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아이돌 마스터 X 가면라이더 오즈] 노래와 욕망과 아이돌 -문제편-

댓글: 4 / 조회: 1852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1-23, 2014 21:10에 작성됨.

원작
아이돌마스터 – 반다이 남코 게임스 / A-1 Pictures
가면라이더 오즈 - 토에이/ 반다이/ 故 이시노모리 쇼타로

노래하고 싶다. 그것만이 바람이었다. 노래하고 싶다. 그것만이 마음속에 울려 퍼지는 소망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기회가 오지 않으면 부를 수 없다. 현실은 그렇다. 톱 아이돌이 아닌 이상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아무리 아름다운 목소리와 기술을 갖고 있다 한들 노래할 장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난 단지 노래를 부르고 싶을 뿐인데……. 물론, 아이돌이라는 존재는 단순히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만인의 우상이니 노래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장르에서도 팬들과 교류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나의 마음속에선 언제나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 해 질 녘의 그림자처럼 점점 길게 뿌리내렸다. 그 뿌리는 너무 굵고 단단하게 자리 잡아서 만약 뽑으려고 한다면 내 마음은 산산조각이 나 부서질 것이다.

노래하고 싶은 마음은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다. 나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갈망한다. 노래를 피로할 수 있는 최고의 스테이지를! 나의 모든 것을 담은 내 목소리를 해방해 마른 땅을 적시는 폭포수처럼 고함을 지르고 싶다.

마른 땅 같은 건 내 마음속인가…….
마음속의 갈망이 내게 말한다.
노래를 부르면 이 갈증이 해소될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헤에, 그렇게 노래하고 싶어?”
그 청년은 예고 없이 갑자기 나타났다.
탈색한 것 같은 회색 머리칼에 펑키한 차림을 한 청년이었다. 어떻게 보면 소위 노는 계열로 보이는 차림이었으나 청년에게는 그런 경박한 느낌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무겁지도 않다. 그런 신비한 분위기를 띤 청년이었다. 그 분위기를 자아내는 건 청년의 눈이다. 청년의 눈은 싱글벙글 웃고 있었지만, 결코 가볍기만 한 웃음이 아니었다.

마치 사람의 속을 꿰뚫어보아 그 본질을 파악하여 그것에 대해 냉소를 짓는 그런 종류의 웃음이었다.
청년은 동전 같은 것을 살짝 튕겼다. 얼핏 보아 시판되는 화폐는 아닌 것 같았다. 성인게임장에서 사용되는 동전도 아닌 듯싶었다.

청년은 동전…….
메달을 연신 튕기다가…….

“그 욕망, 해방해봐.”
청년은 나에게 메달을 던졌다. 메달이 나의 이마를 향했지만, 무언가에 맞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단지 마치 자판기에 동전을 넣는 것처럼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질 뿐이었다.

-
가면라이더 오즈!
800년 전에 어느 왕이 모든 것을 지배할 힘을 원해 당시의 연금술사들에게 만들게 한 욕망의 집합체 코어메달! 그리고 그 코어메달을 이용해 인간의 욕망을 끌어안으며 메달의 괴인 그리드와 싸우는 전사가 바로 가면라이더 오즈다!

히노 에이지는 가면라이더 오즈로 변신해 어째서인지 팔만 부활한 그리드 앙크와 함께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사건을 일으키는 다른 그리드에 맞서 싸운다!

쿠스쿠셰는 매번 여러 가지 행사를 하는 걸로 유명하다. 일명 다국적 요리점이라 불리는 그 가게는 매번 여러 나라를 테마로 한 페어를 열고 그 나라 분위기에 맞는 음식을 내온다. 그 때문에 매번 질리지 않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소문이 나 있다.

하지만 오늘의 쿠스쿠셰에는 점장의 변덕 탓인지 다국적인 컨셉이 아니라 다른 컨셉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그 컨셉이란 다름 아닌 ‘아이돌’이었는데…….

“에이지 군, 옷 입은 거 보니까 아이돌이라기보단……. 호스트 같지 않아요?”
“어라? 그런가?”
에이지는 히나가 지적하자 자신의 복장을 다시 한 번 훑어보았다. 에이지의 복장은 착 달라붙은 검은 수트 차림에 옷깃을 흐트러트린 하얀 셔츠, 거기에 사슬 목걸이와 금반지 몇 개. 영락없는 호스트 차림이었다.

그에 비해 히나는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입은 공주님 룩 같은 것을 입었는데 히나 쪽이 에이지보다 아이돌답다면 훨씬 아이돌다운 의상을 입고 있었다. 마침 주방에서 나온 쿠스쿠셰의 점장 치요코가 히나에게 말했다. 치요코의 복장은 80년대의 아이돌을 흉내낸 듯한 레트로 복장이었다.

“어머, 히나야 요즘 인기 있는 아이돌 쥬피터를 모르니?”
“쥬피터요? 아이돌 쥬피터요? 유명하잖아요. 알고 있어요.”
쥬피터는 요즘 한창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951 프로덕션 소속의 남성 아이돌 그룹이다. 잘 빠진 수트를 맵시 나게 빼입은 스타일로 유명한 쿨한 이미지의 아이돌이다. 지금 에이지가 입고 있는 복장도 쥬피터를 흉내 낸 것이라 한다. 다만 원본인 쥬피터보다 더 화려하다 못해 과한 장식을 달고 있는 게 영락없는 호스트 꼴이지만.

“액세서리가 좀 과한 것 같은데……. 이 사슬이랑 반지를 빼는 게 나을 것 같지 않아요?”
“히나 쨩이 보는 눈이 있으니까 히나 쨩이 세팅하는 대로 하는 게 낫겠네. 어머, 그래. 아예 이 기회에 쿠스쿠셰 전용 아이돌을 탄생시키는 건 어떨까?”

“해피 버스데이!”
시끄럽고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가게 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시끄럽고 우렁찬 목소리 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깔끔하고 귀엽게 생긴 여성이었다. 여성의 이름은 사토나카 에리카. 오즈를 후원하고 있는 코우가미 파운데이션의 회장, 코우가미 코우세이의 비서다. 목소리는 사토나카가 들고 있는 아이패드에서 난 소리였다.

아이패드 화면에 혈색 좋은 장년 남성이 얼굴을 들이대고 있었다. 코우가미 코우세이였다.

“아이돌 전국시대!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무시무시한 투쟁의 시대에 새로운 아이돌이 탄생했다! 축하하지 않을 수 없지!”
“진짜로 만들 생각은 없는데…….”
코우가미의 호들갑에 치요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코우가미는 헛기침을 했다. 기침 소리를 들은 사토나카가 히나를 불러 히나의 귀에 속삭였다.
“히나 씨. 점장님 데리고 잠깐만 자리를 비워주지 않을래요?”
“그리드 이야기인가요?”
“네.”
“알겠습니다.”
“어머, 히나 쨩 무슨 이야기를 하니?”
“치요코 씨, 저번에 보니까 파가 떨어진 것 같더라고요. 같이 가실래요?”
“파? 파 많이 있는데?”
“이번에 엄청 싸게 팔아요! 같이 가요!”
“어라 가게는”
치요코는 말을 채 이을 새도 없이 못 들고 못 끄는 게 없는 히나의 괴력에 붙들려 쫓겨나듯 가게에서 나왔다.

치요코가 자리를 비우자 앙크가 심드렁한 얼굴로 계단을 내려왔다.
“앙크 군, 역시 이런 이야기에는 귀가 밝은 모양이군. 마침 잘됐네.”
“앙크! 오늘은 일 도우라고 했었잖아.”
“그딴 꼴을 할까 보냐.”
앙크는 에이지의 투정을 맞받아치며 적당히 의자를 빼 테이블에 앉았다. 에이지가 그 옆자리에 앉고 사토나카는 건너편에 앉아 아이패드를 테이블 중앙에 세웠다.

“본론부터 말하겠네. 카자리 군의 목격 정보를 얻었다네. 아마 새로운 숙주를 찾아 야미를 만들었겠지.”
“카자리 녀석이?”
카자리. 앙크와 같은 종족의 동류 이름이다. 앙크는 그 이름을 곱씹으며 손에서 셀 메달 2장을 굴렸다. 금속 코인 2개가 서로 맞물리면서 까닥까닥 소리를 낸다.

“그 녀석이 셀로 야미를 만들었다. 이거지…….”
그리드는 셀 메달을 이용해 부하인 야미를 만들 수 있다. 야미를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그리드가 셀 메달을 인간에게 던지면 셀 메달이 인간의 욕망 속으로 파고 들어가 욕망을 양분 삼아 증식하여 괴인의 형태가 되어 야미가 탄생하게 된다.

셀 메달은 그리드의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하지만 소모성 물질이라 그리드가 활동하면 셀 메달이 줄어든다. 그래서 그리드는 야미를 이용해 양식하듯 메달 수를 불린다.
메달은 인간의 욕망으로 이루어져 있다.

야미의 숙주가 되는 인간의 욕망이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얻을 수 있는 셀 메달의 수도 많아진다.

카자리가 쓸 만한 욕망을 가진 인간 숙주를 찾아낸 모양이다.
“그런데 그 정보를 왜 우리한테 주는 거지? 다테는 어떻게 한 거냐.”
앙크는 수상쩍다는 듯이 코우가미를 흘겨보며 코우가미 산하의 가면라이더의 행방을 물었다.
“다테 군과 고토 군은 지금 다른 쪽 일을 처리하고 있다네. 그래서 이쪽으로 움직이기 힘들어.”
“흐음, 하지만 네 녀석이 그렇게 순순히 정보를 물어다 주는 게 수상한데……. 무슨 꿍꿍이지?”
“별다른 꿍꿍이는 없다네. 단지 이번에 카자리 군에게 걸린 사람이 문제라서 말이야.”
“그게 누구죠?”

에이지가 묻자 코우가미가 눈매를 날카롭게 다듬으며 얼굴을 굳혔다. 코우가미 회장은 대범함이 정도를 넘어 웬만한 일에는 크게 동요를 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가 이렇게까지 무게를 잡고 있으니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리라. 에이지는 그만 코우가미가 만든 분위기에 밀려 침을 꿀꺽 삼켰다.

코우가미가 심각하게 입을 열었다.
“765 프로덕션의 가희 아이돌 키사라기 치하야 쨩일세! 내가 팬이라서 말이지!”
“알 게 뭐야!”
-

카자리가 숙주로 삼은 인간은 예능 프로덕션 765 프로덕션의 소속 아이돌이라고 한다.
투덜거렸던 앙크도 막상 현장으로 오니 얌전해졌다. 에이지와 앙크 두 사람은 765 프로덕션의 사무소가 자리한 건물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건물은 요즘 새로 지은 건물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낡지도 않았다.

에이지가 얼핏 들은 바로는 처음 765 프로덕션이 둥지를 틀었던 곳은 작고 초라했지만, 소속 아이돌이 제법 잘 나가게 되자 아예 사무소를 이곳으로 이전했다는 모양이었다. 에이지는 청소복 옷깃을 여미며 직원용 명찰을 달았다.

코우가미가 앙크와 에이지를 위해 준비해준 물건이다.

“그러고 보니 웬일로 얌전하네. 무슨 일 있었어?”
“빨리 끝내고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앙크는 빠른 걸음으로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둘은 안쪽 경비실에서 음식 잡지를 읽고 있는 경비원을 지나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765 프로덕션이 있는 층에 도착하자 문이 열린다.

사무소로 이어지는 문을 지나니 사무소 전경이 한눈에 보였다. 상당히 넓은 공간이었지만 칸막이로 배치된 사무용 책상은 몇 없어 보였다. 소규모 프로덕션이라고 들었는데 직원들 수도 별로 없는 모양이다.

여직원 혼자서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는데, 지금 사무를 보고 있는 건 여직원 하나인 것 같았다. 에이지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치하야를 찾는 게 우선이다. 에이지는 대걸레로 바닥을 닦는 시늉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구석 테이블 소파에서 신문을 보던 장년 남성과 눈이 마주쳤다.
“어라, 처음 뵙는 분이신데……. 새로 오신 분이신가?”
“아, 네. 오늘부터 이쪽 건물을 청소하기로 되어있어서요. 히노 에이지라고 합니다. 여기 분이신가요?”
에이지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하자 남성이 턱을 쓰다듬다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난 여기 손님일세. 난 여기 취재를 하러 온 기자라네. 이름은 요시자와……. 아, 실례. 메일이 온 모양이군. 이런, 스팸메일이었나. 미안하네.”
“아뇨. 괜찮습니다.”
“그건 그렇고 예능 사무소는 처음 와보나?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는 눈치더구먼…….”
“앗, 네. 왠지 신기한 느낌이네요.”
“사진 같은 건 사무소 차원에서 곤란한 모양이지만 가끔 아이돌 얼굴을 볼 수 있을 걸세. 마침 저쪽에 1명 있군. 오늘은 쉬는 날인데 굳이 사무소에 찾아온 아이야.”

요시자와가 주방 쪽을 가리켰다.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은발 소녀가 보였다.
“시죠 타카네. TV에서 본 적 있나? 은발 왕녀라고 불리는 아이지. 신비로운 매력 때문에 요즘 인기 있는 아이일세.”
타카네라 불린 소녀는 무언가 곤란한지 고개를 갸웃거리다 마침 전화를 끝마친 사무원 쪽으로 다가갔다.

“어머, 타카네 쨩, 무슨 일이니?”
“냉동실에 넣어뒀던 로오야루 고쟈아스 아이스우가 없어졌습니다.”
“어머, 그러니? 아까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그렇습니까…….”
타카네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추욱 늘어트렸다.

“은발 왕녀라 거창한 이름이군.”
“뭐야. 앙크. 너 어디 갔었어?”
어느새 나타난 앙크가 벽에 기대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있었다. 거기다 다리까지 꼬고 있다. 성실한 근무자의 태도는 아니다. 요시자와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에이지는 순식간에 앙크의 어깨를 잡아채 앙크를 똑바로 일으켜 세우곤 억지로 앙크의 고개를 요시자와에게 숙이게 하였다.

“하하, 이 친구가 외국에서 자란 친구라 이쪽 문화에는 익숙하지 않아서요! 앙크! 어서 너도 사과해!”
“그 아이스우는 로오야루 고쟈아스 아이스우가 아닙니까?”
고개를 숙인 에이지와 앙크 바로 옆에서 타카네의 목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란 에이지가 앙크의 머리를 잡았던 손을 놓았다. 그러자 자동으로 타카네 근처에 있던 앙크가 불만에 찬 눈초리로 타카네를 쏘아봤다. 타카네는 앙크가 자기를 어떻게 보든 말든 오직 앙크가 들고 있는 아이스에만 시선을 집중했다.

“이건 제가 냉동실에 넣어뒀던 오레엔지 바네나아 포도 메로온 스카아시 맛! 틀림없습니다! 이건 제 아이스우가 아닙니까?”
“흥, 그게 어쨌다는 거냐.”
“큭, 무례한 사람이군요!”
“아아, 잠깐만요. 죄송합니다! 아이스 값은 제가 낼게요! 그러니까 그게…….”
에이지는 주머니에서 팬티 뭉치를 꺼냈다. 그러자 팬티를 본 타카네가 기차 화통처럼 순식간에 달아올라 호통을 쳤다. 요시자와도 에이지가 꺼낸 걸 보고 놀랐는지 입을 떡 벌렸다.

“기괴한!”
“잠깐, 자네 주머니에서 뭘 꺼낸 겐가?”
“내일의 팬티예요. 깨끗한 겁니다!”
“숙녀 앞에서 속옷을 꺼내다니 어찌 이런 파렴치한!”
“어머? 무슨 일 있어요? 갑자기 시끄럽게…….”
이쪽이 소란스러워서 신경 쓰였는지 사무원까지 이쪽으로 왔다. 소란스러운 와중에 앙크는 아이스를 깨물며 한심하다는 듯이 에이지를 쳐다봤다.

“아니, 앙크! 애초에 너 때문이잖아!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다른 사람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도 모자라 이런 파렴치한 짓까지 하다니! 용서할 수 없습니다!”
“오해에요! 오해!”
에이지는 실색했다. 소란이 일어났으니 잠복했다는 사실을 들킬지도 모른다. 에이지의 심장이 마구 요동친다. 지금 당장에라도 들킬까 봐 심장이 마구 뛴다. 요시자와, 타카네, 사무원의 눈빛에 의심과 수상함이 담겼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자칫 잘못하면 경찰을 부르게 될지도 모른다. 경찰이 꼬이면 일이 복잡해질 게 뻔하다.

하지만 에이지의 걱정과 달리 일은 그렇게 복잡하게 꼬이지 않았다. 누군가가 사무실로 들어오자 바람 앞에 등불이 꺼지는 것처럼 순식간에 소란이 잠잠해졌기 때문이다. 사무실 안의 모든 시선이 그 인물에게 집중되었다.

“안녕하세요.”
“어머, 치하야 쨩. 안녕!”
에이지와 앙크가 찾던 키사라기 치하야가 사무실에 들어왔다. 치하야가 이쪽으로 온다. 치하야는 옥신각신하던 현장을 보고 이상하다고 여겼는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금방 입을 열었다.
“코토리 씨, 지금부터 바로 출발하면 되는 거죠?”

이름이 불린 사무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웃어요! 버라이어티’ 예정이니까 지금부터 미리 가는 게 나을 거야.”
“알겠습니다.”
“아, 치하야 쨩!”
“네?”
“노래 일이 들어왔는데…….”
“당분간 노래 일은 됐어요. 그럼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앗, 치하야 쨩…….”
치하야는 곧바로 뒤돌아보자마자 밖으로 나갔다.

“노래를 정말 부르고 싶어 했던 아이였는데…….”
“무슨 일 있었나요? 키사라기 씨는 가희 아이돌이라고 들었는데…….”
에이지가 묻자 코토리는 고개를 저었다.
“본인 희망이에요.”
에이지는 코우가미에게 들었던 설명을 떠올렸다. 치하야는 노래로 유명한 아이돌이며 노래에 목숨을 건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에이지, 가자.”
에이지가 뭘 더 생각하기도 전에 앙크가 사무소에서 나갔다.
“어라, 앙크! 기다려!”
“어라? 저기요! 청소는요?”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에이지는 대걸레를 허둥지둥 챙기며 앙크의 뒤를 쫓았다. 그런 에이지를 보고 코토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와중에 요시자와는 무언가 떠올랐는지 턱을 쓰다듬으며 신음했다.

“잠깐만……. 저 청소부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히노……. 히노 에이지라……. 분명 어디선가…….”
에이지는 건물에서 나오자마자 마침 택시에 탑승한 치하야를 발견했다. 에이지는 대걸레를 적당히 내려두고 건물 입구 근처에 있는 자판기에 셀 메달을 투입했다. 이 자판기는 평범한 자판기가 아니다. 코우가미 파운데이션에서 개발한 물건이다. 자판기의 이름은 라이드 벤더. 자판기에서 바이크로 변신할 수 있는 오즈의 서포트 메카다. 자판기에서 바이크 엔진소리가 울렸다.

에이지가 버튼을 누르자 자판기 몸체가 접히고 비틀어지며 바이크로 변신했다.
에이지는 헬멧을 쓰고 바로 택시 뒤를 쫓았다. 다른 자판기를 변형시킨 앙크도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치하야를 추적한 끝에 둘이 도착한 곳은 TV 유우카타히 방송국이었다. 에이지와 앙크는 라이드벤더를 자판기 모드로 돌려놓고 치하야의 뒤를 밟았다. 치하야가 관계자 전용 출입구로 들어갔다. 에이지와 앙크도 조심스럽게 들어간다. 이쪽 방송국도 경비가 허술했는지 청소복 차림의 앙크와 에이지를 막아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들어오는 건 쉬웠지만 들어오고 나서가 문제였다. 방송국 안이 예상보다 더 복잡했기 때문이다. 에이지와 앙크는 그만 치하야를 놓치고 말았다.

복도 하나에 여러 스튜디오로 이어지는 통로나 대기실, 탈의실 등이 어지럽게 난립하여 찾기가 골치 아팠다. 그때였다.

“야미다.”
앙크가 야미의 기척을 느꼈다. 앙크는 그리드라서 야미의 기척을 느낄 수 있다. 에이지는 앙크를 쫓아 뛰었다. 계단을 올라 복도를 지나자 넓은 공간이 나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복잡하게 늘어선 전기선과 커다란 음향 기기가 보였다. 음악 방송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였다.

“저쪽이다.”
앙크가 음향기기를 가리켰다. 스태프들이 음향기기 앞에서 진지한 얼굴로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난처한 표정으로 보아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앙크는 오른손을 원래 모습으로 바꿨다. 앙크의 오른손…….

아니, 정확히 말해 앙크가 현재 기생하고 있는 인간, 이즈미 신고의 오른손 위에 괴물의 손이 장갑처럼 덧붙여졌다. 앙크는 셀 메달을 꺼내 그대로 음향기기 쪽으로 던졌다.

셀 메달이 음향 기기의 바닥 틈새로 날아갔고 이내 무언가가 맞는 소리가 들렸다.

음향 기기의 바닥 틈새에서 검은 그림자가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그림자를 발견한 스태프들이 비명을 지르며 아비규환 상태로 도망쳤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림자가 이내 형태를 갖추어 괴인의 모습으로 빚어졌기 때문이다. 그림자의 정체는 야미였다. 해파리와 재규어를 섞은 듯한 이상하게 생긴 야미였다. 생긴 걸로 봐선 카자리가 만든 야미임이 틀림없다.

에이지는 오즈 드라이버를 착용했다. 앙크가 코어 메달 세 장을 에이지에게 건넸다. 코어 메달이란 그리드의 몸을 구성하는 뼈대다. 셀 메달이 그리드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담은 살과 근육이라면 코어 메달은 그 살과 근육을 덧붙일 뼈대다. 앙크가 건네준 건 빨강, 노랑, 초록…….

타카(매), 토라(호랑이), 밧타(메뚜기) 메달이었다.
에이지는 메달을 오즈 드라이버에 세트하고 오 스캐너로 메달을 스캔했다. 오 스캐너가 메달에서 스캔하고 남은 에너지가 빨강, 노랑, 초록의 원을 파문처럼 그리며 뻗어 나갔다.

-타카(매)! 토라(호랑이)! 밧타(메뚜기)! 타! 토! 바! 타토바! 타토바!
에이지의 몸이 메달을 본뜬 빛나는 형상에 휩싸여 변해간다. 빛이 사라지자 가면라이더 오즈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
어제 올라온 미나세 이오리 X 가면라이더 더블 S의 마수/ 그것을 팬심이라 부른다 -문제편- 에 이은
키사라기 치하야 X 가면라이더 오즈 노래와 욕망과 아이돌 -문제편-입니다.

해결편은 문제편과 함께
1월 26일에 서울 보라매공원 동작구민회관에서 열리는 아이돌 마스터 온리전 iM@STAGE에 나올 예정인,
아이돌 마스터 X 가면라이더 더블&오즈&포제 NOVEL 대전 GIGA MAX
(류01/메탈엑스의 메탈플랜트에서 판매 예정. B6 136p 가격:5천원)에 실릴 예정입니다.

마지막 남은 야요이X포제 문제편은 내일 업로드 예정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원고를 인쇄소에 넘기고 나서야 알아챈 건데, 책 목차에 키사라기 치하야 부분이 키라사기 치하야로 오타가 났습니다. O<-< 이제 와서 수정할 수도 없어서 미리 알려드립니다. 책을 구매하실 분은 부디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