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아이마스 X 마마마] 아마미 하루카예요, 마법소녀를 하고 있습니다 -3

댓글: 17 / 조회: 1756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3-08, 2014 07:02에 작성됨.

http://imasss.net/bbs/board.php?bo_table=write&wr_id=14681&page=2 -1편
http://imasss.net/bbs/board.php?bo_table=write&wr_id=14754&page=2 -2편


「있잖아, 유키호는 말야」

「응? 왜, 하루카?」

「소원을 빈다면, 어떤 소원이 좋겠어?」

「엣… 소원 말이야?」

음, 역시 예상치 못한 화제에 조금 당황한 모양이예요. 아무래도 갑작스러웠으려나요? 난데없이 소원이라니. 난처하게 만들어 버렸는지도 모르겠어요. 약간 반성했습니다.

저 아마미 하루카는, 765 프로덕션 사무소에서 한가로이 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함께 있는 이 아이는 하기와라 유키호. 같은 사무소에 소속되어 있는 아이돌이예요. 소극적이고 심약한 이미지가 있지만, 그만큼 무척 상냥하고 좋은 아이이기도 합니다. 지금 마시고 있는 차도 유키호가 타다 준 것이고요.
저와 함께 찻잔을 기울이던 유키호는 제가 던진 질문에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입을 열었어요.

「그러니까… 심약한 성격을 고치고 싶다, 이려나」

「그렇구나. 아마 유키호는 그것 때문에 아이돌이 된 거였지?」

으응, 하고 유키호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기, 나는 무서워하는 것도 많고, 덜떨어진 아이니까… 뭔가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역시 성격을 바꾸고 싶어」

「그런가? 유키호는 지금도 좋은 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그렇지 않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며 다시 차를 마시는 유키호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저렇게 보여도 유키호는 심지만큼은 강한 아이라서, 그야말로 '할 때는 한다'는 느낌이라구요! 그러니 저로서는 유키호는 지금대로라도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본인 나름대로의 고충도 있는 거겠죠.

「그런데 갑자기 소원은 왜? 하루카는 뭔가 이루고 싶은 일이라도 있는 거야?」

「엑? 아,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그, 그냥 궁금해서야, 궁금해서」

그렇게 얼버무리고 나자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약간은 어색한, 하지만 불편하지만은 않은 침묵. 친구 사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에헤헤, 어쩐지 쑥스럽네요.

「하지만, 역시 그런 건 스스로 이루지 않으면 안 되겠지?」

「어?」

침묵을 깬 뜻밖의 한 마디에 유키호를 바라보니, 유키호는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얼굴로 찻잔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성격을 바꾸고 싶다고 해도, 스스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 응,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해.」

「… 그렇, 겠지」

유키호의 말을 듣고, 저는 가만히 입 속에서 되뇌어 보았습니다.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자신의 힘으로.
응.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아, 벌써 이런 시간이… 미안해 하루카, 나 지금부터는 스케줄이 잡혀 있어서!」

유키호가 시계를 보더니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아마 일의 예정이라도 잡혀 있는 거겠죠. 나와는 달리 제대로 일을 기다리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약간 쓰디쓴 웃음이 나와 버리고 맙니다. 정말이지, 하루카 씨는 외롭다구요.

「으응. 잘 다녀와, 유키호. 힘내!」

「고마워, 하루카. 그럼 다녀올게」

사무소의 문을 열고 나가는 유키호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유키호가 자리를 떠나자, 갑자기 옆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났어요. 분명 이상한 일이지만, 적어도 제게 있어서는 그렇게 이상한 일만도 아니었습니다.

「소원은 아직 정하지 못했니? 아마미 하루카」

큐베.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소녀의 마스코트. 고양이를 닮은 흰색 동물은 꼬리를 살랑이며 언제나처럼 느긋한 목소리로 제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응, 미안해. 아직 이렇다 할 소원은 생각나지 않아서..」

「그렇구나. 새삼 말하지만, 난 계약을 강요하지는 않아. 그저 네가 필요로 한다면 그에 답할 뿐. 초조해할 필요는 없어」

「… 응. 미안해, 큐베」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잖아?」

큐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제 앞까지 걸어오더니, 그대로 툭 점프해 제 무릎 위에 올라왔습니다. 뭐라고 할까, 이럴 때만 보면 평범한 고양이 같은 아이네요.

「방금 그 아이는 너의 친구야?」

「아, 유키호 말이야? 친구라고 할까… 응, 아이돌을 함께 하고 있는 친구. 종종 이렇게 같이 차를 마셔」

「그 '아이돌' 이라는 건?」

「에? 큐베는 아이돌을 몰라?」

「모르겠는걸. 나라고 해서 인간들의 지식을 전부 알고 있는 건 아니니까 말야」

「흐응, 그랬구나… 아이돌이라는 건 말이야, 노래하고 춤추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사람을 말하는 거야. 뭐 그것 외에도 이것저것 하는 일은 있지만」

「사람들을 즐겁게, 말이지… 광대 비슷한 거라고 이해하면 되겠구나. 응, 덕분에 알겠어.」

「과, 광대랑 같은 취급!?」

그야 뭐,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직업이라는 점에선 듣고 보니 닮은 것도 같지만… 그래도 광대와 아이돌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아마도.

「그래서, 하루카 너는 어째서 아이돌을 하고 있는 거야?」

「나 말이야? 그렇네, 나는…」

어라. 그리 어려운 질문도 아닐 텐데, 어째선지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어요. 제가 아이돌이 된 이유. 그런 건 굳이 생각해 보지 않더라도 뻔한데도 말이예요. 조금 석연찮은 기분을 떨쳐버리며 말을 꺼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어. 모두와 함께 무대에 서서,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계속 그렇게 생각해서」

그래서 아이돌이 되었다.
그 대답에, 이상한 점 같은 건 없을 거예요.

「그래? 그런 것 치고는, 하루카는 그다지 무대에 선다던가 하지 않는 것 같던데」

「으…」

느, 느닷없이 아픈 곳을 찔려 버렸어요…

「그건… 아직 아이돌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어쩔 수 없는걸. 앞으로 더 유명해지면 분명히 일이 생길 테니까」

「그렇다면 소원은 그걸로 괜찮지 않을까?」

「에…?」

생각치도 못했던 제안에- 아니, 아니예요. 생각치도 못했다, 같은 건 거짓말이 뻔해요.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들었던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것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건,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거나 다름없는 일이예요. 하지만, 그럼에도 되도록이면 구석으로 밀쳐두고 싶었던 '그 생각'을, 큐베는 가차없이 입 밖으로 냈습니다.

「하루카는 유명한 아이돌이 되어서 무대에 서고 싶은 거지? 그거라면 마법소녀의 소원으로 충분히 이룰 수 있어. 있잖아? 어엿한 소원이」

「아니, 하지만 그건…」

「아니면 하루카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 거야? 일이 없어도, 춤추고 노래하지 못해도? 하루카는 '아이돌'인 거잖아?」

「…」

무심코 손에 힘이 들어가 버립니다. 저라고 해서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은 건 아니예요. 지금 이대로는 싫다고-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렇네요. 소원을 빌고 마법소녀가 된다면, 확실히 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 꿈꾸던 톱 아이돌이. 수많은 팬들의 앞에 서서, 마음껏 노래하고 온 힘을 다해 춤추는 그런 아이돌.

하지만- 거기에 의미가 있는 걸까요.

「… 스스로 하지 않으면」

「응?」

「그런 건, 자신의 꿈은- 스스로 이루지 않으면 안 되는걸. 그렇게 생각해」

유키호는 그렇게 말했었죠.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성격을 바꾸고 싶지만, 하지만 그건 스스로 해내야만 하는 일이라고. 그 말 덕분에 저도 조금은 마음을 굳힐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 정말이지, 인간의 생각이란 이해하기 어려운걸.. 영문을 모르겠어」

큐베는 정말로 어렵다는 것처럼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습니다. 뭐랄까, 역시 이런 건 이해하기 힘든 걸지도 모르겠네요. 어디까지나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려나요.
확실히 제멋대로인 이기심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몰라요. 어쩌면 평생 가더라도 이루지 못할 목표를 지금 이룰 수 있다고 하는데, 그 기회를 무시하는 건 굉장히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톱 아이돌로 만들어 줘' 라고 소원을 비는 일은.
지금의 제게는 불가능했습니다.

「뭐, 하루카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강요하지 않아. 하지만 하루카, 이건 알아줬으면 좋겠는걸」

큐베는 사뿐히 제 무릎 위에서 내려온 후 말을 이었습니다.

「마법소녀의 계약을 필요로 하는 여자아이는 어디에라도 잔뜩 있어. 나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여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는 말이야」

「아, 응… 그렇, 겠지」

「알아준다면 됐어. 소원을 빌고 마법소녀가 될지, 아니면 계약을 포기할지. 가능하다면 그것부터 정해 줬으면 하는걸」

「… 응, 가능한 한 빨리… 생각해 둘게」

그 때, 끼이익 하고 사무소의 문이 열렸습니다. 화들짝 놀라 문 쪽을 바라보자, 의외의 얼굴이 보였어요.

「오우, 안녕 하루카. 혼자 있는 거야?」

「앗, 프로듀서 씨!」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프로듀서 씨였습니다. 조금 초조해졌어요. 혹시 큐베와 이야기하는 걸 듣지는 않으셨을까요?
큐베 쪽을 힐끔 바라보니, 큐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 자리에 느긋하게 엎드려 있었어요. 으음, 분명히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었으니… 아마도 괜찮은 거겠죠?

「저기, 수고하셨어요! 영업에 다녀오시는 거죠?」

「뭐 그렇지. 정말, 미키 녀석이 또 게으름을 피워서는… 수습하느라 혼났어」

프로듀서 씨는 지치셨는지 소파로 터덜터덜 걸어와 풀썩 주저앉으셨습니다. 아무래도 미키 탓에 뭔가 문제라도 있었던 모양이네요. 미키는 아이돌로서는 정말로 대단한 아이지만, 조금 의욕이 없는 면이 있으니까 가끔 프로듀서를 고생시키곤 해요.
조금이라도 기운을 차리시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준비해 왔던 과자를 꺼냈습니다. 아, 과자를 만드는 건 제 취미예요. 그렇게 자신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마땅히 일이 있는 것도 아닌 제가 할 일이라곤 이 정도니까요.

「저기 프로듀서 씨, 제가 만들어 온 과자인데… 드셔 주시겠어요?」

「오옷, 하루카의 수제인가. 그거라면 받는 게 당연하겠지」

프로듀서 씨는 기뻐하면서 받아 주셨어요. 에헤헤, 어쩐지 저도 뿌듯해졌습니다. 프로듀서 씨에게 해 드릴 수 있는 일이라곤 이 정도지만, 조금은 제 마음도 전해졌을까요?

「… 미안하다, 하루카」

말없이 과자를 씹고 계시던 프로듀서 씨가, 돌연히 그런 말을 꺼내셨어요.

「네? 가,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하루카라도 사무소에서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게, 분명히 마음 편하지는 않을 텐데… 내 능력이 부족한 탓이야」

「프, 프로듀서 씨 탓이라뇨! 그야 저는 아직 무명이고, 이렇다 할 트레이드 마크도 없으니까 어쩔 수 없는걸요! 프로듀서 씨의 잘못이…」

「…」

프로듀서 씨의 표정을 보자, 어쩐지 저도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저 조금 용기를 내서 프로듀서 씨의 옆으로 다가가, 손을 잡아 드렸습니다. …야, 약간 두근거리긴 했지만, 손 정도는 평범하게 잡을 수 있다구요!

「전 괜찮아요, 프로듀서 씨. 괜찮으니까요」

「하루카…」

「그러니까 저희들, 열심히 해요!」

그렇게 말한 저는 제게 가능한 최대한으로 활짝 웃어 보였습니다.
… 헤헤. 프로듀서 씨에게, 닿았다면 좋았을 텐데요.



***



사무소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철역을 향해 걷기 시작했어요. 아직 봄이라고 하기엔 이른 날짜이기에 조금은 춥네요. 제법 늦은 시간인 탓에 주위엔 땅거미가 내려앉고, 길을 가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아요.
그리 크지 않은 건물들이 줄지어 자리잡고 있는 길 바닥의 보도블럭을 가로등의 빛만이 비추고 있습니다. 익숙한 길이지만- 이 위화감은 무엇일까요?

「그렇다고는 해도, 어쩐지 유난히 사람이 적네…」

조금 신경이 쓰여서 옷깃을 여미며 혼잣말을 중얼거려 보았습니다. 그 말대로 오늘은 평소의 귀가길보다도 유난히 사람의 기척이 적었어요. 어디까지나 혼잣말로 해 둘 셈이었는데, 뜻밖에도 대꾸가 돌아왔습니다.

「이건 좋지 않을지도 모르겠는걸」

「어라, 큐베? 돌아간 게 아니었어?」

「돌아가다니, 기본적으로 내겐 딱히 돌아갈 곳은 없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을 뿐」

「으음, 그것도 그런가… 그런데, 좋지 않다는 건 어떤 의미야?」

「하루카가 말했던 대로, 이 주변 일대가 묘하게 '꺼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야」

꺼려지고 있다니… 그건 무슨 뜻인 걸까요? 확실히 어쩐지 사람이 적어 보이기는 하지만..

「본제부터 말하자면, 이 근처에 마녀의 결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마, 마녀의 결계!?」

「그래. 마녀에 대해서는 설명했었지? 마녀들은 보통 특정 지역에 자신만의 공간인 결계를 쳐서 그 안에서 지내. 하지만 그 결계에서 마녀의 부하인 사역마가 나온다거나, 마녀의 마력이 새어나오기라도 하면 주위의 인간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거야」

「거짓말… 그러면 그 마녀라는 게 이 주위에 있다는 말이야?」

「어디까지나 추정이야. 보통 사람들은 마녀는 물론이고 마녀의 결계도 볼 수 없지만, 그것에서 흘러나오는 부정적인 감정과 마력은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어. 뭐, 그래봤자 '어쩐지 저 근처는 느낌이 묘하다'는 정도의 미약한 느낌이지만」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있는 큐베의 목소리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마녀라니, 그런 거 바로 며칠 전에 말로만 들었을 뿐인데, 이런 식으로 접하게 될 줄이야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새삼 주위를 둘러보자 어쩐지 평소와는 느낌이 크게 변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몇 번이고 오갔던 장소인데,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만으로 이렇게나 분위기가 달라지는 걸까요.

「마, 만약에 마녀가 있다면, 어떻게 하면…」

「그런 건 물어볼 필요도 없잖아?」

큐베는 천연덕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습니다. 만약 사람이었다면 어깨라도 한 번 으쓱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의 가벼운 말투에, 조금 오싹해진 것은 어째서일까요.

「정말 마녀가 있다면 아마 근처의 마법소녀가 퇴치하러 오겠지. 그 전까지는 하루카 너도 되도록 피해 가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

「근처라니… 이 마을에도 마법소녀가 있는 거야?」

「말했잖아? 많은 마법소녀들이 마녀와 싸우고 있다고. 이 넓은 마을에 한두 명쯤 마법소녀가 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

「… 응, 그건 그렇겠지만, 정말로 있는 거구나… 마법소녀」

이 곳에도 있다, 고 큐베에게 듣고 나니 뭔가 실감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사람이 적은 것은 단순히 우연인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저 제 기분 탓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혹시라도 정말 '마녀'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섬뜩해졌습니다. 그 때 어떤 생각이 스쳐갔어요.

「저기, 큐베. 큐베는 이 근처에 마녀가 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어?」

「어째서 그런 걸 물어보는 거야? 혹시 하루카 네가 마법소녀가 되어서 마녀를 직접 퇴치하고 싶은 거야?」

「그, 그런 게 아니라! 만약 정말로 이 곳에 마녀가 있다면..」

그것을 퇴치하러 오는 '이 마을의 마법소녀'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가능하다면 이야기도 하고 싶다.
그렇게 말하자 큐베는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과연, 그런 의미구나. 이해했어. 하지만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아직 계약을 하지 않은 하루카는 어디까지나 보통 사람이고, 만약 마녀에게 공격이라도 당했다간 무사할 수 없을 걸?」

「… 공격당할 수도 있는 거야?」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니까. 거기에 마녀는 기본적으로 미스테리한 존재야. 어떤 행동을 취할지 섣불리 알 수 없어. 일단 오늘은 이대로 돌아가는 게 어때?」

그런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무모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녀라는 것이 어떤 존재인지, 얼마나 위험한지도 아직 알 수 없으니까요. 일단은 전철역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마저 옮기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조금 무서워져서, 다른 곳을 보지 않고 바닥만 보고 걷기로 했어요. 
초조한 발걸음으로 걷고 있는 제 두 발만을 보면서 계속 걸어나갔습니다. 걸어나갈 생각이었는데, 점점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챘을 즈음에는 이미 저도 모르는 새에 눈을 질끈 감고 달려나가고 있었어요.

「하아, 하아, 하…!」

「하루카, 잠깐!」

- 큐베의 다급한 목소리. 

그 자리에 멈춰서서, 숨이 벅차는 통에 힘겹게 호흡을 가다듬었습니다. 어느새 큐베가 제 앞을 막아서고 있었어요.

「왜, 왜 그래, 큐베?」

「아무래도 운이 안 좋았던 모양이야… 주위를 둘러봐」

그 말을 듣고서 제가 무모하게도 아예 눈을 감은 채 달려왔다는 것을 겨우 깨달았습니다. 고개를 들어 눈앞의 광경을 보고, 저는 할 말을 잃었어요.

「엣…」

비유하자면, 스케치북. 여섯 살 정도 된 어린아이가 붉은색 크레파스를 쥐고 칠하고, 반대편 손에 쥔 녹색 크레파스를 덧칠하고, 그대로 내던진 후 주황색 크레파스를 덧칠한 듯한 엉망진창인 도화지.
저로서는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 광경이 제 눈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언제부터 나는, 이런 공간에 들어와 있었던 걸까-

「거짓말… 뭐야, 이거…」

「마녀의 결계야」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 혼란 속에서 들려온 큐베의 목소리는, 피할 수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을 각인시켜주는 선고였어요.

「결계… 이게…?」

무심코 손을 내뻗어 휘둘러 봤지만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이나 촬영 소품 같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풍경.

「조심해, 또 온다!」

「오, 온다니 뭐가!?」

눈앞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더니, 투명한 모래 폭풍 같은 것이 제게로 순식간에 불어닥쳤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두 팔로 얼굴을 가렸지만 딱히 진짜 모래가 불어온 것은 아닌 모양이예요.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자 뭔가 이상한 것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마녀의 사역마야! 이 쪽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아!」

보기 드물게도 큐베가 급박한 어조로 외치고 있었어요. 확실한 형태를 띄고 있지 않아서 잘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숫자는 셋. 일렁이는 공기의 구체 같은 것이, 서서히, 이 쪽으로, 다가와서- 거, 거짓말…!

「큐, 큐베, 어떻게 해…!」

「하루카, 지금 당장 나와 계약하자! 소원을 정하는 거야, 빨리!」

「갑자기 그런 말 해도 무리인걸!!」

그러는 사이에 상대가 기다려 줄 리도 없고, 구체들은 어느새 제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습니다.

「아, 아아…!!」

어떻게 해… 도와주세요, 프로듀서 씨…!
눈물 맺힌 눈을 질끈 감은 채, 저도 모르게 큐베를 껴안고 몸을 웅크린 저에게 구체들이 다가와-



「하루카 씨!」



「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나 싶더니 눈앞에 바람이 휘몰아쳤어요. 눈을 가늘게 뜬 제게 간신히 보인 것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주황색. 돌연 나타난 '누군가'가 한쪽 팔을 휘두르자, 공기의 구체들은 그대로 산산이 흩어져 녹아들듯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 말도 안 돼, 어떻게…」

멍하니 그런 말밖엔 할 수 없었습니다. 곳곳에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프릴이 달린 옷에, 몸 주위를 회전하며 빛을 내는 주황색의 악보 비슷한 것. 마녀의 결계와 마찬가지로 도저히 현실의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었지만, 저 밝은 갈색의 머리칼만큼은 확연하게 알아볼 수 있었으니까요.
평소에는 보여준 적 없는, 조금은 낯선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연한 풀색의 눈동자를 보고 깨달았습니다. 이젠, 의심할 여지조차 없구나, 하고. 떨리는 몸을 겨우 억누른 후 조심스럽게 이름을 불렀어요.

「야요이…」

「무사하셔서 다행이예요!」

누구보다도 밝게 웃는 소녀, 타카츠키 야요이가 제 앞에 서 있었습니다.


---


원작을 모르시면 재미없고 알아도 형편없는 글의 첫 타자로 마법소녀 야요이쨩이었습니다.

3편 나오는 텀이 엄청 느렸네요.. 분발해야지.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