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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미야 아스카 『BAD INTEN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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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6, 2021 22:05에 작성됨.

시키, 지금 너를 향해 가고 있어. 

그래, 오랜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

돌이켜보면 정말로 오랜만에 널 만나러 가는 것 같군.

몇 달 전에 있었던 데이트 이후로는 처음이니까 말이야. 

그렇게 생각해보면 너는 날 보고 무감정한 사람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이해해주길 바라.

지금껏 시키 너를 만나러 가지 않은 이유가 있으니까.


그래서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지?

아직도 퀘퀘묵은 실험실에서 플라스크나 들여다 보고 있는건가?

아아, 흥분하지 말도록 해.

그것이 나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니까 말이야.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고.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연구자의 모습, 내가 싫어하는 모습은 아니야.

오히려 호불호를 말한다면 좋아하는 쪽이다.

다만 그곳이 데이트 장소만 아니었다면 더욱 좋았겠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야.

하지만 그렇잖아?

이름 모를 화학물질이 가득한 어두컴컴한 연구실이 커플의 장소라니, 여자의 기분을 모르는 것도 정도가 있다고.

물론 너도 여자긴 하지만... 뭐, 소녀의 감성이라고 해 두는 것이 좋을까.

나도 여자아이고, 실험실보다는 로맨스 영화가 나오는 영화관이 더 좋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야.

무드 있고 좋잖아, 안 그래?

물론 그곳에서 있었던 일이 기분 나빴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뭐, 어쨌든 입술과 입술이 맞닿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말하기 부끄럽지만 내 첫키스기도 했고.

그래도 역시 할 거라면 영화관이 좋았다고 생각해, 시키.


그래, 그리고 말하는 김에 한 가지 더 말할 것이 있어.

나, 프로듀서와 사귀고 있어.

아마 한 달쯤 되지 않았을까?

그 정도 된 것 같군.

...솔직히 말하면 그것 때문에 네게 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니까.

마지막 인사, 라고 해 둘까.

아아, 안심하도록 해.

그렇다고 프로듀서와 멀리 도망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야.


그럼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그래, 프로듀서와 사귀고 있다는 것까지 얘기했지.

화를 내고 싶다면 내도 좋아.

울고 싶다면 마음껏 울어도 좋아.

하지만 나는, 니노미야 아스카는 알아버린 거야.

제대로 관심도 주지 않는 이치노세 시키보다는, 니노미야 아스카의 이해자인 프로듀서 쪽에 더 마음이 간다고 말이야.

네가 실험에 빠져 찾지 않을 때, 나를 더욱 만져 주고 기분 좋게 해 준 사람이 더 좋아졌다고 말이야.

미안해, 시키.

하지만 오늘의 니노미야 아스카는 꼭 말해야만 해.


그러니까 시키, 나는 지금 네게 가고 있어.

이제 네 실험실의 문 앞에 와 있어.

이 문을 열면, 너는 무슨 표정으로 옛 연인이었던 나를 맞이해 줄까.

이치노세 시키라는 과학자는 니노미야 아스카라는 사랑의 실험체를 어떤 눈으로 봐 줄까.

정말로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어, 시키.

그러니까 이제 문을 열께.

니노미야 아스카의 본 성격을, 너도 알 수 있도록.

늘 네게 당해만 왔던 나의 본 모습을, 이치노세 시키라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도 알 수 있도록.


아이디어 - 시키아스 vs 아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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