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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혼돈 안심위원회입니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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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5, 2021 00:50에 작성됨.

EP28) 마왕엔젤도 리버 엔터테인먼트 소속이애오


리버P "오늘 내가 너희들을 불러낸 이유는 알지? 다른 건 아니고 일종의 진로상담 비슷한 전개야."

토고지 레이카 "누가 누구에게 설교질을 할 작정인거야? 내가 누군지 몰라서 이런 말 하는 줄 알아?"

사노 미코코로 "조용히 하세요. 레이카 씨…"

리버P "네가 누구인지는 알아도 관심 없어. 나도 너랑 똑같이 충분히 커진 소속사를 메고 있는 입장이야."


리버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리버 사장은 사장실로 마왕엔젤 멤버를 부르고 차후의 계획에 대한 상담을 시작하던 중이었다.


산죠 토모미 "그래서 앞으로 우리들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이라는 건 어떤거지?"

리버P "자신다움, 그리고 자연스럽고 솔직한 매력이야."

레이카 "전에도 얘기했지만, 리더이자 프로듀서로서 그런 노선은 인정 못하겠는 걸? 우리는 철저히 남자들이 환장할만한 것들을 전부 모으고 추려서 이런 이미지를 정착시켰어. 아니, 여기선 좀 더 목소리를 높여서 얘기해볼까? 토고지 그룹의 후계자로서 명하겠는데, 당장 멈춰…"

리버P "그렇다면 이쪽은 후계자가 아닌 정식 사장으로서 얘기한다. 우리 프로덕션은 대대로 변화와 도전, 그리고 솔직한 매력을 추구하는 걸 멈추지 않았어. 언론에서도 대부분 그렇게 소개되어 있고 말이야."


하지만 리버는 전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무기 삼아 강력하게 거절의사를 밝히려는 레이카에게 언론의 평가라는 맞대응의 칼을 뽑아들었다.


레이카 "하지만 지금으로선 당장 노선을 바꾸면 손해잖아."

리버P "……? 뭐가 손해야? 소속사가 바뀌었으니 새로운 이미지를 시도할 수 있겠거니 생각하는 건 어느 대중들이나 똑같지 않아?"

토모미 "그런 것까지 계산상에 넣을 줄이야. 역시 내가 보기에 당신은 보통이 아닌 것 같네…"

아사히나 린 "에헤헤, 사장님은 그런 점이 참으로 좋은 것 같아요."

리버P "…… 그래서 세 사람의 진심은?"

마왕엔젤 ""설교질 그만해, 이 악덕사장 놈아!""

리버P "다우트다. 이 지지배들아!"


참으로 리버스럽고 코믹한 대응이었다. 하지만 마왕 엔젤이 토고지 본가의 힘을 빌려 연예계를 부당하게 주무르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기에 리버는 이후부터는 숨을 한 번 고르고는 키보드에 손을 올려 타자를 치고 있었다. 틀림없이 마왕엔젤의 진로 상담에 관한 내용을 계속 적고 있는 것이었다.


레이카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심사위원 매수며 공연장 대여든 뭐든 할 수 있어. 그러니까 난 자존심 때문에라도 당신같은 열등생 사장에게 하나도 무엇을 해줄 생각은 없어. 내가 당신 밑에 지금도 있는 건 우리 본가에서 정한 규약의 허점을 악용한 당신 때문인거야. 알아?"

토모미 "조심하는 게 좋아. 아무리 부당하게 보여도 토고지 그룹은 당신같은 소속사 하나 쯤 망하게 하는 거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니까…"

리버P "망한다고? 풉…" (터짐)

린 "에, 사장님…?"

리버P "프하하하하!!!!!" (책상을 치며 크게 웃는다)

레이카 "뭘 그리 웃어대?"


레이카는 애써 냉정한 척하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리버를 향한 불안과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간직한 채 물어왔다.


리버P "아니 웃어서 미안한데, 난 진짜 그럴 이유가 없는 근거가 있어서 그래. 그렇다면 이쪽도 너희들을 망하게 할 필살기 하나 꺼내볼까 해서 말이야. 어디보자… 이거다!"

마왕엔젤 "히익…" (소름돋는 표정)

리버P "부당한 매수, 공연대여 방해… 음, 아주 발음 한 번 또박또박 얘기해줘서 잘 들리겠구만~"

린 "ㅅ, 사장님… 왜 그러세요. 저희 무서워요오…" (울먹이는 척)

리버P "너희들에게 선택지를 줄게. 법원, 언론사… 이거 어디에다 보낼까?"

레이카 "으으…" (사장의 멱살을 잡으며)


녹음기를 보여주자마자 드디어 제대로 궁지에 몰리기 시작한 마왕엔젤에게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레이카가 직접 대표격으로 나서서 리버의 멱살을 잡고 들어올려서 박박 소리쳐대기 시작했다.


레이카 "이 빌어먹을 개찐따 버러지 사장새끼야! 내가 씨발 너만큼은 이 자리에서 쳐죽이고 이 사건 묻어버릴거야! 뭐? 웃어? 토고지 그룹보고 뭐가 쳐웃기다고 실실 쪼개고 지랄이야! 우리도 당장 네놈 새끼 다시는 연예계에서 발 못 붙이게 해버리게 법무팀을 지금부터 일하게 할 생각이야. 알아?" (이성상실)

리버P "다 좋은데, 내가 쥐고 있는 녹음기의 녹음모드 아직 켜져있다?" (피식)

토모미 "당신, 대체 어디까지 냉정한 거야…" (진심으로 공포감)

린 "후에에엥! 사장님 나빠아아! 미워어어!" (애써 떼쓰기)


그야말로 마왕엔젤의 아이돌로서의 수명이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이었다. 리버는 진심이 담긴 승리의 미소를 계속 머금고는 멱살 따위야 얼마든지 잡혀주겠다는 듯 가만히 있었다.


리버P "이봐, 난 그래도 너희들을 아이돌로서 키워내야 할 연예 소속사 사장이야."

레이카 "우리야말로 돋보이는 게 중요해. 거듭 강조하지만, 우린 토고지 그룹을 등에 업은 여자들이야."

리버P "이쯤에서 나도 너처럼 이 녹음기를 이용하여 사법거래 같은 걸 해볼까 해서 말이야. 네가 지금 이 시점에서 법무팀에게 연락하는 거 그만두거나, 앞으로도 토고지 본가에서 부당하게 남용되는 예산이나 권력의 일부를 리버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선한 의도로 써줄 수 있다고 약속하면 나 역시 너희들 보는 앞에서 이 녹음기 내에 녹음된 사운드 파일을 파기할게. 그게 싫다면 이 녹음된 파일은 법원과 언론사에 고스란히 넘겨질거야."


리버의 공부벌레(너드/Nerd)스러운 면이 이런 상황에서 장점이라도 되는 듯,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마왕엔젤에게 결코 일말의 불만이나 두려움을 표출하지 않고 오히려 영리하게 똑같이 언론이라는 칼보다 강한 펜을 빼들어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레이카는 심란한 표정과 함께 고민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레이카 "으음…" (심각한 표정)

미코코로 "……" (옆눈 흘깃)

레이카 "…… 내가 공주라는 가짜 이미지는 그만두고 여왕이라는 진짜 노선을 변경해도 내 인지도가 추락하게 놔두지 않을 자신 있어?"

리버P "거참, 내가 아까도 얘기했잖아? 언론에서도 '솔직함과 변화,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이 곧 무기인 소속사' 라고 평가하는 게 우리 소속사라고… 아마 언론에서 소식이 들려와도 내 이미지가 그렇게 굳혀졌기 때문에 뭔가 이유가 있어서 노선을 저렇게 바꾼거라고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할거야."

토모미 "…… 그래, 인정할게. 이건 우리의 잘못된 편견이고 당신에게 완패야. 하핫…" (씁쓸한 미소)


옆에서 그저 듣기만하던 토모미가 입을 열어 쓰디 쓴 패배선언을 하자 당황한 레이카가 저지하려 들었다.


레이카 "야, 너 그렇게 아무 앞에서 패배 선언을 하면…"

리버P "우린 처음부터 승패를 결정하기 위해 이렇게 싸웠던 게 아니었을텐데?" (키득)

린 "엥? 뭐야 그게…?"

리버P "애초에 이건 앞으로의 너희들의 방향성 상담이었다고? 처음에도 얘기했잖아. 물론 그 과정이 상당히 맵고 충돌이 많은 잠깐의 성장통이긴 했다만… 아하하…"


리버는 조금 머쓱한 듯 뒷머리를 괜히 만지작거리며 여유 넘치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레이카 "당신 정말 치사하네. 나랑 둘도 없는 소꿉친구인 이오리도 당신네 프로덕션에 끌어들이고 말이야. 무슨 독과점도 아니고 그렇게 사람 끊임없이 끌어들이고 아이돌들에게 자신이 있는 거 다 퍼주면 뭐가 남는데?"

리버P "아이돌들이 남지? 그리고 아이돌들을 미소짓게 만든 내 미담도 어쩌면 남을수도? 하핫, 그건 좀 오버인가…"


리버는 웃으며 손을 내젓고는 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했다.


리버P "레이카의 앞으로의 포부… 새롭게 여왕님의 컨셉을 밀고 나가 마왕 엔젤의 간판급 인기를 담당하여 셋을 이끌어줄 것"

레이카 "훗…" (피식)

리버P "린의 앞으로의 포부… 귀엽고도 육감적인 이미지로 철저히 남심을 사로잡는 면에 집중할 것"

린 "에헤헤~" (가짜 웃음이긴 하지만 반쯤 진심이 담긴 웃음을 지으며)

리버P "토모미의 앞으로의 포부… 쿨하고 보이쉬하며 지적인 면으로 현대 여성들의 시선을 훔치는 아이돌로 매력을 가꿔나갈 것"

토모미 "흠…" (미소)

리버P "미코코로의 앞으로의 포부… 요즘 시대에 희귀한 청순파의 이미지를 그녀만이 뽐낼 수 있는 뛰어난 재능으로 극복하여 말 그대로 '전설의 귀환' 을 보여줄 것"

미코코로 "정말, 그런 칭찬은 부끄러워요… //////" (홍조)


그녀들의 포부와 더불어 일부 그녀들의 프로필 정보가 담긴 부분을 수정한 이후 Ctrl+S를 눌러 저장을 마친 후 기지개를 쭉 폈다.


리버P "으으~ 다 썼다아~!"

레이카 "결국 너와 우리 모두 다 이런 결말을 맺으리라고 생각을 못했네. 하지만 착각하지마. 단지 우리 토고지 그룹은 당신이 구두적으로 해놓은 느슨한 계약으로 인해 도와주는 것 뿐이니까 그만큼 제대로 날 여왕처럼 빛나게 해줘야 돼. 알았어?"

린 "저도 곤란한 일이 있다면 사장님 찾으러 올게요~♪ 폐가 되지 않는다면… 에헤헤~"

토모미 "당신 말대로 당신은 아이돌을 진심으로 미소짓게 하는 재주 하나는 참 끝내주는 것 같네… 응, 이것도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전하는 내 진심이야. 이상하네, 난 이렇게 말이 많은 여자는 아니었는데 말이야."

미코코로 "솔직히 저는 마왕엔젤 멤버들에 대한 신용이 아직도 그렇게 크게 생기지는 않지만, 적어도 사장님만큼은 믿어볼까 해서요."

리버P "다들 얼굴 펴져서 다행이다. 가식없이 표정 지으니까 진짜로 예쁘다야~ 이제 시간 널널할테니까 가서 네사람끼리 여자들만의 쇼핑이라도 다녀와. 변장은 제대로 하는 거 잊지 마?"


그가 등받이 의자를 조금 뒤로 더 기울여서 편안함을 만끽한 채로 그녀들이 사장실에서 나가려고 하자 마지막 인사를 건네주었다.


레이카 "당연하지! 내가 연예계에서 얼마를 굴렀는데 그것 마저도 모를 것 같아? 쓸데없는 참견이야."

린 "헤헷, 레이카 쨩은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얘기하는 거에요."

레이카 "아사히나 리이이이인!! 나머지 두 사람도 일루와아아아!!"


그리고 그녀들은 변장을 대충 마친 채로 사장실 밖을 기점으로 레이카와 추격전을 벌였다. 시끄러울 정도로 평화로운 그야말로 리버 엔터테인먼트에 걸맞는 훈훈한 분위기였다. 선선한 에어컨 바람은 아직도 더운 여름의 사장실을 시원하게 식혀주었다.


*


오늘의 리버P의 잘한 일 : (前) 토고지 프로덕션의 마왕 엔젤과 사법거래를 명목으로 토고지 그룹과의 사실상 제휴 계약을 따냄


리버 사장, 그는 신이야!


약해빠진 것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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