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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하 "최악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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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0, 2023 15:46에 작성됨.

아키하 "최악의 생일"




아키하 [내 이름은 이케부쿠로 아키하. 이른바 천재 과학자이자 이래 보여도 346 프로덕션이라는 대형 아이돌 회사의 아이돌이다. 그리고 오늘은 내 생일...이지만 기뻐야 할 이 날은 오늘은 최악의 하루가 될 것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끼이익

아키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다들 폭죽을 터뜨리며 웃는 얼굴로 축하해주고있다.]

시키 "냐하하! 축하해!!"

아이리 "축하해요!"

슈코 "축하해~!"

아키하 "...축하해, 이브"

이브 "고마워요, 아키하쨩!"

아키하 [이브 산타클로스. 자칭 산타라고 알려진 이 회사의 또 다른 아이돌. 나와 같은 비인기 아이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녀는 1년 동안 계속 했던 신데렐라 총선거에서 당당하게 1위를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투표를 했고, 그녀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재치고 1위를 하게 되었다. 오늘은 그 축하회다.]

후미카 "이브씨도 이제 당당하게 신데걸이 되셨네요."

이브 "고마워요, 후미카씨"

아키하 "..."

아키하 [눈앞의 사람들이 너무 눈부시게 느껴진다. 다들 팬들의 사랑을 잔뜩 받은 명실상부 '아이돌'. 그리고 그녀들 앞에 있는 나도 '아이돌'. 같은 장소에 있지만 전혀 다른 위치에 있다. 다른 이들은 너무나 반짝이는 별의 드레스를 입은 '신데렐라'. 그리고 나는 그런 그녀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조차 없는 '잿투성이 소녀'.]

아키하 "..."

아키하 [하지만 티를 내지는 않는다. 티를 낼 수조차도 없다. 당연하다. 인기 없고 부족한 내가 내 생일이라고 당당하게 소리칠 입장은 되지 않는다. 오늘의 주인공은 생일인 잿투성이 소녀가 아니라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신데렐라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보잘 것 없는 나는 가만히 있어야 겠지.]

꾸욱

아키하 "..."

아키하 [그럼에도 슬픈 기분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고통스러운 기분을 참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정해야 한다. 나와 그녀들은 같은 곳에 존재하지만 전혀 다른 세계의 인물이라는 것을]

시키 "근데 이브쨩, 이후에 뭐할거야?"

이브 "아, 프로듀서씨와 식사하기로 했어요."

슈코 "헤에~ 이브네 프로듀서씨랑 말이지?"

이브 "네."

아키하 "..."

아키하 [프로듀서와 사이 좋은 것도 부럽다. 나도 프로듀서와 사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 생일을 기억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애초에 그 사람, 자기 생일도 제대로 챙기지 않는 사람이다. 저번 치히로씨의 생일도 '아, 그랬나요?'하며 대충 넘어갔으니 말이다. 치히로씨가 그거때문에 며칠 동안 삐진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말이다.]

아키하 "그럼 난"

후미카 "어머, 아키하쨩, 어디가시나요?"

아키하 "...레슨하러"

아이리 "그렇군요. 힘내세요~"

아키하 "응..."

아키하 [레슨. 안 팔리는 아이돌의 메인 일과. 솔로곡도 없고, 제대로 된 캐릭터를 내세우지도 못했다. TV드라마로서는 지나가는 잠깐의 엑스트라. 예능에서도 시키나 리이나 등을 띄어주기 위한 병풍 캐릭터. 가끔 유명 가수나 아이돌의 백댄서로만 등장한다. 그러니 팬들에게서 내 인지도는 최악이겠지. 지나가다가 나를 아는 사람이 나올 확률보다도 차라리 가챠 게임에서 무지개 연출이 연속 10회 뜨는 것이 더 높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그런 입장이니까]

끼이익

아키하 "후우- 후덥지근하네."

아키하 [레슨실은 사용하질 않았는지 여름의 뜨거운 습기가 나를 덮쳤다. 서둘러 에어컨을 키고 선풍기도 키면서 환기를 시킨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꺼내서 음악을 튼다. 어떤 노래든 상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키하 "핫- 둘- 셋- 넷- 턴...!"

빙글

아키하 [이미 여러 번 백댄서로서 들었던 노래다. 이미 여러 번 백댄서로서 췄던 춤이다. 내 핸드폰에 있는 음악들은 그게 전부다. 그러니 틀릴 리가 없다. 감정선을 잘못 표현할 리가 없다.]

아키하 "핫- 둘- 세...엣- 네...흑" 그렁그렁

아키하 [실수하지 않는다. 실패하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다. 이미 여러번 했던 거다. 이미 여러 번이나 했던 것들이다. 여기서 실패하면. 여기서 실수하면. 여기서 멈추면. 뒤는 더 이상 없다. 안 팔리는 아이돌. 잿투성이 소녀. 캐릭터성 없는 아이.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은 내가 잘 안다. 나는 천재니까. 뒤에 벌어질 일은 잘 안다.]

빙글

미끌

아키하 "앗!"

아키하 [넘어졌다. 쓰러졌다. 멈췄다. 핸드폰의 음악만이 애처롭게 레슨실을 가득 채우고 있다. 안 된다. 멈춰서는 안 된다. 오늘이 생일이라고? 그래서 어쩌란 거냐. 생일을 축하받을 인물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사람만이 가능하다. 팔리지 않고, 알아주지 않는 나에게는...]

아키하 "축하받을 자격...없어..." 그렁그렁

아키하 [땀과 함께 눈물이 바닥에 떨어진다. 최악이다. 질투심을 이기지 못하고 레슨실로 도망쳐왔으면서도 이런 꼬라지다. 누구에게도 축하받지 못할, 최악의 생일인 것이다. 슬프지만 그렇다면 나만이라도 내 생일을 축하해주자.]

아키하 "...생일...축하해..."

아키하 [호응해주는 쪽은 아무도 없다. 그저 레슨실의 음악에 묻혀서 사라질 응원이다. 어느쪽이든 애처롭다. 생일을 축하받지 못하는 나와 그것을 자축이라도 해보자는 나. 어느 쪽이든 애처롭게 짝이없다. 팔리지 않는 아이돌. 그런 아이돌을 축하해주려는 질투심 많은 소녀. 어느 쪽이든 애처롭고 처량할 뿐이다. 이제 그 애처럽고 처량한 아이의 이름을 불러 자축을 마치자.]

??? "아키하"

아키하 "어?"

아키하 [자축이라도 해보자는 셈 싶어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가 받아줬다. 고개를 돌려보니 나의 프로듀서가 서 있었다. 나의 프로듀서이자, 내가 조수라고 부르는 그 사람이. 어째서...]

아키하 "조...수?"

P "아키하, 생일 축하해"

아키하 [싱긋 웃으며 그는 무릎을 꿇고 나와 시선을 맞췄다. 그리고 소매로 내 눈물을 닦아주더니 머리를 쓰다듬으며]

P "아키하, 무슨 일 있어? 왜 이렇게 울었어?"

아키하 "조수...그, 근데 오늘은 이브의..."

P "이브? 아, 신데걸말이지?"

아키하 "응..."

아키하 [모든 프로듀서들은 앞으로의 향후 계획을 위해서 회의를 한다고...]

P "난 빠졌어. 오늘은 이브의 신데걸 향후 데뷔 계획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말하면서"

아키하 "더...중요한 일?"

P "너의 생일이지, 뭐겠어?"

아키하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낸다.]

P "생일 축하해. 역시 너한테 잘 어울리네."

아키하 "조수군..."

아키하 [그리고 이것은 내 소중한 보물이 되었다. 내 최악의 생일에 받은 최고로 소중한 보물.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은 최고의 선물]

P "몇 번이라도 나는 너의 생일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니까. 생일 축하해. 아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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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하의 생일이라는 것을 오늘 아침에 눈치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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