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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의 추억을 넘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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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0, 2021 00:04에 작성됨.

[자,차들으세요. 커피랍니다.]


[아,감사합니다.]


[연락은 아직도 안 되는 건가요?]


[아뇨,괜찮아요. 그냥 메시지 남겨두려구요. 어차피 내일 지각하지 않는 이상 큰일 날 일은 없을 테니.]


결국 모모코의 집에서 자고 가기로 결정-선택지가 없어서 이걸 결정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하고 모모코네 할머님의 환대를 받게 되었다.
그나저나 여기서 자고 가게 됐다고 이야길 전해야 하는데 관리인 아저씨 늙어서 일찍 자러 들어가는 건가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안 받네...


[뭐,자러 들어갔단건 딱히 내일 내가 시어터서 튀어나오지 않아도 신경 안쓴단 소리겠지...]


뭐 아무래도 좋았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지금 그런 거에 걱정할 틈이 없는 거였지만.
왜냐고? 그야...


[무으....]


[모모코 애도 참,네 프로듀서잖니? 근데도 같이 자면 안 된단 거야?]


[모모코와 프로듀서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야. 그러니까 동침금지! 같이 목욕도 금지! 선을 지킬 줄 알아야 된다구!]


어쩔 수 없다는 듯 집에 머물다 가라 한 거치곤 모모코가 굉장히 까칠했다.
목욕이야 애초 난 따로 하려 했는데 모모코네 할머니께서 같이 하는 게 어떻겠냐 권유한 거니 그럴 수 있다지만 설마 스캔들이라던가 성범죄 같은 소리까지 거론하면서
거리를 두려고 노력할 줄은 몰랐다. 좀 충격인데.


[이거 죄송해서 어쩌죠,원래 저런아이가 아니었는데...]


[아,아니예요. 하하핫. 실은 아까 낮에도 비슷한 소릴 다른 아이에게 들어서 이젠 무덤덤한걸요.]


라고 말했지만 분명 나 지금 영혼이 빠져나간 표정일꺼야.
왜 이리 왕따당하는 듯한 상황이 돼 버린 걸까.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야.


[방금 말한 대로,모모코가 먼저 씻을 테니까 절.대.로. 프로듀서는 출입 금지야! 알았지!]


그렇게 말하곤 모모코는 쏜살같이 샤워실로 들어가 철컥 하고 문을 잠궈버렸다.
우와 진짜 심하게 미움받고 있어. 하지만...


[애! 모모코! ...하아,정말이지.]


[저기,할머님 여쭤볼게 하나 있는데요.]


모모코가 없어진 틈을 타 나는 재빨리 모모코네 할머님께 질문했다.
무언가 예상이 가는 구석이 있는 듯,할머님께서는 흠칫하고 커피를 젓던 티스푼을 멈추고 내 이어지는 말을 기다리고 계셨다.


[실은 아까 모모코랑 모모코 어머님이 이야기하는 걸 봤어서요. 초면에 무례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모모코 가정사에 대해 알 수 있을까요.]


[하아,역시나 보신 건가요.]


[네.]


자기 할머니와 살면서 부모와 척지고 사는 아이,당연히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내게 익숙한 풍경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더욱 이야길 듣고 싶었다. 시호가 날 믿지 않는 그 이유도,모모코도 모두 바꾸고 싶단 내 욕심 때문이었다.


[어디서부터 이야길 해야 할까요...저 아이가 아역배우 출신인건 잘 알고 계시겠죠?]


[네. 분명 연기 천재라고 불릴 정도로 성공했다고..]


[그 말대로랍니다. 한때는 할리우드 출연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죠.]


[그런데 지금은 아이돌을 하고 있죠. 솔직히 말해서 그때에 비하면..]


[더 아래에 있는 거 아니냐구요? 후훗. 그 아이가 들으면 분명 화낼껄요?]


[아하핫...또 미움 받을 스택이 늘어 버렸나요.]


[후후,미워하진 않을 거예요. 하지만 자기 꿈을 이해해주지 않는다 생각하겠죠. 그 아이 엄마 아빠처럼요.]


[그래서 아까 모모코가 어머님께 그렇게 화를 낸 거였군요. 그런데 여전히 이해가 안 가네요. 왜 하필 아이돌이었던 거죠?]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 원래 모모코는 순전히 재롱으로 엄마 아빠를 행복하게 하고 싶어서 연기했던 거였죠. 그런데 그게 진짜 배우 일이 되고...영화도 몇편 찍고 점점 일이 커지면서 상황이 바뀌어 버렸어요. 아이 아빠는 이걸로 돈을 벌고 싶어 했죠.
그래서  모모코의 매니저를 자청하면서 차츰 무리한 스케줄을 아이에게 강요하기 시작했고...그러다 일이 터졌죠. 모모코가 영화 촬영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쳐 버렸어요.]


[그런 일이 있었군요.]


[여기까지 찾아와서 펑펑 울었죠. '모모코가 하고 싶던 건 이런 게 아냐'라면서요. 그리고...아이 부모가 크게 싸우게 됐어요.]


[일 때문이겠네요.]


[그랬죠. 애비는 모모코를 설득해서 돈을 벌고 싶어 했고,애미는 애를 좀 가만히 내비두라며 크게 싸우게 됐죠. 그때부터 쭈욱 모모코는 저랑 살고 있구요.]


[그렇게 된 거였군요..근데 아직 궁금한 게 있어요. 이건 프로듀서로서 반드시 들어야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게 뭐죠?]


[모모코가,아이돌이 된 계기가 뭔지. 그게 전 알고 싶어요.]


---


'이번 일은 아빠에게 무척 중요해. 모모코는 아빠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지? 그러니 열심히 하렴!'


'이제 괜찮단다. 엄마가 도와줄 테니까 더 이상 도망치지 말고 하고 싶은 거를 하렴.'


[...]


모모코는 욕실 안에서 아빠와 엄마가 한 말을 내내 곱씹었다.
샤워기의 물줄기가 몸에 부딪히며 나는 소리 외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도리어 그렇기에 모모코의 머릿속엔 아까의 엄마의 말,그리고 예전의 아빠의 말이 더더욱 또렷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


아빠는 어느 순간 부턴가 모모코가 아니라 돈을 보고 기뻐했다.
엄마는 모모코가 하고 싶은 걸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거짓말쟁이들...모모코의 노력은 하나도 쳐다봐주지 않고...]


어른들이 싫었다. 하나 같이 자기 할 말만 하고 남의 생각은 일도 신경 써주질 않았다.
그래도 언젠간 둘이 모모코의 말을 들어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까지는.


첫 CD데뷔가 결정됐을 때만 해도 모모코는 금방이라도 원하는 꿈을 이룰것 같은 기분에 들떠 있었고 자랑스럽게 그 사실을 알리고자 엄마에게 갔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슬프기만 했다.


'아빠 이야긴 하지 마렴.'


'모모코,정말 괜찮겠니? 여태 쌓은 게 무너져 내리는 거야. 게다가 아이돌은 업계가...후우,엄만 잘 모르겠구나. 왜 하필 아이돌인 거니? '


[...]


말하고 싶었다.
엄마랑 아빠는 맨날 싸우기만 하니까,그리고 아이돌에서 길을 찾았다고.
이걸로 엄마랑 아빠랑 옛날처럼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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