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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 백합제] 웃우! 웃우!! 웃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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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2, 2014 03:51에 작성됨.



1


타카츠키 야요이와 미나세 이오리.
이 두 사람은 처음 아이돌을 시작하는 동기부터가 너무 달랐다.

대가족의 장녀인 타카츠키 야요이는 가족의 부양을 위해,
그리고 미나세 그룹의 영애 미나세 이오리는 가족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한쪽은 생계을 위해서,
한쪽은 본인의 자존심을 위해서.

이렇게 아이돌을 시작하는 목적부터가 극과 극이었던 두 소녀였기에, 당시
765프로덕션에서는 그 누구도 이 둘이 좋은 교우관계를 맺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심지어 이 둘을 스카우트한 프로듀서마저도 말이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가버렸다.

타카츠키 야요이와 미나세 이오리는 765프로덕션의 아이돌 중에서 가장 깊은
교우관계를 맺는 동료였고, 특히 미나세 이오리는 타카츠키 야요이를 위해서
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정도로 깊게 빠져있었다.


타카네 「 두 사람은 의외로 상성이 잘 맞사옵니다. 」 


다른 아이돌보다 조금 늦게 입사한 시죠 타카네의 경우, 이 둘이 이런 깊은
교우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예측한 모양이다.

타카네의 말에 따르자면,
타카츠키 야요이는 어느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고결하게 맞서는 미나세
이오리의 그 당당함을 동경하고 있고,
미나세 이오리는 자신의 무겁기 짝이 없는 ‘미나세’라는 이름에도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 그대로를 봐주는 야요이의 순수함에 감동하고 있었다.


타카네 「 ···하지만 조금 불안함 감도 없지 않사옵니다. 」


야요이가 이오리에게 보내는 감정은 동경.
이오리의 그 성격상,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그 당당함은 어느 순간에 가서도
빛을 발하고, 그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즉, 타카츠키 야요이는 미나세 이오리를 언제든지 동경할 수 있고, 이 동경은
날이 가면 갈수록 계속해서 쌓여가고 쌓여간다.  

그러나 미나세 이오리는 다르다.
그녀는 타카츠키 야요이의 순수함에 감회되었을 뿐.
그리고 사람의 순수함이란··· 마치 흰 종이와 같아서 금방 새까맣게 물들 수도
있는 것이니까.


이오리 「 오늘은 야요이의 생일이니까!! 내가 한 턱 내겠어!!! 」


3월 25일.
타카츠키 야요이의 생일.
가장 친한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오늘은 미나세 이오리가 타카츠키
가의 가족들 전부에게 한 턱 내기로 했다.


야요이 「 웃우!! 오늘은 숙주나물이 아닌 고기에요!! 」

카스미 「 고기···!! 」

쵸스케 「 야호!! 평생 따를게, 이오리 누나!! 」


빈말로도 윤택하지 못한 가정의 장녀인 야요이에게 있어서 고기는 그야말로 
사치. ‘숙주나물 축제’ 라는 이름의 특별메뉴(철판 위에서 숙주나물에 소스를
넣어 볶은 거지만)로 대리만족하고 있었다.

거기다 워낙 가족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은 소녀는 자신의 생일은
아무렇지 않게 넘기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가장 친한 친구인 이오리가 그걸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야요이 「 고마워, 이오리!! 카스미도 쵸스케도 모두 다 기뻐하고 있어!! 」

이오리 「 그래. 그건 기쁜 일이지만··· 」 머뭇머뭇

야요이 「 응? 」

이오리 「 오늘은 야요이의 생일이잖아. 나는 야요이가 좀 더··· 아니, 제일 
기뻐해줬으면 좋겠어. 」


두 사람은 자신들이 어째서 친해질 수 있었는지 그 이유는 모른다.
아니, 그런 건 이미 상관없다는 느낌이다.


야요이 「 에··· 에헤헤~ 고마워, 이오리짱~!! 」

이오리 「 생일 축하해, 야요이 」


여기서 타카네의 불안감은 슬슬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타카츠키 야요이는 미나세 이오리를 동경한다.
동경한다.
동경은 곧 선망으로 바뀐다.
그러나 그것이 질투라는 순수하면서도 부정적인 감정으로 바뀐 것도 아니다.

선망은 곧,


이오리 「 쵸스케 군이 다쳤다고?! 」

야요이 「 계,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고···. 」

야요이 「 우, 우우··· 마, 만약 쵸스케가 잘못되면 어쩌지? 」

야요이 「 나,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 」

이오리 「 진정해, 야요이!! 쵸스케는 괜찮을 거야!!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마!!
내가 여기 있어!! 」


학교에서 남동생인 쵸스케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입원했을 때.
이오리는 불안감에 떨고 있던 야요이를 꽉 껴안은 채로 달래주었고, 거기에
쵸스케의 입원비까지 대신 내주었다.


야요이 「 고마워, 이오리짱. 」

이오리 「 괜찮아, 야요이. 우리는 동료 이전에 친구인걸. 이 미나세 이오리는
친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

야요이 「 그래도···. 」

이오리 「 정말이지!! 언제나 밝던 야요이는 어디 간 거야? 이제 쵸스케 일도
잘 풀렸으니까 다시 힘내자. 알았지? 」

야요이 「 응!! 힘낼게, 나!! 그런 의미로 하이터치야, 이오리!! 」


언제나 고마운 이오리.
겉으로는 늘 밝고 명랑하며 순수한 소녀인 야요이였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아주 조금이나마 가난한 집안에 대한 열등감을 품고 있던 아이.
그녀에게 향하던 호의에는 언제나 약간의 동정이 포함되어 있다.
야요이는 그것이 싫었다.

그러나 이오리는 달라.
이오리는 언제나 당당하고, 대단하고, 자신감이 넘치고, 공정하고, 이 세상의
누구보다 다정하다.

타카츠키 야요이에게 미나세 이오리는 선망의 대상.
그리고 그 선망은 곧,


야요이 「 웃우!! 너무너무 좋아해, 이오리짱!! 」

이오리 「 응? 나도 야요이를 좋아해. 」


좋아한다.
언제나 당당하고, 대단하고, 자신감이 넘치고, 공정하고, 이 세상의 누구보다 
다정한 네가 너무 좋아.
 
그 어떤 어른들보다도, 동료인 765의 모두들보다도, 쵸스케나 카스미보다도,
아빠보다 엄마보다 더 좋아했다.

언젠가 그 기분을 전하고 싶었다.
설령 기분 나쁘다고 하더라도 솔직하게 전하고 싶었다.


이오리「 나··· 그 바보 녀석이랑 사귀기로 했어!! 」


미나세 이오리가 ‘바보 녀석’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그건 바로 765프로덕션의 유일한 남성 프로듀서인 아카바네P.


야요이「 우, 웃우!! 축하해, 이오리짱!! 」

이오리「 고마워, 야요이. 다른 누구보다 네 축하가 가장 기뻐. 」

야요이「 그래··· 그렇구나···. 」


왜 눈치 채지 못했을까?
이오리가 프로듀서를 바보나 둔한 남자라고 매도한 건, 그만큼 사이가 가깝고
허물이 없으며, 그 어느 누구에게보다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오리「 매스컴에 들키면 시끄럽겠지. 그렇지만 그때는 미나세 그룹의 힘으로 
어떻게든 할 거야. 」

이오리「 그, 그리고 만약 은퇴하면··· 그 바보 녀석의 신부가 되는 것도···. 」

이오리「 오, 오해하지는 마!! 나라도 없으면 그 바보랑 어울려줄 여자 따위
이 세상에 존재할 리가 없잖아? 이 슈퍼 아이돌 미나세 이오리님이 자비를
베풀어서 거둬주겠다는 거라구?! 」


더 이상, 기분을, 전할 수, 없게, 되었어.
기분을, 전할, 기회조차, 빼앗겼어.
어째서?


야요이「 프로듀서에게··· 이오리를 빼앗겼어···!!! 」


원래는 내 이오리인데.
내가 좋아하는 이오리인데!


야요이 「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빼앗겼어,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순수함이 부서졌다.
미나세 이오리가 좋아하던 타카츠키 야요이가,


, 서, 졌, .


야요이 「 되찾지 않으면···. 」


탁하디 탁한 눈을 치켜뜨며 타카츠키 야요이는,
아니, 한때는 타카츠키 야요이였던 ‘소녀’가 중얼거렸다.


야요이「 꼭··· 다시··· 되찾을 거야···. 」


그 날 이후로 타카츠키 야요이가 사라졌다.
가족에게도, 765프로덕션의 동료들에게도, 그 어떤 말도 연락도 없이 돌연 
자취를 감추고 어디론가 떠나버린 것이다.



2


-8년 후.


「 이런 걸 보고서라고 작성한 건가요? 게다가 당신의 평소 근무 실적은  
부서에서 최하위군요. 」


도쿄 도심에 있는 고층빌딩의 사무실.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살짝 웨이브를 띄고 있는 등자색 생머리의 
젊은 여성이 서류를 바닥에 집어던지며 날카롭게 말했다.
그녀 앞에 서있는 가련한 여사원은, 자신보다 어려보이는 이 여자에게
쩔쩔매면서, 마치 매 앞의 병아리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사원A「 죄, 죄송합니다!! 앞으로 최선을 타할 테니 제발!! 」

「 듣기 싫어요. 이곳은 변명이 통하는 세계가 아닙니다. 나가세요. 이 회사에
당신 같이 능력 없는 사람은 필요로 하지 않아요. 본부장!! 」

본부장「 네, 넷!! 」

「 오늘 내로 이 사람 해고 처리하세요. 」

본부장「 그, 그렇지만··· 물론 A양이 실수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 
부서에서는 누구보다 성실하고ㅡ 」

「 듣기 싫습니다. 잘 들으세요, 오늘 내에요. 정 제 지시가 마음에 안 들면 
같이 나가세요. 요즘에는 집에서 쉬고 있는 유능한 젊은 인력들이 썩어나니까 
말이죠. 」


그 독설을 끝으로 여자는 등자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사무실을 나가버렸다.
찬바람이 쌩하게 부는 가운데, 사실상 오늘부로 회사에서 해고당한 그 여사원
은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하기 시작했다.
주위의 동료들이 그녀를 위로해주었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방금 전까지 고개를 푹 숙이고 쩔쩔 매던 본부장이 불쾌하다는 듯 의자를
발로 차며 중얼거렸다.


본부장 「 정말 냉혈한이야···. 」
 
사원B 「 매일 같이 회사 부서를 직접 돌아다니면서 필요 없는 인원은 가차
없이 잘라버린다는 말이 사실이었네요. 」

본부장 「 뭐, 저리도 독하니까 저 어린 나이에 거대 그룹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거겠지. 」

본부장「 타카츠키 그룹의 젊은 대표이사··· 타카츠키 야요이. 」


타카츠키 그룹.
몇 년 전 즈음에 생겨난 신생 기업으로, 처음에는 아주 작은 벤처 기업에 불과
했지만··· 지금은 그 유명한 미나세 재벌과 사쿠라이 재벌과 맞먹을 정도의 
재력과 권력을 지닌 거대 그룹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거기에 타카츠키 그룹은 예능계에도 손을 많이 뻗고 있었다.
한때 미나세 재벌이 지배하다시피 한 예능계는 현재 타카츠키 그룹이 패권을
쥐고 있었다. 

뭐, 그 외에도 정밀 기계, 콘텐츠, 관광, 프렌차이즈 등등··· 돈을 벌기 위해서
라면 정말 안하는 게 없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타카츠키 그룹의 대표이사의 이름은 타카츠키 야요이.
약관 22살이라는, 드라마나 만화에서 나올 법한 젊은 여성이, 거대한 타카츠키
그룹의 재력과 권력을 쌓아올리고 또한 마구 휘두르고 있었다.


무작정 떠난 타카츠키 야요이는 닥치는 대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했다.
목숨보다 돈을 원했고, 돈을 위해서라면 죽음마저 영광으로 여길 각오로 뛰어
다녔다.
경쟁자를 짓밟고, 빼앗고, 제거하고 일어섰다.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대가로 타카츠키 야요이는 이 기적 같은 성공을 이뤄
냈다.

회사 내에서 그녀를 부르는 별명은 냉혈한.
거의 매일 같이 회사의 부서들을 돌아다니며, 조금이라도 성에 차지 않은 사원
은 가차 없이 해고시켜 버린다.
심지어 능력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결혼을 했거나, 출산, 임신 등의 이유로도
아무 망설임 없이 전부 해고시켰다.


비서「 회장님. 오늘 일정표입니다. 」

야요이「 항상 수고하네요. 」

비서「 그리고 여기··· 미나세 제벌의 초대장입니다. 」

야요이「 ···초대장? 」

비서「 정확하게는 청첩장입니다. 미나세 재벌의 영애인 미나세 이오리가 
이번에 결혼식을 올린다고 보내왔습니다. 」

야요이「 그런가요···? 상대는 누구죠? 어느 저명인사의 아들인가요? 사쿠라이
가문에 아들이 있다는데 혹시 그 남자? 」

비서「 한때 미나세 이오리가 아이돌로 활동할 무렵에 소속되어있던, 765프로
덕션의 아카바네P라고 합니다. 올해 4월을 마지막으로 아이돌을 은퇴하면서 
전격 결혼발표를 했습니다. 」

야요이「 결혼이라··· 아카바네P··· 프로듀서와의 결혼··· 우후후후···. 」

비서「 회장님···? 」

야요이「 기뻐하세요. 당신이··· 조금 해줘야 할 일이 생겼으니까. 」


타카츠키 야요이는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은 8년 전 순수함을 잃었던 바로 그때와 너무나 똑같은
섬뜩함을 담고 있었다.



3



이오리 「 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한 거야?!! 」


미나세 이오리는 절규했다.
눈앞의 소녀를 향해 절규하고 또 절규한다.


야요이「 진정해줘, 이오리짱. 」

이오리「 닥쳐!! 어째서 네가 이런 짓을?! 그 사람은 한때 네 프로듀서이기도
했어!! 그런데 어째서 이런 잔인한 짓을 한 거야···? 」


이오리「 어째서 그 사람을 죽인 거야?!! 」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아카바네P는 행방불명되었다.

세상의 행복을 다 가진듯했던 미나세 이오리는 추락해버렸다.
불행의 땅 끝으로 추락하며 절망했다.
미나세 재벌의 재력까지 동원하며 사랑하는 남자를 찾고 또 찾았지만 실마리
조차 잡아낼 수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타카츠키 야요이가 찾아왔다.

거의 8년 만에 만나는 친우와의 재회에 이오리는 잠깐이나마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뒤에 이어지는 야요이의 말은 그녀의 모든 것을 끝장내버린다.


야요이「 그런 최악의 남자··· 이미 도쿄만의 물고기 밥이 되었을 거야. 」

이오리「 뭐··· 뭐라고? 무슨 소리야? 난 무슨 말인지 도저히ㅡ 」

야요이「 웃우! 기뻐해줘, 이오리짱!! 」

야요이「 내가··· 내가 죽였어. 」


야요이「 내가 프로듀서를··· 그 남자를 죽였어~!! 」



집으로 돌아가던 그 남자를 납치해서,
인간이 맛볼 수 있는 모든 끔찍한 고통을 느끼게 해주고,
마지막에는 내가 직접 두 눈의 빛을 빼앗았어.
나도 옛정이 있어서~ 죽일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이야.

주제도 모르고 끝까지 이오리짱을 부르더라구.
감히 성욕만 들끓는 천한 수컷 주제에 이오리짱의 이름을 입에 담다니,

그래서~
곱게 가루로 만들어서 바다에 뿌려버렸어.
인간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는 거잖아?
물고기 밥이 된 프로듀서는 이제 자연의 일부야.


이오리 「 너, 넌··· 넌 야요이가 아니야!! 넌 누구야?! 내가 알던 야요이가 
이럴 리 없어!! 야요이는 개미 하나도 못 죽이는 착한 아이였는데!! 」부들부들

야요이 「 이오리야말로 이상해. 」

야요이 「 내가 사랑하는 이오리가, 어째서 그런 최저의 남자를 선택한 걸까? 」

야요이 「 이건 뭔가 잘못된 거야. 그 남자가 이오리를 빼앗아간 거야!! 」

이오리 「 야요이··· 너 언제부터···? 」

야요이 「 이제 그 남자는 없어. 난 이오리짱을 다시 되찾았어!! 」


마치 춤이라도 추는 것처럼, 양팔을 좌우로 펼친 채 야요이가 환희했다.


야요이 「 봐, 이오리!! 이제 옛날의 그 가난한 타카츠키 야요이는 없어.
이제 이오리랑 같아!! 이제 동등하다고!! 더 이상 장해물은 없어!! 」

이오리 「 ······. 」

야요이 「 나랑 함께 하자, 이오리짱!! 나는 이오리짱을 좋아해.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 그 어떤 어른들보다도, 동료인 765의 모두들보다도, 쵸스케나 
카스미보다도, 아빠보다 엄마보다 더 좋아해!! 」

야요이 「 이제 언제까지고 함께 하는ㅡ 」


이오리 「 ㅡ이제 됐어. 」


야요이 「 ···에? 」

이오리 「 작별이야··· 야요이. 」





서걱!



이오리가,
자신의 목에다,
칼을 대고,
그대로 그어ㅡ

피가, 분수처럼, 반짝반짝~
언제나 반짝이던 아름다운 이오리~

그때의 이오리처럼 반짝반짝 붉게 빛나고 있어~!!


야요이 「 아아··· 아아아··· 」

야요이 「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어째서?!! 
어째서야, 이오리!!! 어째서어어어어!!! 」


야요이는 미친 듯이 이오리의 상처를 손으로 틀어막았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경동맥까지 깊게 베어버린 그 상처는···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이오리 「 나는··· 그때의 야요이가··· 그때의 야요이가 좋았는데···. 」

야요이 「 안 돼!! 안 돼, 이오리!! 겨우 되찾았는데!! 겨우 되찾은 행복인데!!!
어째서야?! 어째서 그런 최저의 남자를 택한 거야?!! 내가 여기에 있는데!!
누구보다 널 사랑하는 타카츠키 야요이가 여기에 있는데!!! 」

이오리 「 틀려···. 」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야요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이오리가 힘없이 말했다.


이오리 「 내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타카츠키 야요이는··· 이제 없어···. 」
 
이오리 「 내 추억 속에서만··· 존재했던 거야···. 」

야요이 「 이오리? 이오리?!! 」


이오리 「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만 야요이를 만나고 싶어···. 」

이오리 「 그때의 야요이와 함께··· 웃으면서··· 저녁을 먹고 싶었는데···. 」

이오리 「 야요이···. 」


투욱.
미나세 이오리의 손이 힘없이 떨어졌다.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그녀를 안은 채로··· 야요이는 빛을 잃어버린 눈에서
계속 눈물을 쏟아냈다.


야요이 「 ···웃우. 」


도대체, 얼마만일까.


야요이 「 웃우··· 일어나, 야요이. 하이터치하자··· 힘내서 일하러 가야지. 
그때처럼 라이브 공연하자? 응? 」

야요이 「 그리고 집에 오면··· 숙주나물 축제야. 응? 그러니까, 응? 응?
응? 응? 제발··· 제발···. 」


대답이 돌아올 리가 없다.
이것은 의외로 자주 있는 일.

어린아이가 무리해서 손에 넣으려한 장난감이 부서지듯이,
하나의 인간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타락해간다.
달콤하게··· 가라앉고 썩어간다.



4



타카츠키 야요이는 그 길로 뛰쳐나와 정신없이 거리를 배회했다.
이오리는 자살했다.
수사를 하면 그 사실이 드러나겠지.
대외적으로 이오리의 죽음에 있어서 자신에게는 어떤 책임도 없다.

그래, 책임이 없다.
이제 이오리가 없다.
책임도 없고 이오리도 없다.

모두 없어진다.
사라진다.


야요이 「 ······. 」


야요이가 멈춰선 곳은 어느 고깃집.
눈에 익은 간판이다.
아, 이곳은··· 14살 생일에 가족과 함께 고기를 먹었던 가게다.
그때는 가족이 함께였다.

이오리도 함께였다.


점원 「 어서 옵쇼! 무엇으로 드릴까요? 」

야요이 「 불고기··· 9인분···. 」


가까스로 입을 열고 음식을 주문한 야요이는 힘없이 의자에 걸터앉았다.
이 자리도 기억이 난다.
그때 이오리와 함께 마주보고 앉았었지.


점원 「 주문하셨던 불고기 9인분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


철판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야요이는 말없이 접시에 담겨있던 9인분의 고기를 한꺼번에 철판 위로 올렸다.
고기는 익어간다.
그때처럼 익어간다.
그때와 똑같은 향기로,
그때와 똑같은 빛깔로,
그때와 똑같은 맛으로 익어간다.

그렇지만,
철판에서 시선을 떼고 얼굴을 들면···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언제나 힘이 되어주었던 가족들도,
누구보다 좋아했던 이오리도 없다.


야요이 「 ······!!! 」


갑자기 젓가락을 든 야요이는 정신없이 불고기를 집어들었다.
아직 익지도 않는 고기까지 집어가며 닥치는 대로 입안으로 밀어 넣는다.
아니, 젓가락도 모자라서 이제 손까지 뻗어 고기를 먹어치웠다.
철판에 화상을 입은 손가락의 살갗이 벗겨지지만 아프지 않다.

지독하게 배가 고파서,
빨리 이 고기를 먹지 않으면,
그대로 죽을 것만 같아서!!

와구와구!!
와구와구!!
와구와구!!

타카츠키 야요이는 계속해서 고기를 입안에 쑤셔넣었다.
뚝! 치익!!

철판 위로 작은 물방울이 떨어져 증기가 되어 사라지더니,
이어서 굵은 물방울들이 쉴 새 없이 떨어진다.


야요이 「 ···웃우!! 」


맛있는데!
맛있는데!
너무 맛있는데!


야요이 「 웃우! 웃우!! 웃우우우!! 웃우!! 웃우!! 우우우우!! 우아아아아!!! 」


이렇게 맛있는데 어째서야?!
어째서?!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정말이지~ 그렇게 급하게 먹지 마, 야요이.
난 네 웃는 얼굴이 너무 좋아, 야요이.
널 보면 정말 힘이 나는 것 같아, 야요이.
정말 고마워. 내 친구가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야요이.

야요이··· 정말 좋아해.



야요이 「 웃우! 웃우!! 웃우!!! 」



그러니까 옛날처럼,
그러니까 옛날 같이,

옛날처럼 힘차게,
하이터치!

해줘야 하는데ㅡ

야요이라고, 
좋아한다고,
내 이름을ㅡ

ㅡ불러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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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슬아슬하게 올리는 아이마스 백합제입니다!!

원래 저저번 주에 올리려고 했지만 이빨이 부러지는 바람에~


어쨌든 미나세 이오리를 향한 타카츠키 야요이의 순애물입니다!!

순애물이에요, 순애물!!


그나저나 불고기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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