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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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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7, 2021 16:27에 작성됨.

2020년 12월 31일 전야.  시나가와 모처의 자취방에서 술 파티가 열리고 있다. 갑자기 술을 마시던 리오가 벌떡 일어난다.

"프로듀서 군! 아직도 동정이지!"

리오가 술 취한 채 키득거리면서 말한다.  코노미와 후카는 얼굴이 벌개지면서 리오 입을 막으려고 달려들었지만, 이미 프로듀서의 마음엔 작살이 꽂힌 상황. 프로듀서의 표정이 굳어진다.

"프로듀서 씨, 리오는 저희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후카가 당황한 채로 코노미랑 같이(물론 코노미는 술을 어느 정도 마신 상태였지만) 리오를 처리하러(?) 나갔지만, 프로듀서의 마음엔 이미 경부고속도로가 뚫린 지 오래였다. 속으로 울고 싶었지만 나이 30 다 되서 동정이라고 울기엔 너무 이상한 건 사실이었다.



프로듀서는 눈물을 닦고 마스크를 낀 채 편의점에 가서 큰 캔맥주 한 캔 산다. 그리고 부두가로 향한다. 부두가는 마침 연말연시 시기와 겹쳐 매우 한적했다. 오다이바쪽에서 불꽃이 화려하게 터지는 가운데 적막하고 어두운 부둣가와 매우 대비되었다,

"하..."

프로듀서는 말 없이 사온 맥주 캔을 따서 마시기 시작한다. 한 모금, 한 모금 맥주가 목구멍을 넘어갈 수록 프로듀서의 마음이 암울해진다.

"아이돌이 아니었다면 진즉 여자친구 사귀고도 남았었지..."

한 마디 중얼거리고는 마저 맥주를 마신다. 30대가 되도 별 상황이 달라질 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 표정이 다시 어두워진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고생해서 건너왔는데 정작 5년째 결혼도 못하고 한국도 못 가는 상황에서 동정이라고 놀림받는 상황이 되자 부모님이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아이돌이 엄마였으면..."

갑자기 문득 프로듀서가 그런 생각을 했다. 3년 전 크리스마스 날 저녁에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하네다에서 김포로 가려는 빠른 비행기를 잡으려고 했었지만 정작 서울에 도착하기도 전에 어머니의 임종을 보지 못한 게 떠오르자, 프로듀서의 눈시울이 더 빨개진다. 그 사정을 모르는 아이돌들은 정작 프로듀서가 그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그 때 프로듀서의 정신 상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때였으니) 타박했었지만, 나중에 사정을 알게 된 사장님이 휴가를 장기로 보내주신 덕분에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 ...물론 그 사이 765 프로덕션의 모든 업무가 돌아가지 않아 난리도 아니었지만.



도쿄만 하늘 위로 새하얀 별똥별이 슥하고 지나간다. 그와 동시에 2021년을 알리는 폭죽이 터진다. 프로듀서는 멀리서 바라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프로듀서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이 한 말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 새해 휴가라도 낼까."

하고 자리를 뜨려는데, 몸이 하얗게 빛난다. 갑자기 이상한 일에 놀란 프로듀서는 한 모금 남은 맥주캔을 놓아버린 채 우왕좌왕한다. 하지만 손 쓸 새도 없이 몸은 이미 하얗게 빛나더니 이내 사라진다. 그리고 부두는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안나 짱, 새해 기념해서 파판 13 켠왕 하자~."

새해 전야에 유리코가 안나의 집에 놀러왔다. 안나의 부모님은 마침 자리를 비운 상태.

"좋아... 부모님... 다음 주에... 오신대..."

안나와 유리코는 그렇게 신년 기념 게임 파티를 하기 시작했다. 중간에 스바루, 로코까지 합류해 넷이서 즐기기로 했다. 물론 부모님들에겐 신년 공연 기획이라 말하고 왔지만 말이다.



"안나, 슬슬 졸립지 않아?"
"응... 시간도... 별로... 안 간 거 같은데... 졸려..."

자정이 되자 눈이 감기기 시작한다.

"몬스터, 마셨는데도... 졸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자자."
"하암... 로코도 오늘은 타이어드 한 거에요!"

그렇게 넷은 이부자리를 펴고 누워서 게임을 하다가 모두 약속이라도 같이 한 듯이 0시 30분에 스르륵 자기 시작한다.





"카오리 씨 네 집은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그렇지? 오늘 다 같이 재워주기로 했으니 편히 놀다 가렴."
"와!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한편 카오리는 세리카와 모모코,  이쿠,  타마키를 집으로 불러모아 다과회를 즐기고 있었다.

"카오리 씨, 올 한 해도... 감사했습니다..."

모모코가 얼굴을 붉히면서 차를 마신다.

"모모코도 참... 이런 건  제대로 말 안하면 힘들다고?"
"그치만..."

모모코가 망설이는 사이 카오리는 차를 더 따라준다.

"이 쿠키랑 같이 먹으면 될거야."
"잘 먹겠... 습니다..."

모모코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진다.

"그러고보니 얘들아,  새해 불꽃 보고 잘래?"
"타마키, 이번엔 새해 불꽃 꼭 볼거라고?"
"나도 볼거에요!"
"나... 나도 같이 가자고..."
"세리카는?"
"저도 같이 볼래요!"

자정이 되자, 산겐자야 동쪽 하늘에서 불꽃이 화려하게 수를 놓는다. 다들 창 밖으로 보이는 광경에 넋을 잃는다. 그리고, 시간이 10분 정도 지나자 다들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카오리는 이 아이들을 눕혀 재우고, 자신도 잠옷으로 갈아입고 잔다.




"어워어우오우웨에에엑"

리오가 아이돌로서 못 낼 소리를 코노미 자취방의 화장실에서 낸다.(한국인이었으면 저그의 소리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리오, 여기서 잠들면 입 돌아간다고! 집에서 자!"

그러나 이미 무지개를 내뿜은 리오는 특유의 쓴 내와 알코올 내를 풍기면서 변기 안에 머리를 박고 잔다.

"아이돌... 맞지...?"
"아마도요...?"

코노미와 후카는 리오를 바닥에 눕힌 뒤, 코 고는 소리를 들을때까지 확인한 후 서둘러 씻고 잔다.





"새해네..."
"그러게... 하루카."
"유키호, 새해 복 많이 받아."
"마코토 짱도."


떡을 먹으면서 치하야네 코타츠에서 TV로 신년 생중계를 보던 하루카, 치하야, 유키호 그리고 마코토는 기모노를 준비하고 신사 방문을 계획하고 자기로 한다.



이렇듯 각자 서로 새해를 맞거나, 노리코나 아유무처럼 집에서 가족들과 같이 새해 카운트다운을 맞이하며 0시를 보냈다.





일은 해뜨기 전부터 터졌다.



"하아... 주스 마시고 싶... 어라... 몸이 왜이리 무겁..."

전날 밤 야요이 6남매를 불러 저녁을 먹고 같이 잔 이오리가 먼저 일어나다 몸이 이상한 걸 느낀다. 거울로 가서 몸을 보고 깜짝 놀란다.

"이... 이게 뭐야..."

이오리의 배가 임산부마냥 불룩하게 나와있었다. 황급히 이를 감춰보려고 했지만, 야요이가 이오리의 비명에 놀라 눈을 떠버리고 말았다.

"이... 이오리 짱... 그거... 그 배... 뭐야....?"

야요이가 비몽사몽거리면서 일어서는데 야요이의 모습을 보고 이오리가 깜짝 놀란다.

"야요이... 그 배..."

야요이가 뭔가 만지더니 깜짝 놀란다.

"아... 아냐! 어젯밤에 뭐 몰래 먹지 않았어! 이오리 짱!"

그러다 야요이의 시선이 이오리의 배로 향한다.

"이오리 짱도 배... 왜 이래...?"
"내 말이!"

카스미의 배를 까보니 멀쩡한 걸로 봐선 자기 둘만 이런 것이 확실했다.

"어떻게 하지 이오리 짱..."

야요이가 묻자 이오리가 어딘가 전화를 한다. 하지만 휴대폰에서 나는 소리는 없는 번호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이거 왜 프로듀서 전화가 아닌거지..."

다른데에 전화를 건다. 하지만 765 사무실에도, 극장에도 전화를 받을 사람은 없었다. 신년이라 전부 자리를 비운 탓이었다.

"왜 하필 이런 때에..."
"저기 이오리...? 동생들 깰 거 같은데 메모 적고 다른데서 상황을 지켜보자..."

야요이의 말마따나 조용히 마당으로 나간다. 다시 전화를 거는데, 옆에서 엔진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야요이랑 이오리? 빨리 타!"

두돈반이 문 앞에 멈춰선다. 조수석에서 내린 사람은 카오리. 그런데 카오리의 배도 마찬가지로 불룩하게 튀어나온 상황이었다.

"카오리 씨 배는 왜 그래요?"

야요이와 이오리의 눈이 휘둥그래지는데 카오리의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빨리 군의관에게 검사받아!"

카오리의 표정은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도쿄 어딘가로 이동하는 두돈반 안. 군의관이 야요이와 이오리의 배를 조심스레 확인한다.

"... 너희들도 임신한거구나."
"...네?"

이오리와 야요이 모두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이오리 씨랑 야요이 씨도... 대체 우리 프로덕션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이쿠의 말에 이오리와 야요이가 고개를 돌리니, 세리카, 이쿠, 모모코, 타마키 모두 배가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카오리 씨, 이게 어떻게 된 거에요...?"

카오리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우리... 지금... 임신 39주차 임산부인 상황이야..."





"이... 이게 뭐야..."

하루카가 일어나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배가 부풀어 올라 있었다. 치하야도, 마코토도, 유키호도 자는 사이 눈치를 못 챈 모양이지만 전부 만삭의 배인 상태였다. 그 와중에 치하야는 어느 새 한라산 옆의 오름 마냥 두 개의 봉우리가 튀어 나와 있었다. 그걸 보다가 꿈인구나 싶어 하루카가 볼을 꼬집는다. 그러나 매우 아팠다.

"...갑자기 왜 우리 배가 부풀어 오른거지..."

그러고는 배를 만지는 데, 무언가 이상하다. 하루카의 손 끝에서 자신과는 다른, 생명체의 기운을 배에서 느낀다. 하루카가 굳는다.

"서... 설마 에일리언...?"

황급히 전화기를 꺼내 프로듀서에게 전화를 건다. 하지만 프로듀서의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가 된 지 오래. 극장도, 사무실도, 받을 사람이 없었다.

"으... 이걸 어떻게 해..."

그때 밖에서 초인종이 울린다. 틈으로 하루카가 내다보니 군인들이 서 있었다.

"... 진짜 에일리언이야?"

그때 하루카의 핸드폰이 울린다. 발신자는 카오리.

"카오리 씨...?"
"하루카? 너 치하야 집에 있지?"
"네... 그런데요?"
"치하야 말고 다른 사람 있어?"
"유키호랑, 마코토... 말곤 없어요."
"밖에 군인들이 대기하고 있을 거야. 빨리 그 분들 따라가!"
"네? 네..."

하루카가 재빨리 나머지 셋을 깨운다. 신년 기모노는 어쩌냐는 유키호의 잠꼬대에 군인들이 들 것에 실어나간다. 유키호가 상황을 이해한 건, 두돈반이 한창 움직이기 시작할 때였다.

"카오리 씨, 이게 어떻게 된.... 카오리 씨 배는 또 왜 이래요?"
"나도야, 하루카."

하루카와 치하야의 눈에 39주차 임산부 아이돌 12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이게..."
"오늘 새벽에 눈 뜨니까 나말고 세리카 네도 전부 이 상태였어."

카오리는 핸드폰을 들고 다음 전화할 사람을 찾는다.

"외... 외계인 아니죠...?"
"무슨 소리야... 사람 태아야."

카오리가 황당하다는 듯이 말한다. 하지만 평소 모습과는 다른 모습에 하루카도 긴장한다.

"너희들도 빨리 다른 사람들에게 전화 걸어봐."

마코토와 유키호도 정신을 차리고 765 아이돌들을 최대한 빨리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 된다.




"목말라... 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 ㄱ..."

코노미가 비틀거리면서 바닥에서 일어난다. 술 냄새가 방 안에 역하게 진동한다. 후카와 리오, 아즈사는 이미 거하게 곯아 떨어진 상태.

"신년이니 오랜만에 푹 잘..."

핸드폰을 보니 아침인데 카오리에게 부재중 전화가 72통 와 있었다. 하루카도, 치하야도 10통 씩이나 온 상태. 마침 카오리에게서 73번째 전화가 온다.

"카오리, 새해 아침부터 전화를 그렇게 많이 하는 ㄱ..."
"리오 거기에 있지?"

코노미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어? 무슨 일이야? 리오 내 옆에서 잘 자고 있는데?"
"다른 사람은?"
"아즈사, 후카, 리오 이렇게 셋."
"지금 어디야?"
"내 자취방. 근데 그건 왜?"
"지금 배 만져봐..."
"배?"

코노미가 배를 만지는 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는 에감이 든다.

"어... 내가 이렇게 살쪘어...?"
"자세한 건 좀 있다 알려줄게. 거기 군인들 찾아왔을 거야. 그 사람들 따라가면 돼."
"뭐, 군인?"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초인종이 울린다. 카오리가 말했던 군인들이었다.





"막료장 각하의 부탁으로 765 프로의 전 아이돌들을 극장으로 이송 완료했습니다."

특공대장이 경례를 하며 말한다.

"후타미 병원 의사 분들과 군의관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카오리가 진땀을 빼면서 말한다.

"아닙니다. 막료장 각하의 은덕을 이전에 많이 받아서요."

특공대원들이 돌아가고, 극장 사무실 한 켠에 진료소를 설치하고 초음파 기계로 뱃속을 확인한다. 술에 쩔어 있던(?) 리오의 배를 까고 초음파로 검사한다. 검사 결과 놀랍게도 9개월된 태아가 찍혀있었다.

"아니 어떻게 저게 가능한 거지...?"

의사들도 의아해하는 가운데 후카가 뭔가 본다.

"저 얼굴, 어딘가 프로듀서랑 닮았는데...?"

그 말에 다들 놀라 초음파 모니터를 본다.

"확실히... 그런거 같기도..."

다들 수긍한다.





임시 병동 점검을 끝낸 의사가 한마디 한다.

"며칠 후면 출산 예정일인데 다들 이상은 없는 거 같아요. 10살 임신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상황인데..."

이쿠와 모모코를 보고 헛기침을 한 뒤 말을 마저 잇는다.

"어쨌든 지금은 애를 출산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나까요."

하고는 나간다. 그 타이밍에 코토리와 미사키도 뛰어온다.

"애들아 혹시 누구 남자랑 몰래 한 거 있니?"
"아니요!"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아 외친다.

"진짜 성모가 되버렸어..."
"프로듀서님은 뭘 하고 있을까..."

코토리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혹시... 프로듀서..."

코토리가 이전에 무언가 들은 게 생각나서 핸드폰을 켜고 검색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언가 후카에게 묻는다.

"글고보니 어제 밤에 프로듀서 님이랑 술 마신 사람이 후카네였는데 그 이후 뭔가 기억난 거 없어?"
"저희요? 글쎄요..."
"뭐 있었지. 리오가 동정이냐고 놀리고 뻗은 거."
"어...?"

코토리가 굳는다.

"코토리 씨? 무슨 일이길래..."
"애들아, 저 뱃속에 있는 거, 프로듀서인 거 같아."

극장이 일순간 침묵에 가라앉았다가 다시 뒤집힌다.

"네?"





며칠 뒤, 의사들의 도움으로 52명의 아이돌들은 정상적으로 프로듀서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프로듀서가 아들이라니..."

리오가 좌절한다.

"마법사한테 그 말을 걸어서 업보로 돌아올 줄 누가 알았겠어."

후카와 코노미가 모유수유하며 말한다.

"그나저나 어떻게 끝이 나는 거지..."
"글쎄..."



카오리가 나중에 프로듀서가 귀여워 52명 모두 데리고 가려다 걸려서 모두에게 혼난 거 말곤, 아이돌들은 이 아기들(프로듀서 들)을 잘 키웠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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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병맛을 노렸는데 라벨맛이 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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