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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4, 2022 22:53에 작성됨.

"아이돌의 스카우트는 내가 담당할 테니, 아키즈키 군은 프로듀싱에 매진해주게."


회식 자리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와중, 사이토 사장은 그렇게 말했다.


"스카우트의 기준은 알 수 있을까요? 향후 컨셉이 겹치는 일이 발생할 경우, 아이돌이나 그 팬들 간의 갈등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 일도 있나."


리츠코의 말이 의외라는 듯, 토우마가 작게 중얼거린다. 그 쿠로이 사장이 직접 데리고 돌아다녔던 만큼, '그런 류의 경쟁'은 잘 모르겠지.


"굳이 컨셉을 따지자면 『사정이 있어, 아이돌』이라고 하는 편이 좋겠군."

"......모델이나 배우 등의 다른 연예인을 아이돌로 만드려는 건가요?"


원래 모델 출신이었던 호쿠토의 질문에 사이토 사장은 호기롭게 웃고,


"그 정도에서 그치지 않아. 일정 나이 이상이 되어야만 획득할 수 있는 고수익 전문직종도 영입 대상이다!"

"그럼 아이돌의 연령대가 너무 높아지지 않나요?"

"우리는 남성 아이돌 회사니까 괜찮네!"


아, 그러고보니 그랬다. 보통 여성 아이돌의 평균 활동 연령대는 십대 초반에서 이십대 중반까지. 그 이상의 연령대로 배짱 장사를 할 수 있는 건 346 같은 대기업 정도일 거다. 하지만, 315는 남성 아이돌 전문. 평균 연령대가 조금 높더라도 큰 문제 없다. 오히려 소위 '오지콘'이라 불리는 대상들에게까지 영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돌이란 결국 팬들의, 대중의 관심을 받아야 살아갈 수 있지. 그러니 생각해보게.  '아이돌을 할 것 같지 않은 직업군'인데, '이런 직업이었던 사람도 아이돌을 지망한다......대체 무슨 이유가 있기에?' 라는 의문이 생기지 않겠나?"


관심을 가지려거든 일단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 그들이 아이돌이 되고자 하는 '이유'. 그건 앞으로 그들의 프로듀서가 될 리츠코도 궁금했다.


"무작정 모으려는 건 아니지? 솔로 활동을 시키려는 게 아닌 이상, 기본 3인 이상의 유닛 활동을 할 거 아니야."


쇼타가 진지하게 물었다. 쥬피터 전원이 그렇듯, 쇼타 역시 프로 의식이 굉장히 높고 노력도 절대 게을리하지 않는 아이돌이다. 향후 쥬피터가 몸 담을 315. 그 토대가 탄탄하지 않고 중간부터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토우마와 호쿠토에게 315에서 나가자고 진지하게 말할 생각이다.


"물론. 해당 유닛을 관통하는 '공통점'을 두고 모아야겠지."


사이토는 쇼타를 어리다며 얕잡아 보지 않고, 프로의 한 사람으로서 진지하게 응대했다.


"기존의 프로덕션들은 멤버를 자유로이 모아 이 유닛, 저 유닛을 결성하는 구조로 되어 있지. 한 아이돌이 2~3개의 유닛 활동을 병행하는 건 이상하지 않아. 그러나, 달리 말하면 유닛의 인기를 홀로 상회하는 아이돌이 있다는 의미야."


"팬도 팬이지만, 유닛 내 갈등도 가볍게 볼 수 없어지는 거로구만."


961 시절을 떠올리고 토우마가 미간을 찡그렸다.


당시에는 유닛이 아니라 그룹이었지만, 그 안에서 소위 '가장'이라 불리며 홀로 그룹 전체를 이끌어 가는 아이돌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룹을 띄우기 위해 헌신하겠다는 마음이었지만, 점차 수익 분배 문제나 다른 비인기 아이돌들의 자격지심 등으로 내부의 갈등이 불거져, 결국 쿠로이 사장이 그룹을 해체해 버리기까지 했다.


'가장'은 공중분해된 팀과 회사에서 쫓겨난 옛 동료들 그리고 홀로 남아버린 자신을 돌아보다가, 자신이 추구하던 건 이런 게 아니라며 아이돌을 그만둬 버렸다.


쿠로이 사장은 나약한 녀석이라고 혹평했지만, 위약금을 물게 하지 않은 걸로 보아 그 심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었겠지.


"765 프로는 유닛이 있어도 결국 '765'의 올스타로 뭉치는 형식이지? 쥬피터는 961 프로 소속의 '쥬피터'였고."

"말이 유닛이지, 실상은 그룹이네요."

"그렇지."


리츠코의 말에 사이토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의 유닛에 고정된 아이돌. 유닛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고, 유닛 자체도 '공통점'을 가지고 묶어 놨기 때문에 개인으로만 파던 사람도 유닛까지 파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겠지.


"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힘들 건 분명해. 아키즈키 군도 원래 여성 아이돌들 전담이었던 만큼, 남성 아이돌을 담당하는데 여러 애로사항이 있겠지. 아이돌 역시 마찬가지일 테고. 그런 때일수록 홀로 끌어안지 말고 확 털어 놓아줬으면 해. 우리처럼 작은 회사는 전문 상담반 같은 건 없으니 더더욱 서로 뭉치는 수 밖에 없으니까."


이거다. 작은 회사 특유의 끈끈함. 765도 이랬던 시절이 있었다.


아이돌들이 각자의 공간을 확보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사무실. 소파에서 쪽잠을 자던 미키를 보면 안쓰러울 정도. 거기다 요즈음에는 잘 없는 남녀공용화장실까지. 하지만 이제는 전부 옛날 이야기. 아이돌 개개인을 위한 레슨실까지 내어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과거에 비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는 대출세였지만......정말 그걸로 좋은 건가? 765에는 765만의 그런 감성이 있지 않았던가. 리츠코가 너무 과거에 연연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고 양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기에, 리츠코는 기간제라고 해도 315로 넘어갔다.

 

그걸 315에서 찾아내, 끝까지 갈 수 있다면, 1년 계약으로 끝나지 않고──.


"일단 프로듀서 님을 위해 여자 화장실을 추가하는 게 급선무 아닐까요?"

"그렇지. 당분간은 화장실에 갈 일이 있으면 사무실 내에 있는 게 아닌, 빌딩 내에 있는 여자 화장실을 이용해주게!"


켄의 말에 옳거니 하고 사이토가 말했지만, 호쿠토가 태클을 건다.


"사장님, 야마무라 씨. 프로듀서 역시 엔젤짱. 대놓고 화장실 타령을 하는 건 섬세함이 부족하다구요."

"이런! 내가 큰 실수를 했구만!"

"와아앗, 죄송해요. 프로듀서 님!"


엔젤짱이라 불리는 건 어색하지만 호쿠토의 배려는 감사히 받아들인다.


'그런데, 애당초 아이돌을 모으는 전제부터가 힘들지 않나.'


고수익 전문직종이 아이돌? 쥬피터와는 사정이 다르다. 애당초 그런 사연을 지닌 전문직을 어떻게 찾아내 발굴하느냐부터가 문제인데.


"이 아저씨는 한 번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반드시 해내는 사람이야. 그러니 의심할 것 없어."

"아마가세 군?"


그런 리츠코의 궁금증을 꿰뚫어 본 것처럼 토우마가 말한다. 그는 이런 때만 눈치가 밝다.


"우리는 다시금 톱 아이돌에 올라선다. 더 많은 팬들을, 더 커다란 무대에 불러, 즐겁게 해주기 위해. 그리고, 우리 셋. 쥬피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기 위해. 간신히 제대로 된 출발선에 다시 서게 된 거야. 여기서 물러날 순 없지."


토우마의 말에 호쿠토와 쇼타의 표정이 밝아진다.


피아니스트로서의 인생이 끝나, 새로운 목표를 찾아 방황하던 호쿠토도.


둘째 누나가 멋대로 오디션에 응모했지만 여유롭게 합격한 후, 아이돌 일을 쉽게 생각했던 쇼타도.


자기들보다 먼저 연습생이 되어, 톱 아이돌을 목표로 열심히 매진하던 토우마의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아 쥬피터 결성에 찬성했다.


"왕자(王者)는 우리 쥬피터다. 그것만큼은 절대 양보 못해."


쿠로이의 영향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그 단어에 리츠코와 사이토는 쓴웃음을 흘렸다.


두 사람은 역시 같은 목표를 보고 있었다. 방향성의 차이만 아니었다면 토우마와 쿠로이는 지금도 뭉쳐 다녔겠지. 토우마를 중심축인 리더로, 쥬피터 결성을 위해 호쿠토와 쇼타를 발탁한 만큼 쿠로이도 토우마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것이리라.


"그 기세야 토우마 군! 그 대책없이 앞만 보고 내달리려는 토우마 군을 기다리고 있었다구!"

"대책없이? 어이, 쇼타! 나도 생각하는 게 많거든!"

"토우마는 우직하게 앞만 보고 달리면 돼. 그 외는 우리가 맞춰 갈 테니까."

"호쿠토, 너까지 그러기냐!"


바보지만, 진지하고 정면으로 꿈을 추구하는 그 모습을 쇼타는 내심 존경하고, 호쿠토는 그리워한다.


"......쯧. 이래서야 언제나와 다를 바 없잖아."


그런 두 사람에게 따지고 싶은 거야 많지만, 그래도 둘 다 할 때는 하는 사람이란 걸, 토우마도 인정하고 있다.


그런 쥬피터의 관계성을 바로 근처에서 보게 된 리츠코는──.


'의외로,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까부는 아이, 잔소리하는 이오리, 아라아라 웃으며 어른스럽게 포용하는 아즈사.


그 모습이 쥬피터에게서 겹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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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가끔 생각날 때면

애니 6화의 스모키 스릴 보는데


류구코마치, 너무 잘 뽑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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