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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사 『비와 추억 그리고……』-2-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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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6, 2014 22:49에 작성됨.


구름이 뒤덮인 하늘. 천천히 쏟아지기 시작한 비.

거기에 여기는 어디인지 모르는 곳.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 없네요~

어느새 길을 걷다보니 저도 모르는 곳으로 이렇게 올 줄이야. 분명히 매일 똑같은 길을 걸어서 사무실로 향했을 텐데 어쩌다 이렇게 한순간에 길을 잃어버리는 걸까요.

사실 저, 미우라 아즈사는 부끄럽게도 길을 잘 잃는 답니다. 부끄럽게도 어렸을 적부터 미아가 되었던 적이 많아요.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이 나이가 되어도 미아라니 부끄럽기 짝이 없네요. 정말이지 곤란하다니까요, 후훗.


에? 그런데 길을 잃었다는 것 치고는 꽤 태연해보인다구요?


음, 그렇지만 길을 잃었다고 해서 허둥지둥거리더나 당황해봤자 해결되지는 않잖아요? 길은 잃은 것은 잃은 것이니깐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구나~ 하고서 해결책을 대비하는 것이 나은 일이죠. 그렇지 않나요? 에, 뭐 저 같은 경우에는 너무 자주 잃어버려서 그저 웃어넘어갈 정도랄까요……. 어쩌면 이 사고로 인해 운명의 사람을 만날 지도 모르겠군요. 조금은 기대하고 있어요?

하지만 역시 곤란합니다……. 집과 가까운 동네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되서 길을 잃다니. 어째서 사무소로 가는 길은 이리도 힘든 걸까요. 그러고 보니 저의 친우이자 술친구인 토모미가 저에게 한 말이 생각나네요.



「너 말이야……. 아즈사는 방향치라고 할 수준이 아니라고. 넌 아예 방향 감각이란 것이 상실되어 있어.」

「어머나, 그거 참 큰일이네……. 아, 이 술 참 맛있지 않니?」

「네 얘기야! 좀 들어!」



술 한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들은 말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토모미의 말, 굉장히 실례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땐 무심결에 그냥 넘어갔는데 지금 알아채버렸네요. 정말 토모미도 너무한다니까. 다음에 만나면 조금 '떽!' 해주지 않으면 안되겠어요~

아, 하지만 금방 잊어버릴 지도?

그보다 여기는 어디일까요. 우선은 본격적으로 비가 오는 것 같으니 비를 피하는 것부터입니다. 조금씩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는 비를 피해서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마침 적당한 곳에 아직 오픈을 하지 않은 가게의 천수막을 운좋게 발견했습니다. 조금 급하게 뛰어들어가 비를 피해봅니다.


역시 비는 차갑네요~ 피할 곳을 찾느라고 약간 시간이 걸린 탓에 옷도 조금 젖어버렸습니다. 마음에 드는 옷이였는데. 그래도 한가지 다행인건 집에서 나오면서 변장을 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안하고 그냥 갔었다면 제 정체가 드러날 뻔 했네요. 아라, 그렇지만 뭐 이 주변에는 지금 갑작스런 비를 피하기 위해 달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니 그런 걱정은 쓸데없었던 걸지도?

뛰어버린 바람에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후욱 하고 내쉬어봅니다. 지금 보니 가슴 부분이 빗방울에 젖어서 아주 살짝 부끄러운 부분이 보여버리네요. 어머머, 이를 어쩌나. 갈아입을 옷도 가릴 것도 없는데. 거기에 주변에는 편의점도 없으니깐 더욱 문제. 비는 더욱더 기세를 타서 주륵주륵 내리고 말이죠. 갑자기 하늘이 얄밉게 느껴지네요. 저기 갑작스런 비는 전혀 반갑지 않아요? 비 오는 날에 마시는 술은 별미이긴 해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이쪽에서 거절이랍니다~

그러니까 어서 햇님을 내놓도록 하세요, 구름씨?

자아, 얼른얼른 햇님의 아래에서 비켜주세요~


"하아, 이를 어쩌나~"


조금 하늘에 불평을 하면서 세차게 내리는 비를 보면서 뺨에 손을 올려봅니다.

거리는 모르는 곳 투성이. 비를 피하기 위해 온 현수막 바깥은 나쁜 빗방울이 투두둑. 게다가 아침 나절의 시간이라 사무소측의 사람들에게 부탁을 하려해도 부탁할 사람이 없습니다. 저보다 일찍 사무소로 출근하는 사람이 두 분은 있습니다만, 폐를 끼치는 것은 역시 조금 그래서……. 아니, 아까 전에 부탁할 사람이 없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있달까요. 그렇지만 이렇게 길을 잃은 저를 데리로 와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역시나 폐고.

저는 어째서 이리도 쉽게 길을 잃는 걸까요. 분명히 익숙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토모미의 말대로 저에겐 방향감각이란게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음, 그래도 운명의 사람에게 가는 길만 알면은 전 싸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아, 지금 약간 현실도피를 해버렸네요.

이럴 땐, 역시 친구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으음, 그렇지만 토모미에게 부탁하는 것은 조금 걸리네요. 친한 친구이기는 해도 자주 길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부탁을 하는 일이 잦아서 전화를 걸면 바로 화를 내지 않을까나~ 합니다. 저 같아도 바로 화낼 것 같아요. 토모미, 화내면 무서운데.

그래도 이렇게 말을 하지만 토모미는 저에게 있어서 최고의 친구이자 조언자입니다. 제가 길을 잃어 방황할 때도 손을 내밀어서 저의 결의를 다 잡아준 친구이기 때문이지요.



「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 쉽게 길을 잃는 거야?」

「미안해…….」

「게다가 울고 있고. 무서웠던 거야?」

「아, 아니야. 길을 잃어서 그런게 아니라 좀처럼 데뷔도 못하고 운명의 사람도 찾지 못하고……. 이런저런 불안감때문에 두려워져서. 오늘 아침의 별자리에서는 최악의 운수라고도 나오기도 하고…….」

「하아? 겨우 그런거 가지고 울먹였던 거야?」

「우, 울고 있던 거, 아, 아닌걸!」



아직 제가 아이돌이 되기 전인 시절, 여러가지 불안감에 휩싸이는 때에 길까지 잃어버려서 그런 자신이 불안하고 불안하던 때에 도와준 토모미.



「아즈사가 아이돌을 목표로 하는 이유가 있잖아. 그 강했던 결의는 어디갔어? 네가 아이돌이 되고 싶어하는 바보같은 이유를 벌써 잊은 거야?」

「바보같다니 너무하잖니.」

「요즘 세상에 '운명의 사람'이란 걸 찾는 네가 이상한 거야.」

「……그래도 내 꿈이야. 운명의 사람을 찾는 것은.」

「그래, 알고 있어. 너에게서 수도 없이 들었던 이야기니까.」



불안함에 흔들린 결의.
그 결의를 잡아주고 지탱해준 친구.



「솔직히 바보같은 이유지만, 네 꿈을 비웃지 않아. 하지만 네가 그렇게 흔들리면 어쩌자는 거야? 운명의 사람을 찾겠다는 그 결의는 그저 한순간의 꿈이야? 결의를 했다면 관철해야지! 흔들리지 말고, 마음을 강하게 갖고! 난 말이지, 아즈사가 아이돌을 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일이 아즈사에게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어. 라고 할까, 아즈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다구!」

「토모미…….」

「……게다가 아즈사는 맹한 구석이 조금, 아니 조금이 아니지만 어쨌뜬 스스로 운명의 사람을 찾아내는 것은 힘드니까 상대측에서 발견하는 편이 더 빠를 거라고. 아즈사가 아이돌이 된 이유도 그거잖아?」

「응, 그렇네. 역시 토모미야. 덕분에 불안감이 사라졌어. 고마워.」



후훗, 역시 토모미는 상냥하다니까요.

어라?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토모미가 어쩐지 저에게 약간 실례된 말을 한 것 같은데 기분탓이려나요~

뭐, 그 점에 대해서는 덮어두도록 하지요. 친구덕분에 현재 아이돌로서의 제가 있게 되었으니까요. 불안감에 휩싸여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불안에 빠져 두려워만 했었다면 분명이 전 여기에 있지 않았겠죠. 힘내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답니다.



그래요, 운명도 말이지요.



운명을 움직이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 스스로를 믿고 데뷔를 기다리며 차근차근 아이돌로서의 길을 걷는다. 흔들리는 결의는 이제 단단히 제 가슴속에 자리잡아 지금의 저를 있게 해주고 있답니다.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운명의 사람도 필시 언젠간 저를 알아채주겠죠?

분명이 그럴 것이라고 믿어요.

왜냐하면 그와 절 이어주고 있는 것은 바로 운명이니까요~♪



"그건 그렇고 이 비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여전히 상황은 곤란합니다.

마침 옆에 신문지가 있네요.

이걸로 이렇게 이렇게 얍얍.



"종이 헬멧 완성~"



후훗, 아이인 시절에는 이렇게 신문지로 종이로 만든 모자를 쓰고 놀기도 했었는데.

그리워라~

아아, 하지만 역시 이걸로는 비를 막기에는 무리겠네요. 무엇보다 옷이 더이상 젖으면은 여자로서 매우 곤란해져버립니다.



"……아."



문득 머릿속에 무언가 지나갑니다.

쏟아지는 비. 비를 피하기 위해 길거리를 달리다 넘어졌던 저.

그리고 어렴풋이 떠올려지는



「괜찮으신가요?」



누군가의 목소리.


아이돌로 데뷔하기 전, 이렇게 비가 오던 날에 약간의 아주 소소한 추억이 머리속에 떠올려집니다.

그것은 아까도 말했듯이 제가 데뷔하기 전, 레슨을 받기 위해 사무소로 향하던 때였네요. 그 당시엔 전 자주 트레이너 분에게 혼나서 어떻게든 빨리 가려고 허둥지둥 거렸답니다. 시간에 늦어선 안되는데 그날 따라 울고 있는 아이라든지 무거운 짐을 손에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할머니라든지 여러모로 곤란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 분들을 돕고 가느라 시간이 걸리는 통에 뛰어갔는데 비가 오지 뭐에요.

곤란하긴 해도 늦어선 안되기에 계속 뛰어갔는데 세차게 내린 비로 인해 물웅덩이가 생겨서 그것을 미처 못보고 피하다가 성대하게 넘어져버렸답니다.

덕분에 옷은 엉망진창. 비는 오는데 우산도 없어가지고 계속 쫄딱 비를 맞아버리는 상황까지. 여러모로 최악인 상황에 눈물까지 나올 뻔 했어요. 정말이지, 그 때를 생각하면…….

그런데 그때였어요!

그런 상황에 누군가 저에게 손을 내밀어주었답니다.



「괜찮으신가요?」

「에?」


당시의 전 제 몰골도 말이 아니고 부끄럽기도 해서 제대로된 대답도 못한채 그저 멍하니 위를 보았습니다.

후드를 뒤덮고 있는, 약 20대 정도일까 생각되는 목소리. 자신이 비를 맞음에도 불구하고 상냥하게 비에 젖은 저에게 우산을 씌워주던 그. 



「자, 잡으세요.」

「괜찮아요, 이정도는…… 읏?」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사실 괜찮지 않았답니다.

넘어지는 바람에 살짝 발을 접질렀는지 일어서려고 하자마자 발이 비명을 지르지 뭐예요.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아팠지만, 그래도 모르는 사람의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 일어서려고 했는데 무리였어요.



「아프면 무리하지 않는게 좋아요. 손을 빌려줄테니 일단 일어서는게 좋을 듯 합니다만?」

「예, 아, 네……. 그럼 죄송하지만…….」


쭈뼛거리며 그 사람이 내민 손을 잡고 일어섰습니다. 후드티 아래로 잘 보이지 않는 얼굴. 그렇지만 그 밑으로 보이는 입술이 호선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 미소가 어쩐지 안심이 되어서 저도 모르게 그 사람의 어깨에 손을 올려버렸어요.



「자, 잠깐 어깨 좀 빌릴게요. 발목이 아무래도…….」

「하핫, 얼마든지요.」

「아,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비를 맞으시고……. 게다가 우산을 씌워주시고 도와주시기까지.」

「별 거 아닌 일입니다. 그것보다 다리는 괜찮나요? 아무래도 잘 못 걸으시는 같은데……. 아, 죄송합니다.」

「네? 죄송할 일이……. 아, 아앗?」

「그, 젖으셨으니까요. 봐버려서 죄송합니다…….」

「아, 아니예요. 괜찮답니다. 제가 실수해서 넘어지는 바람에 생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요.」

「이거라도 걸치시는게 좋겠네요.」

「네?」



젖어버린 옷 사이로 비춰보이는 살색.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라오른 저에게 그 분은 후드티 위에 입은 겉옷을 선뜻 벗어서 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남자분에게 옷을 받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라고 할까요~

폐라는 생각에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 사람은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감기도 걸릴 테고 무엇보다 옷의 안쪽이 비치는 것은 부끄러울 테니까 라고 말해주었답니다. 그 친절이 따뜻하고 기분좋아서, 그러면서도 부끄러워서 조금 긴장해버렸어요.

그게 그러니까 이건 그 연인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아니아니 일어날 수 있는 이벤트 중 하나잖아요? 동경하던 그 일이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과 일어나다니. 어쩐지 신기하기도 하고 혹시 이게 운명은 아닐까~ 해서 저도 모르게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버렸습니다. 게다가 남녀가 같이 한 우산을 쓰고 있는 상황이에요? 좁은 공간에 둘이서 거의 밀착이나 다름없는 거리에 있다니.

그렇지만 젖어버렸고 바닥을 조금 구른 바람에 옷이 더러워지고 얼굴도 흙탕물 덕분에 깔끔하지 못한 당시의 전 옷을 받아 입고는 그 분의 옆에서 얼굴을 들 수 없었답니다.

고맙지만 부끄러우니까요.



「감사, 합니다…….」

「발이 심하게 아프시면 병원에라도 데려다드릴까요? 아니면 어디 연락이라도 하시면 제가 기다릴 만한 곳까지 데려가드리겠습니다.」

「에? 아뇨! 그렇게까지 폐를 끼치는 것은.」

「하핫, 폐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이런 미인에게도움이 됐다니 그 사실만으로도 전 좋다고 할까요. 게다가 지금 전 시간도 많고 하니까 말이죠. 부끄럽게도 아직 꿈을 쫓고 있는 사람인지라 남는게 시간입니다.」

「에에, 그런가요……. 그렇지만 역시 그래도 처음보는 분께…….」

「괜찮습니다. 이런 일, 쉽게 겪지 못할 테니까요.」

「네?」



그 분은 후드를 뒤집어쓴, 얼굴 아래에 드러난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는



「미인과 함께 쓰는 우산이라는 상황은 어쩐지 좋잖아요. 아, 이런 말은 조금 이상하려나?」

「네, 네에……////」



하우, 어쩐지 더 부끄러워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만 생각하면 가슴이 뛰어지네요. '그 사람'은 그 뒤 부끄러움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저에게서 레슨실이 있는 곳을 듣고는 그곳까지 데려다주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이름이나 연락처라도 받을 걸 하고 후회가 들어요.

어쩌면 그 사람이 운명의 사람이었을 지도 모르는데.

……아, 혹시나 눈치챘나요?

제가 '그 분'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후훗, 생각한데로 그 분은 조금전 이야기에 나왔던, 절 도와준 사람이랍니다. 아무런 흑심없이 호의로 다가와 도와주고는 가버린 사람. 그 분이 제 운명의 사람이었다면 저는 기히를 놓쳐버린 걸까요. 하지만 이 세상 아래 제가 있고 그 분이 있다면 언젠가 절 보고 다가와줄 지도 모릅니다.



"그건 그렇고…… 음, 역시 달려가야 할까나~"



이대로 계속 있기도 그렇네요.

아침에 사무소에서 모여 일을 하러 가기로 했으니 이 이상 늦으면 안되기도 하고. 길은 어떻게든 되겠지요. 너무 늦으면 사무소로 전화를 해야겠지만, 우선은 제 힘으로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자, 여자는 배짱! 아가씨는 근력!

……에? 근력이 아니라구요? 그런 근성이었나? 아라, 둘 다 아니었군요. 아무렴 어때요, 후훗.

그럼 미우라 아즈사, 이대로 빗속을 뛰어갑니다. 젖은 옷을 입고 사무소로 들어가면 다들 놀랄테니 근처에 편의점에 들려서 가는편이 좋겠네요. 그렇다면 사무소로 직행보단 우선 편의점입니다. 자자, 달리자 달려.

어? 근데, 어라라? 어라?



"꺄악!"



……또 넘어져버렸네요.

게다가 또 다시 옷도 엉망진창.

어쩐지 이 상황 데자뷰인데?



그 순간,



"괜찮으신가요?"

"에?"



그 목소리가 다시 들렸습니다.



"어, 어라? 혹시 '그 분?'"

"'그 분?'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가요. 저예요, 저."



불쑥 옆에서 나타나 우산을 씌워주는 그 분.

어라?




"프로듀서 씨?"

"네, 접니다."

"어째서 이런 곳에……."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만…… 어쨋뜬 계속 비를 맞으시면 안되니까 일단 일어나시는게 좋겠네요."

"네, 네에……."



어쩐지 데자뷰가 느껴지는 상황. 추억 속의 '그 분'과의 추억과도 같아서 조금 당황해버립니다. 그러고 보니 프로듀서 씨, '그 분'의 목소리랑 매우 닮았었지…….

조금 착각해버린 걸까요.



"또 넘어지셨네요."



네?



"우선은 저번과 마찬가지로 옷을 빌려드려야겠습니다. 또 옷이 젖어서 비춰보이시네요."

"후에엣? 프, 프로듀서 씨?"

"하핫, 어쩐지 그립네요. 자자, 어서 받으세요."

"그, 그것보다 지금 '또' 라고 하셨나요?"



저희 사무소에서 일하는, 안경이 잘 어울리는 외모에 훤칠한 키를 가진, 평소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765프로 사무소의 프로듀서 씨.

이 사람도 내 운명의 사람이 아닐까~ 하고 두근거리던 적도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그 사람이 지금 제 추억의 그 때처럼, 그 상황을 겪었던 것처럼 말하고 있어요? 이건 도대체……?

그렇게 고개를 갸웃거리지 말고 어서 대답해보세요!



"아아, 그러고 보니 얘기를 안했군요. 저 아즈사 씨를 만난 적이 있었다는걸."

"헤?"

"딱히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는데……. 아즈사 씨에게 폐가 될까봐 그냥 입을 다물고 있었거든요. 이야, 그건 그렇고 참 신기한 일이네요.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그게 또 아즈사 씨고 제가 다시 아즈사 씨 옆에 있다니."

"아, 아아……. 그, 러네요? 후응."

"아즈사 씨?"



흐응, 그랬구나. 그러셨구나. 그랬던 거구나아~…… 우후훗♪



"저기…… 아즈사 씨?"

"네에, 프로듀서 씨."

"거리가 가깝습니다만……."

"어머어머, 싫으신가요?"

"싫지는 않다고 할까……. 이런 모습을 보이면 곤란하니까 놓아주시면."

"싫·어·요♬"



살짝 닿을 정도로 팔짱을 끼자 무언가 닿는 감촉에 부끄러운지 뺨을 붉히시는 프로듀서 씨. 그렇지만 이 팔을 놓지는 않을 거랍니다.

비록 제 얼굴을 비에 젖어서 깔끔하지 못하지만
비록 제 옷을 비에 젖어 단정하지 못하지만
지금 제 옆에 선 운명의 사람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지금 잡은 이 팔을 놓을 생각은 없어요~


운명이란 말을 알게 된 이후 찾기 시작한 운명의 사람.

그 사람은 운명처럼 가까이 있어도 알 수가 없었지만, 그 사랑은 이제 찾았습니다.

그러니까 놓지 않을 거예요.



"저기 프로듀서 씨?"

"네?"

"지금의 제 모습은…… 지금도 미인인가요?"

"그럼요. 아즈사 씨는 여전히 그때와 마찬가지로 미인입니다."

"우후훗……."



이제야 찾은 운명의 사람.

추억 속의 '그 분'이 프로듀서 씨라니 이건 역시 운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게다가 제 마음을 온통 흔들고 있는 분은 당신이 유일하니까…….



"저기 저기 프로듀서 씨~"

"무슨 일ㅇ…… 우왓?! 아즈사 씨?"



쪽.



"에헤헷~"

"가, 갑자기 뺨에 키스라니……. 이런 걸 누가 보기라도 하면!"

"원래는 입에다가 하려고 했는데 아쉽네요~"

"네?!"

"아니에요. 이건그러니까 절 두 번이나 도와주신 보답이랄까요. 어때요? 기분 좋으셨나요?"

"아니, 뭐……. 좋기는 해도 그래도 이런건……."



부끄러움에 몸을 비비 꼬는 프로듀서 씨. 그런 그가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전 아까보다 더욱 팔짱을 낀 팔에 힘을 주어 그에게 조금 더 몸을 밀착시켰습니다.



"저기……."

"안 돼요."

"말도 안꺼냈는데."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

그것은 연애계에 있어서 서로 연애란 금지이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답니다.

이제서야 찾은 당신.

놓치지 않을 거에요~

언젠가 당신이 저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전까지는.

아, 하지만 늦으면 제가 해버릴 거랍니다?



그러니까…….



"그때까지 절 쭉 지켜봐주세요, 프로듀서 씨."

"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지금은 아직인 단계.

그렇지만 분명히 그 끝은 행복하리라 전 믿습니다.

왜냐하면 제 운명의 사람을 찾았기 때문이에요♡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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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뭔가 끝이 어물쩍 넘어간듯 하군요.

역시 내 글은....음음

조금 더 시간이 있었으면 글을 더 다듬었을 텐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차후에는 조금 더 나은 글로 찾아뵙지요.

모두들 굿나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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