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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원 데이, 럭키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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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30, 2022 23:30에 작성됨.

 흔치 않은 기회다.


 몇 평 안 되는 작은 크기의 방 안에, 남성 한 명, 그리고 소녀 한 명뿐이다.


 평소의 극장이었더라면 분명, 갑작스럽게 누군가 들어오는, 그런 불상사가 있었을 것이 당연하다면 당연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극장이 아니다. 기적과 행운이 겹치고 겹쳐 만들어 낸,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그런 기회다.


 지방에서의 단독 라이브 공연, 조금 늦은 저녁에 시작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열정적으로 노래했었다.


 다음날 일정은 오후부터 시작이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었을뿐더러, 집까지 프로듀서가 태워주는 일정이었던 터라, 그녀로서는 손해 볼 것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곤란하게도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는 교통 체증을 빚어냈고, 내비게이션과 여러 교통 라디오들의 정보를 종합한 그녀의 담당 프로듀서는, 굉장히 미안하다는 말과 더불어 숙박의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건넸다.


 물론 거절할 이유따윈 없었다.


 그녀의 부모님과 프로덕션의 사무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가까운 비즈니스 호텔로 향했다. 그러나 발이 묶여버린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근처의 호텔들은 만원이었다.


 그러던 중, 겨우겨우 찾아낸 한 호텔은, 공실이 단 하나, 그것도 더블베드 룸 하나뿐이었다.


 어쩌겠는가, 방법이 없기에 같은 방을 쓰더라도 숙박하는 것이 옳다고 권유했지만, 당연히 프로듀서는 펄쩍 뛰며 반대했다.


 공실은 소녀가 사용하고, 자신은 차에서 자겠다.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니, 그녀답지 않게 잠시 머리에 열이 올랐나 보다.


 어느새 뾰로통한 얼굴로 그의 손을 붙잡고 객실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자신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 아닌 것 같았더라면 손을 뿌리쳤으면 될 일이다. 아니, 그렇게 못 하리라 생각했으니까, 조금 대담한 행동을 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결과가 좋으니 만사 오케이다.


 물론, 결과가 좋다고만 하기에는, 방에 들어와서도 이런저런 트러블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 프로듀서 씨는 이상한 데에서 신사인 양, 단단하게 철벽을 치기 때문이다.


 이부키 츠바사가 목욕하는 동안, 프로듀서는 기어이 호텔 라운지에 가 있었다. 홧김에 알몸에 수건만 두른 채 그를 맞이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분명히 화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듀서가 대중탕에서 씻고 오겠다고 말을 했을 때, 그녀의 자그마한 인내심 또한 끊어져 버렸다. 어림도 없는 노릇이다. 몇 분 정도 숨 쉴 새도 없이 프로듀서가 이 방을 나가면 안 되는 이유를 어떻게든 만들어 낸 것 같았다.


 담당 아이돌을 두고 너무 멀리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둥,


 대중탕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밤이 너무 늦었다는 둥,


 이 시간에 외부로 나갔다 오면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으냐는 둥,


 프로듀서가 없으면 혼자 있기 너무 불안하다는 둥,


 그렇게도 자신이랑 같은 공간에 있기 싫냐는 둥,


 마지막 말은 조금 억지스럽게 칭얼댄 면이 없잖아 있지만, 결국 그녀의 고집에 프로듀서도 두손 두발 다 든 것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는 호텔에 준비된 잠옷과 수건, 그리고 세면도구를 챙겨 욕실에 들어간 뒤, 찰칵, 문을 잠갔다. 이내 물소리가 들려오고, 그 소리를 벗 삼아 그녀는 침대에서 뒹굴었다.


 자정이 가까워져 감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잠이 오지 않는다. 평소의 그녀라면 곤히 자고 있을 시간이건만, 시각도, 청각도, 그리고 후각마저 예민해지는 것이,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것만 같았다.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하나하나도, 코를 간질이는 바디워시의 라벤더 향도, 그리고 평소보다 이상하게 눈에 잘 들어오는 프로듀서의 양복 상의까지도, 이부키 츠바사에게는 강렬한 자극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인내했다. 그녀의 예민해진 감각이 집중해야 할 대상은 저런 것들이 아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조금만 참고 인내하면 문이 열리고, 따끈따끈해진 프로듀서 씨가 나올 것이다.


 따스한 생각이다. 포근해지는 감각이다.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거품처럼 둥실둥실 떠오르는 기분이다.


 “……?”


 그러다가, 시야에 하얀 천장이 들어왔다. 반사적으로 핫, 하고 헛숨을 들이켰다. 침대에 붙어있는 전자시계를 보니, 십여 분 정도 흐른 것 같았다. 중학생 소녀가 버티기에는 너무나도 강력한 잠의 무게였으리라.


 그래도 완전히 잠든 것은 아니었던 것이며, 또렷한 목표 의식이 소녀를 깨웠으리라. 침대에서 살그머니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 틈엔가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는 프로듀서가 보였다.


 아마 자신이 잠이 든 틈에 씻고 나와 잔업이라도 하는 거겠지, 아쉬움에 소녀의 입술이 비쭉였다.


 그래도 괜찮다. 밤은 길고, 소녀에게 주어진 행운의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지금만큼은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프로듀서와 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책상에 앉아 노트북과 씨름하고 있는 저 바보 프로듀서 씨와 한 걸음 전진하기만 하면 된다.


 살금살금 고양이처럼 그의 뒤로 다가갔다. 비즈니스 호텔, 그런 좁디좁은 방이기 때문에 그가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을 리 없다. 이쪽을 돌아보지 않고 노트북의 자판만 두드리고 있는 것은, 프로듀서 나름대로의 인내일 것이다.


 그런 프로듀서에게, 키사라기 치하야라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며, 다나카 코토하라면 조신하게 담소 정도나 나누었을 것이고, 토코로 메구미라면 갈팡질팡하다가 침대 한구석에서 눈치만 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미 하루카라면 어떠했을까. 혹은, 미우라 아즈사라면 어떠했을까. 마찬가지로 호시이 미키라면 어떠했을까. 절대로 물러서거나 머뭇거리지 않았을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은 프로듀서에게 달려있다지만, 그래도 각자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이부키 츠바사 또한 마찬가지다.


 “프로듀서 씨.”


 그를 조심스레 불러본다. 조금 따스하게 틀어 둔 난방 때문인지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이쪽을 힐끗 쳐다보는 그 또한 얼굴이 상기되어 있는 것 같았다.


 “자정이 다 되어 가는데, 안 쉬어요?”


 걱정스레 말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그의 부드러운 미소뿐이었다. 어른의 여유다. 아이가 걱정해주는 것 정도는 기특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리라.


 졸리니? 라고 어른스럽게 묻는 그에게 심통이라도 났을까, 투덜거리듯 침대에서 주무시라, 그렇게 권하자 그는 뭔가 께름칙한 표정을 지었다.


 이부키 츠바사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인지, 이 사람 딴에는 열심히 머리 굴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어차피 그녀가 아이 취급을 받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것일 터.


 “…….”


 둔탱이인가, 둔탱이인 척을 하는 것일까, 분명히 후자이리라. 제아무리 긍정과 열정의 이부키 츠바사라지만 눈빛이 차가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일까, 자기도 모르게 그의 뺨에 손을 가져다 댔다. 실없는 웃음을 흘리는 그 얼굴에 한 방 먹여주고 싶다.


 손끝에 살짝 힘을 주고, 직각으로 비튼다. 화들짝 놀라는 얼굴의 프로듀서다. 그리고 그 뒤로, 거울에 비친 얼굴이 보인다. 비쭉이는 입술, 가늘게 뜬 눈, 조금 통통하게 부풀어있는 뺨. 색기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아파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프로듀서 씨도 사람이구나 싶네요.”


 “…….”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생각과 다르다. 돌려서 둔탱이, 그렇게 그냥 투덜거릴 뿐이었다. 이런 말투로 프로듀서에게 흥흥거리는 사람이 시라이시 츠무기 이외에 극장에 또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했는데, 스스로가 이럴 줄이야.


 하지만 그런 자신을 신선하다는 얼굴로 쳐다보는 프로듀서의 모습에, 작은 한숨을 쉬었다. 이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단순하다 못해 뻔하다. 어차피 ‘츠바사는 악역도 어울리겠구나’ 같은 생각 따위나 하고 있으리라.


 그런 거라면, 그의 생각대로 지금만큼은 악역이 되어볼까, 싶다.


 “어디서 주무시건, 저는 프로듀서 씨 옆에서 잘 테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이부키 츠바사는 그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소녀의 붉은 눈동자가 반짝인다. 소악마다, 사냥감을 눈앞에 둔 맹수의 그것과도 같은 눈이다.


 그 결연한 눈동자에, 그는 실소를 흘렸다. 그래봐야 본질은 중학생 소녀다. 성인인 양 무리하고 있지만, 물론 그것이 츠바사의 본능에 가까울 수도 있겠지만, 결국 어린아이일 뿐이다.


 그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소중한 담당 아이돌을 바닥이나 화장실 구석에서 재울 수는 없지 않은가. 그녀 스스로가 초래한 일이다, 이건. 하루 정도 일찍 쉬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은 선택이리라.


 살그머니 다가오는 소녀를, 그는 밀쳐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양손으로 츠바사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반사적으로 허리를 빼려 하는 것이, 역시나 어린애다.


 속으로 피식 웃으며 천천히,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그녀가 다치지 않도록 안아 들었다. 인도어파인 그로서도 크게 무리 없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이부키 츠바사는, 그녀의 깃털마냥 가벼웠다.


 손과 팔, 그리고 가슴께에서 버둥거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부키 츠바사가 바라는 대로 가볍게 무시했다.


 그러다가 점점, 소녀의 저항이 줄어든다. 빨갛게 물든 얼굴로 이쪽의 시선을 피한다. 활달하고 마이페이스인 이부키 츠바사에게서는 볼 수 없는 표정이다. 콩닥거리는 심장의 박동이 그녀의 기대감처럼 점점 커져만 갔다.


 가끔은, 정말 가끔이라면 그녀가 원하는 대로 들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선만 지킨다면. 그는 중얼거리며 츠바사를 침대 위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그러자, 이부키 츠바사는 굳은 결심을 한 듯 입술을 한번 꽉 깨물더니,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 


 “사, 살살 부탁드려요…!”


 그럴 때지. 그는 츠바사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웃었다. 확실히 신체만큼은 어지간한 성인 여성의 그것보다 더 강력하지만, 몇 년 후라면 모를까, 지금은 그저 귀여운 아이일 뿐이다.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 한 마리 갸르릉거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무의식적이었을까, 눈을 질끈 감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츠바사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보드라운 머릿결과 따스한 온기가 손끝에 전해져온다.


 동시에, 이부키 츠바사는 눈을 떴다.


 결국 어린아이 취급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자신은 중학생이고 그는 성인이다. 나이 차도 제법 많이 날뿐더러 겪어온 삶의 길이와 그 무게가 길고 크다는 것을, 그녀는 대강이나마 알고 있다.


 그런 멋진 남성에게, 아무리 신체가 성숙했어도 정신적인 미숙함은 디메리트인 것이다. 머리로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느낌을 모조리 날려버릴 만큼, 그의 손길은 기분이 좋았다. 평소라면 세팅해 둔 머리를 만지는 것은 선호하지 않았겠지만, 어차피 잠들 시간이다.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마음을 허락한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화가 난다기보다는 입가가 느슨하게 풀리는 것이, 역시나 아직 어린아이구나, 스스로 자조한다.


 그래도, 사랑의 레슨 고급편은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겠지만, 중급편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풀려버린 입가를 어떻게든 정돈하며 몸을 일으킨다. 후후, 웃으며 동그란 그의 눈동자에서 안경을 벗겨 탁자 위에 놓는다.


 그리고, 눈을 가늘게 뜨고 그에게 손을 내민다. 그가 살짝 주저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살짝 볼을 부풀렸다. 눈을 조금 내리깐다. 그리고, 그에게 죄책감을 전가한다.


 “프로듀서 씨…같이 자는 거, 안 돼~?”


 평소라면 조금이라도 주저했을 말이, 밤의 마법일까, 아무렇지도 않게 술술 나온다. 그 또한 심야의 분위기에 취한 것일까, 딱히 저항하지 않고 츠바사의 손길을 받아들인다.


 작은 호텔 방 한 칸에, 더블베드 하나. 기다란 베개 하나를 같이 벤 채로, 츠바사는 프로듀서를 마주하며 헤헤 웃었다.


 갈 곳 잃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에잇,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역시 거부하지 않는다. 꼬물거리며 조금 가까이 붙어도 밀어내지 않는다. 오히려 살짝 끌어안으며 등을 토닥여준다. 등에서 날개가 돋아나는 느낌이다.


 왜인지는 몰라도, 이부키 츠바사에게 있어 정말로 운이 좋은 날이다.


 그의 손길에 맞추어, 츠바사 또한 그녀의 프로듀서를 전력으로 끌어안았다. 가슴께에 얼굴을 파묻고 볼을 좌우로 비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다. 아버지와는 다른, 오빠와도 다른, 그런 남자의 느낌이다.


 그가 어리광이라 생각해도 좋다. 질척댄다고 생각해도 좋다. 어떤 식으로 생각해도 상관없다. 그러니까 이런 흔치 않은 기회, 조금 더 즐길 것이다.


 그런 포근함 속에서, 이부키 츠바사는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다음 날, 사무소에 같이 출근한 두 사람이 모가미 시즈카에게 추궁당하다가, ‘나 프로듀서랑 잤어!’라는 이부키 츠바사의 선언, 그리고 ‘오해야! 손만 잡고 잤을 뿐이니까!’라는 불난 데에 기름을 붓는 프로듀서의 발언으로 사무소가 발칵 뒤집혔고, 분노한 다나카 코토하 앞에서 정좌한 채로 한 시간 동안 설교를 들으며 가까스로 오해를 풀었다는 작은 해프닝 또한 하나의 추억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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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무시호P가 쓰는 날개 생일 팬픽


안 늦었어요!

날개 생일 축하해요!

날개 귀여워요!

날개 쓰다듬쓰다듬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글은 날개 생일 가챠를 중복으로 마무리하고 쓰는 글이에요!

웨딩날개 줬으면 웨딩으로 썼다...흑흑


여러분의 감상과 피드백이 창작의욕을 불태울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어요!

아무쪼록, 재미있게 보셨길 바랍니다.


날개귀여운쓰다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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