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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X40k 유니버스] Guns and Flowers 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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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3, 2013 23:20에 작성됨.

단편제가 열리고 있지만 꾸준히 이것만 쓰니 왠지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뭐 꾸준히 보아주시는 분들을 위하여 쓰고, 플롯을 짜놓은 이상 끝장을 보겠다는 다짐으로써 계속 갑니다.



Guns and Flowers 9편 : Time Leaps Crack (5)



바 르고스 프라임의 여느 주말처럼, 제국 국교회의 영향이 남아있는 몇 없을 유산들 중 하나인 안식일의 오후에 사람들은 그들의 생활 영역권의 대부분이 걸친 대도시의 도심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자연스레, 교외에서 도시 안으로 진입하는 도로들은 사람들과 차량들로 붐비지만 점차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곳들은 한산하였다.


도로 위에 정체로써 사람이 뛰는 속도와 거의 동등하게 움직이는 차량들을 차선들로써 거리를 둔 민간 중대형차 한 대가 제 속도를 내며 반대쪽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오늘 조금 피곤하신거 같은데, 역시 제국 근위대에 복무하신 분답게 예배 시간에는 확실해 깨어있더군요. 다른 문제는 없을 거라고 믿습니다, 프로듀서 씨."


"제국의 신민으로써 당연하게 갖추어야만 할 덕목이 아니겠나. 분명 이 행성의 모두가 그래야만 할 것이라고 배웠으니. 뭐....... 프로듀서도 괜찮은데 바르코나르가 더 마음에 든다."


조 수석에 앉아서 창문가를 보던 세이죠우는 잠시 옆에서 운전대를 잡던 사이먼을 보더니, 약간 잔잔한 미소로써 영문을 모를 답을 대신하였다. 미약한 공기의 흐름에도 반응하듯이, 부드러운 파도처럼 동적이지만 고요하게 살랑거리는 머리카락은 그 빼어난 용모를 더욱 빛나게 하였다.


그것은 심지어 이단심문관조차 잠시동안이나마 살짝 볼 수준으로 인외의 것이였다. 잠시동안 그녀의 이미지, 모습을 눈에 담고 나서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어떠한 형태의 애정이라고는 오직 그의 심장과 함께 뛰는 제국밖에 없을 사나이에게는 이것은 그의 신성한 임무를 위해서는 무시해도 될 요소들 중 하나로 여겨졌다.


오히려, 바르코나르가 생각하던 것은 사이먼과 본격적으로 가까이에 조우하기 시작하였을 때부터 그녀가 보여준 태도, 말투와 행동들이였다. 지금 그녀는 저 창문 너머를 느긋이 보던 사이에 생각을 집중하였다. 심심하다가 느낄 때에 그의 기분을 달래주며, 흥겹게 해주는 라디오의 전원조차 끈 채로 차차히 마음 속으로 분석하기 시작하였다.




정작 첫 날 당시에 모든 아이들과 조우하였을 때에는, 어찌 말을 섞을 기회가 없이 저 멀리에서 깊은 호기심과 관심으로써 지켜보는 그녀의 시선만을 느껴야만 하였다. 그녀가 거리를 둔 것도 이유들 중 하나를 차지하였지만, 이 행성을 지배하는 로그 트레이더 가문의 영애인 미나세 이오리에게 필요 이상의 주의를 기울여서라고 스스로 판단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태도는 이 행성에서........ 지나치게 이상하였다. 오르도 제노스에서 주목을 줄 만큼의 중요도를 지닌 목표인 만큼 이러한 특이 사항 정도는 당연한 것이지만, 제국 국교회나 행정부의 영향을 적게 받은 고유한 문화권의 상공업이 중심이 된 행성에서 마치 하이브 월드의 상류층 귀족과도 같은 기운과 행동을 내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여겼다.


아니, 바르고스 프라임에 상류층에 존재한다고 할 지언정 그것을 굳이 스스로 숨길 필요가 있겠는가. 평야에 우뚝 선 유리궁전들의 집회와도 같은 대도시에서 반사되는 빛을 받는 산맥과도 같이 그들은 비록 세속적일 지언정,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다.


애초에 이 임무 자체가 이단심문청의 관할이 된 것은 오르도 제노스, 즉 외계종과 연관된 첩보 및 방첩 임무이기 때문이지만 '첩보' 수준까지 다다를 정도로 그녀를 둘러싼 정보가 불확실하였기 때문이였다. 충분히 수면으로 떠오를 법한 인물이 아니였기의 그의 조사 대상이 되었으리라.


어찌 본다면 한 명의 처녀이자 여인, 성인으로 분류하여도 별로 이상할 바가 없는 18세의 소녀가 허세로써 말하는 것이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별로 큰 근거는 없었다. 무언가 자신을 증명하고, 돋보이고자 하는 행동 자체가 아니라 마치 '그 자체'가 된 듯한 행동은 허세 이상을 넘어선 것이였다.


결국 한계에 다다르렀다는 듯이, 그는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야........" 어쩌면, 그 스스로도 지나치게 생각한다고 생각하며 중얼거리며 머릿속에서 상념을 지우기 시작하였다. 산맥 주변에는 크고 작은 강들이 흐르며, 그를 중심으로 한 농지들의 바깥에는 작은 도시들이 존재한다. 그가 향해야만 하는 것은 끝없이 펼쳐진 장막이 아닌, 12km 떨어진 현실이였다.

"무슨 문제 있으십니까, 프로듀서, 아니 바르코나르, 사이먼 씨?"

눈꺼풀을 약간 닫으며 기분을 진정시킬 무렵에, 옆에서 마침 시선을 돌린 세이죠우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아니다. 다만....... 목요일날 처음 만났을 당시에 생각나서 말이지. 궁금한게 있는데 말이다, 혹시 그 때 왜 나를 피했지?"

"예? 무슨 말입니까, 프로듀서, 바로듀... 그냥 전자의 것으로 호칭하는 편이 더 편할거 같군요. 저는 사람을 함부로 차별하지 않습니다."


세 이죠우는 그의 말에 약간 놀라거나 의아함을 표한 것인지, 약간은 그를 향하여 째려보는 듯한 눈길을 한 번 준 다음에 다시 앞을 보며 헛기침을 하였다. "으흠. 죄송합니다." 그녀가 이어서 말한 것을 보아, 그 당시의 일을 숨기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그냥 포기한 것처럼 느껴졌다.


잠시 머뭇거리는 듯한 세이죠우의 모습에 뭐라 말하면서 트집을 잡으려고 들었지만, 그녀의 부피감있는 입술이 씰룩이는 것을 보아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지만, 약점을 잡혔다는 듯이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침착하게 기다리다가, 차가 좌회전을 하며 도시 외곽으로 나누어지는 작은 강을 따라 달릴 무렵에 그녀가 입을 열었다.


" 제가 거짓말을 잘 하지는 못하는군요, 프로듀서 씨. 혹시, 만약 단순한 꿈 때문에 사람을 피한다고 말한다면 비웃지 않아주실수 있으신가요. 그 때....... 프로듀서 씨의 모습을 처음 볼 당시에 그 무뚝뚝하고 살기있는 날카로운 눈매, 건장한 체격 때문에 피하려 들었는데 그렇게 나쁜 분처럼은 보이지 않는군요."


"그런가? 꿈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 전설에 따른다면 그 꿈에서 황제 폐하의 계시를 받아, 전우들을 승리로 이끄는 흑색의 십자군들도 존재하고 자신의 나아갈 길을 잡는 사람도 존재하지. 뭐........ 내가 뭐라고 할 말은 아직은 되지 못하는군. 끝까지 듣지 못했으니."


그 가 말을 마친 것에, 세이죠우는 잠시 눈을 감으며 자세를 편히 고쳤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어색함과 당혹함을 느끼며 말을 피하거나, 아니면 신경질적으로 나서서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반박하려 들지만 수동적인 태도에 오히려 사이먼은 뭐라 할 말이 되지 못하였다.

"죄송합니다. 일단 제 비밀로써 여겨주신다면 제가 감사의 말씀을 올릴 따름입니다."


그 녀는 계속 잔잔하게 웃으며 그의 긍정적인 답변을 바라고 있었다. 그 이후로 몇 초인가 지나며, 차량의 엔진이 내는 약간의 소음과 함께 창문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도시의 외관이 어우러질 당시에 세이죠우는 자연스레 두 손을 무릎에 얹고 있었다.




계 속되어 침묵을 유지하다가, 세이죠우는 자신의 마음 속에서 며칠 전부터 스스로 불안하게 느끼며, 그 감정을 말하자면 언젠가 닥쳐올 두려움으로 설명할수 있었다. 스스로 강해져야만 한다고 느끼며 그것을 억누르지만, 자신이 낮잠으로 꾼 꿈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였으며, 엄숙하게 다가올 운명으로써 직감하였기 때문이였다.


그녀는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비록 그 표정에서 어느 기품도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사람을 살짝 멀리하는 것을 지금은 원하듯이 사이먼조차 계속 추측만을 하게 유도할 따름이였다.


자 신에 대해서 어떠한 부정도 할 가치도 없다고 느꼈지만, 점차 무언가 거대한 것이 다가오고 있다고 직감하고 있었다. 그녀의 세상을 비추는 환한 별빛과 이끄는 달빛조차 사라진 어둠 속에서, 운명이 찾아오고 있었다. 하나의 세계를 집어삼키고 휩쓸 강렬한 폭풍의 눈에서, 그녀는 가운데에 있어 모든 것을 거머쥐었다.


영원히 지지 않을 푸른 꽃을 바라고 있었지만, 시간은 불멸을 허락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변할 것이며, 나아가 자신에게 길을 밝혀진 예언은 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점차 깨어진 기억의 파편들은 무의식의 끝으로 다다르고, 의도치 않은 꿈으로써 표출될 뿐이였다.


피와 함께 몰아닥치는 달빛과도 같이 은은하고 신비한 장막이 어둠으로써 드리운다. 사람들을 죽이고 다치게 할 잔혹한 운명의 한가운데에서 인류의 화염을 흩뿌려 어둠을 헤쳐나가고, 심연 속에서 무기력하게 기다리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온 그의 모습은 점차 선명해지기 시작하였다.


어 쩌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에게서 단순히 대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꿈에서 반복되어 벌어지는 장면들은 너무나도 현실적인 느낌이 들어 가끔 침대에서 일어날 무렵에도 순간 자신이 깨어있는 현실이 꿈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용기는 의지를 낳고, 의지는 곧 행동이 되어 그녀가 묻고자 하는 바를 이루어주었다. "프로듀서 씨."


"응? 왜 그러니. 말해봐라." 점차 속력이 느려지고, 도시의 내부로 진입하면서 작은 도로들을 거치며 목적지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일행 중에서 사이먼 바르코나르가 귀를 기울였다.




"프로듀서 씨께서는, 옛날에 생각한 자신만이 간직한 비밀의 추억에 대해서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지요."

순 간, 그의 눈동자는 격하게 흔들렸지만 이내 자신을 스스로 추스리며 사이먼은 답하였다. "무슨 소리지? 사실상 지금 처음으로....... 아니다. 만약 궁금하다면, 계속해봐라." 갑작스레 신경질적으로 되며 적대적인 말이 튀어나왔지만, 그것까지는 조수석에서 앞을 바라보고 있는 은빛의 소녀가 알아채지는 못한 것처럼 보였다.


설마 자신을 기만하나, 이것 또한 자신이 적대하는 제국의 적들이 내뱉는 계책이라 여기며 그녀의 얼굴을 잠시동안 째려보았다. 순간적인 비수이자 날카로운 화살과도 같이 단번에 세이죠우를 보았지만, 그 표정에는 차가운 비수가 아니라 아련한 추억, 향수가 담겨져 있었다.


제국 의 이단심문관으로써 그는 본래 긍지와 영광, 명예로써 답하며 나아가 어떠한 의심도 행하지 말아야만 하였다. 그러나, 점차 아련하게 사라지는 과거의 기억 아래에 남아있는 단편뿐인 기억이란 무엇인가. 본래 자신이 공적의 벽돌로써 쌓은 금자탑은 찬란하게 빛나고 우뚝 선 자취가 되어야만 하였지만, 그것조차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하였을 때에 어떻게 답해야만 하는가.


그는 이내 생각을 계속하였지만, 더 이상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아니,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는 것이지. 자신만이 지켜야만 하는 소중히 여겨질 기억은 존재하고, 굳이 그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제국을 위하여 공헌하는 것은 분명 충성으로써 빛나는 광휘이지만, 그 대가로 치루어야만 하는 것들은 항상 보기 좋은 것들은........ 아니거든."


사 이먼은 자신의 속에서 점차 생겨나는 의심에 대한 한탄을 내보였지만, 그 모든 것들은 반드시 자신만이 이끌고 나아가야만 한다고 여겨졌다. 그렇기에, 그는 누구에게도 모든 것을 밝히지 않을 것이며, 설령 그 앞에 어떠한 고독이 가득차더라도 혼자서 싸울 것이라고 맹세하였다. 다짐과 맹세 아래에 그의 영혼만이 평온과 안식을 찾으리라.


세이죠우는 놀라지 않고, 그에 대해서 동정심을 가지지도 않았다. 다만, 고개를 끄덕이며 미동을 잘 하지 않던 몸을 일으키려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을 뿐이다.


"그렇죠. 누구에게나 과거는 존재하지만, 그것을 어떻게든 토대로 하여 앞으로 나아가야만 할 뿐. 그러면, 갈까요."

"어쨌든 도착하기는 했군. 뭐........ 처음에는 단순히 행동으로만 생각하였지만, 정말 아키즈키 씨가 말할 것이 사실일지도......."


유 도성 질문에 그녀는 쉽사리 넘어가지 않았다. "비밀은 비밀로써 남을 때에 더욱 아름다운 것이랍니다." 세이죠우는, 지금껏 자신의 속에 있는 고민과 걱정, 그것들을 지닌 동질감의 일부나마 느낄수 있었다. 다가올 운명에, 시련을 이겨내고 같이 싸워줄 사람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화사한 천막이 걷혀지면 해일과 폭풍으로써 세상이 뒤집혀질 그날이 올 것이다. 재앙 끝에, 운명의 중심에 있는 수 명과 그들에 영감을 얻은 자들의 투쟁으로써 운명은 종지부를 맺을 것이다. 수십억의 세계를 끝내 지켜내고 인류를 수호할지, 아니면 정녕 폭풍 아래에 닥쳐오는 시련에 견디지 못하고 강해지는 대신 다른 무언가로 변모하든가.




짧은 시간의 오디션이 끝나고 나서, 예상하였던 최상의 성과보다는 적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결과를 얻어냄에 사이먼은 자신의 본분을 다하였다고 여기며 길가로 걷기 시작하였다.


일 자로 굳은 표정을 바탕으로 하여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고 담담한 듯한 표정의 사이먼과는 상반되게 세이죠우는 아쉬운 듯한 표정을 보였다. 처음에 리츠코로부터 들었던 것과는 달리 대역으로 빠지게 되었지만 그것 외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행동하였다.


"....... 미안하다. 하필이면 내가 차 안에서 그런 소리를 해서 혼란스럽게 한 것을." 걷치레나마 사이먼의 사과를 받아들인 세이죠우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에, 산맥 건너편에서 구름에 걸려 드리우는 석양의 위를 은연중에 바라보았다.


"아닙니다, 프로듀서 씨.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약간 안 좋은 느낌으로써 당신을 회피하였지만 그러하지는 않아도 될 듯 싶군요. 프로듀서 씨께서도 노력하시고, 저도 노력한다면 앞으로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겠죠. 다만........"


계속 지나가던 길목으로써 서서히 차량들의 등장이 점점 잦아지기 시작하여 도로에서 쌍으로 켜진 불빛이 다가오기 시작하던 가운데에, 사이먼은 속으로 보채고 있었지만 참아 그녀에게 기회를 주었다. 만약 그녀가 경계심을 품는다면, 무력의 직접적인 사용이 엄금된 이 임무의 특성상 매우 곤란해질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아닙니다. 그저....... 아닙니다. 제가 알아서 잘 해결할수 있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 걱정한다는 말은 안했는데. 잠깐, 아하." 잠시 템포를 들은 사이먼은 능청스럽게 그녀에게 스스로 위트있다고 생각한 말로써 답하였다. "뭐, 최소한 앞가림을 해준다면 나도 편할테고, 오늘처럼 잘 해준다면야 한 층 이 일도 편해지겠지. 앞으로 장을 볼 일이 있어서 시간을 마련해야 하니 사무소 앞에서 이만 헤어져야만 할 거 같군."


이내 세이죠우는 지금껏 무언가 생각하기 위해서 이마맡에 주름이 살짝 잡히며 찡그린 모습에서 다시 돌아오며 답하였다. "그래야겠죠. 그렇다면, 먼저 인사라도 해야 할까요? 지금, 평안하시길. 이라고 말이죠."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나. 만약 여기서 걸어서 돌아간다면 해도 되긴 되는데........ 어서 타라.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였으니."


진지하게, 저 너머에서 석양에 반사되어 수백년간 위풍당당한 문명의 상징물로써 우뚝 선 대도시를 바라보던 세이죠우를 보채면서 그는 차량에 올라탔다.




그 후로 점점 하늘이 밤의 암흑에 물들어가며, 본래 사람을 잠재우던 자연의 위대한 힘을 물러가게 하는 야경이 도심을 눈부시게 밝히던 가운데에 다이애나 세이죠우는 사이먼이 떠나간 애비뉴의 저 너머 건너편을 바라볼 뿐이였다.


마치 이 세상의 인간이 쉽게 지니지 못하며, 모두가 탐스러워하며 동시에 그녀의 기품을 높이는 곱슬거리는 백발의 장발이 휘날리는 뒤에서는 그 은빛과는 다른 힘을 발휘하는 수천년의 세월을 지닌 기념물이 우뚝 서 있었다.


3천년의 유구한 세월을 지닌 강대한 로그 트레이더 가문의 지혜로운 조언자였으며, 나아가 자신의 존재를 이후 그가 처음으로 개척한 도시에까지 남긴 테크프리스트는 이제는 세속화된 첨단 도시에서 몇 안되는 제국의 상징으로 남아있었다.


가 꾸어지지 않아 버려지고, 오직 가장 끈질긴 동식물만이 허허벌판에서 척박하게 살아가던 이 세계를 서브섹터 내에서 가장 부유한 행성으로써 가꾼 자들의 역사는 전설의 경지에 다다르렀다. 오염된 강물이 흐르는 대지 가운데의 진흙탕을 밟은 그들의 발자국은 바람과 진동, 억겁의 빗물에 의해서 묻혀졌지만 그것은 토양이 되어 번영의 길을 닦았다.


제국의 화신이 그들을 항상 지켜보며, 상징으로써 그들의 소속감을 하나로 묶으며 안정감을 심어준다. 자신의 손에 들려진 휴대전화의 버튼을 누르던 세이죠우 또한 매일마다 보며 지금 자신이 어디에 속해있는 자인지 인식하게 느껴준다.


몇 번 연결음이 들리다가 이내 세이죠우가 원하던 상대와 통화가 연결된다. "여보세요? 아........ 다이애나구나. 슬슬 늦은 밤에 이렇게 전화를 걸은 것은 신기한데 말이야. 뭐, 마침 혼자 있으니 나야 좋지. 그런데 뭐야?"


계속 침묵을 지키던 세이죠우는, 그녀가 알고 있던 친구 중에서 제국 근위대나 '임페리얼 해군', 그런 정치나 군사에 관련된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미나세 이오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만약 바쁘지 않다면, 혹시 밖으로 나와서 무언가를 물어보고 싶은데......."




점차 깊어져오는 바르고스 프라임의 밤은 오히려 야경으로써 지표면이 스스로 발광하는 듯한 인공적인 빛을 뿜으며, 점차 높이 올라가는 전등의 탑들이 수직으로 뻗는 가운데에 머나먼 곳에 펼쳐진 대륙의 등줄기에서조차 보일 정도였다.


산 맥의 깊은 야지(野地) 속, 그 척박함과 지형의 험한 수준이 가히 대단하여 문명보다 원시 그대로의 모습이 유지될 법도 하였지만 3천년의 유산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저 너머의 빛과는 다르게 숫자는 적지만, 하나하나는 더욱 강렬한 빛이 하늘을 비추며 함선들을 유도하고 있었다.


서브섹터의 지배 가문이자, 섹터 내에서 유명한 로그 트레이더 가문인 미나세 가문 소속의 화물선들이 화물용 우주공항에 강하하며 지상 관제요원들의 유도를 받는다. 다른 우주공항처럼 전략적 거점으로 취급당하며, 주로 군수 물자를 담당하는 곳이기에 깊숙히 숨겨진 것이였다.


"젠장....... 예정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을 터. 망구스타. 아직까지 그 위치에 도달하지 않았는가?"

" 현재 수속 절차를 밟고, 진입하고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오르도 제노스 지휘 측의 명령으로써 접근 권한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대거, 좀만 더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자신감없는 이단심문청 소속 통신 담당 요원이 교신을 지원할 무렵에, 검붉은 외투를 두른 사나이는 자신의 손목에 끼운 무장을 한번 스윽 본 다음 다시 시선을 앞으로 집중하였다.


저 멀리에서 하늘을 향하여 비추는 면 형태의 빛들을 이단심문관 칼카스는 보고 있었다. 급히 잠입한 도시에서 발자취를 지우고 이탈한 다음, 8개월 전 자신에게 지급받은 이단심문관의 제복과 함께 장인의 손에 제련된 흉갑을 걸치니 지금껏 마음을 감싼 불안감이 사라지고 다시금 자신이 속한 곳을 찾을수가 있었다.


이단심문청에 몸을 담고, 나아가 제국에 충성하는 것만이 유일하게 그가 안식을 취할 방법이라 생각하였고, 그리하여 기나긴 7년간의 단절된 과거를 버틸수가 있었다. 이단심문관의 작전 권한으로써, 조력자들이 그곳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에 비스듬히 서 그들을 반겼다.


비록 그의 계급이 아직까지 견습 수준밖에 미치지 못하기에 하수인들(Henchmen)을 소환한다고 해봐야 전투 요원들인 IST(Inquisitorial Storm Trooper)이나 속해있던 신속대응팀에서 요청하는 수밖에 없어서 그 조력자들은 그와 동등한 위치에 서 있었다.




"아. 외지인답게 역시 그 기품도 훌륭하고, 역전의 용사답게 믿음직스럽군! 당신의 말이 정녕 진실된 것이라고 믿지, 이단심문관 카터."

" 무슨 말을. 허우대만 멀쩡한 자식이구만." 비아냥거리던 동료 이단심문관의 옆으로 푸른색 계열의 예복을 걸친 뱃사람 한 명이 그녀와 같이 그에게 걸어왔다. 오르도 제노스 인퀴지터 특유의 붉은 코트와 요대, 사명감과 의무로써 두텁고 무거운 책을 사슬로써 묶은 이단심문관 카터는 칼카스를 보며 쏘는 듯한 눈길을 주며 스윽 지나갔지만, 정작 옆에 있던 현지 출신 청년은 반갑게 맞이하였다.


그 가 가까이에 접근하자, 칼카스는 볼트-런쳐가 팔목에 장착된 오른손을 내밀며 그의 인장을 보여주고는 악수를 청하였다. "망구스타가 말한 것이 사실이였군요. 미나세 가문의 가신이자, 스스로 대변인을 표하는 자다운 조력을 기대하겠습니다. 견습 이단심문관 칼카스, 오르도 제노스 소속입니다."


"좋군, 좋아. 미나세 타ㄴ....... 뭔가?!" 옆에서 갑작스러운 제제에 흥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갈색 머리칼의 청년은, 반쯤은 지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난 듯한 표정의 카터로부터 뭐라 들은 다음 다시 말을 바꾸었다.


"정말이지 고맙군, 고마워.! 그렇다면 소개를 계속하도록 하지. 콜사인 '크로우'로....... 그래. '크로우'로 지칭하길 바라네. 분명 이단심문청의 요청에 따라 지원에 동참하였다만,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


역 시나 로그 트레이더 가문의 식솔답게 열정에 가득찬 모습을 보였지만, 점잖은 모습을 미덕으로 삼는 듯한(간략한 브리핑과 4일간의 판단 뿐이였기에 여전히 검토할 필요는 있었다.) 바르고스 프라임 출신답지 않게 흥분을 잘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 일단 자세한 이야기는 내부에서 시작하도록 하죠. 할 말이 쌓이고 쌓였으니 서둘러야만 하지 않겠습니까." 이단심문관의 답변에 그는 긍정을 표하고, 이내 세 명은 우주공항이 위치한 산맥의 심연, 지상 밑으로 더욱 깊숙히 들어가며 나아갈 길을 찾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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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다음편으로 에피소드 하나가 끝나고, 다른 팬픽도 쓰다가 번갈아서 돌아올지도 모르겠네요. 어찌하였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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