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만개의 추억을 넘어-3-

댓글: 1 / 조회: 425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11-07, 2021 15:46에 작성됨.

[그럼 앞으로 우리 모두의 언니가 될 프로듀서를 위해 건배~]



[예이~건배!]



[에헤헹~건배~]



코노미의 건배사와 함께 분위기를 띄우려는 리오와 후카의 건배가 이어졌다.

아저씨의 뜬금없는 선언과 해프닝이 있은 후 나는 코노미의 권유로 '신참 프로듀서 입사 기념 회식'자리에 참가했다.

아마 아까의 참사에 관한 위로의 의미랑 친목도모 양쪽 모두 의도가 있는듯했는데 레이카를 제외한 전원이 이제 며칠 만난 날 위해 이래준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었다.



[아...건배.]



[뭐야~주인공이 그렇게 축 늘어지면 어떻하잔거야?]



척 봐도 기운이 쫙빠진 목소리로 힘없이 건배라 외치며 깡 하고 맥주잔을 부딛치자 코노미가 한마디 해 왔다.



[하아,그런 소리를 들으니 힘이 영...]



[다 큰 어른이 그렇게 울면 쓰겠어? 자 잊어 잊어! 다음부터 잘해보이면 되는 거야!]



[근데 확실히 시호,이번에 좀 심했지.]



[으음,확실히 시호의 그런 모습은 처음 봤어. 가끔가시 돋친 말을 하긴 하지만 그런 수준은 아니었는데..]



역시나 다들 아까 시호가 한 말이 주요 화젯거리인 모양이었다.



'어째서 당신이 우리의 프로듀서란 거죠?'



'자,잠깐 시호! 그건 너무 심한 게..'



'카나는 가만히 있어!'



'읏..'



'미, 미안 나도 갑작스러운 일이라 뭐라 답할게...'



'답할게 없다구요? 그럼 당신은 그저 프로듀서의 보조업무나 하려 들어왔단 소린가요?'



'아,아냐 하지ㅁ-'



'프로듀서에게 어느정돈 들었어요. 집도 절도 없는걸 받아 준 거라죠? 그렇다면 진짜 프로듀서가 된양 떵떵거리지 말고 조용히 프로듀서 아래에서 지내다 가시란 말이예요! 후우,저,이제 돌아가 볼께요.'



'잠깐! 시호! 말이 너무 심하잖아! 프로듀서! 프로듀서 때문에 벌어진일이니까 프로듀서도 어떻게 ㅎ...그새 사라졌어?!'



[...후우.]



[뭐,너무 신경 쓰지는 마. 시호는 우리 중에 프로듀서랑 관계가 가장 돈독했던 아이였으니까. 아마 그래서 생각에도 없는 말을 내뱉은 거일꺼야.]



[아뇨,그리 슬프진 않아요. 익숙하거든요 그런 매도. 제가 정말 지금 고민인건...그래,신뢰랄까요? 키타자와가 그렇게 말한 건 그만큼 저를 못믿고 있단 소리고 그만큼 기존 프로듀서를 믿고 의지했단거 아닐까 해서요.]



[신뢰? 으음,확실히 프로듀서..아니 관리인 씨는 이거 저거 곤란하면 항상 다들 의존하고 조언을 구하곤 하긴 했으니까 그럴지도 모르겠네...]



[에헤헤~후로듀샤 언냐! 오늘은 그런 무거운 생각 다 잊고 마셔요! 자 쭉! 쭈우욱!]



[자,잠깐 후카! 하아,오늘도 잔뜩 취해버렸나 보네.]



[후훗,그래도 이렇게 마음 터놓고 말할 직장동료들이 생긴 건 정말 다행이네요.]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니까? 25에 그 키,그 몸매,그 얼굴! 처음엔 새로 온 아이돌인 줄 알았어.]



[에이,부끄럽게 왜 그래요~]



[언니,사실 최연장자 딱지 떼서 그렇게 칭찬하는 거지?]



[읏...! 그럴 리가 없잖아! 리오 애도 참!]



[아아~스물다서엇! 갑자기 가슴을 후벼온다앗...아,문자다. 잠시만 확인해 볼께요.]



한참 그렇게 티키타카를 셋과 맞추던 중 허리춤에서 웅웅대는 핸드폰에 잠시 자릴 비우게 되었다.



[이건...?]



메시지는 뜻밖의 인물에게서 온 것이었다.



모모코인데 미안 하지만 이쪽으로 와 줄 수 있어?



---



[죄송해요 모처럼의 술자리였는데.]


[전혀 미안할꺼 없다니까. 일 때문이잖아~그것도 모모코가 부른거니까. 그나저나 택시값 괜찮아?]


[네,일 때문이니 법인교통카드 써도 된다고 사장님이 말해주시더라구요.]


[니헤헹~후로듀샤 언니 바이바이~]


[하아,후카는 이게 늘 문제라니까...분명 아까 건배사 할때 한잔이 전부였을텐데. 아무튼 언니 수고해~]


정답게 함께 술을 마신 시어터의 어른조와 인사를 나누고 나는 택시기사 아저씨께 모모코가 이야기한 곳으로 출발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나저나 모모코인가...]


스오 모모코,연소조 아이들 중 내가 보기에 가장 인상깊던 아이였다.

시호의 수라장이 지나가고 난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쿠와 타마키가 노래를 받았단 거에 신이나 방방 뛰어다니고 언제 부를 수 있느냐 어디서 부르느냐 그때는 옷을 무얼 입을까 같은 딱 그 나이대 어린아이 다운 소릴 할때,

모모코는 어디선가 발판을 가지고 와서는 나와 눈높이를 맞추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언니가 프로듀서라고 했지? 그래서 라이브까지 일정표는 계획 있어? 레슨 일정도 조율해줘야하구 무엇보다 곡은 준비되 있는거지?'


'에,엣? 아,그 그러니까..'


'뭐야 그런거 하나 준비 안된거야? 하아,시호씨가 말한 대로일지도 모르겠네. 아까 프로듀서가 하는 이야기 들었잖아? 뭐어,프로듀서가 조금 엉뚱한 구석이 있고 언니도 보아하니 아무 준비도 안된듯 하니까 모모코가 특별히 봐줄께.

이쪽 업계에선 모모코가 선배니까.'


하고 기세등등한 미소를 짓던게 그 모모코란 아이였다.


[아마 서류상 아역배우 출신이라 적혀있던거 같은데...으으,확실히 나보단 선배네 어린아이에게조차 밀리는건가 나는.]


[손님 도착했습니다.]


[예? 아,감사합니다.]


쓸때없이 분해하는 사이 모모코가 말한 그곳에 택시가 도착해있었다.


[가정집 같은데...아,모모코!]


[뭐야 늦었잖아,프로듀서!]


[미안...코노미랑 리오가 술마시자 해 가지고 차를 끌고 올수가 없었어...아하핫]


[뭐야 그럼 지금 술마신거야? 우으...진짜 알콜 냄새 나잖아. 꼭 방금 퇴근한 아저씨 같아.]


[뭐,틀린건 없긴 한데 그래도 언니에게 너무한거 아니니..]


[뭐어,그래도 모모코의 메세지 보고 와줬으니까...그건 고마워.]


부끄러운듯 고갤 돌리면서도 고맙다 하는 모모코,역시 초등학생인가 싶어 나도 자연스레 미소지었다.


[정말,솔직하지 못하면 나중에-]


[잠깐,기다리렴 모모코! 다시 생각해주면 안되겠니? 한번이라도-]


[모모코의 결정이니까 함부로 하지마!]


[읏...]


[프로듀서가 데리러 왔으니 나는 이만 가볼게. 가자 프로듀서.]


[아,으응.]


안에서 나오신 아주머니가 갑작 스럽게 소리쳤지만 모모코가 단호하게 뿌리치면서 말이 끊켜버리고 말았다.

뭔 상황인거지 대체? 함부로 이야기 할 상황도 아니고.


[저,저기이 모모코 방금 그분은...]


[우리 엄마. 자세한건 묻지마.]


[으,으응..]


[아저씨,제가 말하는 곳으로 가주세요. 혹시나 해서 미리 말해두겠는데 프로듀서,가출 아니거든? 모모코,엄마나 아빠랑 같이 안사는거 뿐이니까 안심해.]


아무렇지 않은듯이 모모코가 기사님께 장소를 찝어줬다.

당장은 무언가 물어볼 엄두가 안나는 나는 어색하게 모모코 옆에 앉아 잠자코 있을 뿐이었다.

남의 가정사를 함부로 건들고 싶진 않았다.

애초 나도 누구 앞에서 자랑할만한 가정사를 가진것도 아니기에.



---



[우으...]


[정말이지,프로듀서 진짜 집갈 방법 없어?]


[통장...택시 탈돈 따위 없는데 왜 법인카드가...]


법인카드가...법인교통카드가 비어있었다. 모모코를 바래다주고 그대로 시어터로 복귀하는게 내 계획이었는데. 기사님 가라사대 잔액 부족이란다.

당황해서 사장님께 전화하니 관리인씨가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타카기 사장님에게 돈을 빌어다 쓰는거 같은 꼬락서니가 싫다며 전혀 쓰지를 않아서 처음 충전한뒤 전혀 신경을 안쓰고 있었다 한다.


[그러고보니 시호씨,프로...흠,관리인씨에게 시어터 출퇴근 도움을 받았다고 들었었는데,여태 이걸 써온 모양이네. 하아,그래서 프로듀서 시어터에 세들어 사는 거였지? 전철 탈 돈도 없고...]


[아아..이래서 가난한게 싫다니까. 어떻게 걸어서라도 돌아갈 거리가 될라나...]


[될리가 없잖아. 하아,어쩔 수 없지. 프로듀서,우리집에서 자고가.]


[정말?! 고마워 모모코!]


[그치만 한가지 조건!]


[엣.]


[집에 모모코의 할머니가 계시니까 괜히 폐끼치지 말아야되 알았지? 누누히 말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프로듀서랑 비즈니스 관계니까 그러는거라고 괜히 오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내일 모모코의 일에 폐를 끼치면 안되니까.]


고개를 돌리고 부끄러운듯이 말하는 모모코. 어쩌면 이런게 정말 이 아이가 스스로 선배라 자부하는 면모일지도 모르겠다.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