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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아이돌들에게 다른 아이돌을 연기하게 해 본다" -4(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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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7, 2013 11:57에 작성됨.


 다시 생방임까 스튜디오. 스튜디오에 어김없이 택배가 도착했다.

 “생방임까!”
 “야요이, 고마운 것입니다. 이렇게 니쥬로의 상품을 제게 보내줄 줄은...!”
 “저기 있는 건 타카네, 너는 미키라구. 연기를 하란 말이야!”
 “그럼, 스튜디오에 도착한 건?”
 “이번 주의 간식입니다. 방금 소개한 라멘 니쥬로의 시작품, 니쥬로 아이스크림입니다에요.”
 “어디 볼까?”

 택배를 뜯어보려는 이오리였지만, 처음 해 보는 듯이 익숙하지 않은 동작이라 박스를 열지 못하고 있었다.

 “키이잇!! 이런 걸 직접 뜯어봤을 리가 없잖아! 이렇게 되면 오기로라도 뜯어 보이겠어!”

 라고 말하고 무리하게 힘을 주어 박스를 뜯어 올리던 그녀의 이마에, 박스 뚜껑이 정확히 날아와 명중했다. 이마를 부여잡고 고개를 젖히는 이오리를 보며, 치하야 역의 미키가 한 마디 던졌다.

 “대본대로였다면 정상적으로 뜯어서 보게 되어 있던 거야.”
 “유팩 사건은, 신이 점지해주는 것이겠죠에요.”
 “키이이잇!!! 덤덤하게 말하지 말라고!!”

 잠시 상황을 수습한 후, 택배 상자에서 나온 아이스크림을 이오리가 시식해보게 되었다. 한 스푼을 조심스럽게 떠먹는데, 이오리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갔다. 확실히 라멘 아이스크림이라니. 맛이 정상적이진 않았을 것이고, 좋은 음식만 찾아다니는 이오리였으니 분노할 만도 하다.

 “...보기에는 좀 많이 유머러스하지만... 맛은... 깜짝 놀랄 정도로... 맛... 맛...”
 “맛있는거야!”
 
 미키가 연기까지 포기하고 끼어들지 않았으면, ‘맛없다고!!’ 라고 말하며 폭주하는 이오리를 보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름은 좀 이상할지도 모릅니다만, 이 음식, 미키가 아는 아이스크림 중에서 제일 맛있습니다에요.”
 “넌 정말 맛있겠지...”
 “하루카, 그런 말은 안 돼.”
 “히익??”

 무표정한 얼굴로 이오리에게 한 마디 던진 미키였다. 아마 이오리를 겁먹게 하기엔 충분한 파괴력이었으리라.

 “다음은 이 영화의 예고인 것입니다.”

 “이게 최후의 싸움이다!! 키라젬 전개!!!!!!”
 “가, 가라아아아아아-!!! 미키사라기-!!”
 “나노!!!”
 “자, 잠깐 미키! ‘큿’ 이라고! ‘큿’!”
 “크, 큿인거야-!”

 불타는 배경을 뒤로 하고 ‘미키사라기’가 그 웅대한 모습을 드러냈지만, 대사가 안 맞는 느낌이었다. 더빙이니까 조금 어색할 수밖에 없지만. 곧 화면이 바뀌고, 거대한 흉부 미사일과 위풍당당한 머리의 칼날을 자랑하는 괴로봇 ‘치하야사이즈’가 등장했다. 조종사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는 히비키. 물론 이오리를 연기 중이다.
 흉부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어디선가 ‘후후...’ 하는 치하야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지만, 장면은 아무 설명 없이 미사일이 향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고. 곧 미키사라기의 철벽에 미사일이 미끄러져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이-! 절벽가슴 최고!”
 “절벽이 아닌거야! 푹신푹신한거야!”
 “큿...!”

 어째서인지 치하야사이즈가 탄식을 뱉어냈다.
 다시 화면이 전환되고, IMR-765-N ‘아밋첸’이 미키사라기의 다리를 걸어 넘어트리는 장면. 아밋첸의 파일럿인 미키 역의 타카네가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미키사라기를 공격해 왔다.

 “미, 미키미키! 어째서?!”
 “앞으로 전진하시겠다면, 이 미키를! 쓰러트리고 가는 것입니다에요!”

 미키사라기의 위에 올라탄 아밋첸의 사이드테일 드릴이 스파크를 튀기며 점점 다가왔다. 다시 화면이 바뀌고, 또다른 괴로봇 ‘마코토링“이 등장. 그 위에는 야요이가 추워 보이는 복장으로 올라탄 채였다.

 “예이-! 구멍을 파고 묻어 드리겠어요!”
 “마코마코링!!”

 이상한 기합소리와 함께, 마코토링의 발차기가 불을 뿜으려는 순간, 아즈사 옆의 기계동물들이 발 밑을 잡고 버티기 시작했다.

 “어머, 너희들... 이제 됐으니까, 나와도 된답니다?”

 어쩐지 기계동물들이 더 힘이 나게 만들어버린 모양이었다.

 장면이 다시 바뀌고, 날개를 단 고스로리 복장의 코토리 씨가 신나서 못 참겠다는 미소를 지은 채 왼쪽에, 연미복을 차려입은 하루카가 심각한 표정으로 오른쪽에 자리하고, 중앙에서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그녀가 등장했다.

 “두려움에 무릎을 꿇어라, 우러러 떠받들어라!!”

 이오슈타인 각하가 팔을 뻗자, 숫자를 가늠할 수 없는 대량의 로봇 군단이 지상을 불바다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서, 미키사라기가 눈을 빛내며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어받았어요.. 미키쨩...”
 “이게 미키사라기의... 최종형태!!!!”

 쓰러진 아밋첸, 그리고 주변에 대파되어 버려져 있던 치하야사이즈와 마코토링을 억지로 끌어와 덕지덕지 합체시킨 지구 최고의 병기, 미키사라기 오버 마스터 폼이 그 위용을 드러내었다.

 “오버 마스터밖에 없어!”
 “똑... 똑똑히 보여주겠어요...!”
 “간다-!!” “가, 간다!!!”
 “키사라기이이이!!!!!”


 “우러러 떠받들어라!!! 라니... 뭐야 이 영화...”
 “무진합체 미키사라기입니다. 기대해주세요.”
 “이오리는, 악역이 어울리는 느낌입니다에요.”
 “맞아! 연기하고 있을 때, 정말이지 즐거웠... 잠깐, 왜 의외로가 안 붙는데??”
 “사실이니까.”
 “키이이잇!! 다음 코너, 다음 코너로 넘겨줘!”

 다시 아까의 옷가게로 카메라가 전환되고, 왠지 모르게 어둠의 냄새를 풍기며 마코토가 카메라 앞에 나타났다.

 “...후후후... 이쪽은 하루카의 옷 갈아입히기가 완료되었습니다... 후후...”
 “마, 마코토쨩. 이거 괜찮을까?”
 “후후... 제가 생각해도 참 재미있는 일을 했어요...”
 “이제 연기도 아니잖아... 안 들리나보네...”
 “그럼 등장하도록 하겠습니다! 새롭게 다시 태어난 하루카!!”

 마코토가 커텐을 젖히자, 검은색 블레이저와 검은 셔츠를 하고, 리본을 풀어 마코토의 더벅머리를 재현한 하루카가 서 있었다. 흉부가 약간 부자연스럽긴 했지만 훌륭한 남장이었다.

 “당신을 좋아해도 될까요? 다시 태어난 아마미 하루카입니다!”
 ‘우오오오오오!!!!!! 하루카!!!!!!!!!!!’

 아까 그 스탭이다. 아마 의상이 아니라 그냥 하루카만 보면 척수반응을 하고 있는 걸로 보이지만. 어쨌든 환호 게이지는 미친 듯이 상승하고 있었다.

 “하, 하루카. 의외로 남장이 어울리네!”
 “저, 저기 마코토? 연기. 연기는?”
 “괜찮아! 괜찮다구! 오히려 아직 부족하단 느낌이야!”
 “말 좀 들어줘...”
 “다음은 이런 느낌으로!”

 남자 교복으로 갈아입은 하루카가,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헤친다.

 “선배, 이 아이 제 거니까,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 주세요!”
 “마코토, 정말 멋지다입니다.”
 
 스튜디오에서 타카네가 겸허하게 연기를 이어갔지만, 마코토의 폭주는 멈출 줄을 몰랐다. 이 복장에서 만족하지 않고, 또다른 복장을 준비하였다.

 “저기, 마코토... 이거 그만하면 안 될까?”
 “좋아! 여기서 배율을 그 두배로!!! 간다!!!”
 “......이제 나도 몰라...”

 자신을 뜯어말리는 하루카를 무시한 채 마코토가 폭주했지만, 마코토로써는 큰 실수를 했을지도 모른다. 하루카는 뭔가를 결심한 듯. 직접 옷 몇 개를 가져다가 탈의실로 던져 놓았다.

 “자, 그럼 다시 가겠습니다!! 하루카!!”

 마코토에 의해 커튼이 다시 열렸을 때, 그 곳에는 마코토를 연기하는 하루카도, 그냥 아마미 하루카도 없었다. 커튼 안은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지만, 그 어둠을 집어삼키는 또 다른 어둠이 탈의실 안에서부터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둠 속의 어둠은, 빛을 찢어발기고 발걸음을 재촉하여, 빛의 세계에 어둠의 은총을 내리기 위해 친히 빛으로 걸어 나왔다.

 “두려움에 무릎을 꿇어라, 우러러 떠받들어라!!”
 “하, 하루슈타인 각하???!?!?”
 “우민들이여, 짐을 여기까지 끌어낸 결과에, 책임질 각오는 되어 있음이렷다.”
 “자, 잠깐 하루카! 난 이런 옷을 준 기억이...”
 “닥치거라! 네놈이야말로 나의 힘을 잊은 것이더냐? 당장 무릎을 꿇지 못하겠느냐!”
 “네, 네! 각하!!!”

 마코토가 무언가에 혼이 이끌린 듯이 무릎을 꿇었다. 하루슈타인 각하의 위용에,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과, 관중석에서 생각 없이 소리만 지르고 있던 스태프들도 모두 무릎이 땅에 닿은 지 오래였다. 다시금, 어둠이 발걸음을 옮겼고, 카메라는 뭔가에 홀린 듯 각하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사바세계에 발을 다시금 딛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음이니라.”
 “각하...”
 “이 나를 생환시킨 이상. 이 세계는 다시 나의 발밑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안 될 터임을, 잘 알고 있겠지?!”
 “네! 각하!!”
 “그럼 가도록 하자. 이 세계에 방해물은 없다. 전부 부숴버릴 존재들 뿐! 우리 군단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이 있다면, 흔적도 없이 없애라! 짓밟고, 불태워버려라!”
 “받들겠습니다! 하루슈타인 각하!”

 “지, 지금. 세계가 위험한 거 아냐?”
 “괜찮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죠입니다.”
 “...이대로 넘어가도 돼?”
 “다음은 날씨인거야.”
 “야!!!”

 “주목해 주세요! 현재 관동의 날씨입니다! 아름다운 해질녘이에요! 구름 하나 없습니다! 주말은 좋은 날씨였습니다! 여가 즐기기 좋은 날이었죠! 하지만 일부 산간부에서 소나기가 올지도 모릅니다!”

 야요이의 연기를 해야 된다는 것을 망각한 듯이, 빠르게 대사를 끝내버리는 코토리를 보며 히비키와 치하야가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코토리 씨, 연기는 포기한 건가?”
 “치하야도 PAD는 포기한 것 같습니다에요.”

 타카네의 말대로, 치하야는 방금 전 한쪽이 떨어져 나갔던 PAD를 벗어 던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치하야가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게 코토리 때문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야요이, 아즈사, 마빡양. 고맙습니다에요.”
 “누가 마빡양이야!!”

 영상에서 이오리 연기를 하고 있는 히비키가 아닌 하루카 역의 이오리가 옆자리에 앉은 타카네에게 직접 화를 냈다. 날씨 코너가 코토리의 막무가내 연기에 의해 빠르게 종료되어 버리고, 방송이 끝날 시간이 되어갔다.

 “어쨌든, 이번 주도 마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가나하 씨는, 근처까지 왔으려나?”
 “오키나와에서 지금 도착하는 건 무리겠지...”
 “히비키!!”

 화면이 바뀌고, 오키나와의 맑은 하늘과 함께, 도대체 이 짧은 시간에 어떻게 오키나와에 도착했는지 알 수가 없는 아즈사와, 똑같은 의문을 던지게 만드는 프로듀서가 카메라에 잡혔다.
 
 “프, 프로듀서 씨? 어떻게 오신 건가요?”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라구요. 몸은 괜찮으세요?”
 “아, 아니... 그게... 괘, 괜찮으니까 프로듀서, 그렇게 부축하지 않으셔도...”

 “의도적이지 않은 건 알겠지만, 이건 사형이네.”
 “미우라 아즈사, 영악하기 그지없군요...!”
 “허니-! 역시 여자는 가슴인 거야?!?!”
 “어쨌든, 이번 히비키 첼린지는 아쉽게도, 실패야...”
 “일단, 완주고 뭐고 당장 헬기를 타고 돌아오길 바랍니다. 미우라 아즈사.”
 “그럼 여러분... 다음에 봐요!”

 “히비키가 돌아간 자리를 꿰차고 앉은 릿쨩이RAGU!”
 “잠깐만 마미!! 연기를 해야... 는 JANGNAN→이야! 아미입니다!”
 “아미마미쨩 특별 로케! 사실 새로 나온 아이가 없어서 평가할 건 없ZI→!”
 “하지만 TALK→가 없으면 심심하JANA→!”
 “난 분량이 없어서 더 SIMSIM했다구......”
 “아, 아미쨩?? 괜찮아피요! 아미도 충분히 방송을 탔으니까!”
 “우우... 피요쨩!!”
 “그래, 그래. 착하지?”
 
 갑자기 울적한 표정을 짓는 아미를, 마미가 코토리의 연기로 달래주었다.
 
 “피요! 마지막으로 안내를 하나 하고 마치겠습니다!”
 “이번 연기 대결의 승자는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니까요! 프로듀서 님들, 부탁드릴게요!”

 아미도 진정한 듯 바로 연기를 이어갔다. 마미가 아미를 보며 씩 웃은 뒤에, 합을 맞추어 클로징 멘트를 외쳤다.
 
 “그러면, 아미마미쨩! 종료!”
 
 불이 꺼져가는 세트장을 뒤로 하며, 방송이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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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을 냈습니다. 파워 용두사미 결말...-_-...
혹시 재미있게 보고 계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죄송해요 orz

아 그리고, 투표에 대해 언급했는데...
실례가 안된다면 연기를 제일 잘했거나 제일 재미있었던 아이돌을
한 명만 뽑아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쓰실 때 같이 써주시면 반영해서 다음 거 쓸 생각입니다.
...근데 이런 댓글 조장성 글 써도 되나요?-_-;;

여하튼 여기까지 봐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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