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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즈 감사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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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0, 2021 00:38에 작성됨.






안녕하세요. 나나쿠사 니치카입니다. 나름 이름있는 아이돌 기획사인 283프로 소속이에요.




최근에는 283프로 감사제가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여는 일종의 페스티벌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중간에 우여곡절도 있었다만, 제가 잘 했는진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잘 끝내긴 했어요.




그건 꽤나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저에겐 곤란한 일이 생겼습니다.




"저, 벌써 네시간째인데요."




"35분만 더 기다려봐. 그 부분의 피아노 솔로가 엄청 좋아."




바로 프로듀서가 현대음악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프로듀서가 언제 저 지경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감사제때부터였을 겁니다.




"자네는 성과를 냈나?"




"......"




"성과란 뭐지?"




"......"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장서로군. 20세기 현대무용. 음원 포함 빠르게 배우는 현대음악..."




"그건 그냥 제가 좋아서 산 건데요."




전 프로듀서와 사장님이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테리 라일리와 돈 체리의 1975년 쾰른 라이브 실황 들어봤어요?"




"아니."




"해리파치 라몬테영 알아몰라?"




제가 알 수 있던 것은 이미 그 시점부터 프로듀서는 중증이었다는 것입니다.




"슈톡하우젠의 소년의 노래 들을래?"




"좋지. 어서 CD 가져올게. 미쨩."




가장 거슬리는 것은 프로듀서가 음악을 들을 때면 늘 미코토씨랑 함께 듣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미코토씨랑 한 시간도 넘게 웅웅거리기만 하는 노래를 듣거나, 30분동안 두구두구거리면서 드럼만 치는 노래를 듣거나, 아니면 그냥 소음을 듣거나....




"미쨩. 언젠가 괜찮으면 지금 일과는 별개로 앨범 하나 내볼 생각 있어?"




"지금 일과는 별개로라니?"




"말 그대로 솔로로 한번 가보자 그거지. 하고 싶은거 다 해보자고"




"왜죠."




다 좋았습니다. 하루종일 사무실에 뿌뿌빠빠하는 소리가 들려도, 언니가 사무실에서 잠을 못 자서 창고에 가서 자는 것도. 미코토씨가 곁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미코토씨를 빼앗아가겠다는 그 한마디만은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 좀 해요."




"아. 니치카도 같이 하고 싶었구나! 진작에 말을 하지. 그럼 둘이서 같이 현대..."




"으아아아! 이제 더는 못 참아! 현대 음악좀 그만 틀어요!"




저는 너무나도 화가 나서 사무실에 있는 스피커를 그대로 뒤엎었습니다.




"미쨩. 니치카가 화내는거 한번 녹음해두지 않을래? 나중에 좋은 샘플이 될 것 같은데."




"소년의 노래와 소녀의 분노의 병치라..."




"아아아아아아!!! 나는 아이돌이 좋다고!!! 야쿠모 나미가 좋다고!!!"




프로듀서는 제가 어떤 심정인지는 아랑곳않고 제가 화내는 것을 녹음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프로듀서는 제가 화내는 것을 정말로 샘플링해서 저와 미코토씨의 이름으로 앨범을 냈고 평을 받으며 저와 미코토씨는 현대음악계의 일약 스타가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화만 냈는데 스타가 되다니. 아이돌 실격이잖아아아아아!!!!!!




그런데 현대음악 스타를 아이돌이라고 부르는게 맞나...?




"들을래?"




현대음악 소리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빵집을 했습니다

쉬즈 감사제를 봤는데 미코토가 음악에 조예가 참 깊어보였습니다

그런데 왜 그냥 삐약이인 니치카에게 그런걸 시키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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