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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성 공포증이 있다 ep.9 [미카와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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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8, 2014 10:27에 작성됨.

8월

 

여름방학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여름방학 동안 바다여행 말고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바다로는 만족 못한다면서 수영장에도 갔었다. 코시미즈네 집의 에어컨이 고장났다며 다같이 도서관에 간적도 있었다.
그리고 많은 일들이 더 있었고, 이제는 개학을 했다. 학교에 등교를 하고 수업을 듣고 쪽찌 시험을 보는 일상이 다시 시작되었다. 많은 동급생들은 그런 일상이 싫다고들 하지만 나는 의외로 학교에 등교하는걸 좋아한다. 수업을 듣는것도 재미있고 시험을 보는것도 좋아한다.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는것도 시험 성적이 좋은건 아니지만...
결론은 이런 일상이 다시 시작되어서 좋다는 뜻이다. 단 한가지, 딱 한가지 이전과 다른점이라면.

 

유키호 "안녕 미카와군" 흠칫

미카와 "안녕 유키호" 흠칫

 


매일 아침 유키호와 함께 등교하게 된 점이다. 유키호가 우리집 앞에서 기다린다던가 그런게 아니니깐 오해하지 마시길. 우리 둘은 그저 항상 헤어지던 갈림길에서 마주치는 날이 많아진것이다.
어느날부터인가 알림이 울리기전에 잠에서 깨어나 버린다. 그럼에도 피곤하지 않았다. 일찍 일어나게 되어서 학교갈 준비를 일찍 마치고 바로 학교로 등교한다. 이전에는 아슬아슬하게 등교했다면 지금은 여유롭게 등교하는 편이다.
어쨋든 그렇게 일찍 일어나게 되어서 학교로 등교하는 길에 유키호와 마주치게 된다. 들은 바로는 유키호도 나와 비슷하게 알람이 울리기전에 일어나게 됬다고 한다. 한마디로 우연으로 만나게 되는것이다. 그게 계속 일어날 뿐이다.
깜빡한것이 하나 더 있다. 이제는 마주쳐도 이전처럼 크게 놀라지는 않는다. 유키호 한정이라는게 조금 아쉽다. 유키호와 마주쳐도 놀라지는 않지만 몸이 바들바들 떨리는건 여전했다. 그래도 나름 큰 성과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곤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2m정도는 떨어져 있어야했다. 그 이상 가까워지면 떨리는게 심해지기 때문이다.

 


미카와 "금요일이네"

 

딱히 할 말이 없어서 먼저 말을 꺼냈다.

 

유키호 "응 금요일이네에~"

 

유키호는 싱긋 웃으면서 대답했다.

 

유키호 "미카와군은 금요일이 좋아?"

미카와 "휴일 전날이니까 좋지"

유키호 "하지만 미카와군 학교 좋아하잖아?"

 

유키호는 머리를 옆으로 살짝 기울이면서 밀했다.

 

미카와 "학교는 좋아하지만... 푹 쉬는날도 필요하니까"

유키호 "그렇구나아~"

 

이런식으로 느긋하게 떠들면서 걷다보면 어느새인가 학교에 도착하게 된다. 교실은 다르기 때문에 유키호와는 1층에서 헤어진다.
학교는 20년된 낡은 본관 하나와 3년전 새로 지어진 신관으로 되어있다. 본관은 4층, 신관은 5층으로되어있다. 본관은 사용하는 교실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2,3년 뒤에는 철거된다고 어디선가 들은적이 있다.
나와 유키호는 둘다 신관의 교실을 사용한다. 난 3층에 교실이 있었고 유키호는 2층에 교실이 있다.

 

드르륵

미카와 "우와아... 아무도 없어"

 

오늘은 한 5분정도 일찍 등교했을 뿐인데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리 등교시간까지 20분정도 남았다고 해도 이건 조금 너무한거 아닌가 하고 생각된다.

 

드르륵

유키호 "미 미카와군! 교 교실에 아무도 없어요오!"

 

유키호가 허겁지겁 문을 열고 교실로 들어왔다.
유키호의 반에도 아무도 없다는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됬다. 유키호의 반은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모아둔 흔히 말하는 스페셜리스트들을 모아둔 반이다. 들리는 말로는 상위 10%들만 모아뒀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면 유키호도 10%에 들어가는 것이 된다.
그런 반의 학생들이 아직도 등교를 안했다는건...

 

미카와 "오늘... 무슨 요일이지?"

유키호 "후엣? 부 분명 아까 금요일이라고오..."

미카와 "아니 다시 확인을 해보자"

 

나는 그렇게 말하고 핸드폰을 꺼내봤다.

[8월 9일 토요일]

 

미카와 "하하하하하"

유키호 "미 미카와군?!"

미카와 "하하하하 이거봐 하하하하"

 

나는 살며시 핸드폰을 건냈다.
유키호는 핸드폰의 화면을 보더니

 

유키호 "헤헤헤헷 에헤헤헤헷"

미카와 "둘다 같이 착각하다니"

 

유키호와 나는 한동안 교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토요일이라서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한숨 돌리기로 한것이다.
그렇게 멍~ 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중 교실 문이 열렸다.

 

코시미즈 "미카오? 유키호? 여기서 뭐하고 있어?"

 

교실에 들어온건 사복차림의 코시미즈였다.

 

미카와 "응? 코시미즈?"

유키호 "하웃! 아 안녕하세요오..."

코시미즈 "흐흥~ 내가 방해꾼이였구만! 좋은시간들 보내~ 큭큭"

 

코시미즈는 씨익 웃더니 등을 돌려 버렸다.

 

미카와 "아니아니 그런거 아니니깐"

코시미즈 "어이 임마 너... 이런 상황을... 버리겠다는거냐!"

유키호 "우웅?"

 

코시미즈에게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설명하느라 애를썼다.

 

코시미즈 "에휴 둘다 사이좋게 착각하다니"

미카와 "놀리지마"

유키호 "우우..."

미카와 "그런데 넌 왜 학교에 온거야?"

코시미즈 "나? 어제 두고간 노트가지러왔지"

 

그렇게 잠깐 잡담을 떤뒤 우리는 학교를 나왔다.

 

코시미즈 "그런데 너희들 오늘 할거 있어?"

유키호 "저 저는... 없어요오... 분명 학교에 가는날이라 생각해서..."

미카와 "나도 없달까"

코시미즈 "그래? 그럼 오랜만에 너희집좀 놀러가자"

미카와 "우리집? 맘대로해"

 

코시미즈는 이후 우리집에 오겠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유키호도 갈림길에서 헤어졌고 나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돌아갔다.
집을 간단히 치우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평소에 하지않는 게임기를 꺼냈다.
코시미즈가 올때까지 책이나 읽고 있어야겠다.

 

띵동

 

현관의 초인종이 울렸다. 코시미즈가 도착한것 같다.
현관문을 열었을때 나는 왜 코시미즈를 집에 오게했을까 하고 후회를 했다.

 

미카와 "하아..."

코시미즈 "안녕!"

타카가키 "안녕!"

하루카 "안녕!"

마코토 "안녕!"

유키호 "아 안녕...!"

 

전부 다 왔다.

 

====================

 

코시미즈가 우리집에 놀러온다는 뜻은

 

[코시미즈 "응? 내가 언제 혼자 놀러간댔어? 놀꺼면 화끈하게 팍 하고 놀아버려야지"]

 

란 뜻이 였다.
돌려보내기도 뭐하고 어차피 심심했던 참이라 다들 집으로 들어오게 했다. 간식이 좀 부족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하루카가 직접구운 쿠키를 잔뜩 들고왔다.
다들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그때 코시미즈가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코시미즈 "자 일단 이렇게 다 모였으니 뭔가 게임을 해야겠지?"

미카와 "이상한거면 거절해도되지?"

코시미즈 "안돼"

 

코시미즈가 가방에서 꺼낸건 젓가락이였다.

 

미카와 "집어치워!"

코시미즈 "앗!"

마코토 "위험하잖아!"

미카와 "아니 이대로 왕게임을 하면 더 위험해지니까"

유키호 "왜 위험해지나요오?"

미카와 "웃... 아 아니... 그게..." 화끈

 

유키호의 질문에 바다여행을 갔었을때가 기억났다.

[무릎배게!]

기절해버렸지만 기절하기 직전의 기억은 남아있었기 때문에... 꽤나 부끄러웠다.

 

코시미즈 "미카와 무슨생각을 한거야?"

타카가키 "얼굴이 새빨개"

미카와 "조 조용히해!"

 

결국 왕게임은 기각되었다.

 

하루카 "그럼 내가 가져온 게임을 하자!"

유키호 "어떤 게임을 가져왔는데?"

미카와 "만약 부루마블이나 인생게임같은거 나오면 실망이야"

[부루마블] [인생게임]

"아"

 

'아' 라고는 한두명에게서 나온소리가 아니였다. 전원 동시에 나왔다.
정말 하루카는 이렇게 평범할수가 없는것 같다. 평범함도 지나치면 개성이된다더니 진짜인가보다.
일단 하루카가 가져온 게임도 기각되었다.

 

하루카 "우으으! 너무 깐깐해!"

타카가키 "미카와는 의외로 게임에 엄격하단 말이지"

미카와 "그런거 아니야"

마코토 "그럼 내가 가져온게임 해볼래?"

 

그렇게 말하면서 가방을 뒤적거리는 마코토.

 

유키호 "어떤 게임인데?"

미카와 "설마 갈아입히기 같은건 아니겟..."

[코디마스터]

"아"

 

전부 하나같이 거기서거기인것 같다.

 

================

 

게임은 집어 치우기로했다. 하나같이 가져온 게임이 평범하고, 뻔하고, 말도안되는 게임들을 잔뜩 가져왔다. 폭군게임은 도대체 뭔지 알수가없었다. 그래서 기각시켰다.

 

하루카 "그럼 뭐할꺼야?"

미카와 "그 그러게"

마코토 "그러게가 아니잖아"

유키호 "이 일단... 차라도 한잔..."

쪼르르륵

 

유키호는 자신이 가져온 다도세트를 꺼내 차를 우려내어 각자의 컵에 차를 만들어줬다. 다시 마셔봐도 유키호가 타주는 차는 맛있다. 콜라를 더할나위없이 좋아하는 나지만 유키호의 차를 마시면 그런건 어찌되도 상관 없게된다.

 

미카와 "그럼... 음..."

코시미즈 "그나저나 너희들 미카와네 처음이지?"

유키호 "아ㄴ-"

하루카&마코토 "응"

"음?"

 

방금 유키호가 뭔가 이상한말을 한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뿐만이 아니였는지 다른 아이들도 전부 의문의 소리를냈다.

 

하루카 "유키호오? 언제 왔던거야아?"

유키호 "후엣?! 아 아니! 이건 그냥...!" 화끈

타카가키 "아아 아무리봐도 이거이거~"

코시미즈 "야임마 아무리그래도 너!"

미카와 "모르는일이야!"

 

유키호를 집에 들인기억이 없다. 애초에 그나마 편하게 말할수있게 된것도 최근인데 이전에 유키호를 집에 들일수 있을리가 없다.

 

유키호 "그 그러니까아! 자 자자자자 잘못나온 말이라구우!" 버럭

하루카 "이힉! 유키호가 화났다!"

마코토 "화났다!"

미카와 "어이 너희들 그쯤하는게..."

유키호 "우우... 우우우..." 왈칵

 

유키호의 목소리가 뭔가 막힌듯 울먹울먹거리는 소리가 함께 섞여서 나온다.
그리고 또 어디선가 삽을 꺼내더니

 

유키호 "우아아앙! 다들 너무해애애! 구멍파고 묻혀있을꺼야아!!!"

드르륵

팍팍팍

미카와 "자 잠깐! 마 마당은 안돼!"

 

유키호를 구멍에서 빼내는데만 2시간씩이나 걸렸다. 꺼내는동안 다들 유키호가 했던 말들을 쌔까맣게 까먹었은 모양이다. 마당에 커다란 구멍이 하나 생겨버렸다. 나중에 천천히 매우든가 해야지...
어쨋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유키호 "하우우... 미카와군 미안해요오..."

미카와 "아냐 나중에 천천히 매우지뭐"

 

그 후로 우리는 몇시간 내내 떠들어댔다. 그리고 5시가 되었다.

 

코시미즈 "아 5시네 나 슬슬 돌아가야해"

타카가키 "그럼나도-"

하루카 "나도슬슬 돌아가야지~"

마코토 "나도나도!"

유키호 "엣? 에엣?"

 

다들 갑작스럽게 돌아간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다들 집이 좀 멀다는 이유로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저녁을 먹지 못한다는 이유로 다들 돌아가 버렸다.
다들 와서 그저 떠들기만 했을뿐인데 집안은 좀 많이 더러워져 있었다.

 

미카와 "그런데 유키호는 안돌아가도되?" 흠칫

유키호 "그 그야 집은 그렇게 멀지 않으니까아..." 흠칫

미카와 "그 그래...?" 흠칫

유키호 "그 그보다 많이 어질러졌네! 빠 빨리 치우자!" 흠칫

미카와 "응 그러자" 흠칫

 

나와 유키호는 친구들이 있었던 자리를 치우기 시작했다. 청소하는동안의 침묵을 참을수 없어서 나는 TV를 틀었다.

 

[기상청에서 예보한대로 오늘 저녁부터 태풍이 상륙할 예정입니다]

유키호 "태 태풍?"

미카와 "아 그러고보니 토요일날 태풍이 온댔...지... 잠깐"

유키호 "오 오늘 토요일이지?"

 

오늘 아침부터 어째서인지 '오늘은 영락없는 금요일이다' 라는 착각을 하고있었다. 사실은 토요일이였지만...
그뜻은 오늘 태풍이 온다는 뜻이다.

 

유키호 "태풍... 이번 태풍은 크다고 그랬지...?"

미카와 "응 3번째로 큰 태풍이랬어..."

 

집 구조상 딱히 대비를 할 필요는 없지만 유키호를 얼른 집에 돌려보내야 할것 같았다.

 

미카와 "유키호 얼른 집으로 돌아가는게 좋지 않을-"

우르르 쾅쾅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유키호 "앗"

미카와 "앗"

 

=========================

 

[예보된 시간보다 4시간 빨리 상륙한걸로 보아-]

[되도록 외출을 삼가해주시고-]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

쾅 쾅쾅

유키호 "태풍... 심하네..."

미카와 "응... 많이 심하네"

 

결국 유키호는 집으로 돌아갈수 없게 되었다. 예상된 시간보다 태풍이 일찍 상륙하는 바람에 돌아갈 타이밍을 잡지 못했던 것이다.
창문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6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어두컴컴한 하늘과 세차게 몰아치는 비와 바람, 그리고 쉴새없이 땅으로 내리박는 천둥과 번개로 가득 차있었다.
그러나

 

유키호 "..."

미카와 "..."

 

유키호와 나는 청소를 끝마치고 조용히 소파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있었다. 집안으로 생생하게 빗소리와 천둥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우리 둘사이에 아무 대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저 그순간이 조용하게 고요하게 평화롭게 느껴졌다. 그런 시간속에서 유키호의 차를 마시니 아까전까지만 해도 친구들 때문에 심란했던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렇게 우리는 한동안 어색하지않은 침묵의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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