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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모음집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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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4, 2021 00:35에 작성됨.

1.



내가 사는 마을에는 '자살 빌딩'이라고 불리는 빌딩이 있다.



몇 년도 전에 폐쇄된 이 빌딩은 언제부터인가 자살자가 선호하는

자살 장소로 자주 찾게 되었다.



학교 마치고 돌아가는 길. 나는 자살 빌딩으로 향했다.

빌딩을 올려다보고 멍하니 있으니 어느샌가 옆에 정장을 입은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침묵한 채로 빤히 빌딩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 이 사람도 보러 온 건가. 그게 아니면 지금부터 자살할 생각인가...



불길한 예감을 지우기 위해 나는 그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이 빌딩, 자살 빌딩이라고 불려요~ 무섭지 않나요?



그러자 그 사람은 내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고 속삭였다.



"알고 있어요. 제가 4번째였거든요."





2.



나는 조금 빌라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 빌라는 구식 건물이어서인지 2층 건물로 각 층은 4호실까지 있는 빌라였다.

참고로 나는 104호에서 살고 있다.



어느 날 평소처럼 편의점에 간식을 사러 가려고 밖에 나오니

빌라 앞에 경찰차 몇 대가 서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생각하면서도 그대로 편의점으로 갔다.



그리고 우연히 같은 편의점을 들렀던 프로듀서와 만났다.

그리고 프로듀서는 이상한 걸 물었다.



"리아무 방에는 별일 없었지?"



"별로요? 설마 기숙사에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건 아니겠죠?

아까 경찰차들이 있긴 했지만..."



"실은 어제 한밤중에 201호와 101호 사는 사람이

거의 같은 시간에 눈과 목이 망가져 죽어있었데.

102호 사람이 말해줬는데 밤 11시경에 전화가 울렸더라고.

잠시 후 그 소리가 끊기고 뭐라고 말했지만 들리지 않았지만 201호로부터,

몇 분 후에 101호로부터 세 글자의 말이 들렸대.

그리고 동시에 알 수 없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나뭐라나.

리아무도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나는 이만."



"아.. 응."



내가 그렇게 말하자 P님은 편의점을 나가 집으로 돌아갔다.

나도 간식을 사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언제 그런 사건이 일어난 걸까. 난 어제 빨리 잤기 때문에 몰랐는데.

오늘은 만일을 대비해서 늦게까지 깨어 있어야겠다.



아마 우연이겠지만 거의 동시에 전화가 오거나 말이 들렸다니 왠지 기분 나쁘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저녁을 먹고 묵묵히 잡지를 읽고 있었다.



... 깨닫고 보니 벌써 11시다.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자기로 했다.



10분 뒤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 

이제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잠을 자려고 했을 때 어떤 소리가 나서 벌떡 깨어났다.



'뚜르르르'



103호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그리고 자세히 귀를 기울여보면 근처 203호와 202호에서도 들려온다.

아마도 102호에서도 소리가 나고 있을 것이다.



동시에 방 4게에서 전화가 울려온다고?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때 갑자기 위에서 전화 소리가 사라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받은 건가?

그리고 위에서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확실히 세 글자였지만 위층에서 들렸기에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확실한 세 글자였다. 누가 툭 내뱉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반신반의했던 나도 드디어 무서워졌다. 

P님이 말했던 게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103호는? 아직 전화가 울리고 있다. 경계하고 받지 않는 걸까?

아마 그게 정답일 것이다.



위층은 멎었군. 왠지 나는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102호와 103호는 전화가 울리고 있다.

나는 103호로 가기로 했다. 서둘러 신발을 신고 밖에 나왔다.



아직 전화가 울리고 있다. 받지 마. 받으면 안 돼. 그렇게 생각하며 103호의 문을 열었다.



"그 전화받지 마!"



하지만 이미 늦었다. 공포를 견딜 수 없었는지 전화를 받아버린 것이다.

그리고 잠시 수화기에 귀를 댔고 주부는 그 세 글자를 말했다.



"하타요."



... 정체 모를 말이다. 하지만 뭔가 깊은 뜻이 있는 것 같아 갑자기 오한이 들었다.



102호의 전화가 아직 울리고 있다. 받으면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전화 소리가 사라지고 그 소리가 또 들렸다.



"하타요."



...이미 늦었다. 그때 내 방에서도 전화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이 아파트 전체에? 당연히 받을 리 없다. 먼저 102호로 가자.

나는 102호로 달려갔다.



... 여성은 무사했다. 전화를 받은 후 방구석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일단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나는 잊고 있었다. 그 주부는?

나는 서둘러 103호로 향했다. 문을 연 나는 놀랐다.



주부도 무사하다. 조금 떨면서 역시 방구석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난 이상하게 생각했다.



왜 전화를 받은 두 명이 살아 있는 거지? 단순한 장난인가? 아니, 그럴 리 없다.

실제로 101호와 201호에 사는 사람은 살해당했다.


잠깐... 101호와 201호에 사는 사람은 전화를 받았나?


혹시 받았기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죽은 건가...?


갑자기 오한이 들었다. 나는 아직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화는 울리고 있었다.



"위험해!"



나는 급히 서둘러 방으로 돌아갔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뚜르르르"

"뚜르르르"



다행이다. 아직 울리고 있다. 저걸 받으면 나는 살 수 있다. 나는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예상하고 있던 세 글자와 전혀 다른 말이었다.



"늦었어."



그리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3.



나는 리이나와 자주 일 끝낸 뒤 남아서 시답잖은 짓을 하고 있었다.

뭐, 나도 리이나도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으로 

자주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했다.



마침내 여름 휴가철이 되었다.

나와 리이나는 평소처럼 잡담을 하다가 휴가니까 이벤트를 하자고 결정하여

밤에 이누나키 고개를 다녀오기로 했다.

이누나키 고개라는 건 큐슈에서 엄청 유명한 심령 스팟으로 위험하니까

가까이 가서는 안된다고 어른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말할 정도로 위험한 곳이다.

그 터널을 지나면 반드시 무언가가 일어난다.

솔직히, 나는 묘한 고양감이 들었지만 동시에 무섭기도 했다.

그렇지만 젊은 탓에 무섭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더군다나 리이나에게 그런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저녁놀에 선명해진 실루엣 속에서 리이나의 얼굴은 새카맣게 보였다.



우리는 면허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기에 현지 역에 모이기로 했다.

그로부터 오로지 걷기만 했다. 도중에 버스가 나타나면 타고 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여름휴가에 들어가서 찌는 것 같은 더위 속에

그 결행의 날이 다가오면서 나는 무슨 일을 해도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몇 번이고 전화로 리이나와 이야기했지만 분하게도 리이나는 무척 태연했다.

한 번 이야기 흐름상, 내가 가는 걸 그만둘까?라고 말했을 때

리이나가 한심하다는 듯 웃었던 것이 아직도 귀에 생생했다.

그 이후, 당일까지 전화하지 않았다.

나는 무서움보다 겁내는 모습을 보여줄까보냐!라는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날이 왔다.



전날부터 내렸던 비는 아침이 되어도 멈출 기색이 없었다.

나는 집합장소에 도착할 시간까지 침대에서 뒹굴고 있었다.

마침내 시간이 되자 리이나에게 그만두자고 말하고 싶어서

몇 번이고 전화기를 들었지만 말하지 못하고 나갔다.



"왜 이런 벌칙 게임 같은걸.."



나는 처음 가보는 장소였기에 역무원에게 물어보면서 어떻게든 역까지 도착했다.

이미 어두웠다. 비는 안개비가 되어 우산을 접었지만 몸은 흠뻑 젖었다.

역에 도착한 건 약속 시간보다 30분 이상 빠른 시각이었다.

인적도 드문 역이었다. 역무원도 낡은 관에서 들어가서 등을 돌린 채 있었다.

나는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비에 젖었기 때문에 몸을 떨었다.

솔직히 무서웠던 것 같다.



마침내 약속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리이나는 오지 않았다.

나는 다음 전차로 올 거라고 생각하며 기다렸다. 하지만 리아나는 오지 않았다.



"그 자식..."



솔직히 나는 기뻤다. 돌아가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람맞은 분노와 젊은 탓에 허세를 부렸다.



"그 자식, 언제 오는 거야."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화난 얼굴을 한 리이나가 있었다.



"너!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생각이야! 현지 집합이라고 말했잖아!"



"어? 현지 역이었잖아?"



"... 너 말이야, 나는 계속 고개 기슭에서 기다렸다고."



"미안."



리이나는 혼자서 계속 기다렸던 탓인지 엄청 짜증을 냈다.

그리고 빨리 가자고 먼저 걸어갔다. 나는 황급히 따라갔다.

리이나는 이미 한 번 지나가서 나를 안내해 주었다.

하지만 리이나도 역식 화난 듯 말이 없었다. 얼굴도 창백해 보였다.



마침내 우리는 고개에 도착했다.

하지만 거기서 갑자기 자갈길로 변했던 것이다.

나는 어둠 속에서 리이나를 필사적으로 따라갔는데 그 앞에 철책이 쳐진 걸 알아차렸다.

우리는 발걸음을 돌리기에 그래서, 척책에 걸린 자물쇠를 자갈에서 주운 큰 돌로 부수었다.

리이나는 체력이 안 좋기 때문에 내가 했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어떻게든 자물쇠를 부수었다. 상당히 낡은 자물쇠였다.

거기서부터는 양쪽에 풀이 자라는 자갈길의 허옇게 올라온 가운데를 오로지 올라갔다.

비 때문인지 날은 바로 저물었다.



우리는 손전등을 들고 올라갔다.

30분 정도 올라가니 거기에 어둠을 더욱 새카맣게 물드는 터널이 보였다.

안은 새카맸다. 본 적도 없는 어둠이었다.

나는 등골이 오싹오싹해졌다.



"여.. 여기냐..."



리이나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여기서 기다렸을 땐 아직 이렇게까지 어둡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몸을 내밀어 안을 들여다보았다. 마치 지옥으로 이어지는 통로 같았다.

낮이라면 건너편 출구의 밝기도 보였겠지만

밤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정말로 영원히 이어지는 터널 같았다.



"여, 여기를 지나가면 무언가가 일어날까..."



리이나는 점점 말이 없어지면서 어느샌가 내 옷을 꽉 쥐었다.



"너, 너 먼저 가..."



리이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바, 바보야... 밀지 마."



비 때문에 벌레 소리도 안 들리는 산의 밤이었다.

우리 손전등의 불빛만 의지할 수 있었고 그 밝기도 어둠에 녹아버릴 것 같았다.

나는 이미 한계였다. 무서운 게 문제가 아니라 솔직히 울 것 같았다.

나는 리이나에게 말했다.



"미안. 나 못하겠어. 이제 돌아갈래."



하지만 리이나는 손을 놓지 않았다.



"바, 바보야! 여기까지 와서 돌아가냐."



나는 리이나에게 밀려, 조금 앞으로 나아갔다.



"안 된다고! 나 못 버텨!"



"네가 오지 않아서 계속 여기서 기다리게 한 책임을 지란 말이야!"



"그런 식으로 말하기냐! 나 돌아갈래!"



"안 돼."



리이나는 내 옷이 찢어질 정도로 잡아 뜯어서 터널에 들어갔다.

나는 필사적으로 버텼다.



"그만해!"



"됐으니까 와! 빨리!"



리이나는 점점 나를 터널 안으로 끌고 갔다.

나는 역시 열받아서 리이나를 뿌리칠 마음으로 반대쪽으로 끌어당겼다.

내가 리이나보다 체력이 좋을 텐데 리이나의 힘은 평소보다 강해서 뿌리칠 수 없었다.



"괜찮다니까. 그렇게 무섭지 않아. 함께 가자."



... 그때 나는 어떤 사실을 눈치챘다.




"너, 여기서 기다렸다고 했지?"



"....."



"여기서 오는 도중에.. 철책의 자물쇠가 걸려 있었잖아..."



"....."



"애당초 내가 집합장소에 온 건 30분이나 일찍 도착했는데 계속 기다렸다니..

언제부터 기다린 거야?"



그때 나를 터널 안으로 끌고 가는 것이 리이나뿐만이 아닌 걸 눈치챘다.

뒤에서, 옆에서, 무수히 많은 손이 나를 터널로 끌어당기는 것이다.

비명이 목에서 나오지 않는 나에게 리이나가 돌아보면서 말했다.



"빨리 죽어버려."




4.



라인으로 요시노와 토모카에게 설국의 도로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일부러 화이트아웃일 때를 노려서 운전 중에 촬영해 보내기로 했다.

(둘은 가고시마 출신이라 눈을 별로 보지 못했기 때문)



차 라이트로 비추어진 새하얀 공간, 

때때로 모습을 드러내는 전봇대만이 차가 주행하는 증거가 된다.



운전 중에 그러한 행위는 위험하다.

하물며 눈보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화면을 확인하면서 달릴 수 없다.

그러므로 화면을 보지 않고 촬영했다.

촬영 시간은 2분 정도로 제대로 찍혔는지는 확인하지 않고 보내었다.



라인에 답변이 온 것 같지만 지금은 볼 여유가 없다.

눈을 뗀 틈에 전방에 무언가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만큼 눈보라가 거셌다. 

때때로 드러나는 전보대로 가늠해서 보이는 거리는 고작해야 10미터.

때때로 3미터도 되지 않았다.



집까지는 3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할 텐데 벌써 1시간이나 지났다...



눈보라도 멈출 기미가 없다.



집에 가려면 이 길에서 옆으로 꺾어야 하는데 눈보라가 심해 보이지 않는다.

일단 자신이 어디 있는지 GPS로 확인하기 위해 비상을 켜도 차를 정지시켰다.

후방에서 차가 볼지 안 볼지 불안했지만.



화면을 보니 '라인에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라는 표시가 떴지만

지금은 그걸 확인할 시간이 없다.

얼른 지도 앱을 켜서 위치를 확인했다.



"어?"



저도 모르게 소리가 나왔다. GPS에서는 아직 꺾을 곳이 나오지 않았다.

시간을 보면 이미 지나쳐도 이상할 것 없는데..



뒤에서 차가 오면 위험하기에 출발하려고 했으나,

뒤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출발조차 위험해서 불가능하다.



어떻게 할지 망설일 때 문득 위화감을 느꼈다.

시각은 오후 9시 무렵인데 맞은편에서 차도 오지 않고 멈춰있는데 너무 고요하다.

아무리 눈보라로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헤드라이트를 놓칠 리가 없다.



한순간 이상하게 여겼지만 결국에는 이렇게 앞도 보이지 않는 때라면

아무도 운전하지 않을 거라고 멋대로 납득했다.



"어쩔 수 없지. 이대로 눈보라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자.



잠시 기다렸지만 눈보라는 그칠 기미를 안 보이고 달려오는 차도 보이지 않는다.



심심해서 라인 메시지라도 확인하려고 했다.

바라보니 화면 한가득 메시지가 왔다는 알림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까 영상을 보고 감상이 왔겠거니 싶어 두근거리며 라인을 열었다.



"그대여, 괜찮은가?"



"프로듀서! 괜찮으신가요!?"



"장난인 거죠? 그렇죠?"



"그대.. 이것이 농이길 빌겠사옵니다.."



응?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너무 걱정하기에 "괜찮아. 그것보다 무지 하얗지?"라고 답변을 보냈다.



X표시가 나오면서 보내지지 않는다. 몇 번을 해도 보내지지 않는다.

GPS는 정상인데 라인은 보내지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나중에 다시 보내자고 포기하고, 아까 찍은 영상을 확인했다.



앞 유리창에 비치는 새하얀 풍경과 차 엔진 소리, 때때로 보이는 전봇대,

잠시 같은 영상이 흐르고, 제대로 찍힌 게 흡족해하며 정지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곧 정지된 화면을 보고 의문을 느꼈다.

앞 유리창에 비치는 새하얀 풍경...에 빨간 램프가 위에 보이는 것이다.



"어라? 신호기 같은데..."



정지된 화면 뒤로 20초 정도 녹화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재생 버튼을 누르고 싶지 않다.



왠지 모르겠지만 빨간 램프를 본 순간부터 손이 떨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까 확인했던 GPS에서는 신호는 아직 멀었고, 올 때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빨간 램프가 뒷좌석에 있었나? 그럴 리가 없는걸 알지만 나도 모르게 뒤를 확인했다.



없다.



앞으로 돌아본 순간 정지 버튼 위에 있던 손가락으로

화면을 건드려 버려 영상이 재생된다.



빨간 램프가 바로 위를 지나간 직후였다.



오른쪽에서 오는 대형차.



급히 회전하는 풍경.



유리가 깨지는 소리.



화면 절반을 덮는 눈.



라이트에 비치는 검붉은 자신.



화면에서 눈을 떼고 아직 그치지 않는 새하얀 세계를 보고 생각한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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