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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피요피요가 갑자기 쓰러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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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5, 2014 09:13에 작성됨.

피요피요「삐이…」새액새액

코아미「토카」꼬옥

코마미「치이…」꼬옥

P「으음, 뭔가 병에라도 걸린 걸까… 감기인가?」

리츠코「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저번에도 칫쨩과 함께 감기에 걸렸던 적이 있으니까요」

P「곤란한걸… 피요피요가 없으면 제대로 사무가 돌아가지 않으니까 말이야」

코토리「저기, 저도 있다구요, 프로듀서 씨?」

P「하하, 오토나시 씨는 아무래도 믿음직하지 못하니까요」

코토리「에에…」시무룩

리츠코「푸훗… 뭐, 어쨌든 우리들끼리 열심히 할 테니까. 푹 쉬렴, 피요피요」

피요피요「삐…」새액새액

 

 


그 때만 해도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감기 정도일 것이라고 짚고 넘어갔을 뿐.

피요피요의 빈자리를 힘겹게 메꿔 가며, 우리는 피요피요가 낫기를 기다렸다. 아이돌과 푸치돌들도 각자 간호에 힘썼다.

그럴 때마다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상기된 얼굴로 힘겹게 웃어 보이던 피요피요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피요피요「……」새액새액

피요피요「… 삐이…」

칫쨩「모, 모오… 모…?」흔들흔들

P「… 리츠코, 아무래도 이건 조금 위험한 게…」

리츠코「… 그렇네요. 처음 쓰러진 날로부터 2주쯤 됐을까요… 감기라면 진작에 상태가 나아졌어야 하는데」

P「어떻게 된 거지…」

코토리「저기, 병원에 데려가 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P「그래야 할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제가 다녀올게요」

리츠코「부탁드려요, 프로듀서」

피요피요「…」새액새액

 

 


P「읏차… 괜찮니, 피요피요?」

피요피요「삐이, 삐…」

P「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진 건가…」

P「… 어서 병원에 데려가 줄 테니까 말야」

피요피요「…」

 

 


의사「…」

P「… 저기」

의사「…」

P「어떻… 습니까?」

의사「흐음…」설레설레

의사「이건 안 되겠는데요」

P「… 예?」

P「안 되겠다니, 무슨… 뭔가 큰 병이라도 걸린 겁니까?」

의사「아니, 병이 아닙니다. 이래서야 어쩔 수가 없어요」

P「큭… 그러니까, 더 자세한 설명을…!」

의사「… 간단한 이야기입니다만, 잘 들어 주세요」

의사「이 아이, 인간과 닮기는 했습니다만, 인간이 아니지요?」

P「… 그건, 그렇습니다」

의사「그렇다면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시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만…」

P「……」

의사「… 다소 실례가 되는 말이었던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P「아뇨… 아닙니다」

의사「어찌됐든 병 같은 것이 아닙니다. 굳이 말하자면 노환에 가까울까요」

 

 


P「…」

P「예…?」

 

 

의사「그러니까, 수명이 다했을 뿐이예요.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들은 인간보다 수명이 짧지요? 그것과 같은 겁니다」

P「… 아니, 하지만…」

P「너무… 갑작스러운 이야기, 라서」

P「… 그럴 수가…」

피요피요「… 삐이, 삐…」

P「그렇다면, 다른 푸치돌들도…」

의사「이 아이가 그 푸치돌이라는 동물들 중에서는 가장 나이가 많습니까?」

P「…… 그렇다고 생각… 합니다. 큰 차이는 없겠지만…」

의사「… 그렇다면 아마 다른 개체들의 수명도 그리 많이 남지는 않았을 겁니다」

의사「데려가셔서, 마음의 준비를 해 주세요. 원하신다면 동물병원에서 안락사를 시키시는 것도 가능하겠죠」

P「……」

P「피요피요…」

피요피요「…」

 

 

 

코토리「…」

P「…」벌컥

코토리「아…!」

코토리「프로듀서 씨! 어떤가요, 피요피요는─」

P「… 미안」

코토리「… 프로듀서, 씨?」

리츠코「에… 잠깐만요, 피요피요의 상태가 더 악화되지 않았습니까! 주사라던가 약은 처방받지 않은 건가요?」

피요피요「삐이… 삣…」새액새액

P「… 미안해, 리츠코」

리츠코「…」

리츠코「제대로 말을 하세요, 프로듀서」

P「……」

P「피요피요는… 죽어」

코토리「…」

코토리「엣…」

P「병이 아니라, 수명이 다한 거라고… 그래서 어쩔 수도 없다고」

P「그런 말을 듣고 왔어」

리츠코「… 그럴 수가」

코토리「거, 짓말… 농담은 그만두세요, 프로듀서 씨…」

 

 


P「…」스윽

피요피요「……」꿈틀

코토리「아… 아」비틀, 비틀

코토리「피요피요…?」

피요피요「… 삐잇」

코토리「… 프, 프로듀서 씨도 참… 피요피요는… 이렇게, 건강하잖아요」

코토리「보세요, 아직도… 울음소리도, 낼 수…」글썽

피요피요「…」쌔액쌔액

피요피요「… 삐…」

리츠코「… 이런, 이런 거…」털썩

리츠코「너무… 갑작스러워요」

리츠코「… 읏…!」왈칵

P「……」

 

 


의사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 날 마침 사무소에 있었던 몇몇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키뽀「뽀에, 뽀에에」주르륵…

코아미「토카아, 토카아」흔들흔들

코마미「치이…!」울먹울먹

코토리「… 피요피요…? 눈 좀 떠 보렴」

코토리「네가, 네가 없으면… 나, 어떻게 하면 좋을지…」

피요피요「…」쌔액…

리츠코「우… 읏…!」

 

피요피요「… 삐이…」

코토리「피요피요…!」

피요피요「… 삣」생긋

 

이 정도는 금방 견뎌내고 일어나서 다시 사무를 볼게요.

그렇게 말하려는 것 같이, 마지막 힘을 다한 미소를 남기고서.

 

피요피요「……」쌔액…

피요피요「…」쌕…

피요피요「…」

 


코토리「에… 싫어, 싫어… 아냐… 피요피요…?」왈칵

코토리「아, 우아, 아아아… 아아아앗…!」뚝, 뚝

코토리「피요피요… 피요피요오…!!」

 


코아미「… 토카…?」흔들흔들


코아미「… 토, 카…」

코아미「…」울먹…

 


코마미「오뺘, 오뺘」꼬옥

P「큭… 욱, 으윽…!」뚝뚝

코마미「오뺘…」

 

 

 

피요피요는 잠자듯이 숨을 거두었다.

가족과도 같은 존재였지만 역시나 장례는 치를 수 없었다. 사무소의 인원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소박한 매장이 이루어졌다.

피요피요가 입던 제복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코토리가 애원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배로 늘어난 사무와 부쩍 말수가 줄어든 모두들. 사라진 동료의 행방을 예감하는 것인지 기운을 잃은 푸치돌들. 그리고 일을 하다가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때가 많아진 코토리.

순식간에 후벼파듯 뚫린 구멍의 허전함은 너무나도 컸다.

 

 

코토리「……」

P「오토나시 씨…」

코토리「……」

P「… 오토나시 씨?」

코토리「… 후훗」

코토리「프로듀서 씨, 저 소파」

P「예? 소파가 어쨌나요?」

코토리「저 소파에서… 피요피요, 자주 누워서 자곤 했어요」

코토리「촌스러운 안대를 하고서… 후후, 아줌마 같다고 다들 놀리곤 했죠」

P「……」꽈악…

P「네, 그랬었네요」

 

 


코토리「… 생각해 보면 이런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었겠죠?」

코토리「저 아이들은 사람이 아니니까, 저희랑 언제까지나 함께 살 수 있을 거라고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코토리「그런 간단한 것도… 어째서 생각하지 않았었던 걸까요?」

P「……」

코토리「…… 만약에 생각했더라면」

코토리「조금은… 덜 괴로웠을 텐데」

P「오토나시… 씨」

 

 


코토리「프로듀서 씨… 이미 눈치채셨죠?」

P「… 뭘 말인가요?」

코토리「미우라씨, 요즘 쇠약해지고 있어요」

P「…!」움찔

코토리「…… 피요피요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푸치돌이니까요」

코토리「아마, 미우라씨도…」

P「그만두세요」

코토리「…」

P「… 그런 걸 생각해도, 아무것도 좋을 게 없어요」

코토리「저라도…」

코토리「저라도, 이런 걸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왈칵

코토리「겉으로는 어린 아이 같아도, 다들 이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거죠? 네, 프로듀서 씨? 그런 거죠?」

코토리「또… 한 아이씩, 피요피요처럼!!」

P「……」

 

 


코토리「… 싫어…」

코토리「… 아핫, … 저, 나잇값도 못 하고 있네요… 떼나 쓰고 있고…」

코토리「그치만… 그래도, 저 아이들이…」

코토리「… 강아지나 병아리랑 다를 바가 없구나, 하고, 생각하면… 참을 수가, 없어… 서…」뚝뚝

코토리「우… 아, 우우웃…… 아아아아아…!!」

P「오토… 나시 씨…」

 

 

 

엉망으로 구겨진 자그마한 제복을 가슴에 꼭 쥔 채 눈물로 적시며,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는 비명을 지르는 코토리.

뻗은 손은 애처롭게 떨리는 어깨에 닿지 못하고 허무하게 거둬졌다.

 

 


코토리의 말대로, 얼마 가지 않아 미우라씨가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눈을 감은 채 힘없이 누운 미우라씨를 아즈사는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이윽고 호흡이 멈출 때까지, 쉬지 않고.

아기가 악몽을 꾸지 않고 조용히 잠들기를 기도하는 어머니처럼, 미우라씨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춘 아즈사의 눈에는 미처 숨기지 못한 눈물이 맺혀 있었다.

코토리는 그 자리에 보이지 않았다.

 

 

아직까지 죽은 푸치돌은 둘 뿐이었지만, 그 때부터 사무소에는 어떤 푸치돌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코토리가 더 이상 푸치돌을 보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아이돌들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각자 자신의 푸치돌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

아미와 마미는 울며 부모님에게 코아미와 코마미를 보였지만 방법이 있을 리 없었다. 어떻게든 하겠다고 필사적으로 가문에 도움을 요청했던 이오리는 이오가 숨을 거두던 날 자신의 무력함을 서러워하며 울었다. 유키호는 엉망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로, 유키뽀가 죽자 집의 안뜰에 직접 무덤을 판 이야기를 했다. 야요이는 야요가 더 이상 울음소리를 낼 수 없게 될 때까지, 숨죽여 흐느끼며 껴안고 있었다.

모두가 푸치돌들의 죽음에 슬퍼하면서도 각자 그것을 받아들여 갔다.


마지막까지 그러지 못했던 한 명을 제외하고서는.

 

 

코토리「… 있죠, 프로듀서 씨」

 

최후로 하루카씨가 숨을 거뒀다는 소식을 하루카로부터 전해들은 날, 코토리가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해 왔다.

 

코토리「같이 봐 주셨으면 하는 게 있어요」

 

프로듀서를 데려간 공터에서 코토리는 가져 온 성냥을 그어 피요피요의 제복에 불을 붙였다.

밝은 녹색과 흰색이 대비를 이루는 자그마한 의복은, 검은 재로 변하며 조금씩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코토리「……」

P「… 후회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코토리「네. 오래 생각하고, 결정했으니까요」

P「… 그런가요」

 

끝내 그 품에 붙들고 있었던 마지막 흔적이 사라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코토리의 눈동자는, 어째서인지 평소보다도 붉게 보였다.

 

코토리「프로듀서 씨」

코토리「피요피요는, 저 같은 사람과 함께 지내서 즐거웠을까요」

P「……」

 

분명히 그랬을 거다.

그렇게 대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쉽사리 그렇게 대답할 수 없었던 것은 어째서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코토리「저는…」

코토리「저는, 정말로… 굉장히 즐거웠어요…」

코토리「… 그걸… 전하고 싶어요」

 

쓸쓸한 옆모습.

그것 또한 코토리에게 있어서 이겨내야만 하는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하고서, 서서히 타들어가 형태를 잃어 가는 제복을 코토리와 함께 끝까지 지켜보았다.

 

연기가 올라가 흩어지는 밤하늘은,

언젠가 다함께 보았던 것처럼 변함없이 아름다웠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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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돌들의 수명이 매우 짧고, 연령대는 모델이 되는 인물과 비슷하다는 가정 하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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