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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구치 마도카 – 비익연리(比翼連理)(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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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6, 2021 13:45에 작성됨.

와아-...!! 프로듀서씨 피아노 연주하시는 건 처음 봐요!

 

헤헤헤 웃으면서 말을 걸어오는 코이토와 옆에서 행복하다는 듯이 웃고있는 히나나, 그리고 조용히 감상평을 말하는 토오루 전부 다 제각각 본인이 하고 싶은 행동들만 하고 있지만, 이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위화감이 없었다. 조금씩 어우러져 이것이 본연의 모습이라고 주장하듯이 이 아이들은 항상 이러하였다. 마도카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의외의 면을 봤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 아이들 옆에 서 있는 여성은 처음 들어왔을 때처럼 만족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윽고 문 밖으로 나갔다. 녹칠의 아이들은 옆에 있는 여성이 사라져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고, 마도카와 나만이 유유히 자리를 떠나는 여성의 모습을 눈으로 쫓고 있었다. 나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걸 알았기에 일단 진정시키고 정장 자켓을 다시 갖춰 입기 시작하고 옷 매무새를 다듬기 시작하였다. 아까 피아노를 조율 하였을 때 헝크러진 옷 매무새를 정리하면서 왼쪽 손목 부분이 살짝 접혀져 있었지만, 다행히 손목 시계 덕분에 상처 자국은 보이지 않았다.

 

일단은 오늘 촬영에 도움을 주실 분들에게 인사 먼저 하러 가자

 

라고 말하며 나는 아이들을 한동안 머무를 숙소 밖으로 내보내면서 피아노 뚜겅을 닫고서 다시 천을 뒤짚어 씌어 놓았다. 그리고 문밖을 나가기 전에 거실 한 구석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좀 전에 내 손을 잡았던 새빨간 유령... 유령이라고 해두자, 수수께끼의 사람형태를 한 존재와 눈이 마주쳤다. 그 존재는 아까와 똑같이 나를 보고서 웃었다. 그 웃는 모습을 보니 온 몸에 한기가 들면서 소름이 끼쳤다. 그리고 입을 열고 이렇게 말하였다.

 

----.... 드디어 돌아왔구나

 

나는 못 들은 척 하고서는 문을 닫았다. 그리고 문에 기대고서는 크게 숨을 들이 마쉬고 내보내기를 반복 하였다. 그리고 결정하였다. 아이들이 오기 전까지의 있었던 일은 없던 걸로 하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할 목적으로 말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테니, 적어도 이번 촬영 기간 동안은 그 누구에게도 말할 생각도 없고, 다시는 피아노에 손을 뻫을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과 촬영에 도움을 주실 스태프분들 스폰서분들에게 인사를 하고 난 후에 다시 차를 끌고 숲 안까지 들어왔다. 아까는 걸어와서 몰랐지만 아이들은 숲 옆에 정비된 길을 통해서 들어 온 듯 하다. 잘 정비된 길 한쪽에는 주차장도 마련 되어 있어서 그 쪽에 차를 주차하고서 짐들을 챙겨 숙소로 돌아왔다. 숲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이제 해가 지기 시작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새까만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였다.

 

3층 구조의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방의 개수는 적었다. 한 층에 2개의 방만 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니 평균적인 방 구조의 2~3배의 면적에 해당하였고 침대 역시 2개씩 배치 되어 있어서 토오루와 마도카, 히나나와 코이토 이렇게 2조로 나뉘어 한 방씩 쓰기로 하고서, 나는 2층으로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과 함께 짐을 나른 후에 내 짐을 가지고 2층 내 방으로 향하자, 내 방 옆에는 방 입구에 자물쇠가 여러 개 달린 방이 하나 있었다. 자물쇠에는 녹이 잔뜩 슬었고 부식되어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부서질 것 같았다.

 

아까 숙소를 구경하던 아이들이 2층에서 웅성 웅성거리며 이야기를 하던 게 이것 때문이었던 것 같다. 방에서 가볍게 짐을 정리하고 나서 저녁 준비를 하러 1층으로 내려왔다. 오늘은 가볍게 캠핑 온 기분으로 카레를 만들려고 출발하기 전에 재료를 사왔기에 아이들이 내려오기 전에 끝마칠 생각으로 서둘러 조리를 시작하였다.

 

카레의 강렬하고 기분 좋은 향이 숙소 전체에 퍼지자, 아이들이 냄새를 맡았는지 방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계단을 뛰어 내려오는 소리가 동시에 들렸다.

 

내일 촬영이니까 조심히 내려-...

 

아이들이 내려옴과 동시에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스마트폰 화면이 켜짐과 동시에 하즈키씨의 이름이 비춰졌다.

 

, 전화 받았습니다. 하즈키씨 무슨 일 있나요?

 

다름이 아니라, 프로듀서씨 혹시 지금 스태프 분들과 같이 있나요??

 

아니요, 지금 아이들과 저녁 먹으려고 준비 중이에요

 

저녁이요? 혹시 프로듀서씨가 직접 만드신 건가요? 」

 

「 가볍게 카레 만들었는데, 하즈키씨 혹시 저녁 물어보실려고,...?

 

아니요!

 

그런데 하즈키씨 지금 시간상으로는 7시가 넘었을 텐데 아직 퇴근 안하셨어요?

 

퇴근하려고 하는데 프로듀서씨를 찾는 전화가 와서 연락드린거에요

 

스태프분들 중 한 분이 프로듀서씨 연락처를 모르신다고 용건 좀 전달해 달라고 하시네요

 

용건이요?

 

, 녹칠의 뮤비 촬영 때문에 상담 드릴게 있다고, 상대방 연락처 메시지로 보내드릴테니, 연락 한번 부탁 드릴게요

 

알겠습니다, 하즈키씨도 얼른 퇴근하세요, 너무 시간이 늦었어요

매일 자정이 넘어서까지 사무소에 있는 프로듀서씨에게 들을 말은 아니네요~

 

하즈키씨와 가볍게 농담을 주고 받은 후에 통화를 끝내고, 식탁 쪽으로 몸을 돌리자 어느새 아이들이 전부 다 앉아서 나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미안, 통화가 너무 길어졌네

 

아이들에게 사과를 한 후에 다 같이 카레를 나누어 먹었다. 식사가 끝난 후에 토오루와 히나나 코이토는 1층에 설치되어있는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고 마도카는 식탁에 앉아서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설거지를 끝내고 난 후에 뒤를 돌면서, 혼잣말을 중얼 거렸다.

 

왠지 모르게 나, 4명 딸린 아버지가 된 느낌인데

 

기분 나쁘네요, 당신이 아버지라니

 

-,,,

 

마도카가 내 혼잣말을 듣고서는 바로 독설을 날렸다.

 

그런데, 당신 뭔가 숨기고 있죠? 」

 

...?! 별로 숨기고 있는건 없는데

 

자세하게는 묻지는 않을 거지만, 다른 애들도 요새 당신 상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해결할 수 있는 거라면 빨리 해주세요

 

말은 안 하고 있지만 다들 모른 척 하고 있으니까

 

... 미안

 

바로 사과를 하자, 마도카가 그게 이상한 거라구요, 라고 바로 혼냈다.

 

아까, 의외였네요, 당신이 피아노 연주할 수 있다는게

 

그래...?

 

피아노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까 연주하신 곡 저희들 노래 맞죠?

 

시험 삼아 연주해 본거지만, 어땠어?



비익연리(10)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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