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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음의 저편. -제10장, PROUST EFFECT- (2)

댓글: 4 / 조회: 646 /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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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3, 2020 23:34에 작성됨.

[도쿄도 오타구 765프로덕션 ------ 키사라기 치하야]


  아침 트레이닝을 마치고 9시쯤 사무소에 도착한 소녀는 하기와라, 하루카와 함께 응접실 소파에 앉아 평화로운 오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소녀는 평소와 달리 요리 잡지를 들고 있었다. 사무소에 오기 전에 잠깐 들렀던 편의점에서 표지에 샐러드 사진이 실려 있는 요리 잡지가 눈에 띄어, 처음으로 음악 계통이 아닌 잡지를 사 본 것이었다.


“마이야르라는 게 이런 뜻이구나...”

“치하야짱, 혹시 그거, 요리 잡지야?”

“응. 아침에 로손에 갔다가 샀어. 좀 더 다양한 요리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레시피 말고도 조리 원리나 과학 실험 같은 내용들이 있어서, 흥미로운 것 같아.”

“헤에, 과학적으로 공부한다니, 치하야짱은 대단하네!”

“하루카, 요리 쪽은 능숙하지 않아?”

“응? 이것저것 할 수는 있지만, 요리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으니까. 제일 자신 있는 건 과자랑 빵이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뒤쪽에 각종 차랑 어울리는 디저트 특집 같은 부분도 있어.”


  소녀와 하루카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하기와라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 하루카짱, 치하야짱. 차 마실래? 오늘은 고급 홍차가 생겨서, 가지고 와 봤거든.”

“홍차? 뭔가 새로운 느낌이네. 좋아!”

“부탁할게, 하기와라 씨.”


  잠시 후, 하기와라는 둥근 나무 쟁반에 홍차를 내어 왔다. 사장실을 시작으로 사무를 보고 있는 세 사람에게도 한 잔씩 건넨 뒤, 응접실 쪽으로 돌아와 커피테이블에 찻잔을 내려놓았다.


“고마워, 유키호!”

“잘 마실게.”


  소녀와 하루카가 차를 음미하는 사이, 하기와라는 뒷정리를 위해 다시 탕비실로 향했다. 잠시 후, 탕비실 쪽에서 프로듀서와 하기와라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프로듀서...? 혹시 뭐라도 필요하신가요?”

“오랜만에 홍차 향을 맡았더니, 밀크티가 생각나서. 우유를 살짝 넣으려고.”

“팬에 끓이실 거라면, 제가 해드릴게요.”

“괜찮아. 끓이면서 섞는 것보다 그냥 넣는 쪽이 취향이라.”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고는 미지근하게 데운 우유를 조심스럽게 찻잔에 따랐다.


“그러시군요...오?! 프로듀서?! 지금 차에 우유를 넣으신 거죠?!”

“응? 응. 왜?”

“그냥 섞는 밀크티는 우유를 먼저 넣어야 한다고요! 향미가 달라지니까, 중요한 부분이에요!”

“에, 그런 거였어?”

“네! 중요해요! 엄청!”


  소녀는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져 찻잔을 들고 하루카와 함께 탕비실로 향했다. 프로듀서는 여전히 하기와라와 논쟁 아닌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유키호, 밀크티의 베이스는 홍차잖아? 보통 베이스가 되는 쪽에 무언가를 섞지, 섞는 쪽에 베이스를 집어넣는 건 순서가 이상하지 않아?”

“우유가 갑작스럽게 뜨거운 차에 섞이면 향이 달라져요. 더 부드러운 밀크티를 마시려면 우유가 먼저인 게 맞아요.”


  둘은 팽팽한 논쟁을 이어갔다. 소녀는 홍차를 마셔본 것이 이번이 처음인데다, 평소에 딱히 밀크티 같은 걸 선호하지 않았기에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의아해했다.

  둘이 서로 한 발짝도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대화를 듣던 하루카가 적당히 중재를 하고 나섰다.


“저기, 두 사람 다, 일단은 잠깐만...”

““하루카는 조용히 있어!””

“너무해?!”


  예상치 못한 반응에 하루카는 울상을 지었다. 프로듀서도 하기와라도 평소에는 잔잔하고 친절한 성격이었지만, 어째선지 이 주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주관을 어필하고 있었다.


“우으... 치하야짱-”

“괜찮아, 하루카. 자. 착하다. 착하다...”


  소녀는 하루카를 토닥이며 프로듀서와 하기와라의 논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러다 방금 전 잡지에 관련된 내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응접실로 돌아와 펼쳐둔 잡지를 집어 들었다.

  예상했던 대로, 잡지의 디저트 특집 기사에는 이 주제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세기의 논쟁, MIF vs TIF!: 당신은 카라아게에 레몬즙을 뿌리는 쪽인가, 뿌리지 않는 쪽인가? 음식의 조리법이나 즐기는 방법에 대한 논쟁은 전 세계를 막론하고 있어 왔다. 밀크티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에서는 팬에 차를 우려내며 우유를 함께 끓이는 레시피가 대중적이지만, 홍차의 고장 영국에서는 단순히 차와 우유를 섞는 식으로 밀크티를 즐기기에, 우유를 먼저 넣느냐(Milk In First), 차를 먼저 넣느냐(Tea In First)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다. 이번 특집을 기획하면서 이를 과학적으로 파헤쳐봤다.]


  소녀는 내용을 빠르게 훑어보았다. 대충 정리해보자면 온도에 따른 우유의 단백질 변화 때문에 우유를 먼저 넣는 쪽이 낫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이를 밝혀낸 외국인 과학자의 이름과 자세한 원리도 쓰여 있었지만,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는 조금 떨어져 있는 부분이라 적당히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세기의 논쟁에 대한 해답을 얻은 소녀는 다시 프로듀서와 하기와라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기, 잡지에서 관련된 내용을 읽었는데, 우유를 먼저 넣는 쪽이 낫다는 것 같아요.”

“에?! 정말?!”

“제 말이 맞죠, 프로듀서?”

“우유에 있는 단백질 성분 때문에, 우유를 먼저 넣고 홍차를 천천히 첨가하는 쪽이 향에 변화가 적다고 적혀 있었어요.”

“그런 건가... 과학이 튀어 나오니까 할 말이 없네...”


  프로듀서는 갑자기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와 반대로 하기와라는 기세등등한 것 같았다. 소녀는 평소와 다른 둘의 모습에 조금 즐겁다는 생각을 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저는 어느 쪽이던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

“응?”

“결국 밀크티를 즐기는 건 각자의 몫이니까요. 각자 좋아하는 음악의 장르가 다르듯이, 자기가 좋아하는 쪽에 만족하면 그걸로 괜찮지 않을까요?”

“...그렇네. 왠지 이해가 됐어.”

“저기, 프로듀서. 죄송해요. 고집 부려서.”

“아니야. 나도 왠지 과하게 반응한 것 같네.”


  소녀의 말을 들은 프로듀서와 하기와라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소녀는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였으면서 왜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논쟁을 했는지에 대해 생각하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푸훗, 후후후!”

“저기, 치하야?”

“후훗! 죄송해요. 평소에는 두 사람 다 차분하면서, 갑자기 그런 데서 적극적인 게 재밌어서요.”

“그건 그렇네. 나도 마찬가지지만, 유키호는 지난번에 계곡에서 고기를 구울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으니까.”

“네?! 으으... 놀리지 말아주세요. 프로듀서~”

  하기와라가 얼굴을 붉히자, 프로듀서는 가볍게 웃어보이고는 소녀에게 말했다.


“오늘도 치하야한테 하나 배웠어. 성장하고 있구나, 치하야는.”

“프로듀서, 또 그 대사로 상황을 얼버무리려고 하지 말아주세요.”

“엣.”

“후훗. 다음번에는 색다른 대사를 가져오시길 기대할게요.”


  그렇게 또 평범한 일상이 지나가...는 줄 알았는데.


“너무해...”

“하루카?!”

“너무해! 프로듀서 씨도, 유키호도! 나 상처받았다구? 그러면서 지금은 또 사이좋게 하하 호호하고 있고!”

“그, 하루카 그건 방금 전에 상황이...”

“너무해요, 프로듀서 씨!”

“저기, 하루카짱. 일단 잠깐...”

“유키호는 조용히 있어!”

“우, 우으으~”


  왠지 마음의 상처를 입어버린 것만 같은 하루카가, 평소와 달리 적극적으로 억울함을 어필하고 있었다. 소녀는 그런 하루카를 보며 가볍게 미소 지었다. 일상 속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색다른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프로듀서도, 하기와라도, 하루카도 서로 관계가 깊어지면서 성격에 변화가 생기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아니, 아니지.’


  그러다 소녀는 무언가를 깨닫고는 생각을 고쳤다.


‘변한 건 주변이 아니라, 주변의 색다른 모습을 볼 여유가 생긴 나일지도.’


  홍차의 은은한 향기를 즐기며, 소녀는 자신의 찻잔에 약간의 우유를 따랐다.



[도쿄도 이타바시구 A사 스튜디오 ------ 아마미 하루카, 키사라기 치하야, 하기와라 유키호]


하루카, 치하야, 유키호: 이번 주의 오프닝 질문! 톱 아이돌이 되어 부자가 된다면?

하루카: 톱 아이돌이 되어서 돈이 잔뜩 생기면, 맛있는 것도 잔뜩 먹고, 즐거운 곳도 잔뜩 놀러가고~ 그리고, 그리고... 해보고 싶은 게 잔뜩 있어요! 리스너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마미 하루카예요!

치하야: 톱 아이돌이 되어서 부자가 되면... 잔뜩 노래하고, 멋진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스튜디오를 세우고 싶어요. 리스너 여러분, 안녕하세요. 키사라기 치하야입니다.

유키호: 톱 아이돌이 되어서 부자가 된다면, 세계를 여행하면서 현지의 차를 즐겨보고 싶어요! 리스너 여러분 안녕하세요. 하기와라 유키호예요~


하루카: 그러면 이번 주도 힘차게 시작합니다! 「TORICO와 라디오에서 만나YO!」


치하야: 「TORICO와 라디오에서 만나YO!」는, 아마미 하루카, 키사라기 치하야, 하기와라 유키호의 3인 아이돌 그룹, TORICO와 다른 765프로덕션 아이돌들의 소소한 일상과 매력을 리스너 분들께 전하는 웹라디오 방송입니다.

하루카, 유키호: 예이~! / 예, 예이!

하루카: 어김없이 이번 주도 시작됐습니다! 저희는 이제 여름방학 시즌에 돌입했는데요,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 리스너 여러분들은 잘 지내고 계신가요?

치하야: 맑은 날은 야외활동을 하기 좋지만, 태양빛을 과하게 쬐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까, 적절한 휴식과 수분 보충을 하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유키호: 저는 요즘 차를 활용해서 다양한 레시피에 도전하고 있어요. 따뜻하게 마시는 것도 좋지만, 더운 날에는 얼음을 넣은 녹차 라떼나 아이스티도 좋은 것 같아요.

하루카: 유키호의 녹차 라떼, 맛있었지~

치하야: 응. 녹차 라떼도 그렇고, 아이스티도 그렇고, 지난번에는 밀크티도 그렇고, 차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아서 흥미로운 것 같아.

유키호: 차 종류 자체도 많지만, 오차즈케로 만들거나 다른 요리에 넣는 것처럼, 한 종류의 차로도 많은 걸 할 수 있으니까. 이따가 소개할 레시피도...

치하야: 그리고, 홍차 자체도 브렉퍼스트 티, 얼 그레이, 애프터눈 티 같은 블렌드 종류도 있고, 밀크티, 아이스티, 러시안 티...

하루카: 치하야짱, 치하야짱! 지금 다 이야기해버리면, 이따가 요리 코너에서 할 말이 없어진다구!

치하야: 앗, 미안! 갑자기 몰입해버려서...

하루카: 헤헤. 괜찮아. 리스너 여러분, 잠시 후 「TORICO 챌린지!」 코너에서 차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 레시피를 소개할 예정이니까, 다들 기대해주세요!

유키호: 그러면, 오프닝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코너로 넘어가볼게요.


~테마송~


치하야: 「당신의 한마디!」


하루카: 「당신의 한마디!」 코너는, 리스너 여러분이 보내주신 고민에 TORICO 멤버들이 딱 한 마디로 명쾌한 해답을 드리는 사연 모집 코너입니다!

유키호: 해답을 받으신 분들 중에 후기 메일을 보내주시면, 그 다음 방송 때 함께 후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저희의 답변이 도움이 되셨다면, 꼭 좋은 후기를 공유해주시기 바래요.

치하야: 그러면, 오늘은 후기 메일부터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펜네임 “사이토 유스케”님으로부터 온 후기 메일입니다. 하루카 씨, 치하야 씨, 유키호 씨, 만났어YO~

하루카, 유키호: 만났어YO!

치하야: 전에 “친구가 학교에서 유명한 여학생에게 고백하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사연을 보냈던 사이토입니다. 하루카 씨가 해 주신 “큰 꿈을 품는 거야!”라는 조언을 전해준 결과, 그 친구는 다짜고짜 성대한 공개 고백을 해버렸습니다. 

하루카: 우와...아?

유키호: ㅁ, 뭔가 추진력이 대단하네...

치하야: 안타깝게도 고백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하루카: 죄송해요! 죄송해요! 당장 고백하라는 말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죄송해요!

유키호: 잠깐만 진정해, 하루카짱?! 그래도 후기를 보내주셨다는 건, 뭔가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치하야: 아직 뒤에 더 남아 있으니까, 조금 더 읽어 볼게. 어색한 관계가 되어버릴 거라고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그 여학생은 복도에서 마주치면 먼저 인사를 해 오고 있다고 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여학생은 요즘 다른 아이들에게도 친절하게 인사해주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아예 멀어진 것 같지는 않으니까 안심입니다. 혹시 뭔가 진전이 있다면 또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루카: 이건... 진전, 이겠지?

유키호: 글쎄...

치하야: 고백이나 연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인사 정도라면 그다지 특별한 게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데.

하루카: 네! 그러면 다음 메일로 넘어가보도록 할게요~!

치하야: 하루카?!

하루카: 펜네임, “마이야르카츠”님으로부터 온 메일입니다! 하루카 씨, 치하야 씨, 유키호 씨, 만났어YO~

치하야, 유키호; 만났어YO!

하루카: 저는 어릴 때부터 요리사의 꿈을 키워 얼마 전 주방에 취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같은 직종에 있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근무환경도 좋고, 상사 분들도 친절하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헤에, 요리사 분이래!

치하야: 저도 요즘 요리를 시도하고 있는데, 셰프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루카: 그런데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습니다. 저희 주방을 담당하는 셰프 중 한 분이 얼마 전부터 다쟈레에 맛이 들려 시도 때도 없이 썰렁한 농담을 하십니다. 처음에는 적당히 웃어 드렸는데,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아 걱정되고 있습니다. 가령 아침에 들어온 재료 영수증을 확인할 때, 소고기 가격이 잔뜩 오른 것을 보고는 “고기가 다 고기서 고기군.(お肉買いにくい, 오니쿠카이 니쿠이, 고기 사기 힘드네)” 같은 이야기를 하며 혼자 웃으ㅅ..

치하야: 푸흣! ㅁ, 미안!

하루카: 혼자 웃으시는 겁니다. 그리고 디저트용 오렌지를 냉장고 아래 칸으로 옮겨두었더니, 저에게 오셔서 “오렌지를 먹은 지 얼마나 오랜지(みかんが 見っかんない, 미칸가 밋칸나이, 귤이 보이지 않아)”라고 하시더니 또 혼자 웃으시는겁니ㄷ...

치하야: 푸흣! 후후훗!

유키호: 치하야짱...

하루카: 아무튼! 이런 다쟈레에 대처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TORICO분들의 한 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치하야: 후후훗.

유키호: 흐음... 나는 다쟈레 같은 건 잘 모르겠어서. 답변 드리기 어려울지도... 하루카짱은 어때?

하루카: 응?! 글쎄. 특별히 나쁜 건 아니니까, 적당히 맞장구쳐드리면 괜찮을 것 같은데. 치하야짱은?

치하야: 푸흣. 흠흠... 요리사 분이라고 했지?

하루카: 응응.

치하야: 그렇다면...

하루카: 그렇다면?

치하야: 고기를 굽고, 기를 쓰는 거예요!(焼肉を焼にいく, 야키니쿠오 야키니이쿠, 야키니쿠를 구우러 가다). 푸흣, 후후훗!

하루카: 치하야짱...


(스태프의 빨리 넘겨달라는 사인)


유키호: ㄱ, 그러면 지금까지, 「당신의 한마디!」였습니다!

하루카: 치하야짱, 이제 진정해!


~테마송~


하루카: 「TORICO 챌린지!」

유키호: 「TORICO 챌린지!」는, 일상 속에서 유용한 지식들을 소개하며, TORICO 멤버들이 직접 실험이나 요리 등으로 이를 도전해보는 코너예요.

치하야: 오프닝에서 말씀드렸듯이, 오늘은 차와 어울리는 디저트 레시피, 홍차 스콘을 만들 예정입니다.

유키호: 직접 만들어보기 위해서, 자리를 옮겨서 요리 스튜디오로 왔어요.

하루카: 오늘은 다들 요리사처럼 차려 입었...어레? 라디오니까 볼 수가 없구나. 그래도 다들, 상상력으로!

치하야: 녹화현장 스케치는 블로그에 업로드 됩니다. 방송 후에 참고해주세요!

하루카: 그러면 오늘의 레시피, 홍차 스콘을 소개합니다!

치하야: 스콘은 영국식 빵입니다. 스코틀랜드 쪽에서 유래했고, 홍차나 커피 같은 음료에 어울려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간식이에요.

유키호: 영국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쪽에서도 인기가 많아서, 그 일대의 스콘 시장은 굉장히 크다고 하네요. 대략... 90억 엔 수준이라고 해요.

하루카: 90억 엔?! 나도 영국에 가서 빵집을 해 볼까?

유키호: 아, 그러면 나는 하루카의 베이커리에서 홍차를 끓일래~

치하야: 저기, 둘 다?! 영국은 너무 멀지 않아?!

하루카: 헤헤, 농담이야. 농담! 그러면, 본격적으로 만들어볼게요!

유키호: 재료는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달걀, 설탕, 소금, 버터, 그리고 우유예요. 오늘 만들 것은 홍차 스콘이니까, 여기에 홍차 티백 하나 정도를 추가로 준비해주세요.

하루카: 우선 우유와 계란을 따로 섞어주세요. 그리고 그 외의 모든 재료를 섞어서 반죽하고, 마지막에 우유와 계란을 살짝 섞어서 랩으로 싼 뒤, 30분 정도 발효해줄 거예요. 오늘 방송에서는 시간 관계상 반죽 과정은 미리 준비해뒀답니다.

치하야: 그러면 발효가 끝난 반죽을 꺼내서, 약 2cm 두께로 펼쳐주세요. 저희는 이 과정부터 하도록 할게요.

유키호: 나, 빵을 만들어 보는 건 처음이라서, 기대 돼!

하루카: 빵이나 과자는 만들다 보면 엄청 즐거워! 치하야짱은 빵 같은 거 만들어본 적 있어?

치하야: 빵은 아니지만, 전에 타카츠키 씨와 가나하 씨의 요리 방송에 나갔다가 우동 반죽을 만들어본 적은 있어. 밀가루를 쓴다는 건 비슷한데, 반죽의 느낌이 많이 달라서 신기하네.

하루카: 밀가루도 용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거든. 면 종류를 만들 때랑, 이런 빵 종류를 만들 때 쓰는 밀가루의 종류도 달라. 물론 소금물을 넣는지, 우유나 버터를 넣는지에 따라서도 질감이 다 달라지지만.

유키호: 하루카짱, 그런데 완성된 스콘은 두꺼웠던 것 같은데, 2cm는 너무 얇지 않을까?

하루카: 베이킹 파우더 때문에 반죽이 부풀어 오르니까 괜찮아!

치하야: 베이킹 파우더가 이스트 같은 거야?

하루카: 응! 대신 이스트랑은 조금 다른 원리야. 과자를 만들 때는 주로 베이킹 파우더, 빵을 만들 때는 이스트를 써.

유키호: 그러면 우리는 베이킹 파우더를 썼으니까, 스콘은 과자라고 할 수 있겠네?

하루카: 음... 과자랑 빵을 구분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오늘 만드는 스콘은 양쪽의 특징이 다 있어서, 딱 잘라 이야기하기는 어려워.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과자 쪽에 가까울까나?

치하야: 하루카는 평소에도 빵이나 과자 같은 걸 자주 만들어오니까. 이런 부분에서는 믿음직스럽네.

하루카: 평소에는 믿음직스럽지 않다는 것 같은데?

치하야: ...후훗.

하루카: 치하야짱?!

유키호: 어, 어쨌든! 이렇게 펼친 반죽은, 이제 모양을 잡아서 잘라줄 거에요. 보통 동그랗게 하거나 세모, 네모 등의 모양이 있지만, 저희는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볼게요.

하루카: 치하야짱은 음표 모양이네! 어울려. 헤헤.

치하야: 고마워, 하루카. 모양이 잡혔다면,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20분 정도 구워주세요.

하루카: 저기, 유키호? 왜 그래?

유키호: 아, 그게... 오븐 사용법을 잘 모르겠어서... 사실 나, 전자레인지도 사용해본 적이 없거든...

하루카: 괜찮아, 유키호. 가전제품은 처음 보면 어려운 버튼이 잔-뜩 있으니까~ 내가 할게!

유키호: 고마워, 하루카짱...

치하야: 하기와라 씨, 괜찮아. 기계가 어려운 건 잘못이 아니니까!

유키호: 으, 응? 응. 고마워...?

하루카: 그러면 저희는, 스콘이 구워지는 동안 다음 코너로 넘어갈게요! 


~테마송~

하루카, 치하야, 유키호: 「765 뉴스!」

치하야: 「765 뉴스!」는, 저희를 포함한 765프로의 아이돌들의 각종 소식들을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유키호: 우선 CD 발매 소식이에요. 저희 셋의 새 미니 앨범, 「SHINING STAR★彡」가 다음 달에 발매됩니다. 기대해주세요!

치하야: 다음은 프로젝트 페어리의 소식입니다. 미니 앨범 「인세인 게임」이 저희의 앨범과 같은 시기에 발매됩니다. 양쪽 앨범 모두 서로의 크로스오버 토크 트랙이 담겨 있으니까, 양쪽 모두 기대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하루카: 마지막으로, 방송 이벤트 소식입니다! 이미 보신 분들도 많겠지만, 저희 유닛의 치하야짱이 출연하는 서머 시즌 특별기획! 「서머 스페셜 아이돌 JAM!」이 방송 중입니다. 오디션을 거쳐서 선발되면, 피날레는 무려 무도관 라이브가 예정되어 있으니까요,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치하야라면 분명 무도관에 갈 테니까, 미리미리 티켓 예매도 준비하시구요!

치하야: 하루카?!

하루카: 헤헤, 치하야짱이라면 분명 할 수 있을 거야!

유키호: 다들 응원하고 있으니까 할 수 있을 거야, 치하야짱!

치하야: 정말이지... 고마워, 다들.

(스태프의 알람 소리)

하루카: 아, 좀 전에 만든 스콘이 완성된 것 같네요! 그러면 잠시 후에, 엔딩 토크로 돌아올게요!


~테마송~


하루카: 이번 주의 「TORICO와 라디오에서 만나YO!」 어느덧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이번 주도 즐거워서, 금방 지나가버렸네요~

치하야: 이번 주의 엔딩 토크는, TORICO 챌린지 코너에서 만든 스콘과 함께 홍차 한잔을 마시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유키호: 차의 향기도 좋지만, 스콘에서도 은은하게 홍차 향이 나서 좋네요~

하루카: 저희는 홍차를 넣어서 만들었지만, 여러분은 자유롭게 초콜릿이나 호두 같은 것들을 곁들여서, 더욱 다양하게 즐겨보세요!

치하야: 직접 만든 간식과 함께 즐기는 차는 또 색다른 느낌이 드네요. 여러분도 한 번쯤 도전해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유키호: 그러면 저희는 오늘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할게요, 「TORICO와 라디오에서 만나YO!」는 공식 홈페이지 스트리밍 서비스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오프닝 질문이나 「당신의 한마디!」 사연 메일은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적힌 이메일 주소로 보내주시면 돼요. 리스너 분들의 메일, 기다리고 있을게요!

하루카: 오늘 저희가 스콘을 만드는 모습, 그리고 만들어진 스콘의 사진은 방송 후에 공식 블로그에 업로드 되니까요, 공식 블로그도 확인해주세요!

치하야: 그러면 리스너 여러분, 다음 시간에도!

하루카, 치하야, 유키호: 라디오에서 만나YO~!



[도쿄도 오타구 765프로덕션 ------ 프로듀서]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 라디오 녹음, 수고했어.”


  나는 라디오 사전녹음을 마치고 돌아온 하루카, 치하야, 유키호를 반겼다. 다들 방학을 시작한 뒤였기에, 사무소에는 오랜만에 모두가 함께 모여 있었다.


“다들 모여 있네? 잘 됐다!”

“하루카, 그건 뭐야?”


  미키는 하루카가 손에 든 종이 상자를 알아챈 뒤 물었다.


“오늘 라디오 녹음할 때 만든 홍차 스콘이야! 다들 먹어 봐!”

“나는 홍차를 내 올게.”

“고마워, 유키호!”


  유키호가 홍차를 내 오자, 다들 TV 앞 소파에 둘러 앉아 셋이 만들어 온 스콘을 즐겼다.


“아즈사 씨는 안 드세요?”

“요즘 체중 관리 때문에 조금 신경이 쓰이거든...”

“아즈사 언니. 맛보는 것 정도는 괜찮다구?”

“어머, 그럴까?”


  아즈사 씨는 마미의 설득에 스콘 한 조각을 집어 들었다. 확실히 한 조각 정도야,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에, 맛있네. 꽤 하잖아?”

“고마워, 이오리!”

“이오리짱, 빵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

“그건 홍차 향이야. 반죽에 조금 넣었거든.”

“홍차는 신기한 맛이 나네요. 동생들한테도 주고 싶어요!”

“야요이짱, 찻잎을 조금 싸 줄게. 전에 선물했던 찻잎이랑 비슷한 방식으로 우리면 돼.”

“감사합니다, 유키호 씨!”


  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뿌듯하게 바라보며, 유키호가 내어 준 홍차를 홀짝였다. 홍차를 마실 때면 고등학생이던 시절에 영국에서 홈스테이를 했던 기억이 나고는 했다. 비록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그 때 만났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으려나.


“저기, 프로듀서.”

“응, 치하야.”


  치하야는 어느새 찻잔을 들고 내 옆에 다가왔다. 손에는 작은 종이 상자가 들려 있었다.


“이거, 제가 만든 스콘인데요. 프로듀서한테 드리고 싶어서...”

“고마워. 어디보자...”


  나는 치하야가 건넨 종이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8분 음표 모양으로 구워진 홍차 스콘이 담겨 있었다.


“모양이 예쁘네. 일부러 음표 모양으로 만든 거지?”

“네. 모양은 자유롭게 해도 된다고 해서, 한번 도전해 봤어요.”

“고마워, 치하야. 엄청 기뻐.”

“좋아해주시니 기쁘네요. 후후.”


  그 때,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던 유키호가 치하야를 불렀다.

  

“저기, 치하야짱! 잠깐 와 줄래?”

“응! 그럼 프로듀서, 잠깐 실례할게요.”

“응. 그래.”


  나는 천천히 홍차를 음미하며 스콘을 한 입 베어 물었다.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포슬포슬한 질감이었는데, 홍차 한 모금과 어우러지면서 가히 금상첨화였다. 스콘 자체에서도 희미하게 홍차 향이 나는 것 같았다.

  나는 다들 즐겁게 모여 있는 아이돌들과 리츠코, 그리고 오토나시 씨를 바라보며, 홍차 향기에 떠올릴 또 다른 소중한 추억이 생겼음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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