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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 is a Reaso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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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2, 2022 20:01에 작성됨.





시대는... 1600년대, 당시의 잉글랜드는 명예혁명을 거친 뒤였고 시계탑 역시 여러가지 개편을 통해 12학과에서 11학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특수한 사례로 인하여 본래의 역사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 또한 여러모로 일어났기에... 이 때, 시계탑에는 특이한 자들이 눌러앉게 되었고 그들은 나중에 교수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들 중 한 명은 전설속의 원장과 마도원수를 한 수 아래로 볼 정도로 어마무시한 마술 실력과 기반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는 시계탑에서 훗날 '푸른 신'라고 불리우게 되었다.


.......................................................


수많은 신비에 의하여 그 존재가 숨겨진 시계탑, 그 앞에 극동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두 소녀가 발을 들였다.


"......와 버렸다."

"와 버렸네요."


두 소녀의 이름은 각각 이노리(기도)와 유메(꿈)라고 하며 극동에서 꼭두각시를 다루기로 유명한 가문의 후예이며 옷 또한 극동의 것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들이 여기에 있어도 괜찮을까?"

"모르지, 우리들이야 그저... 이 봉서의 추천에 따라서 왔으니깐 말야."


이노리는 그렇게 말하면서 품속에서 봉서 두 장을 꺼내었다. 이것은 몇년 전부터 시계탑에 무단침입해서 놀고 먹고... 있는 것은 아니고 그들의 상식을 깨부수는 여러가지 마술을 가르치고 있는 자칭 '푸른 신'이라는 자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였다.


"대체... 이 '푸른 신'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우리들에게 이런 봉서를 보낸 것일까?"

"그건... 나도 모르지."

"으음... 일단 들어가 볼까?"

"그러자, 여기에 계속 있어봤자 아무런 일도 해결되지 않으니깐 말야."


그렇게 두 사람은 시계탑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시계탑의 학생들은 두 사람의 모습과 복장등을 보고 비웃었고 이 두 사람이 과연 얼마만에 시계탑을 그만둘 지에 대해서 내기를 걸었다. 


"야, 너희들. 저 두 사람이 얼마만에 여기를 그만둘 지 내기할래?"

"좋아, 나는 하루!"

"야, 하루는 좀 너무 빨랐다. 사흘은 줘야지."

"큭큭, 그래. 한 사흘은 줘야지."


그들의 비웃음을 애써 참아가면서 두 사람은 시계탑 안쪽으로 향하였다. 키득거리는 웃음소리와 째려보는 듯한 곁눈질이 느껴질 때마다 서로 맞잡은 손을 더욱 더 꼭 쥔 채로 계속해서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어느 한 문 앞에서 멈췄다.


"여기가... 그 '푸른 신'이 있는 곳인가?"

"그런가봐... 들어가 볼까?"

"...응, 그러자."


마음을 다잡은 이노리가 문의 손잡이를 잡고 힘껏 '옆으로' 밀었다.

......물론 그런다고 서양식 문이 열릴리는 없었다. 


"......뭐야, 문이 닫혀있는 건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게 이리저리 힘을 줘서 밀어볼려고 하던 이노리는 순간적으로 다리의 힘을 빼버렸고 그녀는 문고리에 매달리게 되었다. 


끼이익~


...그리고 그녀의 몸무게에 의해서 문이 조금이나마 열렸고 그제서야 문을 여는 방법에 대해서 깨달은 두 사람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로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달칵!


"...저기 봐봐, 그 두 사람. 저기로 들어갔어."

"잠깐만, 저 문은... 그 '문'이잖아!"

"정말인가... 대단하네..."


학생들은 그렇게 말하면서 두 사람이 들어간 문의 위에 걸린 명패를 바라보았다. 그 위에는 커다란 삼나무로 이루어진 명패에 '푸른 신'이라고 적혀있었다.

그 존재는 현재 몇년 째 이 시계탑의 한 공간을 무단점거 하고 있는 존재로써 특별한 피해를 주지는 않고 있으며, 역으로 자신이 무단점거한 공간에 대한 미안함의 의미인지 가끔씩 얼굴을 내비춰서 수업을 가르치고 있다.

문제는... 처음에는 무슨 이상한 헛소리를 하는 것으로 느껴졌고 이 때문에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가문의 자제들만이 이 수업을 들었는데... 어느샌가 부터인가 가끔씩 마도원수가 이 수업을 들으러 오는 것에 의구심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이건... 정말로 가능한 건가?"

"말도 안 되는군... 이러한 법칙만으로 정말로 납을 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건가?"

"그건... 정말로 가능할 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믿을 수 없군. 어떻게 세상의 모든 물질을 극히 작은 구형태의 조각에서부터 시작하게 만든다는 건가."

"그렇기는 하나..."


그렇게 시계탑의 원로들과 관위급의 마술사들이 열띈 토론을 펼쳐보았지만 제대로 해결되는 일은 없었고 결국, 그들은 '푸른 신'의 수업을 암묵적으로 허용하였다. 그렇게 시계탑의 시간표에 어느샌가 '푸른 신'의 시간표가 생겨났지만 정작 수업을 진행해야할 '푸른 신'은 자신의 마음대로 수업을 진행하였고 이에 현재로써는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 수업이 되었다.

그런데... 방금 전의 두 사람은 그런 '푸른 신'이 무단점거 하고 있는 그 방에 들어간 것이였다. 그 누가 와도 열리지 않았던 그 문이 열렸다라는 것은... '푸른 신의 수업이 진행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였다.


"과연... 정말로 '푸른 신'이 수업을 진행할까?"

"그건 나도 모르지... 그래도 기대는 해보자고."


그렇게 학생들은 내심 '푸른 신'이 수업을 열어줘서 본인들이 모르는 지식을 가르쳐주기를 기대하면서 서둘러서 자신들의 시간표에 맞춰서 움직였다.


한 편... '푸른 신'의 방안으로 들어온 이노리와 유메, 두 사람은 기이한 광경을 목도하고 있었다.

이매망량들이 날뛰는 극동의 출신이 두 사람이 기이하다고 할 만한 것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녀들의 눈 앞에 보이는 광경은 기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그녀들의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총 7명으로 인종과 성별이 각각 달라보였다.

끼릭끼릭~

우선적으로 눈에 띈 사람은 남들보다 커다란 키와 언뜻 보면 푸른 색으로 보이는 녹색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이였다. 그 청년은 자신들의 침입에 별 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야, 이상한 거 하지 말고 똑바로 조립이나 해봐"


두번째로 눈에 띈 사람은 금색 가면을 쓴 청색과 흑색 줄무늬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는 이상한 사람으로 눈 앞에 있는 뭔가를 조작하고 있었다.


"알겠다. 그러니 일단 이 부분을 어떻게든..."


세번째와 네번째는 둘 다 여성으로 한 명은 등 뒤에 날개를 달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은발에 자주빛 눈을 가진 매력적인 여성이였다.


"딱 봐도 망했는데? 그냥 포기하자."

"포기하기에는 노아가 불쌍하지 않습니까? 조금만 더 힘내보도록 하죠."


다섯번째와 여섯번째 사람은 둘 다 남성으로 보였으며 한 명은 긴 장발에 하얀 옷을 입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은발에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런가? 하긴 얼굴만큼은 아름답게 만들었으니깐 말야. 포기는 조금 이르지"

"그렇습니다. 우선 엔키가 말하는 대로 정직하게 조립부터 합시다."


그리고... 남은 일곱번째 사람... 아니, 존재는 머리만 존재하고 있는 은발의 여성으로 그녀들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비두만*?"

"...비두만이 뭔가요?"

"히익! 저, 저 머리가 말을 했어!!"

"어라? 어이~ 엔키. 누가 방 안에 들어왔는데?"


갑작스럽게 자신의 의문에 대답을 한 머리만 남은 여성의 대답에 이노리는 순간적으로 놀랐고 그제서야 그녀들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된 은발의 남성이 엔키라는 남성에게 침입사실을 알려줬다.


"누가 여기에 들어온 거지...?"

"글쎄요, 혹시 당신이 보낸 그 봉서를 받은 두 사람이 아닐까요?"

"그런가? 벌써 왔구만..."


서로간의 잡담을 하면서 고개를 돌린 것은 녹발의 남성이였다. 그는 두 사람을 확인하자 선뜻 다가와서 그녀들의 앞에 멈춰섰다.


"음... 안녕? 내가 너희들을 부른 것 같은 데 말이지..."

"아,안녕하세요..."

"잡아먹지 말아주세요...!"


엔키는 그녀들을 별로 겁줄 생각은 없었지만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저 인조인간의 머리 때문인지 몰라도 이미 겁을 먹었는지 제대로 된 대화가 되지 않았고 그래서... 잠시 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다.



후루룩~

"하아~ 그러니깐... 인조인간이라고요?"

"그렇다네, 환술과 연금술, 그리고 나의 수비술을 이용한 골렘 제작술로 한 번 스스로가 만들어진 존재임을 인식함에도 제대로 움직이는 자를 만들기로 하였지, 그리고 이것을 제어하는 자가 바로... 이 엔키이지."

"시끄러워... 타카네, 나 크림슨 불 줘."

"오늘 이미 5캔이나 드셨으니 그만 드세요."

"칫...!"


타카네라는 은발의 여성에게 크림슨 불이라는 것을 원한 엔키는 자신의 부탁이 거절당하자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의 옆에 앉아있던 날개 달린 여성은 두 사람을 보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말야... 이 두 사람은 무엇 때문에 부른거야?"

"아, 극동 출신의 쓸만한 마력회로를 가진 애들을 발견해서 말야. 혹시 모르잖아, 극동의 꼭두각시 제조법을 사용하면 막히던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말야."

"과연... 그렇군요. 그것은 좋은 발상입니다."

"그렇다면 당장 축하 파티를 준비해 볼까나?"

"더 이상, 이번 달의 파티는 금물이랍니다. 멀린님."

"치잇, 아쉽네..."

"그렇다면당장그꼭두각시라는것의제조술을적용할수있을..."

"진정해, 아비케브론."


타카네의 일침에 멀린은 삽시간에 주눅든 모습을 보였고 아비케브론은 꼭두각시의 제조법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는 말에 격한 호감을 보였다. 물론 호감을 넘어서 폭주할 뻔 하였지만 이 또한 엔키가 막아서는 것으로 해결되었다.


"그,그러면 저희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 되는 건지..."

"아, 잠은 여기... 이거 들고 저기 있는 이상한 동상의 입 안에다가 넣으면 옆에 문이 열릴 거야. 거기다가 짐 풀어놓고 잠도 자."

"아,알겠습니다..."


엔키가 건네준 네모나고 가벼운 뭔가를 받아든 그들은 오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잘 부탁해~"

"네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그녀들은 한동안 이 시계탑에서 머무르게 되었다. 


가을이였다.




몇 주 뒤...


"아니, 누가 여자 가슴을 무슨 사람 대갈통 만하게 만들어요, 유선 다 찢겨나가게 생겼네. 연질 부위 다 망가진다고요!!"

"하지만..."

"喝!!"

"끄응... 알겠다."


의지의 극동인이라는 말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노리와 유메는 그 한순간의 시간만에 이 곳에 적응하기 시작하였다.

이노리는 가문에 비전으로 전해져 내려온 꼭두각시 제조법을 이들에게 전해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같이 인조인간을 제조하고 있었다.

다만... 엔키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욕망이 과할 정도로 컸는데 그 중에서도 아비케브론의 온갖것을 다 골렘으로 만들려고 하는 기행은 상식외의 상황을 불러일으켰고 지금도 이렇게 그의 기행을 막느라 열일중이였다.


"와우, 대단한데? 키는 땅딸막한데 여기 있는 다른 사람들 중에서는 가장 강해보이는데?"

"저는 며칠 전에 그녀에게 한 번 잘못 데이는 바람에 더 이상 그녀의 화를 받을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저런, 분명히 몇 주 전만 해도 우물쭈물 거리던 아이였는데... 어느새 저렇게 되어버린걸까?"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어쩌면 사람의 심리는 연금술이나 마술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군요. 연구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멀린과 호엔하임은 저 멀리서 이노리와 아비케브론이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사마엘이 건넨 것을 씹어먹고 있었다. 그 정체는 당연하게도 팝콘으로 이 시대에도 옥수수는 잉글랜드 땅에 들어왔으나 이런식으로 먹는 사람은 당연히도 없었기에 그들은 지금 천국의 맛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이노리에게 갈궈진 아비케브론은 마치 모든 것을 하얗게 태워버린듯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앉아서 쓰러졌고 이노리는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말이지... 왜 계속 쓸데없는 것을 붙이려고 드는 걸까요. 이해가 되지를 않네요."

"그건 우리들도 잘 모르지만... 요즘 녀석이 하는 일을 보면 스스로 육체를 골렘으로 바꾼 만큼 또 바꿀 생각이 있는 것 처럼 보이던데 말야."

"으윽, 정말로 그러는 거라면 저는 당장 그만두기를 바랄게요. 생각만해도 좀 그렇네요..."

"그렇군요, 그보다... 유메 양은 어디로 갔습니까?"

"아, 타카네씨하고 같이 어디를 좀 나가시기는 하셨는데..."


이노리는 머리를 글적이면서 주위를 돌아보다가 더 이상 할 것이 없음을 깨닿고는 손가락을 튕기더니 공중에서 뭔가를 꺼내었다.

그것은 작은 열쇠 같은 것으로 그녀가 쓰고 있는 손가락을 튕겨서 여는 아공간과 함께 엔키가 건네준 것으로 심심할 때마다 자신이 수업을 진행하는 교실로 와서 봐도 된다는 의미로 준 것이다.


"대체 엔키님은 제게 이런 것을 왜 주신 걸까요? 이해가 되지를 않네요."

"글쎄~ 혹시... 너에게 관심이 있는 걸지도?"

"에엑? 정말인가요. 그건 좀 그렇네요...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이노리는 그렇게 말하면서 머리를 글적였다. 그 모습은 마치... 부끄럽다는 듯이 몸을 배배꼬는 것이 몽마와 연금술사의 흥미를 자극하였다.


"흐음~ 그렇구나. 과연... 그런 거였구나."

"이것은 확실히... 흥미롭군요."

"윽! 갑자기 뭐하시는 건데요!!"

"아니~ 그냥 뭔가 재미있어 보여서 말이지."

"그런고로 여러가지 실험을 해도 괜찮겠습니까?"

"개소리 하시지 마시고 꺼지세요. 저는 엔키씨의 수업이나 보러 갈 거니깐요."


이노리는 두 사람에게 혐오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공중에 열쇠를 꽂고는 돌려서 문을 열고는 그 안으로 이동하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멀린과 호엔하임은 마치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릇안에 남아있던 팝콘을 다시 주워먹기 시작하였다.



끼이익~

'하아... 여기는 정말로 조용하고 좋다니깐요.'

사각사각~

"자, 여기에다가 이제 서로간의 계약을 적은 양피지를 올리고 태우면... 이렇게 푸른 불꽃이 피어오르면서 계약이 성공된다. 만약에 서로간의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시에 이행 불응자의 영혼을 태워버리기에 최강이자 최악의 계약진이기도 하지."

"그렇군요, 대단하시네요."

"선생님~ 그러면 다른 탈 수 있는 것이라면 다 되는 건가요?"

"그렇기는 하지만 나무 조각상을 태우게 되면 마술식이 계약진이 아니라 번제로 작용해서 조각상의 형태를 한 망령이 소환되어서 네 몸을 찢어발길 것이다. 하지 말아라, 플립."

"네에~"

키득키득~

"정말이지... 아낌없이 나눠주시네요."


이노리를 그렇게 말하면서 교탁 앞에서 '떠 있는' 엔키를 바라보았다. 먼 미래라고 할지라도 가르치는 사람이 누워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는 그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생각하면서 이노리는 빈 자리에 슬그머니 앉았다.


"하아... 자, 그러면 다음으로 가르쳐 줄 것은 방금 가르쳐 준 술식을 기반으로 한 영령 소환진이다."

"영령 소환진이요?"

"그래, 이것은 방금 가르쳐 준 계약진과는 다르게 이것은 과거에 실제로 살아서 역사와 전설등을 만들어낸 영웅들을 소환하는 것이다.  나도 아직까지는 개조를 하고는 있지만... 이대로 진행만 잘 한다면 분명히 대단한 짓거리를 해낼 수 있겠지."


엔키가 꺼내든 다른 마술진을 본 학생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과거의 영웅들을 소환해서 어쩌자는 건지 말이다. 그 모습을 본 엔키는 한숨만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실은 이거, 원래는 포우를 막기 위해서 미리 고안해 둔 것을 개조한 건데... 역시나 요즘 애들은 눈이 낮다니깐.'


사실 그가 꺼내든 마술식은 잘 파고든다면 헛점투성이인 말그대로 써먹지도 못할 엉터리 마술진이다. 그렇기에 그는 이 마술식을 자신의 수업을 들으러 온 학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얼마나 대단한 심미안을 지녔을 지 볼려고 하였으나...대 실패로 끝나버렸다.

저 멀리서... 혼자 빈 자리에 앉아 자신이 만든 마술식을 보고 있는 이노리를 제외하고 말이다.


'저 술식... 개조했다기에는 여러모로 이상한 점이 많아, 마치... 아주 오랫동안 갈고 닦아서 부드러운 결을 가진 나무조각처럼 말끔해 보여...'


이노리는 그가 만들어내었다고 하는 그 마술식을 보면서 의문심을 가졌고 그것을 엔키가 놓칠리는 없었다.


'과연... 이노리는 한 번에 알아보네.'

"자,그러면 오늘의 수업은 여기서 종료. 마술식은 지울테니깐 함부로 사용하지 말도록."

""알겠습니다~""


엔키는 손가락을 튕겨서 그려진 마술식을 제거하면서 교실 바깥으로 나갔고, 정리를 한 뒤에 뒤이어서 교실을 나갈려는 학생들의 틈바구니에 섞여서 나온 이노리는 복도를 천천히 걸어다녔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오후, 조금씩 지기 시작하는 태양은 따스한 햇살과 함께 낮잠 자기에 딱 좋은 기온을 유지하였다.


"...잠깐 잔디밭에 누워 있을까요? 마침 잠도 오는데 말이죠."


이노리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며칠 전에 엔키를 도와서 꼭두각시(나중에 노아라는 이름이 붙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의 파츠를 같이 옮기고 있던 도중에 발견했던 커다란 나무그늘에 누워서 잠시 잠을 청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도착한 나무 그늘 아래에는... 조금 전 수업을 끝내고 교실을 나갔던 엔키가 어디선가 꺼낸 푹신거리는 것을 머리에 베고 있는 채로 곤히 잠에 들어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이노리는 갑작스럽게 엔키를 다시 보게 된 것에 대한 놀람과 자신이 잘려고 점찍어둔 잠자리에 누워있는 모습에 대한 당혹스러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 한참동안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자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각각 포기와 분노로 포기는 말 그대로 이 곳을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아가는 것이였고 분노는...


"쨔사!"

퍽!


... 그를 걷어차고 비키게 하는 것이였다. 그런 것은 통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강철보다 튼튼한 근육과 뼈로 구성된 엔키의 육체는 한낮 어린 여성의 힘으로는 충분한 위력의 피해를 입힐 수 있을리가 만무하였고 이노리는 자신의 부어오른 발등을 부여잡고 잔디밭을 뒹굴었다.


"아파-앗!!"


이노리는 잔디밭을 구르면서 엔키를 쳐다보았다. 혹시라도 자신이 찬 충격에 의해서 일어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노려보았지만... 끄떡도 없었다. 엔키는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은 듯이 그저 곤히 자고 있었다.


"와아... 왠지 몰라도 갑자기 열이 받네."

"zzz~"

"예전에는 안 이랬던 것 같은데..."

지지직···!

"응? 잠깐만... 예전이라니 그게 무슨..."


이노리는 갑자기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에 이상함을 느꼈다. 예전이라니... 자신과 엔키가 만난 것은 분명히 고작 몇주밖에 되지 않았을 건데...


"이,이상하네... 어째서 갑자기 그런 게 떠오른 거지...?"

부들부들...

"분명히... 나하고 이 사람은 만난 지 그렇게 길게 되지 않았을 건데 왜..."

"아주 먼 옛날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을까?"


이노리는 부들거리는 자신의 몸을 부여잡으면서 엔키의 얼굴을 확인하였다. 눈매, 콧선, 입술, 얼굴 형태... 모든 것이 다 낮설지 않았다. 저 녹색의 머리카락 역시... 각기 다른 두가지 색으로 분리하면 자신이 아는 것 같은 얼굴이 나올 것 같았다...


"대체... 당신은 누구인 거죠...? 누구이길래... 제가 이렇게나 당신을 보고... 마음이 떨리는 건가요...?"


이노리의 속삭이는 듯한 말은 엔키의 귀에 들어가지 않은 듯 보였고 아무런 반응이 없는 그를 놔두고 이노리는 자신이 빌리고 있는 방으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솟아오르는 의문이 담겨 있었지만 그것을 일부러 꺼내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만한 용기는 없었다.



끼이익...


"아, 돌아왔구나. 이노리, 오늘은 말야..."

풀썩~

"...이노리? 괜찮아? 왜 기운이 없어보여?"

"...아무것도 아니야."


유메는 갑자기 힘이 쭉 빠진 채로 돌아온 자신의 친구를 보고는 걱정을 하였다. 평상시에 밝은 얼굴을 보여주던 그녀와는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마치... 뭔가 돌아가던 톱니바퀴가 빠진 꼭두각시처럼 말이다.


"이노리, 괜찮아?"

"...아, 미안해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기는... 딱봐도 얼굴이 이상한데 말이야."

"그냥... 별 일은 아닌데 그냥 그..."


이노리는 자신이 마음속에 숨겨둔 그 마음에 관한 얘기를 해도 될 지에 대해서 고민하였고 그 한순간의 고민이 자신과 유메와의 사이를 영원히 멀어지게 만들 줄은 몰랐다.


"... 저기, 유메. 실은 내가..."


...콰가가강!!


"꺄악! 뭐야. 왜 갑자기 뭔가 박살나는 소리가...!"

'뭐야... 왜 지금 이런 대낮에 불길한 소리가...?'


그리고 두 사람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확인을 할 새도 없이 누군가가 두 사람이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두 분 다, 피하세요! 사마엘님께서 이상한 광선을 맞으셨는데 갑자기... 꺄악!"

와장창창!

"크윽...! 네 녀석은 대체... 뭐냐!"

기기기긱!!

"하, 급전개라서 미안하지만... 여기서 죽어라. 또 다른 나여."

채앵!

"그런 말을... 그대로 따를 것 같냐!!"


갑자기 나타난 사마엘과 대적하고 있는 검은 사마엘의 결투에 주변 건물들이 하나둘씩 박살이 났고 여러 교수들과 학생들이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들을 하나둘씩 대피시키는 와중, 이노리와 유메는 두 존재의 싸움에 피하지 못한 타카네를 데리고 무너지는 파편을 피하면서 도망치기로 하였다.


"유메, 너가 왼쪽 어깨를 부축해 줘, 내가 반대쪽 어깨를 부축할게!"

"아,알겠어...!"


두 사람은 있는 힘껏, 타카네를 데리고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몰라도...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 죽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발버둥을 쳐 보고 싶었기에 계속해서 무너져 내리는 건물의 파편을 피하면서 나아갔다.

그 사이, 엔키는 갑자기 들려온 폭파음에 눈을 뜨고 손가락을 튕겨가면서 무너져 내리는 건물을 고정하고, 있는 힘을 다해서 현실을 최대한 조작해서 사망자를 0명으로 만들고 있었다.


"쯧...! 이게 무슨 짓거리람..."

"저기 말야, 나 슬슬 힘이 부치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하지?"

"그냥 환술이나 쓰면서 사람들이나 구해!"

"알겠어..."


멀린은 갑자기 엔키에 의해서 소환된 상태로 환술쟁이로 부려먹히면서 혹사당하고 있었다. 분명히 자신은 언제나처럼 방 안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폭파음이 일어나고 건물이 무너지게 되는 와중 갑자기 그에게 의해서 소환되었고 이렇게 부려먹히는 상황에 놓였다.


"나는 분명히... 오늘도 월급을 떼어먹는 월급도둑의 삶을 살고 있었는데... 이건 부조리해...!"

"그러면 너도 시계탑에 내가 만들어 놓은 아공간 지우면서 그 안에 있는 것들 다 정리할래? 저 무너지는 건물 안에서 말야."

"음... 그냥 여기가 더 나은 것 같네."

"당연하지."


그렇게 만담을 나누는 것 같은 두 사람이지만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의 양이 많은 것은 숨길 수 없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시계탑이 붕괴하는 상황을 막고 있던 도중, 건물 벽을 부수면서 날아온 덩어리가 땅에 떨어지면서 퍼지는 충격파에 뒤로 밀려나게 되었다.


투콰가강!!


"이런! 대체 뭐야?"

"내 생각이지만... 아마도 이 상황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피어오른 흙먼지가 가라앉자 거기에는 거대한 크레이터 안에서 서로 주먹질을 하면서 싸우고 있는 하얗고 검은 사마엘이 보였다.


퍽!퍽!

"이익...! 저리 꺼져, 이 가짜야!"

"가짜라니! 나는 엄연한 그대이다!"

"말이 되는 소리냐? 나는 천사여, 얼터가 나올 수 없다고!!"

"있을 수 있지 않은가, 신의 독이라고 불리우고 거기에 타천까지 당하였으니 반전형태가 존재할 만한 이유는 있지. 안 그런가?"


두 사마엘은 그렇게 서로를 때리고 막고 온 몸에 흙을 뭍혀가며 싸웠다. 그러다가 하얀 쪽의 사마엘이 검은 사마엘의 복부를 걷아차면서 서로 멀리 떨어지게 되었다.


"치잇...! 왜 저렇게 주먹이 매운 건데?"

"그건 이쪽이 할 말이다... 할 수 없군, 이건 쓰지 않을려고 했다만..."


검은 사마엘은 뭐라 중얼 거리면서 자신의 가슴에 손을 밀어넣더니 작은 조각상을 꺼내고는 바닥에 피를 흩뿌려서 마술진을 그려내고 가운데에 조각상을 올리고 마력을 불어넣었다.


"야, 잠깐만! 그건 아니잖아!!"

"시끄럽다. 이쪽이 그 검보라색 광선으로부터 받은 정보는 이것이란 말이다. 나와라, 묵시록의 붉은 용. 즉 천마적룡이여!!"


검은 사마엘의 부름에 마술진에 불이 붙더니 조각상에 금이 가기 시작하였고 순식간에 인간의 형상을 갖추면서 커졌다.

그렇게 나타난 천마적룡은... 마치 엔키와도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다만 다른 점이 있었다면 바깥은 은색, 안쪽은 붉은 색으로 이루어진 긴 머리카락에 머리위에는 불꽃으로 이루어진 10개의 뿔이 자라나 있는 온 몸에서 타르와 같은 액체를 흘리고 있는 점이였다.


"크르르륵....크아아아아!!"

"그래, 아주 좋구나. 자, 적룡이여. 저들을 먹어치워라!"

"크라라라라라!!"


적룡은 검은 사마엘의 명령대로 순식간에 엔키들에게 덤벼들기 시작하였고, 엔키는 한순간에 적룡의 양 손을 붙잡고 박치기를 먹였다.


"이거나 먹고 꺼져!!"

까앙!

"크악!!"


그럼에도 적룡은 쓰러지지 않았지만 이 순간을 기점으로 순식간에 하얀 사마엘이 달려나가더니 검은 사마엘에게 헥토파스칼 킥을 먹였다.


"이거나 먹어라!"

퍼억~!

"쿨럭...!"

털썩!


하얀 사마엘의 헥토파스칼 킥을 맞은 검은 사마엘은 순간적으로 균형을 무너트리고 넘어졌고, 이 틈을 타서 엔키가 적룡을 들어올리더니 검은 사마엘이 있는 쪽으로 던졌다.


"으랏챠!"

"키에에엑!!"

콰가강!!

"으악! 이런... 설마 이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을 줄이야..."

"닭가슴살 짱짱맨이다. 이것아."

닭찌찌에 소금만 쳐서 먹은 근육을 무시하지 마라."

"어휴, 대체 그것만 먹고 어떻게 살아온 거래..."


그렇게 만담 아닌 만담을 주고받고 있는 엔키 일행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던 검은 사마엘은 갑자기 쿡쿡거리면서 웃기 시작하더니 이내 크게 웃기 시작하였다.


"하하하...아하하하~!!"


그 모습을 본 엔키 일행은 당연하게도 검은 사마엘이 결국 실성한 줄로만 알았다.


"저거 뭐냐, 실성했나본데?"

"잠깐만 기다려봐, 시켜볼 게 있어."

"야, 그러면서 멍석하고 육모방망이 들고 가지 마라."

"그러는 너도 어디서 들고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망치 들고 오지 마."

"두 사람 다 지금 뭐하는 거람..."


그나마 제 정신인 멀린은 두 사람이 이상한 장난을 할려고 하는 것을 막아섰고 그 사이, 검은 사마엘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신의 시야 한 구석에 찌그러져 있던 적룡에게 명령을 내렸다.


"...적룡이여."

"...끼에에엑?"

"명령이다..."


"보구, 아트라하시스(창천으로 쏴올리는 혈주)를 시계탑 건물에다가 쏴라."


그리고 그녀의 말이 끝나자 마자 순식간에 자신의 몸안에 있는 마력이란 마력을 모두 끌어모은 적룡이 고개를 돌려서 시계탑 건물에다가 향하자 검은 사마엘이 말한 명령을 그제야 들은 엔키 일행은 재빠르게 적룡의 보구를 막기 위해서 순식간에 그들에게도 달려갔지만...


"키에에에엑~!!"

...투콰가가가가각!!


... 한 순간에 시야를 하얗게 물들일 정도의 파괴력을 막아내기에는 한 발자국, 딱 한 발자국이 부족하였다...

그리고 그 순간, 시계탑 안에서는 아직 빠져나가지 못하고 탈출구를 찾고 있던 이노리일행은 갑자기 밝아진 시야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였고, 이 때 유메는 자신의 왼쪽에서 뭔가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자마자 이노리와 타카네를 저 멀리 던졌....


...투콰가가가가각!!


...........................................



쏴아아아~


아프다, 온 몸이 다 아프다... 왜지? 왜 몸이 아픈 걸까?

눈을  떠보자, 완전 박살난 주변이 보였다. 하늘에서는 비도 내리고 있다. 눈살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억지로 돌려가며 주변을 둘러보자 근처에 널부러진 타카네씨와 그리고...


"저 숯덩이는... 인간 같네..."


마치 인간 같은 숯덩이다. 그래, 딱 유메가 저 정도 크기... 유메?


"잠깐...만, 설마... 유메가...?"


저 숯덩이가 유메라면 살았는지 확인해야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움직일려고 하자 뭔가가 조금씩 뽑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문득 아래쪽을 내려다보니깐... 하반신은 저 멀리 날아가 있었고 하반신과 연결된 내장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 미친..."


미쳤다, 호루몬이 뽑혀나오고 있다. 으윽... 저게 보통 그... 곱인가? 사람의 곱도 돼지의 것하고는 별반 다르지 않구나.


"하아... 하아... 아파 뒤지겠네..."


속이 쓰라린다. 아... 버터 케이크 먹고 싶다. 여사제들 중 누구더라... 누구 한 명이 잘 했는데 말이다... 이름이 그...


"...아, 그렇구나. 나 지금... 잠시 기억이 돌아왔구나..."


아주 잠시이지만... 거의 다 죽어가는 이런 상황에서야 지금 겨우 내가 누구인지 기억나고 있다. 나는 두트르... 지금은 이렇게 죽어가는 것으로 봐서... 지금보다 조금 더 죽을 것 같으면 아마도 자동으로 갓난아기 상태로 돌아갈 것 같다...


"아... 엔키씨 다시 봐야하는데... 그보다 유메가 살아 있는지도..."

꾸룩~

"으윽...! 내장 뽑히는 소리는 이상하네요..."


움직여볼려고 했지만 내장이 계속해서 빠져나올려고 해서 안될 것 같다. 그러는 사이 타카네가 정신을 차렸다.


"으윽...!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노리씨?!"

"두트르입니다... 기억은 회광반조 해서 돌아왔나보네요..."

"그게 무슨... 으윽! 머리가... 두트르님? 죄,죄송합니다!! 제가 바로 못 알아뵙다니..."

"괜찮으니깐... 엔키씨나 찾아와주세요... 할 일이 있으니깐요..."

"아,알겠습니다...!"


타카네는 잠시이지만 저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는지 빠르게 엔키씨를 찾으러 떠났고 그 사이 온 몸에 극심한 상처를 입은 사마엘님을 멀린이 업은 채로 다가왔다.


"이런...! 이쪽은 많이 심각한데..."

"개소리 하시지 마시죠... 멀린..."

"이런, 이러는 상태에서도 살아있는 거야? 신기하네..."

"... 이러니깐 포우씨가, 캐스팔루그가 떠난거랍니다. 반몽마씨..."


저 열받는 반몽마는 자신의 숨겨진 진실을 제가 알고 있으면 안된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놀랐지만... 뭐, 나중에 다시 밝힐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니깐 이쯤에서 그만두고, 빨리 엔키씨가 오셔야 할 건데...

그렇게 조금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타카네가 엔키씨를 데리고 오셨다. 엔키씨는 뭔가 조금은 멍한듯한 표정을 지으신 상태로 양 손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 같은 것과 검은 사마엘씨를 붙잡은 채 끌고 오고 있으셨다.


"하아...하아... 최대한 빠르게 왔습니다."

"타카네 이게 무슨... 두트르?"


다행이네, 내가 일시적으로 기억을 되찾은 만큼 엔키씨도 일시적으로 기억을 되찾았나보네요.

엔키씨는 빠르게 양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을 놓은 채로 저에게 다가오셨습니다. 아아... 그렇게 하시면 호루몬이 더 뽑혀 나올건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두트르. 정신 차려!!"

"그렇게 흔들지 말아주세요... 내장이 뽑혀나와요...!"

"아, 미안..."

"괜찮으니깐... 잠시만 그... 아자토스하고 연결해주세요. 이건 좀 아니잖아요..."

"아아... 알겠어. 잠시만 기다려봐."


엔키씨는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아자토스와의 연결을 실행하셨다. 자, 제가 이렇게 되었고 거기에 기억까지 되찾았다고는 하지만... 심장에 느껴지는 그 감각은 아마도 이 상황이 일종의 틀을 벗어난 상태이기에 이렇게 된 것 같네요.

그렇다면... 이것을 빌미삼아서 한 번 더, 마지막 도박을 해볼까요?


츠즈즈...

[...무엇 때문에 부른거지? 두트르여.]

"네, 제가 지금 틀을 벗어난 상태로 기억이 돌아와서..."

[크흠! 그것은...]

"괜찮아요, 그보다... 조건. 걸어도 되나요?"

[...좋다, 말해보거라. 단 두가지만 된다.]

"좋아요, 첫번째는... 여분의 목숨 좀 주세요..."


여분의 목숨,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다. 이미 한 번 틀이 어긋난 이상, 이렇게 한 번 더 죽을 가능성이 있다. 그 때, 이 여분의 목숨이 발동하여서 나를 되살릴 것이다. 피해의 최대치는... 아, 지금 아자토스가 보낸 정보에 따르면 목이 베이는 정도라면 대략 2번 정도는 되네요... 신기해라.


[자, 두번째는 뭔가.]

"유메씨 좀... 어떻게 해주세요..."

[...그것은 불가하다. 이미 죽었을 뿐더러 저 아이는... 이미 다른 계약으로 묶여있다.]

"다른... 계약?"


그렇게 생각하니깐... 있었다. 8명의 전생에 관한 것이 말이다. 저 얼굴은 분명히... 엠샤그의 것이다. 그렇구나...


"그렇네요... 죄송하네요."

[문제없다. 그러면 다른 소원은...]

"소원은... 조금 바꿀게요, 저에 대한 것을 유메에게 덧씌워주세요. 나중에... 다시 회귀하였을 때... 제가 유메였던 것처럼 착각할 수 있게요..."

[...그것은 문제 없다.]

"좋아요... 감사하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엔키씨를 보자... 우선 사마엘님 위에 다른 인격이 깃든 몸을 덧붙여서 존재를 틀어막기로 하였는데...


"이대로... 이대로 갈 수는 없다!! 사마엘은 내가 데려가마!!"

"아,안돼!!"

"사마엘님!!"


...검은 사마엘이 그녀를 들고 달아나기 시작하였다. 이에 타카네가 어쩔 수 없이 영혼을 분리해서 그녀의 뒤를 쫒기로 하는데... 어라? 왜 눈꺼풀이... 감기는 것 같지...?


"젠장할! 티아마트, 나와서 막아!"

"...어머니라고 부르라고 했거늘. 일단 막아주마!"


저쪽은... 왠 괴수 대전이 펼쳐지는 것 같다... 아, 잠깐만... 타카네와 저 거대한 분이 흡수 당하면.... 안되는데....


"으으으... 더, 더 이상은... 못 버텨..."

스륵~



.....아, 피곤해. 잠시만... 잠시만 다시 눈을 붙이면 될 것 같은데...



...................................





....코

사...코.

사..치..코..


사치코"으음...."

이오리"사치코, 눈 좀 떠봐. 괜찮은 거야?"

사치코"아......"

이오리"아, 눈은 떴네, 다행이다."

사치코"여기는..."

이오리"아, 지금 한참..."

콰직!

츠루기"끝이다. 루시퍼."

루시퍼"이럴수가... 이럴수가...!!"

츠루기"하, 고작 그딴 마음으로 이쪽을 이길려고 한 거냐? 달아나면서 츠바이하고 티아마트를 흡수하였는데도 이 정도라니... 너무한 거 아니냐?"

루시퍼"니 녀석 따위한테 그딴 소리를 들을려고 그녀들을 흡수한 줄 알았냐? 어림도 없는 소리다! 젠장할! 하필이면 에나... 그딴 거짓된 년한테 자아까지 침식당할 줄이야... "

츠루기"역시 에나야. 츠바이하고 티아마트가 흡수당하는 시점에서 너를 같이 흡수할려고 할 줄이야... 덕분에 역사가 또 일그러져서 나는 에나를 여동생으로 알게 되었다고... 지금쯤이면 천계에 있던 테나는..."

루시퍼"그건... 내가 만들어낸 거지. 참 재미있었다고, *반역신으로써의 거짓된 과거 지어내기."

츠루기"쌍으로 지랄을 한다"

루시퍼"시끄럽다! 어떻게든 그 년하고 따로 분리가 되지 않았으면 끝까지 네 녀석의 몸 속에서 같혀있어야만 했다. 용서할 수 없다!"

츠루기"용서는 내가 할 수 없어. 그저 타인을 상처 입히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하다니 말야. 너에게는 타인을 위한다는 감정이 없나?"

루시퍼"그딴 건 필요없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오로지 힘! 그 누구보다 가장 강력한 힘이다!!"

클라리스"감히... 그런 망발을 내뱉다니!!"

이오리"와우... 이거 좀 뭐랄까나..."

스윽~

사치코"...틀렸어요."

마유"어라? 사치코씨. 언제 일어나셨...

사치코"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루시퍼."

루시퍼"칫... 뭐야, 너는!"

츠루기"어라...? 너... 괜찮은 거야?"

사치코"괜찮다고 하나면..."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배배꼬음

루시퍼"하! 이거 잘 되었군. 일단 네 녀석을 인질로 삼아주마!!"

사치코"당신, 저. 귀엽나요?"

클라리스"사치코씨?!"

클라우드"사치코양! 지금 그렇게 앞으로 나아갔다가는...!"

루시퍼"가라! 적룡이여. 이번에야말로 저 녀석의 '귀여운'얼굴을 뭉게트려라!"

촤라라락~!

적룡"키에에엑!!"

마유"사치코씨!!"

클라리스"사치코씨! 위험합니다!"

이오리"아니, 괜찮아."

사치코"...당신, 머리 박으세요."

쿠웅!

적룡"...키엑?"한순간에 일어난 일에 인지가 따라가지 못함

사치코"그리고... 루시퍼라고 하셨나요?"

루시퍼"뭐야... 대체 무슨 짓거리를 저지른 건데!!"

사치코"별 거 아니에요, 그저..."

사치코"...저를 보고 귀엽다는 마음을 가진 당신의 패배일 뿐입니다."

스윽~

사치코"자, 당신도 머리 박으세요. 저항 또한 금지 입니다."

쿠웅!"

루시퍼"크악!"한순간에 바닥에 머리를 박게 됨

사치코"하아... 이래도 부족해요."

부들부들...

사치코"감히... 이렇게까지 저희들을 힘들게 만들다니...저를 향해 그 검보라색 광선을 쏜 사람을 발견하면 그냥 곤죽이 될 때까지 죽여주겠어요."

스륵~

츠루기"나는 괜찮아. 정말로 아무런 문제 없어. 그러니깐... 걱정하지 마."

사치코"...네, 이제 더 이상 그 누구도 어떻게 하게 놔두지 않을 거에요..."

사치코"저희가 이 세상에 만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으니깐요(There is a Reason)..."

와락~

사치코"그러니깐... 더 이상 저를 위해서 아프지 말아주세요."

츠루기"...알겠어. 더 이상 너를 위해서 아프지 않을게."

츠바이"드디어... 드디어 제 꿈이 이루어졌어요...!!"눈물 콸콸~

이오리"그러게 말야. 정말로 좋다..."눈물 줄줄

쇼코"후히!! 두,두 사람이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이다니..."

마유"정말로 감격스럽나보네요..."

사마엘"잘됬다. 축하해."루시퍼를 묶음

루시퍼"이거 놔, 놓으라고!!"

사마엘"시끄럽고, 그냥 포기해."

루시퍼"젠장할!!"

사마엘"좋아, 그러면 이 녀석은 내가 잠시 맡아둘게. 그 동안 잠시 네 안 좀 쓴다?"

츠루기"어, 그래. 여기만큼 효과 좋은 감옥도 없으니깐 말야."

사마엘"좋아, 그러면... 이제 BB들을 패는 것만 남았나?"

츠루기"아니지, 다른 것들도 없애야지. 우선... 사람들을 나눠서 각기 다른 곳으로 향하자. 나하고 이오리하고 사치코는 당연히도 BB녀석이 있는 곳을 향할거고..."

츠바이"그러면 저희들은..."

휘청~

츠바이"윽...! 왜 갑자기 눈 앞이..."

쇼코"괘,괜찮아...?'

마유"무슨 문제라도 있으신 가요?"

츠바이"이건... 아마도 레플리칸트에게 뭔가 문제가 생긴듯한..."

츠루기"그러면 마유, 쇼코, 츠바이는 타카냐쪽으로 가봐. 어쩌면... 그쪽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을 지도 모르지."

사치코"그러면 성당교회의 분들은 어떻게 되나요?"

츠루기"으음... P선배쪽이 났겠지. 사무원P선배는 지금 위치도 특정이 되지를 않아서 말이야..."

스으윽...

치요"엔키님, 방금 전 정찰을 겨우 다녀왔... 아! 사치코님. 눈을 뜨셨군요!"

사치코"아, 네. 치요씨. 고생 끼쳐드려서 죄송해요."

치요"아닙니다. 저는 그저 사치코님께서 제 정신을 차리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입니다."

츠루기"그보다 컴패니언들은? 적룡의 폭발 이후로 본 기억이..."

치요"아, 그분들은 혹시 모른다면서 사무원P씨의 지원을 하러 가셨습니다. 노노씨도 같이 가셨는데 기억이 나지 않으십니까?"

츠루기"으음... 대충 기억 되찾자마자 적룡을 그냥 복날 개 잡듯이 두들겨 팬 기억 말고는..."

이오리"내가 적룡의 순간이동 때문에 곳곳으로 날아간 애들을 치요보고 따로 수습해서 모은 뒤에 보냈어."

츠루기"...그렇구나. 잘했어."머리 쓰담쓰담

이오리"에헤헿~"방실방실

사치코"그러면 저희들도 사무원P씨를 도와주러 가요. 그 편이 더 좋지 않을까요?"

츠루기"좋아, 그러면 그렇게 하자. 전원, 다치지 말고 죽지도 말고 모이는 거다. 알겠지?"

전원""네!""

클라우드"좋다. 이스카리옷! 출진이다! 적을 치고 이기는 것이다!"

이스카리옷""알겠습니다!""

클라리스"정말이지... 그러면 수고해주세요."

마유"알겠습니다. 그러면 저희들도 어서 가도록 하죠."

치요"그러면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츠바이씨를 모시고 가야하는 만큼 쓰임이 있을 겁니다."

쇼코"고마워, 그러면..."

츠바이"으음... 어서 가도록 하죠."

츠루기"잘 가~ 그러면..."

이오리"어이, 조금 여유로운 얼굴이잖아. 긴장감을 가지라고."

츠루기"괜찮아. 선배가 위험에 빠지면... 각성하실 거니깐 말야."

사치코"각성이요?"

츠루기"그래, 아주 대단한 각성이지..."



그 시각...


채앵~! 채앵~!

아키하"사무원군, 일어나 줘. 사무원군!!"

사무원P"으윽...!"

채앵~! 채앵~!

섀도우P"크윽...! 이 이상은 무리가..."

시루에고[없어지세요. 그림자.]

서걱!

섀도우P"크윽...!"

아키하"사무원군, 제발... 눈을 떠 줘. 부탁이니깐 말야...!"

사무원P"크으윽...!"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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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과거사 4부작의 끝, 다음화는 기대하시던 사무원P 각성!(각성해도 인간입니다*)


*예~에전에 적었던 츠바이의 진 설정은 무무(남무 두루안키=티아마트), 에나(사마엘), 츠바이(타카네), 그리고 테나(루시퍼가 만들어낸 은신용 가짜)의 융합체입니다. 이제야 살이 붙는다 정도가 아니라 국가 연금술 수준의 뜯어고치기지만... 이렇게 정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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