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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아이돌의 사랑 [1]

댓글: 23 / 조회: 5640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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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3, 2012 23:11에 작성됨.

타입문넷에만 연재하던 아이마스 팬픽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꽤나 많이 연재한거라 아마 천천히 복사해서 올겁니다.

*이 소설에 나온 리카는 신데마스를 알기전에 창작한 오리지널 캐릭입니다. 신데마스의 죠시가키 리카랑 관련이 없습니다. 오해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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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가 765프로덕션에 입사한 것은 우연이었다. 당시 취직난에 고생하던 그는 전단지 하나만 보고 생전 인연이라고는 없던 아이돌프로덕션에 입사하게 된다. 하지만 생초짜인 그를 고용하는 것은 아무리 사람이 좋은 타자키라도 걱정되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사장은 이런 조건을 걸었었다.  


“자네를 고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임시일세. 조건에 맞는 제대로 된 프로듀서가 올 때까지만 자네를 쓸거야. 물론 자네가 제대로 해나간다면 이 이야기는 없던 걸로 하고.”

그 제의를 당시 프로듀서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의 낙천적인 태도에 사장은 난처한 미소를 지었었다.



 

생초짜였던 프로듀서는 765프로덕션의 많은 아이돌을 담당하게 되었다. 처음에 그 많은 인원을 프루듀서하게 되었을 때는 암담함을 느끼면서 왜 이 프로덕션에 프로듀서가 잘 지원하지 않은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겨우 얻게 된 직장이었다. 거기다.


“프로듀……. 우, 우와!”
“하루카!”

넘어지는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돌을 겨우 받아내면서 프로듀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괜찮아?”
“헤헤, 죄송해요 프로듀서. 그리고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안해하면서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은 아이돌의 얼굴에 프로듀서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미인에 귀여운 아이돌들과 같이 일하는 거다. 싫을 리가 없다. 아니, 오히려 힘들어도 계속해 나가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원래가 개성이 강했던 765의 아이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도를 올려갔고, 지금에 와서는 자신과 리츠코만으로는 손이 부족할 정도로 바빠졌다. 

“허니-! 요즘 통 보지 못해서 허니분이 부족해!”


사무실에 겨우 쉬고 있을 때 금발의 소녀가 프로듀서의 등 뒤에 매달렸다. 15살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존재감이 등 뒤에서 느껴졌지만 이제는 익숙해져 프로듀서는 그냥 웃었다.

“하하, 허니분이 부족하다니, 꿀차라도 사다줄까?”

순간 등뒤에서 정적이 일었다. 그리고 미키의 정색한 목소리가 들렸다. 

“허니, 방금 그건 너무 지나쳐서 미키도 웃어줄 수 없는 거야.”
“미, 미안.”

프로듀서가 사과하자 미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인거야. 용서해줄게.”

그리고 매달렸던 프로듀서의 목에서 떨어져 이번에는 뒤로 깍지를 끼며 프로듀서의 앞에 섰다. 그리고 볼을 부풀리며 불만을 나타냈다.

“요즘 허니 미키에게 소홀한거야.”
“하하, 미안해 미키. 난 미키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프로듀서를 해야하니깐…….”
“그건 알지만 유독 미키하고의 시간이 부족한거야.”
“미키야 이제 내가 없어도 알아서 잘하지만, 아직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많거든. 정말 미안해.”

프로듀서가 변명을 하며 미키의 머리를 쓰다듬자 미키는 좀 기분이 풀린 듯 웃었다. 그래도 불만이 안 풀리는 지 다시 입을 삐죽 내밀었다.

“전혀- 변명이 안 되는거야!”

그런 미키의 반응에 프로듀서는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딱히 미키 편 드는 건 아니지만, 진짜로 요즘 우리에게 소홀한 거 아니야?”

소파에 앉아 있던 이마를 훤히 드러낸 귀여운 소녀, 이오리가 인상을 찡그리며 미키의 말에 동조하고 나섰다.

“너희는 리츠코씨가 담당이잖아?”
“그래도 예전에는 우리들도 신경썼잖아? 근데 최근에는 이렇게 얼굴 보기도 힘들어.”
“맞아요, 프로듀서. 예전에는 제가 길을 잃으면 바로바로 와주시더니, 최근에는 리츠코씨만 보내시잖아요?”
“아즈사씨까지…….”


아즈사까지 동조하자 프로듀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졌다는 듯 두 손을 들고서 항복을 선언했다. 

“하아, 정말. 모두 미안해. 하지만 지금이 765프로덕션 창립 처음으로 제일 바쁠 때라 나도 정신이 없어. 좀 이해해주면 안 될까? 좀만 기다리면…….”
“좀만 더 기다리면? 더 바빠지지 않아?”

이오리가 지적하자 프로듀서는 웃었다.

“그건 그렇지만 곧 새로운 프로듀서가 올거야. 그럼 나도 좀 더 여유가 생기겠지.” 
“흐음.”     

그 말에 이오리는 인상을 찡그렸다.

“뭐, 우리야 상관없지. 원래 우리 담당은 리츠코였으니깐. 프로듀서만 여유가 생긴다면 상관 없어.”
“난 상관있는거야!”

이오리의 말에 미키가 한손을 번쩍 들며 투정부리 듯 말했다. 

“새로운 프로듀서가 온다는 건 그 프로듀서가 우리들 중 몇을 담당한다는 거잖아? 그럼 내 프로듀서가 허니에서 그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거네? 미키는 그거 싫어!인거야! 내 프로듀서는 허니뿐이야!”
“저도에요 프로듀서! 저도 프로듀서가 아닌 다른 프로듀서는 싫어요!”

그 때 사무실의 문이 열리며 하루카까지 나타났다. 그 뒤에는 765프로덕션의 다른 아이돌도 있었다.

“저, 저도 다른 사람은 싫어요! 겨우 프로듀서씨에게 익숙해졌는데……. 다른 프로듀서가 남자라면 전 절대 일을 할 수 없을 거에요!”

유키호가 벌벌 떨며 그리 말하며 자연스럽게 프로듀서의 팔에 매달렸다.

“아, 유키호! 허니는 내꺼니깐 마음대로 매달리지마!”  
“미, 미키야 말로! 프로듀서씨가 매번 미키 때문에 곤란해 하는 거 모르는거야?”

오늘은 유독 강하게 나오는 유키호의 모습에 미키는 순간 이마에 힘줄을 내보였다.

“그건 거짓말이야! 허니는 미키를 좋아하는걸!”
“프로듀서는 우리를 모두 좋아해주셔! 그 중 나를 제일…….”
“잠깐, 작은 소리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둘이 싸우는 동안 하루카랑 같이 들어온 치하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른 프로듀서랑 일해본 적은 없지만, 저도 지금의 프로듀서씨가 좋아요. 어지간하면 지금의 프로듀서씨가 끝까지 저를 책임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머, 치하야 그말 잘못 들으면 프로포즈 같은데?”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웃고 있던 코토리가 그렇게 말하자 평소에 쿨한 모습을 보이던 치하야의 얼굴이 답지 않게 붉어졌다.

“그, 무슨 말씀이세요 코토리씨!”
“에, 치하야도 허니를 노리는 거야? 안 되겠어 허니는 당장 도장을 챙겨와야하는거야!”
“음? 도장은 왜?”
“얼마 뒷면 미키 곧 15살이 되니 혼인신고가 가능하니깐! 그러니 미리 도장부터 찍어두는 거야!”

미키의 폭탄 발언에 순간 사무실은 조용해졌다. 그 순간 아즈사가 태평하게 뺨에 손을 얹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아라아라, 그렇다면 난 지금도 가능한데? 거기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부모님 허락도 필요 없고.”
“잠깐, 아즈사씨 혼란을 가중시키지 말아주세요!”
“이이, 프로듀서는 내 하인이니깐!”
“허니는 내 미래의 신랑인거야!”
“와아, 뭔지 몰라도 재밌어 보이네 아미도 끼어줘!”
“와! 뭐야, 오빠쟁탈전? 이기면 하루 종일 오빠랑 노는 거야?”

갑자기 참전한 아미와 마미로 인해 혼란은 더욱 가중 되었다.

“오랜만에 아이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는데…….”  

프로듀서의 중얼거림에 코토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요. 요즘 모두 바빠서 모여 봐야 두, 세 명이 다였으니. 인기가 많아진 건 좋지만 가끔은 씁쓸한 기분이에요.”
“하하, 그러게요. 거기다 저도 이제 지쳐가고요.”
“이제, 슬슬 올 때 되지 않았어요, 새로운 프로듀서?”
“그러지 않아도 이력서들이 늘어나고 있더라고요. 누굴 뽑을지 행복한 고민 중이 실걸요 사장님은.”
“후후, 프로듀서씨때와는 다르네요. 그 때는 프로듀서씨의 이력서 뿐이었는데.”
“하하, 그러게요.”

프로듀서는 혼잡한 와중에도 그 때 일을 회상하며 웃었다. 
힘들지만 행복한 나날, 그 날이 계속 이어질 줄 알았다.



 

타자키는 어두운 표정으로 사장실 책상 앞에 이마를 짚고 있었다. 그 앞에서 프로듀서는 난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아이돌들이 인기가 많아졌지만 그렇다고 우리 프로덕션이 대형프로덕션만큼 자금이 있는 것도 아니야.”
“하하, 저도 잘 알고 있어요.”

프로듀서의 웃음에 타자키는 한숨을 쉬고 상대의 얼굴을 보았다. 지금 좋은 일이 아닌데도 상대는 태평하게 웃고 있었다.

“굳이 자네가 그만둬야할 필요는 없어. 처음에 한 이야기는 사실 의미도 없으니깐. 차라리 그들을 버리고 그냥 새로운 프로듀서 둘을 고용하는 게 나아.”

“하지만 그래서는 모두 처음의 저보다 약간 나은 정도의 프로듀서들 밖에 없잖아요? 경험있는 사람을 뽑자니 업무는 과중하고, 저희 아이돌들의 프로듀서가 제대로 이루어질 것 같지 않고.” 
“좀 더 시간을 두고 봐도 나쁘지 않아.”
“사장님, 처음에 사장님과 저의 계약 기억하시죠?”


조건에 맞는 프로듀서가 올 때까지 임시로 맞는다. 이 이야기를 둘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물론 지금의 프로듀서를 보자면 그 이야기는 지금 와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계약이었다. 누가 뭐래도 지금의 765프로덕션의 아이돌을 가장 잘 프로듀서 할 수 있는 것은 이 남자뿐이다. 하지만, 이번 이력의 프로듀서들은 놓치기에는 조건이 너무 좋았다.
프로듀서는 사람 좋게 웃었다.

“사장님, 이제 그 약속을 이행할 때인 것 같네요.”

사람 좋게 웃고 있지만 그 눈은 결의에 차 있었다. 사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돌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그들은 사장님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성장했어요. 프로로서 지금의 상황을 잘 받아들일 겁니다.”

프로듀서는 그리 말하며 품속에서 봉투하나를 꺼내 사장의 앞에 놓았다. 그 봉투에 적힌 ‘사직서’란 글자를 보고 타자키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밝은 인사에 타자키는 아무 말도 못하다가 겨우 한 마디를 했다.

“……그동안 정말 수고했네.”



 

며칠 동안 프로듀서는 평소보다도 더 무리하며 아이돌들의 일정을 관리하고 서포트 했다. 그 덕분에 평소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아이돌들과 보낼 수 있었다. 리츠코가 관리하는 류구코마치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다 또 쓰러지기라도 하면…….”

리츠코가 걱정되어 묻자 프로듀서는 웃으며 답했다.

“이렇게 하게 해주세요. 리츠코씨도 아시잖아요? 어차피 지금 아니면 이제 이 아이들하고 같이 할 시간은 없어줘요.”

리츠코는 사정을 알기에 그 말에 아무런 대답도 못했다. 처음 프로듀서의 사직 이야기를 듣고 리츠코는 반발했었다. 사정을 안 뒤에는 자신이 그만 둔다고 말하려 했지만, 그러면 의미가 없다는 프로듀서의 씁쓸한 미소에 그러지 못했다. 
사정을 알고 있는 코토리 또한 겉으로는 밝은 평소의 모습과 같았지만 가끔씩은 어두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프로덕션에는 요즘 들어 자주 양복을 입은 세 사람이 찾아와 프로듀서와 이야기를 했다. 

“어, 저 사람은…….”
“누군지 알아?”

타카네가 그 사람들을 알아보며 의아해 하자 히비키가 물었다.

“예전에 우연히 본 사람입니다. 경쟁 아이돌의 프로듀서였는데, 왜 이곳에…….”
“그 아이돌들에게서 짤려서 여기에 입사하려는 거 아니야?” 
“그렇지 않아요. 그 아이돌은 톱 아이돌이 되었었고, 저 프로듀서는 그 아이돌과도 사이가 좋았어요. 거기다 주위에서 실력도 인정받았고요.”
“뭐, 어떻든 좋잖아? 그런 프로듀서가 들어와준다는 건. 그래도 난 지금의 프로듀서가 날 담당해줬음 좋겠지만.”

히비키의 웃음에 타카네도 같이 웃었다. 

“그렇네요. 저도 지금의 프로듀서가 절 담당해줬음 싶군요. 아니, 이기적이지만 꼭 그래야합니다.”
“히히, 그럼 다른 아이돌이 새로운 사람들과 일하려나?”

둘은 그렇게 이야기하면 사무실에서 나가 자신의 스케줄 장소로 향했다. 불안감은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불안감은 그저 프로듀서가 바뀌지 않을까하는 정도였다. 지금의 프로듀서가 사라질 거란 것은 결코 그들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이터치!”
“하이터치! 잘했어 야요이! 오늘도 귀여웠어!”

야요이의 특유의 그 하이터치를 받아주면서 프로듀서가 칭찬하자 야요이는 수줍게 웃었다.

“헤헤, 감사해요. 이번에도 프로듀서 덕분이에요.” 

그 해맑은 웃음에 프로듀서는 일순 슬픈 표정을 지었다. 이 아이와도 이제 얼마 안 남았구나.

“어, 무슨 일 있어요, 프로듀서? 안색이 안 좋아요.”

그 표정을 보고 마코토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프로듀서는 그 얼굴을 보았다. 사내아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귀여운 여자아이다. 여자아이로 인정받고 싶어 아이돌에 지원한 아이. 자신은 이 아이를 원하던 곳으로 이끌어줬을까? 

“우, 갑자기 왜 그리 보세요?”

계속 자신을 바라보자 마코토가 당황해 다시 묻자 프로듀서는 빙그레 웃었다.

“응, 아니야. 역시 마코토는 귀여운 여자아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 무슨 갑자기. 프, 프로듀서!”

마코토가 얼굴이 빨개져 소리를 치자 프로듀서는 웃었다. 그리고 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야요이. 어려운 가정형편에 아이돌에 지원한 아이. 지금은 인기 아이돌이 되어 집안 사정도 많이 나아진 걸로 알지만, 그래도 여전히 콩나물축제를 좋아한다. 자신도 몇 번 얻어먹으러 갔었고.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거기에 어울리지는 못하겠지?



 

이런저런 일들이 있고, 프로듀서는 765프로덕션을 그만뒀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듀서 세명이 765프로덕션에 입사했다. 모두 굉장한 커리어를 쌓은, 실력 있는 사람들이었다. 특히나 아이돌을 충분히 베려하면 인간적으로 대해줄 줄 아는 좋은 사람들이었다. 가족 같은 분위기의 프로덕션에 알맞은 사람들. 
하지만 아이돌들은 반발했었다. 프로듀서가 갑자기 그만두는 이유가 본인은 아니라하지만 이 세 사람이 입사해서라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런 아이돌들을 설득한 것은 프로듀서였다. 

“모두 들어줘. 모두에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해서 나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언제까지고 내가 너희들을 담당할 수는 없어. 사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난 계약직이었거든. 하하- 이번에 그만두는 이유는 저 세 사람이 이유인 건 맞아. 하지만, 나쁜 의미는 아니야. 드디어 마음 놓고 너희들을 맡길 수 있는 사람들이 이제야 나타난 거야. 그 동안 많은 프로듀서들이 왔었어. 하지만 모두 너희들을 맡기에는 어딘가 부족했지. 너희들은 더 이상 예전의 무명의 아이돌이 아니야. 지금의 너희는 기분 좋게도, 나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 모두 이해해줘. 이제야 제대로 된 프로듀서가 각자에게 붙게 되는 거야.”

프로듀서는 감회에 젖어 자신을 울 것처럼, 혹은 화를 내며 바라보는 아이돌들을 보았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야. 원래 난 전문 프로듀서도 아니었고, 너희와 마찬가지인 생 초짜였어. 너희들과 함께였기에 여기까지 할 수 있던 거지. 이 이상은 더 수준 높은 프로듀서에게 배워야할 차례야. 난 보고 싶어, 더욱 빛나서 자신의 목표를 이룰 너희들의 모습을 말이야.”

그리고 프로듀서는 아이돌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여기까지의 프로듀서라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앞으로도 더욱 빛나주길 바랄게. 이제 난 프로듀서가 아닌 팬으로서 너희들을 지켜볼게.”

프로듀서의 말에 아이돌들은 더 이상 그에게 매달리지 않았다. 그의 의지가 어떤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이별을 자신들만큼 충분히 안타깝고 슬퍼하고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그는 웃었다. 마지막까지 자신들을 위해.
아이돌들은 결국 그를 위해 투정 부리면서도 웃으며 그를 배웅했다. 그 중에는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산뜻한 이별이었다. 
그 뒤로 온 새로운 프로듀서들은 톱아이돌을 키운 프로듀서들답지 않게 거만하지 않았고, 가족처럼 자신들을 대하며 좀 더 높은 수준의 일들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그들의 노력과 자신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갈수 있었다.
그들의 인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높아만 갔다. 그래도 그들은 떠나간 프로듀서를 그리워했다. 가끔 그와는 연락을 했지만, 바빠지면서 그것도 못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를 보게 되었다.




 

“…….”

하루카는 사무실 의자에 앉아있었다. 더 이상 낡은 사무실이 아니었다. 프로덕션은 좀 더 큰 건물로 이사했고, 그만큼 더 좋은 가구와 넓어진 사무실이 존재했다. 거기서 하루카는 타카네가 보여준 핸드폰 속 사진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리고 웃었다.


“하, 하하. 프로듀서 새로운 아이돌을 프로듀서하고 있구나. 응. 잘 됐어.”
“그것도 리카라는 톱아이돌이야. 프로듀서도 없이 혼자 힘으로 정상에 오른 걸로 유명한 아이돌이었는데……. 갑자기 프로듀서를 고용해서 놀랐어. 듣기로는 그녀 쪽에서 먼저 프로듀서에게 요구했다고 하더라.”

리츠코가 설명해주었다. 프로듀서 그 정도 인지도를 쌓아두고 있었구나. 일순 자신이 아닌 다른 아이돌을 프로듀서 한다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그래도 그를 축복해 주었다. 이 새로운 일을 위해 자신을 떠난 것이 아님을 알기에.

“성공했군요. 프로듀서도. 저희들도 지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어요.”
“그렇네. 우리도 톱 아이돌이 되면 언젠가 리카란 아이돌과 만나게 될테고, 그럼 다시 프로듀서를 만날 수 있겠지?”
“거기다 듣기로는 리카란 아이돌은 곧 은퇴할 생각인가봐. 이번에 프로듀서를 고용한 것도 그것 때문이 아닌가 하고 소문이 돌고 있어. 그렇다면…….”
“사정이 좋아진 저희 프로덕션에서 다시 그를 고용할 수도 있겠죠.”

타카네가 확신에 찬 미소로 그리 말하자 하루카는 그제야 그 뜻을 이애하고 밝게 웃었다.

“그, 그렇구나! 그러네, 하하! 바보 같이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떠났다고 다시 못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아, 맞다 이 이야기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은 아직 모릅니다.”
“그럼 내가 전해줄게!”

하루카는 오랜 만에 환하게 웃었다. 이렇게 기분 좋은 건 정말 오랜만이였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다른 사람들도 지금보다 더욱 힘낼 것이다. 프로듀서가 돌아온다!
핸드폰사진에는 안경을 쓴 여전히 순박한 웃음 짓는 프로듀서와 부드러운 갈색 생머리를 지닌 키가 큰 여성이 웃고 있었다.




 

부드러운 갈색머리가 거울 속에서 윤기를 내고 있었다. 그녀는 기분 좋게 콧노래를 부르며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기분은 최근 최고였다. 아직 멀었지만 이제 자신이 목표했던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은퇴는 목표가 아니다. 그 은퇴 때 할 자신의 행동이 목표였다.

“정말 요즘 기분이 좋다니깐. 은퇴? 응. 이번 12월 31일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이제 끝낼 거야. 이제 더 이상 미련이 없어. 왜냐하면.”

그녀는 기분 좋게 거울 속의 자신을 보았다. 자신이 보아도 아름다운 얼굴. 

“원하던 사람을 손에 넣었는걸. 후후, 내가 그 사람을 손에 넣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를 걸? 유명하냐고? 유명하다면 유명하지만. 후후, 내 프로듀서야.” 

그녀는 어깨와 얼굴 사이에 핸드폰을 끼고 통화를 계속하며 머리를 매만졌다. 그녀는 코디가 따로 있었지만 그녀는 스스로 자신을 가꾸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소속사에 들어갔지만 프로듀서는 처음에만 같이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혼자 활동해 톱아이돌이 되었지만. 하지만 그런 자신도 저번에 갑작스럽게 프로듀서를 고용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자신이 마음에 두던 남자였으니깐.


“에이, 그런 이유만으로 프로듀서로 고용한 건 아니야. 그 사람, 능력도 확실한 걸? 그 사람이 프로듀서가 되어준 후 일은 편해졌어. 처음에는 어색한 점도 있었지만 같이 일하면서 그 사람 능력도 좋아졌는걸. 정말 다행이야. 잘못 했음 그대로 765프로덕션에 뺏길 뻔 했으니깐. 그 사람과의 만남은 운명적이었으니, 그 운명을 내 쪽으로 향하게 하는 건 당연하잖아? 그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정말, 드라마 한편을 찍어도 된다니깐.”

그녀는 정말 행복하다는 듯 상대방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후후, 운명을 나에게 향하게 하는 것도 톱아이돌의 기량이라고. 당시에 맡고 있는 아이돌과의 관계를 듣고 어찌할까 했지만, 그 사람이 소속 된 프로덕션의 사정을 듣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을 생각할 수 있었어. 하하, 맞아. 765프로덕션의 프로듀서들은 내가 선물한 거야. 서로에게 이득이잖아? 765프로덕션은 당시에는 사정이 안 좋아서 그 정도 프로듀서를 셋이나 고용할 수 없었어. 그래서 내가 인맥과 돈을 풀어서 거기에 보낸 거야. 물론, 조건은 붙었지. 세 사람을 동시에 고용할 것.”

머리 정돈을 끝내고 그녀는 핸드폰을 다시 손으로 잡았다.

“원래 거기에는 내가 원한 사람과 또 한명의 여성 프로듀서가 있었는걸. 여성프로듀서는 당시 765프로덕션의 주력이 류구코마치를 맡고 있었고, 내가 원한 사람은 자신이 담당한 아이들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알고 있는 좋은 사람이었어. 회사는 다섯 명의 프로듀서를 둘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어. 나름 인기 있는 아이돌이었지만, 나만큼 큰 건 아니었으니깐. 지금이야 나와 비슷하거나 더 인기 있는 아이돌이 된 아이도 있지만. 분하냐고? 아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 그렇게 성공하지 못했다면 내가 그를 일방적으로 뺏어왔다는 죄책감에 들었을 테니깐.”

그녀는 핸드백을 정돈했다.

“왜 바로 그 사람을 고용하지 않았냐고? 그 사람은 거기서 계속 고생했던 사람이야. 쉴 시간이 있어야지. 그걸 기다리고서 그 사람에게 직접 찾아가 부탁했어. 후후, 그 만남도 참. 은퇴를 미루고 드라마를 찍을 까봐. 그 사람 날 기억하고 있었어. 정말, 우린 운명이라니깐! 하지만 나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이제 은퇴할거야. 그리고 은퇴식 날 그에게 말할 거야.”

그리고 행복에 빠진 여인의 얼굴로 그녀는 마무리를 했다.

“나와 결혼해달라고. 후후, 놀랄 그의 얼굴이 벌써부터 기대돼. 음? 그가 거절하지 않겠냐고? 하하 지금 우리들의 관계는 상당히 좋고, 계속 현재진행형으로 더더욱 가까워 지고 있어, 내 은퇴쯤이면 거의 연인처럼 가까워질걸? 내가 프로포즈하는 건 상관없어. 그것도 멋진 일이니깐! 765프로덕션에는 그 사람과 같이 따로 인사하러 갈거야. 어쨌든 그 사람을 거기까지 키워준 회사니깐. 뭐, 그 사람이 거기에 입사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재산도 넉넉하니깐 한 동안은 나하고만 진해줬음 좋겠어. 꺄악, 상상만으로 정말! 그럼 이만 끊을게. 다음에 봐.”

그리고 그녀는 콧노래를 부르며 핸드폰을 끊었다. 뒤에서는 닫힌 좌변기 칸에서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거기에 크게 개의치 않고 화장실에서 나갔다.
그가 나가고 문닫히는 소리가 들린 후 화장실 칸에서 푸른 머리의 단발 여성이 나왔다. 그녀는 사람 좋게 웃으며 어깨와 머리 사이에 핸드폰을 끼고 세면대에서 손을 씻었다. 

“아라아라, 그렇구나. 리카란 아이돌이 은퇴하면 프로듀서는 다시 우리 회사에 들어올 수 있구나. 그런데 하루카,”  

1회용 페이퍼타울로 손을 닦고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두 손으로 공손하게 핸드폰을 받은 그녀는 아직도 삐걱거리는 화장실 문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녀의 은퇴식은 좀 더 늦추도록 도와주고 싶어. 그게, 그렇잖아?”
삐걱- 화장실문이 어긋나는 소리가 순간 크게 들렸다.
그렇게 간단히 은퇴하다니, 허락할 수 없는 걸? 음? 무슨 소리냐고? 아라아라, 사무실에 모두 모이면 그 때 말해줄게. 걱정하지마. 그럼”

아즈사는 핸드폰을 끊고 화장실 문을 밀었다. 
삐걱-


“이번에는 길을 잃지 않을 테니깐.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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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아이마스 팬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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