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Hotline Tokyo - Step 3. Overdose

댓글: 8 / 조회: 1896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7-24, 2014 12:46에 작성됨.

BGM : Crystals(Hotline Miami ost)

 

[질문 1. 당신은 왜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는가?]

 

"저기 프로듀서. 오늘도 일찍 귀가야?"

 

"아하하...요즘 컨디션이 좀 저조해서. 의사 선생님도 적당적당하게 하고 쉬라 하더라고."

 

"흐응...그래..."

 

"그래도 일은 그럭 저럭 하고 있으니까. 거기다가 최근, 지금 그 살인사건들 때문에 저녁에 일을 죄다 빼버렸으니 이런 일이 생기지."

 

"응? 그러고보니 최근 야간까지 공연하거나 이벤트 참여하는게 없었네."

 

"일단 아무래도 아이돌은 몸이 재산이다 보니까. 이쪽 업계...특히 젊은 여자애들 관리하는 업계는 이런 사건 사고엔 민감하다 보니까...그보다 린, 귀가시간 늦지 않도록 조심해."

 

".......응. 알았어. 프로듀서도 몸 조심하고."

 

[질문 2. 당신의 전화기에 음성 메시지를 남기는 것은 누구인가?]

 

전화기가 시끄럽게 울었다. 그러나 그것을 당장 받지는 않았다.

그저 전화기 옆에 다소곳하게 놓인, 전화기보다 약 1.5배정도 커다란 시커먼 기계의 버튼을 조심스레 눌렀다.

삑. 하는 작은 비프음이 들리는 것을 시작으로, 잽싸게 수화기를 들어 귀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 전화 연결중이라는 표시가 뜨더니, 옆의 LED가 점멸했다. 깜빡. 깜빡. 깜빡 할때마다 내 심장도 같이 두근거렸다.

어쩌면, 이놈들이 어디서 보내는지라도 알 수 있다면...!

 

"...제발. 제발. 제발...!"

 

[...호노카입니다. 일을 좀 맡기고 싶어서 전화드렸습니다. 도쿄 12번가에서 지금 인터넷이 완전히 나간것 같아요. 지금 서버가 문제인지 봐야겠는데...그것 좀 해결 해 주세요. 부탁합니다! 아무래도 그쪽이 솜씨가 가장 좋다고 들었거든요! 문제 '하나도 없이' 잘 되게 해주세요!]

 

-뚝!...뚜...뚜...뚜...

 

"...젠장...!"

 

조금 불법적인 루트를 통해 구한 발신지 탐지기도 먹히지 않는듯 했다.

...이건 기계가 문제인게 아니라, 이 메시지를 남기는 놈들이 워낙 짧게 메시지만 전달하고 끊어서일까.

조금 더 성능 좋은 물건을 구하면 어떻게든 발신지라도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방금 전까지 절박했던 심정이 바보같아진 기분에,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워낙 써서 이젠 고무냄새도 잘 나지 않는 수탉의 가면을 가방에 쑤셔넣고, '작업복'으로 구입한 옷도 끄집어 넣었다.

 

...그러고보니 그렇게 많이 사람이 죽어나갔는데, 잡히기는 커녕 오리무중. 

어디서 본게 있어서 나름대로 뒷처리를 하고 있다지만 나는 일본의 치안이 바보라곤 생각치 않는다.

그러나 신문에서도 뜬구름만 잡고 있고...경찰도 헛다리만 짚고 있다. 야쿠자랑 연관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는 이쪽 업계도 흔들 흔들 하는 중이고.

그래도 최근들어 연예계에서 야간에 하는 프로그램(특히 여자/미성년 아이돌들)들이 축소되어준건 고맙다. 

그게 아니었다면 야근을 하던가 일을 하다가 메시지가 시키는 일을 하지 못하고 결국 나는 린을...

 

"욱..."

 

...생각만 해도, 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간신히 억눌렀다.

하여간, 일본의 치안은 꽤 우수한데도 불구하고, 경찰은 묘하게 수색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설마 들킬까 하는 생각에, 나는 옷은 피에 젖든 어쩌든 항상 휴대하고 다녔으며...일 시작 전에 입고, 일이 끝나는 동시에 벗었다.

무기도 들지 않는다. 어차피 '작업 장소'에 가면 '장비'는 잔뜩 있으니. 가방에 대충 다 쑤셔넣고, 힘 없는 걸음걸이로 계단을 내려온다.

맨션의 아주머니가 '연예계는 힘들겠수.'라며 하는 말에 힘 없이 웃어보이며 주차장으로 내려가 나의 애마에 올라 탔다.

 

'일'을 위해 전체적으로 두툼한 비닐을 덮어 씌운 자리가 괜스레 부스럭대면서 불편했다.

그것을 대충 참아내고 키를 꽃자, 차의 엔진이 긴 소음을 울렸다.

 

...자. 그래. 오늘도 '일' 하러 가야지.

 

[질문 3. 당신은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는가?]

 

"사...살려. 살려줘...!"

 

'...운이 없었다고 생각 해 형씨.'

 

속으로 중얼거려봤자 듣지도 못할테니 쓸데 없는 말이긴 하지만.

나는 그런 잡생각을 하면서, 바닥을 기던 사내의 머리에 도끼를 박아넣었다.

촥. 하고 바닥에 길게 검붉은 액체와 조각들이 흩뿌려진다. 다행히도, 오늘은 옷이 그렇게 젖지는 않았다.

사실 빨래 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완전히 피투성이가 되면 옷을 알아서 '처리' 하고 새로 사야했는데.

 

오늘은 그냥 간단하게 세제로 닦아내고 뒷처리만 어떻게든 하면 이 옷은 한번 더 입을 수 있을듯 하...

 

'아. 내정신좀 봐.'

 

아직 저 맨 안쪽의 방을 살펴보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문을 바로 열지 않고, 바닥에 떨어져 있던 사냥용 엽총을 들어 문에 대고 한발.

텅. 하는 귀가 울릴 정도의 소음과 함께, 나무로 만들어진 문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그리고 박살난 문 안쪽으로, 산탄에 맞아 상체의 반이 곤죽이 된 사내가 총을 들고 쓰러져 있었다. 등신아. 그러게 발소리가 들렸다가 멈췄을때 쐈어야지.

 

아직 실린더에 한발이 남은 엽총을 들고, 그대로 문을 걷어차 열자마자 왼쪽에서 탄환이 쏟아져 떨어져나가는 문을 맞췄다.

근데 이걸 어쩌나. 난 아직 진입하지 않았는데. 그대로 엽총의 총구만 들이밀고 왼쪽에 그대로 한발. 그러자 체코제 기관권총을 들고있던 사내가 마지막으로 나자빠졌다.

짙은 화약냄새, 피 냄새. 3층짜리 건물에 가득찬 침묵을 뒤로한채, 엽총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조용히 층계를 내려왔다. 아직 사이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들이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몰라도 경찰의 출동은 항상 늦었다. 

 

차량에 탑승해, 부스럭거리는 비닐의 불편한 감촉을 느끼자 되려 마음이 편해졌다. 

그대로 비닐 위에서 옷을 벗는다. 알몸이된채 속옷까지 죄다 벗어버리고, 비닐에 피에 살짝 젖은 옷을 싸맨 뒤 손에 낀 얇은 라텍스 장갑을 벗어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이거 꼴이 흡사 차 안에서 스트립쇼하는 변태같겠구만. 속으로 자조하면서 가방에 넣어둔 원래의 슈트를 꺼내 입는다.

...그리고 몇십초도 되지 않아서, 나는 프로덕션에서 일하던 때의 복장으로 돌아왔다.

 

비닐을 차의 좌석 아래 비밀공간에 쑤셔박고, 그대로 시동을 걸고 차를 뺀다. 뒷골목에서 바로 나오자 마자 수많은 인파와 현란한 조명이 차 창에 비친다.

그것이 단순히 어지럽고 눈아프단 생각을 하면서 나는 액셀을 밟아 도로 위로 나섰다. 

 

오늘은, 돌아가서 조용히 맥주나 마시고 자자.

 

...그런 생각을 한 뒤에야 속이 좀 편해졌다. 

 

----

 

"그러니까 내 말은, 요즘 프로듀서씨가 이상하다는거야."

 

"어떤 면에서?"

 

"음...최근 들어 멍하니 있는 일도 많고. 최근 상황이 상황인건 알지만 거의 일 중독처럼 보이던 사람이 요즘은 퇴근시간만 되면 바로 귀가하고."

 

"응? 그건 몸 잘 챙기고 있다는 거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게 아냐?"

 

"...오히려 최근들어 갑자기 행동 패턴이 너무 달라져서 걱정되는게..."

 

"헤에. 린은 프로듀서에 대해 언제나 잘 알고 있구나..."

 

뭔가 짖궂은 기색으로 말하는 나오의 한마디에 얼굴에 불이 확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카렌은 아까부터 뭔가 무서운 눈으로 날 보고있고.

 

"그...그거야 내가 아이돌 처음 되었을때부터 같이 있었던 사람이고."

 

...항상 나오를 괴롭히는 입장이라서 몰랐는데, 괴로웠겠구나. 

카렌과 나오에게 동시에 뭔가 뜨뜻미지근한 눈빛을...정확히는 카렌에게 '속였구나 린!'이란 눈빛을 받고 있자니 괜스레 얼굴이 뜨거워졌다.

역시 이거 관련해서 말을 꺼내지 말까. 했는데...아무래도 나 혼자 생각하는 것 보다는 세명이서 같이 생각 하는게 좋겠지.

특히 나오는 둘째치더라도 카렌은 프로듀서에게 나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는게 확실하고. 

 

"으흠. 흠. 그래서, 뭔가 다들 머리를 좀 빌려줘."

 

"최근들어 프로듀서가 피요짱이나 아카바네씨랑도 잘 나가지 않는것 같구."

 

"그러고보면 요즘 프로듀서씨는 저한테 차갑습니다..."

 

나오가 뭔가 한마디 하는 와중에, 나와 카렌 사이에서 불쑥 머리 한개가 들이밀어졌다.

히익 하고 깜짝 놀라는 나오를 잠깐 보고, 나는 방금 끼어들어 우후후 하고 웃고 있는 얼굴을 쳐다봤다.

타카가키 카에데.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둘 다 실력파인 최근들어 주목받고 있는 아이돌. 

아무리 봐도 스물 다섯으론 보이지 않는 프로포션이지만, 늘상 보이는 저 태도는 확실히 '어른 여자'라는 느낌이...

 

그러고보면 카에데씨야말로 프로듀서와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이었다.

나야 미성년자니 주점에는 따라갈 수 없고. 그러고보면 저번 촬영지인 온천에서는 둘만 같이 먼저 한번 갔다왔다던가...

은근슬쩍 붙어있는 와중에, 슬렌더하면서도 풍만한 그 몸에 눈이 한번 갔다.

 

...응. 지지 않을거니까.

 

"헤에. 그 술 좋아하는 프로듀서가..."

 

"아카바네 프로듀서도 항상 최근에는 술자리가 심심하다 했고요. 아카바네씨가 아까바(아까워) 한다라...후후..."

 

지금 상황에서 다쟈레(말장난) 하는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래서 항상 프로듀서씨가 카에데씨고 도매급으로 애 취급 하는건가. 역시 25세 아이.

이런걸 보면 취급이 다른 나는 조금은 이겼단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럼 아카바네 프로듀서 담당 아이돌들한테 물어보면 되겠다. 어디보자...에...하기와라 선배?"

 

"ㄴ...녜?"

 

그리고 카렌은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프로덕션 휴게실 앞의 탁자에서 신문을 펴놓고 뭔가 복잡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하기와라 선배에게 물었다.

아마 아카바네 프로듀서와 자주 다니는 그녀라면 아카바네 프로듀서의 말을 좀 더 확실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이스 카렌.

그러나 내가 그런 생각 한 것도 잠시, 유키호 선배는 조금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죄송해요오...사실 저도 최근 프로듀서씨에게서 이야기는 못들어서..."

 

"...유키호 선배. 안색이 안좋은데 괜찮아요?"

 

"녜? 아. 전 괜찮아요오."

 

신문을 불안한 눈으로 보는 걸 보면 알기 쉽다. 최근 들어 있는 도쿄에서의 살해 행위 탓이겠지.

...그러고보면 하기와라 선배네 자택은...그...그쪽 집안이었던가. 카에데씨가 이리 오라는듯 손짓했고, 나와 카렌은 조용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보면 하기와라씨네 집안에도 여러 문제가 터졌다는 모양이에요. 상대 조직으로부터의 보복성 공격이..."

 

"흐응..."

 

확실히 지금 묻는건 타이밍이 나빴을수도 있겠다. 안색이 나빠진채로 신문에 못박힌듯 시선을 두고 있는 하기와라 선배에게 미안하다 말한 뒤, 조용히 제자리로 돌아왔다.

...최근 도시 상황도 좋지 않고. 프로덕션도 일거리가 최근에는 많이 들어오지 않아 문제고.

도쿄 전체에 문제가 크게 터지진 않았지만, 조용히 술렁이고 있다. 

한낱 고등학생인 나도, 그정도는 짐작할 수 있었고...

 

'프로듀서...'

 

그럴때마다 프로듀서가 걱정 되었다.

항상 우릴 위해 끝까지 애써주고, 지금도 이 난장판인 와중에도 우리 일을 얻기 위해 뛰고 있는 것 아닐까.

밝은 성격에 약한 모습을 억지로라도 보여주지 않는 그의 모습을, 나는 잘 알고있다. 내가 풋내기 아이돌일때부터, 그는 그랬다.

일이 없을때도 필사적으로 뛰고, 불안정할때도 결코 무너지지 않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볼때마다, 조금은 위태로워 보였다.

...이번에도, 그런걸까.

 

----

 

[도쿄에 부는 피바람!]

 

[최근들어 도쿄 내의 야쿠자간의 항쟁이 격심해 지고 있는 가운데, 도쿄의 물 밑에서는 서서히 불안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까지 민간인 피해자는 나오지 않았으며, 살해된 대상은 관동 내 조직인, 코단구미, 슈에이구미와 하기와라 구미뿐이지만,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사용된 흉기는 피해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무기들로, 경시청은 해당 사건이 야쿠자 끼리의 항쟁으로 보고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관동 전체의 야쿠자들에 대한 관리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과학수사본부는, 코단구미, 슈에이구미의 습격과는 달리 하기와라 구미는 여러명의 야쿠자들에 의한 보복성 습격이 있었고, 살해사건의 현장과는 달리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던 것을 들며 코단구미와 슈에이구미를 습격한 습격자들과 하기와라 구미를 습격한 습격자는 관계성이 없으며, 다른 제 3자의 범행이라고 발표 했습니다...]

 

[수사본부는 하기와라 구미에 대한 수색영장을 발부 했으나, 하기와라 건설 흥업측 대변인 모리사토는 해당 사건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있으며...]

 

=====

오클라호마에서 애정을 담아 보내드리는 핫라인 도쿄! 역시 다쟈레는 어렵네요.

아무리 애정캐라지만 다쟈레는 하기 어려워서 그냥 대충 한국판 발음으로 어레인지. 으앙 쥬금.

개인적인 작가의 신데마스 애정캐릭터는 시부린, 카에데, 미쿠냥, 후미카, 아냐, 카렌 정도겠네요. 많기도 하다.

그러니까 작가가 미쿠냥 괴롭히고 싶어 하는 것도 다 미쿠냥한테 애정이 있어서 그러는겁니다. 미쿠냥 비중은 적지만.

아마 한개 루트만 다룬다면 6~7화 내로 완결이 나지 싶네요. 두개 루트 다 다룬다면 9~10화정도에서 간당 간당...

하여간 북미에 있는 8월 9일 이전까지 핫라인 도쿄 한개 루트 이상은 완결 냅니다! 곶철이랑 엔젤 쉿 원은 보류! 

시간 나면 쓰겠지만 한국 가선 다시 엔젤 쉿 원 위주로 쓸게요.

 

다음 화에서 분기가 대충 갈립니다. 헤헤. 댓글로 하든 뭘로 하든 투표 찌를 준비 해두세요.

그럼 이번주 주말, 혹은 다음주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아디오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