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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이시 츠무기] 8. 이... 이... 로리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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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5, 2023 14:42에 작성됨.

8. 이... 이... 로리콘!!



 1번 링크의 라디오 영상을 먼저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2번 링크의 BGM은 이후 들으시면서 보시면 좋습니다.



  "오늘부터의 새로운 월간 어시스턴트! 자기 소개 부탁해!"


  "으으... 히비키 쨩... 나나는 더 이상은 무리인 것 같아요!!"


  "에에!? 나나, 무슨 일이야!?"


  "아이고... 일요일 라이브의 근육통이 이틀이 지난 뒤에서 와서... 본방까지 쉬고 있을게요!"


  "아니아니, 이미 본방 시작이라구!"


 이번에 츠무기에게 다른 사무소의 아이돌이 진행하는 WEB 라디오의 수록 스케줄을 맡겼다. 현재는 765 프로덕션의 가나하 히비키 양과 346 프로덕션의 아베 나나 씨가 진행을 하고 있는 라디오인데, 주기적으로 타 아이돌들을 자주 섭외하여 이렇게 방송을 한다. 낯을 가리는 츠무기에게 라디오 수록이 꽤 큰 도전일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긴 했는데, 다행히 히비키 양과 아베 씨의 만담을 보고 있자니 안심이 됐다. 성격이 까칠한 분들도 아니고 다 착한 아이돌들이니 문제 없을 것이다. 두 아이돌은 오프닝 멘트 이후 짧게 만담을 나누다가 이어 츠무기를 소개했다.


  "그럼 오늘의 특별 게스트로, 츠무기가 왔다고! 하이사이, 츠무기!"


  "츠무기 짱, 안녕하세요~!"


  "가나하 씨, 아베 씨, 안녕하세요. 283 프로덕션 소속의 시라이시 츠무기 입니다."


 보이는 라디오가 아닌데도 츠무기는 예의바르게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츠무기는 저기 카나자와에서 왔다는데, 고향 생각나느라 힘들 수도 있겠다!"


  "네... 그래도 신칸센으로 두 시간 반이면 집까지 갈 수 있어서 괜찮습니다. 가나하 씨는 더 멀리 있는 오키나와에서 오시지 않았나요?"


  "그렇긴 한데 저번에 본인이 비행기 탔을 때 두 시간 반 정도 걸렸으니까, 츠무기랑 비슷하다구!"


  "히비키 쨩. 아무리 그래도 신칸센하고 비행기는 차원이 다르지 않나요!?" 


 뭔가 기묘한 조합이다. 히비키 양하고 아베 씨는 츠무기와 공통점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비슷한 구석들이 많고 츠무기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두 아이돌들이 츠무기를 많이 배려해주고 거리낌 없이 말해주니 츠무기도 금방 긴장을 풀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아베 씨는 고향이 어디신가요?"


  "전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이 아니라! 나나는 우사밍 별에서 왔답니다! 꺄핫~!"


  "우, 우사밍 별... 입니까?"


  "네, 넷! 당근 마차를 타고 와서 아무리 먼 곳이라도 금방 갈 수 있어요!"


  "당근 마차...?"


 츠무기는 아베 씨의 멘트에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뭐... 아베 씨는 저런 컨셉이니까. 다행히 츠무기는 아베 씨의 말들에 몇 번 갸우뚱 하다가 넘어갔다. 여기서 만약 평소 하던 대로 태클을 걸거나 넘겨짚었으면 라디오 진행에 좀 지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츠무기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까칠하게 안 대하는 것 같기도...?


  "그런데 말야. 츠무기하고 나나는 서로 동갑이지?"


  "도, 동갑!? 아... 아하하하! 그렇네요. 둘 다 17세 동년배죠!"


  "아베 씨도 17세... 저도 학교를 다니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학업과 아이돌 일을 병행해야 하니 정말 힘들겠습니다."


  "학업...! 그, 그렇죠! 공부도 하고 아이돌 일도 하고! 그렇지만 나나는 아직 젊어서 끄떡 없답니다! 꺄핫~!"


  "그렇습니까... 저는 학년이 올라갈 수록 과목들의 난이도가 올라가서 공부하기가 어려운데, 아베 씨는 어떤 과목이 제일 어렵나요?"


  "으음... 학교는 너무 예전이라 기억이... 가 아니고! 나나는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해서 어려운 과목이 없답니다!"


  "역시... 대단하네요 아베 씨..."


 뭔가 아무 말 대잔치라는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꽤 재밌어 보이고 시청자들도 같은 생각을 할 거다. 일단 이번 라디오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오늘의 특별 게스트는 총 2명이고, 히비키 양과 아베 씨가 먼저 츠무기와 전반 부분을 진행하며 나머지 후반은 346 프로덕션의 타치바나 아리스 양이 특별 게스트로 참여할 예정이다. 물론 서로 겹치진 않아서 타치바나 양과 츠무기가 대화할 건은 아마 없을 것이다.



 대기실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반응들을 확인하다 보니 어느새 이번 라디오 수록이 종료되었다. 츠무기가 이번에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줬다거나 한 건 아니지만, 전반적인 평가는 꽤 좋은 편이다. 팬이 단번에 몇 백 명 생기는 건 아닐 테지만, 계산대로 진행되면 이번 시즌 1에 총 팬 누적 1,000명 달성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정말 「W.I.N.G.」 우승은 불가능한 목표가 아닐 것이다.


  "츠무기는 아직인가...?"


 츠무기는 전반부 진행이 끝나고 더 할 게 없지만, 수록이 끝나고 히비키 양과 아베 씨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고 끝까지 남았다가 수록이 끝나니 가서 인사를 하러 갔다. 말을 길게 하는 건지 건물 안에서 길을 잃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너무 늦지 않게 와야 할 텐데... 그 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아 뭐야 츠무기 또 길 잃어버려서 늦게 온..."


  "실례합니다..."


  "어, 너는..."


 후반부 수록을 끝내고 이제 들어오는지 타치바나 아리스 양이 문을 열고 대기실로 들어왔다. 특별 게스트 대기실이니 만큼 츠무기와 아리스 양이 같은 공간을 쓴다만 둘의 수록 시간이 다르니 방금까지 제대로 대화할 일이 없었는데 이렇게 아리스 양과 마주치게 되었다. 자세히 보니 꽤 귀여운 아이다. 키는 작지만 중학생이나 고등학생과 같은 조숙한 분위기가 났다.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했나? 우리 283 프로덕션의 코미야 카호 양과 같은 12살인데 아리스 양은 키가 140cm 대여서 다소 작아보였다. 애초에 카호 양처럼 12살에 키 163cm이 상당히 드문 케이스긴 하다만...


  "저기, 누구신..."


  "아, 죄송합니다, 타치바나 양. 저는 283 프로덕션의 프로듀서 입니다. 시라이시 츠무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346 프로덕션에 있는 지인에게 아리스 양에 대해 물어봤었는데, 아리스 양은 자신의 이름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럴 게, 앨리스(Alice) 라는 영미권의 이름을 일본어로 음차한 것이니 일반적인 이름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주변인들에게 본인을 타치바나라고 불러달라고 했었나 아마. 뭐, 성으로 불리는 걸 좋아하든 싫어하든 간에 편해지기 전까진 성으로 부르려고 해서 상관 없다.


  "네... 타치바나 아리스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타치바나라고 불러주세요."


  "네 타치바나 양. 오늘 라디오 수록 고생 많으셨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이렇게 피곤하실 텐데, 내일 학교도 가지 않습니까?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그, 그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어색해 하는 건가? 듣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전에 들었을 때는 아리스 양이 자신의 프로듀서에게 이것저것 따지고 타박한다고 해서 츠무기와 비슷한 느낌이겠거니, 했다. 마침 차분하고 조용한 아이인 것도 비슷하고 해서. 그러고 보니 츠무기도 다른 사람한테 까칠하게 뭐라고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어쩌면 아리스 양도 비슷한 걸지도...? 그러고 있자니 아리스 양이 이 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저, 타치바나 양? 혹시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리스 양은 조금 망설이는 듯 하다 입을 열었다.


  "저기... 283 프로듀서 님은 저에게 왜 그렇게 예의를 갖추어서 말씀해주시나요?"


 전에 츠무기가 했던 것과 비슷한 질문이다. 아직 12살밖에 되지 않은 작은 소녀에게 어른에게 하는 것과 같이 깍듯하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까 전에 지나치면서 본 것이지만, 다른 스태프들도 그렇고 대부분 아리스 양에게 "아리스" 아니면 "아리스 쨩" 이라고 하면서 어린 아이에게 하는 것과 같이 대하는 사람들밖에 없었다. 애당초 그게 일반적인 현상이기도 하고.


  "방금 라디오 수록 때도 스태프 분들이나 가나하 씨, 아베 씨도 그렇고 다 저에게 "아리스" 라고 부르고... 어린 애 같다고, 귀엽다고 내려다 보고... 그런데 283 프로듀서 님은..."


  "여러분은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십시오."


  "...네?"


  "바보 같은 걸 수도 있긴 한데, 저도 어렸을 적에 나이 많은 사람들이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반말하고 그랬을 때 기분이 나쁘곤 했습니다. 타치바나 양은 단지 저보다 몇 살 어린 것 뿐, 같은 인격체이고 존중받아야 될 사람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타치바나 양에게 존대하며 예우해주는 것입니다, 나이가 적든 많든 간에."


  "..."


 아리스 양은 볼이 약간 상기된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있었다.


  "그리고 아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가 연상되어 타치바나 양은 그 이름을 좋아하지 않는 걸 수도 있긴 한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라는 소설은 어느 남자가 앨리스라는 이름의 소녀를 위해 밤낮을 새가며 쓴 소설입니다. 그 소녀와 같은 이름의 주인공이 신비한 세계에서 모험을 해나가는 그런 소설인데, 10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타치바나 양은 앨리스와 같지 않습니까?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283 프로듀서 님..."


 아리스 양은 몇 초간 아무 말도 않고 이 쪽을 계속 쳐다보았다. 음... 뭔가 실례한 게 있는 건가? 라고 생각할 때 즈음 아리스 양은 이 쪽으로 다가와서 바로 앞에 섰다. 조금 가까운 것 같은...


  "저기... 프로듀서 님..."


  "에?"


  "그... 저... 아리스라고..."


  "프로듀서...? 지금 뭐하고 있는 거죠!?"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츠무기가 문짝에 서서 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츠... 츠무기!?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당신이 타치바나 씨께 남에게 바라는 대로 하라는 말을 할 때부터 있었습니다.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돌은 내팽겨둔 채로 다른 소속사 아이돌과 히히덕거리고 있다니... 정말 기가 차는군요."


  "아니 츠무기 그건 네가 가나하 양하고 아베 씨에게 인사하겠다고 간 건..."


  "당신은... 당신은 정말..."


 츠무기는 그렇게 말하면서 화난 표정을 짓고 아리스 양 쪽을 쳐다보았다.


  "프로듀서, 당신은 설마... 어린 여자아이들을 좋아하는 그런 취향의..."


  "에에? 무슨 말이야 그게. 어린 애들이 싫은 건 딱히 아니긴 한데 아무래도 그런 주장은..."


 그러자 츠무기는 주먹을 꽉 쥐고 바들대면서 말했다.


  "당신은... 당신은...!!"


  "아니 츠무기 잠깐만 그..."


  "당신은 로리콘인가요!! 이... 이... 로리콘!!"


  "아리스~.  고생 많았... 에에!? 로리콘?"


  "츠... 츠무기 쨩!? 누가 로리콘이라고요?"


 윽... 타이밍이 안 좋게 히비키 양과 아베 씨가 대기실 안으로 들어오고 있을 때에 츠무기가 그런 말을 해버렸다.


  "로리콘...? 283 프로듀서 님. 로리콘이 어떤 건가요?"


 아리스 양은 로리콘이란 말을 모르는지 순진무구한 얼굴로 올려다보며 로리콘의 뜻을 물어보았다.


  "그... 아하하... 타치바나 양께 나중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일단..."


  "당신은 타치바나 씨와 나중에 만날 약속까지 잡는 건가요!? 이젠 어린 여자아이까지 꼬시려 들다니... 이... 이 바람둥이!"


  "바람둥이? 아니 잠깐만 바람둥이는 왜..."


  "프... 프로듀서 님...? 로리콘이라니 그렇게 안 봤는데..."


 아베 씨는 난처한 표정을 짓고, 옆에서 히비키 양은 한 마디 더 거들었다.


  "으으... 로리콘에다가 바람둥이라니! 283 프로듀서는 저질이네!"


  "아니라고!! 그... 오해입니다! 아무튼 오해입니다!!"


 일단 모두를 뒤로 하고 전속력으로 대기실 밖으로 뛰쳐나와 도망쳤다.



  "하... 돌겠네. 이러다가 진짜 언젠가 유치장 신세를 질 수도?"


 복도에서 숨을 고르고 벽에 기대어 있을 때였다. 그 때 멀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길래 그 쪽을 바라보았다.


  "하아...!? 왜 안되는 건가요 대체!!"


  "이미 시간이 너무 늦었어. 오늘은 돌아가고 내일 연습하면 되잖아."


  "네 네 맞는 말이네요! 이번 주는 제대로 연습도 하지 못하고 이렇게 다른 사람들 웃기는 광대 노릇만 했는데! 이러다간 정말... 어?"


 두 사람은 그렇게 다투다가 이 쪽을 쳐다보았다.


  "어 뭐야. 너도 여기 있었냐?"


  "선배님... 그리고 나나쿠사 양, 아니 니치카 양..."


  "읏... 아, 안녕하세요..."


 나나쿠사 니치카 양은 어색한지, 아니면 껄끄러운지 아까 성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 채 가만히 있었다.


  "두 분 다 늦은 시간까지 고생 많으십니다."


  "여기 있다는 건, 너네도 라디오 수록?"


  "예 맞습니다."


 그렇단 건 니치카 양도 라디오 수록으로 왔단 거겠지. 그럴 게, 지금 짜 놓은 「W.I.N.G.」 의 계획은 대부분 선배 프로듀서가 예전에  「W.I.N.G.」 에서 우승했을 때 사용한 계획들을 상당수 참고한 것이니까.


  "내가 전에 만든 계획대로 하는 거 같은데, 이러면 츠무기가 「W.I.N.G.」 에서 니치카한테 지지 않겠냐?"


  "흠, 선배님이 지금 남 걱정을 해주실 정도로 여유로우신 것 같습니다. 저라면 방심하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자식... 많이 컸네? 니치카, 저기 미안한데 먼저 차에 가있을래? 5분 안에 갈게."


  "그,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니치카 양은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저 멀리로 걸어갔다. 그러자 선배 프로듀서는 한숨을 크게 내쉬고 이어서 말했다.


  "야. 전에 말해주지 않았냐? 니치카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W.I.N.G.」 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아이돌이 끝이라고."


  "그래서 봐달라는 소리입니까? 일부러 져달라는?"


  "아니 누가 언제 그렇게 해달랬냐? 그렇게 말해도 해줄 것도 아니잖아."


 선배 프로듀서는 옆에 있는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캔커피 한 잔을 뽑아서 마시기 시작했다. 이윽고 한숨을 내쉬고 벽에 기댄 채 말했다.


  "안 봐주겠단 거야. 이번 「W.I.N.G.」 은 니치카가 이길 거니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라고."


  "애초에 질 거라는 어중간한 마음가짐이었으면 시작도 안 했습니다. 죄송하지만 니치카 양이 패배해도 아이돌을 그만두지 않게 할 계획을 만들어 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이것 봐라?"


  "저는 츠무기를 꺾이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츠무기를 위해 모든 걸 걸겠습니다. 츠무기가 「W.I.N.G.」 에서 이겨서 웃을 수 있게 제 전심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자 선배 프로듀서는 몇 초간 멀뚱히 쳐다보더니,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그래 그래. 한 번 잘 해봐. 우리 니치카의 라이벌, 결승까지 올라가는 모습 기대할 테니까."


 선배 프로듀서는 그 말을 뒤로 하고 멀리 걸어갔다. 갑작스런 라이벌 선언이라... 선배 프로듀서에게 너무 적대적으로 말하지 않았나 싶었지만 결국엔 라이벌이다. 언젠가는 겨뤄야 할 상대인 것이다. 그 때 모퉁이 너머에서 뭔가가 보였다.


  "어라? 츠무기?"


 모퉁이 너머에 리본이 살랑거리길래 뭔가 했는데, 전에 본 리본이었다. 긴 은발 끝을 묶은 작은 리본. 그러자,


  "꺅! 프... 프로듀서! 어떻게..."


  "아니 그야 머리카락 끝이 보이니까..."


 츠무기는 모퉁이 옆으로 나와서 필사적으로 변명하기 시작했다.


  "그, 몰래 엿듣고 있던 게 아니라! 저는 아무 것도 듣지 않았습니다!"


  "그, 그러냐...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어디서부터 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못 들은 거로 쳐줘야겠다.


  "일단 가나하 씨하고 아베 씨에게 제대로 인사 했으니, 이제 돌아가 보도록 합시다."


  "그런데 츠무기. 방금까지 나한테 화난 거 아니었어? 아님 화가 풀린 거야?"


 그러자 츠무기의 얼굴이 새빨개지고 이어서 손가락질하며 매도했다.


  "마...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입니까? 역시 당신은 바보입니까? 정말... 몰라요!"


  "아, 츠무기! 같이 가자니까!"


 츠무기가 고개를 휙 돌리고 저만치 걸어가길래 츠무기를 따라잡기 위해 쫓아갔다. 츠무기의 화는 어찌어찌 풀린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니치카 양 쪽이 걱정되었다. 강한 상대다.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츠무기가 이긴다면 니치카 양은 아이돌을 그만둔다니... 그렇게 걱정하고 있을 때였다.


  "프로듀서? 얼른 오지 않고 뭐하십니까?"


  "아, 미안해 츠무기! 바로 갈게!"


 그래도 걱정은 나중에 해도 되겠지. 오늘은 일단 츠무기가 라디오 수록을 잘 해주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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