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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X40k 유니버스] Guns and Flowers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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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8, 2013 06:16에 작성됨.

이걸로 비축량이 모조리 동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병행하는 팬픽이 있기에 빠른 연재까지는....... 조금 힘들거 같습니다만(그래도 최대 일주일 내), 앞으로 노력해서 완결을 짓도록 하겠습니다.



Guns and Flowers 7편 : Time Leaps Crack (3)




"........ 으으음......."

"이게 그 듣던 트라우마? 어쨌든 만약 그것이 물어보는게 실례라면 정말 죄송하네요. 저는 다만, 새로 오신 분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싶은 생각으로 말씀드려서 말이죠."


협 소하게 마련된 공간에서 안정되게 흔들리는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한 사내와 한 처녀가 술잔 두 개가 올려진 테이블을 사이에 둔 채로 어색한 공기를 상호간에 느끼고 있었다. 분명 둘이 마신 맥주의 양으로는 아직까지 취기가 오르지 않고, 그에 따르듯이 준비한 안주로 놓아진 튀김의 양도 줄지 않은 채로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다.


새로 사무소에 입사한 프로듀서인 사이먼 바르코나르라는 이름의 외지인을 앞에 둔 아키즈키 리츠코는 마시려던 맥주조차 앞에 둔 채로 떪떠름하게 앉아 있었다. 분명, 자신이 무언가 질문을 하려던 것이였는데, 계속해서 맥주를 들이키며 기분좋게 자신을 대해주던 그 사내는 무언가에 반응한 듯이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다.


숙취는 확실히 아니였으며, 직장 동료로써 서로 잘 알아보자는 상호 합의 아래에 근방에 있는 주점까지 갈 때에도 호언장담하며 몇 잔 제대로 나누자는 그의 듬직한 말을 보아서 자신의 말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잠 에서 깨어난다는 듯이 내는 신음소리와 함께 손바닥으로 이마를 감싸는 칼카스를 보며 리츠코는 눈치를 살피며 앞에 놓여져있는 맥주잔에서 한 모금을 조용히 마신 다음에 덜컥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될 수준으로 내려놓았다. 최소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녀 또한 이 불안감을 극복할수 없다고 생각하였기에 표출된 것이다.


"아....... 혹시 취하신 건가요? 만약 그러신 거라면, 주소를 알려주시면 제가 그곳까지 뭐 차라도 불러서 배웅할게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저, 무언가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말이죠..... 그저, 잊고 싶어서 이러는 것이니 이해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리 츠코도 스스로 그 배려에 대한 답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해 본다면 질문의 답변에 한 치도 어울리지 않는 태도를 계속 취하고 있었다. 처음 모습을 볼 때부터 그가 강인한 사람이라고 판단하였고, 그 스스로 설명해준 과거사는 그것을 철저히 증명하기 때문이였다.




아무리 술자리에서 서로 마시는 것이라고 하여도, 거의 사교성을 중시하여 '마시지만 취하지 않는다'라는 스탠스를 취하려고 노력하는 리츠코와는 달리 사이먼이라는 남자는 계속 말없이 묵묵히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그는 확실히 무언가........ 색다른 면모가 있었다.


사이먼 바르코나르. 반 년 넘게 자신이 몸을 담은 연예 프로덕션인 765 프로덕션에 새로 입사한 프로듀서이다. 이것까지는 그의 커리어만을 알려주는 기본적인 설명이지만, 그녀 또한 그것만으로는 절대로 그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행동으로써 판단할수도 있지만, 사람으로써 무릇 풍기는 기품이 그에게 확실히 존재하였다.


바르고스 프라임의 자랑거리 중 하나라고 리츠코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는 새우튀김을 포크로 찍었다. 앞에 준비된 간장소스는 그 안주와 완벽한 안성맞춤이지만 아직 멀쩡히 있었을 때도 그 사내는 관심을 별로 가지지도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였지만, 그곳에서 그녀는 그에게서 느껴지는 미묘한 느낌의 풍모를 알아챌수 있었다.


그 녀가 '날카롭고 예리하다'라는 말조차 부족하며, 심지어 살기조차 띄는 듯한 푸른빛 눈동자를 지닌 삼백안, 일주일 전에 제국 근위대(임페리얼 가드의 바르고스 프라임식 명칭)에서 제대하고 뛰쳐나왔을 듯한 적절하게 단정한 갈색 머리칼. 왕년에 제국군에 복무하였다는 사장을 제외한다면 180에서 190정도 가량의 압도적인 키를 자랑하며 그에 걸맞는 두터운 체격은 정장차림으로도 느껴질 수준이였다.


"흐음. 잠시 스스로 뜸을 들이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는데, 들어주실수 있겠습니까, 리ㅊ..... 아니, 아키즈키 씨?"

"그럼요. 뭐 외지인이셔서 익숙하지 않을수 있겠지만, 저와 같이 이곳 방언으로 지어진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성이 앞에 들어간답니다."


무 언가 정신을 차리려는 듯한 의지가 그에게서 엿보여지기 시작하였다. 바르고스 프라임이 개척하며 들여온 새우튀김을 그녀와는 달리 한입에 두세개씩 넣은 다음, 씹으며 물처럼 맥주를 마시니 목은 축여졌을 것이다. 컵의 틈 사이로 탄산기를 지닌 술이 짧게 깎은 수염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어떻게 봐야 할까, 오히려 그의 이미지와도 어울린다고 리츠코는 생각하고 있었다.




<쿠웅!> 계속 홀짝대며 마신 탓에 리츠코는 그저 별로 즐기지 못한 술을 단번에 들이키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던 사이먼은 말을 이었다.


"크음. 확실히 타 행성에서 들여온 김 빠진 맥주보다는 질이 좋기는 좋군요. 뭐 제가 보여드린 추태는......... 더 이상 자세한 설명까지는 필요없겠죠?"


" 예, 괜찮아요. 그저........ 그 말을 할 때에 마치 옛날에 무언가 심각한 일을 겪으신 듯한 느낌이 나서." 분명 서로에 대한 소개를 하기 위해서 만든 술자리라고 리츠코는 생각하였건만, 어째 이렇게 흘러갔는지는 그녀도 모를 꼴이였다. 아무래도 코토리를 끌고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기면서.


안경 뒤로 호기심이 섞인 눈빛으로 보던 그녀의 앞에서, 얼굴은 물론이요 온몸에 그 전사의 기풍이 담겨져있는 태도좋은 사내는 말을 이었다.

" 제국의 장정으로써, 19세에 입대해서 약 6년간 임페리얼 가드에 복무하면 한 사람으로써 겪을수 있는 상당수의 일들을 겪기 마련입니다. 자세한 것은 말씀드릴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전역해서 제가 여기서 같이 술 한 잔을 하는 여유를 가진게 어디겠습니까. 뭐 그쪽의 나이는......."


그의 말에 리츠코는 아무렇지도 않는다는 듯이 답해주었다. "19세라. 지금 제가 그 나이인데 말이죠. 지금껏 제가 단 한 번도 바르고스 프라임 밖으로 나간 적이 없는데. 어쨌든, 처음에는 노안으로 보였는데 눈가와 얼굴 주변에 있는 흉터들과 약간씩 난 백발만 조금 다듬으면 괜찮을거 같네요." 자신 또한 안경을 흔들면서 대답해주었다.


"제국 근위대에 6년간 있으실 정도로 운동신경도 뛰어나시고, 당연히 의무에 대한 자부심도 넘치실 텐데 사장님께서 소개하셨다니 정말 의외이네요. 그래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에 많은 결단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뭐, 확실히 이 행성은 '좀' 색다르긴 하지만 말이죠..... 그래도 역시나 뭐라고 해야만 할까 참으로......." "네?"

무 어라 중얼거리는 것에 핀트를 잡지 못하였다는 듯이 칼카스는 말을 중간에 멈추고 나서 스스로 입을 다물은 다음, 잠시동안 태도가 바뀌었다는 것을 깨달고 말을 급히 바꾸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아무것도....... 다만, 확실히 이렇게 평화로운 행성에서 있는 것이 그렇게 적응이 되지는 않는다고 느껴져서 말이죠. 제국을 수호하기 위해서 6년간 세월을 바친 것에 대한 후회는 없...... .없지만, 이렇게 괜찮은 행성을 보니 그동안에 대한 의미를 찾을수 있을 거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리츠코는 다시 그녀 스스로가 누구를 상대하는 지를 생각하였다. 분명, 그 어느 누구도 의무가 아닌 이상 쉽게 택하지 않을 전장에서 6년간 버틴 사나이는 쉽게 평화에 익숙해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가 미쳐서 끔찍한 짓을 저지를 것이라고 판단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소한 같은 사무소에서 일하는 이상 그를 잘 대해주는 것이 사람으로써, 제국의 군인을 대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 으응?" 아예 옆에서 미리 가져다놓은 찬 물까지 마구 들이키며 타는 속을 식히려고 드는 동안, 사이먼은 헛기침을 하며 뭐라 말하려고 들던 리츠코를 볼 수가 있었다. 아마도 그가 생각하는 듯이, 본격적인 조사 및 목표에 대한 접근을 위한 친근감을 쌓기 위한 위장술이 잘 먹히는 것처럼 보였다.


<크흠.> 이미 반쯤 풀러진 머리끈을 다시 잘 정돈하고 나서 리츠코는 말을 하였다. "이보세요. 만약 숨기는 고민이나, 상처 같은 것이 있으면 모두에게 말해줘도 괜찮아요. 같은 사무소에서 일하는데, 식구라고 부를 사람이 그렇게 끙끙매는 것을 모두가 원하지는 않아요. 문제가 있으면, 의지가 될 만한 사람들과 우리들에게 털어놓으면 괜찮아질 거예요."


사이먼의 반응은 아무렇지도 않는다는 듯이 끄덕이는 것이 끝이였다. "흐음." 흥미로운 듯한 소리가 인상적이였기에 리츠코는 그냥 무시하는 것이라고 여겼지만, 그의 표정 아래에 숨겨진 감정을 모두 잡아낼수는 없었다. 그냥 대범하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직 반 조금 덜 남은 맥주잔을 비우던 동안,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대하였다.




".........?" 계속해서 참 신기한 반응을 보여주던 저 거구의 외지인을 보며, 아무래도 코토리 씨를 데려오는 편이 훨씬 나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최소한 이 어색한 분위기는 그녀가 쾌활하게 깨주지 않을 것이 아닌가.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을 생각하니 부끄러워지던 그녀를 상관치 않고 사이먼은 말을 이었다.


" 아하....... 그래도 사장님께서 들려주신 바로써 군대 무용담을 너무 지겹게 들은거 같아 보이던데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 털어놓으면 그닥 원하지 않는 이야기도 나올 겁니다. 그래도, 그렇게 위로해주는 편이라도 최소한 낫겠죠."


그것이 사이먼의 본심이라는 것은 확실하였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으며, 아예 머리카락이 꼬여지는 듯한 느낌까지 받던 리츠코는 점점 이상하게 흘러가는 스탠스의 원인을 그가 진지한 얼굴로 계속 취하는 사이에 생각하고 있었다. 단순히 술자리에서 같이 모일 때에 군대에 있었던 경험담을 다 털어놓지는 말라고 말했건만, 그가 그토록 심각하게 받아들였을 줄은 생각치도 못하였다.


그러나,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그녀 또한 평소에는 하지 않던 원샷으로 남은 술을 처리한 다음에 천천히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에휴....... 보기에는 그냥 쿨한 사람으로만 보였는데, 이렇게 여린 면이 있었을 줄은 몰랐네요. 아, 쿨하다는 뜻이 이 행성에서는 무언가 범접하지 못한 냉철하고 기품있다는 것을 뜻하지, 로우 고딕으로 'Awesome'과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죠."


사이먼은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마지막에 말한 것들은 온전히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주제를 돌릴 만한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을 자각하며 말을 이었다.


" 아하. 그런 뜻으로 쓴다면 그 다이애나라는 아이가 가장 잘 어울리겠군요. 혹시나 해서 묻는 것인데, 앞으로 일정 중에서 세이죠우 씨가 다음주...... 일요일에 업무가 있다는데 그날은 분명 안식일이 아닙니까. 국교회의 휴일이 인정되지 않는 겁니까?"




리 츠코는 한숨을 한 번 쉬더니, 시선을 없는 창문에 돌리면서 그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 "이 행성과 저 또한 황제 폐하를 신격으로써 섬기고, 분명 국교회에서 해준 것 만큼 안식일이 있지요. 그래도, 정오에 예배가 끝나면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기본이 아닌가요? 그 이후로 본격적으로 받아온 스케쥴에 따른다면........ 예, 하나 있군요. 세이죠우 씨가 오후에 스틸본 남부 교외에 위치한 민영 극장에서 연극 조연 오디션을 보기로 했거든요. 사이먼 씨께서 담당이시네요."


그녀의 말에 곧장 사이먼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가득차 다음 계획을 생각하고 있었다. 우선적으로 그녀와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는 것이 차후 관찰 및 호위, 이후에 치루어질 이송 작전에서도 상당한 이득이 될 것이라고. 무언가 째려보는 듯한 눈길의 리츠코를 애써 무시한 다음, 그가 말을 이었다.


"오호, 통재라. 처음으로 제가 단독적인 프로듀서 역할을 맡는군요. 뭐, 덕분에 마음에 있던 것도 반쯤 덜고 맘편히 마실수 있으니, 내일 일어날수 있을 때까지 마셔보죠. 한 잔 더 주문할까요?"


" 그러죠. 맥주로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옆의 버튼을 누르며 행성 방언으로 리츠코가 주문하기 시작하였다. 지금껏 로우 고딕으로 잘도 대화하고 있었건만, 바르고스 프라임이라는 이 행성이 무역 중심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언어가 살아남았다는 것에 사이먼은 놀라움을 표할 따름이였다. 제국 행정부의 개입이 아닌 로그 트레이더 가문의 개입으로써 개척되었으니 당연할 따름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옆에서 한 사내가 오면서 맥주 두 잔을 더 가져다주었다. 점점 시간이 깊어져가며 아키즈키 리츠코와 사이먼 바르코나르는 이미 할 말을 절반을 훨씬 넘게 풀어놓느라 남은 대부분의 시간을 마시고 먹는 데에 열중할 따름이였다. 호기심이 발동한 리츠코의 말에 팔등과 팔목에 위치한 흉터를 보여주며 기겁한 소리가 나기까지 하였다.


사이먼은 자신이 목적했던 바를 반쯤 이루며, 동시에 이 사무소에서 맏언니 역할을 하는 사람에 대한 친근도를 쌓는 것까지 마쳤다는 것을 만족하고 있었다. 다만, 그녀가 말한 '무언가'에 반응하여 홧김에 말한 것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느끼며, 그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기억하려 들었다.


.........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하였다. 분명 그 때 무어라 말하고, 그 이후로 격려해주며 위로한 것까지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체 무엇에 자신이 반응하였으며, 그것에 당장 기겁하며 숨기려고 들었단 말인가? 인류제국을 위하여 투신하여 충심으로써 굳어졌다고 진심을 믿고 싶었지만, 의문은 항상 그의 가슴 속에 남았다.




그 이후로 30분 가량이 더 지나서, 바르고스 프라임의 도심과 외곽을 잇는 주점에서 두 명이 마침내 나올수가 있었다. 어차피 나올 시간이 되기도 되었지만, 리츠코는 그가 용건이 있다는 것에 예상 시간보다 조금 더 빨리 나와 집으로 갈 준비를 할 수가 있었다.


처 음에는 그 또한 친구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아니면 옛날에 같이 임페리얼 가드에 복무하였던 사장이 부르는 것으로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간 리츠코였지만 사이먼에게는 용무가 존재하였다. 단순히 한 명의 신원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서, 인류를 수호하며 나아가 제국의 안보를 지켜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


사이먼 바르코나르라는 프로듀서의 이름으로 그가 바르고스 프라임에 위치하였지만, 실상 그는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자각하고 있었다. 심야로 접어드는 깊은 밤의 시각에 점점 적어지는 사람들을 헤치며 그는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고급 정장으로 몸을 감쌌지만, 그 속에는 전란으로 단련된 육신이 함께하고 있었다.


서 류가방의 손잡이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자, 곧장 기계음이 들리며 준비되기 시작한다. 당장 도시 외곽에 위치한 집, 아니 은신처에서 갑주를 찾아 장비하고, 기본적인 무장을 챙겨 접선 지역에서 동료에게 자료를 받을 준비를 한다. 업무상의 문제로써, 오르도 제노스의 인장과 깃발 아래에 있는 이상 항상 전투를 준비하는 수밖에 없으리라.


그는 평화의 가치가 자신을 용서하려는 것을 스스로 비웃으려 하며, 자신에게 걸맞는 칭호로써 스스로를 무장하려 한다. 이제는 기억나지도 않을 과거에 다짐했던 신념을 지켜 인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결국 누군가는 악을 자청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생각한지 이제 6년, 아니 7년이 지났다. 너무나도 많은 선을 넘었으며, 자신 안의 인간성을 애써 부정하며 그것을 연막으로 가리려 하였다.


제이콥 칼카스는 스스로에 대한 고뇌가 점점 머릿속을 채운다는 것에 대해서 고통스러워하며, 심지어 접견 지역에서 다른 이단심문관과 만날 때에도 속으로 기도문을 중얼거렸다. 자신에게 이러한 평화는 허락되지 않는다고. 선을 넘은 이상, 이미 그에게 안식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오직 죽음만이 그의 의무를 덜어낼 것이다.




그 이후로 꼬박 하루가 지나고 나서, 금요일 쯤에 다다르렀다.

"흐음........ 오늘 프로듀서 씨께서 늦으시네요. 리츠코 씨도 숙취에 시달리시지 않는데 어찌 늦는담......."


아 직 정오가 되지 않고, 여전히 여명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햇빛 전의 미약한 그늘이 마천루의 뒤에 숨어있으며 빛과 그림자의 아름다운 조합의 배경을 만들어낼 때에 아이리스 마이스트라가 기다리고 있는 스케쥴이 촉박해져오는 것에 관심을 가지며 바깥의 풍경을 보고 있었다.


느긋하며, 치유를 넘어서 긍정적인 사고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 아이리스와는 달리 준비까지 마쳐 완전히 짐을 싸고 기다리고 있던 리츠코는 계속하여 시계와 문을 번갈아 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 제국 근위대, 아니 임페리얼 가드에 몸을 담았다면 시간 관념 정도는 지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일주일을 마쳐가는 금요일에도 불구하고 사무소는 비어있지 않고 붐벼 있었다. 사실상 지금이 첫 업무로써, 여전히 중소규모에 그치던 765 프로덕션답게 스케쥴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기껏해야 아침 쯔음에 업무차 스텔라와 같이 나선 유키호 하인츠베른(7년간 제국의 각지에 파견된 그가 인식하기에, 세그멘툼 파시피쿠스에서 보기 쉬운 성씨였기에 칼카스가 의문을 가지기 충분하였다.) 뿐이였다.


이미 기다리고 있던 두 명과는 달리 오후로 대부분의 스케쥴이 미루어지거나 아예 공백인 다른 아이돌들은 그저 기다리고 있을 따름이였다. 최근에 새로 들인 미니어쳐 게임의 말판으로 커피 테이블을 사용하여 '아기자기하게' 좁은 공간 내에서 안간힘을 쓰며 하고 있는 후타미 자매의 모습이 보이던 가운데에 마침내 문이 열리고 말았다.




"어억........."

"앞으로 조금밖에 남지 않았잖아요. 아무래도 다음 번에는 좀 작작 마시라고 해야겠어..... 일단 늦었으니, 아이리스 씨도 준비가 끝나는 즉시 같이 출발해요." 옆에 서류들을 끼고 기다리던 리츠코가 마침내 안경을 고쳐쓰며 사무소의 문을 벌컥 연 채로 나타난 프로듀서를 핀잔과 함께 반겨주었다.


처음에는 약한 핀잔으로 끝낼 계획이였지만, 아무래도 그가 술에 약한 것인지 피로가 쌓인 모습을 보자 그냥 입을 다물고 끝낼 계획이였다. 그 모습은 잡혀있었지만, 잔뜩 주름이 생긴 사이먼의 이마를 보고 나서는 그냥 긍정적인 모습이 더 나아보인 탓도 있었다.


"일단 냉장고에서 보관해둔 음료 하나 가져가세요. 뭐, 그래도 자리에서 졸면 안됩니다?" 동시에 일어서던 리츠코를 옆으로 스쳐지나간 채로 걸어가던 사이먼은 시선을 주방으로 보이는 쪽으로 돌린 다음, 걸어서 지나가기 시작하였다. 대체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몰라도, 여전히 숙취인 것인지 아니면 한숨도 잠을 자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가벼운 식기들 몇이 쌓인 싱크대를 옆에 둔 채로 사이먼은 고개를 숙여 냉장고의 문을 열었다. 상주하는 소녀들의 숫자에 비해서는 썰렁한 안에서 표지조차 무언가 안기에 습기를 차게 만드는 금속 캔 하나를 꺼내어 마시기 시작하였다. 경험상 보통 극소량을 혈액에 투사하기도 하였지만, 음료의 맛을 보아 피차일반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 이후로도 여전히 발걸음은 무거워진 채로 기다리고 있던 둘을 향하여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옆에서 모델들을 올려놓은 채로 주사위를 쌓아둔 아미와 마미의 모습이 채였다.


" 크윽....... 진퇴양난이네. 이건 치사해!" 기병 모델 몇이 마미의 진형에서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그 반대로 아미의 중보병 모델들이 가운데에서 포위당하기 직전의 상황에서 기병들이 오히려 후방에 있었다. 선공권이 마미에게 있었기에 총병들이 잡혀 상대하지 못할 바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던 차에, 곁으로 지나가며 사이먼이 중얼거리고 말았다.



"기병으로 기병을 견제. 중보병은 계속 진격해서 상대방 진형을 유리."

"잠깐...... 으하하하하! 완벽해!" "이건 치사하잖아, 오ㅃ.... 아니, 프로듀서!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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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식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일단 타입문넷에 연재된 것이 시험 에피소드급이 많아서 중구난방일수 있습니다. 'Guns and Flowers'의 연재 기준은 이곳이 되니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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