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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음의 저편. -제6장, 神SUMME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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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1, 2020 20:56에 작성됨.

[도쿄도 니시타마군 오쿠타마마치 A모 여관 ------ 프로듀서]


  시각은 어느덧 7시를 넘어 있었다. 낮이 긴 여름이었지만, 이 시간대가 되자 해가 거의 다 져서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마친 우리는 소등 시간 전까지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수학여행 같은 기분이 들었는지 꽤나 즐거워 보였다. 인솔자가 된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신경 쓸 거리가 많았지만... 그래도 아미와 마미 정도를 제외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므로, 나는 리츠코에게 전반적인 통솔을 맡겨두고 위층의 방으로 올라와 야구 경기를 보고 있었다.

  3회 말이 막 끝났을 때, 휴대전화에 메일 알림이 울렸다.


[오토나시 씨, 오후 7시 12분: 코토리예요♪ 프로듀서 씨, 촬영은 잘 마치셨나요? 저는 좀 전에 퇴근해서 돌아가는 길이랍니다. 오늘은 사장님도 외부 업무로 바쁘셔서, 종일 사무소에 혼자 있었어요... 서류 업무가 많다보니 심심할 틈은 없었지만, 그래도 역시 매일 보던 아이돌들과 리츠코 씨, 그리고 프로듀서 씨가 안 계시다보니 허전한 기분이 들었어요. 오늘자로 들어온 오퍼 전화들은 문서 파일로 정리해서 조금 이따가 다시 보내드릴게요. 그러면 편히 쉬시고, 조심해서 돌아오세요♪]


  나는 메일을 확인한 뒤, 창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왔다. 오토나시 씨께 보낼 답장을 입력하던 중, 아래층 발코니에서 치하야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저기, 시죠 씨. 다들 보드게임을 한다고 하는데, 같이 하실래요?”

“아, 키사라기 치하야... 저는 괜찮습니다. 지금은 별이 보이기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별... 인가요. 시죠 씨는 별을 관찰하는 걸 좋아하시나요?”

“네. 꼭 별이 아니더라도,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보고는 합니다. 하늘을 보는 건, 다양한 걸 생각할 수 있게 해 주니까요.”


  특별히 엿들을 생각은 없었지만, 바로 위 아래로 붙어 있다 보니 대화 소리가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렸다. 게다가 밤이 되자 동네도 조용해져서 더욱 잘 들렸다.


“저기, 시죠 씨? 한 가지 여쭤 봐도 괜찮을까요?”

“괜찮습니다. 부디.”

“저... 시죠 씨는 비밀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평소에 편안하고 당당해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유키호도 자주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당당해질 수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 그런 부분은 그다지 의식하지 않았던지라...”

“아, 혹시 곤란하게 해드렸다면 사과드릴게요.”

“아닙니다. 잠깐 고민해보도록 하죠. ...키사라기 치하야, 저 달이 어떻게 빛난다고 생각하나요?”


  어느새 둘의 대화에 몰입해버린 나는 타카네의 말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까보다 어두워진 탓에, 달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주변에 불빛이 적어서인지, 도쿄 시내에서 볼 때보다 훨씬 밝아 보였다.


“네? 그야 태양빛의 반사로...”

“그렇죠. 혼자서는 빛을 내지 못하는 저 달이, 태양의 힘으로 빛나는 거랍니다. 무엇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그 어떤 아름다운 것이라도, 빛이 없으면 우리에게 보이지 않죠.”

“시죠 씨...”

“작은 비밀이지만, 저는 사실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랍니다.”

“네? 전혀 몰랐어요.”

“지금은 페어리의 동료들이, 프로듀서가, 그리고 765 프로덕션의 모두가 있으니까요. 무슨 뜻인지 알겠나요, 치하야?”

“시죠 씨에게 있어, 그 모두가 태양빛... 이라는 뜻이군요.”

“후훗. 그렇답니다. 자신을 비추는 태양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그런 태양을 위해서라도 자신을 아끼게 되는 법이지요.”

“멋있는 말이네요. 명심할게요.”


  타카네가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기쁘네.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서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지만... 더욱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겠는걸. 그리고 치하야가 먼저 타카네에게 저런 부분을 물어보았다는 점도 기뻤다. 학교생활에서도 그렇고, 치하야 스스로 다양한 부분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큰 성과였다. 


“치하야, 타카네를 데려와 달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아, 가나하 씨, 미안.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우으- 그래서, 타카네, 보드게임 안 할래?”

“음... 달도 충분히 보았으니, 이제 들어가도 괜찮겠죠, 치하야?”

“아, 네!”

 

  타카네와 치하야가 방 안으로 돌아간 뒤, 나는 다시 휴대전화 화면을 내려다보았다. 둘의 대화를 듣다보니 잠시 오토나시 씨께 보낼 답장을 잊고 있었다. 나는 입력하던 메일을 지우고 오토나시 씨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오토나시 씨?”

“여보세요? 프프프, 프로듀서 씨?! 갑자기 전화는 무슨 일로...?”

“특별한 건 아니고요, 그 들어왔다는 오퍼, 따로 정리해주시는 것보다 그냥 말로 듣는 게 편할 것 같아서요.”

“아, 그러셨군요... 이번 주 토요일에 프로젝트 페어리의 잡지 인터뷰랑, 다음 주 화요일에는 요리방송 쪽 기획 미팅을 잡아 달라고 하셨어요.”

“저희가 다 자리를 비워서, 수고가 많으셨네요. 오토나시 씨.”

“하하... 괜찮아요. 리츠코 씨랑 프로듀서 씨가 입사하기 전에도 혼자서 일처리를 한 적은 있으니까요- 아, 미안, 아오짱! 잠깐 전화 좀 받느라!”

“여보세요, 오토나시 씨?”

“죄송해요, 프로듀서 씨. 지금 친구들이랑 같이 있거든요.”

“아, 제가 방해해버렸네요. 그러면 이만...”

“아니에요! 전화해주셔서 기뻤어요. 그러면 프로듀서 씨, 내일 뵐게요! 편히 쉬세요.”

“네, 오토나시 씨. 그러면 편안한 밤 되세요.”


  으흠. 퇴근길이라고 하셔서 전화로 했던 건데, 타이밍이 조금 안 좋았을까나... 나는 방 안으로 돌아와 다시 TV 앞에 앉았다. 경기는 4회 초를 지나 4회 말로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투수의 손을 떠나는 흰 공을 멍하니 바라보며 타카네의 말을 곱씹었다.

  누군가를 빛나게 하는 태양, 아름다운 것을 세상에 보일 수 있도록 하는 태양. 내가 하고 있는 이 프로듀서라는 일이, 그 막중한 역할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하며, 나의 눈은 담장을 넘어가는 새하얀 공을 쫓았다.  



[도쿄도 니시타마군 오쿠타마마치 거리 ------ 키사라기 치하야]


“달, 예쁘다. 그치?”

“그러네.”


  소녀는 밤공기를 마시며 어두워진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실내에 오래 있어서인지 조금 답답한 기분이 들어서, 리츠코에게 허락을 맡고 밖으로 나온 참이었다. 소녀의 옆에는 하루카가 함께 걷고 있었다. 


“프로듀서 씨, 대단한 것 같지 않아?”

“응? 좋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어떤 부분에서?”

“이번 로케, 프로듀서 씨가 기획하신 거래. 여름휴가를 겸할 수 있게 노력하셨다고 들었어.”

“그렇구나. 굳이 휴가가 필요한 시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치하야짱, 즐겁지 않았어?”

“즐겁지 않았다는 건 아니야. 다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 좋았다고 생각해. 그래도 역시 아이돌로서 중요한 시기니까 좀 더 노래 쪽 일에 집중하고 싶어.”

“치하야짱의 노래 사랑은 여전하구나. 헤헤.”

“그거야 당연한 걸.”


  하루카는 잠시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다시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도 요즘의 치하야짱은 많이 귀여워졌다고 생각해.”

“ㄱ, 그래?”

“전에는 조금 차가운 공주님 같은 느낌이었거든. 지금은 잘 웃기도 하고, 훨씬 부드러워졌다고 느껴. 물론 난 어느 쪽이라도 좋지만!”

“하루카... 후훗. 고마워,”


  두 사람은 강 위를 지나는 다리를 건너다 중간쯤에서 멈춰 섰다. 소녀는 메고 있던 카메라의 전원을 켜고, 강의 야경을 찍었다.


“하루카, 잠깐 포즈 취해볼래? 몇 장 찍어줄게.”

“예쁘게 부탁드려요, 카메라맨 씨!”

“그 정도 실력은 아니지만, 노력해볼게.”


  하루카는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 보였다. 소녀는 카메라의 노출을 조절하며 그런 하루카의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분명 밝은 달빛 때문이었겠지만, 소녀는 하루카 스스로가 빛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하루카의 환한 미소와 활기는, 분명 어둠 속에서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


“자, 이젠 치하야짱 차례야!”

“응?”

“자자, 이번에는 내가 찍어줄게.”

“그렇지만, 나는 하루카처럼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데는 영 재능이 없는걸...”

“그러면 그냥 달을 올려다볼래? 치하야짱의 분위기에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그래? 그렇다면...”


  소녀는 하루카에게 카메라를 넘겨주고는 바로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보름달은 눈부시게 빛났고, 도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여러 별들도 하늘을 수놓았다. 하루카는 다이나믹한 포즈를 취하며 소녀의 모습을 찍었다.


“짠! 어때어때, 잘 나왔지?”

“그러네. 고마워, 하루카.”

“헤헤. 치하야짱이 좋아해주니까 기뻐!”

“더 어두워지면 리츠코가 걱정할지도 모르겠네. 슬슬 들어갈까?”

“그래. 그러자.”


  둘은 다시 숙소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리를 다 건넜을 때 쯤, 소녀가 걸음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


“저기, 하루카.”

“응? 왜 그래, 치하야짱?”


  하루카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소녀는 숨을 들이마신 뒤 말을 이었다.


“고마워, 내 태양이 되어 줘서.”

“......에?”


  하루카는 잠시 당황하더니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소녀는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하루카 덕분이라고 생각해. 항상 배려해주고, 도와줘서 고마워. 나, 부족할지 모르지만 더 힘낼ㄱ-”

“우와아! 치하야 짱, 그만, 그만! 부끄러우니까!”

  하루카는 급히 소녀의 말을 막았다. 하루카의 두 손은 갈 곳을 잃은 듯 허공을 휘젓고 있었다. 


“응...?”

“치하야짱이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치하야짱이 힘내고 있는 건 다들 알고 있어. 프로듀서 씨도 그렇고, 리츠코도 그렇고. 그러니까 굳이 티 내지 않아도 괜찮아.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하루카...”

“치하야짱은 치하야짱 있는 그대로가 소중하니까,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 앞으로도 같이 힘내자, 나도 열심히 할게!”

  그 때였다, 멀리 보이는 숙소 정문 앞에서 리츠코가 둘을 불렀다.


“하루카, 치하야! 슬슬 들어오렴! 이제 정리하고 잘 준비 해야지!”

“네-!”


  하루카는 뒤로 돌아 손을 흔들며 리츠코에게 대답했다. 리츠코는 하루카의 대답을 확인한 뒤, 다시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럼 갈까, 치하야짱?”


  하루카는 다시 소녀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소녀는 하루카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응, 하루카!”



[도쿄도 오타구 765프로덕션 ------ 프로듀서]


  로케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날의 오후, 나는 자리를 비운 사이 밀려 있던 스케줄 오퍼와 서류 작업 때문에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업무를 보고 있었다. 리츠코도 마찬가지로 아침에 오쿠타마에서 출발한 차림 그대로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이미 학교 일과도 대부분 지나간 시간이었기에, 아이돌들은 휴식을 위해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치하야는 부족한 댄스 스텝을 더 연습하고 싶다고 해서 연습실을 열어 주었다. 장거리 이동 후에도 연습을 챙기는 걸 보면 역시 치하야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창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시각은 어느덧 6시를 넘어 저녁시간이 되었다. 리츠코는 인근에서 저녁 약속이 있다고 먼저 나갔고, 나는 저녁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내가 인근의 식당을 검색하고 있었을 때, 누군가가 사무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저기, 실례합니다. 혹시 여기 오토나시라고...”

“안녕하세...어라? 카즈사짱? 여긴 무슨 일이야?!”


  오토나시 씨를 찾아온 사람은 검은 장발의 여성이었다. 헤어스타일은 조금 달랐지만,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라 치하야와 인상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오토나시 씨와 지인이라면 나보다 연상일 텐데, 오토나시 씨도 그렇고 이 사람도 그렇고 동안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바쁘지 않아? 잠시 들어가도 될까?”

“괜찮아. 마침 저녁식사 시간이었거든. 차라도 줄까?”

“차는 괜찮아. 어차피 금방 가야해서.”


  손님은 안으로 들어와 TV 앞 소파에 앉았다. 


“안녕하세요. 오토나시 씨의 지인이시죠?”

“안녕하세요. 코토리의 친구예요. 765의 프로듀서시죠?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네? 아, 네.” 


  나는 간단하게 인사를 나눴다. 손님은 어째선지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눈치였다. 오토나시 씨가 이것저것 이야기했을 수는 있겠지만, 왠지 너무 친숙한 느낌이라 조금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혹시 연수 받던 시절에 어리버리했던 이야기까지 하신 건 아니겠지. 그 시절은 아무래도 좀 부끄러운데.

  나는 다시 적당한 저녁거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소파에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었다. 


“그래서, 갑자기 무슨 일이야? 사무소까지 찾아오고.”

“어제 카드 놓고 갔잖아. 코토리가 돌아가고 나서 아오가 발견했어. 사실 아오가 직접 오려고 했는데, 근무시간이 안 맞아서. 나는 오늘 일찍 끝나는 날이라 대신 왔어.”

“미나토구에서 여기까지 온 거야? 미안해라...”

“뭐, 괜찮아. 언제 한 번 들르고 싶기도 했고. 과장님은 안 계셔?”

“오늘은 방송국 미팅을 가셨어. 그리고 지금은 사장님이라니까.”


  과장님? 타카기 사장님을 말하는 걸까나. 손님은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이었다.


“그래서, 저 사람이 그 프로듀서지? 확실히 괜찮은 것 같긴 한데.”

“ㅁ, 무슨 소리야! 쉿! 카즈사짱, 언제부터 그런 쪽에 관심이 생긴 거야? 변했어!”

“먼저 이야기했던 건 코토리잖아? 게다가 나라고 언제까지 문외한으로 있을 수는 없잖아. 이젠 어린 애도 아니니까.”

“차분하고 성실했던 카즈사짱을 돌려 줘...”

  그, 저기. 일부러 엿들으려는 건 아닌데 다 들리거든요. 사무소 자체가 좁은데다 사장실을 제외하고는 간이 칸막이로 구역을 나눠 놓은 수준이기 때문에, 당연히 방음 효과는 기대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신경 쓰이기도 하고, 괜히 엿듣는 기분이 든 나는 이어폰을 끼기로 했다. 두 사람은 그 후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용은 들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걸 보니 즐거운 대화가 오간 것 같았다.

  몇 분 정도 지났을까, 사무소 문이 열리고 치하야가 들어왔다.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 치하야짱!”

“이쪽 분은...?”

“인사해! 내 친구인 카즈사짱이야.”

“안녕? 와카미야 카즈사라고 해. 키사라기 치하야 양이지? 음반, 자주 들었어.”

“안녕하세요. 와카미야 씨.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잠깐 들른 거라 앞으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잘 부탁해.”

  와카미야 카즈사 씨와 인사를 나눈 치하야는 내 자리로 다가와 연습실 열쇠를 내밀었다.


“문은 확실히 잠갔어요. 피곤하실 텐데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아니야. 치하야는 스스로 잘 하니까, 특별히 신경 쓰이지는 않는 걸. 아, 치하야. 혹시 저녁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괜찮으면 주변에서 같이 해결할래?”

“저녁이라면 괜찮아요. 오늘은 하루카가 알려 준 계란말이 레시피를 도전해볼 생각이었거든요.”

“요리,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구나. 기쁘네.”

“푸흐, 아직 계란말이도 어려워하는 수준인걸요.”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 치하야. 내일 보자.”

“네. 수고하셨습니다, 프로듀서.”


  치하야는 나에게 인사하고는 사무소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토나시 씨, 먼저 들어갈게요. 와카미야 씨도, 다음에 뵙겠습니다.”

“반가웠어, 키사라기 양.”

“조심해서 들어가, 치하야짱!”


  와카미야 씨는 어째선지 문을 나서는 치하야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치하야가 사무소를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방송국 미팅을 나가셨던 사장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다녀오셨어요, 사장님!”

“다녀오셨어요.”

“수고가 많네, 오토나시 군. 자네도.”

“타카기 과장님?”

“오, 와카미야 군! 오랜만이구만. 잘 지냈나?”


  역시 와카미야 씨는 사장님과 친분이 있었던 거구나. 사장님도 예전에는 프로듀싱을 하셨다고 했으니까, 옛 동료이려나. 아, 혹시 아이돌일지도?


“잘 지내고 있어요. 아오랑 우라라도 안부 전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카시이 군과 쿠메 군도? 다들 잘 지내고 있다니 안심이군.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로 우리 765프로에?”

“코토리에게 전해줄 게 있어서요. 과장님도 뵐 겸 해서 왔죠.”

“카즈사 짱, 사장님, 사장님!”

“아, 죄송합니다. 워낙 과장님이 입에 익어서...”

“하하하, 괜찮다네. 만년 과장이었던 것도 맞으니까. 오랜만에 식사라도 대접하면 좋았겠지만, 바로 약속이 있어서 말이지. 곤란하게 되어버렸군.”

“괜찮아요! 저, 막 돌아가려던 참이라.”

“음, 그런가? 그러면 어쩔 수 없구먼. 그래도 언제든지 들르게나. 우리 765프로의 문은 활짝 열려 있으니 말일세. 일자리가 필요하다면 자리도 많다고.”

“후훗, 여전하시네요. 생각나면 들를게요.”

“아, 그러면 난 이만 다시 나가보겠네. 조심해서 가게나. 거기 자네, 오토나시 군과 함께 와카미야 군을 바래다주겠나?”

“네? 네!”


  사장님은 나에게 와카미야 씨의 배웅을 부탁하시고는 다시 사무소를 나섰다. 나는 휴대전화를 챙겨 들고 오토나시 씨와 와카미야 씨를 따라 나섰다.


“그러면, 저도 역까지는 동행하겠습니다.”

“꼭 그러지 않으셔도 괜찮은데...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씨.”

  걱정했던 대로, 역까지 걸어가는 중에는 왠지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타카기 사장님, 대체 왜 저를 동행하라고 하신 거죠...

  어쨌든, 역에 도착한 우리는 입구에서 와카미야 씨를 배웅했다. 와카미야 씨는 역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서서 오토나시 씨와 대화를 나누었다.


“조심해서 가, 카즈사 짱. 들어가면 연락해!”

“금방 또 볼 거잖아. 다음에는 카드 같은 거 흘리지 않게 조심하고.”

“알겠습니다...”

“타카기 과장님도 여전하시네. 조금 안심했어. 좋은 곳이구나, 765프로는.”

“왜 그래, 새삼스럽게.”

“본격적으로 아이돌들이 데뷔한 이후로 와본 건 처음이잖아? 소식은 듣고 있지만. 키사라기 양을 보니까 역시 생각이 좀 달라졌다고나 할까.”

“치하야짱이?”

“내 입으로 말하는 것도 좀 부끄럽지만, 키사라기 양은 그 때의 나랑 닮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생긴 거 말고, 분위기라던가, 느낌이라던가.”

“역시 그렇지? 전에도 얘기했잖아. 카즈사 짱이 생각난다고. 외모도 꽤 비슷하다고 생각했어.”

“그래도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르니까. 직접 만나 보니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 그 때의 우리가, 만약 765프로 같은 회사에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

“카즈사 짱, 나이가 들어버린 것 같으니까 그런 얘기는 관두자.”

“푸흐, 나이가 든 건 사실이잖아. 아무튼, 갈게. 라인 하고.”

“응!”


  와카미야 씨는 그러고 나더니 내 쪽을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잠깐 본 게 다지만, 프로듀서 씨는 좋은 분 같네요. 저, 765프로의 아이돌들을 응원하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힘내주세요.”

“네? 아, 네. 감사합니다. 와카미야 씨.”

“그리고, 코토리를 잘 부탁드려요. 후후.”

“카즈사 짱!”

“후훗, 진짜 갈게. 코토리. 프로듀서 씨도, 감사했습니다.”

“나중에 뵙겠습니다.”


  그렇게 와카미야 씨는 개찰구를 지나 승강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토나시 씨는 와카미야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저기, 오토나시 씨. 저, 궁금한 게 잔뜩 생겼는데 여쭤 봐도 될까요?”

“여자에게는 다양한 비밀이 있는 법이랍니다, 프로듀서 씨. 푸흐, 농담이에요. 몇 가지는 가는 길에 알려 드릴게요.”

“기왕 여기까지 와버렸으니까, 같이 저녁식사라도 하고 가실래요?”

“ㄴ, 네?! 그, 그래요! 헤헤.”


  나는 오토나시 씨와 함께 역전의 거리를 거닐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한 상점가에는, 하나 둘 켜지는 가로등 불빛과 함께 한여름의 열기도 조금은 식어가고 있었다.



神SUMMER!!

765PRO ALLSTARS

THE IDOLM@STER ANIM@TION MASTER 02 수록


青く輝く海

파랗게 빛나는 바다

白く続く砂浜

하얗게 이어지는 모래사장

はしゃぐ波のように

철썩이는 파도처럼

止められない笑顔

멈출 수 없는 미소

陽射しにウィンクをして

햇볕에 윙크를 하고

潮風を抱きしめて

바닷바람을 안고서

ねぇパラソルのように

자 파라솔 처럼

心を開かせよう!!

마음을 열어보자

水着に着替えてハイポーズ♪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하이포즈♪

雲が空隠した

구름이 하늘을 가렸어

照れないで出ておいでよ

부끄러워하지 말고 나와 봐

準備体操はALL OK♪

준비 체조는 ALL OK♪

羽ばたくカモメ達

날갯짓 하는 갈매기들

いっせーのよーいドーン!!

하나 둘 셋 준비 땅!

あの海へ

저 바다로


神SUMMER!!

신SUMMER!!

皆様!!

모두들!!

HAPPYになろう

HAPPY해지자

もっともっともっと

좀 더 좀 더 좀 더

世界でいちばん熱くなれ

세상에서 제일 뜨겁게 돼라


神SUMMER!!

신SUMMER!!

おひさま!!

햇님!!

HAPPYにしちゃおう

HAPPY하게 하자

みんなみんなみんな

모두 모두 모두

世界でいちばん熱い夏がダイスキ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여름이 정말 좋아



-제6장, 神SUMMER!!,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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