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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모노가타리 - 히비키 크립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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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5, 2014 13:15에 작성됨.

 

001

제가 태어난 날. 눈을 뜨니 이상한 곳에 누워있었습니다.

어두운 하늘. 밝은 가로등. 쓰레기 봉투. 수많은 집들.

여기는, 어디일까요.

그리고 나는, 누구일까요.

저는 저의 몸을 둘러보았습니다.

검고 긴 곱슬머리. 작은 몸. 옷 안에 숨겨져있는 꼬리.

아무래도 저는 여성체인 모양이군요.

"어레? 너. 여기서 뭘하는거야?"

검은 묶은 머리에 작게 빠져나온 송곳니의 여성.

제가 제일 처음으로 만난 '그녀'는 그렇게 따스하게 말을 걸어주었습니다.

 

002

"저기. 꼬마야. 여기서 뭐해? 엄마는 어딨어?"

그러게요. 어디에 있는걸까.

"...저기. 혹시 아무도 없는거야?"

끄덕

틀린 말은 아니니까요.

그런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럼 일단 우리 집에 와"

처음보는 어린 아이를 다짜고짜 집에 들이다니.

어떻게 된 사람인거죠?

일단 그 사람은 바로 앞이 집인 모양입니다.

과연, 집 앞에 사람이 쓰러져 있으니까 그랬던 거군요. 이해합니다.

"그런데 이름이 뭐야?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이름? 이름이라구요? 글쎄요... 뭐라고 불러져야할까....?

"푸-"

아, 영문모를 소리를 내뱉어버렸다. 창피하게.

"푸-라... 그래! 푸우코는 어떨까?"

푸우코... 인가요?

이것이 가장 처음으로 받은

'나'의 이름.

 

003

"푸우코. 오늘 밤은 어떻게 할거야? 가족도 없다면 여기서 자고 가는게 어때?"

글쎄요. 확실히 잘 곳도 없고 갈 곳도 없으니까 이용하는게 좋겠죠.

"그럼. 그렇게 할게요"

"?!"

제가 말을 하니까 무지 놀라는듯한 표정. 왜죠?

"푸우코. 말할수 있었어?"

"당연하죠"

"그랬구나... 혹시 동물들 무서워하지는 않지? 아니면 내 방에서 잘래?"

동물들 인가요. 저것을 동물들이라고 부를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래도 저것들은 갑자기 굴러온 저를 그냥 놔둘리가 없겠죠.

"언니의 방에서 잘래요"

"역시 동물들은 좀 무서워 하는건가... 그럼 그렇게 하자. 방을 정리할게. 기다려줘"

언니는 가버리셨네요.

그럼 이제

교섭의 시간

 

처음을 시작한건 개.

"그럼 처음 말하는 것으로. 자네는 누구지? 어떻게 여기에 들어왔으며, 목적은 무엇인가?"

"푸우코는 그저 쓰러져있던것을 언니가 데리고 왔을뿐. 별다른 목적은 없지만, 안전한 잠을 원한다"

그 다음은 쥐.

"안전한 잠? 그렇다면 내일이 되면 돌아갈거야?"

"그건 확실하지 않아. 다른 방법이 생기거나 언니가 거절하면 모르겠지만 여기서 계속 머무를 예정"

이어가는 건 토끼.

"정체도 모르는 녀석이 주인과 함께 지낸다고? 그런게 가능할것 같아?"

"나는 언니에게 해를 끼칠 생각은 없다. 나도 내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개가 말했다.

"누군지 모른다고 했나..."

"그래"

"그렇다면, 여기 있어도 좋다. 하지만 명심해라. 절대로 히비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게 해라"

그거야 당연한 일이고.

나는 '집에 있어도 된다'는 모두의 허락보다

언니의 이름을 알게됬다는 것에 행복을 느꼈지요.

 

004

그날 밤은 히비키 언니와 함께 잤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을 찾을때까지는 여기에 있어야겠지요. 히비키 언니도 허락해주셨고.

다음 날에는 히비키 언니가 일한다는 사무소에 가보았습니다.

"안녕! 반갑다구!"

히비키 언니의 인사에 거기의 대부분의 사람이 돌아보았습니다. 인기가 많은걸까요.

"안녕. 히비키... 그 아이는 누구야?"

히비키 언니는 푸우코의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런건가... 어쩐지 꺼림칙한데, 누가 버리고 간거 아냐?"

이마가 돋보이는 언니가 말했어요.

이마가 신경쓰이길래 잠깐 빤히 바라보고 있었죠.

"히익..."

어쩐지 약한 비명소리. 제가 딱히 무섭게 생기지도 않았을텐데.

아니,

분위기

이 분위기로 알수 있죠. 저에게 느껴지는 생리적인 혐오감.

저를 멀쩡하게 대할수 있는 사람은 저쪽의 가슴이 제일 큰 언니와 삽을 들고 있는 저 언니려나.

히비키 언니도 약간의 저를 꺼리는 마음이 드러나고요.

슬픕니다.

 

005

일단은 저의 부모님을 찾기로 한 모양입니다. 미안하지만 헛수고일거에요.

"그럼 누가 갈래?"

사무소에 감도는 적막한 분위기. 제가 그렇게 혐오감을 주는 걸까요.

"그럼, 제가 가겠습니다"

의외군요. 백발의 언니. 저를 그냥 맡아주신다니.

"그럼, 가실까요 푸우코"

나름 싫지는 않네요.

 

006

히비키 언니의 집 근처부터 찾기로 한 모양입니다. 안타깝게도 히비키 언니는 일을 해야한다네요.

근처를 돌아다니던중 백발의 언니가 말했습니다.

"저의 이름은 시죠 타카네이옵니다"

"타카네 언니. 좋은 어감이군요"

"그럼 하나, 질문하겠습니다"

"하세요"

"당신은 뭐죠?"

"모르겠습니다"

"저는 시죠 타카네. 츠키노 히메의 희생자이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역시...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거군요"

"그렇네요. 제가 누군지 아시나요?"

어쩌면 두 번째로 커다란 수확일지도.

"검고 긴 곱슬머리에다. 긴 꼬리. 빛나는 눈.

당신은 괴이.

스페파푸푸입니다."

 


007

"저는 사람이 아니었나요?"

"같은 괴이로서 느낄수 있습니다. 당신은 평범한 사람은 아니에요"

"스페파푸푸라, 그것이 저의 이름?"

"어감은 영 좋지 않군요"

"괴이의 이름입니다. 당신의 이름은 여전히 푸우코죠"

"그건 괜찮다고 생각할지도"

"예전부터 히비키는 괴이와 관련이 많았습니다"

"그 집의 애완동물은 전부 괴이로만 이루어져 있죠"

"이누가미, 월묘, 네코마타 등 수많은 괴이들이 거기에 있죠"

"그래서인지 괴이를 잘 끌어모읍니다. 히비키는"

"당신도 그 괴이 중 하나"

그래서 푸우코가 히비키 언니의 집 앞에 쓰러져있었군요.

"긴 말 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은 다른 괴이들보다 훨씬 많이 괴이를 부릅니다. 당신이 있다면 히비키는 , 언젠가 다른 괴이들에게..."

"살해당할겁니다"

 

008

푸우코가 있으면 죽는다고?

히비키 언니가?

왜?

어째서?


이렇게나 사랑하는데.

이렇게나 고마운데?

"이해할수 없는 말을 하네. 시죠 씨"

"푸우코는 히비키 언니를 사랑하고, 또 사랑해요. 그런데 어째서 푸우코가 있으면 죽는거죠?"

"히비키 언니가?"

"하지만 당신도 느꼈을터입니다. 당신이 들어간 직후. 근처에 풍기는 기운들을"

확실히, 느끼긴 느꼈다만.

"그 정도 괴이면 충분히 푸우코의 힘으로 쓰러뜨릴수 있어요. 약한 녀석들 뿐이었잖아요?"

"힘은 약해도, 수는 많답니다"

"만약 당신이 우연히 하나를 놓치게 되거나, 히비키가 당신을 감싸준다면..."

"히비키는, 틀림없이 죽어요"

졌다.

확실히 그래.

인정할수 밖에 없겠네.

"그래도... 오늘 밤만이라도...."

"히비키 언니와 보낼수 있을까요?"

 

009

시죠 씨는 감사하게도 허락해주셨습니다. 다만, 내일이 지나면 바로 돌아가는 것으로.

그래서 오늘 보내는 밤이 히비키 언니와 마지막으로 보내는 밤입니다.

"히비키 언니. 나 내일이면 돌아가"

"엄마아빠를 찾은거야?"

"응..."

거짓말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어쩔수 없지요.

"그래서 오늘은 즐겁게 지내고 싶어요"

"그래... 그럼 하고 싶은거라도 있어? 자신이 해줄수 있는건 다 해줄게!"

"아뇨... 그냥 히비키 언니와 마지막으로, 푹 자고 싶어요"

"그것도 해줄수 있어! 자신은 완벽하니까"

그러게요. 정말로 완벽한 히비키 언니.

언니를 영원히 잊지않을게요. 사라질때까지.

 


010


...

자고 있던 도중, 근처의 괴이가 몇 없어졌다는 사실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났다.

옆에는 히비키 언니가 잠들어 있었다. 다행히 아직 괴이가 오진 않은 모양이군.

하필이면 마지막 날에 이렇게 되다니. 타카네 씨를 볼 면목이 없어.

그러니까,

반드시 지켜낸다.

애완동물들도 매우 힘이 약해진게 느껴진다.

히비키 언니의 애완동물은 매우 강한 괴이들.

이렇게 쓰러질 정도라면,

적도 엄청나게 강하다는 얘기.

하지만

그냥 질순 없어.

하다못해, 히비키 언니라도.

문이 살며시 열렸다.

거기에서 보인것은 모자를 눌러쓴,

나이를 짐작할수 없을 정도의 얼굴인 여성이었다.

"안녕? 스페파푸푸 군. 아니, 여기선 푸우코라고 부르는게 더 첫인상이 좋으려나?"

남의 집에 갑자기 들어온 주제에 너무나도 당당한 모습에 나는 할말을 잃었다.

아니, 무슨 말을 해도 그냥 넘겨버릴듯한 모습이었다.

"아니아니, 너무 경계하지마. 난 너에게 그저 제안을 한가지 하려고 온거야."

"들어가려니까 저항하길래 몇 마리는 그냥 싸웠지만, 너는 충분히 말이 통하는 상대겠지?"

히비키 언니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면 굳이 상대할 필요는 없다.

확실히 그렇지.

"어차피 너는 내일 히비키와 헤어지고 어디론가 갈거잖아?"

"하지만 히비키만을 알고 있었던 네가 다른 곳에서 생활할수 있을까?"

"난 힘들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거래를 하자는 거다. 내가 요구하는 걸 주면 네가 아무 부작용없이 히비키와 살수 있게 해줄게"

물론 이것은, 나에게는 너무 좋은 조건이다. 내가 어떤걸 주더라도. 나에게는 히비키 언니밖에 없으니까.

"내가 줘야할 물건은 뭐지?"

"너무 좋은 얘기만 한것 같은데. 내가 말한 '살수 있다'는 어디까지 살수만 있다야. 눈치 못채는 곳에서 계속 바라봐주는게 한계라 이말이야.

"'어둠'이 나타날지도 모르니까"

"그걸로 괜찮겠어?"

생각했던 것보다는 좋지 못하지만.

영원히 떨어져 있어야 했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좋은 조건.

"그래서? 푸우코가 줘야할건 뭐지?"

"너는 스페파푸푸잖아? 그런데 이 스페파푸푸란 괴이는 먹을수 있어. 그리고 먹으면 기력을 엄청나게 회복할수 있지"

"그런데 살려야 할 사람... 아, 사람은 아니지. 괴이가 있거든"

"키스샷 아세로라오리온 하트언더블레이드의 첫번째 권속. 뭐 네가 알아들을수는 없겠지만"

"그러니까. 팔을 잘라줘. 한쪽만"

팔을 자르라. 생각만큼 거대한 댓가는 아니었다.

"그래. 가져가"

"터프하네. 그럼 가져갈게"

그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내 팔을 잘라갔다.

그리고 나도,

히비키 언니의 옆에서 떠나갔다.

 


010

"푸우코는 집으로 잘 갔을까"

"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까. 히비키"

"자신이 자고 일어나니까 이미 없어져있어서... 이누미도 다쳐서 누가 들어온건 아닐까 싶어"

"걱정 마십시오. 푸우코가 그렇게 약한 아이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겠지-"

 

히비키 언니는 정말로 완벽하구나...

그때 했었던 거래의 조건으로, 나는 접촉하지 않은채. 먼 발치에서 히비키 언니를 바라만 보고 있다.

아예 만나지 못할뻔 했었으니까. 이런 상태도 즐겁다.

조금은 아쉽지만...

나는 앞으로도 히비키 언니를 계속 지켜볼 것이다.

내가 없으니까 위험한 일도 일어나지 않을테고.

항상 지켜보고 있을게. 히비키 언니.

 

011

가나하 히비키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그리고 전화를 받은 가나하 히비키의 놀란 얼굴.

"이오리가... 사라졌다고?"

"무, 무슨 소리야 갑자기 사라지다니..."

"사무소에서 잤는데... 자고 일어나니 없어졌어?"

"사무소라니 분명 류구코마치의 일이 끝난 다음에..."

"아즈사 씨랑 아미는?! 같이?!"

"류구코마치 3인이... 전부 없어져? 축축한 물만 남아있었다고?"

"...진정해. 리츠코. 이럴때는 그 사람이 있잖아?"

"그 사람이라면... 분명히 찾아낼수 있어"

 

012

같은 시각.

폭력 음양사에게서 나의 여동생을 지켜낸 나. 아라라기 코요미도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미나세... 카오루?"

아마 이오리의 오빠겠지. 이오리와는 많이 만났지만. 오빠랑은 전혀 만난적이 없는데. 어떻게 내 번호를 알고 있나-

이런 잡생각을 하면서 문자를 확인했다.


[이건 중요한 부탁이다. 평소에 이오리에게 들은 너라면 이런 일은 당연히 나설거라고 믿는다. 한번도 만난적은 없는 사이지만. 부탁하마]

 

[이오리를 구해줘]

그리고, 리츠코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오리와 아즈사 씨. 아미가 사라졌다..."

"일단은. 미나세 가에서 먼저 확인할게 있는데... 들여보내 주지 않아?"

"응, 내가 할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게."

가자

용궁의 공주님들을 다시 되찾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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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야!

 

...

 

저기, 오빠야. 아미는 대체 어디로 가버린걸까.

바로 어제만 해도 같이 게임했었는데. 

아미도, 이오링도 아즈사 언니도 어디로 간걸까.

마미는 왜 모두가 사라질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까.

난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야.

 

다음 화

이오리 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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