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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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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4, 2022 23:37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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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1)

「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2)

「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3)

「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4)

「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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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3)





기본적으로 시어터는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프로듀서에게 상상 초월의 업무가 맡겨져 있다던가, 같은 걸 떠나서... 오롯이 그를 위해 존재하는 곳. 그러므로 그가 떠나있는 동안, 시어터의 시간은 멈추게 된다.


프로듀서의 출근 전까지, 그를 기다리기 위한 최소 인원을 제외한 모든 아이돌 들에게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 시어터에 나오든 말든, 레슨을 받든, 쉬든, 무엇을 하든 간에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


...물론, 불행히도 시어터에 밑도 끝도... 아무런 기약 없이 붙들려 있어야하는 인원이 존재한다. 프로듀서에게 매일 '로그인 보너스'를 안내해야 하는 사무원, 아오바 미사키와...


"...여어, 안녕, 마츠리."

"하이호- 어서오는거에요, 줄리아 쨩..."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대기실의 지정석에서 힘없이 팔을 휘적거리며 인사하고 있는, 토쿠가와 마츠리. 우미우시(=갯민숭달팽이) 인형을 쿠션마냥 대고 엎드리고 있는 모습에, 줄리아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으그극, 하고 기지개를 피고나서 그렇게나 아끼는 저 쿠션에 얼굴을 부비는 걸 보면...역시 화장은 안한거겠지. 아무튼 단순히 얼굴만 부비는 거면 몰라도, 테이블에서 뒹굴뒹굴 거리는 모습에 줄리아는 슬슬 말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헤어스타일 다 맛가잖아."

"별 상관 없는 거에요~ 어차피, 프로듀서 씨가 갑작스레 올 리도 없는 거에요. 그쵸?"

"...그야, 그럴테지만..."

"애초에 온다한들 히메가 집에 갈 일 따위는 없는거에요."


신랄하기 짝이 없는 마츠리의 어조였지만, 줄리아는 그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에 차마 지적할 수 없었다.


"한번 잘못 대기하면 신곡 이벤트가 아니고서는 집에 못 돌아가는 건 일도 아닌데... 더군다나, 탈의실에서 의상 관련으로 대기하게 되었다간..."

"...치즈루는?"

"뭐, 지금 씻고 있는 거에요."


줄리아가 마츠리의 맞은 편에 앉자, 마츠리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티가 났지만...그래도 동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느꼈는지 고개를 들어 자세를 바로 했다.


"뭐라도 먹었어?"

"그냥 적당히, 닭 가슴살이랑 샐러드만 먹은거에요."


드레싱은 빼고요, 라는 말에 그게 무슨 샐러드냐, 라고 핀잔을 주고 싶어지는 줄리아였지만... 자기관리의 화신과도 같은 마츠리에겐 뭐라 토를 달 수 없었다. 좀 잘 챙겨먹지, 라는 말은 저 메뉴가 그녀의 기준에선 상당히 성찬에 가깝다는 걸 생각한다면 꺼낼 수 없기도 하고.


그냥 말을 잘못 꺼낸 내 잘못인가. 줄리아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뚱한 분위기에 슬슬 자책감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어색해진 대기실의 분위기를 먼저 깬 건, 마츠리 쪽이었다.


"...어제,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았던거에요."

"...어..."


어제의 시어터... 라고 하면. 그런가. 줄리아는 신곡의 멤버 13명을 쭉 꼽아보고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제 21시까지 내정되어있던 다이아몬드 클라리티... 신곡이 나올때는 최근 들어 결근한 적이 없던 프로듀서였건만, 이번에는 단 하루도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괜찮아?"

"뭐어, 히메는 괜찮은 거에요. 히메는 괜찮았지만..."


20여일 째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 프로듀서. 신곡이 나올 때는 돌아오리라, 하다 못해 끝나기 전에는 오지 않을까...


"...모모는?"

"줄리아 쨩이 뭘 생각하든, 그거보단 더 최악...이라고 설명하면 될까, 싶은 거에요."


아니나 다를까, 아니면 역시나, 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덕분에, 나머지 12명 멤버 모두, 화내거나 슬퍼할 겨를도 없이 모모코 쨩을 달래느라 정신이 없던거에요!"


며칠 전부터 시어터에 쭉 머무르면서 '오빠는 곧 올거야. 일이 바쁜 걸테니까.'라며 다른 멤버들을 선배답게, 어른스럽게 다독이던 모모코는... 결국 21시 정각이 되는 순간,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그대로 폭발하고 말았다. 그 기세에 이오리나 츠바사가 그대로 눌려, 불만을 토로할 겨를도 없었을 정도였으니...


"정말이지. 유키호 쨩이나 카오리 쨩이나 리오 쨩이 다같이 달려들어서 달래주지 않았더라면..."

"...마츠리, 정말 괜찮아?"

"호?"


저 대답은 아마 '물어볼 필요가 있는 질문이냐'라는 뜻이겠지. 하기사 누군들 괜찮겠는가.


"아무튼 그런고로. 프로듀서 씨가 언제 돌아올지는 이제 정-말로 미지수인거에요. 어쩌면,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를 일인거고..."


...어제의 결과로, 모두가 차마 떠올리고 싶지 않던 가능성이 끝내 대두되고야 말았다. 모모코가 울음을 터뜨려버린 것도 바로 그 점에서 일테지. 우울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였지만, 마츠리든 줄리아든 뭔가 환기시킬만한 화제를 딱히 찾지 못하고 있던 그 때.


"어머, 줄리아 쨩. 오늘은 일찍 나왔네요?"


레슨복 차림의 니카이도 치즈루가 대기실로 들어오면서 두 사람에게 인사를 건냈다.


"아, 치즈루."

"치즈루 쨩."

"잠깐, 같이 앉아도 되죠?"


역시나 대답을 듣기위한 질문이 아니었던 건지, 치즈루는 냉큼 줄리아의 옆에 있는 의자를 꺼내 앉았다.


"샤워는 다 하고 나온 거에요?"

"그럼요. 머리도 여유롭게 다 말렸답니다?"

"뭐, 그래보이네..."


보송보송한 머리와, 열기로 살짝 상기된 두 뺨이 그 상쾌함을 말보다도 더 생생하게 표현해주고 있었으니.


"그래서 무슨 바람으로 일찍 나온거여요?"

"뭐, 그냥 적당히 기타 치면서 시간이라도 때울라고. 어차피 나올거, 너무 늦게 나오면 또 그렇잖아."

"그야 그렇긴 하지만서도..."

"대기하러 가기 전에 두 사람이랑 그냥저냥, 이야기나 좀 하려고 왔다는건... 안될려나."

"후후, 안 될리가요. 그쵸, 마츠리 쨩?"

"...히메는 처음부터 쭉 줄리아 쨩이랑 어울려주고 있었다구요?"


치즈루는 고개를 돌리면서 쿠션에 얼굴을 파묻는 마츠리나, 멋쩍어서 한손으로 계속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줄리아나... 평소와 달리 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동생 들의 모습을 보게되니 도저히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두 사람 다, 뭔가 평소와는 달리 귀여운거여요."

"...호? 그럼 평소처럼, 치즈루 쨩의 디스를 들어가도 되는건가요?"

"...그, 그건 좀 봐줘요...!"


아주 혹시라도 누가 마이페이스 트리오의 맏언니 아니라고 할까봐, 치즈루의 한 마디에 바로 치고들어오는 마츠리의 반응에 치즈루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보였다.


"그래서... 치즈루는 괜찮아?"

"네에, 뭐. 집안이 좀 걱정되기는 하지만..."

"집안을 떠나서, 두 달 내내 돌아가질 못하는데 멀쩡할리가 없는거에요."


아하하, 하고 대답을 얼버무려봤지만, 마츠리는 마치 토모카라도 온것마냥 그 잠깐의 틈을 놓아주지 않을 모양이다.


"뭐, 뭐어... 프로듀서 씨가 쥬얼을 쉽사리 탕진하는 건 다들 알잖아요? 그걸 잠시라도 억제한다면야..."

"애초에 돈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게 프로듀선데, 그냥 그럴거면 한번에 팍팍 다 확인하고 집에나 보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아, 그건 히메도 동감인 거에요."

"마츠리 쨩까지..."

"프로듀서 씨가 히메들의 상황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는 거에요.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쥬엘을 지금 얻나, 나중에 얻나. 그게 얼마나 큰 차이라고."

"...두 사람 다, 그리 못되게 말하면 안되어요."


물론, 치즈루도 알고 있다. 저 이야기들이 누구를 위해 나오는 말인지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시작하면, 주변의 마음이 얼마나 무거워지는지가 훤히 보이는 치즈루였기에.


"어차피 프로듀서 씨가 출근하다보면 언젠가는 끝날 문제여요. 쓸데없는 이야기는 더 하지 않도록 해요."


그렇게 치즈루가 칼같이 이야기를 끊어버리니, 다들 멋쩍은 분위기 때문인지 각자 휴대폰만 들여다보며 시간이 흘러갔고...


"줄리아 쨩."


먼저 침묵을 깬건 마츠리였다.


"...응? 왜?"

"요번 늦여름부터 쭈욱 센터로 올라가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궁금한 거에요."

"...궁금할게 있는거야 그거? 애초에 마츠리도 나랑 같이 올라가잖아."

"히메는 아마도 센터로 설 일이 없을거 같아서요? 그래서 센터로 서는 느낌이 어떤가, 괜시리 궁금한 거에요."


거 참 짖궂은 질문이네... 마츠리를 흘겨보는 줄리아였지만, 천연덕스럽게 그 시선을 받아넘기는 마츠리와...


"그건 저도 좀 궁금하여요."

"아니, 왜 치즈루까지...?!"

"호? 치즈루 쨩, 아직 페스티벌 의상이 나오지 않아서 혹시나 나중을 생각해서 미리 들어두고 싶은 모양-"

"그그그, 그럴리가요?! 오-호호호...! ...콜록, 켈룩..."


...아주 정곡이었던 거에요. 한숨 섞인 마츠리의 일침에 반박도 못하고 침몰하는 치즈루를 보고 있자니, 뭔가 한마디 충고를 해두고 싶어지는 줄리아였다.


"치즈루, 이쯤되면 슬슬 적응해서 뻔뻔해지고, 천연덕스럽게 받아 넘기는걸 연습해야 하는 거 아닐까? 나도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뭔가 말이 나올 때마다 하나하나 다 재밌게 반응해주니까 끝이 없는 거야."

"...으윽..."


줄리아에게 그런 말을 들을줄은 몰랐는지, 침음을 흘리며 털푸덕, 테이블에 엎어지는 치즈루였다.


"...줄리아 쨩, 히메보다 줄리아 쨩의 말이 더 날카로웠던 거에요."

"그치만 매번 이러니까 토모카가 늘상 그러는 거아냐."

"그, 그만... 제가 잘못했으니 그만해주시어요..."


하이고... 말만 살짝 거들었을 뿐인데, 본전도 못찾는 치즈루를 보며 줄리아와 마츠리는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튼 뭐... 대충 대답하자면, 그렇네. 뭔가, 내 자리가 아닌 느낌? 그리고... 언제까지고 내 것일거란 생각도 안드네."

"...줄리아 쨩한텐 낭만 같은게 1도 없는거에요."


...그래도 조금 생각한 끝에 한 대답이었는데. 칼같이 평가절하해버리는 마츠리의 평가에 눈이 가늘어지는 줄리아다.


"아니, 그럼 뭐라고 대답을 해야하는건데."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그래도, 히메라면 저거보단 더 성의있는 대답을 했을거라 자신할 수 있는 거에요."

"허어? 진짜지? 그럼 한번-"

"하지만 히메는 센터가 아니니까 굳이 대답하지 않는거에요!"

"...어이."


그런 식으로 빠져나간다 이거지? 그렇게 나온다면야, 줄리아도 다 생각해둔 게 있긴했다.


"그래서 그렇게 삐져서 스킬 안 써주는 거였어?"

"호? 삐지다니...무슨 말을 하는 건지, 히메는 잘 모르겠는거에요-"

"항상 스킬 횟수를 프로듀서가 비교할 때마다 부르짖는 이름이 누구였더라?"

"...그건, 어디까지나 우연인 거에요."

"어라? 그 말 그대로, 유키호랑 카나한테도 할 수 있어?"

"...호?"

"아니, 하다못해 카렌보다도 적은건 좀 너무 심하지 않았나 싶은데 말이지."

"줄리아 쨩? 정 그렇게 꼽주고 싶으면-"


일촉즉발의 상황. 슬슬 언성이 높아지고 있던 줄리아와 마츠리였지만, 치즈루는.


"이건 안 속으니까 그만하여요."


한숨과 함께, 고개를 들지도 않고 말하는 반응.


"...티났어?"

"방금 그렇게 말해놓고 바로 그러면 누가 몰라요?"

"...줄리아 쨩, 바로 티났냐고 되묻는 것도 너무 순진한 거에요..."


좀만 더 했으면 됐을텐데... 마츠리의 이런 반응에 치즈루는 마침내 엎드려서 파묻었던 고개를 들었다.


"아무리 저여도 곧장 속아넘어갈 정도는 아니라구요."

"어쨌든, 치즈루 쨩도 좀 성장한거 같아서 히메는 안도하는 거에요."

"...아니, 저기요? 몇 번을 말하는 거지만, 제가 더 연상이어요, 마츠리 쨩...?"


셋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줄리아 쨩?"

"...어, 응? 왜?"

"슬슬, 카나 쨩과 교대할 시간이..."


치즈루의 말에 휴대폰 상단의 시계를 확인하는 줄리아. 


23:30. 날짜가 바뀌기까지 이제 30분이 남았다. 슬슬 가보는게 좋겠지.


"아, 그렇네. 일러줘서 고마워."

"아니여요."

"자, 그럼 난 슬슬 가볼테니까. 두 사람 다 힘내."

"줄리아 쨩, 프로듀서 씨가 일어나려하면 바로-"

"...걱정 말라고. 한두번 해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두 사람의 배웅을 받으며 줄리아는 대기실을 나왔다. 아마 치즈루도 곧 탈의실로 돌아갈테고. 상당기간 동안 이렇게 시어터에 묶여있는데도, 평정심을 전혀 잃지 않은 것같은 둘의 모습에 조금은 경외심을 느끼는 줄리아다. 내가 저런 상황에... 치즈루처럼 기약도 없이 탈의실에 묶여버린다면, 과연 치즈루만큼 의연하게 있을 수 있을까.


"앗, 줄리아 씨!"


그리 길지 않던 상념을 끝내준 건, 수면실 앞에서 기다리던 야부키 카나였다. 늘 노래하듯 밝고 즐거운 목소리에 절로 미소짓게 만드는건, 아마 카나의 가장 큰 무기가 아닐까. 피식 웃으면서 카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인사를 건냈다. 강아지와 같은 반응에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려주고 싶지만, 아직 오늘 하루가 끝나지 않은 관계로 그건 잠시 참아둬야한다.


"여어, 카나. 수고했어."

"아니에요~ 열-심히 휴대폰으로 모두와 떠들다보니 시간은 금방 갔달까나~"

"...그거, 시호가 뭐라 지적은 안하든?"

"어, 시호 쨩이 프로듀서 씨를 잘 살펴가며 하라고는 하긴 했지만..."


에헤헤, 하며 시선을 돌리는 걸 보니, 별 생각없이 있었구만. 물론 저런다고 해도 정말로 실수해서 펑크냈던 적은 없었으니 줄리아는 굳이 뭐라고 하진 않기로 했다.


"아무튼 슬슬 들어갈 준비해. 다음번 차례가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까진 푹 쉬고."

"...뭐, 시호 쨩도 그렇고, 시즈카 쨩도 그렇고... 저도 말이죠, 하루 정도는 못 쉬어도 되니까 프로듀서 씨가 빨리 돌아오셨으면 좋겠는걸요."


앗. 빠, 빨리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을까나~ 라며 얼버무리기는 하지만... 뭐, 추궁은 그만두자.


"그래, 알았어."


자정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그때까지는 기다려야 하는게 원칙.


"...아참."

"에?"

"방 온도랑 습도는?"

"그, 아까 치즈루 씨가 와서 보고 가긴 했지만요... 별 문제 없을까나-"

"그래도 모르는 일이니까, 한번 보자. 감기라도 걸리면 그렇잖아."

"에에..."


어차피 시간도 남겠다. 줄리아는 수면실로 들어가서 온도계와 습도계를 확인하기로 했다.


"...이상은 없네."

"그, 줄리아 씨. 어차피 프로듀서 씨를 저희가 챙길 수 있는건 지금이 전부인데... 프로듀서 씨의 건강은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없잖아요?"


...카나의 지적은 타당하다. 공연한 일이라는 생각이야, 줄리아도 들지 않는 건 아니다. 그렇기야 하지만.


"그냥 기분 적인 문제니까. 그러니까 치즈루나 토모카나... 그래서 다들 챙기고 있는거 아닐까."


정성을 들이면 더 일찍 돌아올까. 그런 믿음이 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그냥 주변 사람을 챙기는 게 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뭐, 각자 다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겠지.


"...그, 죄송해요. 좀 무신경한 말이었어요..."

"아니, 기약도 없이 앉아있으면 날카로워질만 하니까. 너무 신경쓰지마."


투정부릴만한 상황에서 나온 투정임에도 먼저 사과하는 카나는 분명 착한아이겠지. 어제 교대하러 나올 때 있었을 그 난리판을 보았을 걸 생각한다면야, 이 정도 투정 부리는 건 애교에 가깝고.


"...이제 시간 됐어."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카나와 줄리아의 휴대폰에서 각각 날짜가 바뀌는 소리가 났다. 이제 카나는 돌아가야하고, 줄리아는 프로듀서의 옆을 지켜야한다.


"...그럼, 힘내주세요, 줄리아 씨!"

"어어. 다음 라이브 때 봐."

"네!!"


줄리아의 단순한 바람에 가까운 인삿말이었지만, 그 점은 카나도, 줄리아 본인도 지적하지 않았다. 산통을 깬다고 하나, 그런 맥없는 짓을 프로듀서 앞에서 할 수는 없지.


"...뭐, 그러니까, 빨리 돌아오라고. 프로듀서."


다들 기다리고 있으니까.


닿지는 않겠지만, 닿기를 바라며. 


그렇게, 줄리아는 언제나처럼의 기다림을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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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대 않는 시리즈 3편.


늘 그렇듯 시타를 플레이하시는 분들이라면 이해할 만한 밈들을 조금씩 넣어봤습니다.


다음 편은 생각보다 더 빨리 올라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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