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히비키 「프로듀서는 야한 책을 어디에 숨기는거야?」 - 3 -

댓글: 22 / 조회: 2109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2-28, 2014 22:38에 작성됨.


현재 아이돌프로덕셕 765사무소의 프로듀서인 그는 일생동안 단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미지의 위험을 앞서두고 있었다.

자신의 목을 옥죄어오는 이 위기감은 이제껏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 중에서도 그 무엇보다 고되고 벅차며 내면의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 정신은 이미 혼란 그 자체. 혼란과 혼돈이 쉐이크되어 그 안 속으로 정신이 휘말려 내려가면서 바스러지고 있는 상황. 아마도 이것이 거부할 수 없는 위기 혹은 운명이란 것인가?!

이럴 때일수록 침찬해야만 한다.

자신은 765프로의 프로듀서. 아직 신참내기나 다름없지만, 차차 프로듀서란 직업이 어떤 것인지 실수를 통해 알아가고 조금씩 이 길에 대해 인지해나가는 지금. 아이돌을 톱 아이돌로 만들기 위해선 그 누구보다 침착해야만 한다. 의뢰주에게 어떠한 클레임이 들어와도,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의해 문제가 생겨도 마음의 평정을 두어 침착하게 행동하여 일을 처리해야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임무.

깊은 숨을 몰아내쉬고 마음을 정돈. 심호흡과 함께 떨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면서 눈을 감고 스스로의 심장 고동을 느끼면서 냉정함이 바스러진 정신을 차분히 정돈…….

응, 좋아.
침착해졌다.

 

(……침착해질 수 있겠냐아아아아아!!)

 

스스로 자폭해버렸다.

 

"나는 대체 뭘 수락한 거냐?!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 무리라고 이건!"

 

몰려드는 불안감에 두눈을 손으로 가릴 수밖에 없었다.

아까부터 뛰기 시작한 심장은 이미 폭발직전. 더블 클레임이 걸려왔을 때도 이랬던가. 아니, 비교해보자면 지금이 더욱 심한 상황이다. 적어도 그때는 어떻게든 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 지금이라도 말리지 않으면 문제가 생겨버린다! 아, 말을 하지 않으면 괜찮을 수도…….

……그래선 해결되는게 아니잖아! 차라리 죽을 힘을 다해 일을 하든가 하겠다. 무리하게 체력을 짜내서 24시간 풀가동해 죽기직전까지 일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보다 더 나을 듯하다.

또옥, 하는 소리와 함께 천장에서 물방울이 수면을 향해 떨어지며 작은 파동을 일으킨다. 감고 있던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수증기가 가득 맺혀진 욕조와 천장. 바깥에는 여전히 천둥과 번개가 치는 폭우. 차가워진 몸을 따스한 물에 담근 채로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이 입욕의 장소에서 프로듀서는 이제 곧 다가올 전대미문의 위기에 대처해야만 한다.

그리고 곧 위기가 들어온다.

 

"프, 프로듀서, 들어간다고……."

"어, 어어어어어어, 으응! 아, 아아…… 들어와!"

 

살짝 주저하는 듯한, 그러나 듣기좋은 여자아이의 성음에 빙글빙글 머리속에서 돌아가던 무수한 상상들이 단번에 사라져버린다. 침착해야한다는 마음가짐은 이미 저멀리. 얼간이처럼 대답흔 그는, 욕조의 수면에 머리까지 푹 담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욕조의 물은 피로가 풀리기 좋은 따뜻한 온도로 되어있어 물로 정신을 차리게 하는 부과효과따위는 생기지 않았다.

처박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리는 그때,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욕실의 문이 열렸다.

 

"시, 실례한다고……."

 

수줍게 몸을 움츠린, 미세한 떨림을 담은 목소리.

짧은 인사와 함께 열린 문으로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것은 타월 한 장을 앞으로 가친 채 상하가 나눠진,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작고 가녀린 실루엣의 소녀. 프로듀서는 자신도 모르게 눈이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것은 765프로덕션 소속의 아이돌인 가나하 히비키. 수영복 모습이라면 그라비아촬영때나 저번에 다같이 바다에 놀러갔을 때 보긴 했었지만, 지금과 그때는 보는 눈이 달라져서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시선이 빼앗겨버렸다.



460811256_129ee578_ED9E88EBB984ED82A4.png

"부, 부족한 몸이지만 잘 부탁한다고…… 랄까나."

"어, 어어……."

 

자신과는 달리, 몸을 가릴 수 있는 수영복과 타월을 지닌(물론 프로듀서도 타월은 가지고 있다. 아래를 가린 타월) 히비키가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빨갛게 달아오른 볼 아래로 수줍은 몸짓으로 프로듀서가 담고 있는 욕조로 다가왔다.

자아, 여기서 한 번 정리해보자.

어째서 이 둘이 함께 욕실에 들어와있는가?

그것은 다름아닌 조금 전, 히비키가 프로듀서에게 한 말로부터 시작되었다.

 

「가, 같이 목욕하자, 프로듀서!」

 

굉장한 파괴력을 지닌 대사.

자칫 잘못들으면 엄청난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사에 프로듀서는 격하게 당황하며 한순간 무호흡상태에 들어갔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지다 못해 삼은 문어와 같은 꼴이 되었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농담하지 말라고, 히비키!」

「농담이 아, 아닌걸. 진심으로 말하는 거라고……. 뭐야, 설마 프로듀서는 야한 생각하는 거야?」

「이게 평범한 반응이야! 아이돌, 아니 그전에 아직 어린 애나 다름없는 여자애랑 같이 목욕을 한다는 거 자체가 문제잖아!」

「뭐가 어린 애야! 자신은 어린 애가 아니라고!」

「그 문제가 아니잖아…….」

「……무슨 말을 하려는건지는 알겠는데, 난 딱히 별다른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고. 그저 둘 다 같이 비를 맞았는데 한 사람이 먼저 씻으면 다른 한 사람은 벌벌 떨고 있어야 하잖아? 그럴 거면 같이 씻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그런거라고…….」


우물쭈물하며 대답한 히비키. 프로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그럴 이유…… 로 납득할 거 같냐! 그냥 조금 기다리면 끝날 일이잖아! 문제가 생긴다고?!」

「……자신, 프로듀서와 함께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설마 프로듀서는 자신에게 무슨 짓이라고 하려는거야?」

「내가 그럴 리는 없잖아.」

「그렇지? 믿고 있다고, 프로듀서.」

「아니, 그래도…….」

「게다가 자신은 수영복입을 테니깐 아무런 문제없다고? 자자, 먼저 들어가. 에잇, 에잇.」

「자, 잠깐 그래도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

자신을 욕실로 밀어넣으려는 그녀에게 저항하면서 그는 이래서는 안된다고 역설하며 그녀를 설득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그런 반응에 히비키는 침울해지는 기색과 함께 고개를 푹 하고 숙였다.

 

「안되는 거야……?」

「나, 나는 프로듀서고 히비키는 아이돌이니까……. 그전에 남자랑 여자의 사이에 같이 목욕을 하는건 안된다고 할까…….」

 

그래서 할 수 없다, 라고 말을 끝맺으려던 프로듀서는 이후 히비키의 얼굴을 봄과 동시에 재빨리 하려던 말을 되삼킬 수밖에 없었다.

등을 밀던 손은 조금씩 떨리고 있고, 왠지 모르게 침울한 기색이 여력한 목소리로 자그마한 울먹임이 섞인 목소리를 내면서 히비키가 입을 열었다.

 

「자신은 그저 프로듀서가 자신이 목욕하는 사이 감기라도 걸릴까봐 그런건데……. 프로듀서라면 괜찮다고 믿으니까……. 부, 부끄럽지만 그래도 자신 수영복도 있고 하니깐 괜찮을 거 같아서, 그래서 그런…건데…….」

 

훌쩍, 하는 무언가 물기를 추스리는 듯한 목소리.

그순간 프로듀서는 망부석이 된 마냥 굳어버렸다. 고개를 슬쩍 돌려보니 희미하게 어깨를 떨면서 히비키가 울먹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원인은 자신이 요청을 거절했기에. 여자로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부탁해온 것을 거절해버린 것에 실망하고 낙담해 눈물을 흘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할 지라도 이것만큼은, 정말로 이것만큼은 어쩔 수가 없어서 프로듀서는 굳은 마음으로 히비키에게 미안하나 거절의 말을 내뱉으려고 다짐했다. 자신을 위해서도, 히비키를 위해서도 절대 지금의 요청을 거절해야만…….

 

「저기, 히비키.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는, 하지만 당연한 것인지라 최대한 담담히 거절의 말을 띄우려던 그 차에 숙여있던 히비키의 고개가 들려지면서 떨리는 듯한 목소리가 나왔다.

 

「오, 빠…….」

「……어?」

「……오… 빠…….」

 

작은 동물과도 같이, 작고 떨리는 부드러운 목소리.

한껏 두려움에 쌓여 움직이지 못하는 작은 동물과도 같은 목소리를 따라 히비키의 고개라 완전히 들려져 얼굴을 내보인다. 키가 작은 히비키는 자신보다 머리 한개는 큰 프로듀서를 올려다보는 구도로, 살짝 물기가 고여있는 눈동자로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다보았다.

고집스럽게 다물어진 분홍빛 입술에, 부끄러움과 실망감을 한가득 담은 얼굴. 어째서 왜 부탁을 들어주지 않느냐는 듯한, 책망감 가득한 얼굴에 프로듀서는 또다시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리고 귓가에는 방금 히비키가 말한 '오빠'라는 단어가 수없이 메아리되어 귓속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정말…… 안 되는 거야, 오… 빠?"

 

그 순간, 소녀의 눈가에 똑하고 흘려지는 한줄기의 물방울.

맑고 깨끗한, 순수하기 그지없는 두 눈동자가 물기를 머금고 애원하듯이 응시해온다.

 

 

 


그리고 그는 잠시후 소녀의 눈물에 패배해버렸다.

 

후에 들어서 안 것이지만, 히비키는 프로듀서가 자신의 고향인 오키나와에 있는 오빠와 닮아서 그런 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것보다 지금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의 현실.

 


"위험해, 위험하다고……."

 

오빠와 닮아서 그런 말을 했다는 거 자체는 뭐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같이 목욕하자는 경우는 대체 뭐란 말인가! 가족끼리 서로 목욕을 하는 나이는 어렸을 때뿐인 것이다! 커서도 그랬다면 그 자식은 감방에 쳐넣어야함이 옳은 일!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면 히비키의 고향을 조사해서 그 오빠란 자식에게 꼭 묻고 말리라.

몇살까지 같이 목욕했느냐고!!

 

"아니, 그것보다도 말이지."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중요하기는 해도 지금의 이 위기보단 중요한 것은 없다. 욕실에 들어온 히비키에게 최대한 등을 돌리면서 꿀꺽 침을 삼키며 프로듀서는 마음이 차분해지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물론 쓸데없는 저항이었지만.

 

수증기에 의해 물기가 고인 욕실의 바닥에서 찰박찰박하는 소리와 함께 점점 히비키가 욕조로 걸어온다. 그 짧은 거리에서 나는 발자국 소리에 맞춰 울리는 프로듀서의 심장. 이미 임계점에 가까울 정도로 뛰기 시작한 심장은 더이상은 무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진정시키기는 무리.

이미 새빨개진 얼굴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럼 나도 들어가겠다고……."

"……!"

 

별 것 아닌 말.

아니, 별 것 아니기는!

이제라도 안 된다고 말하고 싶으나 그보다 앞서 히비키가 욕조에 찰박하고 발을 담궜다. 참방, 하며 들어온 히비키의 몸에 의해 퍼져가는 수면의 파동. 곧 후우, 하는 소리와 함께 욕조에 몸을 담그며 히비키가 기분좋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좁디좁은 욕조에 단 둘이 들어왔다는, 살포시 닿아버린 서로의 피부를 느낌에 불그스름한 볼로 살그머니 고개를 숙여버렸다.

 

(지, 진짜냐, 이 상황…….)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가 없는 현실!

보드라운 다리가 등에 닿아있다. 꼼지락거리는 발가락이 등을 간지럽힌다. 이미 돌이킬 수 없어버린 듯한 상황. 이래서는 안된다는 배덕감과 흥분감, 그리고 압박감의 핀치에 마음 속 양심은 죽기 일보직전이다. 원룸의 욕조가 이렇게나 작아서 되겠는가! 아니, 원룸이다보니 한사람만 들어가면 충분할 구조로 지어졌을 테니 이 크기가 맞긴 하겠다만은 그래도 이것은 좁은 것 아닌가!

 

"저, 저기 프로듀서. 굳이 등 돌리기 않아도 되잖아? 이쪽…… 보라고."

"어어…… 으응."

 

얼빠진 소리를 내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을 돌린다.

그래, 히비키는 수영복을 입고 있어. 일하면서 그라비아 일거리가 들어올 때면 아이돌의 수영복입은 모습쯤이야 몇번이나 봐온 자신이다. 타월은 하반신에 단단히 묶여져있으니 어지간하면 일어날 불상사도 대응할 수 있을 터.

아니, 차라리 눈을 감도록 하자. 아니, 그것도 모자른다. 아예 차라리 욕조안에 머리를 처박아버리도록 하자! 그러면 히비키를 보지 않아도 된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짓거리라고 해도 지금 자신이 느끼는 이 부끄러움과 죄책감이 조금이나마 덜해진다면!

 

(…….)

 

그렇게 생각했던 자신이 5초전에 있었다.

물에 얼굴을 담은 채로 살짝 눈을 뜨자 그곳에는 히비키에게 몹시도 어울리는, 작은 키에 큰 가슴이 강조되는 듯한 비키니의 상의와 그 안쪽에 보이는 골짜기.  매력적인 라인을 그리는 허리와 허벅지가 핀포인트 어택으로 눈에 들어와버렸다.

한창 자라는 나이대의 소녀의 육체가, 갸날프나 글래머스런 스타일을 가진 매혹적인 여체를 물속에서 직시해버린 프로듀서는 그대로 수면으로 급부상하여 힘차게 소리를 내뱉었다.

 

"으와아아아아아아아아앗───!!!"

"엑?! 에에엣?"

 

뒤돌아서는가 싶더니만, 눈을 감고 고개를 물속에 틀어박은 채로 얼굴을 감춘 프로듀서에게 살짝 실망하고 있던 히비키는 갑자기 고개를 처올리면서 절규하는 듯이 외치는 그를 황당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아니야, 아니라고오오오오오────! 절대 그런 마음을 먹고 잠수한게 아니다! 물속에서 비친 크면서도 말랑한, 깊은 골짜기를 형성한 부드러운 무언가와 함께 여러가지가 보였지만 결코 내가 원해서 본 것은 아니야! 핫?! 그게 아니고! 나, 나는 그런 생각으로 보게! 나는 프로듀서다, 프로듀서야……. 절대 변태가 아니다, 변태가 아니야. 나무아미타불 가슴음보…… 이게 아니잖아!!! 번뇌여 사라져라, 사라져! 이 이상 들어오지 마라! 나는 건전하고도 건전한 사고를 가진, 그러니까 평범하게 여자의 농염한 육체를 좋아하는 건전한 남, 성……. 으,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

 

뭐라고나 할까.

조금 부끄럽긴 해도, 프로듀서와 함께 목욕을 한다는 사실에 두근두근한 자신에 비해 프로듀서가 날뛰는 모습을 보면서 히비키는 어쩐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 옛날 자신과 함께 목욕하던 오빠가 생각나서, 오빠랑 닮은 프로듀서에게 함께 목욕하자고 권한 것은 바로 자신. 그래도 그것은 아주 어렸던 옛날이라 지금과는 달라서 사실 히비키도 이래서는 안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상냥한 그라면, 믿고 있는 그라면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인데 너무 과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영복도 입고 있고 여차할 때 타월로 가리면 되는데…….

일단 우선 말리는게 좋을 듯하다.

왜냐하면 그가 이젠 욕실의 벽에 머리를 박으려고 하고 있으니까.

 

"나는, 나느으으으으은─────!!"

"우와아앗! 그만두라고!"

 

───쾅!


아, 늦었다.

 

"프, 프로듀서?"

"……."

 

기세좋게 박은 머리. 쾅하는 멋들어진 울림과 함께 돌이라도 깨진 듯한 음향이 밀폐된 욕실에서 웅웅 울리고는 프로듀서는 그대로 주르륵 코피를 흘리면서 침묵했다.

과연 그 코피가 그걸로 인해 터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서도.

 

"괜찮아, 프로듀서?"

"……괜찮아. 괜찮고 말고. 괜찮지 않으면 안된다. 난 절대로 변태가 아니니까."

"아하하하……."

 

정신이 혼미한 듯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듯이 중얼거리는 그에게 히비키는 쓴웃음을 지었다. 딱히 자신은 조금 부끄럽긴 해도 별 문제없이 그와 욕조에 함께 몸을 담그는데 그는 그게 아닌 모양.

어쩐지 미안하기도 하면서도 조금 재밋기도 하다.

 

"괜찮다면 다행인데, 아까 소리 굉장히 컸다고. 좀 봐줄까?"

"어, 응…… 아, 아니 그럴 필요없어! 다가오면 위험하니까. 다가오면 봐버리니까! 자, 진정하고 거기에. 어? 자, 잠시만 왜 다가오는건데?!"

"봐두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혹이라도 난다면 통증이 남을테니까. 아, 역시 조금 혹이 난거 같은데."

"우왓?!"

 

수증기가 가득한 욕실에서 물방울이 송골송골맺힌 육체가 가까이. 농염하고도 위험한 매력을 지닌 여체가 다가옴에 프로듀서는 황급히 뒤로 최대한 물러섰다.

 

"괘, 괜찮다니까!"

"흐응, 정말?"

"그렇다고……."

 

미심쩍어하는 히비키에게 그는 최대한 평정을 가정한 얼굴로 괜찮다는 것을 어필하듯 상체를 세웠다. 자, 이제 몸을 욕조에 담근 시간은 꽤 되었다. 히비키도 이제 차가워진 몸이 따뜻해졌을 터. 이제 한시라도 이 천국이라 쓰고 욕망의 지옥이라 읽는 이곳에서 속히 탈출해야만……!

 

"그렇다면 다행이네. 자, 그럼 이제 서로 몸 씻어주자고."

"아아, 그래……."

 

응?

 

"자, 잠시만……. 지금, 그러, 니까…… 뭘 해주자고?"

"서로 몸을 씻어주자고……."


(커헉?!)

 

아직, 위기는 계속되고 있었다.




======================================


이젠 제목따윈 아무래도 좋아...(나중에 넣긴 하겠지만)

모에는 계속 됩니다.


460811256_f7d6429e_EC9D98EC8381.jpg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