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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키호를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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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8, 2013 12:57에 작성됨.

그것은 아주 익숙한 감각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유혹당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치 목마른 사슴이 샘을 찾아가듯이, 아니 굶주린 하이에나가 썩어가는 고기에 이끌리듯이.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해나가면서 많은 일이 있었다. 

그중에는 당연히 적대시 당하거나 목숨을 협박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

 어떠한 명백한 원한도 없이 그저 거기에 있는 대상, 이 경우 내가 단순히 거기 있다는 것만으로 적대하는 부정적인 감정의 늪. 그 깊이를 짐작할 수조차 없는 순수한 살의(殺意).

등골이 오싹거렸다. 시선이 흔들리고 손발이 얼어붙는다. 그러나 심장의 박동은 반대로 풀 스로틀로 당긴 오토바이의 엔진처럼 과격하게 뜨거운 피를 온몸에 들이 붇는다. ‘간지럽다’에 가까운 힘이 뇌리를 강타한다. 이것은


‘즐겁다!’


잊었던 것을, 잃었던 것을, 살아가는 증거를

다시

찾았다.

상대는 이쪽보다 체구가 큰 편이다. 쓰러져 피를 흘리는 사람은...,,,,,...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살겠다고 발악하는 인간 따위는 대상이 아니다. 상대의 손에 들린 것은 캠핑용이라기에는 조금 긴 폴딩형 나이프. 자세등을 보면 상당히 익숙해 보였다.

이쪽의 손에 있는 것은 업무용 서류가 담긴 가방하나뿐이다.

일반적으로 여기서 선택해야하는 것은 4.도주한다. 그러나 눈이 돌아갈 듯한 쾌감에 그런 생각은 이미 저 아래로 내려가 있다. 있는 것은 어떻게 싸우는가.

아아 즐겁다, 정말로 즐겁다.

상처에 대한 두려움도 심장박동의 긴장감도 죽음에 대한 불안감도 승리의 달콤함에 대한 기대도 정말로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즐.겁.다!

그것은 얼마나 즐거운 전개로 이어졌을까. 만약. 그때. 그녀가. 거기에. 없었다면.

“프..프로듀서씨!”

거기엔 하얀 소녀가 달려오고 있었다. 크리스마스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난 눈의 천사. 덧없어 보이는 유약감과 강인한 마음을 같이 지닌 아름다운 소녀.

 그리고 나의 인생을 모두 빼앗아버린 나의 구세주.


하기와라 유키호


그녀의 모습이 과거의 그것과 오버랩되며 스위치 전환중이던 정신을 흔들었다.

“하아앗!”

그리고 그 순간의 빈틈은 상대에게 공격의 틈을 주었다.

피할까. 그녀가 위험하다. 무기를 쳐서 제압한다. 예정이었지만 자세가 좋지 않다. 무엇보다 오른쪽으로 뒤돌아보던 나의 왼쪽으로 들어오고 있어서 손이 반응 할 수 없다. 먼저 공격할까. 이미 상대는 코앞이다.

그렇지만 당할 수는 없다. 내가 당하면 유키호가, 나의 우상이.

큿 그렇다면 왼손을 희생해서라도!

라고 생각하는 순간 세계가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죄송합니다”

그 말과 함께 기울어 떨어지는 미속의 세계에서 그녀의 새하얀 손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반원을 그리는 언더태클로 나를 넘어뜨린 뒤 일어서며 괴한의 손등을 손등으로 쳐서 방향을 바꾼 뒤 그대로 손목을 잡고 반대쪽 손으로 어깨죽지를 잡고 당겨서 균형을 무너뜨리고 동시에 옆으로 돌려 넘어진 상대를 그대로 제압했다.

일련의 과정은 단 한순간에 이루어진 무도.

“유키...호?”

“아가씨! 아가씨!”

“아가씨이!!”

그리고 뒤이어 쫓아오던 덩치들에 의해 괴한은 완전히 무력화 되었다.

무릎 꿇듯이 앉아서 그녀를 멍하니 올려다 보고 있을때,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두근! 두근! 아까와는 다른 그러나 강렬한 싱장박동

아아. 아름답다.

강한것은 아름답다고 나는 언제나 생각해왔다. 

어떠한 폭력도 그것이 절대적인 강함이라면 그것은 아름답다. 

거대한 태풍앞에선 전율이 인다.

내앞에는 그것과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 

두눈에는 강한 마음이 보인다.


 언제나 시죠 타카네가 말했다. 유키호는 강한아이다.

 키쿠치 마코토가 말했다. 어쩌면 유키호는 자신보다 강할지도 모른다.


 두 가지는 다른 강함이지만 둘 다 옳은 이야기다. 유키호는 강하다.

유키호가 흠칫하고 당황하기 시작한다.

 이미 그녀의 집안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그녀는 내가 알고 있단 것을 모른다. 이 시간이면 언제나 그녀가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이돌이 된 후로는 덩치......제자분들과 같이 가게 되었다. 아직 큰걸음으로 두 걸음 거리를 가지지만 그녀가 먼저 권하고 그녀로부터 말을 걸기도 하게 되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에...이..이건...그러니까.....프...프로듀서?”

당황해서 횡설수설하는 그녀의 앞에 섰다.

 이대로 끌어안고 싶다는 충동을 잠재우며 ‘고맙다’라고만 전한다. 나와 안면이 있는 스킨헤드의 제자분과 눈을 마주치자 센스좋게 그는 유키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마치 타인인 것처럼. 

처음엔 당황하던 그녀가 인사를 할거라 생각했을 쯤 그녀가 말했다.

“아니에요. 이건 아니에요오”

그녀가 뒤돌아서 나를 정면으로 처다보았다.

“프...프로듀서....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저...저분들은 저희 집에 머물고 계시는 분들로 그....저희...아빠의 제자분들...이세요......제자라고 하지만 실은 저희집.....”

역시 언제나처럼 나의 예상을 기쁘게 깨주는 천사.

“알아.”

“은 그러니까........에?”

“후훗. 겨우 말해줬구나.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 하기와라 유키호의 프로듀서라고? 그런 건 다 알고 있지.”

물론 그건 나 개인으로서가 먼저였지만.

“그야 유키호가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서 모르는 척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이돌의 신상정보쯤은 전부 외우고 언제나 신경쓰고 있으니까. 부모님에 대한 것도 물론 알고 있지.”

“프로듀서........”

“미안. 결국은 속인 일이 되었어.”

“아..아니에요오...그....알고도 저를 그대로 봐 주셨고...저는....그 하욱- 갑자기 뭔가 이것저것 엉망인 느낌이에요오.”

그렇게 그녀는 붉게 물든 얼굴로 격침.

그 이후 제자분들이 부른 응급차에 피해자가 실려가고 우리는 조서를 작성한 후 귀가할 수 있었다. 도움을 받았던 기자분께 연락해 약간의 정보조절(제자분들과의 관계등)과 함께 기사화 시킬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누운것은 새벽 2시가 넘어있었고 유키호와는 제대로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

부우웅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늦은시간 정말로 죄송합니다.

아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제자분들에 관한 건 정말 감사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조금 딱딱하려나.”

문자를 별로 보내지 않는 그녀답게 이모티콘등은 없지만 그렇게 말하며 몇 번이고 고민하다가 꾸욱-하고 메일을 보내는 그녀의 모습이 상상되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문자 고마워

어쩌면 조금 미움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나 보네^^

내일은 오프이니까 푹쉬고

잘자(。^ω^)]


그 후 그녀의 문자를 계속 보다가 침대뿐인 황량한 방에서 잠든 것은 5시가 넘어간 시간이었다.


다음날 조석신문의 1면을 장식한 것은 그녀, 유키호에 관련된 기사였다. 덕분에 이곳저곳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고 오프일 예정이었던 오늘은 당연히 오프의 취소, 공식기자회견을 가지게 되었다. 사무소에서 관리하는 팬카페의 반응도 좋고 용감한 시민상등 어쨌든 꽤나 핫이슈가 되었다.

“굉장해 유키호! 유키호는 정말 굉장하다고!”

“마..마코토짱.”

“우흥흥 마미는 알아보고있었다GO→! 아미대령”

“아미도 유키뿅의 땅→파기를 보고 알고 있었다GO→! 마미대원"


“하아. 지쳤다 지쳤어.”

“후훗. 수고하셨습니다. 자 차에요.”

“아 코토리씨 고맙습니다.”

코토리씨가 내온 차를 마시며 의자에 기댔다. 유키호는 동료들에게 싸여 어제의 무용담을 심문받고 있다(?)

“엄청난 이슈가 되었네요. 다음은.....아 어제 피해자의 병문안인가요.”

“네. 아직 혼절상태지만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것 같아요. 기획자체는 리츠코가 ‘기회가 왔을 때 한 번에 몰아가야 하는 법이에요’라며 말해 온 것이지만요.”

“과연....”

리츠코의 말은 동의한다. 뉴스에서 언급될 정도로 이슈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은 전력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만 하는 때이다. 그러나 그것을 안다 해도 지금의 상황(내가 거의 전속으로 유키호의 서포트를 하고 있다.)는 곤란하다.

가뜩이나 어제의 유키호가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험한데 같이 있는 시간이 평소보다 몇 배나 늘어나 버렸다. 만약 유키호가 웃어주기라도 한다면.......

힐끗 싱긋 휙!

위....위험하다! 나는 보지 않았다 나는 보지 않았다.

자신을 제어 할 수 없다.



‘프로듀서씨. 역시 피해지고 있는 걸까나. 자꾸 눈도 피하시고 같은 방에 있으면 어떻게든 나가시려고 하시고.

혹시 어제의 태클 때문에? 그치만 메일로 괜찮다고.......한 적이 없어. 아니면 어제 그 괴한씨를 공격한 게 너무 충격적이었던 걸까나. 아우 그건 버릇에 가깝달까. 아빠 때문에...........아니면......역시.......집안....때문이려나.’

“유키호! 유키호!”

“에엣?!”

“뭘 그렇게 멍 때리는거야. 괜찮아? 역시 어제 너무 충격 이었던거야?”

“아니야 하루카짱. 조금..신경쓰이는게 있어서....”

“그건 허니에 대한거야?”

“미키짱? 일어나 있었어?”

미키짱. 하루카짱. 둘 다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765프로의 동료들이에요.

 착하고 이쁘고 저와는 다르게 밝고, 그야말로 아이돌. 이라는 느낌이라 동경하기도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둘 다 사교성이 좋아서 저하고도 친하게 지내줘요

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 서로 이야기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이 바로 프로듀서씨에 관한거에요.

미키짱은 프료듀서씨를 허니라고 부르며 곧잘 응석을 부리면 프로듀서씨는 그걸 전부 받아줘요.

 하루카짱은 미키만큼 적극적으로 대쉬하진 않지만 항상 과자를 만들어주고 프로듀서씨의 힘이 되어줘서 프로듀서씨도 의지하는 것 같아요.

둘은 다르지만 프로듀서씨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거기에 순수하게 용기를 내고 있어요.........그래서 더 부러워요

“미키적으로는 유키호가 부러운거야.”

“그건- 나도 알 것 같아.”

“엣?”

“허니 유키호한테 찰싹인거야. 미키랑 있을 때도 유키호만 보면 유키호만 걱정하는거야.”

“항상 자신작인 과자를 가져오면 유키호의 차부터 찾지. 과자를 모두한테 나눠줄 때는 유키호부터 보고 있고. 최근에는 녹차에 어울리는 과자만 연구하는 느낌이야.”

“게다가 오늘은 유키호의 전속 프로듀서인 느낌인거야.”

“에엣? 미키짱? 하루카짱?”

“그렇지만 미키 지지 않는거야.”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고 미키”

하루카짱이 제 머리를 끌어 안았어요.

미키짱은 옆에 앉아서 저를 안아줘요.

“그러니까 유키호는 유키호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해.”

“미키적으로 유키호는 유키호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 하는 거야. 물론 져줄 생각은 없는거야. 아핫☆”

“하루카짱. 미키짱.”

아주. 아주 따뜻한 기분이 되어서 두 사람의 기분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서 저도 사랑스러운 두 사람을 안아 줬어요.



“다음은 ▨▤병원으로 가야하는 건가. 유키호 안전벨트는 맸어?”

“네에.”

“그럼 출발한다.”

두사람에게 용기를 받고나서 프로듀서씨랑 다시 일을 나가게 됬어요.




나는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는가....하아

맨앞에 p형이 순수한 적대감을 마주하는 장면은 다른 글에 쓰려던 내용인데 오랜만에 읽어보니 등장하는 소녀가 유키호랑 겹치게 보여서 다시썻어요. 비공개작품의 수정판이라 이상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편집의 오류라고 읽으며 웃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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