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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line Tokyo - Step 2. No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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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1, 2014 10:42에 작성됨.

 

 

[프로듀서. 그러고보니 이런 사진을 발견했는데...]

 

들고 있던 중화풍 식칼을 그대로 던진다. 어깨에 시퍼런 쇳덩이가 박혀 신음하는 사내의 머리통을 걷어 차 연수를 꺾는다.

뿌득 하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절명한 사내를 타고 넘어가, 복도의 코너로 들어서기 직전에 바닥에 떨어져 있던 쇠파이프를 집어들었다.

 

[아. 그거? 음...별건 아니고, 한국에선 거의 모든 남자는 2년정도 군에 있게 되는데...]

 

옆에서 달려드는 사내의 일본도를 솨이프로 어렵게 막아내고, 벽을 엄폐물 삼아 뒤로 후퇴. 방 안으로 들어선다.

허둥지둥 하면서 문 뒤에 기대 기회를 노린다. 저쪽도 방 안에 함부로 들어서지는 못하는듯 했다.

 

[흐응? 군대?...그럼 영화에서 나오는것 처럼 막 테러리스트도 때려잡고 그러는 거야?]

 

밖에서 우물쭈물 하는 사내가 들어오는 타이밍을 살피며, 바닥에 떨어져 있던 토카레프를 집는다. 잔탄은 약 다섯발.

처음에 기습으로 총을 든 녀석을 쓰러트리길 잘했다. 아마 이녀석을 늦게 잡았더라면 벌집이 되는건 나였을 테니까.

 

[하하. 그럴리가. 아마 테러리스트가 눈앞에 나타나면 울고 불고 짜면서 도망갈걸?]

 

문으로 고함을 지르며 짓쳐 들어오는 사내의 몸통에 한발 박아준다. 7.62mm탄의 관통력은, 사내가 임시로 몸에 두른 복대를 가볍게 꿰뚫고 사내의 내장을 헤집는다.

그리고 역으로 밖으로 뛰쳐나가며, 복도 양 옆에서 들어올 준비를 하고있던 사내들에게 나머지 탄창을 전부 비웠다.

날카로운 총성이 울릴때마다, 머리나 가슴에서 피를 뿜어대면서 사내들이 스러져간다. 오늘도 몸을 씻는데 서너시간은 투자해야할 것 같다.

 

[후후...하긴. 프로듀서 얼굴만 봐선 개미 한마리도 못죽일거 같으니까.]

 

아냐 린. 

 

생각보다. 

 

생각보다는 잘하고 있는것 같아.

 

아마도.

 

----

 

시부야 린. 

15세. 여성.

8월 10일생. 

신장 165cm에 체중 44kg. 

출신지는 우리 프로덕션이 있는 도쿄. 

취미는 개 산책시키기. 

자택은 꽃집을 하고있다.

 

...그리고, 내가 맨 처음으로 담당한 아이돌.

 

한국에서 군 제대 후 일본으로 돌아와 대학 졸업반과 765의 견습 프로듀서 일을 시작했을 당시 처음으로 내가 스카웃한 여자아이.

근래 들어 등장하는 귀여움이나 열정, 혹은 특유의 특징이나 재미있는 요소...등등을 어필하는 아이돌들과는 달리 정통파 '쿨'계 아이돌.

현재 담당중인 트라이어드 프리머스에서 가장 어림에도 불구하고 세 여자아이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으며, 가창력이나 연기력이나...이것 저것을 따져봐도 개인적으로도 가장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아이. 무엇보다도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은 명석한 두뇌와 빠른 눈치. 얼핏 봐선 쿨해 보이는 외모에, 타인의 감정에 관심이 없어보이지만 빠른 눈치로 상대방이나 대중의 기분이나 분위기를 재빠르게 인지하고, 그에 맞는 쇼 맨쉽을 선보이는게 내가 생각하는 그녀의 또 하나의 인기 비결.

 

문제는, 지금은 그녀의 그 빠른 눈치가 내게 있어선 엄청나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

 

"프로듀서?"

 

...요즘따라 프로듀서가 이상하다.

평상시엔 쓸데없는 것 까지 전부 듣고있는데다가 활기찬게 장점이었던 사람이...

요즘은 어딘가 정신을 두고 온 사람처럼 대답을 해도 듣질 않거나, 일이 끝나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하는 일도 없이 재빨리 사라져 간다.

최근에는 같이 마신적도 없다면서 아카바네 P나 코토리씨도 서운해 하고 있고...집에서 게임을 하는건지 물어봐도 코토리씨 말로는 최근에는 접속이 뜸하다고 한다.

 

단순히 휴일 이후 일이 급작스럽게 늘어나서 피로한걸까?

최근 트라이어드 프리머스나 냥냥냥도 호조고, 카에데씨도 드라마나 연기 방면에선 호평을 받고 있으니 일이 늘어난 것은 알겠지만...

그것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닐까. 몸이라도 안좋다거나. 카렌이 듣는다면 프로듀서가 아프다며 난리가 날것 같으니 입에 담지는 않는다.

 

"프로듀서..."

 

"응? 어? 아...린. 불렀어?"

 

그래. 지금처럼. 

옆의 의자에 조용히 걸터 앉으며, 그의 안색을 살폈다. 역시 요즘 뭔가 이상해.

 

"...프로듀서. 요즘 잘 쉬고 있는것 맞아?"

 

"...으음. 적절하게 쉬고는 있는데...어제도 집에가서 밀려있던 '일'도 처리했고..."

 

역시, 단순히 일이 많아서 이러는 걸까.

정말로...데뷔 초창기에 과로로 문제가 생길뻔 했던건 기억은 하는걸까.

잊지 말아줘 프로듀서. 우린 이인 삼각이고, 어느 한쪽이 쓰러지면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는걸.

...그걸 누가 말했더라...응?

 

"프로듀서. 몸은 잘 챙겨야 해. 프로듀서가 쓰러지면 카렌도 걱정하고...나오는 또 펑펑 울어버릴거라고?"

 

"거 설득력이 쩔어주는 협박인데..."

 

곤란한듯 웃으며 저렇게 말하면, 더이상 뭐라 하기 힘들어진다.

한참 마주보고 있다 보니 저절로 얼굴이 붉어지는걸 간신히 억누르며, 나는 프로듀서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최근, 스킨이라던지 바꾼걸까. 전에 비해 향이 진하다.

 

"킁킁."

 

"...린?"

 

"...프로듀서. 아저씨 냄..."

 

"...스탑. 아이돌이 남자 냄새 킁킁 맞는건 둘째치고 아저씨 냄새라고 하면 나 상처받아?"

 

...정말로 상처입은 표정으로 저리 말하면 말한 내쪽에서 미안해진다.

응. 괜찮아. 프로듀서가 폭삭 삭아서 아저씨가 되더라도 내...내가 데려가던가 하면 되니까.

 

"아니 그게말야. 최근에 왠 흑인이 광고하는 로션에 관심이 생겨서...써보니까 냄새가 꽤 마음에 들더라고."

 

어설프게 변명하는게 조금 귀엽긴 했다...아니. 귀여웠다. 

곤란해 하는 표정을 짓는 프로듀서에게서 조금 떨어져, 후후 웃으며 그대로 자기 자리로 향했다.

내일도 저렇게 힘빠진 상태라면, 조금 더 잔소리를 해줘야 할까.

 

"그럼 조금 더 쉬다가 가도 될까?"

 

"...응. 아마 오늘은 더 일이 들어오는게 없을거야...수고했어 린."

 

작게 한숨을 쉬고 고개를 젓는 그를 멀찍이서 바라보면서, 한참을 더 기다리다가 나는 프로덕션 바깥으로 향했다.

프로덕션 바깥으로 향하는 나를 보며 프로듀서가 뭔가 중얼거리는 것 같긴 했지만...늘 하던 불평 불만일까.

...나중에 조금 더 괴롭혀 줘도 괜찮을지도.

 

----

 

위험했다. 속으로 기운이 쭉 빠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역시 다년간의 교제 탓일까, 뭔가 작은 변화라도 있으면 잽싸게 알아 채 주는게 고마우면서도 힘들다.

...역시 뭔가 다른 수단이 필요하다. 좀 더 잘 숨길 수 있게 되거나, 그게 아니면 이 짓거리를 완전히 끝내거나.

 

하지만 이 짓거리를 끝내는 방법이 뭐가 있지? 누가 이런걸 시키는지도 모르고 단순히 이용당하는 꼴인데?

일이 어찌돌아가는지 알기 위해 필사적으로 인터넷과 신문, 찌라시를 포함해 여러 곳에서 정보를 모아봤지만...

죄다 '도쿄 내 조직간의 암투!' 라던가 '도쿄에서 불량배, 야쿠자들을 사냥하는 자경단이 있다' 라는 뜬소문들뿐.

 

'하. 자경단 말이지...'

 

이것도 자경 임무라면 자경 임무일까.

이 짓거리를 시키는 놈이 뭔 생각으로 야쿠자들만 대상으로 지정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나정도 소득은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죽인 야쿠자들 대부분이, 불법적인 사업 외에도 '합법적' 인 사업에 굉장히 크게 관여되어 있는 자들이라는 것.

즉, 보통 생각하는 야쿠자들이 경마를 주선하거나 마약이나 빠찡코 등의 돈벌이 수단을 사용하는 것 정도에 그치는 것과 달리, 정재계에 은근히 줄이 닿아 있는 조직들.

아직 정보가 너무 적고, 파고들기도 어렵다. 머리가 지끈지끈 하는 것에 미간을 누르며, 의자에 앉았다. 자. 이제 마지막 난관이 남았다?

 

"아. P씨. 오늘 저녁에 시간 되시나요?"

 

"...코토리씨. 내일 일 많은데 마시자구요?"

 

"그치만 그치만요...! 치히로씨랑 아카바네씨랑만 가면 맨날 나 괴롭히구...특히 카에데씨가..."

 

"...힘내요 피요쨩. 카에데씨나 아카바네 P는 몰라도 치히로씨는 저도 어쩔수가..."

 

"피욧?! 매정해욧?!"

 

호들갑을 떠는 코토리씨를 애써 돌려보내고, 이후에 한잔 하러 가자는 아카바네도 적당히 말을 해 돌려보냈다.

프로덕션 밖으로 향하는 사장님께 적당히 인사를 하고, 야간 근무조들에게 말을 해둔 뒤 내 근무 카드를 기계 꽃아넣었다.

작게 스프링 튕기는 소리가 들렸고, 이내 프로덕션에는 나 혼자 남아있었다. 

 

그건 그렇고, 그들은 이런 '비는' 시간을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이 프로덕션 안에 이 일을 주선한 놈이 있을지...

 

-PiPiPiPi...

 

생각을 끝마치기 직전에, 책상 위의 전화기가 울렸다.

...자. 슬슬 움직일 시간이다...

 

더 기분 더러운건,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 보다도...

내가 이 이유 없는 살인행위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

 

[토키와 클리닉의 '아라라기'입니다. 오늘 밤 고객님과의 짧은 진단 일정을 잡아 놨습니다. 클리닉 주소는 도쿄 이케부쿠로 CCC번가의 맨션 801호입니다. 그것에 관해선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긴 하겠지만, 클리닉 과정이나 고객님의 비밀이 새어나가는 일은 없을겁니다. 저흰 언제나 신중함을 추구하니까요...그럼 밤에 뵙겠습니다.]

 

----

 

"P쨩. 이것좀 봐라!"

 

늘상 프로덕션에서 제일 시끄럽게 날 대하는 사람은 마에카와 미쿠. 고양이 속성(...)을 듬뿍 함유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냥냥냥의 리더긴 리더인데 최근 노아씨나 아냐에게 그 속성을 빼앗기고 있다나 뭐래나.

그건 그렇고 누구보다도 신문과 어울리지 않을 소녀가 호들갑을 떨면서 들러붙어 온다. 그것도 프로포션도 꽤 훌륭한 아이가.

가슴이 팔에 눌려서...그보다 저만치 떨어진채 보는 린의 눈빛이 무섭다!

 

"미쿠. 진정하고 좀...그보다 미쿠가 신문도 다 보고 무슨 일이야? 프로듀서가 왠만해서 눈물이 안나는 사람인데 눈물이 나오네."

 

"우냐?! 너무하다냐?! P쨩에게서 나는 얼마나 레벨이 낮은거다냐?!"

 

"음...하여간에, 미쿠가 평소에 신문을 읽고 안읽고는 둘째 치더라도...무슨 일인데 그리 호들갑이야?"

 

"그게...P쨩. 뉴스도 안본다냐?"

 

그 말에 조금 찔끔 해버렸다. 하기사. 뉴스 한창 할 시간에는 그 빌딩에서 사람 머리에 대못을 박아넣고 있었고.

...처음에야 내가 뭘 했는지만 떠올려도 이상반응이 나타날 정도였지만, 익숙해진 탓인지, 아이돌들 앞에서 들킬 수 없다는 집념인지.

나도 놀랄정도로 평온하게 그녀들을 대하고 있었다.

 

"음...사실 그시간에 딴걸 하고 있어서...그보다 왜?"

 

"P쨩. 그게 그러니까 최근 도쿄에서 야쿠자들을 죽이고 있는 괴한에 대해서 안다냐?"

 

응. 그게 사실 납니다....라곤 해도 믿어주진 않겠지.

하긴. 내가 생각해도 거짓말 같은 이야긴데.

 

"응...신문에선 봤지. 자경단 운운 하는거."

 

"그 살인마가 어젯밤엔 미쿠가 잠시 놀러갔던 언니네 식당 근처에서 나타났다냐!"

 

이케부쿠로의 그 엄청 큰 맨션에서 사람이 엄청 죽었다. 미쿠는 호들갑을 떨며 무섭다는듯 그리 말해왔다.

그리고 어느새 다가왔는지 린이 근처에서 신문을 펴 보고 있었다. '도쿄의 야쿠자들을 노리는 공포의 살인마.'.

고개를 한참 갸웃거리던 그녀를 흘깃 보는 동안, 그녀는 신문을 보다 뭔가 생각났다는듯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아. 이건 내가 인터넷에서 본건데..."

 

"인터넷? 어디에서?"

 

"응...뉴스 사이트에서 찾아볼게 있어서 찾아보다가 그 뉴스 기사를 봤거든. 거기 댓글로 이렇게 적혀 있었어."

 

범인은 동물 가면을 쓴 남자다.

린의 그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침묵했다. 몇초정도의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래서야 의심 받는다. 고개를 갸웃 하는 린에게, 나는 조금 힐난하듯 말했다.

 

"어...영화를 너무 본거 같은데."

 

"...아무래도 그렇지?"

 

"가면 살인마가 아무리 전통적인 트렌드라지만 말야. 요즘 시대에...하여간. 사장님께 말을 해둬야겠네. 일단 아이돌 전원 야간에는 일 하는것 없이 자택으로 돌아가도록."

 

내가 봤을때 상황이 그냥 단순 야쿠자 항쟁인것 같진 않아. 그리 말하며 대충 말을 마무리 지었다.

...의심 받지는 않았으려나. 하고 생각하는 동안, 린이나 그 외 아이돌들은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일일 것이다. 밤에 살인마가 돌아다니는데, 밤에 뭔가 일을 시키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스케줄도 조절을 해 두자. 최대한 6시 이전에 일을 끝낼 수 있게 하고.

 

"아카바네 P랑 치히로씨...아니다. 코토리씨랑 치히로씨도 여성분이니. 아카바네 P 말고 켄이치 P씨라던가한테 부탁 하는 수 밖에. 귀가할때도 여럿이서 다니는 방향을 모색해 봐야겠어."

 

"프로듀서. 너무 과보호 하는건 아냐?"

 

"...아니. 그래도 '만일의 경우'란게 있으니까. 시국도 흉흉하고."

 

응. 걱정 해줘서 고마워. 라는 린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속으론 뭔가 곪아가는 느낌에 괴로워 하면서.

 

나는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하지?

 

=====

북미에서 찰지게 보내드리는 핫라인 도쿄!

곶철이나 엔젤 쉿 원 연재는 조만간 시간날때 합니다. 일단 북미에서의 연재 목표는 핫라인 도쿄 완결!

적어도 완결작 하나는 있어야죠! 짧더라도! 어째 숙취때문에 댈러스도 못갔지만 상관 없어!

...내가 다시는 보드카로 술게임 안함. 진짜로. 죽는줄 알았네...

 

겁나 잘싸우는 것 같은 P지만...그의 성공에는 수많은 R 키가 있음이라.

진입! 잡았다! 쉭! R

진입! 죽어라! 탕! R

...

 

이 P의 담당 아이돌은 꽤 많습니다.

일단 트라프리 린 카렌 나오

냥냥냥의 미쿠 아냐 노아.

그리고 솔로인 카에데.

 

765는 꽤 큰 프로덕션이란 설정입니다. 이미 있는 P도 다수.

하여간 조만간 더 올리겠습니다. 10kb짜리 8~9편 내로 모든 루트 결말을 빠듯하게나마 낼 수 있겠네요.

액션 씬은 적습니다. 쓰기 귀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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