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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X신데마스] 빛나는 우리들의 황금같은 나날들!!! - 4. 섀도 타임의 마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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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6, 2014 23:27에 작성됨.

일요일 저녁 10시. 보통 사람들은 내일 있을 출근에 월요병 증세가 미리 오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아마 나도 섀도랑 엮이지 않았다면 월요병에 고민하고 있었을 게 분명하다. 문제는 내가 섀도랑 얽혀버렸다는거지. 갑자기 월요병에'만' 시달리던 나날들이 그리워진다. 이제는 월요병 말고도 섀도까지 걱정해야 하니 말이다.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섀도냐...... 운도 없지...."

"너무 우울해하지는 마. 보기 흉해."

".....넌 쉬는 날에 출근하는 직장인의 마음을 몰라....."

린이 내 마음을 후벼파고 있는 이 장소는 언제나 모이는 지하 1층의 기지다. 아키하 왈 '야근결사대 섀도우즈 비밀출장소'라던가. 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네이밍 센스인 거냐. 역시 문과와 이과의 재능은 다른가 보다.

"어쩔 수 없다네. 참는 수 밖에."

쿠로사와 씨는 별 거 아니라는 듯 한 얼굴로 말했다. 하기사 잔업이랑 야근이랑 주말근무를 밥먹듯이 하는 경찰에게는 별 일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아니지!

"그래도 일요일 저녁부터 직장에 있다니 너무하잖아요. 아무리 섀도 타임 때문이라지만...."

설마 일요일 저녁에 출근하는 경찰이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아니지, 지금 눈 앞에 있으니 있기는 있는 건가. 그러고보니 이 사람 퇴근은 언제 하지?

"마침 할 이야기도 있고, 이쪽에 신입이 한 명 들어오니까 말이지."

내가 별 시덥잖은 걸로 고민하는 사이에 아키하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신입? 아키하가 방금 신입이라고 말했나?

"신입이라면.... 이쪽으로 새로운 사람이 오는 거야?"

"맞아.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근처에서 말려들었다가 어쩌다 보니 섀도랑 싸우게 된 꼬마지만."

"......어디선가 많이 본 이유네."

나라던지, 린이라던지. 정말 어디선가 많이 본 이유다.

"그 만큼 흔한 이유지. 그나저나 슬슬 올 시간이 됐는데...."

아키하가 시계를 쳐다보며 초초한 듯 말하던 순간, 누군가가 벨을 눌렀다. 내가 나가서 문을 열려던 순간, 쿠로사와 순경이 날 제지했다.

"적일지도 몰라. 우선 내가 나가겠네."

"적? 이 단체 적도 가지고 있어요?"

공권력에 대항하는 건가. 중학교 2학년생의 로망이잖아. 그런 단체가 실존할 줄은 몰랐지만. 설마 '국가권력 따위를 두려워해서 에로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냐!!!!' 라고 말하는 사람들인가? 그런 거라면 나도 국가권력의 압제에서 해방되고 싶은데 말이야.

"....힘이 있는 것에는 이권이라는 게 꼬이기 마련이지. 그중에는 우리의 '치안유지 활동'을 달갑게 보지 않는 사람도 많아."

"....저기 죄송한데 저 이 일 관두면 안될까요?"

우와 갑자기 위험한 느낌이 드네 나 이 일 관두고 싶어졌어. 한 건당 20만에 낚엿다간 죽을지도 몰라. 설마 이 일 용병업이였던거냐.

"섀도 타임에 말려든 인간이면 문답무용으로 죽여버리고 돈 뜯어가는 강도단도 있는데? 혼자서 살 수 있겟어?"

"역시 직장에는 오래동안 있는 게 중요하지~ 하하하~"

망할. 갑자기 사망 플래그가 꽃혀버렸어. 설마 그런 작자들이랑 만나지는 않겠지?

"그럴지도? 참고로 나랑 이치노세랑 쿠로사와는 몇 번인가 만난 적 있어. 요 3개월 동안 부쩍 늘은 느낌""그만해! 난 더 이상 사망플래그를 세우고 싶지 않아!! 이 며칠 사이에 사망 플래그가 몇배로 늘은 줄 알아?!"

확실히 말해두는데 난 자살하는 취미는 없다고! 자살반대! 자살은 죄악! 생명은 소중한 것! 그러니까 사망 플래그는 꽂아주지 말라고!!!!

".....시간이 걸려서 미안하다. 이번에 오기로 한 사람이 도착했다."

신원확인을 마치고 쿠로사와 순경이 돌아왔다. 그런데 어째 얼굴이 초췌해 보인다. 뭔가 지쳤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기가 막힌다고 해야 할까, 뭐 그런 표정이다. 대체 이번에 들어온 사람이 어떤 사람이길래......

"......이 아이는 나나 아키하보단 자네나 시부야가 상대하는 게 더 좋을 듯 하군. 들어오게."

"뭔가 우리한테 떠넘기는 것 같은데?"

"설마, 자네들의 착각일세."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게다가 왜 린이 지적하자마자 눈을 돌리는 건데. 마침 저기 오네. 대체 어떤 녀석이 오는 거.......

"이곳인가? 짐이 오늘 밤부터 어둠의 마법을 사용하여 섀도들을 구축하는 곳이?"

.......고스로리다. 고스로리가 있다. 고스로리 옷을 입은 여자아이가 있다. 검정 드레스에 검정색 프릴. 군데군데 보이는 하얀색의 장식들이 포인트를 줘서 자칫 칙칙해보일 수 있는 옷에 화사함을 더해주고 있다. 약간 창백해 보이는 피부가 고딕 로리타 패션을 완성시키고 있다.

"호오? 짐의 마법복이 마음에 든 것이냐? 좋은 안목을 하고 있도다."

귀여운 얼굴에 은발. 머리는 염색한 게 분명할 테지만 그런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 게 신기하다. 머리 양 쪽을 말아서 넉넉해 보이는 트윈드릴 스타일로 만들어서 신기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어째서인지 갖고 있는 검정색 양산까지 합하면 18세기 어딘가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온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저기 꼬마야. 그 옷은 뭐니?"

"불경한! 짐은 타천의 대마왕! 잠시동안 머무는 이 세계에서는 '칸자키 란코'로써 불리우고 있다."

아아, 이건 그거구만. 머리 아파지는 계열의 꼬마다. 중2병이라고 하는 존재댜.
 
"후후후, 놀랐는가? 허나 짐의 힘은 완벽. 모든 번뇌를 다 내려놓고 복종하는 게 좋을 것이다."

"....프로듀서. 저 아이는 프로듀서한테 맡길게."

"이건 동년배의 여자아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키하와 쿠로사와 순경은 논외. 애초부터 이쪽에 눈도 안 마주치려 하고 있다. 너무 필사적이잖아. 나도 린한테 어떻게든 이 아이를 떠넘기려고 필사적이긴 하지만.

"유상무상 삼라만상 전원에게 선언하노라!"

우리 기분은 아는지 모르는지, 칸자키는 지 혼자 신나서 좋아하고 있다.

"어둠에 삼켜져라!!"

아아, 나 이 일 관두고 싶어. 평볌하게 프로듀서 일을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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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칸자키는 쿠마모토에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올라왔다가 운 없게 섀도 타임에 말려들고, 이후 구출된 다음 페르소나 소환기로 자기 페르소나를 각성시켜서 우리랑 같이 일하게 되었다는 거지?"

"진실된 언어로다."

음, 내가 정확하게 해석한 것 같다. 대략 1시간 정도 이야기를 계속 들은 결과, 어느 정도 이 자칭 타천사 마왕님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와아! 설마 1시간만에 새로운 언어를 배울 줄이야. 다음에는 영어에도 도전해 봐야지. 토익 800점도 꿈은 아닐거야.

"......저걸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네. 대단해. 역시 프로듀서야."

린이 감탄한 듯 중얼거렸다. 그런데 전혀 기쁘지가 않아.

"아니아니, 저건 그저 정신연령이 비슷할 뿐이라고. 절대로 조수가 대단한 게 아니니까. 린은 너무 고차원적이여서 저차원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 고차원적인 것은 저차원적인 걸 겸한다고 생각하는 건 사람들의 크나큰 오해 중 하나지."

확실히 고차원은 저차원을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다. 아키하가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은 내가 못 들어가는 경우도 있을테니.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고차원적인 걸 더 선호하지.

"그럼 고차원적인 내 딱밤 맛 좀 보거라!"

아키하가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내 딱밤이 마치 나비처럼 날아가 벌처럼 아키하의 이마를 쏘아버렸다. 육체적인 능력 면에서는 내가 훨씬 더 고차원적이다. 이게 바로 어른을 얕본 대가다!

"아직 중학생인 아이 때려놓고서 기뻐하는 걸 어른이라고 해야 하나?"

린의 회심이 담긴 일격에 내가 쓰러졋다. 내가OTL자세를 취하고 있을 동안 아키하는 머리를 감싸쥐며 바닥을 굴러다녔다. 쿠로사와 순경은 별 감흥이 없는 듯 어느 새 녹차를 타 와서 칸자키에게 대접했다. 그런데 여기 차 있었구나.

"아무튼 칸자키는 오늘부터 여기서 일하게 되었다는 거다. 앞으로 동료들이랑 사이좋게 지내도록 노력하자."

"어둠에 삼켜져라!"

기껏 어떻게든 이야기할 거리를 만들어 놓은 쿠로사와 순경의 노력조차 어둠 속으로 삼켜벼리는 마왕 칸자키 란코였다.

"......청소년담당과 친구한테 도움이라도 요청해 볼까......"

"관둬. 저건 경찰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전문적인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인 중에 정신분석학이랑 심리학 쪽 연구하는 사람이 있으니 한 번 소개시켜줄까?"

아키하도 이건 도저히 답이 안나온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금구의 봉인을 지우지 말라!"

음. 일단 일본어는 알아듣는 모양이다. 덤으로 표정을 보면 대충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있다. 사람이 대화 중에 얻는 정보는 약 30%만 언어고, 나머지는 전부 다 표정이나 몸짓 같은 거라는 말은 사실인 듯 하다. 실제로 지금도 얼굴 빨갛게 하고서 당황하고 있으니. 그 와중에도 마계어를 쓰는 건 대단할 정도다.

"그럼 자기소개는 끝났으니... 뭐 하지?"

현재 시간 11시. 1시간 후면 섀도 타임이다. 문제는 그 1시간 동안 할 게 없다는 거다.

"잠깐 이야기라도 하는 게 어떤가? 아무거라도 좋으니. 긴장을 풀기에도 딱 좋겟지."

"너무 풀어져도 곤란한 거 아닌가요?"

"어차피 죽을 확률은 낮아. 섀도라는 건 애초에 그닥 강한 상대가 아니니까. 일부 종을 제외하면."

"그리고 그 종을 만나도 힘을 합치면 무사히 쓰러트리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다.... 라는 거네요."

"정답. 그때 저 친구가 당한 건 단순히 운이 나빠서였어. 상성만 불리하지 않았어도 충분히 잡을 수 있었지."

확실히.... 맞고서 살짝 기절하긴 했지만 의외로 멀쩡햇고. 뼈가 부러졋다면 지금 여기 있지도 못했을 테니까.

"거기에 짐까지 합류하였으니 천군만마! 더 이상 두려워할 일은 없노라!"

"아니 니가 무섭거든요? 주로 정신적으로."

"불경하다!"

불건전하다. 주로 칸자키의 정신상태가. 어디서 번뇌즉보리라도 한 사발 드시고 오셧나. 정신무효가 아마 이요만테였지?

"그나저나 칸자키는.... 그거야? 요즘 말하는 중2병이라는 거?"

린이 칸자키와 회화를 시도햇다. 자이브 토크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만, 마침 오늘 밤은 만월이다. 이야기가 통하게 될 지도 모른다. 통한다기보다는 주로 저쪽에서 억지로 걸어오는 거지만.

"그, 그 금구에 접하지 말라!! 짐, 짐은 짐은 중2병 같은 게 아니다! 타천한 마왕이다!"

의외로 일반사회상식은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자기가 부끄러운 짓을 하는 것도 확실히 자각하고 있다.

"칸자키는 게임이나 만화같은 걸 좋아하나 보네. 혹시 프로듀서랑 취미가 맞을지도?"

"그 말은 진실인가?! 훌륭하도다! 거기 그대! 그대의 영혼은 진실로 그러한가?!"

그리고 취미를 공유해줄 사람이 없어서 외로운 상태일지도? 뭐 나도 게임은 좋아하지만...... 일단 눈을 반짝이고 있는 칸자키를 위해서라도 이야기는 해 줘야겠지.

".....아, 혹시 격투게임 좋아해? 아니면 서양식 RPG라던지."

"......블레이블루라면 조금......"

과연, 대충 취미는 비슷할지도 모른다.

"역시 블레이블루는 아는 건가.... 뭐, 난 기본적으로 SNK파이긴 해도 ARC쪽도 좋아하니까. RPG는?"

"스카이림의 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도다! 짐의 힘을 아주 조금만 쓴 흑의에 덮힌 암흑기사의 모습""아, 난 바닐라파."

"........."

아, 지뢰 밟은 건가? 이거 어떻게든 해제해야.....

"칸자키는 네크로맨서나 흑마법사 같은 거 좋아해? 혹시 괜찮다면 서양 쪽 온라인 게임 하나 추천해줄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고......"

"호오, 입을 여는 걸 허가하노라."

그 후 1시간 동안 칸자키와 나는 게임 이야기로 불타올랐다. 언젠간 칸자키와 함께 아제로스 대륙의 평화를 지킬 수 있는 날이 올려....나? 그러고보니까 전에 프랑스 쪽 아는 형이 나랑 같이 룬테라 가자고 하던데.....

".......저기 말이야 아키하, 둘의 이야기가 통하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때로는 지금까지의 연구나 이론과 완전히 배치되는 결과도 나오는 법이다. 나라고 모든 걸 아는 건 아니니까."

외야 다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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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까 어느새 섀도 타임이네. 뭐, 이번에는 좀 쉽게 되겠지. 쿠로사와 씨도 그렇게 말했고. 일단 섀도가 많다고 하는 니시노히메미야 역으로 가서 섀도를 잡아볼까.

.....라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우리는 농구공처럼 튀어다니는 섀도우를 앞에 두고 마왕님을 상대해야 했다. 안 그래도 니시노히메미야 역이 왠 낡은 성처럼 변해있는데 말이다.

"나, 나도 나가서 싸울 것이다! 짐을 말리지 마라!"

"아무리 봐도 그 페르소나는 나가서 싸우면 안 될 것처럼 보이는데?"

"지, 짐의 분신인 '소악마 머랭'을 무시하는 것이냐!!!"

정정한다. 사실 마왕님이 아니라 천사님이였습니다. 데헤페로~

사람 얼굴만한 크기의 반투명한... 덩어리라고 해야 할까. 맑고 깨끗한 느낌의 보라색 마리모 비슷한 덩어리에 귀엽게 데포르메된 악마 날개가 달려있다. 솔직히 귀엽게 생겻다. 마왕이니 뭐니 그런 험악한 게 아니라 정말로 귀엽게 생긴 덩어리다.

.....그리고 이런 걸 최전선에 내보낼 수는 없지. 아무리 어디 사는 마왕이라고 해도 이녀석을 전선에 내보낼 생각은 안 할게 분명하다. 게다가 자세히 보니, 덜덜 떨고 있는 게 싸우는 걸 무서워하고 있는 것 같다. 더더욱 보호해 줘야지.

"짐의 분신은 강하다! 지금 여기서 보여주도록 하마!!!!"

"자네는 마왕님의 상대를 해 주게. 난 이 녀석들을 상대할테니. 지뢰진!"

쿠로사와 순경의 손에, 페르소나 소환기와는 다른 또 다른 총이 나타났다. 어디 영화에서 나온 듯 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느낌의 총이다. 총 위에는 작은 깡통 로봇 비슷한 것... 정확히는 크로마티 고교의 메카자와를 닮은 로봇이 타고 있다.

"그렇게 생긴 녀석도 있나요? 것보다 그거 스탠드 아니에요? 엠페러나 섹스 피스톨즈 친척인 것 같은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실제로 죠죠에 나오는 스탠드 비슷한 능력을 지닌 페르소나도 있지. 꼭 전투용 페르소나만 있는 건 아니야. 레이더처럼 적을 찾고 상대방의 약점을 알려주는 페르소나라던지, 상대방을 약화시키거나 강화시키는 능력을 가진 페르소나도 있지."

내 경우엔 전투용이지만. 쿠로사와 순경은 그렇게 덧붙이곤 농구공 모양의 섀도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 총알이 하나도 빗나가지 않고 섀도들에게 박혀간다. 자신을 향해서 미친듯이 뛰어드는 적들을 향해, 흔들림 없이 침착하게 총알을 먹여준다.

"괜, 괜찮아요?!"

뒤에서 가만히 있는 마왕님이 오히려 더 걱정될 정도이다. 이쪽을 향해서 달려드는 섀도우들 때문에 겁먹은 거라기보단, 쿠로사와 씨를 향해서 달려드는 섀도우 때문일 것이다. 겉보기나 말투와는 다르게 착한 아이일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니까 이쪽으로도 오고 있잖아? 콜드플레이! 부흐!"

적들을 얼려버리기 위해 얼음 덩어리들이 날아간다. 동시의 린의 윈드 토커도 바람을 쏘아댄다.

"...잘 안 맞는 것 같은데?"

쿠로사와 순경은 잘만 맞추는데, 어째서인지 저것들은 맞지를 않는다. 몇몇 놈들은 맞아서 사라지지만, 대부분은 이리저리 통통 튀어다니며 여유롭게 피해다니고 있다. 부흐 부흐 부후 갈 갈 갈. 아무리 해도 안 맞고 줄지를 않는다. 다만 접근을 어찌어찌 막을 수 있을 뿐이다.

"좀 잘 맞춰봐! 그래가지고 팬들 마음에 화살을 박아넣을 수 있겟냐?!"

"프로듀서야말로! 그래가지고 어디 여자 마음에 화살을 박아넣을 수 있겠어?!"

"다른 거라면 박아넣고 싶은데!!!"

"변태 죽어!!!!"

서로를 비난하는 점에서는 손발이 얼마나 딱딱 맞는지, 한 마디 한 마디가 상대방 마음에 박혀서 크리티컬 히트를 날려댄다. 아마 씻을 수 없는 상처라는 건 이럴 때 생기지 않나 싶을 정도다.

"좀 조용히 해! 가디언 잡는 데 방해란 말이다!! 내 '비키(VIKI)'는 장거리에서 포격을 날려대는 놈이라 안 그래도 명중률이 낮다고!!!"

게다가 아키하도 비난에 가세하고 있다. 옆에서 묵묵히 섀도우를 사냥하고 있는 쿠로사와 씨한테 미안해질 정도다. 그나저나 아키하는 언제부터 싸우기 시작한거지. 무슨 커다란 푸른색 구체를 중심으로 길쭉한 포가 솟아나 있는 모양의 페르소나를 꺼내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 포를 쏴 날리고 있네. 예산낭비... 는 아닌 것 같고. 아마 원거리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거겠지. 덤으로 거기에 걸맞는 사정거리도 가지고 있고.

"이대로라면 당할 것 같은데?! 근접전을 준비해!"

"저거에 치이면 조금 많이 아플 것 같아서 사양하겠어!!"

이대로라면 위험하다. 아키하가 빨리 가디언을 물리쳐주지 않는다면, 저 농구공들은 이쪽으로 달려들 것이고, 안 그래도 원거리에서도 잘만 통통거리며 피해다니던 놈들인 만큼 근거리에서 쉽게 맞아줄 것 같지는 않다. 혹시 이거 진짜로 위험한 상황.....

"스쿠카쟈!"

칸자키가 무언가 나한테 기술을 걸었다. 살짝 놀랐지만, 아무래도 나쁜 기술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쿠로!!!!!!!"

"코오...."

"이거 더 잘 맞게 되는 것 같은데?"

왜인지, 명중률이 올라간 듯 하다. 아까까지는 제대로 맞지 않던 농구공들이 지금은 쏘는 대로 맞고 있다. 저 녀석들이 갑자기 얻어맞아 주는 건 아닐테니, 내가 더 잘 맞추고 있다고 보면 되겠지.

"그런 것 같은데? 갈!"

린도 스쿠카쟈라는 기술의 효과를 받고선 농구공들을 요격하고 있다. 명중률을 올려주는 기술인가 보다.

"잘 맞는다! 이히히히히히!!!!!"

"이 맞는다랑 그 맞는다는 틀리지 않아?!"

머리를 긁어서 피를 낼 정도로 HIGH한 기분은 아니지만. 하지만 진짜로 잘 맞기는 잘 맞는다.

"칸자키! 나한테도 스쿠카쟈를!!"

"알았어요! 마왕의 은혜로다! 스쿠카쟈!"

"우선 캐릭터성을 통일시키고 와!"

칸자키는 이따위로 어중간하게 어둠에다크하고 운명의데스티니같은 캐릭터였냐?! 이건 중2병도 아니라고!!!

"좋았어! 잘 맞고 있다고!!"

아까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매서운 얼음과 바람이 섀도들을 향해 들이닥친다. 황급히 피하려고 해도 결국에는 피하지 못하고 얼어붙고, 날라가고, 잘려나가서 사라져가는 섀도들. 바람과 얼음이 뒤섞여 봄철 한밤중에 때 아닌 얼음 폭풍을 자아낸다. 한발한발 직선으로 제압하는 게 아닌, 한꺼번에 공간의 한 면을 제압해버린다. 아무리 통통 튀어다녀도 면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피할 길은 없다.

"이거라면 이쪽은 금방 정리될 것 같은데?!"

"그 말이 사실이였으면 하는군. 뭐, 여유롭긴 하지만. 그쪽은 어떤가?"

이쪽? 스쿠카쟈 없었으면 진작에 전멸이였슴다!!! 솔직히 못 버텼을 것 같아요!! 그나마 스쿠카쟈가 나와서 서로 호흡을 맞추다 보니 얼음 폭풍이 나와서 다행인 상황임다!

"이쪽도 그럭저럭 여유롭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남자답게 같잖은 허세를 부려야 할 타이밍이지.

"다행이군. 아키하, 아직인가?"

"조금만 기다려! 거의 다.... 잡았다!!!!"

아까부터 강력한 에너지 비슷한 무언가를 쏴 날리던 아키하가 흥분해서 크게 웃었다. 그와 동시에 세상이 다시 원래 사는 곳으로 바뀌어간다.

"....후우....."

"살았다....."

나와 린이 동시에 한숨을 내쉰다. 칸자키는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 만큼 무서웠고 긴장했던 거겠지.

"역시 아직 익숙하지 않은 듯 하군. 같이 모인 게 정답이였어."

"뭐, 아직은 초보자니까 말이야."

쿠로사와 순경과 아키하가 우리를 평가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이 사람들은 별 것도 아닌 것 처럼 있었지. 아키하는 좀 다른 것 같지만.

"아무튼 칸자키라고 했었나? 기대 이상의 활약이였어, 타천사 씨."

"별,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니다. 짐이 직접 전선에 나서야 했거늘....."

칸자키는 겸연쩍은 건지 부끄러운 건지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아직도 최전선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살짝 장난 좀 쳐 볼까?

"아닙니다. 마왕님께서 저희들의 뒤를 봐주시며 은총을 베풀어주신 덕분에 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던 겁니다."

괜히 진지하게 연기하듯 칸자키 앞에 고개를 숙이고 정중하게 말했다. 나나야 시키같은 느낌으로. 칸자키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해 입에 웃음이 걸렸다. 역시 이게 정답이였던 것 같다.

"에, 엣?! 그러니까... 에에.... 후하하하하!!!! 좋다! 짐의 계약자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짐 또한 인정을 베푸는 것이 도리로다! 앞으로도 짐은 그대들에게 무한한 어둠의 은총을 내려주겠노라! 하하하하하!!!!"

뭐, 이렇게 해 두면 칸자키도 만족시킬 수 있는 데다가 앞으로 튀어나오려고 하는 일도 없겠지. 이거면 OK일 거다.

".........저기 아키하. 나 프로듀서를 조금 경멸해버릴 것 같아......."

".....말 하지 마..... 난 과학자라고... 심리상담가도 정신과 의사도 아니야......"

"......이건 경찰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섯군..... 마치 섀도를 보는 것 같아"

하지만 내 평판은 전혀 OK가 아니다.

....참고로 말해두자면, 중2병은 역시 커터칼 들고 있지도 않은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시 17분할이라던지 참살공간이라던지 극사나나야 같은 게 진짜 중2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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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장담하는데, 이 중에서 학생시절에 달빠짓 해본 사람이 하나쯤은 있을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동인녀인 친척 여동생 앞에서 '페이트는 문학입니다'드립을 친 과거의 나한테 에누마엘리쉬를 날리고 싶어요!

원래는 란코 등장씬을 질질 끌면서 연재하려고 했지만, 어쩌다 보니 한 화만에 뽑혔습니다. 쳇. 조금 더 시간을 벌고 싶었는데!

현재 조아라 분량 쪽에는 등장인물들 페르소나의 유래나 모티브를 대충 설명해 놨습니다. 여기에도 일단 적어놓겠습니다.

일단 프로듀서. 콜드플레이. 전 세계젹인, 현 시대 1위의 밴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충 다 아실지도 모르니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

린. 윈드토커. 2차 대전 당시 사이판 전투를 다루고 있는 전쟁영화입니다. 바람 느낌 나는 뭔가 찾다가 넣어준 건 안비밀. 영화 자체는.... 뭐 괜찮은 정도입니다. 다만 더 퍼시픽 같은 걸 바라고 본 저는 약간 실망했지만요.

란코. 소악마 머랭. 논논비요리 작가가 이전에 잠깐 연재한 11편(1권)짜리 단편만화입니다. 루체 귀여워요 루체 마왕님 딸은 모에합니다. 히카게? 뭐야 그 열등감쩌리는?(어그로!)

쿠로사와 순경. 지뢰진. 다카하시 츠토무의 작품이죠. 그야말로 꿈도 희망도 안보이는 하드보일드의 끝을 보여주는 만화입니다. 우헤헤헤헤헤. 한번 쯤 봐두면 좋은 수작 중 하나.

이케부쿠로 아키하. 비키(VIKI). 영화판 아이, 로봇 에 나오는 슈퍼컴퓨터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최종보스죠. 로봇 3원칙을 스스로 재해석하면서, 인간이 하도 개판으로 살아서 지들끼리 다 죽고죽일 테니, 논리적인 로봇이 전부 다 관리하겠다!! 라는 사고방식의 소유자(?)입니다. 사실 헤일로에 나오는 코타나로 하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서포트 요원 자리가 하나 사라지니까....

일단은 이 정도입니다. 어차피 나중에 다들 파워업 할 테니까 지금 이름은 안 기억해둬도 상관 없습니다(.....)

참고로, 상대방의 능력을 '튜닝'하는 페르소나는 시로가네 나오토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페르소나X탐정NAOTO'라는 스핀오프 소설에 나옵니다. 마침 일본에 왔겟다 하나 사 볼까. 일단 장발 나오토가 귀여워서 죽을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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