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여기는 혼돈 안심위원회입니다 #10

댓글: 0 / 조회: 43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4-03, 2021 18:06에 작성됨.

EP18) 하루카, 그녀는 신이야


- 철컥


하루카 “사장님, 들어가도 될까요?”

리버P “어, 으응⋯” (황급히 다크소울 창을 내리고)

하루카 “정말이지, 제대로 아이돌을 위해 일해주세요!”

리버P “윽, 여긴 내 소속사야. 내가 내 개인적인 볼 일 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곳인 걸⋯”

하루카 “물론 프로듀서 씨가 있어야 아이돌도 함께 잘 돌아간다는 건 인정해요. 그렇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아이돌이 더 이상 소속사에 있지 못하고 길바닥에 나앉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보세요.”

리버P “야, 너 대체⋯”

하루카 “제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시나요? 안 그러면 그렇게 많은 연예인들의 최후가 대부분 수수한 은퇴보단 비참한 퇴출이 더 많을 이유도 없겠죠?”

리버P “⋯⋯”


리버는 하루카의 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리버도 직접 눈으로 본 사실이기도 하고, 적어도 연예계에선 하루카는 제법 험하게 구른 쪽에 속하다 보니 모를 수가 없는 사실이었다.


하루카 “그러니까 제 말은⋯”

리버P “알았으니까 그만해. 더 이상 이렇게 벌벌 떨어가며 무거운 얘기만 하기보단 나도 아이돌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니까⋯”

하루카 “흠, 특별히 그 말을 들어서라도 한 번 눈감아 드릴 게요. 대신 적당히 하시고 아이돌들 잘 챙겨줘요?”

리버P “응, 알았어.”

하루카 “뭐, 이게 중요한 건 아니죠! 제가 여기 사장실로 온 진짜 목적이 무엇일 것 같아요?”


하루카는 아까 전의 무거운 이야기를 훌훌 털어버린 듯 미소 지으며 얘기한다.


리버P “그 말투는 하루카에게 중요한 일이 생긴 거구⋯ 앗, 설마?”

하루카 “하루카, 저렇게 보면 참 빛이네. 담당으로 삼을까⋯” (리버 흉내)

리버P “⋯⋯ 미안해, 담당으로 삼기엔 너무 망설여 버렸어. 지금도 솔직히 갈등되서 그래.”

하루카 “대답은?” (웃지만 웃고 있지 않으며)

리버P “잘못했습니다. 하루카의 생일 못 챙겨줘서⋯”

하루카 “혹시나 얘기하지만, 사장실 출입 허용만으로는 화가 풀릴 거라 생각은 마세요?”

리버P “역시 이건 부끄럽지만 당사자에게 원하는 거 물어보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지⋯” (얼굴을 못 들며)

하루카 “흠, 여자에게 대놓고 물어보는 건 정확한 대답을 듣기 어렵다고요? 뭐,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리버 사장님의 재량이라면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은 소소한 선물을 하나 얘기해 볼까요?”

리버P “내 수준까지 생각할 필요는 딱히⋯”

하루카 “오늘은 저녁 내내 어울려주세요!”


그리고는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는 귀에 대고 속삭인다.


하루카 “재미있는 하루가 될 지 안 될지는 사장님의 재량에 달렸답니다?”

리버P “그, 그건 마치 내가 책임을 떠맡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하루카 “아니면 따로 준비한 선물이 있는데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던가?”

리버P “⋯⋯”

하루카 “당장 하루 뿐인 노력에는 누구의 눈이든 그저 수습하기에 바쁜 비참한 직장인의 자세로밖에 안 보인답니다. 하지만, 이건 저녁내내 수준으로 제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는 거랍니다.”

리버P “미안해, 역시 자신 없어⋯ 애초에 사람을 제대로 사귀어 본 몸이 아닌지라 제대로 준비해둔 게 없어. ”


하루카는 결국 한숨을 푹 쉬고는 리버를 바라보며 얘기한다.


하루카 “역시, 아이돌을 챙길 자세가 되어있는가에 대한 문제 이전에 사장님 자신의 문제였네요.”

리버P “내가 그래서 내 스스로 정한 별명이 너드(Nerd)였어.”

하루카 “자신이 배운 것들이 최고라고 믿고 살아왔다는?”

리버P “하지만 세상을 살려면 그것 이상이 필요하더라. 그래서 내가 착각했던 게 ‘내가 배운 것이 부족하진 않았나’ 라는 사실이야.”

하루카 “진짜 뼛속까지 너드로 살아오셨네요. 이래서야 제 생일인데 선물이 필요한 쪽은 사장님이 되겠어요.”

리버P “에이, 선물이 필요한 건 당연히 하루카 쪽이지!”

하루카 “아뇨, 지금의 저에게 필요한 건 그 못난 모습 그대로의 사장님이랍니다. 제가 그런 사장님을 오늘 저녁 사장님이 원하시는 데이트로 제대로 갱생해 볼 게요.”

리버P “흠, 돈은 내가 부담하고?”

하루카 “헤헷, 죄송해요. 그래도 생일이라는 명목으로 좀 봐주시면⋯”

리버P ”그래~ 뭐 생일인데 그 정도도 못하면 민폐 맞지!”


- 그리고 그 날, 저녁


하루카 “오늘 저녁 먹고 싶은 메뉴 생각해 둔 곳이 있어요?”

리버P “개인적으로 오늘은 치즈 돈카츠를 먹어볼까 해.”

하루카 “그럼 빨리 가요. 문 닫기 전에.”

리버P “어? 으응, 천천히 가도 상관없지 않을까⋯” (끌려가며)


- 식당 안


리버P “저기, 하루카.”

하루카 “네?”

리버P “이런 내 모습을 보고도 정말 내 담당 아이돌을 할 생각이야?”

하루카 “모르시네요. 사장님이 절 골랐던 게 아니라 제가 사장님을 고른 거라고요?”

리버P “⋯⋯ 날 골라준 건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루카의 손을 꼭 잡아주고 괜히 하루카의 손등에 입맞춤을 해주며 얘기한다.


리버P “고마워. 지금껏 프로듀서를 하면서 받은 최고의 선물이야. 고작 나 같은 너드 따위가 하루카의 선택을 받다니⋯”

하루카 “에헤헤! 그다지 대단한 일은 아니고, 그저 프로듀서와 이렇게 깊게 오래 대화를 하니까 생긴 편한 유대관계 정도라고 생각해 주세요.”

리버P “나도 아직까지 하루카를 어려워하고 있는데 하루카에게 있어서 나는 편하게 내려놓고 얘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구나.”

하루카 “아, 너무 어려워하진 말아주세요. 사장님! 저 앞으로도 사장님 밑에서 열심히 해볼 테니 부디 곤란한 일이 있을 때마다 함께 도와주세요. 네?”

리버P “넌 분명히 다른 아이돌에게도 대선배로서 인정받고 동료 아이돌이든 연예계 관계자이든 같이 일하면서 보람과 즐거움을 주는 대단한 존재야. 그런 아이돌을 내가 담당을 하게 되다니, 어깨에 힘이 저절로 들어갈 정도라고⋯”

하루카 “저 덕분에 프로듀서로서 의욕이 생기셨다면 다행이네요.”

리버P “다행 정도가 아니야. 이건 그 누구도 탐내지만 받아보지도 못 할 구원이야⋯ 고마워. 내 밑으로 들어와줘서⋯”

하루카 “엄청나게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역으로 하루카가 리버의 손등에 입을 맞춰주면서


하루카 “오늘 생일 선물로 사장님을 받아가 버렸네요.”

리버P “내 자신이 하루카에게 생일 선물로 취급이 되다니… 오늘 참 영광스러운 날이네.”

하루카 “뭐에요. 그거… 그렇게 얘기하니까 제가 사람을 무슨 막 부리는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웃음)


*


여러분 담당은 정하는 게 아닙니다. 담당이 내 마음속으로 찾아오는 겁니다.


그러므로 난 승자다! 생일 기념으로 아마미 The God 하루카님의 선택을 받은 승자다!


P.S - 워드는 생각보단 집중은 잘 안 되는데 편하긴 하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