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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아이마스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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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2, 2014 16:24에 작성됨.

P 「아이마스넷?」

 

평안하기 그지없는 일요일 오후의 765프로덕션.

평소 너무나 바빠서 한데 모일 수조차 없던 아이돌들이 모처럼 함께 모여있다. 물론 언제나 바쁜건 아니라 3달에 한번쯤은 우연하게 이런 일이 생기는 편이지만, 시끄러운걸 좋아하냐 싫어하냐는 둘째치고, 사람으로써도 12명이나 되는 아이돌이 한 곳에 있으면...

사직구장같은 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상식적으로 2명이 소리높여 떠드는 것만 해도 시끄러운데 12명? 나한테는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닐까 의심된다. 거기다 11명의 아이돌과 1명의 슈퍼아이돌이 있는데 얼마나 그 개성은 다양할까?

애초에 아이돌 업계가 개성으로 먹고 사는 것만 생각해봐도 답은 나올 것이다.

시끄럽고 귀찮고, 아마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지만.


하지만, 그들은 내 아이돌이다. 귀엽운데다가 눈에 넣어도 안아프고, TV에 나오는 걸 보기만해도 마음이 흐뭇한 내 아이돌이다.

그래서 나는 그 사직구장 같은 떠들썩한 분위기조차 좋아한다.

 

「근데 어째서...」

난 그런 분위기도 좋아하는데...

「이렇게 다들 서먹서먹한거야?!」

잠깐 나갔다 오니까! 점심먹고 오자마자!

아무말도 없다. 우리 사무소는 분위기가 좋아서 일이 없어도 출근해서 노닥거리는 편인데, 서로 눈치만 힐끔힐끔 볼뿐이다.

 


참고로 코토리씨도 너무 서먹서먹해하는 아이돌들을 힐끔힐끔보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날 응시하고 있다.

「오토나시씨..」

「프로듀서씨, 어떻게 된 걸까요... 다들 조금씩 거리를 두고 있긴하는데... 특히 이오리, 치하야, 아즈사랑 멀리...」

오토나시씨에게 가까이 가서 소근거리니 과연 그렇다. 아. 방금 히비키가 치하야가 말을 걸었을 뿐인데 땀을 뻘뻘 흘리며 '하이사이! 알겠어 이 이야기는 그만!'이라고 하더니 왠지 네발로 도망갔다.

「아무리 봐도 정상은 아닌데... 어떤 일일까요?」

「단체로 할 업무가 있으면 크게 지장이 생기니까 이것도 문제네요. 서로간에 조금씩 멀리하는걸 보면 왕따는 아닌 것 같은데...」

「그건 다행이지만... 인간관계의 파탄이면... 드디어 프로듀서쟁탈전일까요.」

이건 또 뭔 소리야.

「1:1 면담이 시급합니다 프로듀서씨!」

「오토나시씨랑?」

「아이돌이랑!」

오토나시씨가 살짝 귀 기울여 보라는 듯 몸을 밀착한뒤 귀에 속삭인다.


「아마 무슨 일이 있으니 다들 저 상태 아니겠어요? 어쩌면 지금 당장 못하면 사이는 못돌릴지 몰라요! 어서 빨리 하는 것이!」

「입김 뿜어져 나옵니다. 진정하세요 오토나시씨.」

흠흠. 오토나시씨가 살짝 자중한다. 그건 그렇고 나와 오토나시씨를 슬쩍 다들 보고서는 또 다시 서로를 힐끔거린다.

「인간관계는 복잡하니까요. 역시 이런 것도 프로듀서의 임무겠죠.」

할 일을 정한 이상 나머지는 할뿐이다.


천천히 사무소를 배회하다가 소파에 왠지 정좌하고 있는 하루카에게 말을 건다.

「저기, 하루카?」

「네..네?!」

너무 당황하잖아. 내가 너 언제 때리기라도 했니.

「우리 잠깐 얘기 좀 할까?」

 


.

...

.....

.......

.........

 

「그렇게 된거에요..」

「그니까 어느 웹사이트에서 본 톱 아이돌의 사랑이라는 소설을 봤다고?」

「소설이 아니에요! SS에요 프로듀서! SS!」

왠지 얼굴을 붉히며 격하게 반론하는 하루카. 사장님은 부재중이므로 사장실을 잠시 빌려썼다.

「Sossul?」

「Side Story!」

그래 너 영어 잘해서 좋겠다. 나는 Cattle 과 Castle 도 헷갈리는데.

「그래서, 그 곁다리 이야기가 뭘 어쨌는데.」

「아미가 "이거 봐봐!" 라면서 뛰어오더니 아버지께서 사주신 노트북을 보여주시지 뭐에요?」

살짝 부러운 얼굴이다. 사실 하루카도 사려면 살 수 있을테니, 아마 선물 받은게 부러운 거겠지.
나중에 리본이라도 사줄까. 아니 목걸이편이 나으려나? 마음 속으로 줄 선물이라도 생각하던 사이 하루카가 말을 이었다.

「근데 컴퓨터 시작페이지가...」

「시작페이지가?」

「아이마스넷이지 뭐에요?」

아이마스넷..? 살짝 상기된 얼굴로 머리를 긁적이며 그녀가 말했다. 이름을 생각해보면 아마 대충 765프로덕션의 팬카페정도 되는게 아닐까 싶다.뭐 아버지가 설정하셨겠지만 프로듀서인 내가 모를 정도의 사이트가 존재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그게 뭐야.」

「팬카페같은건데, 다른 팬카페가 우리 기사나 사진 같은걸 올린다면, 우리를 주제로한 소설을 쓴다던가 하는 사이트에요!」

소설이라... 이상한 것만 안쓰면 좋으련만.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는건 어떻게 봐도 흐뭇하고 좋은 일일 것이다. 설사 이상한 것이라도 그것이 무관심보다는 나을테니까.

「거기서 톱아이돌의 사랑인가를 봤다고?」

「네.」

「어떤 내용인데?」

방금 네.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하루카의 낯빛이 조금 어둡다. 슬픈 내용인가? 어떻길래 저 밝은 야요이부터 모두가 서먹해진걸까?

「푹..찍이요.」

「푹찍?」

무슨 말이지? 나도 모르게 초조해져서 살짝 다리를 떨기 시작했다.

「대충... 프로듀서씨를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보시면... 알꺼에요.」

말로 설명조차 할 수 없다는 듯이 대충 끝엔 아하하~라고 웃으면서 얼버무리는 하루카를 내보냈다.

물론 나가면서 넘어진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아참, 하루카. 나가면서 아미 좀 불러줄래?」


그리고 잠시후 불려온 아미는 뭔가 영혼이 창밖을 떠돌아다니는 상태로 말을 시작했다.

「오빠는 제발 프로듀스 관두지 말아줘Yo...」

「왜 뜬금없이 내가 관두는 이야기가 된거야.」

「피 터질꺼라구... 오빠.」

뭔가 뜬금없는 소리를 초점 잃은 눈으로 말한다. 무섭다기보단 괜찮은가 걱정된다.

「내 피는 안터지니까 걱정말고. 왜 다들 소설 한편에 그렇게 멘탈이 붕괴된거야?」

「아즈사 언니는 연기력이 출중하다GU.」

물론 아즈사는 연기력이 출중하다. 거기다 그 크기. 아 물론 존재감과 765에서의 그 필요성의 크기다.

「그렇지...」

「우리끼리 그걸 읽으면서 나름 자기 파트는 자기가 읽기로 했어...」

그런걸보면 하루아침에 틀어질 사이는 아닌데 말이다.

「그렇게 몇개 읽었는데, 엄청 재밌게 읽었어. 모두들.」

「헤에 재밌었겠네.」

「근데 9편부터 모든게 바뀌기 시작한거야 오빠!」

갑자기 크게 외치더니 고개를 땅으로 떨구고 어깨를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어이, 아미. 괜찮아?」

「22화부터인가는! 아즈사 언니가! 72가!!! 신데마스의 리카가 아닌 死んでます(신데마스, 죽겠습니다 or 죽어있습니다)의 리카야!」

「무, 무슨 소리야 갑자기!」

어디선가 피슈욱- 소리같은게 들리더니 아미가 넉다운됐다. 큰일났다. 이건 이미 트라우마의 클래스라고!

잠시후 마미가 슬픈 얼굴로 물끄러미 아미를 본후 실신한 아미를 실어 나갔다.

 

「공통적 키워드... 아즈사, 죽음, 나를 좋아하는 여자, 아이마스넷... 마지막으로 톱 아이돌의 사랑.」

기분나빠! 듣기만해도 기분나빠! 이게 무슨 일이야 사무소 파탄났다! 사랑이 왜 이런 일이...

「안되겠다. 마지막으로 아즈사를 호출하자.」


「아라아라~」

하지만 의외로 아즈사씨는 멀쩡했다. 무슨 일일까... 이젠 감도 안잡힌다.

「아즈사씨,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죠?」

「어쩌면 근미래가 될 수도 있는 일을... 얘기한 것 같아요~」

근미래... 근미래... 으에..엑? 뭐야 그거 싫어 그런 미래.

「...미리 말해두지만 전 765 프로덕션을 떠나지 않으니까요?」

핫! 꾸짖어야하는데! 따끔한 한마디를 해야하는데! 배드엔딩을 회피해버리는 걸로 만족해버렸어!


「네~ 그러는게 좋을 것 같지요?」

「근데.. 그 톱아이돌의 사랑은 어디서 찾으신건지..?」

「가벼운 인사라도 하려고 자유게시판에 가려는데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요...」

아라아라~ 곤란하다는 얼굴로 항상 하듯 한손을 뺨에 가져다 댄다.

「인터넷에서도 길을 잃는 겁니까.」

「부끄럽지만, 구X을 켜서 검색해보면 왠지 X후 코리아 검색결과가 나오더라구요~」

뭐야 그거... 이미 없어진 포털 사이트 검색결과가 나온다고? (야X 코리아는 한국에서 철수) 길을 잃는 레벨이 아니잖아.

하지만, 어쩌면 그 수상쩍은 소설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건 아즈사씨일지도 모르겠다.

「아즈사씨, 그게 어떤 내용이길래 도대체 이런 상황이 된겁니까?」

푹찍이라던가, 72라던가 신데마스라던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도 안된다. 어쩌면 역으로 가장 차분한 아즈사씨가 해답이 되지 않을까?

「제가 그렇게 심한 일을 할리가 없잖아요? 프로듀서님?」

「예?」

「분명 그런 일을 하면 프로듀서님이 슬플거에요.」

「아, 예.」

「하지만 하지 않으면 제가 슬프겠죠?」

「아니 잠깐, 그게」


「그러니까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해버릴거에요~?」


일단 눈이 무섭기때문에 아즈사씨는 돌려보냈고, 지금 사장실에 남아있는건 오직 나뿐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후타미 자매 아버님. 도대체 무슨 짓을...

「일단, 내가 그걸 봐야겠지. 그래. 진정한 사태 파악은, 거기서부터 이뤄지는게 옳을거야!」

 


.

...

.....

.......

.........

 

 


「저기 프로듀서,」


「히이이익! 죄송합니다!」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치하야.

「프로듀서까지 그 모양이면 어쩌자는 겁니까?」

「으..으응.. 치하야는 그러지 않지?」

「당연한거 아닙니까. 창작과 현실을 구별해주세요.」

따끔한 한마디에 정신을 차렸다.

사실 혼자 조용히 읽었는데도 후반이후로는 읽을 수가 없어 포기했지만, 다행히도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그래도 비교적 치하야는 멀쩡하네?」

「...제 인생이 그렇게 만만해보이세요?」

아 맞다.

「아즈사씨가 제일 큰일입니다. 캐릭터에 몰입한 나머지 그 캐릭터 그 자체가 되버리는게 아닐까 걱정됩니다.」

「맞아. 그래서 그렇게..」

'그러니까 그런 일이 발생하면 해버릴꺼에요~?'

소름이 다 끼친다. 내가 어쩌자고 이런 일에 지원했을까.

「치, 치하야.」

「네?」

「일단 오토나시씨를 모셔와줘.」

 

그리고 치하야는 오토나시씨를 부르기위해 사장실을 나섰다. 만약 단순히 생각한다면 되돌릴 방법은 망상의 대가인 오토나시씨가 전문일지도 모른다.

오토나시씨! 도와줘요!


「에, 에?! 톱 아이돌의 사랑이요?」

「뭔가 아시는 거라도?」

에헤헤... 하면서 오토나시씨가 눈을 돌린다.

「아뇨, 뭐 딱히.. 읽어는 봤어요.」

다행히 그녀는 읽어본적이 있다고 한다. 만약 읽어본 적도 없다면 눈앞이 또 깜깜할텐데. 그나저나 모른다고 하기전에 잠시 망설인 것 같기도..

「우리 아이돌들이 그걸 읽고 충격에 빠진 것 같아요.」

「크, 큰일인데요...」

상당히 곤란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중요한건, 어떻게 이 상황을 무마할지입니다. 사실 아즈사씨가 충격...이라기보다 캐릭터에 몰입해버려서.」

연기력이 너무 좋은 것의 불행한 상황이겠지.

그녀가 유능한 만큼 상황도 악화됐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가창력하고 비례한다면 하루카는 충격이 없겠지만 치하야는 푹 빠졌겠지?

치하야는 한번 꽂히면 갈때까지 갈 것같으니까, 정말로 찔리거나 할 것같다.

「아즈사씨라면 과격한 행동은 안할테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런게 다행이라니 우리 사무소도 큰일이네요.」

웃음으로 넘길 수가 없는 이야기였다.

 


「그, 그럼 그거보다 더 큰 충격을 주면 무마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얀데레모드에서 츤데레라던가!」

「네? 그게 무슨... 명작 애니메이션 후유증 극복방법같은 겁니까?」

「의외로 잘아시네요!」

토X도라 라던가 토라X라 라던가... 아니 그것보다 무슨 충격인걸까?

「뭔가 새로운, 감동적인, 재밌는, 신기한, 음란한!」

「중간에 이상한게 껴있는 것 같은데요!」

당신은 얼마만큼의 숙녀입니까 코토리!

「아, 아무튼, 지금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오직 충격 요법뿐이라 생각되니까...」

그 점은 나도 동일하다. 솔직히 어떻게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찔리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사려되는건 나도 동일하지만 그렇게 되면 또 하나의 문제점이 발현한다.

「어떤 충격입니까?」

감동적이고 재밌어도, 만담같은 거에 꽂히면 아이돌로써 이미지가 붕괴하고, 새로워도 그게 겹친다면 사장된다.

「글쎄요 거기까지는 잘... 잠깐만 노트북 좀 가져오겠습니다!」

「아, 예...」

뭔가 무척 기쁜 얼굴로 총알같이 그녀가 뛰쳐나간다.

아 대충 예상되지만... 설마?

그리고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곧 돌아온 그녀의 손에 들린 노트북에 떠 있는 홈페이지는....

 


「그거 아이돌마스터넷..?」

 

 


「줄여서 아이마스넷입니다!」

 

그래, 작전명 아이마스넷, 지금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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