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키사라기 치하야 「하루카와 결별하겠습니다」

댓글: 3 / 조회: 1036 / 추천: 4


관련링크


본문 - 07-06, 2021 21:58에 작성됨.

키사라기 치하야 「하루카와 결별하겠습니다」


치하야 (다음 주 이벤트 건 때문에 여쭤볼 게 있는데... 오토나시 씨는 어디 계신 거지?)

유리코 「그렇지 않나요, 코토리 씨?!」

코토리 「역시 그럴지도...」

치하야 (아, 저쪽 복도에서 목소리가. 같이 있는 건 나나오 씨인가?)

유리코 「역시 그 두 분, 사귀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

치하야 「!?」

코토리 「그, 그 정도일까? 역시 좋은 소재라고는 생각하지만...」

유리코 「코토리 씨는 두 분을 오랫동안 봐 오셔서 무뎌지신 거예요!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어디를 봐도 그것밖에는 답이 안 나온다구요!」

코토리 「역시 그 둘이라면 예전부터... 으으... 코피가...! 조금 위험할지도...!」

치하야 (대체 무슨 이야기야...? 끼어들 틈이 없는데...)

P         「어라, 두 사람, 뭐 하고 계세요? 어, 오토나시 씨, 코피가?!」

유리코 「프로듀서 씨도 들어주세요!」

P     「뭔가 들떠 보이네, 유리코. 이번에는 뭐야? 기대하던 연애소설의 다음 권이 나온 거야? 같이 사러 가 줘?」

유리코 「네?! 아뇨! 사실 발매는 다음 주지만요, 같이 가주시면 좋겠지만... 아, 아무튼 그게 아니에요!」

P     「책 이야기가 아니라면 딱히 들떠 있을 이유가...」

유리코 「치하야 씨랑 하루카 씨, 역시 사귀고 있는 거 아닐까요?!」

치하야 「뭐어어어어어어어?!」

유리코 「에」

코토리 「에」

P     「에」

치하야 「...에?」

일동      「에?」


[잠시 후, 시어터 사무실.]


치하야 (오토나시 씨는 과다출혈로 응급실행에 나머지 둘과는 갑자기 사무실에서 삼자대면... 왜 상황이 이렇게 된 거지)

유리코 「죄송해요... 매번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계시길래 착각해버려서...」

치하야 「아니, 딱히 나나오 씨가 사과할 건 없는 걸」

P     「역시 두 사람은 같이 있으면 그렇고 그런 분위기가 풍겨져 나오니까, 유리코 같은 문학소녀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그러면 역시 치하야가 보이시한 쪽이려나~」

치하야 「그렇고 그런 분위기가 뭔지, 어째서 제가 보이시한 쪽인지 자세하게 설명해주실래요, 프로듀서?」

P      「음, 그렇고 그런 분위기라면 역시 연인 같다고나 할까. 그리고 하루카가 보이시한 쪽보다는 역시 치하야가 여러 가지 이유로...」

치하야 「여.러.가.지.이.유.요?」

P      「잠깐만. 일단 무서우니까 눈웃음을 지으면서 추궁하지 말아줄래?」

치하야    「추궁이라뇨? 전 그저 프로듀서의 의견을 듣고 싶은 것뿐이에요」

P         「어... 그게... 역시 이유라면...」

치하야 「프로듀서, 대화를 할 때는 상대의 눈을 바라보면서 해야죠? 자꾸 시선을 아래로 흘리지 말아주실래요?」

P      「아, 그게, 음...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으니 용서해주세요」

치하야 「생각을 정리하지도 않고 타인의 인간관계에 대해 내뱉으신 건가요? 프로듀서는 가벼운 데다 평소에 말을 함부로 툭툭 던진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래도 속으로는 상냥하고 따뜻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생각한 제가 착각했던 것 같네요」

P      「...죄송합니다. 진짜 차가웠던 시절의 치하야가 생각나서 무서워지기 시작했으니까 무표정으로 비수를 꽂는 것도 그만둬주세요」

유리코 「으, 으아아...」

치하야 「나나오 씨, 괜찮다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

유리코 「으, 으으으... 죄송합니다...」

치하야 「아, 아니야! 그렇게 무서워하지 말아줘? 방금은 프로듀서를 조금 놀리려고 했던 것뿐이니까!」

P      「역시 그런 거였어? 난 또 치하야가 진심으로 화내는 줄 알고-」

치하야 「프로듀서가 잘못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반성해주세요」

P      「넵」

유리코 「그, 사실은 지난번 오렌지데이 때부터...」


[얼마 전인 4월 14일, 유리코가 말하는 지난번 오렌지데이.]


유리코 「투명한♪ 프롤로그-♬」

미라이 「아, 유리코짱-! 안녕-!」

유리코 「안녕, 미라이짱」

미라이 「유리코짱, 그거 알아? 오늘, 오렌지데이라는 날이래!」

유리코 「오렌지... 데이?」

미라이 「응! 얼마 전에 치하야 씨한테서 들었는데,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처럼, 오렌지색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랬어」

유리코 「헤에...」

     (의외네... 치하야 씨라면 소소한 기념일은 잘 안 챙기는 타입인 줄 알았는데)

미라이 「짠! 그래서 준비한 카스가 미라이 스페셜 드링크! 유리코짱한테 첫 시음 기회를 줄게!」

유리코 「와아! 고마워, 미라이짱!」

미라이 「치하야 씨한테서 배운 레시피니까, 분명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

유리코 「그러면 어디...」

시즈카 「미라이- 슬슬 프로듀서가 얘기한 시간...인데, 그건 뭐야?」

미라이 「오렌지데이 기념 스페셜 드링크! 시즈카짱도-」

시즈카 「ㅈ, 잠깐! 유리코! 잠깐 멈ㅊ-」

유리코 (홀짝)

시즈카 「...!」

미라이 「왜 그래, 유리코짱? 혹시 맛이 없었어?」

유리코 「매워?! 써?! 그보다, 오렌지는?!」

미라이 「그럴 리가 없는데?! 치하야 씨가 알려주신 레시피대로 했단 말이야!」

시즈카 「이번에는 뭘 넣은 거야, 미라이? 레시피에 나온 거 말고.」

미라이 「다 배운대로 했는걸! 영양 균형을 생각해서 다른 걸 조금 더 첨가해도 좋다고 하셔서, 마늘이랑 약재를 조금...」

유리코 「......」

미라이 「아, 미리 맛보는 걸 깜빡했다! 미안해, 유리코짱! 혹시 그렇게까지 이상했어?」

유리코 「ㅇ, 아니야! 오렌지 향은 잘 모르겠지만,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달까...? ㄱ, 고맙어, 미라이짱」

시즈카 「유리코, 혀가 꼬이고 있는데」

유리코 「그건 조금 매워서... 아하하」

    (큰일 났다. 마늘 향이 너무 강해! 프로듀서 씨랑 면담이 있는데, 빨리 가서 양치를...! 안 지워지면 어떻게 하지?! 으으...)

시즈카 「약재... 미라이, 몸에 좋은 걸 넣는다고 맛까지 좋아지는 건 아니라고 했잖아」

미라이 「다음에는 꼭 맛도 볼게! 큰일이네, 남은 건 어떻게 하지?」

시즈카 「그건 프로듀서한테 드리는 걸로 하자」

유리코 「시즈카짱...?」

시즈카 「프로듀서는 평소에 무리하고 있으면서 식사도 운동도 제대로 안 하고 있으니까, 분명 영양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유리코 「그건... 그렇지만」

시즈카 「미라이, 같이 프로듀서한테 드리러 갈까?」

미라이 「그래! 미안해, 유리코짱! 다음에는 꼭 먼저 맛도 보고, 맛있는 걸로 만들어 올게!」

유리코 「으, 응... 고마워, 미라이짱」

     (시즈카짱, 왠지 즐거워 보여... 그러면 나는 빨리 양치를 하러 가야지)


[잠시 후, 시어터 메인 대기실.]


(양치를 하며 스마트폰으로 오렌지데이 관련 글들을 들여다보고 있는 유리코.)


유리코 (오렌지데이, 이런 날이었구나... 발렌타인이나 화이트데이처럼 한 쪽이 주는 게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날... 프로듀서 씨한테도, 뭐라도 드리는 게 좋으려나. 아, 왠지 두근거려~)

(달칵-)

유리코 「!」

     (나, 왜 숨은 거지? 왠지 얼굴이 빨개진 것 같은데...!)

하루카 「그래서, 미키가 프로듀서 씨한테 달라붙어서 고생했어-」

치하야 「미키는 예전부터 그랬으니까. 변함없네. 후후」

유리코 (하루카 씨랑 치하야 씨... 오전 레슨을 끝내고 오신 건가?)

하루카 「프로듀서 씨, 여러모로 고생하고 계신 것 같은데... 요즘 들어 피곤해보이지 않아?」

치하야 「그러네. 우리를 챙겨 주시는 것도 좋지만, 역시 본인 스스로도 챙겼으면 좋겠는데」

하루카 「나중에 에너지 드링크라도 챙겨드리자」

치하야 「그것도 좋겠네」

유리코 (그거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 미라이짱의 스페셜 드링크... 정신이 번쩍 드는 맛이었으니까)

치하야, 하루카 「아, 있잖아」

치하야 「하루카 먼저 얘기해」

하루카 「아니야! 치하야짱 먼저 해도 돼」

치하야 「하루카가 조금 빨랐으니까, 하루카가 먼저」

하루카 「난 기다릴 수 있는 걸! 자, 치하야짱 먼저」

유리코 (이 상황... 뭔가 두근거려...!)

치하야 「아, 그러면... 이거」

하루카 「어라? 열쇠고리...?」

치하야 「오늘, 오렌지데이래. 평소에 이런 걸 잘 챙기는 편은 아니어서, 조금 서투를지도 모르지만... 하루카한테 주고 싶어서, 만들어봤어」

유리코 (열쇠고리?! 수제로?! 저거라면 분명...!)

     「◎추천 선물◎ 남성->여성: 오렌지색 꽃다발을 추천합니다. 물건이라면 작은 가방이나 액세서리도 OK입니다」

유리코 (딱 들어맞아!)

하루카 「오렌지 모양! 귀여워! 고마워, 치하야짱!」

치하야 「좋아해주니까 기뻐」

하루카 「치하야짱, 사실은 나도 준비한 게 있는데」

치하야 「하루카도...?」

하루카 「치하야짱, 요즘 사진 찍고 있지?」

치하야 「응. 그렇기는 한데」

하루카 「카메라는 케이스가 있는 편이 좋다고 들어서! 가죽을 다루는 법은 모르니까 직접 만들지는 못했지만, 헤헤」

치하야 「주황색 가죽 케이스... 모델도 딱 맞는 걸로...」

하루카 「모델은 잘 모르겠어서 프로듀서 씨한테 여쭤봤어! 맞아서 다행이네♪」

     「◎추천 선물◎ 여성->남성: 밝은 오렌지색을 의상으로 매치하기는 어렵습니다. 열쇠고리나 파우치 등의 적당한 주황색 액세서리를 추천합니다. 차분한 분위기라면 오렌지색의 심플한 가죽 제품도 추천합니다」

유리코 (신통해! 이 사이트, 대단해!)

     「◎중요한 건 마음◎ 오렌지데이는 쌍방향인 만큼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더욱 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꼭 추천 아이템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담아 전달하도록 합시다. ※카탈로그는 이쪽※」

유리코 (전부터 그렇다고 생각은 했지만, 역시 저 두 사람...)

하루카 「치하야짱...」

치하야 「하루카...」

유리코 (?!?!?!?!?!#$@@%#@$@#$!$@!#!$!!!!!)

하루카 「치하야짱...」

유리코 (오, 오오오... 오오...!)

치하야 「잠깐만, 나나오 씨」

유리코 「네?」

치하야 「그, 선물을 주고받은 것까지는 나도 기억하는데, 그 이후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은데」

유리코 「네? 아앗! 죄송해요! 그 이후는 제가 멋대로...!」

치하야 「...」

P      「그건 그렇고, 그 사이트에서 나온 추천 선물이랑 딱 들어맞았다는 거지? 거 봐, 치하야는 남자 쪽이잖아. 이런 것만 봐도 내 말이 맞-」

치하야 「그러니까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서 남자 같다던가 하는 소리를 하지 말아주세요!」

P      「죄송합니다. 무심코 시선이 내려가 버렸습니다」

치하야 「하아... 아무튼, 그 정도는 평범하게 선물을 교환했을 뿐이니까 특별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 정도 선물은 프로듀서한테도 했었고」

P      「그랬지. 그 때 받은 지갑, 지금도 잘 쓰고 있다구」

유리코 「네?! 그, 그런... 그치만 그 분위기는...」

P      「치하야가 ‘어디까지나 성의를 위한 선물이니까 오해하지 말아주세요’라고 강조해서 조금 상처받았지만 말이야」

치하야 「쓸데없는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프로듀서」

P      「오늘의 치하야는 차가워...」

유리코 「그, 그치만! 그 후에도...!」

치하야, P 「그 후?」

유리코 「라이브 때라던가, 레슨 때마다 서로 챙겨주시는 걸 자주 봐서...」

치하야 「아...」

P      「아하하. 그런 거였구나. 옛날 생각나네~」

유리코 「...?」

P      「저 둘은 누구나 아는 조합이니까. 아주 예전... 그러니까, 시어터가 생기기 전부터 그랬거든」

유리코 「아, 그런...!」

치하야 「누구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나요?」

P      「무슨 소리야. 이건 수학 공식 같은 거야. 하루카 하면 치하야라구. 그 반대는 조금 애매할지도 모르지만」

치하야 「애매...?」

P      「그런 게 있어」

치하야 「...」

P      「아, 아무튼. 전에도 얘기했듯이, 유리코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봐. 그치만 둘은 그냥 전부터 가까운 사이일 뿐이니까」

유리코 「그렇군요...」

P      「유리코의 좋은 망상 소재가 될 수는 있겠지만」

유리코 「프, 프로듀서 씨?!」

치하야 「망상...?」

유리코 「아, 아니에요! 아무 것도 아니니까!」

치하야 「프로듀서. 저, 그렇게까지 평소에 하루카랑 붙어 있는 걸로 보이나요?」

P      「뭐, 대부분은 그렇지. 서로 소중한 사이잖아」

치하야 「그걸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주변에 그렇게 보일 정도라면 하루카한테도 부담이 되는 게 아닐까 걱정돼서요」

유리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조금 멋대로 생각해버린 거니까...」

치하야 「그렇게 이야기해주니 기뻐, 나나오 씨. 그래도 역시...」

P      「옛날의 치하야는 편하게 이야기하는 상대가 하루카밖에 없었으니까. 그래도 요즘에는 괜찮잖아? 다들 편하게 지내고 있으니까」

치하야 「옛날... 그랬네요. 잘 떠올려보면, 하루카나 미키 말고는 딱히 이야기를 했던 기억도 없고... 떠올리니까 조금 부끄럽네요. 후후」

유리코 「치하야 씨가, 옛날에는...」

P      「유리코는 잘 모르겠구나. 옛날의 치하야, 엄청 무서웠다구? 아침인사도 잘 안 받아주고」

치하야 「그, 그런 이야기까지는 할 필요 없잖아요!」

유리코 「헤에...」

P      「어떻게 하면 받아줄까 하고 고민하기도 했고. 사장님 성대모사에 영어 인사에 농담에 장난에 별 걸 다 해봤는데도 안 받아줘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유리코 「차가운 치하야 씨... 잘 상상이 안 되지만 새로운 느낌이네요」

치하야 「ㄱ,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둬주세요! 정말, 상냥하다가도 틈만 나면 놀리고...! 이러니까 매번 프로듀서한테 화내는 거라구요!」

P      「네네, 알겠습니다. 유리코,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해줄게」

치하야 「정말...!」

유리코 「ㅇ, 아니에요. 본인이 싫어하는 이야기를 굳이 몰래 듣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래도 지금의 치하야 씨는 상냥하니까, 조금 신기했을 뿐이에요」

치하야 「...」

유리코 「...? 죄송해요! 혹시 제가 뭐라도 잘못 말했다면...!」

치하야 「아니야. 사과하지 않아도 돼. 고마워, 나나오 씨」

유리코 「네...?」

치하야 「상냥하다던가, 친절하다던가, 전에는 딱히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니까. 조금 기뻐서」

유리코 「아...」

???      「똑똑」

P      「네, 들어오세요」

미사키 「실례합니다. 혹시 유리코짱이 있나 해서요」

유리코 「네! 무슨 일인가요, 미사키 씨?」

미사키 「다음 이벤트 때 쓸 유닛 의상 때문에 치수를 조정해야하는데, 잠깐 괜찮을까? 혹시 중요한 이야기 중이었다면...」

유리코 「아니에요! 중요...한 이야기기는 했지만, 일단은 잡담 중이어서」

미사키 「프로듀서 씨, 그러면 유리코짱은 제가 데려가도 될까요?」

P      「네. 괜찮습니다. 수고가 많으시네요, 아오바 씨도」

미사키 「아니에요. 평소랑 별로 다를 거 없는 의상 작업인 걸요」

P      「그러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치하야 「잘 부탁드릴게요」

미사키 「맡겨주세요! 그러면 유리코짱은 의상실로 따라와 줘」

유리코 「네! 그러면 프로듀서 씨, 치하야 씨, 저는 이만 실례할게요. 터무니없는 이야기 때문에 민폐를 끼쳐서 정말 죄송해요!」

치하야 「그건 전에도 얘기했지만 괜찮아. 나나오 씨가 부담스러워하면 나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까」

유리코 「네! 앞으로 주의할게요!」

P      「그래도 즐거운 이야기였어. 오랜만에 옛날 생각도 났고. 의상 측정, 힘 내」

유리코 「네!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씨!」

     「달칵」

치하야 「후우...」

P      「지쳤어?」

치하야 「그런 건 아니지만요... 뭐라고 할까, 갑작스러워서요. 조금 정신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

P      「하루카랑 치하야가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닐까 하는 건 옛날 옛적에도 몇 번 나왔던 이야기니까~」

치하야 「그랬나요?!」

P      「응. 오토나시 씨랑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

치하야 「...」

P      「아, 방금 건 비밀」

치하야 「본인한테 다 털어놓은 이상 비밀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P      「상냥한 치하야가 잊어줘」

치하야 「정말...」

     (상냥, 한...)

P      「음? 왜 그래, 치하야? 갑자기 고민하는 표정을 짓고. 혹시 화났어...?」

치하야 「뭐... 이 사람, 역시 믿음직스럽지 못하네, 같은 생각은 했지만요」

P      「너무해?!」

치하야 「프로듀서, 저... 역시 변했나요?」

P      「응? 어디가? 의상의 가슴둘레 사이즈라면 그대로인 걸로 기억하는데」

치하야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새 사무소를 알아볼게요」

P      「죄송합니다! 무의식중에 튀어나왔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치하야 「오히려 무의식중에 그런 생각을 하는 쪽이... 뭐,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됐나...」

P      「그쪽이 좀 더 상처받을지도?」

치하야 「말이라도 못 하면... 아무튼, 하던 이야기는 그게 아니라-」

P      「요즘 그런 이야기 듣고 있지? 키사라기 치하야가 변했다, 라던가」

치하야 「...」

P      「동료들 말고, 팬들한테서도. 그런 이야기 종종 듣고 있지 않아?」

치하야 「듣고... 있긴 한데요」

P      「하지만 창법이라던가, 퍼포먼스에 관한 게 변한 것 같지는 않고」

치하야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P      「그러면 역시 생각하는 방식이라던가, 성격 같은 부분이겠지」

치하야 「...」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장난만 쳤으면서... 반칙이야. 맨날 생각하는 거지만 너무하잖아. 이 사람)

P      「어라, 틀렸어?」

치하야 「아니요. 조금 무서워질 정도로 정확해요」

P      「다행이네. 하하」

치하야 「프로듀서도, 제가 변했다고 생각하시나요?」

P      「뭐, 변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건 그거대로 거짓말이겠지? 변하지 않은 부분도 분명 있다고 생각하지만」

치하야 「...」

P      「가슴둘레 사이즈 말고도」

치하야 「굳이 덧붙이지 마세요!」

P      「미안미안」

치하야 「으으... 진지해지는 척 하다가도 틈만 나면 그러시니까, 오히려 제가 어디에 맞춰야할지 모르겠다고요」

P      「너무 무거우면 이야기하는 것도 불편하니까~ 아무튼, 변한 부분도 있다. 나는 그 정도 선이라고 생각해」

치하야 「딱 잘라서 변했다고 하지는 않으시네요」

P      「그야 당연하지. 사람은 원래 딱 잘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변하지는 않으니까」

치하야 「그런, 가요... 그러면 프로듀서는, 제 어떤 부분이 변했다고 생각하세요?」

P      「그건 치하야가 더 잘 알지 않을까? 치하야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 나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치하야 「그건 진심인가요, 아니면 몰라서 적당히 얼버무리는 건가요?」

P      「어느 쪽인 것 같아?」

치하야 「...뭐, 프로듀서라면, 분명 진심이라고 생각하지만요」

P      「옛날의 치하야라면 분명 이 인간, 하나도 모르면서 적당한 소리만 하고! 라고 생각했겠지」

치하야 「그러니까 옛날 얘기는- ,,,확실히, 그때의 저라면, 그랬겠네요」

P      「하지만 지금의 치하야는 그렇지 않잖아」

치하야 「그건 프로듀서를 오래 봐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겉으로는 저래도 의외로 좋은 사람인 걸 알았으니까. 믿고 의지하고 있으니까요」

P      「의외... 아무튼. 사람을 믿을 수 있는 힘,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는 힘. 지금의 치하야는, 그걸 갖고 있다고 생각해」

치하야 「의지할 수 있는 힘... 뭔가 오묘한 표현이네요」

P      「그렇지. 힘이 있으면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내 생각은 달라. 치하야를 보면서 깨닫기도 했고. 사람을 믿고 기댄다는 거, 생각보다 큰 힘이 필요한 일이니까」

치하야 「...그렇죠.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

P      「난 그게 치하야의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해. 그 밖의 것들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변화일 거고. 그리고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고」

치하야 「예를 들면요?」

P      「가슴둘레 이야기 아니니까 안심해」

치하야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나요!?」

P      「미안미안. 치하야의 반응이 귀여워서」

치하야 「더 이상 놀리시면 저도 참지 않을 거니까요! 그, 귀엽다고 해주신 건, 기쁘지만...」

P      「아무튼, 형태는 조금 달라졌어도, 노래가 좋다는 초심은 그대로잖아. 그것만큼은 바뀌지 않고 가져가는 것도 좋다고 봐」

치하야 「초심을 갖고 있는 건 당연한 거겠죠. 그거야 누구에게나 중요한 거니까요」

P      「한 가지 더. 치하야는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 조금 조심스럽지만, 난 어두웠던 과거의 치하야도, 함께 가져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

치하야 「과거의, 저도...?」

P      「응. 지금의 상냥하게 웃는 치하야도 물론 좋지만, 그건 어두웠던 치하야가 있었기에 지금의 치하야로 변할 수 있었던 거니까. 아무리 힘들었던 일이라도, 완전히 잊어버리기보다는 함께 나아가는 게 더 좋다고 봐」

치하야 「그건... 그렇네요. 과거가 있기에, 지금의 제가...」

P      「아, 하나 더 덧붙이면, 하루카랑 사이가 좋다는 건 언제라도 변하지 않는 것 같고」

치하야 「그것도 그렇죠. 그래서 말인데요, 프로듀서. 뭔가 나나오 씨처럼 오해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고, 하루카한테도 부담이 될지 모르니까, 조금 신경을 써서라도 조심하려고 생각하는데...」

P      「치하야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나는 지금도 좋다고 보는데. 괜히 신경 쓰여서 사이가 어색해지면 그거대로 문제니까」

치하야 「그래도... 언제까지고 하루카한테 붙어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사이좋게 지내는 건 그대로여도, 조금은 형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의지하다보면 먼 미래에는 분명 부담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P      「그건 내가 조언할 수는 없을 것 같네...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예상이 드는 정도?」

치하야 「역시 그렇겠죠... 사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꿔야할지도 전혀 모르겠고」

P         「뭐, 생각해보다보면 느낌이 잡히지 않을까? 이것저것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고」

치하야    「흐음... 과하게 의지하지 않도록...이라면, 역시 접촉을 줄이는 것밖에는...」

P      「자주 도움 받던 것들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한다던가?」

치하야 「그것도 좋겠네요. 감사해요, 프로듀서」

P      「그 정도 조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니까, 딱히 감사받을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치하야 「방금 거 말고도, 이것저것 잔뜩 얘기해주셨잖아요. 큰 도움이 됐어요」

P      「그렇다면 기쁘지만」

치하야 「조금씩이라도 노력해볼게요. 하루카와의 결별을 위해서!」

P      「그건 표현이 조금 이상한 것 같기도?」

치하야 「역시 그런가요? 말하면서도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하루카 「에」

P      「에」

치하야 「에...?」

하루카 「치하야짱,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에...? 아니, 하지만... 에...? 치하야짱이 그렇다면, 아니, 하지만 나는...」

치하야 「ㅈ, 잠깐만, 하루카?! 방금 건 그런 얘기가 아니라...!」

하루카 「ㄴ, 나는 괜찮아, 치하야짱! 치하야짱이 그렇게 생각했다고 해도, 나는 딱히 싫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헤어진다고 생각해도 난 상관없다고 봐! 그... 친구 사이! 지금처럼 친구 사이로 지내면 되는 거니까!」

치하야 「그러니까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니까?!」

P      (어쩔 줄 모르고 자리를 피하는 하루카와, 그런 하루카를 필사적으로 쫓아가는 치하야. 항상 진지하게 고민해놓고는 표현이 서툴러서 사건을 만드는... 말하자면 나사 빠진 모범생 같은 느낌이네. 치하야의 그런 부분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건... 옛날이랑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지도)



-키사라기 치하야 「하루카와 결별하겠습니다」, Fin.-


====== 후기 ======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정통파 SS 형식에 도전해봤습니다.

사실은 하루치하물을 읽다가 문득 떠오른 제목 어그로를 토대로 구성해본 단편입니다.

"연인 기믹의 하루치하 + 72네타를 남발하는 P + 어딘가 나사가 빠진 치하야"는 제가 되도록 회피하는 재료들이라, 이것들만 모아놓으니 평소 저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무언가가 나와버렸네요. 그래도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의식의 흐름대로 막 나가봤습니다.

시즈카 주연의 장편을 위해서 시어터 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앞으로 종종 시어터 배경의 가벼운 일상 단편을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정신 없고 막 나가는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4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