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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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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7, 2014 15:29에 작성됨.

최면 프로듀서

 

[ㅇㅇ치하야라는 문화충격]에서 이어집니다.

 

치하야 「저, 설명이 필요합니다만.」

 

어째서 프로듀서가 의식 불명으로 쓰러져 있는 건지.

 

레슨을 마치고 사무소에 돌아왔더니 프로듀서가 쭉 뒤로 기울어진 의자에 흐에에- 하는 얼굴로 고개를 뒤로 휙 젖히고 있다니, 이건 마치...

앞에 의자를 끌어다 마주 앉아있는 코토리씨의 손에 들린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치하야 「‘본격 한류 최면의 기술 최면왕 기무최묜의 최면 입문’?.」

 

코토리 「며, 면목이 없습니다! 첫구절을 시도해보자마자 프로듀서가 바로 뻗어버려서... 에헷, 이런게 최면이 잘듣는 체질이라는 걸까...?」

 

리츠코 「그러게 위험하다고 했죠. 아마추어가 이런데 손을 대면.」

 

치하야 「리츠코 씨가 있는데도 이런걸 했다고요?」

 

코토리 「에, 그게 일단 프로듀서도 동의를 했고...」

리츠코 「감언이설에 넘어갔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나름 설득력이 있어서 말야.」

 

치하야 「설득력?」

 

리츠코 「따져보면 치하야랑 무관한건 아닌 이야기야. 요즘 치하야가 현장에서 안경을 벗기만 해도 그 자리를 뛰쳐나가서 사라져버리거나 벽에 대고 머리를 쿵 쿵 쿵을 해대는 프로듀서를 그냥 놔둘 수 도 없고 멘탈의 문제니까 이런게 혹시 통할지도 모른다고 오토나시씨가...」

 

치하야 「큿... 저 그럼 이제 막 시작한건가요?」

 

코토리 「피요오... 이렇게 즉효가 들어버리니까 왠지 무서워서 아직 아무것도 안해본 상태야.」

 

리츠코 「일단 이렇게 세뇌를 걸죠. ‘더는 치하야에게 흥분하지 않는다’?」

 

치하야 「저 저기, 세뇌라뇨! 그리고 ‘더는’ 이라니 앞으로 계속이라면 곤란하잖아요!」

 

코토리 ‘저게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린 걸까나...’

 

리츠코 「뭐 나중에 풀면 되지 않아?」

 

치하야 「분명 아마추어가 손을 대면 위험하다고 한게...」

 

자신의 말을 지적하자 리츠코씨는 치잇하고 입꼬리를 비틀며 안경을 고쳐썼습니다. 이건 분위기가 좋지 않아요. 이건 어딜봐도 코토리씨의 엉망인 계획을 허가한 동기가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레슨 후에 빨리 돌아와서 다행이다.

 

리츠코 「좋아. 우선 안경을 싫어한다는 설정은 빼는 걸로.」

 

치하야 「어째서? 저의 단점은 5개 이상으로 유지해줘야 하잖아요. 그리고 설정이라니!」

 

리츠코 「하아? 대신 다른 단점을 추가하면 되지. 자기도 안경 쓰고 있으면서 안경은 싫다는 불합리함을 교정하려는 것뿐이야. 아 그래 가슴으로 하자 가슴.」

 

치하야 「큿, 그 그건 이미 있는 설정이라고요! 겹치니까 다른 설정으로 해요!」

 

코토리 ‘자연스럽게 설정이 되어버렸네.’

 

리츠코 「흥. 그럼 프로듀서가 싫어하는 다른 게 뭐가 있더라... 아 그래 가지 싫어했었지?」

 

치하야 「도시락에서 가지 볶음을 버리려고 하다가 야요이에게 혼나는걸 보긴 했는데.」

 

코토리 「그래서 억지로 먹다가 헛구역질까지 해서 야요이가 사과했었죠.」

 

리츠코 「그럼 새 단점은 ‘치하야를 보면 가지가 생각난다.’로 하는 걸로.」

 

치하야 「뭐에요 그게! 그냥 보자마자 속이 불쾌해진다니! 단점이 아니라 생리적으로 페널티 잖아요!」

 

리츠코 「적당히 색도 비슷하잖아.」

 

치하야 「가지색은 아즈사 씨겠죠! 누가 리츠코 씨를 볼 때마다 구역질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리츠코 「그럼 자꾸 반대만 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해보라구.」

 

치하야 「음 그럼 ‘숏컷을 싫어한다’...로.」

 

코토리 「그, 그건 인정 못해요!」

 

리츠코 「아- 계속 이렇게 부딪힌다구, 여기선 치하야가 양보해야해.」

 

치하야 「...안경을 포기하시면 해결 되는거 같은데요.」

 

리츠코 「치잇...」

 

프로듀서는 여전히 얼굴을 천장으로 향한 채로 의자에 푹 박혀있습니다. 나에 대한 감정을 조금 억제할 수 있게 된다. 라던가 하는 식으로 최면을 거는 방법도 있겠지만 리츠코 씨는 프로듀서의 나를 향한 감정을 뿌리 뽑을 기세라 그 정도로 가벼운 쪽으로 생각도 하지 않는거 같고...

 

치하야 「이렇게 계속 시간만 보내다간 다른 아이들도 오게 될 거고 그럼 두 분의 의사를 반영하는건 계속 어려워질 거에요. 우선 ‘참을 수 있다.’ 정도로 본래 목적만 해결하는게 어때요?」

 

리츠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인가 어쩔 수 없네.」

 

코토리 「그럼... 이제부터 당신은 치하야가 안경을 벗어도 절제 할 수 있게 됩니다...」

 

P 「으므므, 치, 치쨔응... 참는다... 참는다...」

 

프로듀서는 얼굴을 부들부들 떨더니 입을 뻐끔뻐끔. 뭔가 통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의 반응입니다.

 

리츠코 「방금 팅하고 온 게 있는데. 이김에 직접 물어보는게 어떨까요?」

 

코토리 「에?」

 

리츠코 「저번 치하야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알게 된건 프로듀서가 굉장히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참는 기술이 있다는 거였죠. 그게 어쩌면 치하야에 한해서만이 아닐지도 모르니까.」

 

!!

 

코토리 「피요옷! 어, 어쩌면 사실 한 명만을 좋아하는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굉장한 발상의 전환!」

 

치하야 「무.. 무슨 그럴 리가요. 프로듀서의 그 굉장한 반응을 못보셨나요?」

 

리츠코 「흐응, 치하야. 설마 프로듀서를 독점하고 있다는 실감이 나서 좋아하고 있었던거야?」

 

코토리 「자자, 당신은 제가 묻는대로 대답을 합니다... 사무소에 신경쓰이는 사람이 있는가...?」

 

치하야 「제 대답은 필요도 없단건가요!」

 

P 「으므... 코, 코토리...」

 

치하야, 리츠코 「「뭣!」」

 

코토리 「피, 피욧!」

 

P 「제발 일을 좀... 얇은책 통판주문이라면 집에서도 할 수 있... 으므므...」

 

코토리 씨는 시커멓게 죽은 눈으로도 저와 리츠코씨에게 ‘다음 질문 요망’이라는 표정을 지어주었습니다.

 

리츠코 「우선, 한명 한명 어떻게 생각하나 묻죠?」

 

완전 직구야! 코토리 씨가 전달받아서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첫타자는 하루카.

 

P 「약삭빠른... 리본... 약삭빠른...」

...신랄해 프로듀서의 내면...

 

미키

「꼬맹이... 아이돌만 아니라면 빨리 따로 남친을 사귀어줬으면 싶기도 하고...」

 

유키호

「내가 더 무서워...」

 

마코토

「꺄삐비빗... 거울을 보여주고 싶어...」

 

야요이

「천사에는... 손을 댈 수 가 없어서...」

 

아미/마미

「꼬맹이들 빨리... 철이 들었으면 좋겠다... 펄럭펄럭은 위험하다고...」

 

히비키

「동물 냄새...신경썼으면 하는데.」

 

타카네

「라멘 냄새...」

 

아즈사 씨

「연애를 하러 사무소에 온게 아니잖습니까...」

 

치하야 「...이쯤와서 정리해보면 프로듀서는 의외로 차가운 사람이라는 느낌이네요.」

 

리츠코 「그렇네,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가차 없구나... 그럼 치하야로.」

 

P 「...」

 

갑자기 반응이 없다가... 그동안 움찔움찔하기만 하던 얼굴이 완전히 헤죽거리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몸은 주기적으로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습니다.

 

P 「치쨩은 나의 신부. 헤헤, 하지만 요즘 거리를 두고 있어서 섭섭해. 이젠 도 시 락도 만들어주지 않고. 차가워 치쨩...」

 

시무룩한 표정이 되더니 그 말을 마지막으로 몸의 꿈틀꿈틀이 사그라듭니다... 프로듀서... 그렇지만 프로듀서의 ‘치하야 앓이’를 목격해버린 이상 평소에 너무 가까이 있으면 증세가 심해지지 않을까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자제하는 것뿐인데.

 

리츠코 「...치잇.」

 

치하야 「그럼 리츠코 씨.」

 

리츠코 「자, 잠깐!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P 「으므... 765프로에서 제일, 섹시...」

 

리츠코 「허읏!」

코토리 「피요!?」

 

P 「사무소에서 유일하게 성적인 눈으로 보고 있는데... 전혀 모르는거 같다... 두근두근해... 으므...」

 

리츠코 씨가 얼굴을 새빨개 진채로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만. 전 조금전만해도 화끈화끈하던 얼굴이 차갑게 식었습니다. 이건... 바람에요, 바람! 불륜이라구요!

 

치하야 「프로듀서! 제가 신부라면서! 무슨 뜻인가요!」

 

코토리 「치, 치하야쨩! 흔들면 깨어나버려!」

 

치하야 「크으읏!」

 

P 「크기는 사무소 양대 가슴 엉덩이에게 밀리지만 숨막히는 밸런스... 슈츠에 감춰져 있어도 알 수 있어... 거기다 어른스럽고... 헤헷」

 

챱챱거리며 입맛을 다시는 프로듀서. 세상에... 이럴 수 가...

 

리츠코 「프프프 프로듀서어... 핫! 이오리를 데리러가야 할 시간이야 나, 나가볼게요!」

 

코토리 「도망이다!」

 

리츠코 「아 아니에요! 아니니까!」 철커덩!

 

리츠코 씨는 홍당무가 된 얼굴로 후다닥 도망쳐나갔습니다. 그리고 프로듀서가 눈을 떴습니다.

 

P 「끄응... 코토리 씨 얼마나 지난거죠. 어라 치하야?」

 

 

 

---

 

 

 

최근 치하야 녀석. 꽤나 여유가 생긴 거 같다. 뭐랄까 내가 자기 영역 안에 있다는게 확실하게 확인이 되고나니까 소홀해졌다고 할까.

 

도시락도 안해주고, 궁시렁궁시렁...

 

딱히 도시락 때문에 이렇게 기분이 상한건 아니다.

 

물론 내 발작을 직접 마주한 이상 적당히 거리를 유지해주는 것은 그 나름의 배려일수 도 있지만. 그래선 치쨩분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런걸 직접 말할 수 도 없고... 바람을 피워? 난 그럴 재간도 없고 그래선 상대 아이가 불쌍하다.

 

다시금 말하지만 도 시 락 때문은 아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토나시 씨의 기묘한 제안이 들어왔다.

 

P 「최면? 실은 그냥 장난으로 사본 책을 실험하고 싶은거 아닌가요.」

 

코토리 「으긋. 피요... 그, 그렇지만 역시 프로듀서의 ‘치하야 앓이’는 정신적인 문제니까 이런 방법으로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P 「어이 리츠코오 오토나시 씨가 놀고 싶어하는거 같아-」

 

코토리 「피욧! 고, 고자질이라니 비겁해요!」

 

리츠코 「논다니 무슨 일이죠? ‘본격 한류 최면의 기술 최면왕 기무최묜의 최면 입문’?」

 

코토리 「이걸로 프로듀서의 치하야 앓이를 치료하고 좀 더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거에욧!」

 

P 「아니 왜 사람을 자기들 좋을대로 뜯어고치겠단....」

내가 오토나시 씨와 떠드는 동안 리츠코는 묵묵히 책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리츠코의 나에 대한 어필이 꽤 많아졌지. 안경을 싫어한다고 밝혀버린 것 때문에 화가 난건지... 미안하지만 조금 귀찮단 말이지.

 

리츠코 「으, 으흠. 제 분석에 따르면 프로듀서가 협력해주시는 편이 좋을거 같은데요.」

 

P 「하아?」

 

리츠코 「그야 치하야가 안경만 벗어도 평정을 잃어버리시는 프로듀서니까요. 사무소 전체의 사기 문제도 있죠.」

 

P 「부정하기 힘드네...」

그렇게 의자를 쭉 빼고 나란히 앉아서 최면을 시도하기로 했다. ...아무튼 치하야 녀석 좀 있으면 돌아오겠지. 좋아.

 

또 말하지만 절대로 도 시 락 때문에 이러는건 아니니까!

 

 

---

 

 

 

치하야 「저 프로듀서 그 오늘 점심은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P 「음 딱히 계획은 없는데, 사무소 계단에서 타카네랑 마주치지 않는 한 계획 없이 쓸쓸하게 타루키정에 가서 계획없이 쓸쓸하게 오늘의 정식을 먹겠지. 언제나처럼 저렴하고 양은 많고 괜찮은 맛의 정식이겠지만 왠지 슬플 거야.」

 

치하야 「그, 그렇다면 저 여기.」

 

P 「우왓 도시락! 오 오래간만이야 이 가지색 3단 찬합...」

 

치하야 「가, 가지색이 아니에요. 프로듀서! 조명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거지 원래 군청색이고... 누, 눈을 붉히실거 까진!」

 

P 「아 그런가, 아무튼 반가워서 울뻔 했어.」

 

치하야 「저, 같이 먹어도 되겠죠?」

 

P 「물론이지. 여어 리츠코. 오늘 점심 도시락이면 다 같이 먹지 않을래?(아 아니오! 됬습니다!) 왠지 요새 리츠코가 나랑 눈을 못마주친단 말야.」 히죽.

 

치하야 「...」

 

리츠코 씨가 달아오른 얼굴로 사무소 밖으로 도망갔네요. 어쩐지 프로듀서의 뜻대로 된 거 같은 느낌이... 그렇지만 헤벌쭉해져서 찬합을 풀고 있는 프로듀서의 얼굴을 보면 뭐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P「저기 치하야, 이 이건...」

 

치하야 「편식은 좋지 않아요. 가지 튀김은 꼭 드셔주세요.」

 

P 「엑...」


약간 보복성은 이긴합니다만, 애정이란 조미료로 넘어가 주세요 프로듀서!
 

 

 

 

이미지 출처 http://www.pixiv.net/member_illust.php?mode=medium&illust_id=44495045

그냥 써본 속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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