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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나버린 야요이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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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9, 2014 02:29에 작성됨.

 

 

 

나는 그날 코토리 씨의 잔업까지 전부 마치고 밤늦게 귀가 중이었다.

그 망할 썩은새가 어젯밤 술에 취해서 업무 파일이 들어있는 USB을 전부 포맷

하고 애니메이션 파일을 잔뜩 집어넣어놨기 때문에!

일단 불판 위 도게자를 받는 것으로 용서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짜증이 난다.


결정했다.

코토리 씨의 실제 나이를 모두에게 공개하기로.


그런 사소한 복수를 생각하며 귀가하던 내 귓가로 낯이 익은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프로듀서! 여기에요, 여기!!”



이 목소리는 분명히,



P “야요이···?”


야요이 “웃우! 늦은 밤이네요, 프로듀서,”



그것은 분명 야요이였다.

우리 765사무소의 아이돌이자, 전혀 과장이라고 할 수 없는 ‘천사’라는 별명

으로 불리는 너무나 착한 소녀 타카츠키 야요이.


그 타카츠키 야요이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야요이의 ‘머리(Head)’가.

거기다 머리도 온전하지 않았다.

트윈 테일이었던 야요이의 머리가 사이드 테일로 변해있었다.


나는 산산조각 나버린 타카츠키 야요이를 발견해버리고만 것이다.



P “그러니까 우선··· 괜찮은 거야, 야요이?”


야요이 “조금 욱신거리지만···괜찮아요!!”



욱신거리는 것뿐이라면 다행이구나.

일단 야요이의 머리를 이대로 놔둘 수도 없어서 집에 데려가기로 했다.



**************************************************************



P “이제 어쩔 거니, 야요이?”


야요이 “그러게요. 이 상태라면 하이 터~치! 도 할 수가 없어요.”


그게 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 뭐, 야요이니까.



P “그런데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야?


야요이 “웃우~ 오늘은 오프라서 숙주나물 파티를 열려고 했어요. 그런데 할인

매장 근처에 떨어져있는 숙주나물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무심코 다가갔는데,

갑자기 발밑이 번쩍하더니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P “과연···지뢰를 밟았구나.”


아요이 “할인매장 근처에도 지뢰가 있다니. 위험한 세상이네요, 프로듀서!”


P “그러게. 세상은 너무 위험해.”


야요이 “동생들을 위해서라도 지뢰는 물론 무기가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산산조각 나더라도 타카츠키 야요이는 여전히 천사였다.



야요이 “웃우··· 그렇지만 이대로라면 동생들에게 밥을 해줄 수가 없을지도···.”


P “역시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곤란하겠지.”


야요이 “어떻게든 다시 이어붙이고 싶지만··· 제 머리 하나만으로는 어쩔 수가

없을 것 같네요.”


P “그렇다고 추욱 늘어질 필요는 없어. 여기에는 나도 있다고.”


야요이 “프로듀서?”


P “그래, 난 프로듀서야. 아이돌이 곤란에 처하면 도움을 주는 것 또한 내

의무지. 어떻게든 야요이가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줄게.”


야요이 “웃우!! 고맙습니다, 프로듀서!!!”


P “그럼 팔은 없지만··· 힘차게 하이 터~치!!”


야요이 “하이 터~치!!!”



**************************************************************



코토리 씨에게 모든 업무를 떠넘기고 일일 휴가를 받아냈다.

리츠코가 흔쾌히 허락한 걸로 보아 아마 단단히 벼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나저나 리츠코는 나랑 동갑이면서(거기다 생일도 나보다 빠르다) 화내면

한 마리의 오니(鬼) 같아서 정말 무섭다.



P “우선 생각을 해보자. 야요이의 본체(머리)가 떨어져 있던 곳에 다른

조각은 없었어. 그렇다는 건··· 누군가가 가져갔다는 거야.”


P “야요이의 조각을 가져갈만한 사람. 야요이는 평소의 컨셉을 생각하면

스토커가 붙어있지는 않았을 테고··· 아무리 팬이라 해도 사람의 조각을

가져갈 만큼 악질적이지는 않을 테니···.”



즉,



P “야요이의 조각은 우리 765의 사람들이 가져갔다는 얘기네.”



이거 참··· 힘든 싸움이 될 것 같다.


뭐, 어찌 되었든 간에,

타카츠키 야요이의 조각을 회수하기 위한 나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P “그런고로 어서 내놓으세요, 코토리 씨.”


코토리 “시, 싫다고요!! 이건 제거에요!! 오직 저만의 야요이짱이라구요!!”


P “아니, 그건 아무리 봐도 야요이의 오른팔인데요?”


코토리 “제 거에요!!! 오늘이고 내일이고 언제나 할짝할짝 해주겠어요!!!”



퍼억!!

왠지 열 받아서 무심코 코토리 씨에게 배빵을 날려버렸다.

평상시의 원한이라는 게 은근히 무섭구나. 스스로도 놀랐다.



P “일단 오른팔 확보.”


리츠코 “기다려주세요, 프로듀서. 이것도 가져가세요.”


P “아, 그건 야요이의 위장이랑 창자군요. 협조 감사합니다, 리츠코 씨.”


코토리 “기, 기다려 주··· 야, 야요이짱의 러블리한 위장과 창자가···!!!”


리츠코 “다무세요, 코토리 씨!! 오늘도 어제에 이어서 또 설교지옥이에요!!!

이 바보는 저에게 맡기시고 프로듀서는 계속 수고해주세요.”



서릿발 같은 리츠코 씨의 설교지옥을 뒤로 하고, 나는 또 다른 전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P “뒷마당에 묻어둔 야요이의 척추랑 간을 다시 파내줘, 유키호.”


유키호 “네, 넷?! 그, 그럴 수는 없ㅡ”


P “안 그러면 네 비밀 시집을 책으로 제본해서 팬서비스로 배부할 거야?

물론 친필 사인도 곁들어서.”


유키호 “그럴 수가···!!! 너무해요, 프로듀서!!!”



야요이의 척추랑 간을 획득했다.



P “야요이의 오른쪽 다리 회수해갈게, 타카네. 대신 다음에 라면 곱빼기로

먹게 해줄 테니까.”


타카네 “귀하의 거래에 응하도록 하겠사옵니다. 자, 여기에···.”


P “협조 감사해. 오른쪽 다리는 확실히 받았다.”


타카네 “기왕이면 니쥬로의 라메ㅡ엔을 희망하옵니다.”


P “아니, 삿포로 이치방(*일본의 유명 인스턴트 라면)이니까.”


타카네 “기이한!!!”



야요이의 오른쪽 다리를 획득했다.

히비키는··· 왼쪽 다리랑 왼팔을 획득했다.

절대로 히비키는 귀찮아서 생략하는 게 아니다. 단순히 쉬웠을 뿐이다.



P “자아, 어서 내놓으렴, 치하야.”


치하야 “······.”


P “···입안에 숨기고 있는 거 다 알거든?”


치하야 “!!!!!!”


P “어서 뱉어, 지지!!”


치하야 “쿨럭!! 쿨럭!! 아아, 타카츠키 양의 손가락이!!!”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회수하다보니,

남은 건 이제 심장이랑 야요이의 트윈 테일 반쪽뿐이다.


문제는··· 이 조각을 가져간 사람이 제일 골치 아프다는 거다.



이오리 “야요이의 심장과 반쪽 트윈 테일은 이 슈퍼 아이돌 미나세 이오리

님의 것이야!!”



제길, 이 부르주아 녀석이.

메이드랑 집사 부대를 앞세우고 야요이의 남은 조각들을 사수하고 있었다.

가드가 너무 단단해서 뚫는 건 무리다.



P “과연··· 지뢰를 설치한 것도 너였구나, 이오리. 어째서 그런 짓을 한

거야?”


이오리 “나도 이런 짓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야. 하지만··· 야요이는

누구에게나 친절해. 나는 그 애정을 독차지하고 싶었어. 나만의 야요이로

남아주기를 바랬단 말이야!!”


P “그래서 야요이의 조각이나마 독차지하겠다··· 뭐, 이거냐?”


이오리 “그런데 하필 가장 중요한 야요이의 머리를 네가 가지고 있어.

어서 나에게 넘겨주실까? 공짜로 달라는 건 아니야. 원한다면 돈은

얼마든지 주겠어!!”


P “나는 불법적인 일로 돈을 벌고 싶지 않은데 말이지···.”



어쩔 수 없나.

야요이를 위해서라도··· 여기서는 강행 돌파를 하는 수밖에.



P “어서 야요이의 조각을 돌려줘.”


이오리 “싫다면?”


P “힘으로라도 되찾겠어.”


이오리 “어디 한 번 해봐!!!”



이오리의 지시에 따라 메이드랑 집사 부대가 일제히 달려들었다.

옛날에 했던 슈팅 게임에서 이런 비슷한 장면을 본 것 같은데.

뭐,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한다.


뼈 두세 개가 부러지는 건··· 각오해야할지도.



************************************************************



정정하겠다.

뼈가 다섯 대나 부러졌다.

거기다 그중 세 대는 늑골이었다.

아파 죽을 것 같다.



P “그래도··· 야요이의 조각은 받아간다?”


이오리 “어, 어떻게···!! 미나세 가문의 최강자들만을 고르고 골랐는데!!!”


P “난 프로듀서야, 이오리. 아이돌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아이돌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는 프로듀서가 내 목표니까 말이야.”


이오리 “부탁이야.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 테니까···!! 제발 돌려줘!!!”


P “하아··· 이오리. 너는 슈퍼 아이돌 미나세 이오리지? 그렇다면 이런 조각

정도로 만족할 거야? 그런 건 아니잖아.”


이오리 “···뭐?”


P “만약 네가 평소에 스스로 주장하는 만큼 굉장한 사람이라면··· 이 정도로

만족하지 말고 야요이 전부를 독차지할 수 있도록 해봐. 뭐··· 응원 정도라면

해줄 수 있어.”


이오리 “···프로듀서.”


P “나는 네 프로듀서니까. 만약 그게 잘 안 된다 싶으면 얼마든지 상담을

받아줄게. 왜냐하면··· 나는 슈퍼 아이돌의 프로듀서잖아? 그러니까 이오리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지 않으면 곤란하겠지.”


이오리 “나, 나한테 어, 어울리는 남자···?!!”



응? 왜 갑자기 이오리의 얼굴이 붉어지는 걸까?



P “열이라도 있는 거니?”


이오리 “시, 시끄러워!! 어서 내 눈앞에서 사라져버려!!! 다음에 이 값은

톡톡히 받을 테니까!!!”


P “과즙 백퍼센트 오렌지 주스면 되겠지? 난 이만 가볼게.”



이것으로 야요이의 모든 조각을 회수했다.

뿌듯하다.

이것으로 야요이도 원래의 몸으로 되돌아갈 수 있겠지!



**************************************************************



뚜르르르,

뚜르르르,

뚜르르르,


철컥!



이오리 “아, 신도 나야. 야요이의 조각은··· 빼앗기고 말았어.”


이오리 “아니, 됐어. 이제 더 이상 야요이의 조각은 필요 없어. 야요이는 역시

평소의 야요이를 보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으니까.”


이오리 “아, 그리고 하나 부탁이 있는데···.”


이오리 “그 지뢰··· 하나 더 구할 수 있을까?”



**************************************************************



야요이의 조각을 모두 모으고,

장장 12시간의 바느질 끝에 겨우겨우 야요이의 몸을 이어붙일 수 있었다.



P “미안해, 야요이. 바느질 자국은 좀 남을 것 같아. 아마 3개월 뒤에야 전부

지워질 거다.”


야요이 “웃우!! 괜찮아요, 프로듀서!! 이걸로 이제 하이 터~치를 다시 할 수

있게 됐네요!! 다음 숙주나물 축제에 프로듀서를 초대할게요.”


P “그거 엄청난 포상이구나.”



뼈가 다섯 대나 부러진 보람이 있다.

설령 다리가 으스러졌다 해도 이건 너무 과한 포상인걸.


어쨌든 야요이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가서 다행이다.

이걸로 한 건 해결!! 이라는 느낌이랄까?



P “그럼 야요이가 원래대로 돌아온 기념으로 단 둘이 불고기 파티다.”


야요이 “부, 불고기?!! 그, 그치만 카스미나 쵸스케는···.”


P “걱정마. 나중에 잊지 않고 챙겨둘 거니까.”


야요이 “웃우!! 감사해요, 프로듀서!!!”


P “그럼 나는 고기를 사올 테니 야요이는 식사 준비를 해주ㅡ”



나는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발밑이 번쩍이더니 나는 어느새 공중을 날고 있었다.


아, 내 팔이 저렇게나 멀리 있구나.

심장이라는 게 저렇게나 작은 거였군. 좀 의외다.


그나저나 우리 집 문 앞에 지뢰가 설치되었을 줄이야.

과연 슈퍼 아이돌 미나세 이오리.

방심할 수가 없어.


나는 곧 중력의 법칙에 의해 바닥으로 쿵! 하고 떨어졌다.

산산조각 났던 내 몸의 파편들은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도무지 그 원리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야요이 때와 마찬가지로 모두가

내 조각을 가져가버린 모양이다.


나는 지뢰를 밟고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때의 야요이처럼 머리만 남아버렸다.




P “곤란하네. 이대로는 프로듀서 일을 할 수가 없어.”


야요이 “괜찮으세요, 프로듀서?”


P “조금 욱신거릴 뿐이야.”


야요이 “우우··· 그래도 이대로는 프로듀서가 곤란할지도···.



갑자기 야요이가 환하게 웃으면서 손뼉을 짝, 하고 쳤다.



야요이 “웃우~ 프로듀서가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가 프로듀서의

조각을 다시 모아올게요!!”


P “헤에~ 그거 고맙구나. 그럼 팔은 없지만 힘차게 하이 터~치!!”




P, 야요이 “하이 터~치!!”




정말로,

타카츠키 야요이는 천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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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봤던 만화를 모티브로 정신없이 휘갈겨봤습니다.

 

제목은 기억이 안나네요.

 

 

어쨌든 야요이는 천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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