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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시작한 로코 글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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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0, 2022 10:38에 작성됨.


그렇게 꿈 같았던 날이 끝난 다음 날. 전 또 일어나서 학교로 갔어요. 교실에는 어제보다 더 빨리 도착했고요.




오늘도 로코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울리는 고동 때문이었나봐요.




딱히 그 기대감이 보답받지는 못했지만요. 오늘 로코는 학교에 안 왔거든요. 로코가 있을 만한 곳을 다 돌아다녀봤는데, 없더라고요.




점심시간 때 계속 돌아다녔어요. 늦게나마 오려나 싶어서 교문에도 나가봤는데 없었고, 매점에서 먹을 걸 사나 싶어서 가봤는데도 없었고, 전에 저랑 같이 로코 아트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바깥쪽 외진 곳에도 없었어요.




뭐,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은 들었어요. 아이돌이니까요. 아이돌이니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을 거에요.




수업 시간엔 책을 펼쳐놓고 연필을 선생님이 말하는 대로 그저 이리저리 놀리면서, 로코가 어디 있을까,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아마도요. 거기서 더 나갔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수업이 다 끝나고 나서, 전 집에 돌아가는 길에 평소와는 다른 길로 갔어요. 로코가 활동하는 사무소가 극장을 지었다고 했는데, 나름대로 꽤 커가지고 저도 어디 있는진 알았거든요.




혹시. 혹시나 로코를 만날 수 있을까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극장 근처에 있는 벤치까지 갔어요.




벤치에 앉아서 가만히 있다 보니 환호성이 건물 너머로 간간히 들리더라고요.




전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리고, 또 들리고, 환호성이 멈추고, 사람들이 다 나갈 때까지도 벤치에 가만히 앉아서 극장을 보고 있었어요.




일어나보니 하늘은 어느새 얉은 군청색이 붉은색 노을을 밀어내고 있었어요. 집에 도착했을 땐 그 군청색이 노을을 다 밀어내고 난 뒤였고요.




엄마는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물어봤지만, 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요. 밥 먹고, 씻고 잘 때까지도요.




아침은 또 찾아왔고요.




전 어서 밥도 먹고 세수도 하고 책가방도 매고 학교로 갔어요. 오늘도 평소보다 빨리 도착했고요. 아마 어제랑 똑같은 고동이 절 밀어냈나 봐요.




오늘은 좀 달랐지만요. 혹시나 로코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어요. 혹시나 로코가 안오면 어쩌지 싶었어요.




그렇게 어제는 점심시간부터 로코를 찾아다녔는데, 오늘은 아침조회 전 여유가 있을 때 로코를 찾아다녔어요.




어제 찾아봤던 곳을 또 찾아갔죠. 교문, 매점, 전에 갔던 그 구석진 곳... 다 없더라고요. 로코가 어디 있을까. 혹시라도 있다면 어디 있을까. 딱 한 가지 생각나는 곳이 있더라고요.




예술 하면 떠오르는 곳. 그래요. 미술실이에요. 전 미술실로 갔어요.




"우와아!?"




문을 드르륵 여니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어요.




"아... 그..."




로코는 깜짝 놀란 건지 캔버스 앞에서 붓을 든 채로 절 보며 가만히 굳어 있었어요.




...그렇게 만나고 싶었는데, 정작 얼굴을 보니 아무런 말도 나오지가 않아요.




"노크 정도는 해요! 기본적인 매너라구요!"




"아, 그, 미안."




"로코가 아트 룸에 있는진 어떻게 알고 온 거에요?"




"그... 너라면 여기에 있을 것 같아서..."




"으으음..."




뭔가 제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로코는 잠시 가만히 있으면서 절 계속 바라봤어요.




"그, 로코. 이러다가 수업에 늦을 것 같은데..."




"로코는 노 땡스에요. 로코는 아트에 컨센트레이션 하고 싶어요."




"음... 그럼 수업 끝나고 올게."




전 혹시라도 수업에 늦을까 싶어서 바로 나가려고 했어요... 아마도요. 그렇게 로코를 보고 싶었는데 갑자기 도망치고 싶을 리는 없잖아요.




그냥... 그냥 이런저런 생각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져버리는데, 입까지 도착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등을 확 돌려버렸어요.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서, 좀 머리를 식히고 싶었어요. 그것 뿐이에요.




"돈 고에요!"




그때, 로코가 절 잡았어요.




"어, 로코?"




"로, 로코 아트의 네이밍을 도와줘서 땡스에요!"




"그, 사람과 거리?"




"피플 앤 스트리트요!"




전 다시 등을 돌려서 로코를 바라봤어요. 로코는, 제가 로코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떠오르는 눈빛을 하고 있었어요.




확신에 찬, 강하고 똘망똘망한, 계속 바라보면 눈을 뗄 수 없는 두 눈이 절 계속 바라보고 있었어요.




"저, 프레젠트... 음... 프, 프레젠트... 프레젠트는 아니고. 그, 음... 서비스... 서비스도 아니고... 리워드! 여기 리워드에요!"




로코는 그렇게 말하면서 저에게 무언가를 꼭 쥐어줬어요.




"로코가 센터인 넥스트 라이브의 티켓이에요!"




"고, 고마워."




뭔가 이런 걸 공짜로 받아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당사자가 주는 거니 상관 없겠지만, 그래도... 뭔가 갑작스러워요.




로코가 학교에 안 올 때나 되어서야 알 수 있었던, 로코는 아이돌이라는 사실이 좀 더 확실히 체감돼요.




"이 티켓 말이야. 나한테 줘도 되는 거야?"




"오브 코스에요! 로코 아트의 네이밍에 대한 크레딧이 있으니까요."




"그래도 말이지..."




"어제 시어터에 피플 앤 스트리트를 익시비트했어요! 반응이 베리 굿이었다구요!"




반응이 좋았다면 다행이네요. 그래도 정말 고민하면서 힘들게 만든 걸텐데."




"그래도 말이야. 나는 니 노래도 잘 모르고, 가서 뭘 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와도 딱히 아무것도 도움 안 되는 거 아니야?"




"음. 아티스트는 무엇 때문에 익시스트 한다고 생각해요?"




"예술가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냐고? 아마 내면에 뭔가 잠겨있는 생각이 있고 말하고 싶은게 있으니까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프는 롸잇. 피프티 포인츠에요."




50점이라. 시험에서 그런 점수를 맞아도 슬픈데, 로코가 낸 테스트에서 이런 점수를 맞았네요.




"아티스트는 오디언스가 있어서 존재하는 거에요! 아이디어가 있어도 아무도 볼 사람이 없으면 미닝리스라고요!"




"그런 거야?"




"그렇기 때문에 로코는 아이돌을 하는 거에요! 아이돌을 하면 로코가 원하는 아이디어를 익스프레션 하는 아티스트로서도 있을 수 있고, 오디언스와 함께하는 아티스트로도 있을 수 있다구요!"




...어떤 말인지 전부 알아듣진 못했지만, 그래도. 로코나 아무한테나 이런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어쩌면 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고요.




저만큼 로코를 찾아다니는 사람이 학교에서는... 아마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니까! 테이크 디스에요! 절대 포겟하지 말아요! 그럼 네버 포기브 할거에요!"




로코는 티켓이 꼬깃해질때까지 제 손을 꼭 쥐었어요.
































학창시절이 잘 기억이 안나서 글이 잘 안써졌어요


거의 일부러 잊은 거에 가깝긴 한데


올해 있었던 일이 많은데 다 말은 못하고 학창시절은 정서적으로 올해보다 10배쯤 힘들었던 나날이 계속됐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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