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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 아이돌이 드라마에 출연 - 키사라기 치하야-

댓글: 11 / 조회: 2086 / 추천: 0



본문 - 05-12, 2014 23:57에 작성됨.

도쿄 도 오오타 구의 어느 빌딩. 765 프로덕션의 아이돌들이 보컬 연습을 하는 강습소가 있는 건물이었다.

蒼い鳥もし幸せ(파랑새 혹시 행복이)~~

오후 1시 50분에 키사라기 치하야는 그 곳에서 보컬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치하야가 내는 구슬픈 음색이 노래 연습실을 가득 메웠다.

따르르릉~~

치하야의 휴대폰 소리는 치하야의 노래를 멈추게 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여보세요?

(P : 여보세요? 치하야? 지금 당장 내려와 줘!)

키사라기 치하야 : 무슨 일이세요?

(P : 드라마 일이 잡혔어. 치하야도 조연이야.)

전화 너머의 프로듀서는 들뜬 어조로 말했다. 옆에서 아마미 하루카가 기뻐하는 소리도 치하야는 들을 수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지금 내려갈게요.

치하야는 시무룩한 어조로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프로듀서는 '게로게로 키친!'이란 프로그램에 치하야를 출연시키기 위해 고생한 적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치하야는 노래 이외의 업무에는 흥미를 갖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치하야가 밖으로 나갔을 때에 프로듀서가 탄 승합차는 이미 와 있었다. 치하야가 승합차에 올라탔을 때, 아마미 하루카가 뒷좌석에 타고 있었다. 그 뒤 프로듀서는 765 사무실로 가서 호시이 미키를 태우고 고속도로로 갔다.

P : 그럼 지금부터 설명할게.

아마미 하루카 : 미키? 브리핑이야? 브리핑?

하루카는 미키의 어깨를 흔들며 깨우고 있었다. 하지만 미키는 그에 아랑곳않고 자고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하루카. 깨워도 소용없을 것 같아.

P : 어차피 제작진과 만날 때, 더 자세한 브리핑을 할 거니까 너희들이라도 들으렴. 드라마 제목은 왈X레 로X체야.

아마미 하루카 : 주스트(Joust)? 이게 뭔가요?

프로듀서가 건네준 시나리오를 읽고 있던 하루카가 질문했다.

P : 중세 유럽에 기사들이 즐겼던 스포츠야. 한마디로 마상 창시합.

아마미 하루카 : 에? 마상 창시합이요? 이걸 저희가 한다고요?

P : 응. 드라마 배경인 윈X드 학원은 기사과와 일반과가 있는 학교거든. 기사과 소속 학생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 주스트(Joust)를 연마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는 설정이 있대.

아마미 하루카 : 위험하지 않을까요?

P : 그래서 중세 기사들처럼 전신 갑옷을 입고 촬영할 거야. 또 창은 특수 소재로 만들어져서 덜 위험할 거라고 해.

키사라기 치하야 : 안전이 아니라 덜 위험함이군요.

고속도로에 진입했을 때, 프로듀서는 대략적인 브리핑을 했다. 하루카가 맡을 역할에 대한 설명을 끝낸 프로듀서는 치하야가 맡을 배역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P : 치하야의 경우에는 레이나 F 에이버리 역할을 맡을 거야. 윈X드 학원 학생회의 집행부장 역할이지.

키사라기 치하야 : 다른 특이한 점은 없나요?

P : 레이나 F 에이버리도 기사과 학생이야. 그러니까 치하야 너도 주스트(Joust)를 할 거야.

프로듀서는 백미러로 치하야의 낯빛이 살짝 어두워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업무와 관련된 지라 나름대로 내색하지 않으려 한 것이겠지만, 치하야는 당혹감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그 역할은 노래를 부르는 부분이 있나요?

치하야는 화제를 돌리려고 프로듀서에게 질문했다.

P : 미안. 치하야. 레이나 F 에이버리는 노래를 부르지는 않아. 하지만 다음에는 꼭 노래와 관련된 일을 가져다줄게.

키사라기 치하야 : 그런가요...

치하야의 목소리는 애써 숨긴 실망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뒤로 차가 방송국까지 가는 동안 내내 치하야는 입을 닫았다. 그래서 프로듀서는 창 밖만 바라보는 치하야에게 더 이상 이야기할 수 없었다.

P : 모두들! 이제 내리렴!

호시이 미키 : 아후. 여긴 어디인 거야?

키사라기 치하야 : 여기가 그 방송국인가요?

P : 그래. 맞아.

승합차가 멈춘 곳은 어느 방송국 앞이었다.

P : 섭외 담당자가 너희들을 보고 싶다고 해서 말야.

호시이 미키 : 아후...

프로듀서는 주차하기 위해 세 아이돌들이 먼저 내리도록 했다. 미키가 하품하고 있을 때, 치하야는 무심하게 방송국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방송국에 들어가기 전, 프로듀서는 세 아이돌 각자에게 당부 및 격려를 했다.

P : 드라마로 유명해지면 노래 일도 더 많이 받아올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참고 열심히 임해줬으면 해. 치하야.

키사라기 치하야 : 예.

프로듀서는 싱긋 웃으며 치하야에게 말했지만, 치하야는 냉랭할 뿐이었다. 그런 치하야를 보며, 프로듀서는 머쓱하게 웃었다. 치하야가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아이돌 활동을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품었던 것이 은연 중에 얼굴로 드러난 것이다.

P : 미키는 말실수 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호시이 미키 : 알겠는 거야.

P : 응? 하루카? 무슨 일 있니?

아마미 하루카 : 아무 일도 아니에요.

P : 하루카는 언제나 성실하니까 이번에도 그렇게 임해주길 기대하고 있을게.

호시이 미키 : 이제 그런 건 됐고, 얼른 들어가서 설명을 듣는 거야!

미키는 하루카와 프로듀서에게 여기 온 이유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아마미 하루카 : 그랬었지? 하하하하.

하루카는 멋쩍은 듯 텅 빈 웃음을 지으며 뒷 머리를 긁적였다. 프로듀서는 세 아이돌을 방송국 안으로 안내했고,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갔다.

P : 인사하렴. 이 분이 드라마 배우 섭외을 맡으신 분이시란다.

아마미 하루카 : 안녕하세요?

호시이 미키 : 안녕하세요인 거야!

키사라기 치하야 : 안녕하세요.

섭외 담당자 : 안녕하세요? 여러분.

섭외 담당자는 간단히 목례하고는 프로듀서에게 손을 내밀었다. 프로듀서는 고개를 숙이며 악수했다. 이 당시 765 프로덕션의 아이돌들은 류구코마치 이외에는 무명보다 조금 더 나은 상태였다. 따라서 당시의 프로듀서는 저자세로 업계 사람들을 대해야만 했다. 섭외 담당자는 프로듀서 일행을 작은 회의실로 안내했다.

섭외 담당자 : 앉으세요.

30 제곱미터가 못 되는 회의실에는 네모난 플라스틱 탁자와 접이식 의자 8개가 있었다. 프로듀서는 섭외 담당자가 창가에 앉은 것을 확인하고 그 옆 자리에 앉았다. 한편 하루카와 치하야, 미키는 프로듀서를 마주보는 쪽에 앉았다.

섭외 담당자 : 우리가 제작할 드라마, '왈X레 로X체'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은 들으셨죠?

P : 네. 분명 윈X드 학원의 주스트(Joust) 대회를 소재로 한 드라마였죠?

섭외 담당자 : 맞아요. 주스트(Joust)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시겠죠?

호시이 미키 : 주스트(Joust)?

아마미 하루카 : 미키? 지금 끼어들면 안 돼.

호시이 미키 : 그게 뭐인거야?

프로듀서는 잠시 오른손을 이마에 대고는 침착하게 다시 설명했다.

P : 올 때 자서 못 들었구나. 주스트(Joust)는 마상 창 시합을 말해. 말을 타고 커다란 창을 든 채 돌격하여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스포츠였다고 해.

호시이 미키 : 엄청 재미있겠는 거야!!

섭외 담당자 : 전화 대신 직접 부른 이유는 변동 사항이 있어서 그래요.

P : 무슨 점이 달라졌습니까?

섭외 담당자 : 에리미야 티렛에 대한 설정을 원작대로 가기로 했어요.

P : 아...

호시이 미키 : 응? 프로듀서?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

P : 미키. 네가 맡을 배역은 에리미야 티렛이야. 원래는 학교 내 주스트(Joust) 대회에서 8강전까지 진출할 예정이었어.

호시이 미키 : 그래? 그런데 뭐가 문제인 거야? 프로듀서?

P : 원작에서의 에리미야 티렛은 주스트(Joust)를 하지 않아.

섭외 담당자 : 그리고 또 하나의 변동점이 있는데요. 키사라기 치하야 양. 노래에 자신이 있다고 하셨죠?

키사라기 치하야 : 네? 네...

섭외 담당자 : 사실은 레이나 F 에이버리가 노래하는 장면을 넣을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키사라기 치하야 : 네...

프로듀서는 치하야가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표정으로 섭외 담당자의 말을 듣고 있는 것을 보았다.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이 드라마 일을 받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언제나 자신에게는 노래뿐이라고 말하던 치하야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프로듀서는 섭외 담당자의 말을 들으며, 치하야가 조금이나마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노래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도 치하야는 무심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프로듀서는 치하야가 저런 감성을 갖게 된 원인이 있을 것이라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그 감성은 언젠가는 아이돌 일과 충돌할 것이란 생각 역시 어렴풋하게나마 품게 되었다.

회의가 끝났고, 하루카와 미키, 치하야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프로듀서는 세 명에게 승합차로 가라고 말해두었다.

P : 많이 기다렸지?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고는 운전석에 탑승하고, 승합차 시동을 걸었다. 765 사무소에 도착한 세 아이돌은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프로듀서는 하루카와 치하야, 미키를 데리고 촬영장에 데려다주었다. 프로듀서 일행이 도착했을 때에는 촬영 준비가 절반 정도 되어서 마굿간에서 말들이 나오고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프로듀서 씨! 말이에요! 말!

호시이 미키 : 저기, 프로듀서. 미키도 말에 타보고 싶은 거야.

스태프 : 배우 분들은 의상으로 갈아입고 분장해주세요.

스태프는 치하야 일행을 의상이 있는 곳으로 인솔했다.

도쿄 도 오오타 구의 어느 빌딩. 765 프로덕션의 아이돌들이 보컬 연습을 하는 강습소가 있는 건물이었다.

蒼い鳥もし幸せ(파랑새 혹시 행복이)~~

오후 1시 50분에 키사라기 치하야는 그 곳에서 보컬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치하야가 내는 구슬픈 음색이 노래 연습실을 가득 메웠다.

따르르릉~~

치하야의 휴대폰 소리는 치하야의 노래를 멈추게 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여보세요?

(P : 여보세요? 치하야? 지금 당장 내려와 줘!)

키사라기 치하야 : 무슨 일이세요?

(P : 드라마 일이 잡혔어. 치하야도 조연이야.)

전화 너머의 프로듀서는 들뜬 어조로 말했다. 옆에서 아마미 하루카가 기뻐하는 소리도 치하야는 들을 수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지금 내려갈게요.

치하야는 시무룩한 어조로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프로듀서는 '게로게로 키친!'이란 프로그램에 치하야를 출연시키기 위해 고생한 적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치하야는 노래 이외의 업무에는 흥미를 갖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치하야가 밖으로 나갔을 때에 프로듀서가 탄 승합차는 이미 와 있었다. 치하야가 승합차에 올라탔을 때, 아마미 하루카가 뒷좌석에 타고 있었다. 그 뒤 프로듀서는 765 사무실로 가서 호시이 미키를 태우고 고속도로로 갔다.

P : 그럼 지금부터 설명할게.

아마미 하루카 : 미키? 브리핑이야? 브리핑?

하루카는 미키의 어깨를 흔들며 깨우고 있었다. 하지만 미키는 그에 아랑곳않고 자고 있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하루카. 깨워도 소용없을 것 같아.

P : 어차피 제작진과 만날 때, 더 자세한 브리핑을 할 거니까 너희들이라도 들으렴. 드라마 제목은 왈X레 로X체야.

아마미 하루카 : 주스트(Joust)? 이게 뭔가요?

프로듀서가 건네준 시나리오를 읽고 있던 하루카가 질문했다.

P : 중세 유럽에 기사들이 즐겼던 스포츠야. 한마디로 마상 창시합.

아마미 하루카 : 에? 마상 창시합이요? 이걸 저희가 한다고요?

P : 응. 드라마 배경인 윈X드 학원은 기사과와 일반과가 있는 학교거든. 기사과 소속 학생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 주스트(Joust)를 연마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는 설정이 있대.

아마미 하루카 : 위험하지 않을까요?

P : 그래서 중세 기사들처럼 전신 갑옷을 입고 촬영할 거야. 또 창은 특수 소재로 만들어져서 덜 위험할 거라고 해.

키사라기 치하야 : 안전이 아니라 덜 위험함이군요.

고속도로에 진입했을 때, 프로듀서는 대략적인 브리핑을 했다. 하루카가 맡을 역할에 대한 설명을 끝낸 프로듀서는 치하야가 맡을 배역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P : 치하야의 경우에는 레이나 F 에이버리 역할을 맡을 거야. 윈X드 학원 학생회의 집행부장 역할이지.

키사라기 치하야 : 다른 특이한 점은 없나요?

P : 레이나 F 에이버리도 기사과 학생이야. 그러니까 치하야 너도 주스트(Joust)를 할 거야.

프로듀서는 백미러로 치하야의 낯빛이 살짝 어두워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업무와 관련된 지라 나름대로 내색하지 않으려 한 것이겠지만, 치하야는 당혹감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그 역할은 노래를 부르는 부분이 있나요?

치하야는 화제를 돌리려고 프로듀서에게 질문했다.

P : 미안. 치하야. 레이나 F 에이버리는 노래를 부르지는 않아. 하지만 다음에는 꼭 노래와 관련된 일을 가져다줄게.

키사라기 치하야 : 그런가요...

치하야의 목소리는 애써 숨긴 실망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뒤로 차가 방송국까지 가는 동안 내내 치하야는 입을 닫았다. 그래서 프로듀서는 창 밖만 바라보는 치하야에게 더 이상 이야기할 수 없었다.

P : 모두들! 이제 내리렴!

호시이 미키 : 아후. 여긴 어디인 거야?

키사라기 치하야 : 여기가 그 방송국인가요?

P : 그래. 맞아.

승합차가 멈춘 곳은 어느 방송국 앞이었다.

P : 섭외 담당자가 너희들을 보고 싶다고 해서 말야.

호시이 미키 : 아후...

프로듀서는 주차하기 위해 세 아이돌들이 먼저 내리도록 했다. 미키가 하품하고 있을 때, 치하야는 무심하게 방송국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방송국에 들어가기 전, 프로듀서는 세 아이돌 각자에게 당부 및 격려를 했다.

P : 드라마로 유명해지면 노래 일도 더 많이 받아올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참고 열심히 임해줬으면 해. 치하야.

키사라기 치하야 : 예.

프로듀서는 싱긋 웃으며 치하야에게 말했지만, 치하야는 냉랭할 뿐이었다. 그런 치하야를 보며, 프로듀서는 머쓱하게 웃었다. 치하야가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아이돌 활동을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품었던 것이 은연 중에 얼굴로 드러난 것이다.

P : 미키는 말실수 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호시이 미키 : 알겠는 거야.

P : 응? 하루카? 무슨 일 있니?

아마미 하루카 : 아무 일도 아니에요.

P : 하루카는 언제나 성실하니까 이번에도 그렇게 임해주길 기대하고 있을게.

호시이 미키 : 이제 그런 건 됐고, 얼른 들어가서 설명을 듣는 거야!

미키는 하루카와 프로듀서에게 여기 온 이유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아마미 하루카 : 그랬었지? 하하하하.

하루카는 멋쩍은 듯 텅 빈 웃음을 지으며 뒷 머리를 긁적였다. 프로듀서는 세 아이돌을 방송국 안으로 안내했고,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갔다.

P : 인사하렴. 이 분이 드라마 배우 섭외을 맡으신 분이시란다.

아마미 하루카 : 안녕하세요?

호시이 미키 : 안녕하세요인 거야!

키사라기 치하야 : 안녕하세요.

섭외 담당자 : 안녕하세요? 여러분.

섭외 담당자는 간단히 목례하고는 프로듀서에게 손을 내밀었다. 프로듀서는 고개를 숙이며 악수했다. 이 당시 765 프로덕션의 아이돌들은 류구코마치 이외에는 무명보다 조금 더 나은 상태였다. 따라서 당시의 프로듀서는 저자세로 업계 사람들을 대해야만 했다. 섭외 담당자는 프로듀서 일행을 작은 회의실로 안내했다.

섭외 담당자 : 앉으세요.

30 제곱미터가 못 되는 회의실에는 네모난 플라스틱 탁자와 접이식 의자 8개가 있었다. 프로듀서는 섭외 담당자가 창가에 앉은 것을 확인하고 그 옆 자리에 앉았다. 한편 하루카와 치하야, 미키는 프로듀서를 마주보는 쪽에 앉았다.

섭외 담당자 : 우리가 제작할 드라마, '왈X레 로X체'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은 들으셨죠?

P : 네. 분명 윈X드 학원의 주스트(Joust) 대회를 소재로 한 드라마였죠?

섭외 담당자 : 맞아요. 주스트(Joust)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시겠죠?

호시이 미키 : 주스트(Joust)?

아마미 하루카 : 미키? 지금 끼어들면 안 돼.

호시이 미키 : 그게 뭐인거야?

프로듀서는 잠시 오른손을 이마에 대고는 침착하게 다시 설명했다.

P : 올 때 자서 못 들었구나. 주스트(Joust)는 마상 창 시합을 말해. 말을 타고 커다란 창을 든 채 돌격하여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스포츠였다고 해.

호시이 미키 : 엄청 재미있겠는 거야!!

섭외 담당자 : 전화 대신 직접 부른 이유는 변동 사항이 있어서 그래요.

P : 무슨 점이 달라졌습니까?

섭외 담당자 : 에리미야 티렛에 대한 설정을 원작대로 가기로 했어요.

P : 아...

호시이 미키 : 응? 프로듀서?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

P : 미키. 네가 맡을 배역은 에리미야 티렛이야. 원래는 학교 내 주스트(Joust) 대회에서 8강전까지 진출할 예정이었어.

호시이 미키 : 그래? 그런데 뭐가 문제인 거야? 프로듀서?

P : 원작에서의 에리미야 티렛은 주스트(Joust)를 하지 않아.

섭외 담당자 : 그리고 또 하나의 변동점이 있는데요. 키사라기 치하야 양. 노래에 자신이 있다고 하셨죠?

키사라기 치하야 : 네? 네...

섭외 담당자 : 사실은 레이나 F 에이버리가 노래하는 장면을 넣을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키사라기 치하야 : 네...

프로듀서는 치하야가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표정으로 섭외 담당자의 말을 듣고 있는 것을 보았다.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이 드라마 일을 받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언제나 자신에게는 노래뿐이라고 말하던 치하야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프로듀서는 섭외 담당자의 말을 들으며, 치하야가 조금이나마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노래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도 치하야는 무심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프로듀서는 치하야가 저런 감성을 갖게 된 원인이 있을 것이라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그 감성은 언젠가는 아이돌 일과 충돌할 것이란 생각 역시 어렴풋하게나마 품게 되었다.

회의가 끝났고, 하루카와 미키, 치하야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프로듀서는 세 명에게 승합차로 가라고 말해두었다.

P : 많이 기다렸지?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고는 운전석에 탑승하고, 승합차 시동을 걸었다. 765 사무소에 도착한 세 아이돌은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프로듀서는 하루카와 치하야, 미키를 데리고 촬영장에 데려다주었다. 프로듀서 일행이 도착했을 때에는 촬영 준비가 절반 정도 되어서 마굿간에서 말들이 나오고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 프로듀서 씨! 말이에요! 말!

호시이 미키 : 저기, 프로듀서. 미키도 말에 타보고 싶은 거야.

스태프 : 배우 분들은 의상으로 갈아입고 분장해주세요.

스태프는 치하야 일행을 의상이 있는 곳으로 인솔했다.

호시이 미키 : 거기 있는 사람! 미키의 모습은 어때?

P : 이번에는 교복 입은 역할을 맡았구나? 아주 좋아!

호시이 미키 : 그렇지? 아핫~☆

잠시 후 분장을 마친 아이돌 일행은 촬영장으로 돌아왔다.  미키는 교복이 마음에 든 듯한 기색이었다.
 
아마미 하루카 : 이 교복은 정말 특이하네요.

한편, 하루카는 미키와 달리 자켓을 입고 있었다. 검은색 자켓은 19세기 군대 장교들의 복장을 연상케 했다. 붉은 견장에는 노란 끈들이 달려 있어서 걸을 때마다 살랑살랑 흔들렸다. 왼쪽 견장에서 상의 두 번째 단추 윗 부분과 연결된 줄을 본 프로듀서는 저런 교복을 매일 입고 등교할 수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큿!

치하야의 얼굴에는 그늘이 져 있었다. 치하야 역시 하루카의 교복과 같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

P : (역시나 마음에 들지 않았구나. 치하야. 하긴 그 짧은 가발 안에 장발을 숨겼으면 많이 간지럽겠구나.)

프로듀서는 치하야가 분장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았으리라 추측했다. 레이나 F 에이버리를 연기할 치하야는 갈색 단발 가발을 쓰고 있었다. 치하야의 머리는 원래 파란색이 감도는 흑발이었기 때문에 머리카락을 가발 안에 억지로 집어넣었을 것이라 프로듀서는 짐작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프로듀서. 너무 무거워서 어깨가 아파요.

치하야는 스스로 어깨를 두들기고 있었다. 입고 있던 교복이 무거운 탓은 아니었던 듯 했다. 왜냐하면 같은 교복을 입은 하루카는 어깨가 아프다는 호소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프로듀서는 이내, 치하야가 아파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P : 치하야... 무겁겠구나.

프로듀서는 무심코 감상을 말했다. 시나리오에 의하면 레이나 F 에이버리는 몸매가 매우 풍만한 여성이었다. 치하야의 몸매는 레이나 F 에리버리의 몸매와는 달랐기 때문에 비슷하게 보이도록 묵직한 패드를 달아야 했다.

스태프 2 :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스태프의 말이 있은 뒤로 촬영이 진행되었다. 하루카가 맡은 배역이 주스트(Joust) 시합하는 장면을 촬영한 뒤, 치하야가 맡은 배역이 감상을 말하는 장면이었다.

시간이 지나 치하야의 배역이 주인공에 대해 오해하고 뺨 때리는 장면을 촬영했다.

키사라기 치하야 : 미즈노 군! 무슨 짓이야!!

(짝!!)

감독 : 컷! OK! OK! 아주 찰지게 때리는구만! 다음 장면으로!

그 다음 촬영 장면은 치하야가 주인공과 만나 대화하는 장면이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 미즈노 군. 아침밥 같이 어때?

남성 배우 : 레이나 선배도 기숙사에서 사셨네요.

키시라기 치하야 : 저기. 미즈노 군.

남성 배우 : 네.

키사라기 치하야 : 리사의...베글라이터가 될 마음은 없어? 아까 걔의 그런 얼굴을 본 건 몇 년 만일까?

치하야는 연기 경력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연기를 해냈다. 평소에 무뚝뚝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상냥하고 자상한 어조로 말하는 치하야를 보면서 프로듀서는 생각했다.

P : (역시 치하야는 타고난 아이돌이구나. 사무소 사람들에게 마음만 열어준다면 더 좋을텐데.)

촬영 일정이 모두 끝나고 승합차를 몰면서 프로듀서는 뒷 좌석을 보았다. 하루카는 어깨에 파스를 붙인 채 잠든 상태였고 미키 또한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프로듀서는 승마에 창 시합이 겹쳐 힘든 일정이었으니 이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한편, 치하야는 창 너머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프로듀서에게는 들리지 않도록 치하야는 작게 중얼거렸다.

키사라기 치하야 : 아즈사 씨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
 

석양이 지는 도로 한복판에서, 765 프로덕션 소속 승합차는 도쿄 도 오오타 구로 질주하고 있었다.

 

=========================================================================

이 이야기는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아마미 하루카에게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링크로 올린 사이트에서 레이나 F 에이버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나저나 이 이야기를 네 글자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성우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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