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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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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30, 2021 04:23에 작성됨.

# 전편 링크


「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1)

「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2)

「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3)

「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4)

「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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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p가 접속하지 않을 때, 아이돌 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2)




"...으으..."


765 밀리언 시어터의 사무원, 아오바 미사키는 의상실에 펼쳐놓은 본인 전용 간이 침대에서 침음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일어나 앉고 난 뒤 가장 먼저 그녀가 한 말은.


"...집에 가고 싶어요..."


...넋두리처럼 중얼거리며 멍하니 일어나 앉은 미사키는 문득, 자기 자신이 과연 집이라 부를 수 있는 공간이 어디인가, 라는 제 3자가 보기엔 전혀 쓸데없어 보이지만 스스로에겐 꽤나 중요하게 느껴지는 상념에 빠져들었다.


부모님이 계신 가고시마 현의 본가가 아오바 미사키의 집일까? 아니, 이미 행정상 주소지도 본가에서 나온 상황이고, 경제적으로도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 엄연한 정규직으로 직장을 구해서 열심히 일해 스스로의 손으로 제 밥벌이를 하고 있는 미사키 본인은 이미 집에서 독립해 나온 출가외인이다. 그러므로 본가는 아웃.


그렇다면, 현재 그녀의 주소지로 등록되어있는, 그녀의 직장에서 편도로만 45분을 가야하는, 그것도 운좋게 버스와 지하철 환승 시간을 맞춰야 가능하고 어긋나면 기본이 1시간이 되는 거리에 있는... 언니와 함께 거주하는 맨션의 월세 10만엔짜리 1LDK가 그녀의 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미사키는 고개를 끄덕이려다 문득, 지금 스스로가 어디에서 잠에서 깨어났는가에 생각이 닿고 말았다.


집이라 하면 숙식을. 적어도, 숙(宿)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할 것이다. 월세를 내고 있다면 더더욱. 하지만 매달 꼬박꼬박 내고있는 월세에 비해, 그 맨션에서 잠을 자는 날이 한달에 과연 며칠이나 있는가...를 따지게 되자, 미사키는 잠에서 깰 때보다 더 처절한 침음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맨션보다, 시어터에서 훠어어어얼씬... 더 오래 있네요...? 에헤헤..."


그러면 집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묵고 잠을 청하는...걸 시어터에서 상당수 수행중이고, 밥도 시어터에서 거의 해결하고 있는 걸 보면.


"...와아, 내 집과도 같은 직장~★"


아, 별 같은 건 붙이지 말걸. 별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하다보니 별이 붙었나봐... 에헤헤...

차오르는 자괴감과 눈물을 머금고, 그녀는 마침내 정상적인 텐션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응, 뭐... 밥. 먹고 준비해야지. 아, 그 전에 샤워부터 할까~"


그녀는 간이 침대를 접어서 다시 벽쪽에 잘 붙여서 정리하고, 남아있는 잠기운도 쫓아낼 겸해서 샤워를 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샤워를 하는 동안에 언제 프로듀서가 출근할 지를 모르는 관계로, 언제든 뛰쳐나가 옷을 갈아입고 프로듀서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한다. 언제든 새삼 생각하면 할수록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프로듀서의 출근 전까지, 시어터의 그 누구도 항시 비상 대기모드로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그가 출근하려고 하자마자. 바로, 출근하는 그 순간에 이 시어터는 언제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줘야만 하니까.


"...일단, 가기 전에 아카네 쨩부터 보러 갈까요~"


그렇게 그녀는 시어터 안쪽의 수면실로 먼저 향했다. 혹시라도 프로듀서가 곧 깨어날 기미가 보이면 지체없이 바로 인사를 할 수 있게 준비를 해야하니까.


"흥흐흥 흥~흥~흥흥흥흥흥~"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복도를 걸어간다. 어젯밤, 평소와는 다르게 자정까지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근해버린 프로듀서는, 결국 가엾은 사무원인 아오바 미사키에게 또 다시 퇴근을 허락하지 않고야 말았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건, 억지로라도 기분을 좋게 만들면 텐션이 완전히 작살나는걸 막을수 있다는 걸 체득한, 그녀 나름의 대책이다.


...그런데 왜 프로듀서가 미사키에게 퇴근을 허락하느냐 마느냐, 라는 묘사가 나오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그런건 차차 설명 될테니 일단은 넘어가도록 하자.


"아카네 쨩? 간밤엔 괜찮았어요?"

"...이야... 좋은...아아아침...흐아암..."


퀭해보이는 눈빛의 노노하라 아카네가 하품을 하느라 벌려진 입을 가리지 않는 오른손 만을 힘없이 휘적여보이며 미사키의 아침 인사에 화답했다. 피곤해서 축 쳐져있는 모습이지만, 아카네는 가능하면 티를 내지 않으리라, 하고 마음을 가다듬기로 했다. 왜냐하면 지금 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그동안 딱히 라이브 무대에도 올라가지 않고 가끔 프로듀서에게 얼굴만 슬쩍 비추고 바로 퇴근 할 수 있었던 자기 자신과 달리... 무려 9일동안 연속으로 퇴근을 할 수 없었던데다가 자정이 되면 칼같이 대기해서 프로듀서가 출근하는 즉시 인사를 건네야했던, 아오바 미사키니까.


"크흠, 흠. 미사키 쨩은, 잘 잤엉?"

"네에, 그럼요." 

"...어, 정말...?"

"한 달 중 2/3정도는 의상실에서 자다보니 이젠 익숙한걸요."

"...미안해."


...미사키가 이런 말을 하면, 시어터의 그 누구도 감히 미사키에게 뭐라 농담을 꺼낼 수가 없었다. 천진난만한 연소조들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유일한 동갑내기에 시어터에서 나이에 비해 가장 순수&무구하다고 할-덤으로 노노하라 아카네를 765 프로덕션의 그 누구보다도 가장 잘 괴롭힐-수 있는, 키타카미 레이카조차도 지금 이 상태의 아오바 미사키에겐 감히 눈도 마주치지 못하리라.


순식간에 깨갱, 하고 움츠러드는 아카네를 보자, 미사키는 자신의 단어 선택이 또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아아, 딱히 부담을 주려던 건 아닌데...


일단 화제부터 돌려보자.


"...저기, 그래서 프로듀서 씨는 아직, 소식이 없나요?"

"응... 미안. 아카네 쨩도 정말정말 안타깝지만... 아무래도 어제까지 죽-어라 라이브를 돌려서 그런지, 프로 쨩... 오늘은 접속 안할지도 몰라. 그래도 어쩌면, 정오에는 올지도 모르지만..."

"...그건 알지만요..."


12시의 결과발표 때에는 올 지도 모른다. 그건 미사키도 아카네도, 시어터의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제 아무리 계기가 있다고 한들, 오고자하는 프로듀서의 의지가 없다면야 당연하게도 소용이 없게된다. 더군다나 미사키도, 아카네도 프로듀서가 오지 않을만한 계기는... 이미 알고 있다.


"...하아..."


미사키는 한숨을 내쉬며 아카네의 옆에 있던 의자를 끌어다가 적당히 앉아 등반이에 몸을 쭉 기댔다. 그 누구보다도 평온한 표정으로 누워, 코고는 소리도 하나 없이 숙면을 취하고 있는 프로듀서의 모습에서.


...너무 많은게 뒤섞여서일까. 미사키는 지금 머릿속에 떠오른 감정과 생각을 정확히 표현할 단어나 문장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그냥. 그냥 그렇다. 이 이상으론 표현이 되지 않는다.


"...미사키 쨩?"


전혀 아닌 척하면서 시어터에서 눈치 빠르기로는 한손에 꼽을 수 있는 노노하라 아카네라서일까. 아니, 아카네가 아니더라도, 그 누구라 한들 지금의 미사키를 그냥 내버려둘리는 만무하다. 말을 걸어주길 바라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노노하라 아카네는 그런걸 그냥 내버려둘 수 있는 인물이 아니기도 했다. 물론, 아카네도 미사키가 뭔가 대답해주길 바라고 말을 건건 아니다. 거는게 맞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니까 그녀 스스로의 판단에 언제나 확신을 갖는 그녀 답게 행동할 뿐.


미사키는 아카네의 기대...? 바람...? 아무튼 예측에 맞게 그녀의 말에 더는 대답하지 않고 프로듀서를 가만히 내려다 볼 뿐이었다. 


"...아카네 쨩."

"으, 응?! 불렀어?"

"다음 교대는 누군가요?"

"어... 로코 쨩이지? 좀있다 깨워서 교대를-"

"로코 쨩이 깰 때까지는 제가 볼테니까, 먼저 가서 좀 쉴래요?"


...갑자기 뜬금 없는 제안에, 아카네는 방금 졸다 깨서 자기가 잘못 들은게 아닌가 하고 스스로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저기, 미사키 쨩? 그, 아카네 쨩은 괜찮으니까, 좀 씻고 밥 먹고 하는게-"

"괜찮아요."

"...아니... 미사키 쨩은, 오늘까지 벌써 9일 동안이나 제대로 못쉬었-"

"괜찮으니까요."


...논리고 뭐고 그냥 저렇게 무대뽀로 밀어붙이는건 어째 동갑내기라서 그런지, 레이카 쨩이나, 미사키 쨩이나... 둘이 아주 똑같다니까...? 미사키가 들으면 화를 낼지도 모르는 생각이었지만, 아카네는 다른 누구마냥 생각을 입밖에 쉬이 내는 허술한 캐릭터는 아니라서 입에서 잘 갈무리해서 삼켜내는데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눈싸움으로 열심히 신경전은 펼쳐보았지만, 도저히 양보할 생각이 없는 미사키를 이겨본 아이돌은 시어터에 없었던 만큼...


"...로코 쨩은 30분 뒤면 일어날 거 거든...? 그러니까 괜히 더 고집부리지 말고 로코 쨩이 오면 곧장 넘겨주라구. 그리고 혹시라도 그 전에 프로 쨩이 깰 기미가 보이면 바로 연락 돌려서 다 깨워야해?"

"아카네 쨩, 저도 잘 알고 있다구요."

"아니아니, 그래도 미사키 쨩한테 떠넘기는 거 같아서 영...그렇다니까...?"

"괜찮으니까, 가서 쉬어요. 어차피 프로듀서 씨가 혹여나 일어나더라도, 지금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건 알잖아요."

"...진짜 옹고집은... 알았어. 그치만, 진짜, 진짜로. 로코 쨩 오면 바로 넘겨주는거야? 알았지?"


네에, 알았어요. 미사키는 반강제로 아카네를 자리에서 일으키다시피 해서, 문 앞까지 밀어낸 끝에 대기실로 돌려보내는 데에 성공했다.


"후우..."


...뭔가, 생각이나 의도가 있어서 아카네를 보낸건 아니다. 아오바 미사키라는 사람은, 그렇게 계산적이거나 이성적인 인물이 아니니까. 적어도 미사키 스스로는 본인을 그렇게 생각하고 평가한다.


"...9일...이었죠?"


아카네 쨩이 센거라면 정확하겠죠- 물론 여분의 속옷, 양말 같은건 진즉에 챙겨뒀으니까, 집에 못가는 정도는 이젠 별 일이 아니었지만.


"...별 일이, 아니긴요..."


꾸욱- 하고 프로듀서의 뺨을 꼬집는다. 물론, 이런다고 프로듀서가 일어날 일은 없다. 그럼에도, 아니 그러니만큼. 소심하게나마 복수를.


"...그 9일 동안, 어떻게 단 한 번도 말을 안 걸어주실 수가 있어요..."


한 번만, 말을 걸어주셨더라면...


물론, 미사키는 그에게 무엇하나 강제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그의 의지에 따를 뿐. 그러니까, 이렇게나마 푸념해도 조금은 괜찮겠지.


765 시어터에서 사무원 아오바 미사키의 업무는 프로듀서의 보조. 그가 그 날 해야할 업무를 제시해주고, 그가 받을 지원에 대해 안내해주고 지급하는 것.


그 브리핑은, 언제, 어느 때든. 프로듀서가 출근하는 바로 그 순간에 이루어져야 한다. 제대로 듣지도 않고 휙 넘어가버리더라도, 그녀는 반드시 그 때에 프로듀서에게 알려야한다. 그러니까... 그날 출근하는 순간까지는, 아오바 미사키는 프로듀서를 기다려야만 한다. 그것이 세계의 규칙.


"...뭐, 이건 당연한 일이니 그러려니 하지만요..."


...보통이라면, 시어터에 일이 남아있지 않다면 미사키의 그 날 일은 그걸로 끝이 난다. 즉, 안내가 끝난 후 바로 퇴근해버려도 시어터 업무는 알아서 잘만 굴러간다. 그래서, 아오바 미사키에게 있어 최고의 하루는 프로듀서가 자정이 지난 직후 바로 출근해 주는것. 그래준다면야, 바로 심야 택시를 타고 집으로 퇴근하고 다음날 자정 전에만 출근하면 되니까. 낮밤이 바뀐게 서럽지 않나고? 의상 제작이 있으면 밤샘이야 밥먹듯이 하는데, 휴식시간이라도 확보되는 게 어디야.


진짜 문제는...


"...신곡이 나올때죠."


그 안내를 위해 대기실에서 기다릴 때.


계속 말을 걸어주길 기다리면서 기다리는... 그 시간은. 퇴근도 못하고 말이지. 언제 말 걸어주나 대기실에서 숙식하고 있어야하는 밑도 끝도 없는 기다림.


...물론 이 짓도, 4년이 넘어가는 지금에서야, 화딱지는 당연히 날 수 밖에 없지만... 늘 상 그러다보니 이젠 자연스럽게 짐을 다 챙겨두게 된다. 그래서 이젠 기껏 매달 적지 않은 월세와 관리비가 들어가는 맨션보다 시어터가 더 집 같은...


"......"


꾸우우우우욱-


"...앗."


하마터면 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크게, 움켜쥔 손을 돌려버릴 뻔했다. 다행히도 정신을 차리고 손을 떼서 큰 자국은 안남았지만, 만약 냅뒀으면 시퍼렇게 피멍이 들었을터.


"...안돼요, 안돼... 그랬다간, 미움 산다구요..."


...아이돌들한테? 프로듀서한테? 미사키는 그걸 딱히 구분짓지는 않기로 했다.


움켜쥐었던 손을 풀고, 어쨌든 벌겋게 된 뺨을 살살 문질러주다보니 천연덕스럽게,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잠들어있는 그가...


"......매정하시네요, 정말."


...다양한 의미로 원망스러워진다. 그 어떤 것 하나도 그에게 강제할 수 없지만. 모든 것이 그를 위해 돌아가니만큼... 모두를, 한번씩 돌아봐주는건, 안되는걸까.


"...미사키."

"ㅇ, 에, 에? 에?! 로, 로코 쨩?!"


나지막하게 들린 목소리에, 정말 개그 만화에나 나올법한 리액션으로. 아오바 미사키는 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소스라치게 놀라고야 말았다.


"...그러다가 프로듀서가 awake, 할거라구요?"

"에에에에에어어어어어어어어언제와와와왔어요?!?!?!?!?!?"

"...좀 calm down 하는거에요."


Sleeping Beast에게 실례라구요. 로코는 그렇게 덧붙였다.


"...비스트...요?"

"...잠자는 공주가 Sleeping Beauty고... Beauty and the Beast니까... 아니, explain이 필요한 Nonsense conte는 terrible joke라구요..."


맙소사... 로코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로코의 joke sense가 terrible하다던 안나의 appreciation이... Truth가 되는건 not good인데요.


로코의 시큰둥한 표정 덕분일지, 미사키는 어떻게든 진정하고 이성을 되찾는 데에 성공하고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냈다.


"...그, 아무튼... 잘 잤어요, 로코 쨩?"

"뭐... 로코가 awake하자마자, 아카네한테 미사키가 강제로 task를 take 해버렸다고 전해듣자마자 잠은 perfect하게 깨버렸지만요."


...지금의 광경은... 아마 직접 목격하기 전에는 누구라도 쉬이 믿지 못할 지도 모른다. 로코가 누군가를 가늘게 흘겨보며 따지고 있다, 라고 말한다면 과연 누가 믿어줄까.


그 어려운 일을 바로 아오바 미사키가 해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 정도야 지금 중요한게 아니지. 일단 상황 파악은 해야했다. 


"...저기, 어디서부터 봤나요...?"

"...9일동안...이라고 말한 point 부터...?"

"-다다다, 다 봤잖아요!!!!!"

"C, Calm down...!"


어차피 프로듀서 씨는 안 깬다구요-! 아니, 그건 됐으니까! 프로듀서 말고 다른 사람들이 깬다구요!!


잠시 소란이 이어진 끝에...


...한다 로코가 본인이 그토록 철저하게 준수하던 컨셉마저 집어던져가며 미사키를 붙잡고 입을 틀어막은 끝에서야, 미사키의 폭주를 막을 수 있었다. 

왜 일어나자마자 로코는 이런 고생을 해야만 하나요... 구슬프게 푸념하는 로코에게, 겨우 입이 풀린 미사키가 할 수 있는 말은 딱 한 마디 뿐이었다.


"...죄송합니다..."

"...뭐, 로코는 미사키를 understand하니까, don't care지만요..."


...그거, 다른 사람들이 figure out하는 moment에, 무슨 situation이 happened할지 몰라요.


로코의 이성적인 말에 미사키는 고개를 푹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입이 있다한들 뭐라 더 할 말이 없었으니까.


불편하게 이어진 침묵을 먼저 깨준건, 도저히 말할 엄두를 낼수 없던 미사키를 배려해주기로 결심한 로코, 인건 당연한걸지도 모른다.


"...미사키. Breakfast는요?"

"...아직이요."

"...shower는?"

"...그..."

"...미사키?"


...대체 이 사람은 뭘 하려고 아카네랑 멋대로 교대를 한걸까요. 그래도 로코는 로지컬한 아이돌이니까, 컨버세이션으로 언더스텐딩 시키는 거에요.


"...네."

"지금부터는, 로코가 프로듀서를 care할테니까, 얌-전히 가서 씻고, breakfast를 먹고, 좀, 편히, 대기하는거에요. 알았죠?"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라는건 이걸 보고 말하는 걸까. 정말 수년간 봐왔지만, 전에 없는 기백을 뿜는 로코를 보며 아오바 미사키는 그저 그렇게 생각할 뿐이었다.


"...아, 알았어요...갈테니까, 화 풀어요."

"...not angry, 에요."

"...화 풀어요... 내가 잘못했어..."

"...미사키."

"...네?"

"...미사키가 대기 하지 않을 때 쭈욱 대기했던 마츠리랑, 의상실에서 돌아가지 못하는 치즈루를 생각해서라도, 참아요."


...여기서 대체 무슨 말을 더 하랴.


"프로듀서가 awake 하면 바로 call할테니까. 빨리 shower하는거에요."

"...알았어요. 미안해요."


...그렇게, 이번에는 미사키가 로코에게 떠밀려 수면실을 떠나게 되었다. 연신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나서려는 때에.


"...잠깐, 미사키! document, 챙겨야죠!"

"아."


...하마터면 놓고갈 뻔했네. 미사키는 로코에게 감사를 표하며 서류철을 챙겨들었다. '로그인 보너스'가 들어있는 서류철. 프로듀서를 맞이할 때, 이게 없으면 되겠는가. 프로듀서가 출근하는 순간까지 반드시, 미사키의 손에 쥐어져있어야 하는 것. 그래야만 하는 것.


"...미사키."

"네?"

"그래도, 프로듀서가 shift만 하면, 퇴근하잖아요!"

"...그렇죠."

"그니까, Cheer up 하는거에요!"


...물론, 저렇게 말하는 로코나, 그걸 듣는 미사키나. 당연하게도 이게 얼마나 기약 없는 이야기인지는 알지만...그래도, 그럼에도 기대를 할 수 밖에 없다.


다른 가능성 같은 건 없으니까.


하지만 이런 힘빠지는 이야기는, 절대 그 누구도 입밖에 내지 않는다. 


"그럼, 갔다올게요."

"이젠 No more talking! 인거에요."


...엄하기도 하지. 그래도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로코 쨩이니까, 하는 생각에 미사키는 살짝, 마지막으로 그녀를 떠보기로 했다.


"...혹시 씻다가 전화가 오는건 아니겠죠?"

"..."


물론, 어림도 없다.


...정말 이럴 때는 칼 같네요, 로코 쨩. 하긴, 아이돌 일이든, 창작이든, 아니면 의상 제작을 도와줄때든... 어떻게 사생활은 저렇게나 구멍이 숭숭 나있으면서, 일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프로페셔널한 건지. 의문과 존경심이 동시에 드는 기특하고 귀여운 아이랄까.


"...미사키, 로코의 디스는 적어도 로코의 사이트 밖에서 하는거에요."

"있다봐요오오오오오-"


...로코 쨩의 눈치가 좋아진걸까요, 아니면 제가 헤퍼서 그런걸까요... 어쨌든 나중에 로코가 교대를 하고 나면 한 소리 또 듣는건 확정이네요...


"...기왕이면, 퇴근하면서 들었으면 좋겠네요."


...아, 빨리 씻으러 가볼까나... 근데 정말로 프로듀서 씨, 씻는 와중에 오는건 아니겠죠...? 밥먹는 와중이면 몰라도... 하긴, 그걸 대비해서 머리 감는거랑 몸 씻는걸 시간대를 분리해서 하긴 하니까...


그렇게 다시, 일상적인 고민을 하며 자신의 자리로 다시 돌아가는 그녀였...지만.


...물론 안타깝게도, 아오바 미사키가 그 날 무사히 퇴근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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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기다리지 않던 2편!


...뭐, 아이돌이 주인공인 편은 아니었지만...


...딱히 길게 할 생각은 분명 없었는데 분량 조절을 조진 거에요...


아무튼 또 마찬가지로 다들 적당히 잊어주시고 있다보면 언젠가 또 올라올 겁니다... 아마?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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