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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호의 생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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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8, 2022 02:38에 작성됨.

프랑수아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라는 영화 주인공이 그런 말을 했었지. 나는 거짓말을 한다고. 어차피 진실을 말해도 못 믿으니 그럴땐 거짓말을 해버리는 편이 낫다고.


사람이라는 것이 본디 마음 속의 모든걸 꺼내놓을 수가 없겠지. 너도 내 사랑이기 이전에 한 사람인 이상 꺼내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 담아둬야만 하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아. 나도 너의 사랑이기 전에 그런 부분이 있는걸. 하지만 그런 부분이 너무 커서 좀 덜어내고 싶다는 것은 내 알량한 욕심인 걸까.


"있잖아. 시호."


"네."


"오늘은 늦었는데, 내가 데려다 줄까?"


"아.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주는 도움도 거절할 기세였던 걸, 지금은 그래도 내가 주고 싶어하는 건 어느정도 받아줘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더이상 내 가슴이 날 충동질하는걸 억누르지 못해서 지금 시키면 못할지도 모를 말을 했을 때, 넌 아무 말도 없이 내 손을 잡아줬지. 그 땐 내가 더 놀랐던 것 같았어.


말이 안 되는걸. 사람들이... 아니야. 애초에 다른 사람은 언젠가부터 바라보지 않았지. 그래. 너의 눈빛이 날 경멸하고, 날 짓뭉개버리는 건 상관없었어. 오히려 그 편을 바라고 있었을지도 몰라.


애매한 희망을 딛고 좌불안석으로 살아가는 것보다는 차디찬 얼음장 속에서 힘들더라도 변할 것 없는 것이 나을 것 같았어. 그야, 말도 안됐으니까. 아이돌과 프로듀서 간의 연애요, 학생과 직장인의 연애요, 책임져야 할 것이 많은 사람과 책임질 능력이 의문인 사람 간의 연애야.


근데, 연애라는 거추장스러운 단어를 떼니 남은 것은 사랑이었다는 걸까.


넌 나의 어떤 부분이 좋은 거냐고 묻고 싶어.


너는 사장님 이야기를 가끔 하곤 했었지. 사장님은 중후하고 연륜이 느껴져서 믿음직스럽다고. 츠무기 흉내를 낼까 했었어. 그럼 나는 믿음직스럽지 않은 거냐고. 아니면 흉내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네. 흉내를 내고 싶었던 것 뿐이라면 거기서 그 말을 했을 테니까.


그러지 않았던 건 내 진심이 조금이라도 섞여있어서 그랬던 거였을거야. 그래서 나는 너의 앞에 있을 때면 너보다도 훨씬 어른인 코노미 누나나 리오랑 같이 이야기하거나 술마실 때 나오는 모습보다는 나름 무게도 잡으려고 했어.


만약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대답해줬다면 스스로에게 거하게 상이라도 하나 줘야겠지. 집에 갈 때 벨기에산 맥주를 캔맥주 말고 병맥주로 석병정도 사가지고 안주로 니 사진이랑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코가 삐뚤어질 만큼 마실 거야.


술마시고 나서 너한텐 문자도 전화도 안 하겠지. 난 술마시면 더 용감해지는 게 아니라 훨씬 겁쟁이가 되거든. 아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너한테서 전화가 온다면 아무 말도 못하고 울다가 끊을지도 모르겠어.


왜냐면, 내가 보여주는 그런 부분은 다 흉내낸 거니까. 널 보고 흉내낸 거니까.


나는 너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척을 하고 있어. 내가 실제로 너에 대해 아는 것보다도 더.


열넷이라는 나이는 아무것도 안 보고 엉엉 울어버리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나이였나봐.


스물셋이라는 나이는 자리에 주저앉아 무게잡고 있기에는 어린 나이인데 말이야.


그렇게 무게나 잡고 있겠답시고 나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을 때가 많았지. 말을 지어서 하는 재주가 있지도 않았으니까. 니가 여느때처럼 레슨실에서 아무도 없는 것 처럼 레슨을 할 때도 아무 말도 안 하고 있기는 싫었어. 그런데, 그렇게 하고 있었어.


"있잖아. 시호."


"네."


"요새 레슨은 잘 되고 있어?"


"아, 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말이 아니었을진 모르겠지만, 너는 이런 말이 듣고 싶은게 아닐까 싶어서 이런 말을 하게 돼.


서로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안 하는 그런 대화들. 진짜 연인이 맞는 건지 싶은 대화 말이야. 너를 사랑하는 사람은 나인데.


"릿군은 잘 지내고 있어? 요새는 그 액체괴물... 이라는게 유행이라고 했었...나?"


"프로듀서... 그거 유행 지났어요. 그리고 그 전에도 릿군은 액체괴물 같은건 별로 관심 없댔고요."


말이 나왔으니까, 릿군한테 뭐라도 사주는게 좋긴 하겠지. 직접 본 적은 정말 드물지만, 애가 시호처럼 참 귀여운데. 아직 서른도 안 된 삐약이가 애 운운하긴 뭐하지만.


"가다가 어디 잠깐 들렀다 갈까. 릿군한테 고로케 좀 사주게."


"굳이 그렇게까지 안 해줘도."


"내가 주고 싶어서야. 릿군한테는 오다 사왔다고 그래."


나는 차를 몰고 치즈루씨네 댁에 잠깐 들려 가기로 했다. 릿군이 고로케 좋아한다는 거 하나는 알고 있으니까. 괜히 이상한거 해주는 것 보다야 좋아하는 거 하나라도 자주 해주는게 낫겠지.


"오늘도 또 오셨네요. 안녕하세요. 아이고. 시호도 왔구나."


"안녕하세요."


"하하하. 안녕하세요. 누가 들으면 날마다 오는 줄 알겠네요."


진지하게 생각해본다면 회사에서 자고 오는 날 빼면 거의 날마다 오는 거 아닌가 싶긴 하지만.


"고로케 두 봉지만 주세요."


"오케이. 잠깐만요."


시장은 늘 인산인해를 이루고, 가게는 언제나 그랬듯이 북적북적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 틈을 타서 나는 시호의 손을 잡으려고 허리춤 너머로 살짝 손을 뻗었다. 거기까지였지만.


"자. 고로케가 왔습니다 왔어요~"


조금 지나 카운터 위에 고로케 세 봉지가 은근한 온기를 뽐내며 올라왔고, 시호는 약간 촉촉한 눈빛으로 아주머니를 바라보았다.


"여기 이건 동생 거."


"저, 안 주셔도 괜찮..."


"착하니까 주는 거야. 안 주면 아줌마가 다 먹는다?"


"가, 감사합니다!"


역시 누구 어머니라고 사람 참 좋단 말이야. 고로케 맛도 참 좋고. 맥주 마실때는 정말 이거만한게 없어. 아마 거기서 고로케 반만 사먹었어도 그래픽카드 몇개는 뽑지 않았을까. 물론 치즈루씨에겐 비밀이다.


가게를 나서고 다시 차에 올라타니 서늘한 매트 먼지와 으슬한 신발 흙먼지가 반쯤 공기를 휘감는다. 너한테 아무 말이라도 할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더이상 지을 말도 생각이 나지 않았던 나는 아무 말도 없이 널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저, 프로듀서. 오늘은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기는... 아무튼! 조심해서 들어가! 시호!"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인데... 아무튼 프로듀서도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그렇게 나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너를 뒤로 하고 내 차는 신호등과 차와 사람들이 이리저리 함께 뒤섞여 몰려있는 사거리로 내밀리고, 쫓아오는 사람 하나 없는데도 난 집까지 쫓겨왔다.


그럼 그렇지.


차를 대고 나니 술을 몹시도 쳐 뒈질만큼 들이붓고 싶구만.


꼴애 프로포즈는 했고, 시호한테서 좋아한단 말도 들었다. 그리고 거기서 나는 더 무언가를 한 게 있나.


사랑한단 씨앗만 심고 물도 안 뿌려, 비료도 안줘, 하다못해 식물이 들으면 잘 자란다는 클래식을 들려주기를 했나? 참 통보 없이 헤어져버려도 할 말이 없는 중차대한 죄가 아닌가.


"후... 끅... 푸하..."


취기가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할 즈음이 되면 나는 인터넷을 검색해서 시호의 라이브 영상을 반복 재생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반복 재생하고, 핸드폰에 한 장만 있는 수즙은 시호의 사진 한 장을 번갈아서 돌려본다.


"으, 흑... 흑...!"


시호가 없다면 난 어떻게 됐을까.


"흐어어어어엉... 흑..."


술주정 부리면서도 너의 이름조차 입 밖으로 못 내밀고, 매일 얼굴을 마주보면서도 너에게 손은 못 내밀고, 그럴싸한 이벤트도 제대로 한번 해주지를 못했지만, 그런데도 고개가 너를 향해서만 돌아가는걸 어떡하면 좋니.


모니터 속의 시호와 함께 가사 하나하나를 홀로 되뇌이며, 나는 베게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고, 평생 그렇게 배게 속에 갇혀서 못 일어날 것만 같아도 알람소리만 들으면 신기하게도 눈은 잘만 뜨인다.


음주운전이랑 졸음운전이랑 과속하면 저승길 간다는데, 나는 지금 술도 덜 깨고 잠도 잔뜩 오는데다가 아침 채비도 미적미적거리고 있다. 차 키 꼽기도 전에 염라대왕 얼굴 먼저 볼 컨디션이라.


걸어가다 공중화장실을 보니, 거기 들어가서 구정물 냄새에 몸을 맡긴 채 내 속을 전부 게워버리고 하루종일 굶고 싶었다. 버스를 타다가 토를 해버릴 순 없으니까. 다행히도 좀 걷기 시작하니 어느정도 괜찮아졌지만.


스미다 강을 건너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시어터 부근에 정류장이 하나 있다. 나는 그쪽에서 내려서 시어터까지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안녕! 프로듀서!"


오늘 살짝 늦은 까닭인지 나보다 먼저 아이들 몇 명이 와있었다. 그래도, 늦은 날 책망하거나 질책하지도 않고 다들 친절하게 인사를 해주었다.


"아, 안녕하세요~ 프로듀서씨~"


그런데, 뭔가 카나가 낌새가 이상해보여서 난 카나에게 다가갔다.


"카나. 무슨 일 있어?"


"저, 시호쨩이 계속 아까부터 프로듀서씨 어디 있냐구 자꾸 찾고, 계속 기다리면서 자꾸 안절부절 못해서..."


"그... 그래? 응. 알았어. 시호는 지금 어디 있어?"


"사무실에요!"


내가 취한 사이에 뭔가를 했나? 나는 마음 속으로 숨을 들이쉬고 사무실 문을 열었다.


시호는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지, 의자에 앉아있다가 바로 일어나서 나에게 다가왔다.


"저, 프로듀서."


"응."


"어제... 어제 프로듀서가 말한 것에 대해서 저 나름대로 진지하게 생각을 했어요."


"어제 내가 했던 말?"


시호는 그 물음에 아무 대답도 없이 메신저 앱을 킨 뒤 핸드폰을 내게 들이밀었다.


[너는 나의 어떤 부분이 좋아?]


...어제 내가 이런 걸 보냈나?


[항상 고맙고 난 시호가 없으면 안 돼. 난 니가 없다면 아무것도 못 했을 거야. 늘 고맙고 좋아해.]


아.


"프로듀서... 그래도,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오늘 스케줄 다 끝날 때 까지만... 기다려줄래요?"


"응..."


시호는 그 말만을 남기고 바로 레슨실로 떠났다. 나도 아무런 말 없이 컴퓨터만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컴퓨터를 들여다보면 적어도 어느정도는 마음 속에 휘몰아치는 형용 못할 것들이 잠시나마 빠져나갈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당연히 그럴리가 없었지만. 내 마음속을 빼곡하게 채워버린 사람이 누구인데. 그런 걸로 비울 수 있을 리가 없는데.


만약 내가 역으로 그런 질문을 받는다면, 무슨 부분 때문에 날 좋아하는 거는 물음이 나에게 온다면 난 도저히 대답할 자신이 없었다. 사랑에 빠지면 그냥 빠지는 거지. 이유는 도저히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었고, 굳이 그런 것에 대한 이유를 찾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해는 저물어갔다. 하늘색과 남색의 사이에 붉은 틈이 보이는 순간. 그 순간 사이에 시호는 나에게 찾아왔다.


"프로듀서. 지금까지 계속 생각해왔어요. 전... 전 프로듀서가 친절한 점이 좋아요."


시호는 아무런 말도 없이 바로 찾아와서 나에게 이 말부터 건넸다. 친절하다는 말.


내가 친절하다니.


난 너에게 그럴싸한 선물도 못해줬어. 제대로 손도 한 번 못 내밀어줬고, 최소한의 연인 구실도 못해준 사람인데. 도대체 어쩨서니.


어째서야. 어째서야...


"왜, 왜 그렇게 생각했어?"


"프로듀서는 제 모든 걸 신경써주잖아요."


"모든 것 까진..."


"아뇨. 신경써준다고요. 하나하나 다 말해드려요?"


"......"


"프로듀서. 일단 프로듀서는 절 스카웃하고서 제가 무리할 것 같으면 무리하지 말라고 늘 말해줬어요."


"...또?"


"그리고 제가 힘든 것도 알고 제가 투정부릴때나 어리광부릴때도 아무 말도 안 했어요."


"...그리고?"


"그리고요? 더 말해야 해요?"


"......"


"전...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언제 무슨 일이 있었나 같은 게 아니에요."


알아. 나도 안다고.


미안해.


너는 더이상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한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더이상 꺼낼 수 있는 말이 없는 걸까. 내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입을 열면 내 패닉은 사라질까. 내 몸에서 나는 땀은 사라질까.


"미안. 뭔가 할 말이 생각 안 나. 잠깐만 기다려줄래?"


내가 솔직하게 답한다면 시호는 납득해줄까.


"싫어요. 이제 기다리는 건 싫다고요. 아무 말이라도 해 주세요."


"...정말 무슨 말이라도 들어줄거야?"


"당연하잖아요."


"나는 널 위해서라면 세 달 밤낮을 울면서만 살 수도 있어."


이 말을 하고 나니 너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져보였어. 그게, 그저 내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해서였다면 좋을 텐데.


"그런데, 그거 말고 무엇을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아무것도 대답을 못할것만 같아서 무서워."


"......"


이 이상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잠시 머리가 멈췄고, 할 말이 있더라도 입이 안 열릴 것만 같아서, 나는 그냥 널 바라보기만 하면서 가만히 있었다.


"프로듀서. 그럴 거면... 그럴 거면 어제 그런 말은 왜 한 거에요?"


"미안해."


"프로듀서가 저를 정말로 의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절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생각하니까. 어제도 잘 못자고, 오늘도 종일... 하루종일 두근거렸다고요."


"...술 마시고 나도 모르는 새에 보낸 거야."


"프로듀서가... 프로듀서가 그런 말을 해주길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


이 이상 입을 열어도 실없는 미안해만 계속 나올 것 같아서 나는 또 가만히 있었다.


"프로듀서는, 진심이었던... 거죠?"


"진심이라니?"


"어제 저에게 한 말. 진심이냐고요. 제가 정말로 소중하다는 말. 진심이 아니었으면 여기 나랑 함께 있지도 않았을 거란 말 같은 걸로 얼버무리려고 하지 말아요."


"진심이야."


난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하지만, 아닌걸 아니라고 말할 수 밖엔 없듯이 그런 건 그렇다고 말할 수 밖에는 없는걸.


진심이 아니었다면 난 그 때 손도 내밀지 못했을 거야. 지금처럼 아무말도 못하면서 널 멀뚱멀뚱 바라보고만 있지도 않았을 거야.


"미안해."


"미안하다고 하지 말아요!"


시호는 나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내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


"프로듀서가 뭘 잘못했는데요... 뭘 잘못했냐고요... 저는, 저는 프로듀서한테 손도 안 잡아주고, 좋은 말도 안 해주고...!"


"시호..."


"그런데도 늘 불안해하고 조바심만 내다가 프로듀서가 저한테 그런 말을 해줘서, 제가 얼마나 기쁘고 안심했는지 알아요?"


"나도, 나도 그런걸. 나도 연인이 할만한 말 하나 안 해주고, 그럴싸한 선물도 못 주고 이벤트 하나도 안 해주고..."


좋아해. 좋아한다고.


"미안해. 서로에 대한 이야기의 첫 단추를 이런 식으로 풀어나가고 싶지는 않았어."


근사한 곳에서 밥도 먹고 싶었고, 손도 잡아주고 싶었는데. 취중진담으로 시작해서는 서로 자기 탓만 하면서 땀만 뻘뻘 흘리고 있네.


"하지만, 믿어줘. 내가 한 말은 다 진심이야. 나는 시호기 있어서 항상 기쁘고... 그리고... 보면서 항상 힘도 얻고, 그리고..."


"제가 프로듀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어요?"


"......"


"밤만 되면 프로듀서가 계속 생각나는 바람에 쭉 혼자서 훌쩍였던거, 알고 있어요?"


"몰랐어."


시호는 나에게 맞닿을 만큼 다가와서 내 품에 머리를 묻고, 내 어깨에 손을 얻고 살살 당겨왔다.


"...지금이 아니라면 이렇게 못 할 것 같아요. 프로듀서한테 제 흔적을 남기고 싶어요. 프로듀서가 절 사랑한다는 흔적도요." 


푸른 빛이 살짝 나는 시호의 체취가, 겨우 하고 싶은 말을 하며 새어나온 애달픈 숨결이, 내 온 몸으로 퍼져나간다.


내 숨결에는 어제 마셨던 맥주 냄새가 남아있겠지. 아마 목덜미엔 내가 널 그리워하며 얼굴을 파묻은 베게냄새도 묻어있을지 몰라.


나는 그저 가만히 시호에게 빠져들어갔다. 시호도. 시호도 나를 꼬옥 안고 그대로 몸을 살짝 떨고 있었다.


"프로듀서..."


"시호..."


그렇게 나는 시호를 안고 잠깐동안 가만히 있었던 나는 시호에게 손을 내밀었고, 시호는 아무런 주저도 없이 바로 내 손을 잡아주었다.


...살짝 울어버릴지도 모르겠다.


"손, 잡았네."


"그러게요."


"...나중에 시간 나면 어디 같이 놀러가자."


"네."


"어디로 가고 싶어?"


"어..."


시호는 한쪽 손가락을 살짝 꼼지락대면서도 다른 한 손은 내 손을 잡고 놓지 않고 있었다.


"어디 가고 싶은지는 생각이 안 나요. 그냥 같이 있으면 되니까..."


"나도 그래."








전 담당 중에서 안나가 제일 좋고, 로코가 그 다음으로 좋고, 츠무기가 그 다음으로 좋아요. 그리고 담당이 아닌 애들 중에선 사요코랑 유키호가 제일 좋고, 그 뒤로는 아리사, 마츠리, 시즈카, 시호를 정말 존중하고 아낍니다.


내가 안나와 로코와 츠무기를 좋아하는 만큼 시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많을텐데. 나의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이 글에 들어갔을지 모르겠고, 그 좋아하고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이 작게나마 느껴진다면 참 기쁠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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