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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날갯빛 루시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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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30, 2021 08:57에 작성됨.

관련 전작 : 츠바사 블룸 (翼 Bloom)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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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이다.


중학생의 중반 즈음에 접어든 소녀에게는 하루하루가 특별한 날이겠지만오늘은 그보다도 조금 더 특별한 날이다.


미인은 잠꾸러기라 하지만오늘만큼은 일찍 일어났다일분 일초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 떄문이다.


게다가 오늘 입을 옷 하나화장하는 방식엄마의 립스틱을 몰래 한번 옅게 바르는 것 까지 하느라 늦잠을 잘 틈이 없었다.


아니오히려 너무 힘내서 일찍 일어나 버렸다이른 지하철을 타고 사무소에 도착하니시계는 일곱 시 조금 넘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765 프로덕션의 공식적인 출근 시간이 아홉 시임을 고려하면사무소에는 아무도 없으리라문이 잠겨져 있을 거라는 뜻이다.


당연하게도 이부키 츠바사가 사무소의 열쇠를 가지고 있을 리 없다모처럼 한껏 꾸민 상태로 두근거리며 사무소에 왔는데한 시간 남짓 시간을 때워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오늘은 이부키 츠바사에게 운이 좋은 날이었으리라혹시나 싶어 문을 콩콩 두드리자사무소 안에서 부스스한 얼굴의 아오바 미사키가 빼꼼고개를 내밀었다.


어머하고 문 밖에서 에헤헤 웃고 있는 소녀를 보더니 깜짝 놀랐다이렇게 일찍 올 아이가 아닌데그러한 생각이 얼굴에 다 드러난다는 것도 모른 채, 765 프로덕션의 사무원은 그녀를 안으로 들여보냈다.


오토나시 코토리도 없고아키즈키 리츠코도 없거니와 일찍 출근하는 텐쿠바시 토모카라도 이 시간에 사무소에 있을 리가 없다.


오롯이 아오바 미사키만의 세계에 소녀는 한 걸음 발을 내딛었다.


평소의 이부키 츠바사였다면 성실한 저 사무원에게 넉살 좋게 몇 마디 건네는 것으로 잡담을 시작했으리라. 그러나 눈치 빠른 그녀답게 다크서클이 만발한 그녀의 눈가초췌하다못해 곧 쓰러질 것만 같은 얼굴그리고 결정적으로 사무원의 책상 근처에 놓여 있는 옷더미들 덕분에 얌전히 있자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작은 핸드백을 소파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겉옷을 벗어 옷걸이에 반듯하게 걸어둔다그리고 잠시 소파에 앉아 얌전히 독서라도 하는 듯 했지만,


......”


그녀에게는 견딜 수 없는 지루함이었는지이내 바닥을 박차고 일어섰다그러면 그렇지아오바 미사키가 피식 웃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이부키 츠바사는 놀잇감을 찾는 강아지마냥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문득호기심 동한 눈으로 프로듀서의 책상을 물끄러미 응시했다어쩐지 안 좋은 예감이 든다아오바 미사키의 머리에 그런 생각이 채 스쳐지나가기도 전에 이부키 츠바사는 예의 그 책상 앞에 다가와 있었다.


아아 프로듀서 씨이건 사고에요 사고아오바 미사키가 속으로 중얼거리는 것을 그녀가 들었다 하더라도 멈추지 않았으리라사춘기 소녀의 지극히 당연한 호기심이다이건.


평소에는 어지간하면 자세히 들여다 볼 일이 없는연심을 품은 상대의 책상이다아마 프로듀서의 집에 있는 책상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해도 무방한 곳이다.


그만큼 그의 향기가체취가그 포근한 기분이 짙게 배여 있는 곳이다자연스레 그녀의 입가가 헤실헤실 풀어지는 것을 아오바 미사키는 씁쓸한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막으려면 막을 수 있겠지만저 나잇대 소녀의 마음은 복잡하다는 것을 알기에 모른 척바느질을 하는 손을 더 빠르게 놀린다.


프로듀서가 의자에 앉아 있었더라면 쪼르르 달려가 그의 무릎에 털썩 앉았겠지만아쉽게도 그는 아직 출근을 하지 않은 것 같았다이래서야 일찍 온 의미가 없다조금이라도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지만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을 낭비하게 되어 버렸다.


그렇게 풀죽은 얼굴로 프로듀서의 빈 자리에 시선을 옮기자그의 의자를 두르고 있는 검은 색 코트가 이부키 츠바사의 눈에 들어왔다.


틀림 없는 프로듀서의 코트다자신이 모를 리가 없다몇 번이고 저 코트를 입은 프로듀서와 데이트 하는 상상을 했는지소녀의 가슴 속 불꽃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조금 전까지만 해도 눈치채지 못했던그녀를 담당하는 프로듀서의 여러 흔적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의자에 걸려 있는 코트부터 시작해서 책상 위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여러 서류들그 위에 대충 던진 것으로 추측되는 지갑다 마신 캔커피전원이 들어와 있는 컴퓨터그리고 차 열쇠로 추측되는 작은 열쇠까지.


그녀의 날개머리가 파닥파닥 흔들리며조금은 상기된 얼굴로 여기저기 두리번거렸다틀림없다물밀 듯 그를 덮쳐버린 업무에 못이겨 사무원과 함께 사무소에서 밤을 샌 것이다.


아오바 미사키에게 그의 소재를 물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털어버렸다콩콩 뛰는 이 감정을 품은 채그의 흔적을 뒤쫒는데에서 오는 설레임을 넘겨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탕비실일까소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달콤한 냄새가 나는 곳으로 걸어갔다잠을 깨기 위한 커피를 타고 있을지도 모른다그렇게 생각하니 블랙 커피의 알싸한 향이 코를 찌르는 것만 같았다.


살그머니 문지방을 건넌다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기에 탕비실 전체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프로듀서가 뒤를 돌아보고 있다면조용히 다가가 놀래켜 주리라그렇지 않다면 헤헤 웃으며 메롱귀엽게 인사를 하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탕비실의 싱크대부터 탁자선반들그리고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앞까지 다 둘러보았지만 그녀가 찾는 프로듀서는 없었다그녀의 코를 간질이던 달콤한 냄새가 거짓말처럼 사그라들었다.


그래술래잡기가 그렇게 호락호락하면 재미없지저돌적인 소녀의 열정은 이 정도로 기죽을 이유가 없다이부키 츠바사는 발갛게 상기된 뺨을 달래며 사무소의 소파로 되돌아왔다.


잠을 깨기 위해 시원한 아침 바람을 맞으러 잠시 나갔을 수도 있다그렇다면 765 프로덕션 모두의 휴게 공간이자 안식처인 옥상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결정된 것이 아닌가이부키 츠바사는 슬그머니 몸을 일으켜 고양이마냥 살금살금 문으로 걸어갔다괜히 시끄럽게 달려나가면서 아오바 미사키의 신경을 쓰이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침 바람이 쌀쌀하기 때문에 겉옷을 가지고 갈까 생각했지만그런 추위쯤설레임으로 가득 차버린 이 심장의 열기로 덥힐 수 있다.


사무소 문의 잠금쇠를 다시 들어올 수 있게 걸쳐놓고한 걸음 한 걸음 차분하고 빠르게 계단을 올라갔다이상하게도 한 칸씩 올라갈 때마다 그녀의 얼굴이 활력으로 가득 차는 것을본인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옥상 문을 열고 도착한 곳은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LED등이 꺼져 있는 765 프로덕션 극장의 간판과에어컨 실외기를 비롯한 정수조환풍구그리고 극장 사무원이 널어둔 것으로 추측되는 옷가지만이 바람 따라 이리저리 휘날리고 있었다.


이부키 츠바사의 담당 프로듀서는 이곳에도 없었다그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팔랑거리던 바보털이 어깨와 함께 추욱 늘어진다간판 반대편 펜스에 기대어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ㅡ재미없어.”


아마 거울을 보았더라면 급격하게 내려가는 자신의 입꼬리에 자조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른 아침의 피로는 그런 생각조차 그녀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지루함 뒤에 느낀 것은 휴식을 바라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였다입에서 새어나오는 하품을 손으로 막으려 하다가이 넓은 공간에 자신뿐임을 깨닫고는 흐아암크게 입을 벌리고 하품을 받아들였다.


이런 얼굴프로듀서에겐 보여줄 수 없겠지속으로 픽 웃으며 몸을 돌려 옥상을 나섰다일찍 일어나버린 반작용으로 찾아오는 이 졸음을수면실에서 조금이나마 풀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레 사무소 문을 닫은 뒤졸린 눈을 비비적거리며 수면실로 걸어갔다아오바 미사키가 황급히 뭐라고 말하는 것 같았지만소녀의 수면욕에 막혀 들리지 않았다.


폭신한 베개와 따스한 이불을 벗삼아 한두 시간 정도만 자고 일어나면 상쾌하리라그렇게 생각하며 문을 열고 침대를 바라본 순간.


“......!”


세계가 밝게 물들며그토록 찾아 마지않던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왜 수면실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성실한 그 사람이기 때문에언제나 자신이 그를 만나던 시간에는 수면실을 이용한 적이 없기 때문에이 작은 공간에서 곤히 자고 있을 거라곤 상상이 가지 않았던 것이리라.


사무원들을 제외한 다른 아이돌들 중에프로듀서가 무방비하게 자는 모습을 본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그만큼 귀하디 귀한 순간을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당연하지만 잠이 확 달아난다입꼬리가 씰룩인다.


아아프로듀서 씨이런 모습을 보여주시면참을 수가 없잖아요.


특별한 날의 시작이다.


그의 머리맡에 놓인 작은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노란 포장지에 붉은 리본이부키 츠바사의 하루에 걸맞는프로듀서의 마음이 담긴 소중한 상자.


오롯이 이부키 츠바사를 위하여 준비된 것이다평소 갖고 싶어하던 브레이슬릿일까당장이라도 열어보고 싶지만 지금은 참자드라마의 하이라이트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그래도 눈앞에 주어진 소소한 행복을 쟁취할 권리 정도는 있으리라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잡는 법이다.


성인 남성 한 명이면 가득 차는 싱글 베드이지만중학생 소녀 한 명쯤 비집고 들어갈 공간은 있다헤헤웃으며 이부키 츠바사는 신발을 벗고침대와 이불 사이의 자그마한 틈새로 살그머니 몸을 밀어넣었다.


폭신한 매트리스의 감촉과 포근한 베개의 감촉그리고 확 풍겨오는 남성의 냄새프로듀서의 향기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러버린 것인지 깨닫자얼굴이 데일 것처럼 뜨거워졌다.


그럼에도 여느 소녀들처럼 도망치지 않는다이부키 츠바사는 오히려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하기 때문이다.


한번쯤 상상하지 않는가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얼굴이 연심의 주인공이기를혹은 어른의 드라마처럼 우직한 팔로 뒤에서 안겨보고 싶다는 느낌을잠깐이나마 그런 행복을 이룰 수 있는 찬스다.


몸을 돌리니 그의 내음이 더 강렬하게 코를 자극한다얼굴은 보이지 않는다이부키 츠바사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작은 편은 아니지만그래봐야 중학생 여자아이다프로듀서와 머리 하나보다 더 차이나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단추가 정갈하게 잠긴 하얀 와이셔츠만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소녀에게는 그것이 더 큰 자극이었을지도 모른다손가락으로 그의 가슴팍을 슬쩍 건드리려다가 빨갛게 물든 얼굴로 핫하고 손을 거두어들인다여기서 건드렸다가는 정말로 어떻게 되어버릴 것만 같았기 떄문이다.


그래도 해 보고 싶다평소에는 하지 못하는그가 모를 때에 조금 끈적거리듯이 달라붙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살금살금 몸을 움직여 베개 위에 머리를 올려놓았다프로듀서와 같은 베개를 배고 있다그 사실만으로 심장이 터질 듯이 쿵쿵거렸지만 이부키 츠바사답게 한 걸음 더 전진한다.


팔을 뻗어 그의 왼팔을 휘감는다꼼지락거리며 허리를 움직여 신체를 그에게 맞댄다차마 얼굴을 마주볼 용기는 나지 않아시선을 아래로 숙인 채 머리만 그의 어깨에 기댄다편안한 향기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날개처럼 펄럭이던 심장 박동은 어느 새 안정을 되찾았다새근거리는 일정한 숨결이 느껴진다포근하니 붕 뜨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혹시 구름 속에 누워 있는 것은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다.


긴장이 풀린다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다눈앞에 남자답지 않을 정도로 새하얀 피부가 보인다쇄골이다목덜미다턱선이 눈에 들어온다더는 자제할 수 없을 것 같았다특별한 날에 특별했다는 증거를 남겨놓고 싶었다.


하음ㅡ물어버렸다입 안에서 혀를 굴려 살짝 핥아본다자기 자신과는 또 다른 맛이 난다너무 오래 끌어버리면 그가 깨어나버릴지도 모른다짙은 아쉬움 속에서 입을 뗀다. 입술 모양의 립스틱 자국이다.


느낌이 이상하다껴안고 있는 프로듀서의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혹시설마정말로콩닥거리는 감정을 가까스로 억누르며살그머니 시선을 치켜올렸다.


“......!”


눈이 마주쳤다일순간 혼난다라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보니 그는 넉살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커다란 손이 머리에 느껴졌다헤어스타일이 망가질 수도 있지만 그런 것쯤어찌 되어도 상관 없다쓰다듬어주는 손길이 좋다살포시 끌어안아 등을 토닥여주는 손길이 좋다.


생일 축하해츠바사.”


비몽사몽간에 그는 말했지만소녀에게는 그 어떤 소리보다도 뚜렷하게 들렸다강력한 기습 공격이다잠시나마 걱정했던 마음이 사르르 풀리고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 없어 입술을 부르르 떨었다.


그의 눈이 다시 감겼다잠이 덜 깬 상태였으리라아마 꿈이라고 생각하겠지이부키 츠바사의 꿈을 꾸고 있었겠지평소에는 하지 않는 일을꿈에서는 마음껏 했던 것이겠지.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사진으로 남기면 최고의 한 장이 되었을 웃음이다지금만큼은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더 행복하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습...치사하잖아요프로듀서 씨.”


투덜대듯 말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의 마음은 날갯짓을 시작했다둘만의 공간이다둘만의 시간이다.


아침의 햇살이 창문을 넘어 그녀의 금빛 머리카락을 간질인다. 행복한 꿈의 시작이다.


이부키 츠바사의특별한 날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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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무시호P가 쓰는 츠바사 생일 팬픽


1시간 30분컷

날개 귀여워요 날개

날개 마구 쓰다듬쓰다듬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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