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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판데모니움 33화 - 급할수록 돌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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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31, 2020 00:11에 작성됨.

zombie-apocalypse-wallpaper-01.jpg



그런 폐허가 된 도로 위를 하염없이 운전하다가 시가 현에 추가로 구조할 아이돌이 있는지 문득 생각하게 되었다.


리버P "으음, 근데 시가 현에 어느 아이돌이 있는지는 잘 모르는데…"


하지만 문제는 346 사무소에는 과마다 담당 아이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담당 이외의 아이돌은 모를 수밖에 없었다. 아이돌들의 프로필을 찾기 위해 휴대폰을 들여다보자니 배터리는 다 닳고 없었고, 그렇다고 요즘 차 안에 편의를 위해 한 개씩은 구비해두는 USB 충전 탭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리버는 속도를 늦추고 생각에 잠기면서 운전하고 있었다.


리버P "어쩌지, 제일 빠른 방법은 휴대폰에 저장해둔 프로필을 참고하는 것 뿐인데 지금 배터리가 없으니 무슨 수로 충전수단을 구하지?"


몇 분을 그런 생각과 함께 마땅한 충전수단을 찾으러 다니던 그 때, 리버는 아직도 불이 들어오는 수상해 보이는 기기를 발견하고는 바로 유턴하여 돌아와 바로 앞으로 주차하면서 그 기기의 정체를 확인하였다.


리버P "보조 배터리 렌탈 자판기인가… 과연 자판기의 나라답네. 설마 이런 게 반가울 날이 올 줄이야."

 

그 기기에는 ChargeZONE이라는 글씨가 버젓이 써있었다. 리버는 바로 운전석에서 내려 교토에 오기 전부터 치토세가 준 가방에 미리 넣어둔 지갑을 드디어 꺼내게 되었다. 총 300엔을 투입한 후, 아무 번호나 대충 눌러서 그 번호의 보조 배터리만 쏙 빼갔다. 그리고 운전석으로 돌아옴과 동시에 전원이 꺼진 휴대폰에 보조 배터리와 연결을 하고 전원 버튼을 눌렀다.


- 팟!


리버P "됐다!"


휴대폰이 켜지고 잠시 후 잠금화면이 나와 잠금을 풀자마자 아이돌들의 프로필을 보관해둔 파일을 찾아 파일 관리자를 뒤적이고 있었다. 그리고 파일에 들어가서 시가 현으로 검색해서 찾아보니 3명의 아이돌들과 주소, 담당 프로듀서들의 정체까지 눈에 띄었다.


리버P "나루미야 유메, 후지이 토모, 아사노 후카… 이렇게 셋이구나. 담당 프로듀서는 각자 B과, L과, Q과 소속…"


그리고 리버는 바로 화면을 나가 다이얼을 누르더니 우선 B과 프로듀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몇 십초가 지나도 받지 못한다는 안내 음성 메시지만 들릴 뿐, 다른 소식은 없었다.


리버P "제길, 그럼 L과는?"


이번에는 L과 프로듀서에게 전화연결을 시도하였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설마 싶어서 Q과 프로듀서에게도 마지막으로 전화 연결을 시도해 봤지만 이 프로듀서마저 전화를 받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 리버는 아무도 받지 못한다는 짜증이 밀려오는 듯 숨을 크게 들이내쉬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젓고는 우선 가장 가까운 곳부터 찾아서 가기로 했다.


리버P "흠, 우선 지금 이 동네 소속인 후카부터 구하면 되는건가…"


리버는 휴대폰을 운전석 바로 위에 가로로 거치해두고 본격적으로 페달을 서서히 밟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이동을 한 뒤에 후카의 프로필에 써져있는 주소랑 일치하는 동네를 발견하고는 바로 속도를 늦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리버P "어디보자, XX번지 주택이…"


리버는 차를 앞뒤와 옆까지 살펴보며 동네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 동네의 후문까지 와서야 겨우 후카의 프로필상과 일치하는 주소를 찾을 수 있었다. 리버는 잠시 문 앞에 차를 세워두고 내려서 후카의 집 초인종을 울리기 시작하였다.


- 띵동!


??? "ㄴ, 네엣! ㄴ, 누구시죠!?"


깜짝 놀란듯한 말투와 더불어 소심하게 더듬는 듯한 말투가 섞인 소녀의 목소리로 리버가 서 있는 출입문 앞에서 경계하듯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어 정체를 확인해본다. 그곳에는 자신이 담당하는 Q과 프로듀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서 있자 화들짝하며 놀라고는 덜덜 떨며 입을 연다.


??? "처, 처음보는 사람…"

리버P "아, 너는 나 처음 보겠구나? 자, 여기 내 명함인데 Z과 소속의 리버 맥코이야. 잘 부탁해!"


리버는 이 후카라는 소녀에게 묻고싶은 것이 많았지만, 처음보는 사람을 경계하는 후카를 생각하여 사적인 감정이 담긴 표정을 지우고 담담하게 문 사이로 명함만 내밀고 바로 고개를 돌렸다. 후카는 명함을 자세히 보더니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 조금 안심한 듯 숨을 몰아쉬었고, 고개를 숙여 사과하듯 얘기하였다.


후카 "아, 다른 과 프로듀서 분이셨군요. 화, 확실히 외국계 혼혈 프로듀서라는 말은 들었는데…"

리버P "하긴, 혼혈계 프로듀서는 나밖에 없으니까, 그런 식으로 기억하는 게 더 쉬울지도…"

후카 "ㅈ, 죄송해요. 이름이나 얼굴도 제대로 모르고 이런 식으로만 기억해 버려서…"

리버P "흐흐, 누구라도 이 업계에서 날 만나면 그런 식으로 기억할거야. 그건 제대로 알지 못한 게 아니라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이거든…"


리버는 상관하지 않는 듯 과감하게 철문을 두드려 열어달라고 무언의 부탁을 하자, 후카는 황급히 정문을 열려고 문고리르 푸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 때였다.


좀비들 ""그어어어어어!!""

후카 "꺄아아아아아악!!!!" [덜덜덜]

리버P "후카야, 아무래도 문고리 여는 건 얘네들 다 정리하고 난 이후가 될 것 같다. 거기 가만히 있어."


리버는 바로 데저트 이글을 허리춤에서 꺼내 하나둘씩 정리해가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리볼버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는지 결국 가방 왼쪽에서 한동안 안 쓴 샷건을 꺼내고 12게이지 탄을 가방에서 함께 꺼내고 우선 한 발씩 장전하며 좀비들을 무더기로 눕히는 일부터 하고 있었다.


좀비들 ""으어어어어어…"" [철푸덕]

후카 "으흐으윽… 흐윽…" [덜덜]

리버P "조금만 참아. 곧 정리될테니까…"


그리고 다가온 좀비 무리들이 쓰러지거나 뒤로 고꾸라지며 겨우 시간을 벌 수 있었지만 고작 한 두발로 시간을 벌기엔 그 수는 너무 많았다.


리버P "제길, 이거 보통 숫자가 아닌데…"

후카 "흐윽, 제발… 프로듀서 씨…" [겁먹음]


위기의 상황이 되자 후카는 당장이라도 PTSD가 올 듯한 정신적 충격을 경험하고는 하늘에 대고 기도라도 하고 싶은 심정으로 애절한 목소리를 내었다. 리버는 힘들긴 했지만 샷건만으로 좀비들이 다시 일어날 시간을 주지않고 바로 무장을 데저트 이글로 바꿔 빠르게 몇 명의 좀비들의 머리를 터트리고 있었다. 쓰러진 좀비 시체는 발로 대충 치우고는 뒤로 더 물러나 좀비를 유인시키자 제대로 조준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리버P "이제 진짜 편하게 잠들 시간이다. 괴물들아…"


그리고 긴장되는 태도로 방아쇠를 당기자 한 좀비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그리고 이어서 펌프 액션으로 한 발 쏘고 당기고를 반복하며 남은 탄창으로 몇 개의 좀비 머리를 터트리는 데에 집중하였다. 그러다가 샷건 탄창이 비어버리자마자 다시 허리춤에서 데저트 이글을 꺼내 침착하게 뒷걸음질 치며 좀비들의 머리를 겨냥하여 하나둘씩 쏴버렸다.


좀비A "어어어어억…"

좀비B "끄에에에엑…"

좀비C "흐어어어어…"


- 털썩! 털썩!


리버P "후, 진짜… 좀비의 모습을 가까이 보는 건 언제봐도 익숙치가 않네."


그리고 쓰러진 좀비 시체를 한 군데에 대충 몰아서 쌓아두고 다시 후카네 집 앞 정문으로 다가왔다.


리버P "후카, 이제 괜찮아. 나와도 돼!"

후카 "흐에!? 아, ㄴ, 넷!"


철문의 잠금이 풀리고 문이 열리자마자 후카는 뭔가 미안한 표정과 함께 차 앞에서 그저 서있기만 할 뿐이었다.


후카 "ㅈ, 죄송해요. 이런 어려운 때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해서…"

리버P "자꾸 미안하다 하지 말아줘. 어차피 여기서 저 좀비에게 대항할 수 있는 인력이 나밖에 없는 게 팩트니까."

후카 "ㄱ, 그치만…"


후카는 아직도 자신의 죄책감을 지우지 못하고 우물쭈물 거리고 있었지만 리버는 상관 없다는 듯 얘기하였다.


리버P "정말로 도움이 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면 그냥 나만 열심히 따라와. 그러면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든 지킬테니까…"

후카 "으으, ㅍ, 프로듀서 씨는 좋으신 분이네요. 전 괜히 짐짝만 되버렸는데…"

리버P "짐짝이라고 생각하지마. 너는 분명 살아있을 가치가 있는 소녀니까."


리버는 후카에게 뒷좌석의 문을 굳이 열어주면서 자신도 운전석으로 돌아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후카 "어, 그 여자아이는…"

리버P "좋은 질문이야. 얘는 내 담당인 Z과 아이돌인데, 내가 아끼는 애야. 말이 너보다 좀 심하게 느리긴 해도 기본적으로 누군가와 가깝게 지내는 거 좋아하는 아주 착한 아이야. 친하게 잘 지내줘."

유키미 "사죠…… 유키미야…… 잘 부탁해……"

후카 "ㄴ, 넷! 아사노 후카라고 해요. 자, 잘 부탁… 드립니다!"


서로 어색한 공기 속에서 각자 인사를 나누고 리버는 다시 시동을 걸어 페달을 밟으며 후카네 동네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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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식 제로부터 시작하는 아이돌 구출작전

…… 이긴 한데


어째 뻔한 전개만 계속 뱅뱅 돌리며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군요.


그래서일까요.

제목조차 저에겐 참 미묘하게 의미있는 말로

다가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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