부르지만, 이들의 무력은 제국을 수호하는 무명의 헌신 그 자체를 상징하는 의지이다.




오르도 제노스 소속으로 파견된 두 이단심문관, 칼카스와 카터가 몇 분을 기다리던 참이였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는 찾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마침내 신호가 가해져서 칼카스가 오른쪽 어깨에 묶은 소형 복스 캐스터를 통하여 그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준비는 완료되었소, 이단심문관. 사선 경계를 해제하였으니 접근하여도 좋습니다. 내 휘하 군인들이 안내할 것이니, 내가 기다리고 있는 곳까지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합시다."


그 말과 거의 비슷한 시점에, 아마도 헤드셋을 통하여 명령을 전달받을 한 군인이 다가올 쯔음에 카터는 숲에서 느낀 불쾌한 기억을 애써 떠올리며 슬슬 움직일 준비를 하던 칼카스에게 말하였다.


"....... 날 엿먹이려고 의도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하겠어. 아니, 생각해 본다면 이런 거지같은 행성에 현장 지휘권을 임명받은 네가 오히려 불쌍해지는 수준인데."


칼 카스는 어깨를 으쓱이며, 차분하게 그녀에게 대꾸하며 달려온 군인을 따라 앞으로 나서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따지기에는 곤란한데. 현재 이 섹터에 영구 파견된 우리 지부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지킨 자들이였으니 함부로 할수는 없는 노릇이야. 아직까지는 모르겠지만, 저놈이 거지같고 행성이 괜찮다고 판단하였는데 말이지."


"차라리 그러면 그냥 시간 때우면서 나중에 집행부대를 소환하겠지만, 그렇게 따지기에는 획득한 자료들은 너무 애매모호해." 사병들의 주목을 받으며 두 명이 걸어갈때, 호의적인 판단을 내려준 칼카스와는 다르게 카터는 자신이 등에 맨 지휘봉과 비슷하게 생긴 지팡이를 들고는 다시 허리띠에 채우며 말을 이었다.


"너도 분명 보고받았을 것이지만, 이 지역의 이단심문청과 관련된 모든 작전을 결정하셨던 주군께서 남기신 것이다. 지금껏 수 년간 추적하시는 외계종의 성유물이 서브섹터, 아니 섹터 내에 가장 중요한 단서라는 것은 너도 알고 있겠지."


"진심으로, 그 외계종의 말을 믿는 것인가? '엘다네시의 눈물'이 오히려 이 섹터에 파멸을 불러오지 않을 장담조차 없는 채로 그런 재앙의 씨앗을 어찌하여 찾는 것이지?"


칼카스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듯이 부정하였지만, 한편으로 자신의 임무가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못한 채로 그저 물어볼 뿐이였다. 그는 모르고 있었지만, 카터는 덧붙였다.




" 아니, 로드 인퀴지터께서 장담하셨던 이상 그 파시어가 거짓을 말하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섹터 전체에 걸쳐져서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외계종의 유물, 그것도 하나의 크래프트월드의 생사를 통째로 결정하는 문제에서 성급히 대답하였을 가능성은 존재치 않아."


거 대한 산맥의 일부를 차지하는 민둥산의 작은 한 켠에 위치한 입구에서 그들과 동행한 두 명의 군인이 마침내 비키고, 보기에는 허름한 문을 통하여 발을 들었다. 보기에는 단순히 사냥꾼지키기가 낮잠을 자기에 충분해 보였지만, 그 뒤에는 멸망이 닥쳐와도 버텨낼 견고한 방공호가 위치하였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던 바를 이어서, 불편하게 묶어 오히려 우스꽝스러워 보일 단발을 풀러 자연스럽게 놓으며 이었다. "만약 가정해도, 물론 내 생각으로써 가설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이 어떠한 역할을 하여도 그들은 필사적으로 찾을 거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그렇다면, 차라리 이단심문청 측에서 먼저 확보하는 것이 옳지 않냐는 것이지."


"과연." 칼카스는 끄덕이며 나선형 계단을 따라 밑으로 내려간 다음, 미리 개방된 1차 방공호의 두터운 세라마이트 문을 통과하여 미리 준비되어 있는 승강기에 몸을 실었다. 그것이 철망을 닫고, 또 개방되어 있는 격벽들을 통하여 밑으로 내려갈 무렵에 앨리스가 입을 열었다.


"지금껏, 수 년간 우리가 추적한 유적의 자취, 엘다네쉬의 눈물이 흘린 물방울의 마지막이 바답 V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지.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되어야 지금 이 지경까지 몰아넣은 것이지, 칼카스?"


"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다시는 꺼내지 말아주었으면 좋겠군, 카터. 나는 단순히 황제 폐하, 그리고 이단심문청의 의지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다. 그들은, 마땅히 죽었어야만 했어. 마땅히....... 어찌, 변절한 자들의 목숨까지 온전히 책임질수 있겠는가."


감 추어진 과거의 잔흔, 그의 기억과 의지가 떨리기 시작하는 두 눈의 동공에 담겨져 있었다. 주름보다도 많은 흉터로써 어지럽혀진 눈가에 있는 눈은 날카로워 살기가 담겨져 있는 잔혹한 기운을 풍겼으며, 이제는 광택조차 쉽사리 비추어지지 못할 정도로 작은 홍채는 그를 자세히 바라본다면 넌더리치며 피하게 만들 소름끼치는 힘이 담겨져 있었다.


과거의 파편은 빛을 잃은 그의 눈동자처럼 깨어졌고, 산산조각난 채로 잘게 부수어진 채로 그의 흰자위에 눌러붙어 있었다. 과거에 대한 어떠한 후회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하였지만, 그 맹세를 포함한 옛 기억들이 서서히 흐려지는 가운데에 어떠한 의지라도 과연 미래에까지 유지된다는 장담이 존재하는가.


"보고는 옛날에 이미 받았어.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될 과거다. 그들의 영혼은 황제 폐하께서 거두어가시고, 엘다네쉬의 눈물을 찾아 끝내 우리가 획득한다면 임무도 끝나겠지. 하지만 그럴려면 일단 그 망할 적대감부터 풀어라, 칼카스."


이미 앞에 열려져 있는 전등으로 비추어진 복도가 펼쳐져 있었다. 대체 어디일지도 모를 지하 한가운데, '크로우'가 준비해놓은  방의 문이 열려져 있었다. 추가로 무장한 두 명의 군인이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으며, 저 앞으로 나아갈 때에 칼카스는 자신의 두 손에 바위처럼 단단하게 쥐어짠 주먹이 위치하였다는 것에 급히 힘을 풀 뿐이였다.......




"허, 이 여자아이 한 명을 위해서 이단심문청의 손이 다시금 개입하기 시작하는 겁니까? 물론 믿기에는 장담조차 거의 못하겠지만, 당신 둘이 찾아온 것을 생각한다면 진실이라고 믿는 수밖에 없겠죠."


허 탈함, 그리고 약간의 황당함이 섞인 듯한 벙찐 얼굴의 로그 트레이더를 상대하던 앨리스 카터는 반박하며,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을 더하였다. "현재 임무가 누구를 상대하는 것이든, 우리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우선적으로 지부 내에서 확보할수 있는 자료들을 여기...... 안에 복사본으로 실어왔으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미리 가져온 원탁의 건너편, 문 반대쪽에 위치해 벽을 등진 미나세 가문의 후계자는 세상의 모든 고난을 겪은 듯한 표정과 함께 불붙어 자욱한 연기를 내뿜는 시가를 물고 있었다. 동시에, 그의 왼쪽 부근에서 앉아있던 카터가 허리춤에서 두꺼운 책을 꺼내어 책자 하나씩을 꺼내었다.


통 풍구는 지치지 않고 회전하며 칼카스의 코를 흔들리게 하는 연기를 밖으로 배출시킨다. 흐릿하여 시야를 가리며, 동시에 공기 중에 머물르며 사뿐하게 퍼지지만 안개의 신비로운 느낌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껏 칼카스가 며칠간 계속 듣고 듣고 또 들었던 사항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동료인 카터가 침을 튀기며 계속 말하는 동안, 펼쳐놓은 파일에서 정적으로 사진에서 평면 녀머를 쳐다보는 붉은 눈동자를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사진 안에서 정적으로 칼카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바르고스 프라임 내에서 촬영되어, 그가 잠입하기 1주일 전에 찍혀있었기에 지금과 다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칼카스의 앞에 놓여진 사진의 여인은 이단심문청의 목표였지, 결코 한 명의 소녀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차라리, 그로써 닥칠 결말을 생각한다면 최소한 그녀를 위해서라도 오히려 가까워지면 안된다고 생각될 지경이였으니.


"........아하, 아하..... 아주 가관입니다. 하필이면 내 사촌도 엮일 가능성이 있다면, 차라리 아예 당장 데스워치를 소환하여 그녀를 호송하지 않는 겁니까? 만약 이단심문청 병력을 동원하지 못한다면 아예 PDF나 아르비테스를 이용하는 수도 있습니다만." 답답함에 당연스레 생각한 것을 그가 물어보았지만, 앨리스는 그를 향해 비슷하게 속이 막힌 느낌을 담아 대답하였다.


"기본적으로 이 임무는 6개월 기준으로 지속적인 감시, 관찰 및 그에 상응하는 자료를 찾는 것이 우선적인 임무입니다. 지금껏 확보한 자료 및 정보 자체도 어찌 되먹은 것인지 매우 불가능한 판에, 그것조차 놓칠 변수를 만드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꺼낸 책자 중 하나에서, 다이애나 세이죠우의 자료가 담겨진 파일을 보여주며 말하였다.




그 종이에 적힌 내용들 중에서, 대다수의 과거 활동 및 인적 사항들에 대해서 불명으로써 적혀진 것에 의문을 품던 앨리스 카터는 심지어 항상 차고 다니던 지휘봉 형태의 지팡이조차 원탁의 위에 내려놓고 나서 그에게 말하였다.


" 당장 자료들을 찾아보았고, 바르고스 프라임 내에 수집 가능한 모든 정보들을 조합해서 나온 것이 이 파일들 뿐입니다. 그나마 그중에서 건져서 요약한다면 한 장 내로 끝나고요. 우선적으로, 저기서 얼빵하게 뻗어서 사진이나 보고있는 칼카스가 그 임무를 담당할 것이고 그의 조력자로써 당신에게 요구할 사항이 있습니다."


"잠깐, 내가 뭘 했다고 그러는 건가?! 차라리 그렇게 말할 것이면, 애초에 24시간동안 실상 3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한다고도 알려줘라!" 불과 며칠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는 화를 낼 듯한 기미가 보였다. 잠시 그를 처량하게 쳐다보는 두 눈빛은 이내 몇 초 안에 사라지고 말았다.


잠시동안 '크로우'라는 콜사인을 지닌 갈색 머리의 청년은 앨리스에게 뭐라 말하려고 들었다. 분명 목청 끝에서 입천장 가운데까지 도달하려고 들어 떨었지만, 곧바로 시선을 돌려서 칼카스에게 물어보았다.


" 잠깐, 자네에 대해서 본 적이 있었지. 3년 전, 진홍빛 장검 작전에서 위험에 처한 가신들을 구하였지. 아마 큰형이 당시 함대를 지휘하고 있어서 나중에 들어봐야 알겠지만, 혹시 그 당시 회수하고 보관한 자료가....... 엘다의 유물과 연관이 있지 않았던가?"


칼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시가의 반 조금 더 남은 잿더미와 타지 않은 덩어리가 재떨이에 떨어져있을 무렵에, 대강 눈치챈 그가 덧붙여 두 이단심문관이 원하고자 하던 것을 예상하였다.


" 우선적으로 그 자료를 가문 기록보관소 내에서 획득하여 당신들에게 원본으로써 건네주겠소. 분명 그 당시에도 어찌된 이유인지 이단심문청에 파견된 자들은 그것을 개방하지 않고, 로드 인퀴지터께서 오히려 '열쇠'라고 하면서 지키라고 하였지. 그리고 그것을 돌려줘야만 할 날이 왔군."


지휘봉을 오른손에 들며, 동시에 그것을 들은 채로 자신의 오른쪽 관자놀이에 갖다댄 카터가 답하였다. "로드 인퀴지터께서 그렇게 모순된 행동을 행할리가 없지만, 일단 언제 그 자료를 전할수 있겠는가...... 뭐, 일주일이면 충분하겠지. 대체 왜 그것을 지금까지 공개하려 들지 않았던 것인지에 대해서 감이 잡히는 바는 있는가?"


언 제라도 성실껏 답해줄거만 같았지만, 갑작스레 그 열의넘치던 청년은 오히려 침묵하며 대답을 회피하였다. "비밀로써 로드 인퀴지터께서 생각하지 않는데 내가 싸이커가 아닌 한 어찌 알겠나? 물론 현직은 아니겠지만, 여전히 그분께서는 우리 가문에 커다란 도움을 주시지. 그분을 찾아가보면 답이 나올지도 모르지."


꺼림칙하지만, 부정할수도 없었다. 이단심문관이 운용하는 눌 로드와 비슷한 형상이지만, 용도는 정반대인 장비로써 정신적인 감응을 통하여 집중하여 '크로우'를 보던 이단심문관 카터조차 만만하다는 표정이 아닌 것을 보아 칼카스가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였다.


그가 고개를 끄덕임과 함께, 현재 산적한 문제의 일부분이 해결되었다.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진실에 접근해야만 하였으며, 한 발짝을 내딛을 때마다 매우 고통스러우며 그의 영혼에 무게를 더할 것이다. 그러나, 결코 그의 신념을 스스로 저버릴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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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암시한 타카네와 관련된 씬을 편집하여 다음편으로 미룬 것이 좀 아쉽긴 합니다. 뭐 이번편이든 다음편이든 통편집만 안하면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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