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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이시 츠무기] 7. 여기 카메라를 보고 자기소개를 해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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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7, 2023 10:01에 작성됨.

7. 여기 카메라를 보고 자기소개를 해보렴.



  상단에 BGM 링크를 첨부하였으니 들으시면서 보시면 좋습니다.



  "자, 츠무기. 여기 카메라를 보고 자기소개를 해보렴."


  "네, 넷. 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시라이시 츠무기, 17살입니다. 저, 저는 이번에 283 프로덕션에 새로 들어온 아이돌입니다..."


  "조금 더 자신있게."


  "읏... 저는 카나자와에서 아이돌을 하기 위해 여기 도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에, 그리고... 제 키는 160cm에 몸무게는... 자... 잠깐만요!!"


 츠무기는 사무실 거실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상기된 얼굴로 따지기 시작했다. 분명 처음이니까 저항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부끄러워 하는 것 같았다.


  "애, 애초에 왜 제 몸무게같은 걸 말해야 하는 거죠!? 그리고 당신의 목소리가 녹음되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새로운 아이돌이 들어와서 츠무기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 아냐? 아이돌 팬덤은 많은 걸 궁금해 한다고. 가령 해당 아이돌의 키, 몸무게, 쓰리 사이... 자, 잠깐만요 하즈키 씨. 너무 경멸하는 표정으로 보시는 것 아닙니까?"


  "후후, 아니에요 프로듀서 님. 계속 촬영하세요~."


 옆에 책상에서 서류 작업을 하고 있던 하즈키 씨는 분명 웃고 있지만 일순간 생겼다 없어진 경멸하는 표정을 놓칠 수가 없었다. 그 경멸하는 모습을 보니 속에서 부끄러움과 죄책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윽... 그, 그래도 이건 필요한 내용이야. 내 목소리는 편집할 거니까 문제 없을 거고. 잘 알겠지 츠무..."


  "쓰...쓰리 사이즈..."


  "츠무기?"


 다시 츠무기 쪽을 돌아보니 츠무기의 얼굴이 더욱 빨개진 채 주먹을 꽉 쥐고 바들바들대고 있었다.


  "다, 당신이란 사람은!! 분명 이 기회를 이용해서 제... 제 쓰리 사이즈를...!"


  "츠무기의 쓰리 사이즈라면 이미 알고 있는데?"


  "하...?"


  "아니 그야 의상 제작 관련해서 업체에 제출하느라 봤었는데..."


 어째 츠무기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 잘 보니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는 것 같...


  "이... 이 변태 아이가! 당신이 그칼때부터 내 알아봤다! 내는 됐다!"


 츠무기는 문을 쾅 닫고 사무소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 츠무기! 잠깐만 기다... 으음... 아무래도 이런 일은 아직 부끄러운 건가..."


  "이 일이 부끄러워서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즈키 씨는 웃는 얼굴로 조곤조곤 말했지만, 그 뒤엔 경멸하는 표정이 숨겨져 있을 거다. 으음... 분명 실수한 것 같다. 역시 바로 이런 일을 하기엔 좀 그랬나...


  "이따 츠무기가 좋아하는 디저트 사와야겠다..."


  "프로듀서 님~? 츠무기 쨩이 좋아하는 디저트를 사는 것보다, 먼저 츠무기 쨩을 다시 데려와야 되지 않을까요~?"


  "아 맞네. 죄송합니다! 잠깐 나갔다 오겠습니다!"


 하즈키 씨의 일갈을 듣고 나니 잊고 있던 중요한 걸 다시금 떠올렸다. 츠무기... 아직 상경한 지 얼마 안돼서 길을 잘 모를 것인데 이러다가 길을 헤메거나 하면 안되니까 얼른 가서 데려와야겠다...



  "..."


  "저... 츠무기? 미안하니까 화를 좀 풀어주면 안될까~?"


 츠무기는 꿍한 표정을 지은 채 부엌 식탁에 앉아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이 쪽을 쳐다봤다.


  "간식을 사준다고 화가 쉽게 풀릴 거라고 생각하다니 기가 막히네요. 당신은 이렇게나 안일한 사람인가요?"


  "아하하... 그래서 특별히 크림 안미츠로 사왔어, 츠무기가 좋아하는 거로!"


  "기껏 사온 음식을 버리는 건 안되니 일단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걸로 제가 쉽게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츠무기는 상자의 포장을 열고 안미츠를 먹기 시작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역시 디저트를 좋아하니 맛있게 먹는구나, 싶었다. 아직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긴 한데, 먹을수록 표정이 풀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렇게 흐뭇하게 츠무기를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츠무기는 본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눈치채고 불안한 표정으로 이 쪽을 돌아보았다.


  "뭐, 뭘 그렇게 보시나요? 그렇게 먹고 싶으신 거면 프로듀서 것도 따로 사왔으면 되는 거지 않나요?"


  "아냐 아냐. 난 됐어. 츠무기 먹는 거만 봐도 괜찮아."


  "그, 그래도 당신이 그렇게 먹고 싶어서 쳐다보는데 저 혼자서 이렇게 먹고 있자니... 마, 많진 않지만 조금 나눠드릴 테니까 같이 먹어요..."


 츠무기는 마지못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안미츠를 내밀었다. 분명 츠무기가 정말 좋아하는 것일 텐데 이렇게 나눠주려 하다니... 츠무기는 정말 상냥한 아이다.


  "이야, 마침 배고팠는데 잘됐는걸? 그럼 호의를 받아들여서!"


  "아, 아앗! 그렇다고 다 가져가란 말은 아니었다고요! 프로듀서!!"


  "아니? 내가 사왔으니 내가 다 가져가도 되는 거지 않아? 인정하지?"


  "그, 그래도 줬다가 뺏는 거는!!"


  "아하하! 장난이야 장난. 자, 여기. 난 안 먹어도 돼."


  "정말... 뭐꼬!?"


 츠무기는 삐진 표정을 짓고 안미츠를 낚아챘다. 이렇게까지 많이 놀리는데도 삐지는 게 전부라니, 어지간히 착한 아이다. 놀려먹는게 재밌긴 하지만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그래서, 이번 주의 일정은 어떤 건가요? 레슨입니까?"


 츠무기는 안미츠를 다 먹고, 먹은 것들을 다 정리한 뒤에 물어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번 주 일정을 아직 설명해주지 않았었다.


  "저는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얼마나 힘든 레슨이든 간에 불평 없이 열심히 하겠습니다."


 츠무기는 결의에 찬 표정을 짓고 다짐하듯 말했다. 아마 「W.I.N.G.」 에 나가면서 본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레슨이란 것을 잘 알고 하는 말일 것이다. 사무소에 있는 일부 아이돌들이 밤 늦게까지 맹연습을 하는 것을 듣거나 보았을 것이기에 본인도 실력 향상을 위해 그런 연습을 하게 될 거라고 잘 이해했을 것이다.


  "알았어 츠무기. 츠무기의 이번 주 일정은 말이지."


 츠무기는 기대에 찬 표정으로 진지하게 이 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런 기대에 무색하게,


  "라디오 수록이야."


  "...하? 뭐, 뭐라고 하셨습니까?"


  "츠무기 너가 들은 게 맞아. 이번 주는 라디오 수록, 다음 주는 토크 이벤트 출연, 그 다음 주는 다시 라디오 수록, 다음 주는 휴식, 그 다음은 토크 이벤..."


  "프, 프로듀서! 이게 뭔가요!?"


 츠무기는 대뜸 말을 끊고 언성을 높였다. 뭐가 큰 문제라도 있는 건가?


  "「W.I.N.G.」 시즌 1은 라디오 수록과 토크 이벤트 위주로 할 거야. 물론 츠무기가 지치지 않게 중간에 휴식도 잘 보장해줄 거..."


  "그, 그게 아니고! 레슨은요? 오디션은요? 분명 나나쿠사 씨께선 「W.I.N.G.」 은 각 시즌 동안 오디션에서 경합하면서 팬을 모으는 거라고 했는데..."


  "맞는 말이긴 한데, 팬을 모으는 과정 중에 오디션 경합이 있는 거지, 그게 꼭 필수는 아냐. 뭐를 하든 간에 팬을 모으는 게 핵심이란 거지. 아까 찍으려고 한 영상도 팬을 모으려는 하나의 일환이고."


 츠무기한테 부연 설명은 해주지 않았지만, 팬 모으기도 팬 모으기지만 토크 이벤트나 라디오 수록 등을 통해 츠무기가 많은 사람들 앞에 섰을 때 긴장을 덜 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능력을 길렀으면 했다. 그래서 시즌 1은 이런 활동 위주로 하기로 계획을 수립했다. 물론 이후 시즌에서 요구되는 팬 수는 많기 때문에 오디션에서 경합하는 것이 필수이니 시즌 2부터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제, 제가 예상한 아이돌 활동과는 차이가..."


  "그렇지. 하지만 레슨만 한다고 팬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오디션 이외의 활동 등에서 츠무기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아."


  "하, 하지만, 과연 토크 이벤트나 라디오 수록만으로 필요한 팬을 모을 수 있단 말인가요? 나나쿠사 씨 말로는 앞으로 1,000명이나 모아야 한다는데..."


  "아니, 999명이야."


 그러자 츠무기는 고개를 갸웃 하고 다시 물어보았다.


  "확실히 1,000명이라고 들었는데... 1명은 어디서 나온 건가요?"


  "나야. 나는 츠무기의 첫 팬이잖아. 그러니 999명만 더 모으면 돼."


 그 말을 듣자 츠무기의 얼굴이 화악 붉어지더니 츠무기는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보세요? 츠무기 씨?"


  "다, 당신은 그런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아하하... 츠무기도 알고 있었을 텐데 새삼스럽게 이렇게 말해버리니까 나도 좀 부끄럽네."


 십여 초가 지나도 츠무기는 계속 고개를 식탁에 박은 채로 있었다. 꽤 부끄러워 하는 건가? 그런 츠무기를 두고 말을 이어나갔다.


  "라디오 수록과 토크 이벤트로 시즌 1때 필요한 팬 수를 채우는 덴 문제 없을 거야. 시즌 2 중반부터는 츠무기가 예상하는 대로 각종 레슨과 오디션이 있을 거니까 기대해도 좋다고?"


 그제서야 츠무기는 고개를 들고 아직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로 이 쪽을 쳐다보았다.


  "그, 그렇습니까... 라디오 수록... 토크 이벤트...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실패하면 분명히..."


  "츠무기."


  "...예?"


  "츠무기는 잘 할 수 있어."


  "또 그렇게 말로만... 대체 어떤 걸 근거로 제가 잘 할 수 있다는 건지..."


  "츠무기. 잘 할 수 있어. 다른 건 내가 장난으로 말할 수 있는 건데, 이것만은 진심이야."


  "읏... 다, 당신이란 사람은... 당신은 바보인가요!? 정말... 몰라요!"


 츠무기는 얼굴을 붉힌 채로 식탁에서 일어나서 부엌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 츠무기! 기다려! 내일 라디오 수록 설명 아직 안 들었잖아!"


 지금 해 주는 게 좋겠지만 설명은 메일로 해도 큰 지장은 없을 거고, 라디오 수록은 밤 늦게 있으니까 그 전에 사전 브리핑 해주고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이제 「W.I.N.G.」 은 시작됐고 츠무기의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된다. 앞이 걱정도 되지만 기대된다. 츠무기는 어떤 아이돌이 되어줄까? 분명, 그 누구보다 뛰어난 아이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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