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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느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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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9, 2014 23:20에 작성됨.


"우웅."

햇님이 환하게 빛나는, 맑은 날의 오후.

기분좋은 햇살이 주는 따스함.

저도 모르게 호선을 그리는 입가를 느끼며 오늘도 힘차게 걸음걸이를 옮기는거야. 이런 시간이라면 느긋하게 낮잠을 자든가 아니면 자주 가는 공원의 호수에 느긋한 라이프 생활을 즐기는 오리 선생님을 보러가는 것이 좋지만, 지금은 갈 곳이 있어.

아, 그러고 보니 소개가 늦은거야.

난 호시이 미키! 중3이고 765프로에서 아이돌을 하고 있어.

그리고 가슴이 큰 거야.

거기 있는 당신, 지금 엣찌한 생각을 해버렸지? 하지만 용서해줄게. 미키는 다른 아이들보다 반짝반짝 거려서, 조금 더 예쁘니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버리는 것이 당연할 거니까, 아핫☆

아, 그렇지만 미키, 공주병이라든가 그런 것은 아니야? 그저 아이돌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잘 알고 있으니까 그쪽이 그런 생각을 품은게 아닐까하고 생각한 거니까. 만약 틀렸다면 사과할게.
 
미키를 봐서 조금 봐주었으면 좋겠는거야.

어쨋뜬 미키는 아이돌을 하고 있어. 이래뵈도 제법 잘나가는 아이돌이라구? 미키가 노력하고 있어서도 있지만, 우리 765프로의 숨은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나의 특별한 사람이 뒤에서 지켜봐주고 격려해주면서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야. 미키는 느긋하게 일을 하고 싶어하지만, 그 사람은 우리를 톱 아이돌로 만들어주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기에 미키는 느긋하게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어.

뭐, 그게 싫다는 거는 아니지만 말이야, 아핫.

오히려 좋다고나 할까. 우리 765프로의 라이브 이후로 여러 곳에서 불려서 TV에 보기만 했던 광고에 나온다거나 MC를 맡아서 직접 진행해본다거나 등등 여러 일을 하게 되어 인기가 많아진거야.

그게 모두 그 사람이 노력한 덕분에, 그 사람이 우리를 믿고 뒤에서 항상 있어주기에 이룩한 결과이지만 말이야.

조금 스케줄이 빡빡해져버려서 느긋하게 있을 시간이 없게 된 것은 조금 유감. 그래도 그것보다 더 유감인건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적어졌다는 거야.

햇살을 뒤로 하고 상점가의 한 편에 건설된, 765라는 숫자를 테이프로 붙여둔 유리창이 보이는 건물. 조금 낡은 건물이지만, 미키에게 있어서 이곳은 아주 소중한 장소.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 엘리베이터를 지나 계단을 걸어 올라가 그 사람이 있는 문 앞에 섰어.

사실 오늘 미키는 오프날이야.

즉, 쉬는 날.

하지만 그 사람이 있는 곳에 가기로 했어. 왜냐하면 요즘 바빠서 통 볼 시간이 없는걸. 전화나 메일을 하려해도 아이돌과 사적으로 그런 것을 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다고 별로 받지 않으니까. 미키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데 말이야.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두리번두리번.

그리고는 바로 그 사람에게 뛰어들었어, 아핫☆


"허니!"

"에? 미키?"

"허니! 있잖아, 있잖아!"

"우, 우왓!? 미키, 너무 달라붙었잖아. 좀 떨어져!"

"에에, 그렇지만 허니니깐 달라붙고 싶은걸?"

"그런거 위험하다고……. 아니, 그전에 너 오늘 오프인데 어떻게 온 거야?"

"허니가 보고 싶으니까 왔어!"


꽉하고 달라붙어서 그 사람의 등에 찰싹 붙은거야.

역시 허니에게는 좋은 냄새가 나.
이렇게 달라붙으면 마음이 편해져.

아참, 내가 말하는 '그 사람'은 바로 이 사람이야.

이름은 P. 765프로에서 프로듀서를 하고 있어.

 

"오프날인데 쉬지 않고 여기에 오다니……."

"아, 리츠코. 좋은 아침인거야."

"씨를 붙여! 그리고 아침은 벌써 지났어, 미키."

"그렇지만 좋은 날이니까 좋은 아침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미키는 생각해. 허니는 어떻게 생각해?"

"아,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아침은 아니니깐 그냥 평범히 인사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데. 그것보다 저기 이제 조금 떨어져주지 않을래?"

"프로듀서가 곤란해 하시잖니. 그만 손을 놓고 떨어져 좀 있어."

"부우……. 알았어, 리츠코…… 씨."


무심코 씨, 를 또 빼고 말하려고 하니 리츠코가 째려보는 거야.

무서워서 그런 것은 아니야! 그게, 그러니까…… 우음, 역시 무서워서 그래. 리, 리츠코는 화나면 무섭다고. 아미랑 마미가 귀신중사라고 부를 정도니까.

아, 지금 다가온 사람도 765프로의 프로듀서인 거야. 이름은 아카즈키 리츠코. 원래는 아이돌이었지만, 우리를 위해서 프로듀서가 된 사람이야. 친하게 친구로 지냈으면 좋겠는데 매번 씨를 붙여서 높게 불러달라고 해서 조금 곤란해.

그냥 평범하게 리츠코라고 부르고 싶은데.

물론 미키보다 나이가 많으니깐 그렇게 하는게 당연하지만 미키적으로는 리츠코와 친구로 지내고 싶은 느낌? 어른스럽게 우리를 뒤에서 보조해주고 있지만, 가끔씩은 정말 친한 친구처럼 함께 놀아보고 싶은 거야.

 

"얘도 참, 오프날이라도 해도 프로듀서를 보러 이쪽으로 오다니. 보통은 평범하게 쉬는게 좋지 않니?"

"그렇지만 허니가 보고 싶은걸."

"그 허니란 소리도 자제를 해. 다른 데서 그런 말을 듣기라도 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문제없는 거야. 오히려 생겼으면 좋겠다라는 느낌?"

"……너어."

"아앗! 미키의 머리를 괴롭히면 싫은 거야!"

 

짱구처럼 주먹으로 머리를 빙글빙글 돌리는건 싫어! 아픈 거야!

 

"자자, 리츠코도 너무 그러지 말라고."

"하아? 프로듀서가 자꾸 받아주고 하니깐 미키가 달라붙는 거라구요. 똑 부러지게 말해서 하지 말라고 해야지 자꾸 그러면 문제가 생긴다구요?"

"그렇기는 한데……."

"설마 미키가 달라붙는게 좋아서 그런 겁니까?"

"으, 아니. 그런 것은 아니고."

"허니, 미키의 가슴이 닿아서 어땠어? 부드러웠어?"

"응, 확실히 커서 잘 느껴지ㄱ……. 우, 우왓?! 아니, 그게 아니라! 이 말은 실수! 실수야!"

"프로듀서……."

"아핫☆ 허니도 참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는데."

 

허니가 리츠코에게 혼나버렸어.

미키적으로는 일부러 그런 건데. 조금 미안해, 허니.

그렇지만 달라붙으면 닿아버리는걸. 내 탓이 아닌거야. 몸이 정직하게 크기때문에 닿아버려 버리는 거라서 그래.


"너도 잘한 건 없어, 에잇."

"아팟!"

 

미키도 쥘부채로 머리를 맞아버렸어.

리츠코도 너무한거야.

 

"아하핫, 소란스러워져 버렸네."

"아, 코토리도 좋은 아침인거야."

"응, 미키쨩. 좋은 아침♪"

"봐봐, 리츠코, 씨. 코토리도 좋은 아침이라고 하잖아."

"하아, 그래그래. 좋은 아침이야, 미키."

"오프날인데 피곤하진 않니? 그동안 일이 꽤 밀려서 힘들었을 텐데."

"으응, 괜찮아. 허니를 보면 피곤한게 사라지니깐."

"헤에……. 미키는 정말로 프로듀서를 좋아하는 거야."

"응, 인거야!"

 

미키를 반짝반짝하게 만들어준 사람이니까.

좋아할 수 밖에 없는걸.

 

"그런데 허니는?"

"프로듀서 씨라면 조금 전에 리츠코 씨에게 혼나다가 사장님에게 불려갔단가."

"에엣? 혹시 미키때문에 혼나는 거야? 그러면 미안해요, 인거야……."

"아냐아냐.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프로듀서 씨는 지금쯤 벌써 경찰서에 잡혀들어가야 할 걸? 일거리가 들어와서 이야기할 게 있다고 부르신 거니깐 안심하렴."

 

보기만 해도 편안한 웃음을 지으며 안심시켜주는 코토리.

단발머리에 짧은 미니 스커트를 입은, 765프로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 중에 하나인 오토나시 코토리야.

코토리는 업무를 엄청 잘해. 혼자서 사무소를 지키면서 사무업무 태반을 거의 처리하고 있다니까? 우리 아이돌들이 잘 나가지 않을 때라면 한가해서 혼자서도 처리가 가능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모두가 제법 잘 나가는 아이돌. 그런 만큼 사무업무가 많아져서 혼자 일하기 힘들 텐데도 코토리는 그 사무를 거의 처리하고 있어.

물론 허니랑 리츠코, 씨가 도와주기는 해도 말이야. 정말이지 대단한 사람이라니까. 미키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을 척척 해내고 있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만능 오피스 걸이라는 느낌?

다만 나이가 조금 유감스러운게 흠이야.

어서 빨리 결혼을 하면 좋을 텐데.

 

"응? 미키쨩,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니?"

"아-니, 아무것도 아닌거야."

"흐응?"

 

조금 실례인 생각을 해버렸어.

코토리, 미안해?

 

"하아, 그럼 저는 영업을 하러 나갈게요."

"네에, 수고하세요."

"아참, 미키는 돌아가."

"에엣? 왜? 허니랑 함께 있으려고 왔는데."

"아쉽게도 프로듀서 씨도 조금 있다가 영업을 하러 나가봐야 해. 오늘 일하는 애들 서포트도 해주러 가야 한다고."

"우웅……. 미키적으로는 같이 밥이라도 먹고 싶은데. 덤으로 데이트도."

"방해하면 안되잖니. 프로듀서 씨가 너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잘 알잖아? 그러니까 방해말고 어서 돌아가 쉬도록 해. 모처럼의 오프잖니."

"그래도……."

"하아……. 코토리 씨가 좀 어떻게든 해주세요. 전 지금 나가봐야 하니까."

 

그 말을 끝으로 리츠코는 나가버렸어.

물론 바쁘다는건 알지만, 그래도 보고 싶어서, 함께하고 싶어서 왔는데 돌아가라니. 리츠코도 참 나쁜 거야.

 

"부우……."

"자자, 미키쨩. 볼부풀리지 말고 일단 차라도 한 잔 할래? 유키호만큼 좋은 차를 타지는 못하지만."

"미키는 딸기 바바로아가 더 좋지만…… 코토리가 타주는 차도 제법 좋아하는 거야."

"그거 고맙다고 해야 하는거려나……. 잠시만 기다리렴."

 

잠시 뒤 코토리가 차를 타왔어.

유키호가 타준 차가 더 맛있지만, 코토리가 타준 차도 제법 맛있는 거야. 뭔가 다른 느낌이 난다고 하려나…….

음, 그러니까 작은 새같은 작으면서도 귀여운 맛?

잘 모르겠어.

 

"맛있는 거야. 차분해져."

"후훗, 다행이네. 그보다 미키쨩."

"응?"

 

코토리가 이쪽을 향해 의자를 돌려 앉아 나를 바라보았어.

돌아가라는 말을 하려는 걸까. 그렇지만 조금 더 있고 싶은걸.

적어도 허니랑 함께 식사라도───

 

"미키쨩은 정말로 프로듀서 씨를 좋아하는 거니?"

"응? 으응, 당연한 거야."

"정말, 정말로 좋아하는 거니?"

"응……? 응."

"그렇구나……."

 

두, 세번 더 같은걸 물어보는 코토리가 입가에 미소를, 그러면서 조금은 진지한 눈을 하면서 입을 열었어.

 

"저기 미키쨩."

"응."

"미키쨩이 정말로 프로듀서 씨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말 그렇게 마음속 깊이 생각하고 있는 거니?"

"으응, 미키는 허니를 좋아해."

"그 마음이 정말이라면 난 응원할 거야."

"정말?!"

"응, 아이돌의 연애를 봐주는 것도 사무원의 임무, 랄까……. 본인은 그렇지 못해도 말이야."

 

조금 우울하게 뒷말을 하는 코토리가 어쩐지 안스러운 거야.

괜찮아! 분명히 좋은 사람을 만날 거야!

 

"어쨋건 미키가 프로듀서 씨를 좋아한다는 건 잘 알겠어. 평상시의 그 행동들을 보면 확실하다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미키는 프로듀서 씨와의 미래를 생각해 보았니?"

 

미, 래……?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 중요한 일이야. 그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해서 그 사람과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어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걸어가며 지켜보고 이루어나가 나이가 든 후 여생을 마치는 것.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평범하게 생각하면 이성을 좋아해서 이루어나갈 일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

"으, 으응."

"미키쨩이 프로듀서 씨를 정말로 마음속 깊이 좋아한다면, 사랑한다면 프로듀서 씨와의 미래를 생각해봐야 할 거야. 이 사람과 정말로 일생을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어떠한 미래가 와도 둘이서 함께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미키쨩은 아직 어려서 그런 일들을 생각해보지 않았지?"

 

……여지껏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어.

그래서 미키는 입을 다물고 있었어.

 

"아마 다들 그럴 거야. 눈앞의 사람을 좋아하고 생각하기 바빠서 그 사람과의 미래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을 거야. 가까운 미래라면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먼 미래까지는 생각해내지 않겠지?"

"……."

"사람을 좋아한다는 일을 정말로 멋진 일. 그렇지만 그 멋진 일의 뒤에 다가올 미래를 조금씩이라도 생각해두는 것이 좋아. 이 사람밖에 없어, 이 사람과 함께라면 무슨 일이든 견뎌낼 수 있어, 라고 그 순간에는 사랑의 힘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정말로 그게 끝까지 갈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란다."

"미, 미키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려나……. 미안해, 미키쨩? 하지만 프로듀서 씨를 좋아한다면 한 번 생각해보는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이야기를 꺼내봤어.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거야. 이렇게 생각해보렴. 프로듀서 씨와 함께 살 미래를. 둘이서 행복해질 수 있는 가정을 꾸려 나아갈 미래를 한 번, 너의 머리속에 펼쳐보는 거야. 그것이 정말로 네가 바라는 미래이고 해낼 수 있다면──"

 

스윽, 하고 머리 위에 올려진 손.

부드럽게 쓰다듬어지는 머리. 슬쩍 눈을 위로 하고 올려보니 코토리가 자상한 미소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어.

 

"프로듀서 씨에게 고백해보렴. 미키쨩의 진심을."

 

그 후 난 허니의 얼굴도 보지 않고서 바로 집으로 향했어.

 

"허니……."

 

침대에 앉자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빙글빙글 도는 거야.

답답한 마음에 펼친 만화책.

마코토가 추천한 순정만화책의 한 페이지.

 

──좋아해, 나와 사귀자!

──아…….

 

여자애가 남자애에게 고백하는 페이지를 보면서 더욱 많은 생각이 들었어.

 

'고백…….'

 

허니를 좋아한다고 늘상 말하고 있지만, 허니는 그게 장난인 줄만 알고 있을 거야.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가 있으니까.

미키적으로는 허니가 좋아서 매일 그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역시 그것은 고백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런 느낌.

만약 미키가 진심으로 고백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허니가 좋아.'

 

분명히 좋아하긴 한다.

그럼 사귀고 싶냐고 물으면 Ok, 라고 바로 답할 수 있는게 지금의 마음.

그렇다면 결혼해서 살 수 있느냐라면…….

 

'잘 모르겠어…….'

 

허니와 함께 있고 싶어.
허니와 함께 밥을 먹고 싶어.

분명히 허니를 원해.

하지만 먼 미래를 생각하면 난 정말로 허니와 어울리는 걸까?

내가 원하는 건 뭐인거야?

앞으로 어떻게 되길 바라는 거야?

 

'고백하면…… 달라지는 게 있을까나…….'

 

그럼 연습삼아 한 번 생각을 해보자.

코토리가 말한 대로 허니와 나랑의 미래를 떠올려보면서 상상해보는 거야. 진심을 담고서 결혼을 한 이후의 허니랑 나의 미래를…….

 


……
………


"───!"

//// 퍼엉!


아, 아후!

무리, 절대로 무리!

결혼보다 고백하는 상상만 해도 머리가 터질 것 같은 거야! 아니, 그보다 거절당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그렇게 되면 지금의 허니랑 껄그럽게 될 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되면 키니적으로는 아주 싫은 거야. 허니랑 얼굴을 마주치는 것도 이상하게 되는 일 따위는!

하지만 미키, 정말로 허니에게 고백을 하게 되면 허니는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좋아해줄까? 역시 곤란해 하겠지?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 거야.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는 이어질 수 없다는 말을 하고서 거절해버릴 거야. 허니는 날 그런 눈으로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으니까…….

미키적으로는 조금, 허니가 미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서 대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걸.

 

"……글로 한 번 써볼까."

 

이 마음을 한 번 써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거야.

뭐라고 말을 제대로 표현 못하겠으니깐 글로 한 번.

아,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러브레터같은 느낌으로 말이야, 아핫☆

어디어디, 펜과 종이를 꺼내고

 

"좋아ㅎ……."


……///


뭐, 뭐인거야?! 이 이상은 못쓰겠어!

아직 다 쓰지도 않았는데 이 무슨 파괴력인 거야! 부끄러운 거야! 쓴다면 줘야 하니깐 더 부끄러워 졌어! 이거 뭐야, 이거 뭐야? 아니, 아직 쓰지도 않았는데 주는 것은 상정외인 건가? 그보다 못 쓰겠어!

어, 엄청 부끄러워어어어!


"핫?"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인가 편지가 찢어져있는 거야.

역시 나는 허니를 좋아하는게 맞기는 한 거 같은 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진심'으로 고백해보는걸 상상하면서 썻을 뿐인데 이리 될 리가 없는 거야!

 

"사, 상상했던 것보다 심장 떨리는 일인 거야, 이거…….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하기전에 고백에 대한 상상만으로도 이렇게 심장이 터질 것 같다니. 세상 모든 커플들이 무서워 진거야……."

 

좋아해서, 좋아한다는 말을 하고는 있지만, 역시 그런 간단하게 나오는 말은 고백이라고 생각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떨리는 걸까.

정말, 진심으로 허니에게 고백을 한다고 떠올리는 순간,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쿵쾅쿵쾅 울리는 것이.

 

"……말로 한 번 해보자."

 

어, 어차피 글보단 말인걸!

이번에는 실전을 방자한 연습인거야.

곰 인형을 허니라 생각하고…….

심호흡장전인거야.

 

"흐읍……."

 

그리고, 가, 간다?

 

"허, 허니……가 좋아. 미, 미, 미키랑, 사, 사귀어, 주…… 세요!"

 

후우, 5분정도 노력해서 쥐어짜서 말했더니 간신히 성공할 수 있었어.

……에? 5분? 나 단 한 마디밖에 안했는데!?

 

"아후……. 어려운거야."

 

먼 미래를 생각하기도 전에, 진심을 담은 고백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녹초.

코토리는 너무한거야. 괘씸한 거야. 응원한다고 하면서 그런 소리나 하고. 흥이다!

 

"……그렇지만."

 

손가락을 휘휘 돌리면서 다시 생각했어.

코토리의 말이 역시 맞다는걸.

허니가 좋아. 그건 단언할 수 있어.

하지만 먼 미래에 우리 둘이서 잘 살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이 잘 되지 않아.

사랑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어려운 일. 사랑으로 극복해내는 이야기가 무수히 많다지만, 그게 과연 미키에게도 적용이 되는 일일까. 허니와 함께라면 어떤 미래든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어. 하지만 불안해지는 걸.

그전에 미키가 허니랑 사귈 수는 있는 걸까. 어쩌면 허니는 미키말고 다른 아이를 좋아할 지도 모르는데.

 

"아우……. 아우아우아우아우아~~~~~~~~~~!"

 

정말 모르겠어.

머리가 아파.

사랑이 이렇게 무거운거야? 그런거야?
그냥 좋아하면 안 돼? 꼭 그렇게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거야?

사고가 빙글빙글 돌아간다. 이 이상은……

 

──푸쉬.

 

"……잘래."

 

무리.


결국 그 날은 결론도 내지 못한 채 자버렸어.

 

오프가 끝난 다음날, 허니와 함께 일이야.

하지만 좋아하는 허니가 옆에 있어도 난 생각에 잠겨버렸어. 진심을 담은 고백을 하면 허니는 들어줄까. 들어준다고 치면 나와 허니의 미래는 정말로 행복할까. 그렇다면 어떻게 고백을 해야 허니가 들어줄까. 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져서 빙글빙글. 다람쥐 쳇바퀴 마냥 이어지는 중에

 

"미키, 조심해!"

"응? 꺅!"


쿵!


미키, 바보같이 전봇대에 머리를 쿵하고 박아버렸어.

 

"우으, 아픈거야……."

"어디에 정신을 팔고 있길래 표지판에 머리를 그렇게 딱 박아버린 거야."

"미안……."

"그래도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다행히 부른 순간 멈춰서 생각보다 머리가 아프지는 않은 거야. 허니가 부르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마에 반창고를 붙일 정도로 아팠을 느낌?

그래도 오늘 일이 있어서 다치면 안되는데.


"이 정도라면 가는 동안에 다 나을 거야."

"으, 그렇지만 아픈걸."

"으음, 그럼 이렇게 해볼까?"

 

갑자기 허니가 벤치에 앉은 미키에게 다가오더니 손을 들고는

 

"아픈 거 다 날아가라~"

 

하고 외쳤어.

 

"……."

"……."

"에, 역시 이걸로는 안 되나."

"푸…… 아핫! 그게 뭐야, 허니. 이상해, 이상한 거야! 아하하하하!"

"야, 미키……. 너무 웃지 말라고."

 

하지만 거기서 아픈거 다 날아가라니. 미키가 아이도 아니고.

그래도 미키를 생각해서 해준거니 고마워.

 

"뭐, 됐나……. 그보다 미키."

"아하, 아하핫…… 응?"

"무슨 일 있어?"

"에?"

"평상시라면 달라붙고 이야기를 할 너인데 뭔가 멍하니 생각에 빠져있길래. 혹시 무슨 일이 있다면 내가 뭔가 도울 수 있는게 있니? 최대한 도와줄 테니까."

"……."

 

그러고 보니 오늘 미키, 허니에게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네.

생각을 너무 해버리는 바람에…….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미키는 아무 문제 없어."

"그러면 다행이고……."

 

걱정스럽게 내려봐주는 눈. 하지만 그 직후 지어주는 미소가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 무슨 일이든 말해주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어.

역시 걱정해주었구나. 기뻐.

……어라?

혹시 지금이 고백할 타이밍?
아냐아냐! 적절한 기회이기는 해도 지금은, 적어도 지금은!
정말 좋아한다면 지금이 기회이기는 해.
사무소의 다른 아이들도 허니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는 순간 뭔가 크게 바뀔지 몰라?
허니와 내가 정식으로 사귈 수도 있어?
그렇지만 만약 거절당하면 어떻게 되는 거는 거야?
지금의 이 관계조차 무너져 버리게된다면 미키는…….

 

"그러고 보니 미키와 일한 지도 벌써 이런 시간이 흘렀구나."


에?


"가, 갑자기 무슨 말인거야?"

"아니, 조금 옛날 생각이 나서 말이야."


……?


"처음에 미키는 재능은 있지만, 의욕이 없어서 적당적당히 일하는 느낌이었거든. 그랬던 미키가 지금은 스스로 노력해서 일하고 있으니 조금 감동이랄까."

"에─ 그거야 미키는 반짝반짝 빛나고 싶었으니까."

"그래, 그게 미키가 아이돌을 하는 이유었지."

"응. 그리고 그것을 위해 허니가 노력해주었으니까 미키도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는구나, 하고 생각해서 말이야. 느긋하게 있고 싶은데도 허니가 노력해줘서 미키, 열심히 하고 있다구?"

"대견스럽네."

"에헤헤, 허니에게 칭찬받았다."

 

예전에 미키는 정말로 허니의 말처럼 의욕이 없어서, 아이돌처럼 빛나고 싶다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의욕을 내서 일하지 않았어.

적당적당히 하면 인기가 생겨서 어떻게든 되겠지하고 대충대충. 하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빛날 수가 없어서 싫증이 나버렸어. 중간에 류구코마치의 멤버에 끼어들어 그들이 내는 빛에 함께 들어가고 싶다고도 생각해 노력했지만, 그게 안된다는 것을 알고서 765프로를 나갈 직전까지 갔던 나.

그렇지만 그런 나를 말리고 반짝반짝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해준 사람이 바로 허니야.

이 사람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나를 잡아준 허니가 있기에 나는 허니를 좋아해. 라이브때도 나를 믿고 내보내주었고 그 믿음에 보답해 난 그 날 처음으로 반짝반짝빛남을 느꼈으니까.

역시 허니와 함께 하고 싶어. 허니에게 좋아한다고, 진심으로 말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지만…….

 

"지금은 바빠졌지만 말이야."

"……응?"

"느긋하게 가도록 하자."

"에?"

"바쁘더라도 느긋한 마음으로, 차근히 천천히 나아가는 거야. 물론 바쁜만큼 느긋하게 있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그 마음으로 일을 처리해나간다면 끝에 가선 전부 잘 될 테니까. 뭐, 조금 억지같은 말이려나. 미키는 느긋한 마음이 적당할 거라 생각해서 지은 말이긴 한데."

 

'느긋이…… 라.'

 

"응, 그렇네. 지금 반드시 해야할 일이 아니니까."

"무슨 소리야?"

"그런게 있는거야, 아핫☆"

 

그래.

느긋이 있는 거야.

허니와 함께 조금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어.

그게 지금의 내 솔직한 속마음.

지금처럼 계속 허니를 좋아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 마음을 진심으로 전할 때가 올거야.

그리고…….


'그 때가 되면…….'

 

"저기, 허니?"

"응?"

"아니, 아무것도 아닌거야, 이히힛♪"

"에에……?"

"자자, 어서 일을 하러 가는거야. 늦으면 현장의 사람들에게 혼나는 거야!"

"앗, 그러고 보니 시간이! 미키, 뛰어!"

"아핫☆"

 

언젠가 이 마음을 고백하기 전까지, 그 날까지 잘 부탁해요 인거야, 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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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만에 다시 글 투척하러 온 럭키아서입니다.

아니, 사실은 그전에 한 편올리고 다른거 올릴 준비중이었지만, 시간이 비벼먹을 정도로 안나지 말입니다, 으헝. 일끝나고 돌아오면 저녁 9~10시. 주말도 출근이에요, 아핫!

그래서 그냥 생각날 때, 마음에 드는 소재로 글을 올리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마침 느낌표들도 적당히 올라왔겠다…….

이쯤에서 훈훈글 하나를 올리면 좋겠다고 생각해 올렸지요!

……그런데 뭐지,ㅇ ㅣ 뭐같은 퀼리티는…… 에라이, 그게 나란 인간이 뭐 잘쓴다고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참고로 니세코이 100화 보면서 썼습니다, 니히힛!

그럼 언젠가 다시 글쿨타임이 차면 올리겠습니다, 바이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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